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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2016년으로 돌려 보자. 그해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마지막 다섯 번째 바둑 대국이 열렸다. 이 9단이 280수 만에 돌을 던졌고 알파고가 최종 결과 4-1로 이겼다.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에서 AI가 인간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 쇼크’의 시작이었다. 당시 한국은 AI에 빠져들었다. ‘세기의 대국’이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열린 것이 우리 과학기술 발전에 축복이 될 것이란 여론이 많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알파고 대국 기간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연구센터를 찾아 한국의 AI 연구 상황을 점검했다. 우리가 AI 중심 국가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도 컸다. 한국 AI 수준이 미국에 2년 뒤지지만 중국에 0.3년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9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의 AI, 더 나아가 정보기술(IT)로 포괄되는 첨단 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지난해 미국 오픈 AI의 챗GPT, 올해 중국 딥시크 등 연이어 발표되는 생성형 AI 경쟁에 한국 기업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동아일보 취재진이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9년간 한국과 미국의 상위 10개 IT 기업의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462.5% 오르는 동안 한국은 33.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AI칩의 선두주자 엔비디아, 콘텐츠 구독 시장을 연 넷플릭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세일즈포스 등 3곳이 새로 미국의 10대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선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만 유일하게 새로운 10대 기업이 됐다. 성장과 혁신 모두 한국이 미국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주요국이 선점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범용 AI 개발은 크게 뒤처졌다. 후발 주자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젊은 AI 인재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는 상황에서 우리의 IT 인력 수준 역시 담보하기 쉽지 않다. 미국에서 창업한 한 스타트업 기업 대표는 “생성형 AI가 유행한다고 해서 지금 뛰어들어 봐야 시작부터 10년 격차가 나는 것”이라며 “한국만의 강점을 혁신산업에 덧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AI 같은 혁신산업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니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 중국이 잘하는 범용 AI 개발 대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전자, 조선, 철강 등 기존 제조업 현장에 특화된 AI 개발부터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로봇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 혁신에 필요한 로봇부터 만든다면 주요 2개국(G2) 사이를 파고들 여지가 생긴다. 한국만큼 산업현장 특화 AI나 로봇이 ‘현장 경험’을 압축적으로 쌓을 수 있는 나라도 없다. 그런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게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다. 미국과 러시아란 양대 무기 생산국 사이에서 자주포 등 상대적인 틈새 상품을 주력으로 내놓았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 이전 약속을 해 준 것도 한국산 무기 수입국들에는 ‘플러스 알파’ 효과를 냈다. 지난해 국내 4대 방산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가 2조6000억 원을 넘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재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시대별로 대한민국에 수식어를 붙여 본다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1960년대 한국은 ‘보릿고개 극복’이 어울릴 듯하다. 단군 이래 처음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1980년대는 ‘민주화 쟁취’, 2000년대는 ‘정보기술(IT) 혁명의 우등생’ 정도가 어떨까. 후진국 한국은 민주화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IT 기업을 여럿 배출해 냈다.만약 50년 후의 한국인이 2020년대 지금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어떤 단어를 사용할까. 아직 2020년대가 채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다. 조만간 생산인구가 줄어든다. 잠재성장률은 1%대로 하락했다. 청년들은 자신들이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 자조한다. 인공지능(AI) 혁명에 한국 기업의 이름은 없다. 어쩌면 후세는 2020년대 한국의 수식어로 ‘쇠퇴의 시작’을 꼽지는 않을까.이런 생각이 개인의 공상만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상경계열 교수 111명에게 “‘피크 코리아(Peak Korea)’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피크 코리아는 지금이 한국의 정점이며 앞으로 쇠퇴할 것이란 뜻이다. 10명 중 7명(66.7%)이 “동의한다”고 했다. 교수들이 상당수 동의할 정도로 이미 우리의 쇠퇴 징후가 뚜렷해진 것이다.한국의 쇠퇴와 그 이후 대응은 일종의 ‘오픈북 시험’이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이 모두 나와 있다. 이 조사에서 교수들은 한국 쇠퇴의 원인을 크게 3개로 꼽았다. 순서대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41.8%) △성장동력 부재(34.5%) △노동시장 경직성(10.8%)이다. 여기에 하나 더 들자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기존 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꼽힐 것이다. 한 전자기업 경영자는 기자와 만나 “지금 한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등 모든 산업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다. 중국이 따라오는데 대응할 게 없다”고 개탄했다.원인이 뻔한 만큼 대응 방안도 ‘오픈북’이다. 위의 교수 111명은 쇠퇴를 막을 방법으로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촉진(34.3%) △규제 개선(22.8%) △신산업 진출을 위한 이해 갈등 해소(13.8%)를 꼽았다. 실제 이대로 실천만 하면 쇠퇴로 향하는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특히 ‘R&D 촉진’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규제 개선과 이해 조정 등은 R&D를 위한 부대조건에 가깝다. R&D 투자가 산업 흐름을 바꾼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 일본 기업들에 의해 자국 반도체 산업이 공멸할 위기에 처하자 정부, 기업,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는 반도체 R&D 컨소시엄 ‘세마테크(SEMATECH)’를 설립했다. 여기서 인텔의 PC 프로세서 표준과 퀄컴의 LTE 모뎀 칩이 나왔고, 미국이 지금도 세계 반도체 패권을 쥐고 있는 원동력이 됐다.최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우리의 정치 체제를 바꿔 보자는 주장이 나온다. 역사적 소임을 다한 5년 단임제 대신 의원내각제 도입 등을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이왕 시스템을 뜯어고칠 거라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래 유망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쇠퇴의 시작’을 막을 첫걸음이다.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인들은 ‘정치 과잉’ 상태에 빠졌다. 국정 최고 책임자 한 명이 결정한 정치적 이슈가 5000만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180도 바꿀 뻔했다. 그 이후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두고 나라가 찬반으로 갈라졌다. 비상계엄에서 탄핵, 대통령 체포 시도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은 많은 국민을 시도 때도 없이 정치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정치 중독자’로 만들었다. 문제는 국회마저 정치 과잉 상태란 점이다. 국회는 정치인들이 모인 집단이지만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필요한 법안을 처리하는 국가기관이다. 정치적 혼란 때문에 법안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게 직무 유기다. 하지만 지난 연말 주요 경제법안의 처리 누락을 보면 국회가 정쟁(政爭)에 몰두하다 의무 이행을 방기했다는 것이 확연해 보인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특별법(반도체법) 통과 불발이다. 그동안 미국, 대만, 일본의 반도체 기업은 국가에서 조 단위의 보조금을 받아 왔다. 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은 직접 보조금 없이, 많아야 일본 기업의 10분의 1 수준의 세액공제만 받았다. 반도체 경기가 하강하는 ‘반도체 겨울’을 앞두고 처음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반도체법의 골자다. 이 법은 여야 이견 없이 발의됐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국회 소위원회 심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같은 날 여야는 대통령 탄핵을 심리할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지난해 연말 대형 정치 이슈에 막힌 주요 경제법안이 대한상공회의소 추산으로 최소 12건에 달한다. 국가기간 전력망,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과 관련된 법안들이다. 반도체법 통과가 시기를 다소 늦춰도 괜찮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 1분기(1∼3월) 반도체 D램 가격이 5∼10%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9∼12월) 30% 이상 떨어진 품목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예상치만 그 정도다. 가격 하락의 주요 이유는 스마트폰과 PC 수요 위축, 그리고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급속한 공급 확대가 꼽힌다. 이 중 방점은 ‘중국의 반도체 공급 증가’에 찍혀 있다. 이미 석유화학과 철강 등의 업종에서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킨 게임’을 시작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속속 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역시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 업계가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점이다. 경제계는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말 지연된 각종 경제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뜻이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경제가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옳은 얘기다. 여야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1월 임시국회에서 당장 시급한 경제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국 경제가 정치와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재명 산업1부 차장 jmpark@donga.com}
