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을 두고 현직 의사들이 “학문에 대한 모독”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0일 제기된 조 후보자 딸의 논문 특혜 의혹에 대해 현직 의사 및 의대 교수들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댓글등을 통해 논문 특혜 의혹에 대한 비판을 제각각 쏟아냈다.
서울 소재 모 병원 원장인 A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를 다니거나 대학병원에서 훈련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알 것”이라며 “해당 의대교수는 양심 선언을 하고 옷을 벗거나 의사면허를 반납해야 한다. 또 이 교수의 논문을 전수조사해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조 후보자 딸이 열심히 하는 게 기특해 제1저자를 줬다면 당신 밑에서 죽어라 일하고 대신 논문 써주면서도 제1저자 못 받는 레지던트, 펠로우들이 뭐가 되냐”며 “이 정도면 비리가 아니라 범죄 수준인데 범죄자가 법무부 장관을 하려 한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자괴감에 빠진다”고 말했다.
전 울산대 의대 학장 출신인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직자의 자녀에 대해 비난이나 공격을 삼가하려 했지만 이 논문 건은 용납할 수 없는 비윤리, 염치없음, 뻔뻔함의 극치”라면서 “이처럼 비정상적인 청탁을 뿌리치지 못한 지도교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직 의사 B씨는 “이건 연구자에 대한 모독이고 학문에 대해 가래침을 뱉는 행위이며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이라면서 “교육부가 교수 부모의 논문에 공저자로 올라간 자제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것처럼 이 경우도 전수조사를 해 공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사 C씨는 “고등학생도 2주 만에 논문을 쓰는데 의사 면허도 있는 전공의들은 일주일 안에 쓸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앞으로 매주 논문 한 편씩을 제출하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현직 의사 D씨는 “조 후보자 딸이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이건 불가능하다. 말이 안 된다”며 “사실 제2저자가 되도 이상한 건데, 제1저자로 이름이 올려진 건 누가 봐도 (특정 목적을 위한) 타이틀을 얻으려 했던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외에도 SNS에는 “박사과정은 단국대학교로 가야겠다”, “천재인데 왜 유급당했을까”, “희대의 천재를 유급시킨 부산의전은 각성하라”는 등 제각기 조 후보자의 특혜를 비꼬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에 다니던 지난 2008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을 하면서 연구소 실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 딸은 단국대 의대 교수를 책임저자로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은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을 앓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 연관성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에 실험과 논문을 주도하는 제1저자로 당시 2주 인턴을 한 조 후보자 딸이 이름을 올린 데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전문 학회지에 실린 의학 논문에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실리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일련의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및 완성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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