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3대 핵심부품 중 2종의 국산화가 임박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최근 포토레지스트(감광제) 수출을 승인한 만큼 반도체를 겨냥한 무역보복 조치가 힘을 잃는 모양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폴리이미드 같은 경우도 어제 중소기업 대표가 (간담회에)와서 ‘우리가 이미 다 개발했다’고 한다”며 “폴리이미드의 양산도 지금 현재 가능한 상태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4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하는 Δ플루오린 폴리이미드 Δ포토레지스트 Δ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핵심소재에 대해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매번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우리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무역보복 조치가 구체화됨에 따라 수급 우려가 크게 높아졌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급히 대체 공급처 확보에 뛰어들었고, 현재 6개월 가량의 물량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불화수소의 경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고순도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도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해 양산을 포기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중기부는 해당 업체와 접촉을 통해 지원 의사를 피력하는 한편 우리 대기업과의 판로매칭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불화수소 국산화는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장관은 전날(13일) 부품·소재·장비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한 중소기업 대표가 폴리이미드의 국산화 및 양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반도체 핵심부품 3종 가운데 2종의 국산화가 현실화돼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반도체를 겨냥한 무역보복은 급속히 힘이 빠지게 됐다.
다만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반도체 관련부품 뿐만 아니라 4차산업 및 핵심 전략 소재·부품·장비 전반에 대한 지원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목이 집중된 분야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미래 신산업 핵심 분야를 고루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불화수소가 과잉 생산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약간의 (수급불균형) 조절을 위한 정보 공유를 통해 경제성과 시장성의 확보까지도 중기부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단계”라면서 “그동안에 점검되지 않았던 상황들인데, 차근차근 정말 단호하면서 침착하게 대응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이번 기회에 우리가 국산화를 통해 이것을 극복해야 되겠다는 중소기업 분들의 결의가 대단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대기업도 ‘(중소기업 제품)그것을 테스트해보자’, ‘우리가 다시 한번 조율해 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연결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장관은 우리 중소기업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본격 시행시 큰 타격을 볼 수 있다는 중소기업중앙회 여론조사와 관련해선 “일종의 예측조사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앞으로 펼쳐질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조사로 해석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장관은 “평온한 상태에서는 3개월치 물량만 확보하면 되는데 지금은 심리적으로 물량을 좀더 확보하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라며 “6개월치, 능력이 되는데는 더 많이 (확보)하려다 보니 자금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이런 자금의 어려움이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1조원을 자금을 풀어 지원을 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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