새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른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종교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불교계는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처장은 지난 2일 공수처 시무식에서 독일 본회퍼 목사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한 뒤, 해당 시에 곡을 붙인 찬송가를 불렀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김 처장은 찬송가를 부르던 중 감정이 북받쳐 ‘꺽꺽’ 소리를 내며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불교계를 중심으로 ‘종교 편향’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논란이 일자 김 처장은 “공수처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장으로서 특정 종교 편향적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김 처장은 5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히며 “제 언행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사부대중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면서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한치의 치우침 없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불교계는 김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위원장인 도심 스님 명의로 성명을 내고 “공수처장은 누구보다도 정치·종교적 중립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함에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의 종교를 여과 없이 드러낸 행위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정기관 책임자 자질과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린 행위에 대해 공직자로서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진욱 처장은 문재인 정부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초대 처장이다. 2021년 1월 부임했다. 김 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끝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