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와 전 동거녀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시신 유기 장소에 현장검증을 나가 수사관들에게 삽을 달라고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채널A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들은 전날(6일) 오후 이기영이 동거녀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지점인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검찰은 일산동부서의 협조를 받아 이기영을 현장에 대동했다. 이날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차에서 내린 이 씨는 수사관들에게 둘러싸여 동거 여성 시신을 땅에 묻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비탈진 땅을 가리키며 “그때는 (땅의 경사면이) 직각이었다. 그래서 그걸(측면을) 제가 파낸 거다. 이 안에다 (시신을) 넣고”라고 말했다. 이어 “땅 위쪽에는 풀뿌리가 많아 측면을 파낸 뒤 시신을 넣고 흙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기영은 수갑 찬 손으로 땅을 파는 손짓을 하고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답답하다는 듯 땅을 파는 수사관을 향해 “삽 좀 줘봐라”, “삽을 반대로 뒤집어서 흙을 파내야 한다”며 직접 가르치려고도 했다.
이외에도 이 씨는 “딱 루프팩이 들어갈 정도로 땅을 팠다”며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아직까지 시신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씨의 시신 유기 사흘 뒤 내린 집중호우로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하천 하류까지 수색 작업을 확대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12월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60대 택시기사를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보다 넉 달 앞선 같은해 8월에는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공릉천변에 매장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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