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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이 12일 막을 내렸다. 대회 개막 전부터 시작된 23일간의 현지 취재를 마감하며 TV 중계 카메라 뒤에 감춰져 있던 태극 전사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 14번의 인터뷰에도 ‘미소 가득’ 한국 탁구 선수 중 유일하게 3개 종목(단식, 복식, 단체전)에 모두 출전한 신유빈은 총 14경기를 치렀다. 인터뷰도 최소 14번을 해야 했던 것. 신유빈은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한결같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이제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냐”며 취재진에 단체 셀카를 제안하기도 했다. “내 마음속 최우수선수(MVP)는 신유빈”이라고 꼽은 기자도 많았다는 후문.● 냉혹한 킬러? 순수한 시골 소녀!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는 ‘냉혹한 킬러’ 이미지 덕에 미국 NBC방송이 선정한 ‘파리 올림픽 10대 스타’에 뽑혔다. 하지만 사격계에서는 여전히 순박한 시골 소녀로 통한다. 사격계 관계자는 “(충북) 단양 출신인 김예지는 영혼이 순수한 아이였다. 좌판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며 “심성이 워낙 착해 잘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세계적인 스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액땜 후 금메달 딴 신스틸러 도경동 펜싱 대표 도경동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잃어버렸다. 여권을 되찾고 개인 첫 올림픽에 나선 도경동은 단체전 결승에서 구본길 대신 들어가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신스틸러’가 됐다. 한국 남자 사브르의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도운 도경동은 “광고 모델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며 너스레. ● 허미미를 구한 데구치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을 딴 허미미(22)는 시상대 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단체 셀카를 찍어야 하는데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제공한 스마트폰 작동 방법을 몰랐던 것. 결국 결승 상대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의 도움을 받아 촬영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허미미는 “다른 회사 스마트폰만 써서 작동법을 전혀 몰랐다. 짧은 순간 진땀이 났다”고.● 은퇴 선언 후 찾아온 깜짝 동메달 유도 남자 60kg급의 김원진(32)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인 파리 대회에서 개인전 노메달에 그친 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출전 의사 없이 혼성단체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 그런데 후배들이 깜짝 동메달을 따내며 그도 덩달아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마침내 즐긴 에펠탑 역도 여자 81kg 초과급 은메달을 딴 박혜정(21)은 2년 전 콜롬비아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다가 환승 비행기를 놓쳐 파리에서 1박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하며 에펠탑 철 조각이 박힌 메달까지 받은 그는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에펠탑을 마음껏 즐겼다. 현지에 응원을 온 아버지, 언니와 달팽이 요리까지 먹은 건 덤이었다. ● ‘도쿄 스타’ 김연경, 파리 무대도 출연 3년 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배구 여제’ 김연경(36)도 파리를 찾았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연경은 국제배구연맹(FIVB) 홍보대사로 초청받았다. 김연경은 비치발리볼 준결승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 14시간 날아와 7초 만에 끝 스포츠 클라이밍 스피드에 출전한 신은철(25)은 7초 만에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상대보다 먼저 정상을 찍어야 하는 이 종목 8강 단판 승부에서 패했기 때문. 서울에서 파리까지 날아온 14시간의 비행시간이 아까울 만도 하지만 신은철은 “이 종목이 원래 그렇다. 빠르면 5초에 승부가 끝나기도 한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8강, 4강, 결승까지 진출해 오래 버텨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단체 구기 종목으로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여자 핸드볼이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최다(11회) 출전국인 한국이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한 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이 4일 덴마크에 20-28로 지면서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일정이 모두 마감됐다. 한국(―26)과 독일(+2), 슬로베니아(―31)가 똑같이 1승 4패를 기록한 가운데 골 득실 차에 따라 A조 최종 4∼6위가 정해졌다. A, B 각 조 6개 팀 중 4위까지 받는 8강행 티켓은 독일에 돌아갔다. A조 5위가 된 한국은 A, B조 12개 팀을 모두 합친 최종 순위에서는 10위를 기록했다. 8년 전 리우 대회 때와 같은 역대 최저 성적이다. 이번이 사실상 개인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한국 팀의 ‘에이스’ 류은희(34)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사양한 채 눈물을 흘리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한국은 지금까지 올림픽 여자 핸드볼에서 금 2개, 은 3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한국(6개)보다 이 종목 올림픽 메달을 많이 따낸 나라는 노르웨이(금 2개, 은 2개, 동메달 3개)밖에 없다. 다만 한국 여자 핸드볼이 올림픽 메달을 딴 건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이 마지막이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임애지(25)의 주먹으로 일궈낸 한국 여자 복싱 올림픽 첫 메달은 동메달로 확정됐다.여자 복싱의 간판 임애지(25)는 4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2일 8강전에서 콜롬비아의 강자 예니 아리아스에게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의 올림픽 여정도 끝이 났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자신과 같은 사우스포(왼손잡이)에 아웃복서이지만 키가 7cm나 더 큰 아크바시를 상대로 임애지는 고전했다. 임애지는 빠른 스텝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상대의 빈틈을 노렸지만 리치가 긴 아크바시가 임애지의 공격을 저지하며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다. 아크바시는 때때로 가드를 내리고 임애지를 향해 얼굴을 내밀고 있다가 임애지가 공격을 시도하면 재빨리 긴 팔을 뻗어 맞공격을 해 점수를 쌓았다. 1라운드부터 심판 5명 중 3명이 아크바시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아크바시의 우세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직후 임애지는 상대 코치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상대선수를 끌어안고 승부를 깨끗하게 인정했다.