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과 설전 벌인 나경원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
강기정 靑정무수석 '발끈'…"똑바로 하라" 고함·삿대질
결국 감사중지…野 "건방지기 짝이 없다" vs 靑 "말 조심하라"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가 결국 파행됐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안보가 튼튼해졌다고 한 청와대에 “우기지 말라”고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에 발끈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치는 등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다.
나 의원은 이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우리도) 북한 못지 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았다.
나 의원은 “저는 문재인 정권에 예의와 염치가 없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세 분의 실장님(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 얘기를 들으니 점점 더 그 확신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다시 국정 지지율이 회복된 듯 생각할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이 경제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외교·안보도 지금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북한은 공격용 미사일이고 우리는 요격용·방어용 미사일이다. 어떻게 그 두 가지 실험을 같이 보시냐”며 “(북한이) 신종 미사일에다가 핵을 탑재하면 이것이 전부 다 핵무기가 되는데 문재인 정권 들어서 지금 우리 안보가 더 튼튼해졌다고 보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정 실장은 단호한 어조로 “그렇다.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과거 정부보다는 훨씬 국방력이 월등히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 의원이 “그러면 북한의 핵 능력과 미사일 능력은 예전 정부보다 고도화됐냐 후퇴됐냐”고 묻자 정 실장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물론 미사일 발사 능력은 계속 향상됐다고 보고 있고 거기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이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막을 수 있냐. 킬체인, 한국형미사일 방어체계 등으로 다 안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으며 정 실장도 “왜 안되냐”고 반문하면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설전이 이어지면서 나 의원은 “저는 외교안보실장께서 이 정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외교안보에 대해서 불안해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 실장은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야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나 의원은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했다. 정 실장은 기분이 상한 듯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뭐가 어거지냐. 정확하게 말씀해보시라”고 따졌다.
이에 나 의원은 “모든 전문가들이 나서서 막을 수 없다고 그런다. 지금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돼서 (북한의 방사포 연발 사격 간격이) 3분으로 줄었다고 하지 않냐. 그렇게 우기시지 말라”고 재차 말했다.
이때 갑자기 정 실장 뒷줄에 앉아 있던 강기정 정무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나 의원이 끼어들지 말라는 듯 “강기정 수석”이라고 소리치자 강 수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 의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도 “이게 뭐하는 거냐”고 소리 지르면서 국감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뒷자리에 있던 김광진 정무비서관이 나와 강 수석을 말렸지만 강 수석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이날 밤 10시45분께 정상적 감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감사중지 선언 이후에도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건방지기 짝이 없다”는 말이 나왔고 강 수석은 “말씀 조심하시라”고 맞받는 등 양측 간에 계속해서 고성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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