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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수출한 폐렴구균 13가 원액에 대한 화이자와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백신, 바이오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3일 특허법원21부는 화이자의 자회사 와이어쓰 엘엘씨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로 원액을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둔 SK바이오사이언스와 화이자의 소송전은 9년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로 폐렴구균 13가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개발해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판매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출시를 위해 출시 바로 전년도인 2015년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의 조성물에 대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8년 대법원이 화이자의 손을 들어주며 SK의 폐렴구균 백신은 2027년 4월까지 국내 생산 및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유럽 특허법원은 2014년 화이자의 폐렴구균 13가 백신의 조성물 특허가 독창성이 없다며 등록을 취소한 바 있다. 미국도 올해 화이자의 다른 폐렴구균 백신 관련 조성물 특허를 무효라고 판단했다. 국내 생산이 막히자 활로를 모색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러시아 제약사에 백신 원액에 해당하는 13개의 ‘개별단백접합체’를 수출했다. 하지만 화이자가 “이를 조합하면 완제품이 될 수 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화이자의 손을 들었지만, 3일 2심 재판부는 “연구 목적의 원액”이라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장에 좀 더 힘을 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판결에 대해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 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보완”을 호소했다. 7년여의 특허 소송을 이어오며 국내 특허심판 제도에 전문 심리 위원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가 절실하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 소송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정맥주사를 투여가 손 쉬운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역시 유일한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의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암젠, 리제네론 등과 여러 특허 소송을 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수출한 폐렴구균 13가 원액에 대한 화이자와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21부는 화이자의 자회사인 와이어쓰 엘엘씨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로 폐렴구균 13가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개발해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를 판매 중인 화이자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대법원이 화이자의 손을 들어주며 SK의 폐렴구균 백신은 2027년 4월까지 국내 생산 및 판매가 불가능해졌다.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활로를 찾기 위해 2018년과 2019년 러시아 제약사에 13개의 ‘개별단백접합체’를 수출했다. 화이자는 이에 대해 “이를 조합 시 완제품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특허침해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목적 원액”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에 대해 항소심을 제기했고, 3일 항소심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판결에 대해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백신, 바이오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이 높아지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소송 제기가 늘고 있다. 실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판매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가 제기한 여러 특허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암젠이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와 엑스지바에 대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국내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의 경우 유일한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의 특허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되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외서 여러 특허소송에 노출돼 있다”며 “국내서는 바이오와 같은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의 특허소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특허 기관의 전문성 고도화가 필요하다. 해외 소송에 대해서도 국내의 작은 바이오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분노가 허위 정보를 빠르게 퍼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분노를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접할 때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가능성이 컸다. 사실 확인 없이 허위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는 데 ‘분노’라는 감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미국 프린스턴대, 노스웨스턴대, 예일대 등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달 28일 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00만 개 이상의 페이스북 공유 링크와 4만 개 이상의 X(옛 트위터) 게시물을 허위 정보, 믿을 만한 정보, 분노 반응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 뒤 퍼지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잘못된 정보가 믿을 만한 정보에 비해 분노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게시물에 표현되는 ‘화나요’ 이모티콘이나 댓글 내용 등을 통해 게시물에 대한 분노 정도를 측정했다. 분노를 유발한 게시물은 보통 게시물보다 더 많이 공유됐다. 심지어 분노 반응이 많을수록 게시물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공유되는 비중도 높았다. 이를 종합해 보면 분노를 유발하는 허위 정보 게시물은 사실 확인의 절차 없이 더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정치적 집단 정체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런 경향성은 더 높아진다”며 허위 정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할 때 이 같은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분노는 (게시물에 대한) 반응 증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따라 더 멀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빅테크 기업이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사가 함께 기획한 기부 프로그램인 ‘나눔가게’를 출범하고 2일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나눔가게는 인천지역 20개 업체와 함께하는 기부 프로그램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이 지역의 나눔가게를 이용하고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5∼15%가 기부금으로 적립된다. 