준결승전에서 패했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는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살렸다. 2012년 런던 대회 당시 한순철 복싱대표팀 코치(40)가 은메달을 딴 이후 한국은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또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된 여자복싱에서 한국은 2021년 도쿄 대회에 이르러서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가 나왔다. 이때 임애지와 오연지(34)가 출전했는데 모두 첫판에서 탈락해 승리가 없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단체 구기 종목으로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던 여자 핸드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한국은 4일 열린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5차전 최종전에서 덴마크에 20-28로 졌다. 한국은 1승 4패로 독일, 슬로베니아와 동률이 됐지만 세 팀 중 골득실차가 +18로 가장 높은 독일이 4위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에 이어 남은 한 장의 토너먼트 진출권을 가져갔다. 한국은 A조 5위에 자리했다. 여자 핸드볼이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역대 2번 째다.한국의 경기에 앞서 A조 4위 경쟁을 하던 독일, 슬로베니아가 모두 져 한국은 덴마크와 최소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한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A조 3위를 확정한 덴마크도 지난 4경기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주포 5명 중 2명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등 조별리그보다 8강전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하지만 한국은 앞선 4경기보다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의 덴마크전 전반전 슛 성공률은 35%였는데, 지난 네 경기 중 슛 성공률이 가장 낮았던 지난달 30일 노르웨이전(43%) 때보다도 낮았다. 덴마크 골키퍼 산드라 토프트(35)는 전반전에만 한국의 슛 10개를 막아냈다. 선방률이 56%였다. 반면 한국의 골문을 지킨 박새영(30)의 선방률은 14%(14개 중 2개)에 불과했다. 한국은 10골도 못 넣고 4점(8-12)을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다.한국은 후반 초반 덴마크가 선수 1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기회를 못 살렸다. 오히려 이때 덴마크는 공격 때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 1명을 더 넣는 ‘엠프티 골’ 전술을 써 한국과의 점수 차를 6점까지 벌렸다. 퇴장 당한 선수가 2분이 지나고 다시 완전체가 된 덴마크는 점수 차를 차곡차곡 벌려갔다.B조에서는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네덜란드, 헝가리, 브라질 네 팀이 8강에 올랐다. 앙골라와 스페인 두 팀은 탈락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우승팀이자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팀이기도 한 프랑스는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에서도 5전 전승을 거두며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한국-덴마크전을 끝으로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끝나며 노르웨이(A조 1위)-브라질(B조 4위), 덴마크(A조 3위)-네덜란드(B조 2위), 헝가리(B조 3위)-스웨덴(A조 2위), 프랑스(B조 1위)-독일(A조 4위)이 붙는 8강 대진도 완성됐다. 8강 토너먼트는 6일(현지 시간) 열린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단체 구기 종목으로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8강 진출을 향한 ‘판’이 깔렸다.한국과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슬로베니아는 3일(현지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A조 5차전 최종전에서 스웨덴에 23-27로 졌다. 이어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독일도 노르웨이에 18-30으로 졌다. 두 팀은 각각 1승 4패(승점 2)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어 한국은 4일 오전 4시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앞서 4경기를 치른 한국은 1승 3패를 기록했다. 3승 1패를 한 덴마크는 A조 3위에 올라 있다. 한국전을 이겨 노르웨이, 스웨덴과 함께 4승 1패가 되더라도 덴마크는 골득실 차에서 두 팀에게 밀려 순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 그렇기에 덴마크가 토너먼트전을 대비해 최종전에서 힘을 아낄 가능성이 높다.한국으로서는 최소 무승부만 해도 1승 1무 3패(승점 3) 4위로 8강에 오를 수 있다. 만약 진다면 한국, 독일, 슬로베니아 세 팀이 1승 4패 동률이 되고, 유일하게 실점보다 득점이 많은 독일이 골득실에서 앞서 올라가게 된다. 한국의 지난 4경기 골득실 차는 –18이다. 총 12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각 조 4위까지 8강 티켓이 주어진다.한국은 지난달 25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 독일전에서 23-22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렸던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독일은 6위를 했던 강팀이다. 이때 한국은 22위를 했다. 이후 한국은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스웨덴에게 연거푸 졌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금메달 후보’인 노르웨이에 6점 차(20-26)로 졌고 지난 세계선수권 4위 팀 스웨덴(21-27 패)과는 후반전 중반 2점 차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8강전을 하기 전에 주변에선 ‘한 번만 더 이기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했는데 그때 나는 ‘앞으로 세 경기를 다 이기겠다’고 했다.” 임애지(25)는 2일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이긴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도착해 이렇게 말하면서 “결승전 승리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임애지는 미리 준비한 오륜기 모양 안경을 쓰고 포즈를 잡는 등 20대의 발랄한 끼도 보여줬다. 임애지는 이날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34·콜롬비아)를 판정으로 꺾고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는다. 