국내주식, 해외주식 실전투자 왕중왕전인 ‘2024 키움영웅결정전’이 지난달 5일부터 20일까지 34일 동안 치러졌다. 키움영웅결정전은 매달 진행되는 키움영웅전 정규전 상위 수상자만 참가하는 대회로, 올해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국내주식 5개 자산그룹별 상위 200위까지, 해외주식 5개 자산그룹별 상위 100위까지 참가 가능했다. 국내결정전 7655명, 해외결정전 3388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영웅전 전체 참가자 국내 상위 3%, 해외 상위 2%에 해당된다. 자산그룹은 ‘1억 원, 5000만 원, 3000만 원, 1000만 원, 100만 원’ 등으로 구분된다. ● 실전투자 대회도 미국 시장이 대세 2024년은 미국 주식시장이 호황인 해였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다우존스는 12%, 나스닥은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 코스닥은 20% 하락했다. 이런 추세대로 키움영웅결정전 역시 해외결정전 참가자 수익률이 국내결정전 참가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해외결정전 참가자가 지난달 5일부터 18일까지 얻은 평균 수익률은 22%였으며, 참가자의 67%인 2465명이 이익을 봤다. 반면 국내결정전은 참가자 평균 수익률이 ―10%였으며 이익을 본 참가자도 전체의 28%에 그쳤다. 해외주식 투자자에게는 기회였고 국내주식 투자자에게는 힘든 한 해였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만 최고 수익률은 국내결정전 100대회 참가자가 487%로, 해외결정전 3000대회 참가자의 최고 수익률 451%보다 높았다. ● 투자 고수의 경쟁력은 종목 아닌 타이밍 투자 고수의 매매 종목은 모든 투자자의 관심사다. 하지만 2024 키움영웅결정전 참가자와 키움증권 전체 투자자의 매매 종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결정전 참가자들의 투자자 수 상위 5개 종목을 뽑아 본 결과 에스와이스틸텍, 알테오젠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키움증권 전체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과 같았다. 다만 수익률 최상위 참가자의 매매 종목은 평균과 차이가 컸다. 국내결정전 최상위 참가자의 경우 우상향 종목이 아니더라도 변동성을 이용해 차익을 취하는 패턴의 매매를 보였는데, 참가자 프로필로 확인했을 때 자산그룹별 1위는 겹치는 매매 종목이 거의 없었다. 투자 고수일수록 종목이 아니라 매매 타이밍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해외결정전의 경우 투자자 수 상위 5개 종목이 순서만 다를 뿐 동일했다. 수익률 최상위 참가자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인 투자였다. 전체 국내결정전 참가자는 하루 평균 0.75종목을 매매했고, 해외결정전 참가자는 하루 평균 0.3종목을 매매했다. 하지만 최상위 참가자들은 국내 하루 평균 6종목, 해외 하루 평균 2.3종목을 매매했다. 참가자 전체 평균보다 2, 3배 많은 종목을 단기에 거래한 셈이다.● 내년에도 이어지는 키움영웅결정전 2024 키움영웅결정전은 개인 최고 상금 2억 원으로 올해 국내에서 치러진 실전투자대회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대회 기간 자산그룹별 상위 10명의 매매 내역이 10분 지연돼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별도 메뉴로 중계됐다.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4를 통해서는 국내결정전 상위자들의 매수, 매도 시점이 반영된 종목 차트가 제공됐다. 2024 키움영웅결정전 최종 순위는 한국거래소 검수를 거쳐 내년 2월 이후 발표된다. 2025 키움영웅결정전은 2024년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영웅전 상위자들이 참가할 수 있다. 영웅전에 관심 있는 개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영웅문S#으로 참여할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40, 50대 직장인들에게 관심이 큰 주제가 있다. 바로 ‘퇴직연금’이다. 그동안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연금 수익률이나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등의 용어를 이 시기가 되면 스스로 알아보게 된다. 퇴직연금을 어디에 맡길지, 어떤 상품을 사야 할지도 고민이다. 20일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을 만나 내년 퇴직연금 운용 방식과 유망 투자처 등을 인터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10월 말 이후 다른 회사에 가입해 있던 퇴직연금 가입자 5800명이 이전해 오는 등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다. ―내년도 퇴직연금의 트렌드가 어떻게 될까. “퇴직연금은 크게 회사가 알아서 자금을 운용하는 DB형, 자신이 직접 연금을 굴리는 DC형, 그리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세 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국내에서 DB형이 7% 성장할 때 DC형과 IRP는 각각 20%, 30% 성장했다. 그만큼 시장이 스스로 수익률을 챙겨야 하는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적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상품은 어떤 게 유망할까. “내년에도 ETF가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리 인하기를 맞아 채권 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많은 것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다양한 투자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연금 자산에서 펀드와 ETF로 운용되는 자산의 70%가 해외자산으로 투자되고 있다. 국내 투자는 30% 수준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예전 관성대로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했다면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퇴직연금을 투자하기에 유망한 국가와 산업이 있을까. “연금은 장기 투자해야 하는 자산이다. 그만큼 성장하는 국가와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차원에서 볼 때 앞으로 성장성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장기적으로 인도 역시 괜찮다고 본다. 산업 측면에서는 내년에도 여전히 인공지능(AI)이 화두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엔비디아와 같은 AI 하드웨어 업체가 중시됐다면, 내년에는 AI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자율주행 관련 규제 개혁이 이뤄질지 주목해 봐야 한다.” ―연령대별로 퇴직연금 운용 방식이 다른가. “꼭 그렇지는 않다. 20, 30대 젊은 고객이지만 원금 보장 상품을 원하는 경우가 있고 60대 고객인데 주식 위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퇴직연금은 일반적으로 원금 손실에 부담을 가지는 고객이 많다. 그 때문에 연령에 맞춰서 나이가 젊고 앞으로 투자해야 하는 기간이 긴 고객은 성장주, 나이가 많은 고객은 배당주 중심의 자산 운용을 하도록 권유한다.” ―시장 변화에 따라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분들에겐 미래에셋증권 애플리케이션(앱)의 ‘포트폴리오 구독’을 추천한다. 분기(3개월) 단위로 시장 상황을 분석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바꿔 준다. 분기마다 지난 분기의 투자 상황을 분석해 예상과 비교한 수익률 결과와 추천 상품 등을 조언해 준다. 시장 벤치마크(BM)를 넘는 수익률을 추구해, 직전 1년 수익률이 17% 수준이었다.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유치 성과는…. “10월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됐는데 20일까지 가입자 5800명, 자산 2500억 원이 늘었다. 다른 회사가 실물이전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어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매달 집계하는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신규 고객 수가 실물이전 제도 도입 전과 비교할 때 2배로 늘었다. 은행권 퇴직연금 고객들이 증권사로 많이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앱 안에 있는 ‘퇴직연금 가져오기’ 메뉴로 5분 만에 이전할 수 있다.” ―다른 회사 퇴직연금 고객의 실물 이전을 더 늘리기 위한 전략이 있나. “별도의 전략을 쓰기보다는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 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 성향에 맞춘 상품과 포트폴리오로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에 세무, 노무, 계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있어 연금 컨설팅 역량이 높은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시범 실시 중인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에 대한 데이터센터 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최근 정부의 전력계통영향평가 제정 행정예고에 의견서를 내고 “이 제도는 경쟁 국가에서는 요구되지 않는 한국만의 규제”라며 “(전력계통영향평가가) 한국의 투자 환경을 주변국 대비 과도하게 불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데이터센터 등의 시설이 사용 전력 10MW(메가와트)를 넘을 경우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한국전력이 검토하고 산업부 전력정책심의위원회가 최종 심의한다.전력계통영향평가는 기술적 평가와 비(非)기술적 평가로 나뉜다. 합쳐서 70점이 넘어야 전력 공급 심의 대상에 오른다. 기술 평가(60점)는 기존 평가와 비슷하다. 논란은 새로 도입된 비기술적 평가(40점)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역 낙후도 △지방재정기여도 △직접고용 효과 등의 항목이 신설됐다. 낙후 지역에 시설을 만들고, 고용을 많이 해야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연합회 측은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낙후 지역 건립이 어렵고, 직접 고용 인력이 많지 않은데 강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8월 전력계통영향평가 시범 실시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이를 통과한 데이터센터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진행 이후에야 전력 공급 여부를 알 수 있게 한 점도 투자 위축 우려를 높인다. 사업장 부지를 매입하고 기초설계, 영향평가서 작성 등을 진행해 많게는 수백억 원의 비용을 들였는데 막상 ‘전력 공급 불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반도체와 철강 등 다른 전력 다소비 산업이 해당 규제에서 빠지면서 ‘데이터센터 전용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센터가 10MW 이상 전력을 추가 사용할 경우 동일 규제를 적용받게 된 점도 이중 규제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은 배점이 높은 ‘지역 낙후도’ 점수가 0점이라 앞으로 전력 공급 심의 대상이 되는 70점 이상 점수를 받기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수도권에서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장 추가 투자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한국이 사실상의 데이터센터 규제를 시작한 상황에서 주변국들은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027년까지 150억 달러(약 21조75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이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대만 역시 구글, 애플이 새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기업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소식이 끊겼다. 박상우 커니코리아 부사장은 “최근에는 한국 대기업들조차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을 해외에서 진행하겠다고 문의해 오는 실정”이라며 “인공지능(AI)시대에 데이터센터가 없다면 한국은 ‘AI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부는 수도권의 에너지 소비 집중을 막기 위해 전력계통영향평가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민간 데이터센터의 72.9%, 공공 데이터센터의 41.