기부금은 인천지역 내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아들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 및 청소년 학업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기부 프로그램’을 신설하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노조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노사가 함께 사회공헌프로그램(CSR)을 공동 기획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30대 임직원이 많은 회사 특성을 반영해 나눔가게와 같이 즐거운 기부 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사원증을 태깅하면 1000원이 자동 기부되는 ‘나눔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셀프 포토부스형 기부 기기인 ‘나눔한컷’을 개발해 사내에 설치한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분노가 허위 정보를 빠르게 퍼트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분노를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접할 때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가능성이 컸다.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허위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는 데 ‘분노’라는 감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미국 프린스턴대, 노스웨스턴대, 예일대 등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1월 28일자에 발표했다.연구진은 100만 개 이상의 페이스북 공유 링크와 4만 개 이상의 X(옛 트위터) 게시물을 허위 정보, 믿을만한 정보, 분노 반응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 뒤 퍼지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잘못된 정보가 믿을만한 분노에 비해 분노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게시물에 표현되는 ‘화나요’ 이모티콘이나 댓글 내용 등을 통해 게시물에 대한 분노 정도를 측정했다. 분노를 유발한 게시물은 보통 게시물보다 더 많이 공유됐다. 심지어 분노 반응이 많을수록 게시물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공유되는 비중도 높았다.이를 종합해보면 분노를 유발하는 허위 정보 게시물은 사실 확인의 절차 없이 더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정치적 집단 정체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런 경향성은 더 높아진다”며 허위 정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할 때 이 같은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분노는 (게시물에 대한) 반응 증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따라 더 멀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빅테크 기업 역시 알고리즘 설계 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주요 성분을 속여 판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68·사진)에 대해 29일 법원이 “과학적 분야의 사법적 통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0년 7월 재판에 넘겨진 뒤 4년 4개월 만에 1심 결과가 전부 무죄·면소(免訴·기소 면제)로 나오자 바이오 기술 발전에 대한 사법적 제한 범위를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개 혐의 전부 무죄·면소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명예회장에 대해 “(인보사 의혹과 관련한) 주요 쟁점들에 대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이자 세계 첫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과정에서 일부 성분이 바뀐 것이 드러났다. 당초 인보사가 허가받은 ‘연골 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 세포’ 성분으로 제조 및 판매됐고, 코오롱 측이 이를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것. 식약처는 2019년 7월 허가를 취소했다. 검찰은 이 명예회장을 약사법·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배임증재 등 11개 혐의로 기소했다.재판의 쟁점은 이 명예회장과 임원들이 인보사 허가·제조·판매 과정에서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투자 유치 등을 노리고 고의로 FDA의 임상중단 명령을 숨겼는지였다. 이 명예회장 측은 “개발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 회장 등이 상장 이전에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다고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허가 당시 서류상으로는 연골 세포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신장유래 세포로 만든 제품으로 검사를 받았다는 점도 무죄 근거가 됐다. 안전성을 속이고 판매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객관적 자료를 제출한 바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보사 사태 이후 FDA가 재검토를 거쳐 인보사의 미국 내 임상 3상 절차 재개를 허용했고, 올해 7월 환자 투약을 마쳤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 “사법의 과학 통제 깊이 생각해야”재판부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식약처가 인보사의 제조와 판매를 중단시킨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그런데 그 이후 미국과 우리나라의 조치와 진행 경과는 사뭇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티슈진은 미국에서 1000명 넘는 대규모 환자를 모집해 3상 임상시험을 마친 반면에 한국은 형사 소추가 이뤄져 수년간 형사 재판이 진행됐다”며 “(상급심의) 최종적 판단이 이번 판단과 동일하다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인원이 투입된 이 소송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과학적 분야의 사법적 통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바이오 업계는 “신약 개발에 대한 무지가 혁신 기술 개발을 막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불거졌던 2019년은 유전자 치료제가 막 한국에서 꽃피던 시기였다. 인보사 허가가 취소되면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시험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발전 속도에 맞게 규제 기관이나 사법부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은 올해 7월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 3상을 끝냈고, 2027년 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코오롱 측은 “현재로서는 국내에 재허가 신청을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이 ‘무승부’로 끝났다.