준결승전 패자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임애지가 8강전을 앞두고 남은 세 경기를 다 이기겠다고 한 건 목표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임애지는 8강전 승리로 한국 여자 복싱에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새로 남겼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임애지는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16강전 승리로 한국 여자 복싱에 ‘올림픽 첫 승리’를 안겼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는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의 올림픽 출전자로 이름을 남겼다. 도쿄 대회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고교 3학년이던 2017년엔 세계 유스복싱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의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임애지가 ‘한국 여자 복싱의 파이오니어(개척자)’로 불리는 이유다. 임애지는 “내가 한국 여자 복서 중 처음으로 세계 유스선수권 금메달을 따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뜻깊었는데 이번에도 한국 여자 선수 최초 타이틀을 얻게 돼 더 좋다”고 말했다. 또 “한국 복싱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도 좋지만 한국 여자 복서 최초 메달이 더 뜻깊다”고 했다. 이런 임애지도 아리아스와의 8강전을 앞두고는 솔직히 무서웠다고 했다. 전형적인 인파이터인 아리아스는 이번 대회 54kg급에 출전한 22명의 선수 중 2번 시드를 받은 강자다. 실력이 더 낫다고 평가받는 선수일수록 앞 번호 시드를 받는다. 임애지는 8명까지 주어지는 시드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임애지는 경기가 시작되자 빠른 발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상대가 주먹을 내기 어렵게 만들었다. 왼손잡이 아웃복서인 임애지는 적당한 거리를 둔 채 기회를 엿보며 상대 얼굴에 여러 차례 주먹을 얹었다. 아리아스는 공격 기회를 잡는 데 애를 먹었다. 경기 후 임애지는 “상대가 원래 파워풀한 선수다. 경기 전에 전략을 많이 세웠다. 내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상대의 공격이 엇박자가 되는 걸 보고 경기가 내 페이스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국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12년 만이다.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나온 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은메달 주인공이 임애지를 지도하고 있는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다. 임애지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한 코치에게 꼭 메달을 걸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8강전 승리로 이 약속은 지켰다. 동메달을 확보한 뒤 “한국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한 임애지는 이제 4강전과 결승전을 모두 이겨 한 코치 목에 금빛 메달을 걸어주고 싶어 한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양궁이 파리 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다. 김우진(32)과 임시현(21)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혼성 대표팀은 2일 파리 올림픽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의 운루 플로리안-미셸 크로펜 조에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여름올림픽에서 딴 통산 30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은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28)을 포함해 2관왕이 3명으로 늘었다. 한국이 단일 여름올림픽에서 3명의 2관왕을 낸 건 처음이다. 임시현은 3일, 김우진은 4일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남녀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게 된다. 임애지(25)는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이날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12년 만이다.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원호(25)-정나은(24) 조는 이날 결승에서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호는 대를 이어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54)이 어머니다. 김하윤(24)은 유도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에서 동메달을 땄다. 신유빈(20)은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천멍에게 0-4(7-11, 6-11, 7-11, 7-1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유빈은 3일 오후 8시 30분 하야타 히나(일본)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이변은 없었다” 한국 양궁 세번째 金… 전종목 석권 보인다[PARiS 2024]김우진-임시현 혼성전 우승남녀 개인전까지 금메달땐대회 3관왕… 金 5개 싹쓸이한국 양궁 남녀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32)과 임시현(21)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파리 올림픽 혼성전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남녀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전 종목 석권(금메달 5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임시현-김우진 조는 2일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을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나란히 남녀부 1위로 통과한 두 선수는 파리 올림픽 랭킹 라운드 각 1위,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혼성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직전 대회인 도쿄 올림픽 때까지 27개의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로 30개째를 채웠다.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한국 양궁 선수 최초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개인 통산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녕(양궁)과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과 타이다. 개인전 16강에도 올라 있는 김우진은 4일 남자 개인전에서도 정상을 밟으면 대회 3관왕이자 금메달 5개로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보유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역시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던 임시현도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임시현 역시 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 우승하면 3관왕을 차지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시현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동반 3관왕에 도전한다. 