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로 5년 임기 중 절반을 넘긴 가운데 ‘여야 협치’에 무게를 두고 후반기 국정 운영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후반기 첫 일정으로 오후 6시 여야 5당 대표들과 청와대 만찬 회동을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여야 대표들이 최근 문 대통령 모친상에 조문한 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만찬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마지막 회동은 지난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해 대응코자 열렸지만, 이번 회동에서는 경제현안 뿐만 아니라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국 사태’ 이후 경색된 정치권 상황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 일자리 문제, 검찰 개혁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등 폭넓은 분야에 의견 교환이 예상된다.
이번 자리는 별다른 의제 없이 비공개로 진행돼, 참석자들은 정부의 전반기 국정 평가와 향후 운영 방향 등과 관련,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회동 장소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외빈 접견 때 주로 이용한 상춘재가 유력하다고 전망했지만, 문 대통령이 청와대 내 의외 장소로 ‘깜짝 초대’해 한껏 예우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실장 3명의 기자 간담회를 마련해 언론에 임기 반환점을 맞는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자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건 정권 출범 후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정부가 걸어온 길을 톺아보며 국정 성과와 향후 과제를 밝힐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을 ‘새로운 시작점’으로 삼고 후반기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후반기 첫 공식 일정은 오는 11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가 될 예정이다. 수석·보좌관 회의는 지난달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표명 직후 열린 이후 4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내부는 물론 각 부처들을 향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지난 5월 13일 청와대 전 직원들이 수보 회의 모습을 보게끔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하며 내부 분위기를 다잡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 회의에서 공정 사회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인 지난 8일 임기 반환점을 하루 앞두고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고 사회 전반의 공정성 제고 방안을 직접 챙겼다. 또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공정’이란 단어를 총 27번 언급하며 우리 사회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내·외 상황에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의 ‘공정 사회 드라이브’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민생 경제와 남북 관계 등이 모두 주춤거리는 데다, 세계 경기 불황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지속 등이 겹쳐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검찰·교육과 관련한 제도 개편은 비교적 이른 시간 성과를 내 후반기 국정 동력을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대일 관계 개선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 외교·안보 대책 수립에도 고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