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최성준 산업부 전력계통혁신과장은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안정적 전력 공급 등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다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만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한항공이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국내 양대 국적사가 ‘한 지붕’ 아래 모였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대형항공사(FSC)를 이용하는 항공 소비자들은 어떤 혜택을 볼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복 노선의 조정이다. 두 회사가 경쟁으로 인해 중복 취항했던 노선의 일정을 분산시키고, 남는 항공편 등을 신규 노선에 취항시킬 수 있다. 또 주요 노선 스케줄을 환승에 효율적인 시간대로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한국 인천국제공항을 ‘아시아 제1 허브공항’으로 격상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중복 노선 분산시키고…여력은 신규 취항항공편 스케줄 재배치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양사 통합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분야다. 당장 예약할 수 있는 항공편 시간대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목적지의 항공기 스케줄을 편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주요 노선 승객을 경쟁사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이유였다. 통합 이후에는 이런 경쟁이 사라지는 만큼 승객들에게 더 다양한 항공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다.환승객들도 효율적인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를 출발해 인천을 거쳐 영국 런던으로 가는 일정의 경우 기존에는 17시간 가까이 대기해야 했지만, 앞으로 3시간 20분 대기로 환승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오후 시간대에 중복되어 있는 양사의 비행 스케줄 중 하나를 오전 시간대로 분산하면 가능한 일이다.대한항공 측은 양사 슬롯을 합친 뒤 다시 배치해 주 2, 3회 운영하던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는 편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는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3회씩 운영 중이다. 통합 후에는 양사 기재와 슬롯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운항하는 데일리(Daily) 스케줄로 편성할 수 있다. 신규 노선 취항도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지금과 똑같은 항공편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항공기 소요 대수는 10%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전에는 항공기 100편 중 100편이 모두 투입됐다면, 통합 이후에는 10편 가량의 여유편이 생긴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여력 기재를 활용해 신규 목적지에 취항하거나 인기 노선을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합리적인 노선 운영과 규모의 경제로 인한 원가 절감 등으로 한국의 항공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노선과 스케줄 선택의 폭이 넓어져 더욱 다양하고 편리하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허브 공항화에도 기여소비자 니즈에 맞는 스케줄 다변화와 적극적인 신노선 개척은 해외 여행객들의 환승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는 자체 수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한국 공항,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인천국제공항 환승객 수는 2024년 상반기(1~6월) 400만 명을 넘었다.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와 미주, 유럽 각국을 연결하는 최적지인 만큼 고객 편의에 맞춘 효율적인 시간대에 여객기 출·도착편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춘 자국의 대형 항공사, 즉 ‘플래그십 캐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은 물론, 항공 동맹인 스카이팀(SkyTeam) 항공사들과 협업해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메가 캐리어’의 탄생은 인천국제공항의 4단계 확장 구간 오픈 시점에 맞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매출 세계 1위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은 이미 아시아 허브 공항을 일본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옮겼다. 최근에는 인천~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을 신설해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최초로 델타항공 4대(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솔트레이크시티) 중심 허브를 모두 연결하는 공항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이후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이후 다양한 항공편 스케줄과 노선 개발은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제1의 허브 공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일단 인천으로 들어오는 환승객 숫자가 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에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어 대한민국 항공 산업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결혼식 사진이에요. 멋진 남자랑 예쁜 여자가 있어요!” 유쾌하게 깔깔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거실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인 할머니들이 사진 한 장을 들고 신이 났다. “할머니 젊었을 때 사진인가요?” “몰라요. 근데 여자가 아주 아주 뿔(화)이 났어요.” 웃는 얼굴이 여전히 소녀같이 고운 할머니는 올해 90세다. 사회에서 한창 활동할 때는 약국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건강한 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뇌출혈로 길에서 홀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불행이었다. 그때 할머니 나이는 80대 초반이었다. 사진 속 예쁜 여자가 자신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할머니는 화난 아내와 그를 달래주려는 남편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실감 나게 풀어줬다.위례빌리지는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장기요양시설(요양원)이다. 2019년 문을 열 당시에는 혐오 시설로 인식돼 근처 아파트 단지 주민의 반대가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오픈한 지금은 부모를 요양원에 모셔 두고 자주 찾아볼 수 있어 대기자만 2500여 명이 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요양시설이다. 요양원 특성상 사망 등으로 입소자 자리가 비어야 들어갈 수 있어 50대 건강한 사람도 미리 대기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을 정도다.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는 125명의 입소자가 함께 생활한다. 치매 환자가 대부분이고 대소변 관리가 어려운 노인도 있다. 취재를 간 날에는 45세 여자 입소자가 새로 들어왔다. 젊은 나이에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였다. 위례빌리지 조아영 원장(노인 전문 간호사)은 “위례빌리지는 1, 2등급 노인을 위한 요양원이지만 실제 그들은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3, 4등급 노인이 대부분”이라며 “요양원은 요양병원과 달리 의사가 없고 간호사, 요양보호사가 노인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투석, 욕창 등 상태가 심각하거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요양병원에 가야 한다. 주로 혼자 거동이 어렵거나 가족의 돌봄을 받기 힘들고 치매 증상 조절과 상태 유지를 해줘야 하는 환자가 요양원에서 생활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는 주야간보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현재 21명이 이 곳을 이용한다. 위례빌리지는 입소자들에게 작은 상처만 발생해도 보호자에게 연락을 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 CCTV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사각지대 없이 각 층에 나눠 200개 정도 설치돼 있다. 위례빌리지는 소규모 그룹 생활을 기본으로 한다. 남, 여 125명이 2개 층에 나눠서 생활한다. 개인 공간인 각 방이 있고 중앙에 있는 거실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낮 생활을 할 수 있게 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유복재 본부장은 “요양원은 병원처럼 일정 기간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다”라며 “여생을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 대부분 이기 때문에 1인실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해외에는 이런 이유로 다인실보다 1인실 운영을 하는 요양 시설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일본은 고령층이라도 소규모 그룹 생활로 개인 사생활을 지켜주는 것을 법제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주소: 서울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220● 접근성: 서울 도심(송파구 위례)에 있어 방문이 쉽다.● 전문 인력: 요양보호사 64명, 간호사 9명, 물리치료사 2명, 작업치료사 2명, 사회복지사 4명 그 외 행정 지원 등 포함 총 109명● 시설: 정원 125명(1인실 59명, 2인실 38명, 4인실 28명)● 이용자 현황: 62∼104세(평균 87세), 요양 등급 중 3∼4등급이 78%(1등급 5%, 2등급 16%)● 주요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 식사, 배변, 이동, 청결 등 에 도움을 준다.― 24시간 간호사 상주: 복약 관리, 당뇨병 관리 등과 전문 간호, 건강 상태 상담 등을 한다.― 자문의 진료, 가정 간호 서비스 연계, 분야별 전문병원 연계, 응급 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인지 재활, 삼킴 훈련, 운동치료, 열전기치료, 공기압박치료, 기능회복 훈련, 보행 훈련 등 재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임상 영양사의 영양 관리: 개인별 상태에 따른 맞춤 식사 제공 ● 이용 팁― 역사문화 도시, 첨단 생태 도시로 조성된 위례 신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송파대로, 서울 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지하철8호선 등 교통이 편리하다.― 입소자마다 개별 관리와 1∼2인실 중심으로 사생활을 보장할 수 있다.― 1인실은 집에서 사용하던 가구를 배치해 익숙하고 친근한 생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보호자 앱을 통해 입소자의 일일 건강정보를 공유하고 한 달 동안 제공받은 서비스 내역, 프로그램 및 재활치료 내용을 알 수 있다.■ 유복재 본부장의 말“요양원은 노인들의 마지막 주거지다. 