혼성전이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안산이 처음으로 3관왕에 올랐었다. 앵발리드 경기장의 도깨비 같은 바람도, 상대 팀 선수들의 반격도 두 양궁 천재의 화살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승에 이르기까지 가장 치열했던 승부는 16강에서 만난 대만과의 경기였다. 한국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세트 점수 4-0으로 앞섰으나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남녀 2명의 선수가 한 발씩 쏴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선 한국 선수들의 강심장이 빛을 발했다. 먼저 쏜 임시현이 화살을 10점에 꽂자 곧바로 김우진도 10점을 쏘며 뒤를 받쳤다. 대만 선수들 역시 9점, 10점을 쏘며 반격했지만 한국의 1점 차 승리였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슛오프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훨씬 강점을 보인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끼리 연습 경기를 자주 치러 슛오프 상황을 워낙 자주 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슛오프를 통해 첫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임시현과 김우진은 8강에서 이탈리아를 6-2로 완파한 데 이어 4강에서도 인도를 6-2로 꺾었다. 두 경기 모두 첫 세트를 내줘 0-2로 시작했지만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특히 김우진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2∼4세트 6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켰다. 기세를 탄 임시현-김우진 조는 독일과의 결승에서는 세 세트 만에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장 스탠드 8000석을 대부분 메운 한국 관중은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두 선수의 우승이 확정된 뒤 경기장엔 아이브를 비롯한 K팝 아이돌의 노래가 흘러나오며 한국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양궁이 파리 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다.김우진(32)과 임시현(21)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혼성 대표팀은 2일 파리 올림픽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의 운루 플로리안-미셸 크로펜 조에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여름올림픽에서 딴 통산 30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은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28)을 포함해 2관왕이 3명으로 늘었다. 한국이 단일 여름올림픽에서 3명의 2관왕을 낸 건 처음이다. 임시현은 3일, 김우진은 4일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남녀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게 된다.임애지(25)는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이날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12년 만이다.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원호(25)-정나은(24) 조는 이날 결승에서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호는 대를 이어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54)이 어머니다. 김하윤(24)은 유도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에서 동메달을 땄다.신유빈(20)은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천멍에게 0-4(7-11, 6-11, 7-11, 7-1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유빈은 3일 오후 8시 30분 하야타 히나(일본)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파리=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여자 복싱의 올림픽 첫 메달이 임애지의 주먹에서 나왔다.여자 복싱의 간판 임애지(25)는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34·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뒀다.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줘 임애지는 1승만 더한다면 여자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남녀를 통틀어 2012년 런던 대회 당시 한순철 복싱대표팀 코치(40)의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1라운드부터 임애지는 빠르게 스텝을 밟으며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반면 아리아스는 링 중앙에서 임애지를 응시하다 카운터를 노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1라운드부터 심판들은 부지런히 링을 움직이며 앞 손(오른손)으로 포인트를 쌓는 공격을 하는 임애지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2라운드에서도 우세를 점한 임애지는 3라운드에서 상대의 맹공격을 빠른 스텝으로 견제하며 승리를 가져갔다.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임애지는 16강전에서 타티아나 헤지나 지 제주스 샤가스(브라질)를 상대로 4-1 판정승(30-27, 30-27, 30-27, 30-27, 27-30)을 거뒀다. 한국 여자복싱이 올림픽에서 사상 첫 승을 신고한 순간이다. 8강전에서도 2번 시드를 배정받은 콜롬비아의 강자 아리아스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올림픽 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올림픽에서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한국은 9년 뒤인 2021년 도쿄 대회부터 임애지, 오연지(34)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해 링에 설 수 있었다. 당시 두 선수 모두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지만 첫 판인 16강에서 탈락했다.파리 올림픽에서도 한국 여자복싱을 대표하는 임애지, 오연지 두 명만 나섰지만 오연지는 첫 판인 32강전에서 탈락했다. 고교시절부터 ‘복싱천재’로 불린 임애지가 16강 문턱을 넘으며 기세를 올린 끝에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지켜냈다.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튀르키예의 하티스 아크바스(23)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단체 구기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1승 뒤 3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1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스웨덴에 21-27로 졌다. 한국은 지난달 25일 첫 경기였던 독일전 승리 이후 슬로베니아, 노르웨이전에 이어 3연패 하며 목표로 삼았던 8강 자력 진출이 어려워졌다. 