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정관 개정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재편하고자 했지만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및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과의 팽팽한 대치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57.89% 찬성률로 무산됐다.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사안으로 의결권이 있는 출석 주주의 66.7%가 찬성해야 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총 9명)는 5 대 4로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당 안건은 3자 연합이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이사로 신규 선임해 6 대 5로 이사회 구성을 뒤집기 위해 제안됐다. 하지만 정관 변경에 실패하며 계획은 무산됐다. 다만 출석 주주 절반의 지지가 필요한 보통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 건은 통과돼 신 회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정원 변경이 부결되며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3자 연합과 형제 측이 각각 5 대 5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구성이 동일한 데다 지분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이 같은 대치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12월에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이 예정돼 있으며,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의 정기 주주총회는 내년 3월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한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친환경 기술 혁신’에 집중해 기후대응, 수자원 관리, 제품 책임 등의 환경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우선 기후대응 핵심 관리 지표인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 친환경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일부 친환경 공정 장비의 경우 90% 이상으로 효율을 높였다. 수자원 관리에서도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재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공정 중 발생하는 폐수를 정화하고 분해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 현재 국내 업계 최상위 수준인 용수 재이용률 74%를 달성했다. 판매 제품의 생애주기 전 과정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전 과정 평가’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판매 제품의 40%에 대해 전 과정 평가를 완료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협력사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 기술 협력, 의료 복지 지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협력사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등 협력사 ESG 역량 제고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이해관계자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소통해 주요 글로벌 ESG 평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2024 ESG 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았다. 특히 법령, 규정, 윤리 등에 맞는 기업 경영을 하고 있는지를 보는 컴플라이언스 항목에 집중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제로’를 목표로 준법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반에 걸쳐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투명한 ESG 경영 소통을 위해 ESRS(유럽 지속가능 공시기준), IFRS(국제회계기준) 등 글로벌 ESG 공시 및 평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화큐셀은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상생 방안으로 떠오르는 영농형 태양광에 특화된 친환경 모듈을 제작하고 공급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경지에서 농산물 생산과 태양광발전을 병행하는 사업 모델이다. 농작물이 자라는 데는 일정 수준의 태양광이 필요하다. 그 기준점이 되는 광포화점을 넘어서는 태양광을 받더라도 작물이 자라는 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버리는 에너지가 되는 셈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모듈의 크기와 배치, 각도 등을 조절해 작물 재배에 적합한 일조량이 공급되게 하면서 남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영농형 태양광이 위기에 처한 농촌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팀은 2021년 국내 전력 가격을 기준으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수익을 계산한 결과 100㎾(킬로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기준으로 연간 787만 원에서 최대 1322만 원의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같은 면적의 농지에서 벼농사를 지을 경우 기대되는 연간 농경 소득(약 240만 원)보다 3∼5배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농형 태양광이 활성화되면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 및 국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체 농지 면적 총 1만5769㎢의 5%에만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해도 약 34GW(기가와트)의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 이는 국내 총인구의 90%에 해당하는 약 4800만 명이 가정에서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한화큐셀은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된 모듈을 제작해 국내 시범단지 등에 공급하고 있다. 또 KS인증 중에서도 친환경 고내구성 항목에 대한 추가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한 영농형 태양광 모듈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에 납품돼 설치까지 완료된 상황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솔루션”이라며 “한화큐셀은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된 친환경 모듈을 지속 공급하며 농촌을 이롭게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에서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7일 김경아 개발본부장 부사장(56·사진)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에서 여성 임원이 사장 직급에 오른 것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이영희 사장(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신임 대표는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 2020년부터 개발본부장으로 세포주 개발 및 배양, 분석, 임상, 허가 등 개발 전 과정을 총괄해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CEO가 바뀐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2012년 창립부터 13년간 고한승 사장이 CEO를 맡아 오다가 이번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게 됐다. 