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결과를 보고 여러분 앞에 서게 돼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모두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높은 투표율만큼이나 민심은 엄정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제3지대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시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하며 총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국민들은) 분열과 탈당, 내홍과 각자도생으로 불안정한 민생당에게 표를 줄 수가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 위원장은 압승을 거둔 정부와 여당에게도 안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경제 위기, 코로나 위기에 정치가 분열과 대립으로만 가지 말고 힘을 합쳐가라고 집권당에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경제 실패, 안보 실패, 인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이제는 실정을 끝내고 앞으로 잘 하라고 격려해 준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문 정부는 국민의 몰표를 오해하여 오히려 진영 위주로 폭주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나라가 어려운데 정권 싸움만 하지 말라고 (국민이)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보완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례위성정당으로 왜곡한 거대 양당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며 “서울 경기를 합한 경우 득표수가 민주당, 통합당이 53% 대 41%인 데 비해 의석수는 85% 대 14%로 극심한 불균형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후보 몇 명 이상을 내지 않는 정당에게는 비례후보를 낼 수 없게 해야 한다. 비례의석수를 늘려 연동형의 취지를 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서도 당원들을 향해 “다당제의 불씨마저 사그라들어서는 안된다. 중도 개혁의 봄은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3지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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