한국은 4일 열리는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긴 뒤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스웨덴은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헨리크 시그넬 감독(사진)의 모국이다. 시그넬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4강에 올랐던 스웨덴은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을 노릴 만한 전력으로 성장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오른 스웨덴은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린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4위를 했다. 한국은 전반 6분여까지 스웨덴과 2-2로 맞섰지만 이후 2분 동안 스웨덴에 연속으로 3골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점수 차는 전반 21분이 지나 7점 차(6-13)로 벌어지기도 했다. 11-16, 5점을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7분 2점 차(18-20)로 따라붙었지만 이어 4골을 연속으로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은 강경민이 5골, 신은주, 우빛나, 강은혜가 각각 4골을 넣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판잔러(20·중국)가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에서 첫 세계기록을 세우며 아시아 선수로는 92년 만에 남자 자유형 100m 챔피언이 됐다.판잔러는 1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6초40의 세계 기록을 수립하며 정상에 섰다. 판잔러는 아시아 선수로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미야자키 야쓰지(일본)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가 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한국 황선우가 2021년 열린 도쿄 대회 준결선에서 47초56의 아시아 기록을 세울 때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에 아시아 선수로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 진출한 선수’로 주목받을 만큼 남자 자유형 100m는 아시아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m에서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러징이(중국) 이후 아시아 금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았다.판잔러는 이번 대회 경영 기록 부진이 수심이 얕아서란 분석 속에서도 자신이 2월 도하 세계선수권 남자 계영 400m 결선에 중국의 첫 번째 영자로 출전해서 세운 종전 세계기록(46초80)을 0.4초나 줄였다. 판잔러는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했고, 2위(47초48) 카일 차머스(호주)를 1.08초 차로 제쳤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1위와 2위의 격차가 1초 이상 벌어진 건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96년 만이다. 당시 1위 조니 와이즈뮬러(미국)는 58초6으로, 59초8로 2위를 한 바라니 이슈트반(헝가리)을 1.2초 차로 꺾었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1, 2위의 기록 차가 1초 이상 난 건 역대 5번째이지만 모두 초창기 때 일이다. 도쿄 올림픽 당시 1, 2위의 기록 차는 불과 0.06초였다.판잔러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얕은 수심이 세계기록을 세우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초반부터 앞서 나갔기에 물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며 웃었다. 판잔러는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라며 “이 기록은 중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수영을 위한 것이다. 더 좋은 기록을 만들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고 말했다.판잔러는 2023년부터 꾸준히 자유형 100m 기록을 단축해 왔다. 2023년 5월 중국선수권에서 47초22를 찍어, 황선우가 도쿄 올림픽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47초56)을 0.34초 단축했다. 지난해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6초97로, 아시아 최초로 46초대에 진입했고, 올해 2월에는 46초80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판잔러는 세계 최초로 자유형 50m 22초 미만(21초92), 100m 47초 미만(46초40), 200m 1분45초 미만(1분44초65)의 기록을 보유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남자 자유형 200m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을 노렸던 다비드 포포비치(20·루마니아)는 이날 47초49로 동메달을 획득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여자 복싱이 올림픽 무대에서 첫 승을 거뒀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여자 복싱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지 12년 만이다. 임애지(25·사진)는 3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16강전에서 타티아나 헤지나 지 제주스 샤가스(브라질)에게 4-1(30-27, 30-27, 30-27, 30-27, 27-30) 판정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이로써 임애지는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의 올림픽 출전자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림픽 첫 승 기록까지 남기게 됐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한국 복싱이 올림픽에서 승전보를 날린 건 남녀 선수를 통틀어 8년 만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남자 복서 함상명(29)이 56kg급 32강전에서 거둔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임애지가 8강전에서 이기면 한국 복싱은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게 된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은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韓복싱 恨푼다”… 임애지, 여자 첫 올림픽 메달에 한 스텝 남아[PARiS 2024]女 54kg급 8강 진출취미로 복싱하다 고1때 선수 시작… 고3이던 2017년 국제대회 첫 정상선수층 얇아 국내대회 54kg급 없어… 60kg으로 체급 올려 경기 치러중학교 때까지 취미로 복싱을 하던 임애지는 고교 1학년이던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 3년간 전국대회에서 패한 적이 거의 없을 만큼 독보적인 1인자였고 ‘복싱 천재’ 소리를 들었다. 유소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3이던 2017년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인 세계 유스복싱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임애지는 19세이던 2018년 태극마크를 달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갔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한 한국 여자 복싱의 간판 선수다. 