따라서 머물기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이 돼야 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한항공이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4년에 걸친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 통합이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이 그동안 재무구조가 좋지 않았던 아시아나항공을 끌어안는 모양새인 만큼 앞으로 양사의 재무구조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향후 항공 실적이 개선될 경우 안정적인 기업 결합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메가 캐리어’ 초읽기…“아시아나 재무 부담 통제 가능”대한항공은 11일 아시아나항공에 신주인수를 위한 잔금 8000억 원을 지급했다. 총 1조5000억 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완료된 것. 이에 따라 12일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처음 공시한 이후 4년1개월 만에 기업결합 과정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당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형태로 2년 동안 운영한 뒤 완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다만 통합 이후 해결해야 할 재무적 문제가 적지 않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완전 통합을 앞두고 대규모 기재 투자는 물론, 조 단위 자금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22년과 2023년 1400% 수준을 보였으나 올해 들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보이고 있고 부채총계마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661억 원이고, 영업이익률도 4.1%에 그쳐 이자 비용을 제외할 경우 적자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여객사업이 회복되면서 현금을 지속적으로 쌓고 부채를 줄여나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해왔다. 곳간을 든든히 쌓은 만큼 재무 부담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항공 경기 호전과 신용등급 개선이 ‘효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실적 성과를 이끈 항공화물의 호조세가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되는 것도 양사 결합의 ‘호재’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2000~2022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화물 사업 분야의 이익을 냈다. 2022년 2조8836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영업이익 1조5869억 원을 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항공 여객 회복세 역시 향후 양사 합병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어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 회복과 일본 여행객 증가 등 여객 수요가 대외 경기 변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노선·비즈니스 클래스 수요와 환승 수요 증가가 뒷받침된 데 따라 여객운임 강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은 매출 4조2408억 원, 영업이익 6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8%, 18.9% 증가했다.대한항공의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19년 813.9%에서 2024년 3분기 199%로 줄었다. 2020년부터 2023년 상반기(1~6월)까지 당기순이익 약 2조 7000억 원을 축적하는 등 자본을 확충한 결과다. 대한항공 신용등급 역시 기존 BBB+에서 2023년 A-로 올라서며, 2015년 12월 이후 8년 만에 A등급으로 복귀했다.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낮은 부채 비율을 감안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대한항공의 재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연결 후 추정 부채비율은 2021년 수준인 292%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그간 아시아나항공의 원활한 인수를 위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양사의 완전한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는 ‘제조업 인공지능(AI) 융합 기반 조성사업’이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 등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5일 울산 남구 타니베이호텔에서 ‘2024년 지역 AI 확산 선도사업 영호남 통합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 사업은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AI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그중 첫 과제로 지역 제조 현장의 AI 접목이 선정됐다. 이날 발표에서는 영남을 중심으로 최근 1년 동안 제조 현장의 AI 혁신 사례가 발표됐다.●AI 적용도 지역 맞춤형…중심엔 AX랩 이날 보고회에선 각 지역이 진행한 AI의 제조업 도입 사례가 발표됐다. 경남테크노파크는 자동차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AI 기반의 품질 검사와 공정 최적화를 시도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산업에선 AI 도입 이후 불량률이 90% 이상 줄고 생산성은 2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테크노파크 경북디지털혁신본부는 철강 산업에서 AI를 활용한 품질관리 솔루션을 내놨다. 철강 제품 표면 결함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결함 검출 정확도를 95%까지 높일 수 있었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은 지능형 기계 산업에 맞춘 AI 솔루션을 각 기업에 제공했다. 생산 계획과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면서 원자재 낭비를 줄이고 공정 효율성을 높였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화학 공정의 안전성을 높이는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기계 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개발하는 성과를 내놨다. 지역 제조업의 AI 도입 중심에는 ‘AX랩(AI X Lab)’이 있다. AX랩은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에 하나씩 설치돼 있다. 지역에서 시도하는 제조업과 AI 융합을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AI 도입 컨설팅 25건을 진행했고 맞춤형 솔루션 26건을 완료했다. 이창석 경남테크노파크 팀장은 “AI 기술이 각 지역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지역 간 교차 실증을 통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 넘어 전국으로 AI 확산 5일 보고회에서는 내년 이후의 제조업 AI 융합 방향성도 제시됐다. 특히 각 지역에서 검증된 AI 솔루션을 영남권 전체로 확산시키고, 더 나아가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강조됐다. 또 새로 구축되는 AX랩은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수준의 AI 솔루션 실증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에서 검증된 AI 솔루션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교차 실증 프로그램을 늘려 영남권 전역에 AI 기술의 장점을 전파할 계획이다. 각 지역의 주요 기업들이 이번 보고회에서 전시 부스를 차리고 AI 솔루션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울산 지역 기업인 노바테크는 화학제품 출하 안전관리를 위한 AI 비전 감시 시스템을 선보였고, 경북 지역 기업인 포인드는 철강 품질관리 기술을 도입해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인 성과를 전시했다. 이날 부스에 참여한 한 기업 대표는 “AI 기술이 실제로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품질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AI 도입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보고회를 통해 AI를 활용한 지역 균형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과 산업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공동기획포항테크노파크·부산정보산업진흥원·울산정보산업진흥원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 광화문광장이 세계적인 옥외광고 명소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는 6일 구청에서 정문헌 구청장 등이 참석해 ‘광화문 스퀘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민관합동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올 1월 서울 중구 명동,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2기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건물에 설치하는 옥외 전광판 크기와 모양, 색상 규제가 완화됐다. 한국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옥외광소 명소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2025년 말까지 광화문광장 인근인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KT, 동화면세점, 국호빌딩, 세광빌딩 등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등 9곳이 신규 전광판을 설치한다. 23명으로 구성된 민관합동협의회는 국가적 상징성을 지닌 광화문광장을 하나의 ‘미디어 캔버스’로 만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민관합동협의회는 광화문 광고표시자유구역 기본계획 실행의 주체로 최첨단 기술이 담긴 예술성 높은 콘텐츠를 송출하는 구심점 역할도 할 예정이다. 광화문 광고표시자유구역 구축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 동안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2024∼2026년 3년 동안은 광화문 사거리를 중심으로 상업,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초기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동아미디어센터 사옥처럼 앞으로 광화문 광고표시자유구역의 랜드마크가 될 사업장 전광판을 속속 설치할 예정이다. 종로구는 이 시기 젊은 예술인들의 미디어 작품 송출과 협의회 이벤트, 축제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2027∼2029년에는 문화 예술 구간을 정비한다. 현재 노후화된 세종문화회관과 이전이 예정된 주한미국대사관 부지 등을 콘텐츠 중심으로 재정비한다. 이어 2030∼2033년은 광화문광장이 세계적인 명소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역 일대를 전방위적인 미디어 전광판 구간으로 바꾼다. 정 구청장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서울 광화문광장은 2033년 예전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미래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며 “새롭게 탄생하는 광화문광장이 전통과 현대, 미래가 어우러지는 전 세계인의 광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로뎀요양병원은 394병상을 갖춘 인천 최대 규모의 요양병원이다. 국내 최대 수준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기관이기도 하다. 2013년 9월에 문을 연 이 병원은 수도권 전철 1호선 간석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다.로뎀요양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각종 중증 질환 환자의 요양과 재활을 돕는 병원이라는 점이다. 로뎀요양병원에는 뇌신경계 질환과 암, 희귀난치성 질환 등을 앓는 환자의 요양과 재활을 위해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또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등 다양한 분과별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총 15명이다. 