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평양” 北주재 외국 대사들 트위터 통신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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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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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있는 놀이터.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 트위터)
북한에 있는 놀이터.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 트위터)
‘은둔 왕국’ 북한에서 평양 주재 외국 대사들이 내부 소식을 외부에 알리는 소식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 보도했다.

VOA는 “평양의 외국 대사들이 평양 시민들의 일상뿐 아니라 정보가 극도로 통제된 북한에서 현지 소식을 외부에 알리는 언론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지난해 12월 부임한 뒤 거의 매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양한 글과 사진,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국어 등 5개 언어를 구사하는 크룩스 대사의 트윗에는 평양 시민들의 일상부터 모내기와 추수하는 농민들, 백화점과 면세점, 박람회에 진열된 새 상품 등 다양한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최근에는 북한 당국의 남측 시설 철거 통보로 논란이 된 금강산을 방문해 현지의 생생한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도 지난 9월 평양에 부임한 뒤 로켓과 탱크로 만든 어린이 놀이터, 결핵요양원, 혈전증에 특효가 있다는 약품 등 북한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본 도쿄대학 근대아시아 역사학박사 출신답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북한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현미경처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사진과 글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VOA는 전했다.

일부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지난달 무관중·무중계로 논란이 커진 월드컵 축구 남북한 예선전 경기장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이 영상에는 텅 빈 김일성경기장의 모습과 거친 경기 장면이 담겼다.

금강산을 방문한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 대사. (크룩스 대사 트위터)
금강산을 방문한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 대사. (크룩스 대사 트위터)
이에 앞서 크룩스 영국대사는 7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직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운영하는 평양 시내 일식집을 방문해 그와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로써 겐지가 실종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근거없는 소문임을 확인했다.

대사들은 외교특권 때문에 일반 외국인과 달리 이런 트윗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크룩스 대사 팔로워 수는 7000명을 넘어섰고 베리스트룀 대사 팔로워도 최근 급증해 1200명에 달한다.

이밖에 두 나라 대사관의 일부 외교관들과 인도네시아 대사관도 평양시민들과 북한의 모습을 트위터에 활발히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 대사관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등 일부 나라는 자국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평양을 방문하는 관리들 소식으로 트윗을 제한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한국 외교부와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161개 나라와 수교하고 있으며, 외국에 47개 북한대사관, 평양에는 7개 유럽 나라를 비롯해 25개국 대사관이 상주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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