왼손잡이 아웃복서인 임애지는 이날 16강전에서도 빠른 주먹과 가벼운 발놀림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으면서 상대를 어렵지 않게 물리쳤다.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해 16강 준비에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임애지는 상대를 철저히 분석했다. 임애지는 4-1로 비교적 여유 있는 판정승을 거두고도 실력을 100% 다 발휘하지는 못했다며 다소 아쉬워했다. 임애지의 복싱 인생에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가 출전한 54kg급 체급이 전국체육대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 대회엔 없다. 여자 복싱 선수층이 얇아 이 체급 복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대회에서 임애지는 체급을 올려 60kg급에서 뛰어야 했다. 권투 선수가 국내와 국제 대회에서 체급을 달리해 가며 경기에 나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60kg급엔 이번 올림픽에 함께 출전한 오연지(34)가 있다. 국내에선 오연지가 이 체급 최강자다. 오연지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고,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파리 올림픽 복싱에 임애지 오연지 2명만 출전했다. 남자 선수는 없다. 대한체육회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선수들의 정보를 담은 자료집을 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143명 전부가 아니라 종목별로 추려 실었는데 복싱 선수로는 오연지가 포함됐다. 오연지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 것이다. 양궁도 남녀 각 3명인 대표팀 가운데 남자는 김우진, 여자는 임시현만 실렸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녀부 각각 1위를 한 선수다. 국내에서 임애지는 매번 오연지에게 밀리는 2인자였지만 올림픽에선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의 승리를 거두면서 빛났다. 오연지는 이번 대회 첫 판인 32강전에서 패해 탈락했다. 임애지는 올림픽 첫 출전이던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에도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해 16강에 올랐는데 스카이 니컬슨(호주)에게 판정으로 져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3년의 시간이 지나 올림픽 8강 무대를 밟는 데 성공한 임애지는 이제 올림픽 메달까지 1승만을 남겨 놓고 있다. 임애지는 2일 오전 4시 4분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를 상대로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임애지는 자신의 8강전 경기가 TV로 생중계돼 팬들이 복싱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계영 800m 결선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6위(7분7초26)로 들어온 황선우는 “나도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7분1초94로 2위를 했던 기록에 무려 5초 이상이 뒤졌다. 황선우의 구간기록도 세계선수권(1분43초76)에 크게 뒤진 1분45초99였다.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기록이 저조하다. 대회 5일째까지 37개 중 15개의 메달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세계기록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6개가 나온 것에 비해 기록이 현저히 떨어진다. 황선우의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도 자유형 200m에서 자신의 최고기록(1분42초97)에 2초가량 뒤진 1분44초72로 우승했다. 과거 세계기록을 세웠던 3인방이 벌인 ‘수영 세기의 대결’ 여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아리안 티트머스(호주)의 기록도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3분55초38)에 크게 뒤진 3분57초49였다. 미국 야후스포츠 등 외신들은 라데팡스 수영장의 2.15m 수심을 기록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외신들은 “국제수영연맹(AQUA)이 현재 권장하는 2.5∼3m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기준은 올 7월 1일부터 바뀐 것이라 그 이전 규정(최소 2m 이상)을 지킨 라데팡스 수영장의 수심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얕은 수심이 기록엔 영향을 준다. 수심이 깊을수록 부력이 좋아진다. 선수들로선 몸을 물에 띄우는 힘을 줄이고 영법에만 집중할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깊은 수심은 운동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수심이 얕으면 경기 중에 물살이 거칠어지고,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수심 탓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우승한 서머 매킨토시(캐나다)는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경기하고 있다. 아주 특이한 환경도 아니다”라고 했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50으로 자신의 최고기록(3분42초42)보다 0.08초 느린 기록으로 3위에 오른 김우민은 “수심이 문제인지, 올림픽이란 무대가 주는 중압감 때문인지,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했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수영 최초로 올림픽 계영 800m 결선에 오른 대표팀이 단체전 역대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양재훈(26), 이호준(23), 김우민(23), 황선우(21)가 나선 대표팀은 31일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7초26으로 6위를 기록했다. 올랐다. 영국이 6분59초43으로 금, 미국이 7분0초78로 은, 호주가 7분1초98로 동메달을 가져갔다.30일 열린 예선에서 이호준, 이유연(24), 김영현(20), 김우민이 나서 7분7초96으로 전체 7위에 올라 한국은 올림픽 수영 최초로 단체전 결선에 진출했다. 같은날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해 16위로 준결선에 올랐던 황선우는 계영 800m에 전념하기 위해 계영보다 1시간 45분 전 치러진 자유형 100m 준결선을 기권했다.계영 800m 결선에서 한국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와 같이 라인업을 짰다.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로 이어지는 영자 순서도 항저우 대회 때와 똑같았다. 당시 한국은 7분1초73의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메이저대회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한국은 첫 영자로 나선 양재훈이 첫 200m 구간에서 1분49초84를 기록해 9팀이 오른 결선에서 9위로 시작했다. 