회사는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산업 진흥 및 규제 원칙을 담은 ‘AI 기본법’ 제정이 9분 능선을 넘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기본법 제정으로 AI 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하면서도 과도한 규제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AI 발전과 신뢰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12월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본법은 21대 국회에서 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하고도 표류하다 5월 폐기된 바 있다. 법안에는 AI 사업자의 투명성·안전성·의무 등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기본 사항이 담겼다. 핵심은 ‘고영향 AI’를 규정한 부분이다. 고영향 AI에 대해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위험을 미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AI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고영향 AI 서비스 사실을 사전에 고지해야 하며 검·인증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딥페이크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AI 생성물에 ‘워터마크’(식별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필요한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이 같은 의무 사항은 해외 사업자에게도 적용된다. 사업자가 의무 사항을 위반하면 과기부 장관은 사실조사 및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간 국내 AI 기업들은 관련 규제가 해외 빅테크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호소해 왔다. AI 업계는 지금까지 관련법이 없어 불확실성이 컸다는 점에서 AI 기본법 제정 움직임을 환영했다. 하지만 한 생성형 AI 기업 관계자는 “법안 내용이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과기부 공무원이 AI 사업자의 사업장에 출입해 서류 등을 조사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한 것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AI 기본법에 명시돼 있는 AI 안전연구소도 이날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착수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 R&D 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김명주 초대소장은 “연구소는 규제 기관의 성격이 아니라 지원하는 협력 기관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I 안전연구소는 △AI 안전 관련 위험 정의 및 분석 △AI 안전 정책 연구 △AI 안전 평가 기준 및 방법 연구 △AI 안전 표준화 연구 △국제 교류 및 협력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연구소는 다른 나라의 AI 안전 표준과 호환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표준화 연구에 우선 역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4조 원 규모의 민관 합작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에서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7일 김경아 개발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에서 여성 임원이 사장 직급에 오른 것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이영희 사장(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신임 대표는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 2020년부터 개발본부장으로 세포주 개발 및 배양, 분석, 임상, 허가 등 개발 전 과정을 총괄해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CEO가 바뀐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2012년 창립부터 13년간 고한승 사장이 CEO를 맡아오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게 됐다. 회사는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했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연구개발(R&D) 초기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26일 바이오의약품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의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백신 외에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을 추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세액공제는 흑자를 내는 순간부터 받을 수 있지만 조특법상 R&D 비용 등 통합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흑자전환이 되는 시점까지 최대 10년간 이월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상 신약을 개발해 이익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년에서 15년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5년가량의 초반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금은 회수가 어렵다는 얘기다. 생산 비중이 높은 일부 대기업은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지만 정작 R&D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약 개발사들은 세액공제 혜택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기업당 1000억 원 이상의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국내의 한 백신 개발사는 “호흡이 긴 바이오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이월 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하거나 적자인 상태에서도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2∼3년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며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지만 신약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산업 특성을 이해한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의 벤처캐피털(VC) 투자금은 4208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1년 1조6770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조성한 ‘K바이오·백신 펀드’ 역시 바이오 산업 특성을 반영해 좀 더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00억 원 규모로 1, 2호 펀드를 결성했으며,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 및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일부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펀드의 규모나 투자 대상이 현재 한국 바이오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후기 임상을 지원하기에는 펀드 규모가 너무 작고, 당장 자금 수혈이 필요한 초기 신약 개발사들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차라리 소액 펀드를 여러 개 결성해 필요한 기업에 제때 지원하는 편이 신약 개발사들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펀드를 목적에 맞게 세분화하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아닌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일부를 국산화했다. 