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추미애 직격…“검찰총장 허수아비 만들기 위한 인사”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3일 10시 53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News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News1
현직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정면 비판했다.

정모 검사(53·사법연수원 31기)는 13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장관님, 1월 8일자 검사 인사내용은 충격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검사는 먼저 “인사절차 역시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검찰청법 제34조1항을 들었다.

정 검사는 “검찰인사위원회 심의를 불과 30분 앞둔 시점에 검찰총장을 불러 의견을 제시하라고 하는 것, 인사안의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사의견을 말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부분은 2003년 3월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사전 협의 없이 인사안을 만들고 일방적으로 검찰총장에게 통보한 것이 논란이 돼 법무부 장관의 자의적 인사권 행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 규정은 ‘검찰총장과 사전협의 내지 검찰총장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정이 이러함에도 장관님은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 말하시고, 또 ‘특별수사 설치시에는 법무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으라’고 지시하셨다”며 “특별수사단 설치시 법무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으라는 지시는 자칫 잘못하면 법무부 장관 혹은 현 정권이 싫어하는 수사는 못하게 하겠다는 지시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정 검사는 “‘특별수사단 사전승인’을 법제화하시려면 반드시 그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견제장치도 도입해주시기 바란다”며 “관련 심의기구를 만들고 그 심의기구의 3분의2의 동의를 얻어서만 불승인을 할 수 있다는 등의 견제장치 말이다”고 했다.

정 검사는 추 장관을 향해 “언론보도 등에 의하면 향후 중간간부 인사가 예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미 중앙지검 1, 2, 3, 4차장 하마평이 무성하다”며 “만약 그 인사에도 ‘특정사건 관련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한 인사’를 하신다면 저는 장관님이 말씀하시는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을 특정세력에게만 충성’하게 만드는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사건 관련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한 인사‘는 ’정치검사 시즌2‘를 양산하고 시곗바늘을 되돌려 다시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며 “검찰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검찰권을 행사하는 진정한 국민의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진짜 검찰개혁‘을 고민하고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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