이후 3번 영자로 나선 김우민이 순위를 8위로 끌어올렸고, 마지막 영자인 황선우가 이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30일 열린 남자 평영 200m 예선에서 1위로 준결선에 올랐던 조성재(22)는 계영에 앞서 열린 접영 200m 준결선에서 2분10초03으로 16명 중 12위에 그쳐 상위 8명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김민섭도 같은날 열린 남자 접영 200m 준결선에서 1분55초22로 16명 중 13위에 자리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다비드 포포비치(20·루마니아)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황선우(21)의 라이벌 포포비치는 30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72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영국의 매슈 리처즈(22·1분44초74), 미국의 루크 홉슨(21·1분44초79)이 뒤를 이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4위, 100m 7위를 했던 포포비치는 올림픽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포포비치는 루마니아 남자 수영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포포비치는 도쿄 대회에서 10대 선수로는 황선우(100m 5위, 200m 7위)와 함께 유이하게 두 종목 결선에 올라 세계 수영을 이끌 미래로 주목받았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9위를 해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포포비치는 “그동안 감기에 걸린 날도, 올림픽 스트레스로 2∼3시간밖에 못 잔 날도 안 거르고 훈련하며 희생해 왔다. 우승으로 끝나서 다행이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국제수영연맹(AQUA)은 “포포비치가 스스로 ‘불멸’이 됐다”고 평가했다. 포포비치는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2022년 6월 열린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포포비치는 49년 만에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와 200m를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또한 그해 8월 유럽선수권에서도 자유형 100m 당시 세계기록(46초86)을, 자유형 200m에서 1분42초97의 세계주니어기록을 세워 역시 2관왕이 됐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자유형 200m 출전 선수 중 포포비치 외에 ‘1분43초대’ 기록을 낸 선수도 없어 포포비치는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단체 구기 종목으로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1승 뒤 2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30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노르웨이에 20-26으로 졌다. 25일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독일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던 한국은 슬로베니아전에 이어 2연패 했다. 노르웨이는 A조 최강으로 꼽히는 팀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했고, 특히 올림픽에서는 금 2개, 은 2개, 동메달 3개로 여자 핸드볼 역대 가장 많은 메달(7개)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에만 5차례 동점을 기록하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들어 노르웨이의 노련한 플레이에 막혔다. 류은희가 6골을 넣었고 강경민과 김보은이 3골씩 터뜨렸다. 독일은 이날 슬로베니아를 41-22로 꺾었다. 한국은 독일, 슬로베니아와 함께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6개 팀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각 조 4위까지 8강에 오른다.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한국은 다음 달 1일 헨리크 시그넬 감독의 모국인 스웨덴과 4차전을 치른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평영의 강자 조성재(22)가 예선 전체 1위로 준결선에 올랐다.조성재는 30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평영 200m 예선에서 2분9초45로 예선에 참가한 25명 중 전체 1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이 부문에서 한국 수영이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건 조성재가 처음이다.예선 마지막 조인 4조에서 평영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중국의 친하이양(25), 프랑스의 강자 레옹 마르샹(22) 등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조성재는 마지막 50m를 남기고 뒷심을 발하며 친하이양(2분10초98), 마르샹(2분9초55) 등을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조성재는 평영 200m 한국기록(2분8초59) 보유자다. 2020년 11월 한국기록을 세운 뒤 이듬해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예선에서 2분10초17에 그쳐 19위로 상위 16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선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3년 뒤 출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예선 1위’를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이호준(23), 이유연(24), 김영현(20), 김우민(23)이 나선 남자 대표팀은 이어 열린 계영 800m예선에서 7분7초96으로 전체 7위에 올라 상위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획득했다. 31일 오전 5시 15분에 열릴 결선에서는 황선우(21)를 비롯해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26) 등 주력들이 출전할 예정이다.한국 계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올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한국의 최고 기록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7분1초73이다.30일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해 16위로 준결선에 올랐던 황선우는 계영 800m에 전념하기 위해 자유형 100m 준결선 출전을 포기했다.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우석(27) 김제덕(20) 김우진(32)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이 대회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30일 오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끝난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세트 스코어 5-1(57-57, 59-58, 59-56)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 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 양궁은 이로써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를 이룬 터라 한국 남녀 양궁은 올림픽 동반 3연패도 이뤘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보태며 1984년 이후 이날까지 모두 29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 모두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맏형’ 김우진은 이번에도 후배들과 함께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랐다. 