여기에 간호사 58명, 약사 1명, 간호조무사 60명을 포함해 총 190명의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로뎀요양병원의 진료 영역은 다양하다. 재활치료, 신장 투석, 항암, 말기 암, 중환자, 뇌중풍(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을 포함한 뇌신경계 감염성 질환군, 척수신경염, 루푸스를 포함한 뇌신경계 면역성 질환군, 각종 신경 근육질환 등 희귀난치성 질환, 항노화, 혈관 건강, 통증 클리닉, 뇌 건강 클리닉 등이다. 특히 희귀난치성질환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 재활치료센터, 인공신장투석센터, 면역항암센터 등 전문화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는 전문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그런 질환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내분비내과,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혈액내과, 류마티스내과, 감염내과, 신장내과 등 여러 진료과가 공동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급속히 악화해 응급실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외래 진료를 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완치하는 것도 힘들다. 로뎀요양병원은 이런 환자들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로뎀요양병원 관계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의 완치를 위한 약물은 없지만 세심한 관리에 따라 삶의 질과 예후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라며 “수시로 환자 상태를 점검해 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우리 병원이 그런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로뎀요양병원은 중환자 재활치료 부문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로뎀요양병원은 2017년 5월 ‘메디컬코리아대상’ 희귀난치성 질환 부문 대상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대한민국 보건산업대상’ 희귀난치성질환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로뎀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의 15%인 60여 명이 다른 병원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루게릭병 환자다. 외래 환자를 포함하면 로뎀요양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는 루게릭병 환자는 300여 명에 이른다. 이 밖에 길랭·바레증후군, 복합통증증후군(CRPS), 난치성 위장질환 등 다양한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가 전국에서 로뎀요양병원을 찾고 있다. 한편 로뎀요양병원은 병원 모든 병동에 갤러리를 갖추고 있다. 하늘정원, 구름정원, 푸른정원 등 내부 정원도 3곳이 있다. 내부 북카페도 운영한다. 입원 비용은 VIP실이 하루 25만 원, 1인실이 15만 원 수준이다. 4인실은 하루 2만 원이다.■ 로뎀요양병원● 위치: 인천 미추홀구 주안로 211● 접근성: 수도권 전철 1호선 간석역에서 50m (도보 1분)● 의료진: 신경과 3명, 내과(혈액종양내과, 신장내과) 4명, 재활의학과 2명, 한방과 2명, 일반의 4명● 전문 인력: 간호사 58명, 약사 1명, 간호조무사 60명, 물리치료사 24명, 사회복지사 2명, 의무기록사 2명, 방사선사 2명, 임상병리사 1명, 영양사 3명, 그 외 행정 지원 등 총 190명● 병상 수: 394병상● 주요 시설: 전 병동 갤러리, 공원 3곳(하늘정원, 구름정원, 푸른정원), 북카페● 재활 치료: 중추신경계 재활, 뇌신경 재활,척수 손상 재활, 근골격계 수술 후 재활, 호흡 재활, 희귀난치성 질환 재활, 맞춤형 도수치료, 보행 치료(워크메이트 가능), 특수 작업 치료, 일상생활 동작 훈련, 연하 재활 치료, 인지치료● 장비: 인공호흡기, 호흡 재활치료기, 전 병동중앙 집중 모니터링, 산소 공급, 흡인 시스템,X-ray, 고주파 치료기, 온열 치료기, 고압 산소뇌파 검사기, 자율신경계 검사기, 광양자 치료기, 초음파, 신경근전도 검사기, 근육량 검사기,인공신장 투석기, 체외충격파 치료기● 이용자 현황: 종합요양병원으로 재활 치료, 뇌졸중,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 면역항암, 말기암, 인공호흡기, 수술과 재활, 만성 노인질환,만성 소화불량, 항노화, 역노화, 줄기세포 치료,중금속 중독, 기타 희귀난치성 질환● 이용 팁: 신장 투석·면역항암·항노화·역노화·면역치료 센터 운영, 줄기세포 시술 가능(골수줄기세포, 정맥 줄기세포를 척수강 내 주사 및각종 관절강 내 주사)● 비용: VIP실 하루 25만 원, 1인실 15만 원, 2인실 8만 원, 4인실 2만 원■ 말말말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저희 로뎀요양병원은 394병상을 보유한 인천 최대 규모의 요양병원입니다.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 진료와 첨단 치료 시스템을 통해 뇌 신경계 질환 및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와 혁신을 지속해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난치성질환, 희귀질환, 뇌 질환 치료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직장 생활을 하면서 ‘투자 대박’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지만 좀처럼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검증되지 않은 자칭 투자 고수들이 개인투자자들을 현혹해 속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직장에 다니면서 높은 투자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키움증권은 매년 실전 투자대회인 키움영웅전을 진행한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이 대회에서 상위권 수상을 한 투자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해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인 채널K에 올리고 있다. 키움영웅전 상위권 수상자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투자 원칙을 정리해 봤다.● 매매 이력 남기는 ‘복기 매매’ 투자 고수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투자 비법 중 하나가 복기다. 자신의 투자 내역을 남겨 분석하는 것이다. 2021년 키움영웅전 1억 리그에서 수익금 3억7000만 원으로 1위를 차지한 투자자 신정재 씨는 “복기를 통해 그날의 시장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투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신 씨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매일 정리한다”며 “과거 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다음 날 시장이 흘러가는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 씨는 매번 매매일지 복기 화면을 보면서 사고 판 내역을 점검했다. 자신의 감정에 앞서서 매수를 서두르거나, 조급하게 매도했던 자신의 매매 습관을 돌아보면서 메모했다. 복기할 때 중요한 것은 당일 벌어진 일은 반드시 같은 날에 정리해 두는 것이다. 신 씨는 “매매를 결정했던 감정은 그날이 지나면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꼭 당일 복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장 따르는 부대장을 찾아라 ‘짝짓기 매매’ 적극적인 투자 방식 가운데 짝짓기 매매를 추천하는 상위권 투자자가 많았다. 2022년 키움영웅전 1위 입상을 계기로 유튜버 ‘만쥬’로 활동하는 투자자 원정연 씨는 “짝짓기 매매가 나만의 투자 비법”이라고 전했다. 통상 특정 시기에 주식시장을 이끄는 산업 분야가 있다. 해당 분야마다 이른바 ‘대장주’와 ‘부대장주’가 존재한다. 특정 섹터의 대장주에 돈이 몰릴 때 같은 섹터의 부대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짝짓기 매매의 핵심이다. 원 씨는 “대부분 대장주로 자금이 유입되면 부대장주도 대장주를 따라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대장주로 자금이 유입될 때 해당 분야의 부대장주를 찾아서 매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짝짓기 매매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대장주에 자금이 들어와서 부대장주를 매수한 뒤 기다려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원 씨는 “이럴 경우 더 기다리지 말고 매수한 가격이라도 바로 나오는 게 좋다”며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부대장주가 아니거나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실이 크게 난 경우에는 무리하게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대신 아예 컴퓨터를 끄고 밖으로 나가 매매를 중단하는 것도 상위권 투자자들의 투자 원칙 중 하나로 꼽혔다.5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키움증권 ‘영웅결정전’이 열린다. 매달 진행된 키움영웅전 수상자 가운데 고수 중의 고수를 가리는 대회다. 키움증권 유튜브 채널K에서는 투자 고수들의 투자 내역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이들이 찾은 투자 종목과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실전투자대회에서 탄생한 영웅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투자 비법은 키움증권 영웅결정전 중계에서 엿볼 수 있다”며 “검증된 투자 영웅들과 함께 2024년의 투자 성과를 빛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40대가 되면 많은 사람이 건강관리를 시작한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동안 거리를 두던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집 근처를 달리는 40대가 늘어난다. 관심도 없던 각종 영양제를 스스로 찾아보고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40대에 온몸의 건강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정작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신체 기관이 있다. 바로 눈이다. 통상 이 시기부터 가까운 곳에 있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老眼) 현상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노안을 계기로 전체적인 눈 건강을 점검하면 이후 시력을 또렷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고 조언한다. 40대 중반인 기자가 서울 종로구 세란병원 안과센터에서 노안 초기에 선제적으로 받을 수 있는 눈 검사를 체험해 봤다.눈이 ‘적신호’ 보내면 정밀 검사 필요 눈은 정직한 신체 기관이다. 이르면 40대 초중반, 늦어도 40대 후반이면 누구나 노화된다. 대표적인 증상이 노안으로 눈의 근육이 약해지는 현상이다. 우리 눈은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에 힘을 주거나 빼는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 특히 가까운 곳을 볼 때 눈 근육에 많은 힘이 들어가지만 나이가 들수록 힘을 주지 못하게 된다. 가까운 곳부터 보이지 않게 되는 이유다. 지난달 말 세란병원 안과센터를 찾아가 “노안이 생긴 뒤에 눈이 침침하다”고 호소하자 우선 시력검사부터 시작했다. 이후 일반적인 안압 검사, 굴절 검사 등이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매년 건강검진을 할 때 받는 일반적인 눈 검사와 비슷했다. 1차 점검 결과 기자는 고도근시에 노안 현상이 있었다. 안구건조증도 의심됐다. 정밀 검사를 통해 망막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은 “눈은 으레 40대부터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다”라며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이 나이대에 선제적으로 정밀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밀 검사는 검사용 안약을 넣고 진행한다. 이를 ‘산동 검사’라고 하는데 약물을 넣어 눈동자를 크게 만드는 것이다. 안약을 한 번 넣으면 8시간 정도 시야가 뿌옇거나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 기자는 이 약을 눈에 넣은 뒤 하루 종일 눈이 부셔 햇빛이 있는 곳에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안과 검사를 받은 뒤 자가운전을 하면 안 된다고 안내하는 이유가 바로 이 약물 때문이다. 