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구도 굳힌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진통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6일 03시 00분


[4·15 총선]20대땐 42일간 ‘입법 공백’
민주당 핵심 요직 다수 차지할 듯
알짜 상임위 놓고도 신경전… 통합당 “순순히 안물러설것”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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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이제 여야의 힘겨루기는 국회 원 구성으로 옮겨가게 됐다. 민주당은 ‘원내 1당’과 과반 의석의 힘으로 국회의장 등 원내 핵심 요직을 다수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역시 주요 상임위원장 등 원내 핵심 요직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여서 원 구성 협상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비례위성정당의 교섭단체 등장 가능성 역시 중요 변수로 꼽힌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뒤 각 당이 원내대표단을 구성하면 5월부터 원 구성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예정대로라면 6월 8일 의장단을 선출한 뒤 11일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개원식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사무처의 스케줄대로 21대 국회가 문을 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여야는 ‘입법 전쟁’의 초석인 원 구성 협상에 상당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20대 후반기 국회는 원 구성 협상이 7월까지 이어지면서 42일간 ‘입법 공백’ 사태가 빚어졌다.

다수당의 다선 의원 중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관례에 따라 국회의장은 민주당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경기 수원무에서 5선에 성공한 김진표 후보와 함께 16일 오전 2시 현재 대전 서갑에서 통합당 이영규 후보에게 앞서고 있는 박병석 후보(대전 서갑)가 6선에 성공하면 유력한 후보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장단이 선출된 후에는 상임위 구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 구조가 고착화한 만큼 여야 대립이 격해질 수 있고, 원내 핵심 요직은 여야가 모두 사수하거나 탈환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등 알짜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원 구성이 끝나더라도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의 첫 전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장은 국회에 구성되는 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선택해 임명된다. 추천위의 위원은 교섭단체가 추천하기 때문에 비례정당에 의원을 꿔주는 행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자기편인 교섭단체가 많을수록 공수처장 추천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여당은 원내 1당의 힘으로 각종 경제개혁입법을 강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 각종 재벌개혁 입법이 1순위로 꼽힌다. 특히 노동계가 강하게 요구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등 친(親)노동 법안도 우선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당은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야당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여당이 공언해온 3차 추경,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 역시 야당과 견해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보수정당이 200석 가까이 차지했던 18대 국회도 야당의 반대로 처리하지 못한 법안이 많았다”며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겠지만 우리도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1대 총선#4·15 총선#국회 원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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