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 중 절반을 넘긴 첫날인 10일, 여야 5당 대표들과 청와대 ‘안방’격인 관저에서 만찬을 했다.
청와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과 함께 2시간50분간 반주를 곁들여 만찬 회동을 했다.
만찬 음식으로는 돼지갈비 구이가 올라왔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할 것을 우려해 소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식전주로 평택 지역의 전통주인 ‘천비향’을, 만찬주로는 정읍산 막걸리를 마셨다. 정동영 대표는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식전주는 천비향 약주였고, 만찬주는 전북 정읍의 ‘송명섭막걸리’였다”고 전했다.
천비향은 경기도 평택에서 생산되는 약주로 ‘2018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약·청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송명섭막걸리를 빚고 있는 송명섭 명인은 2003년 전북 무형문화재 제6-3호, 2012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48호로 지정됐다. 막걸리는 손학규 대표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천비향은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채택됐다고 한다”며 “천비향이 식전주였고 송명섭막걸리가 몇 순배 돌았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막걸리는) 도자기로 된 병으로 서 너병쯤 마신 것 같다”면서,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허심탄회하게 진행된 만찬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날 회동 분위기가 마냥 화기애애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황교안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국회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와 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두고 고성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이 한국당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졌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이에 손 대표가 지난해 12월 선거제 합의에 응했다며 반론을 제기하면서 양 대표간 감정이 격앙됐다. 특히 손 대표가 황 대표를 향해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자 황 대표가 ‘그렇게라니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이후 문 대통령이 대표들간 다툼을 말리면서 분위기가 다소 진정됐지만, 황 대표는 한국당 입장이 무시된 채 패스트트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거듭 유감을 강하게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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