완성된 진공용기는 ITER가 건설되는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로 보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한국이 담당한 진공용기 4개 파트의 제작 및 조달을 끝냈다고 밝혔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차세대 청정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진공용기는 핵융합 과정에서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하고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설비다. 총 9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4개는 우리나라가 5개는 유럽연합(EU)이 담당한다. 각 파트는 높이 13.8m, 무게는 약 400t으로 9개 섹터를 모두 조립하면 무게가 5000t에 달하는 초대형 구조물이 된다.하나의 진공용기 파트는 4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제작되는데, 이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1.6km 이상을 용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품들을 오차없이 조립하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이번 성과를 통해 핵융합 실증로 건설에 있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최초로 100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 연산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도입됐다. 20일 언론에 공개된 양자컴퓨팅센터의 ‘IBM 퀀텀 시스템 원’은 127큐비트로 구동되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 설치된 IBM 양자컴퓨터 중에는 최고 성능으로, IBM 퀀텀 시스템 원이 설치된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번째다. 최근 구글 등 빅테크들도 선점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경쟁에 한국도 뛰어든 셈이다. ● 2¹²⁷번의 연산 동시에 가능 이날 공개된 IBM 퀀텀 시스템 원은 커다란 원통 안에 들어 있었다. 원통 안에는 양자컴퓨터 하면 떠오르는 샹들리에 모양의 본체가 들어 있다. 성인 남성 키만 한 거대한 장비이지만 실제 큐비트가 작동하는 칩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다.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머지 공간과 장비는 영하 273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슈퍼컴퓨터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는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수를 100개 정도로 본다. 그간 클라우드(가상서버)를 통해 해외 양자컴퓨터를 활용해야 했던 국내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연세대의 양자컴퓨터 도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127큐비트는 2¹²⁷번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존 컴퓨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5000개→200개, 신약 후보 추려내 우주, 에너지, 금융 등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지만, 연세대 양자컴퓨팅센터의 1순위는 바이오다. 센터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포함해 여러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신약 개발의 경우 무수한 후보물질의 물성, 독성, 인체 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5000여 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200개 정도로 크게 추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약 개발은 양자컴퓨터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신약 개발 시장이 2023년 6억300만 달러(약 8378억 원)에서 2032년에는 48억1000만 달러(약 6조6839억 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바이오 기업 큐비트 파마슈티컬스와 협력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양자컴퓨팅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여러 협력 방안을 고심 중이다. IBM과 함께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모더나,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양자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인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최초로 100 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 연산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연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도입됐다. 20일 언론에 공개된 양자컴퓨팅센터의 ‘IBM 퀀텀 시스템 원’은 127 큐비트로 구동되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 설치된 IBM 양자컴퓨터 중에는 최고 성능으로, IBM 퀀텀 시스템 원이 설치된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번째다. 최근 구글 등 빅테크들도 선점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경쟁에 한국도 뛰어든 셈이다. ●2¹²⁷번의 연산 동시에 가능이날 공개된 IBM 퀀텀 시스템 원은 커다란 원통 안에 들어있었다. 원통 안에는 양자 컴퓨터 하면 떠오르는 샹들리에 모양의 본체가 들어있다. 성인 남성 키 만한 거대한 장비이지만 실제 큐비트가 작동하는 칩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다.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머지 공간과 장비는 영하 273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슈퍼컴퓨터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는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수를 100개 정도로 본다. 그간 클라우드(가상서버)를 통해 해외 양자컴을 활용해야 했던 국내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연대의 양자컴 도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정재호 연대 양자사업단장은 “127 큐비트는 2¹²⁷번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존 컴퓨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000개→200개, 신약 후보 추려내우주, 에너지, 금융 등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지만, 연대 양자컴퓨팅센터의 1순위는 바이오다. 