눈에 안약을 넣은 뒤 계측 검사가 시작됐다. 기계로 안구 길이와 기울어진 곡률 등을 촬영한다. 기자는 안구 길이가 우안 28.30㎜, 좌안 27.80㎜로 정상 길이보다 긴 축성근시로 확인됐다. 그다음 검사는 눈물 지질층 두께 검사다. 젊은 사람이 안과에 가는 가장 흔한 질환이 안구건조증인데 이 검사를 통해 눈물이 제대로 나오는지, 마이봄샘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안구광학단층촬영(OCT)도 진행됐다. 안구 조직의 단면을 스캔해 녹내장과 망막 질환을 정밀 검사한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손상되는 황반변성이 생길 수 있어 OCT를 꼭 진행해야 한다. 다행히 기자의 황반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다음은 광각 안저 촬영 검사다. 눈 안쪽의 망막을 넓게 촬영해 망막과 망막 혈관과 시신경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검사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기자의 왼쪽 눈 2시 방향 망막에서 얇아진 부분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망막 변성’이라 부르는 증상이다.정밀 검사로 찾아낸 망막 변성 안과 종합 검사 결과 기자는 노안, 고도근시, 안구건조증 등의 눈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40대의 안구건조증은 눈 염증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인공눈물 처방을 받았다. 노안에 대해서는 안경 렌즈 변경을 권유받았다. 즉각 치료가 필요한 것은 망막 변성이었다. 이는 눈 안쪽에 붙어 있는 망막이 제자리를 벗어나 떨어지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통상 망막 내에 약해진 부분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레이저를 사용해 약해진 부분 주위를 태워 단단하게 붙이는 ‘방책 레이저 광응고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자 역시 해당 시술을 권유받았다. 레이저 시술 시간은 약 10분 정도 걸리며 시술 후 약 30분 이상 시야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시력이 좋아지는 치료는 아니며 망막 박리 등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술이다. 세란병원 관계자는 “40대 이상에서는 정밀 검사를 진행하다가 눈의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치의와 상담한 후에 추가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후에 일정을 잡고 추가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다.“40대 넘으면 망막 검사를” 잘 보이던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고 침침해지면 누구나 당황하고 불편하기 마련이다. 40대 이상 노안과 관련된 궁금증을 김주연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40대에 꼭 해야 하는 눈 검사는. “시력검사와 안압 검사가 기본이다. 여기에 안저 검사를 해서 망막 건강을 점검하는 게 좋다. 망막에 문제가 있어도 환자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당뇨 등의 질병이 있으면 검진 항목이 달라지고 여러 추가 검사도 받게 된다.” ―근시 환자에게 노안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요즘은 젊을 때 근시였던 환자들이 노안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안경을 바꿔 가면서 쓰는 게 좋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자신의 시력에 맞는 원래 안경을 쓰다가 PC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만 도수가 낮은 안경을 쓰면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다초점 렌즈를 쓰는 경우도 있나. “불가피하게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번갈아 봐야만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가 좋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다가 중간에 휴대전화 메시지도 꼭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내에서 오래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를 쓸 필요 없이 안경을 두 개 번갈아 쓰는 게 낫다.” ―렌즈를 눈에 넣는 노안 수술도 있다던데…. “60대 이상이 되면 백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경우라면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노화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정체의 기능이 온전할 때 미리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면 오히려 수술 후에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백내장으로 인해 의미 있는 시력 저하가 나타났을 때 해야 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진한 가을 빛으로 무르익어가던 지난달 30일 취재팀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노블카운티에 다녀왔다. 주차장 입구부터 보이는 육중한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시니어 주거 공간의 큰형님 격인 삼성노블카운티를 닮아 있었다. 2001년에 만들어진 대규모 실버타운의 첫 주자로 꼽히는 이곳은 국내 대표 고급 실버타운이자 중산층 이상 시니어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곳 중 하나다. 노블카운티가 다른 시설들과 다른 점은 대규모 단지를 지역사회 주민에게 개방해 주거 공간을 제외한 공용 시설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 건물 안 커뮤니티 시설동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복도를 뛰어다니는 소리가 경쾌하다. 커뮤니티 시설인 ‘리빙프라자’에는 어르신보다 초등학생쯤 돼 보이는 어린아이, 학부모, 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중년층 등이 더 눈에 띄었다. 스포츠센터는 11레인 규모의 수영장, 피트니스클럽, 스크린골프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집은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수인분당선 영통역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시니어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면 어느 곳이든 활기가 넘쳤다. 시니어 공간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할 거라 생각했던 취재진의 예상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산책하는 시니어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넓은 자연환경에 명상쉼터, 치유의숲길, 야생화길, 플라워가든, 주말농장 등 다양한 코스의 산책로와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앞에는 신갈저수지, 뒤로는 청명산 산자락을 낀 배산임수 입지다. 주거 시설은 건강한 시니어가 거주하는 ‘타워동’과 몸이 허약한 시니어가 거주하는 ‘프리미엄 세대’, 치매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24시간 간호와 간병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요양센터(너싱홈)’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타워동 일반 가구 기준 일상생활·건강관리·스포츠 및 문화 여가 서비스가 포함된다. 단지 내 의료센터와 무료 정기 건강검진, 24시간 응급 대응 및 병원 이송, 스포츠센터 및 전용 강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세대는 일상생활에 대한 지원과 간호, 간병 등 서비스를 지원한다. 일반 가구 전용 60㎡를 기준으로 보증금은 4억2000만∼5억4000만 원이다. 75만 원의 월세는 따로 내야 한다. 월 생활비는 독신 220만 원, 부부는 328만 원을 낸다. 월 생활비에는 가사 서비스, 건강검진, 스포츠·문화센터 등 부대시설 이용, 식비(1인 90식) 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노블카운티● 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덕영대로 1751● 접근성: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 5분 거리(서울에서 30분, 분당에서 20분 소요), 용인서울고속도로 청명 나들목 3분 거리(수지에서 10분 소요)● 전문 인력: 사회복지사 14명, 의사 3명, 간호사 30명, 물리치료사 9명 포함 직영 인력 215명● 주요 편의시설: 단지 내 의료센터(가정의학과·신경과·내과·재활의학과), 물리치료실, 종합 스포츠센터(연면적 약 1만3000㎡), 문화센터, 도서관, 은행, 약국, 미용실 ,편의점, 카페● 특징 -자연의 편안함과 도시의 편리함(약 23만 ㎡의 산책로와 청명산 등산로)-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 주거공간 선택(건강한 시니어를 위한 일반 세대, 허약한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세대, 만성질환 고령자를 위한 요양시설)● 이용 팁 -수인분당선 영통역 5분 거리: 지하철 광역버스 수시 운행-셔틀버스 운행(양재역, 삼성서울병원, 영통역■ 삼성노블카운티 주요 정보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노후, 어디서 살까’ 취재팀이 세 번째로 찾아간 시니어 보금자리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다. 이곳은 KB손해보험이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가 만든 첫 실버타운이다. 프리미엄 시니어케어 서비스를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개소한 뒤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운영했다.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는 75세 이상의 이른바 ‘후기 고령자’가 많은 실버타운이다. 해당 연령대 어르신들이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신이 생활하던 서울 도심에서 식사와 청소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60세 이상이면 입주할 수 있으며 현재 입주자 평균연령은 약 82세. 입주자 가운데는 97세 할머니도 있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으면 나이 상한선이 없다.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는 서울 도심이면서 북한산 자락에 자리를 잡아 편의시설과 자연 두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김미경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 시설장은 “입주자분들의 일과를 분석해 보면 식사 후 지역사회 커뮤니티 이용이 많다”라며 “서울 종로구에 있다 보니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기도 편하다”라고 전했다. 건물 내부에 스파, 옥상정원, 헬스케어실, 피트니스센터, 영화관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총 세대수는 164세대. 1명이나 2명까지 입주할 수 있다. 부부가 아니더라도 2인 동반 입주가 가능하며 반려동물도 함께 들어올 수 있다. 주거시설은 34.3㎡부터 66.4㎡까지 8개 타입으로 나뉜다. 보증금은 3000만 원부터 3억3000만 원까지 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월세 부담도 차이가 생긴다. 공동 관리비는 월 111만∼166만 원이다. 식사를 월 60번 하는 조건으로 보면 총납부액이 월 245만∼577만 원 수준이다. 유복재 KB골든라이프케어 운영관리본부장은 “서울 도심에 30평형대 아파트를 가진 어르신이 보유 주택을 월세로 돌린 뒤 우리 시설로 입주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라고 설명했다. 실버타운은 ‘요양’에 중점을 둔 다른 노인 거주 시설과 비교할 때 ‘일상생활’의 개념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노인층이 사는 곳이다 보니 입주민 건강관리는 필수다.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는 방마다 24시간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동작감지센서와 응급 호출 벨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면 시 호흡과 맥박을 점검하는 건강모니터링센터도 있다. 