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일으킨 ‘심판의 바람’…통합당 최고위 붕괴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6일 18시 16분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통합당 회의실에서 관계자가 백드롭을 교체하고 있다. 교체된 백드롭에는 ‘’국민의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2020.4.16/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통합당 회의실에서 관계자가 백드롭을 교체하고 있다. 교체된 백드롭에는 ‘’국민의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2020.4.16/뉴스1
미래통합당에 불어 닥친 심판의 바람은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도 집어삼켰다. 황교안 전 대표를 포함해 이번 총선에 출마한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낙선하면서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는 집단 붕괴 수순에 접어들었다.

10명으로 구성된 통합당 최고위는 황교안 전 대표(서울 종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안양 동안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정미경(경기 수원을) 신보라(경기 파주갑) 김영환(경기 고양병) 이준석(서울 노원을) 최고위원 등 7명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 뛰었다. 불출마한 김광림 의원과 경선에서 탈락한 김재원 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를 제외한 지도부가 모두 전선에 나선 것. 하지만 이 중 살아 돌아온 이는 부산 사하을에서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 뿐, 수도권에 출마했던 나머지 6명은 모두 패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올 2월 통합당 창당과 함께 기존 자유한국당 시절 최고위원에 김영환 이준석 최고위원과 원희룡 지사가 합류하며 꾸려졌다. 한국당 때부터 최고위원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와 심재철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 등 4명의 성적표는 당선자와의 격차가 12.4~23.6%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참패했다. 반면 통합당 출범과 동시에 합류한 김영환·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선자와의 격차가 각각 9.5%포인트, 8.8%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창당하면서 최고위의 인적 구성을 대거 바꿔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고 중도지향적인 면모를 부각시켰어야 했는데 판단이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대표가 이끌어온 최고위는 공천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대립하며 일부 공천을 수차례 직권으로 뒤집어 균열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진당 출신인 김원성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직권으로 공천을 취소하자 탈당했고, 김순례 전 최고위원도 공천을 못 받자 사퇴하는 등 당내 혼란이 이어졌다. ‘막말 논란’을 부른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를 제명하는 문제를 두고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도층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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