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고발한 진보성향 단체, 조국 고발 “66억원 뇌물 받아”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0월 2일 17시 13분


투기자본감시센터 “코링크PE 회계 자료 분석”
“WFM, 정경심 자문계약은 中업체에 신뢰줬을 것”
참여연대, 경실련 간부도 ‘조국 사퇴’ 촉구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0.2.사진=뉴스1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0.2.사진=뉴스1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순실 씨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고발했던 진보성향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5촌 조카 조범동 씨 등 조 장관 일가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2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오전 11시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사모펀드 의혹을 언급하며 “정 교수가 자문료까지 받으며 기업의 사업 확장에 이익을 줬는데 조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면서 “조 장관은 66억5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주장할 게 아니라 구속 먼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장관과 그의 가족 관련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8월 말부터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 기업 회계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조 장관 부인 정 교수가 지난해 11월 코링크PE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매월 200만 원씩의 자문료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정 교수가 자문료를 받기 시작한 시기에 WFM은 정부 추진 주요 사업인 2차 전지 음극재 사업에 투자했고 중국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센터 측은 “정 교수 자문료 계약은 중국 업체에 신뢰를 실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WFM과 코링크PE 간 자금 거래도 뇌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교수 측은 자문료를 받은 것에 대해 “영어교육 관련 컨설팅을 하고 보수를 받았다”고 했다.

센터 측은 또 유류판매 업체를 하다가 WFM 대표를 맡았던 우모 씨(60)가 55억 원 상당 주식을 코링크PE에 무상으로 준 것, 가로등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가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10억 원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 등에게 전달한 것 등을 모두 뇌물로 봐야한다며 조 장관이 66억5000만 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센터 측은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조 장관이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적시돼 있다. 다만, 조 장관 자녀 표창장 및 인턴증명서 조작 등 입시 부정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최근 진보성향 시민단체 인사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고 있다. 앞서 회계사인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사모펀드 관련 업체들로부터 빼돌려진 돈 수십억 원 상당이 조 장관 부인 정 교수 측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올리고 “조 장관 5촌 조카에 기적과 같이 ‘귀인’들이 나타나 13억5000만 원에 산 익성 주식을 40억 원에 사주고, 상장사 WFM 주식 53억 원 어치를 그냥 줬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 장관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고 적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검찰개혁 방안은 대통령과 조 장관이 이미 제시했고 검찰도 수용 의지를 드러냈다”며 “조 장관의 부인 소환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검찰과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사퇴할 기회”라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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