인근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 위치: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87● 전문 인력: 사회복지사 2명, 영양사 1명, 간호사 1명, 운동지도사 1명, 그 외 행정 지원 포함 총 31명● 세대 수: 164 세대● 입주자 현황: 입주 가능 연령 60세 이상, 현재 입주 연령 68∼97세, 평균나이 82세● 주요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 생활 상담 및 일상 지원, 24시간 편의 서비스, 24시간 응급 대응 서비스. *건강 지원 서비스: 가정의학과 전문의 주 1회 건강관리와 건강상담, 전문 간호사 방문 복약 관리와 간호 처치,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전문 운동지도사의 운동 코칭, 의료기관 진료 연계, 건강검진 서비스. *가사 지원 서비스: KB골든라이프케어가 직영하는 식사 서비스, 주 1회 하우스키핑 서비스, 이불 세탁 서비스. *문화 여가 지원 서비스: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와 연계한 사회활동 지원● 주요 편의시설: 피트니스센터, 스파, 힐링룸(마사지실), 헬스케어실, 문화·여가 프로그램실, 영화관, 옥상정원● 비용: 전용면적 34.3∼66.4㎡로 다양. 세대수가 48세대로 가장 많은 39.3㎡ 기준 보증금 2억3000만 원, 월세 127만 원, 공동 관리비 1인 116만 원(월 60식 포함)+세대 관리비(약 10만 원)● 이용 팁: 종로, 광화문, 명동 등 중심 생활권과 서울 어디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순환로 인접. 반경 5㎞ 내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 치매안심센터 등 의료시설 다수.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과 북한산, 북악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말말말 “이곳은 혼자 생활해야 하는 고령층이 많이 찾는다. 연세 드신 분들이 도심에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루 일과도 식사 후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주로 이용한다. 우리 시설 자체 프로그램도 5개나 운영하고 있지만 대다수 어르신은 동네를 산책하거나 미술관 방문하는 것을 즐기신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질환 중심으로 바꾸는 구조 전환 지원사업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병원 등 8개 의료기관이 1차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선정된 8개 상급종합병원은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안산병원·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역할에 맞게 중증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고 경증 환자는 지역 병의원과 협력해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진료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일반 병상은 최대 15% 줄인다. 중환자실이나 4인실 이하 병실의 입원료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는 50% 높여 중증 환자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1차로 선정된 8개 병원은 안정적 구조 전환을 위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대해 인상된 수가를 적용받는다. 권역 내 협력 의료기관과의 활발한 진료 의뢰·전원을 통해 경증 환자 진료를 줄여나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경증 환자 진료 의뢰와 회송 등에 대한 성과를 평가해 추가 보상도 시행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대형 병원과 중소 병원이 경쟁보다 협력하는 상생 구조가 안착하고 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라며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환자 진료를 줄여 확보된 진료 역량은 만일에 있을 응급 환자 대응에 활용할 수 있게 돼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에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12월 말까지 충분한 기간을 두고 모집한다는 계획이다.급성 심뇌혈관질환자 30분 이내에 시술-수술 가능〈2〉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지난달 1일 서울 북부의 우이천 변에서 달리기를 하던 한 50대 남성이 심정지로 쓰러졌다. 마침 한일병원 소속 응급구조사 3명이 인근에서 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즉각 해당 남성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구조대 도착 후 가장 가까운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는 적절한 초기 응급처치 후에 혈관조영술,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등을 받고 본인이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이 사례는 ‘우리 동네 응급실’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지역응급의료센터들은 의료 체계의 실핏줄처럼 사회 곳곳에서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응급의료를 시행하고 있다.한일병원은 서울 도봉구와 강북구에 있는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또 서울 동북권역의 대표 지역응급의료센터이기도 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10명이 간호사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평일 하루 평균 80명, 주말 하루 평균 100명 등 지난해 연간 5만 명이 넘는 응급환자가 이 병원을 찾았다.한일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병상 27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음압격리병상 2곳, 일반격리병상 2곳, 소아 병상 2곳 등이 포함돼 있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과 협진 체계가 구축돼 있다. 특히 병원 측은 급성기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응급실을 찾은 뒤 30분 이내에 시술과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환자들이 전원 요청을 할 때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통해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도 시행하고 있다.하철민 한일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의료센터는 말 그대로 언제나 응급 상황이 펼쳐지는 곳”이라며 “우리 병원 의료진이 심야나 주말, 공휴일에도 언제나 자리를 지켜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표준협회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 DX서비스어워드’ 시상식을 연다. 이번 행사를 통해 LG전자 고객가치혁신부문이 가전업계 최초로 월드 그랑프리를 수상한다. 또 KB국민은행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각각 3년 연속 월드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DX서비스어워드는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제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서비스품질 평가 제도를 통해 디지털 혁신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한 디지털 전환 우수기업을 포상하는 것이 목표다. DX서비스어워드는 품질 평가의 글로벌 기준인 맬컴볼드리지(MB) 모델을 근간으로 평가한다. 평가 프레임과 심사 기준은 한국서비스경영학회와 공동 개발했다. DX 평가모델은 전반적인 DX 향상을 원하는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도록 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포상 절차를 보면 우선 각 기업이 제출한 기업 현황서를 기반으로 서류 및 현장 심사를 실시한다. 이 심사 점수가 대기업 기준 1000점 만점에 700점 이상 취득한 기업만을 대상으로 포상 심의회의를 열고 수상 기업을 선정한다. 포상 기업에는 DX 전문가의 의견을 담은 심사 피드백 보고서를 제공해 회사의 DX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9월 말부터 현장 심사가 시행됐다. 현장 심사는 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한편 실무자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전 질의’ 제도를 활용해 심사 효율성을 높였다. DX 전문가 및 서비스 전문가가 기업당 3명씩 직접 찾아가 리더십과 전략, 디지털 고객경험과 서비스, 인프라 및 기술, 인적 자원, 프로세스 혁신, 혁신 성과 등 6개 범주를 평가했다.최종적으로 포상 심의회의를 통해 월드 그랑프리 3개 회사가 최종 선정됐다. 올해는 특히 LG전자 고객가치혁신부문이 가전업계 최초로 월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KB국민은행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은 3년 연속 월드 그랑프리에 선정되면서 지속적인 디지털 경험 혁신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컨택센터, 실시간 고객 상황관리 시스템 G-CAS(GPS-based Customer Assistant System) 운영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객 접점 시스템이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인증서, 전자문서 중계서비스, KB국민지갑, KB스타뱅킹을 기반으로 금융과 비금융, 공공과 민간을 넘어 고객 일상과 밀접한 곳에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AI 간호비서 솔루션, 국내 의료기관 최초 AI 가상인간 기반 외래 도슨트 솔루션 등 다양한 지능형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해 한국형 디지털 혁신 병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명수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서비스 업계에서 DX는 고객과 기업의 새로운 상생 전략”이라며 “디지털 전환은 비즈니스 전반의 혁신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고객이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기업은 그런 고객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롯데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보바스기념병원은 재활과 요양이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요양병원이다. 2002년 뇌신경계 손상 환자의 재활을 위해 평생 봉사한 영국의 ‘보바스 부부’의 정신을 기려 설립됐다. 보바스기념병원의 주요 진료 과목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내과 등이다. 뇌건강센터, 재활의학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특화 센터를 운영 중이며 특히 고령자 대상의 치매, 뇌종양, 뇌출혈 등을 조기 진단하는 뇌 정밀 특화 검진이 가능하다.보바스기념병원은 노년층 질환자의 전문병원을 표방한다. 질 높은 치료 시스템을 기반으로 뇌졸중 환자나 중추 신경계 손상 환자가 급성기를 지나 회복기까지 병원을 옮겨다니지 않아도 계속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나해리 병원장은 “노년층은 고혈압, 당뇨병은 기본에 치매, 파킨슨 등 만성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자가 많다”라며 “우리 병원은 환자의 ‘진단부터 무덤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치료 방향을 정해주고 외래로 가능한 환자는 외래로,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입원을, 치료가 끝난 환자는 가정이나 요양원으로 보내드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요양병원은 요양병원 등급제가 있다. 환자를 분류해서 중증도가 높은 환자는 요양병원에 입원시키고, 중증도가 낮은 환자는 요양원으로 보내는 게 기본 골자다. 하지만 요양원에 입소해서도 응급실을 자주 찾게 되는 환자는 의사의 관리 감독하에 있어야 안전하다. 나 병원장은 “장기 입원 환자가 있으면 병원이 받는 불이익이 있다”라며 “그렇지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내보낼 수 없어 병원이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병원은 개원 2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보바스의료원 설립을 공표했다. 