센터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포함해 여러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신약 개발의 경우 무수한 후보물질의 물성, 독성, 인체 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양자컴을 이용하면 5000여 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200개 정도로 크게 추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약 개발은 양자컴퓨터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신약 개발 시장이 2023년 6억300만 달러(약 8378억 원)에서 2032년에는 48억1000만 달러(약 6조6839억 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바이오 기업 큐비트 파마슈티컬스와 협력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양자컴퓨팅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여러 협력 방안을 고심 중이다. IBM과 함께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모더나,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양자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인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무선으로 뇌의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원숭이 등 영장류에서 작용하는 무선 뇌신경 기록기를 개발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향후 파킨슨, 알츠하이머병 등 정복하지 못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19일 장경인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와 이영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배터리 없이 무선 전력 전송과 통신을 이용해 영장류가 특정 행동을 할 때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당 장비를 실험용 원숭이의 뇌에 이식한 뒤 한 달간 원숭이의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뇌신경 신호 기록기는 대부분 배터리나 유선 연결을 통해 작동했다. 사람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생각을 읽어내는 뉴럴링크의 장비 역시 배터리로 움직인다. 이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한 재수술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배터리 없이도 작동이 가능하고, 무선 통신으로 뇌 신호를 읽기 때문에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 신호 분석 기술도 접목해 정확도를 높였다. 장 교수는 “비인간 영장류가 장비를 이식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측정한 것”이라며 “현재 의공학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 알츠하이머병 등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측근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선 발사 현장에 참관할 예정이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 참관 계획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높아진 머스크의 위상을 재차 확인해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발 우주산업 대폭 규제 완화 시사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19일 오후 4시(현지 시간·한국 시간 20일 오전 7시) 스타십 6차 발사가 예정된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에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머스크 CEO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스타십은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로켓으로 약 100명의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추력을 가진다.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머스크가 계획하는 ‘화성 이주’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사는 스타십의 6번째 시험 발사로 지난달 13일 5차 발사가 이뤄진 뒤 약 한 달 만의 발사다. 그간 3, 4개월 간격으로 발사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6차 발사에서는 스타십의 2단에 해당하는 ‘스타십 우주선’의 재사용 기술을 검증한다. 스타십 우주선은 우주 공간에서 엔진을 점화해 궤도를 변경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후 지구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열차폐 실험 등도 함께 진행된다. 더불어 5차 발사에서 시도했던 ‘젓가락 기술’도 재검증에 나선다. 5차 발사에서는 발사대 ‘메카질라’의 로봇팔이 지구로 재진입한 1단 추진체 ‘슈퍼헤비’를 마치 젓가락으로 잡아채듯 포획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지상에 착륙하는 것보다 연료를 덜 사용하고, 슈퍼헤비의 주요 부품들을 좀 더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차 발사 이후 젓가락 기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6차 발사에 트럼프 당선인이 참관함으로써 머스크 CEO가 주장해 온 우주 산업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간 머스크 CEO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스타십 발사 허가 지연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발사 시 발생하는 산업 폐수로 환경보호청(EPA)이 부과한 벌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DOGE 수장을 맡게 된 머스크가 이 같은 규제들을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바이오팜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방사성 동위원소 기반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19일 SK바이오팜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악티늄-225(Ac-225)’ 기반의 방사성의약품(RPT)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공동연구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허가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악티늄-225는 에너지가 큰 알파 입자를 방출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 악티늄-225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한 상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에 필요한 허가 절차, 전문 인력, 시설 및 장비 등 인프라를 갖춘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협력은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에서 형제측 손을 들었다. 19일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8일 개최 예정인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는 것 △신규 이사 선임안 등이다. 이는 한미약품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제안한 안건이다. 3자 연합은 신규 이사로 임 부회장과 신 회장 선임을 안건으로 올린 상황이다. ISS는 의결권 행사 권고 보고서에서 3자 연합이 제기한 ‘현 경영진 하에서의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미진하고 주가 실적 또한 부진하다’, ‘기업 지배 구조 관련 우려가 부진한 주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 에 대해 “3월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가 새로 구성된 지 7개월에 불과하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3자 연합과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간 경영권 분쟁 중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형제측이 5명, 3자 연합측이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될 시 5대 6으로 상황이 뒤바뀌게 된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은 이달 28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