보바스의료원은 보바스기념병원, 보바스어린이의원과 12월 개원 예정인 경기 하남의 보바스병원을 총괄 관리한다. 보바스기념병원은 600병상 이상 증축 예정이다. 보바스기념병원의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과 기반 구축에는 2016년 롯데그룹의 출연이 있었다. 새로운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과 최신 의료 장비 교체, 실내장식과 조경 등 대규모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으며 혁신적인 치료 환경 개선도 가능했다.■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병원장 우리 병원은 전체 병상의 48% 정도를 VIP 병실과 1인실로 운영 중이다. 한 달 치료비를 포함해 병원비가 적게는 300만 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나오다 보니 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 수준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특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병원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나?”■ 보바스기념병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155-7● 접근성: 지하철 신분당선 미금역.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등 비교적 편리한 접근성● 의료진: 내과 7명, 신경과 6명, 재활의학과 4명, 외과 1명, 산부인과 1명, 영상의학과 2명● 전문 인력: 간호사 139명, 약사 5명, 간호조무사 3명, 물리치료사 139명, 사회복지사 5명, 영양사 9명, 임상 영양사 1명, 그 외 행정 지원 등 총 505명● 병상 수: 523병상● 이용자 현황: 중증 장애 재활 환자와 노인 질환자● 외래·입원: 외래 가능, 입원 가능● 신장투석: 불가능● 재활: 중추신경계 발달 재활치료, 보행 치료, 로봇 치료, 도수치료, 특수작업치료, 일상생활 동작 훈련, 연하 재활치료, 인지치료, 체형 분석 등● 장비: 3.0T MRI, 128CH CT 등● 식단: 매일 환자 상담과 평가를 통해 맞춤형 치료식 제공● 주요 시설: 병동별 데이룸 2곳, 1층 대형 광장, 로비 음악 공연, 로비 갤러리, 카페, 편의점 등● 주요 프로그램―집단 요법: 요양병원 입원 환자 대상의 음악, 미술, 건강 체조, 근력 체조, 색칠 퍼즐, 서예, 동물 매개 요법, 특별 이벤트 운영―개별 요법: 국제병원, 1인실 환자를 대상으로 음악, 미술, 오락, 환자 맞춤 이벤트 운영● 비용: VIP실(일 70만 원), 특실 50만 원, 1인실 30만 원, 2인실 22만 원, 4인실 8만원등● 이용 팁: 노년층을 위한 건강검진센터, VIP 1인실 보유 등● 주요 활동: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중원구 치매안심센터 수탁 운영을 통해 고령사회에 따른 노인 보건의료에 관한 연구개발 등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성남시노인보건센터: 2008년∼현재―중원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2020년∼현재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대란 이후 사람들 사이에선 “아프지 마시라”가 서로 건네는 ‘덕담’이 됐다. 몸이 아플 경우 응급실 배정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송되더라도 제때 치료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의 배후에는 응급 상황에서는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깔려 있다. 9월 현재 국내 응급의료기관은 총 411곳. 이 중 상급종합병원은 10곳 중 1곳인 41곳에 불과하다. 응급 상황에서 환자들이 모두 이곳으로 몰리다 보니 병원도, 환자도, 구급대도 모두가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응급실 찾은 환자 절반 ‘준·비응급’ 해당 응급실을 찾는 환자 대다수가 준응급 혹은 비응급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 중 준·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내원 비중이 2020년 이후 지속해서 절반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형 응급 환자는 총 1∼5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일수록 위독한 상황이고 3단계까지는 응급 단계로 나뉜다. 4단계는 준응급으로 두 시간 안에 치료하거나 재평가하면 되는 상태고 5단계는 비응급으로 급성기지만 긴급하지 않고 만성적인 문제의 일부분일 수도 있는 상태를 말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주영 의원실(개혁신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준·비응급 환자가 2020년 55%, 2021년 53%, 2022년 53.4%, 2023년 51.8%(잠정치)로 4년 내내 절반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어떤 증상으로 응급실을 가장 많이 내원했는지 확인했더니 감염성·상세불명 기원의 기타 위장염·대장염이 78만7819건으로 가장 많았다. 복부와 골반 통증이 73만6170건으로 뒤를 이었다.이 밖에도 열, 두통, 감기 등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일반 국민은 중증도를 직접 판단하기 어렵고 응급의료기관 종별 이용에 제한이 없어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증 환자 이용 비율이 해마다 높다”고 말했다.판단 어려울 땐 지역응급의료기관 먼저 중증 응급 환자가 신속하게 응급처치·시술을 받을 수 있으려면 준·비응급 환자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갑자기 심한 복통, 설사 등 본인이 생각하기에 매우 아플 때면 응급실이 먼저 생각나기 마련이다. 단순 고열, 설사 등으로 응급실을 찾으면 예상과 달리 팔에 수액을 꽂은 채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응급실에선 응급 환자부터 진찰하기 때문이다. 열을 내리거나 탈수 방지를 위해 수액을 놓는 정도의 응급처치를 한 후 일반 진찰은 뒤로 미룬다. 응급한 상황인지 판단할 수 없지만 새벽에 고열, 구토, 복통 등 참기 힘든 고통과 증상이 반복된다면 대형 병원 응급실이 아닌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동네 병원 응급실은 상대적으로 경증 환자가 많고, 중증 환자는 바로 대형 병원 응급실로 보내므로 빠르게 처치를 받을 수 있다. 치료비도 동네 병원 응급실이 훨씬 저렴하다. 경증이거나 비응급 환자가 대형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으면 의료비의 9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9월 13일부터 본인부담금 수준이 기존 50∼60%에서 90%로 올랐다. 대형 병원을 찾은 응급 환자가 평균 13만 원을 부담했었는데 이젠 22만 원을 부담하게 된 것. 중소 병원 응급실 본인 부담금은 늘어나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중소 병원 응급실은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제공 e-zen’ 홈페이지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응급실에 남아 있는 병상 수, 수술 가능 여부 등도 확인 가능하다. 119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의료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한 후 증상과 위치를 말하면 적합한 응급실을 안내한다. 보건복지콜센터 129, 전국 시도 콜센터 120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응급의료시설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뇌졸중 증상은 곧바로 대형 병원 응급실이나 수술이 가능한 배후 진료과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뇌졸중 증상으로는 오른쪽과 왼쪽 중 한쪽이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심각한 두통 등이 있다. 국내 응급의료시설은 크게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등 3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상위 개념의 응급의료시설은 해당 지역의 최종 치료기관이 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다. 예를 들어 서울대병원이 서울서북 권역, 전남대병원이 광주 권역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되는 식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급종합병원이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이보다 하위 개념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시도지사가 종합병원 가운데 지정한다. 여기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는 상급종합병원도 있고 각 지역의 중추 종합병원도 포함돼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전국 응급실의 ‘실핏줄’ 역할을 담당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각 지역에 흩어져 있어 실제 응급 상황에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 역시 인공호흡기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환자가 몰리는 응급의료센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빨리 검사 후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헬스동아는 서울 서북지역(종로, 중, 용산, 은평, 마포, 서대문)을 시작으로 우리 동네에 있는 주요 응급의료기관을 소개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몇 시간 걸리는 응급 진단과 검사도 이곳에서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환자들이 믿고 방문할 수 있는 든든한 동네 응급병원을 이용하는 것도 ‘응급실 대란’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응급환자 오자마자 즉시 검사… 야간에도 외과-비뇨기과 수술〈1〉 세란병원 지역응급의료기관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란병원은 서울 서북 지역을 권역으로 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17일 찾아간 세란병원 응급실은 침상 10개 규모다.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환자 2명이 응급실 안에서 진료를 받고 있었다. 취재 도중에도 119구조대가 환자를 계속 이송하고 있었다. 평일에는 하루 40∼50명, 주말에는 하루 60여 명이 세란병원 응급실을 찾는다. 세란병원 응급실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검사다. 야간에도 병원 자체적으로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혈액, X레이 등의 검사를 할 수 있다.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며 의사 1명이 상주한다. 이날 근무하던 김태성 세란병원 과장(의사)은 “통상 두부외상 환자 10명 중 9명은 단순 뇌진탕이고 1명 정도만 뇌출혈”이라며 “우리 병원에선 지체 없이 바로 검사해 환자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대학병원에 갔던 환자들도 몇 시간 동안 대기하다가 우리 병원으로 재이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응급 검사 후 큰 문제가 없는 환자들은 귀가한 다음 외래 진료를 받게 한다. 그보다 상태가 중한 경우에는 입원시키며 뇌출혈 등 즉각 조치해야 하는 경우에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등 인근 상급병원으로 이송한다. 경증 환자는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직접 치료하고 중증 환자만 대학병원 등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보낸다는 응급의료의 ‘대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세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파업 이후 지역응급의료기관인 우리 병원 응급 환자 수가 1.8배가량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세란병원 응급실의 배후 진료과는 외과, 내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이다. 야간에도 외과와 비뇨기과 위주로 소화관 응급수술, 급성 담낭담관질환, 응급 간담췌질환, 신장 손상 수술, 방광 및 요도 손상 수술 등을 받을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