한국 양궁 역사상 세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건 김우진이 처음이다. 김우진은 “올림픽에 3번 나와 단체전 3연패를 해 뜻깊게 생각한다. 항상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순간 기분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혼성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던 김제덕도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우석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금메달에 입을 맞췄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됐던 이우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 개최가 1년 미뤄지면서 다음 해 다시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번 남자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력과 경험 모두 흠잡을 데 없었기 때문이다. 이우석은 올림픽은 처음이지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는 등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번 대회 남자 랭킹 라운드 1위로 1번 시드를 받은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은 8강전과 4강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상대 팀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8강전에서 일본을 세트 스코어 6-0으로 완파했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만난 중국과 프랑스에는 한 세트씩만 비겼다. 특히 이우석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꽂아 넣으며 금메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때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오선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프랑스 남자 대표팀은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였으나 한국의 적수가 되진 못했다. 한국은 2세트와 3세트에서 모두 59점씩 기록했는데 이는 6개의 화살 중 5개가 10점, 1개만이 9점 과녁에 맞은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 두 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대표팀은 남은 혼성전과 남녀 개인전까지 5개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내달 2일 열리는 혼성전에는 남녀부 랭킹 라운드 1위를 각각 차지한 김우진과 임시현이 출전한다. 여자 개인전은 내달 3일, 남자 개인전은 내달 4일 각각 열린다. 이미 금메달 한 개씩을 딴 김우진과 임시현은 3관왕에 오를 수도 있다. 한국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남자 개인전을 제외하고 4개의 금메달을 땄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마지막 50m는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견뎌야 할 무게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김우민(23)은 시상식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던 김우민은 “시상식까지도 잘 참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 감정이 동요됐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메달을 따고 울었으니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김우민은 28일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으로 루카스 메르텐스(23·독일·3분41초78), 일라이자 위닝턴(24·호주·3분42초21)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한국 수영 선수는 ‘마린 보이’ 박태환(35·은퇴)에 이어 김우민이 두 번째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남자 자유형 400m 금, 200m 은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2012년 런던 대회 때도 두 종목 은메달을 가지고 돌아왔다. ‘가장자리’에서 얻은 값진 수확이었다. 예선을 7위로 통과한 김우민은 전체 8개 레인 중 가장 왼쪽인 1번 레인에서 결선 레이스를 벌였다. 여러 명이 동시에 헤엄치는 경영에서는 선수들이 만든 물살이 양 끝으로 퍼져 나가기에 가장자리일수록 불리하다. 또 수영 선수들은 레이스 도중 특정 방향(주로 오른쪽)으로만 숨을 쉰다. 맨 끝에 있는 1, 8번 레인은 50m 구간을 왕복하는 동안 절반은 벽을 보고 헤엄쳐야 하는 것. 이 때문에 경쟁 선수들의 페이스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김우민은 결선 참가 선수 8명 중 가장 빠른 출발 반응속도(0초62)로 이를 극복했다. 다만 수영장 가운데인 4번 레인에서 선두로 치고 나온 메르텐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르텐스는 350m 구간까지 세계기록(3분40초07)보다 0.77초 앞선 속도로 헤엄쳤다. 김우민은 350m 구간까지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벽을 보고 헤엄친 마지막 50m 구간에서는 뒷심 부족으로 6위(28초14)에 그쳤다. 그 바람에 2위 자리는 내줬지만 4위 새뮤얼 쇼트(21·호주·3분42초64)를 0.14초 차이로 제치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김우민은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만 해도 개인 종목 출전권을 따지 못한 선수였다. 단체전인 계영 800m 결과도 예선 탈락이었다. 하지만 김우민은 도쿄 올림픽 이후 호주 전지훈련 등을 통해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올림픽 시상대에도 오르며 ‘월드 클래스’로 우뚝 섰다. 그래도 김우민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김우민은 “박태환 선배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면서 “동메달로 만족하지 않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은 28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A조 리그 2차전에서 슬로베니아에 23-30으로 졌다. 1차전에서 독일을 꺾었던 한국은 꼭 잡아야 하는 상대로 여겨졌던 슬로베니아에 대패하며 8강 진출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국이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딴 여자대표팀은 앞으로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노르웨이와 스웨덴(4위), 덴마크(3위) 등 세계선수권 4강에 든 팀들을 연달아 상대해야 한다. 한국이 1점 차로 꺾었던 독일은 세계선수권 6위 팀이었고, 슬로베니아는 11위 팀이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에서 22위를 했었다.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엔 12개국이 출전했다. 6개 팀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4위까지 8강에 오른다. 12-14, 2점 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무너졌다. 한국이 10분 가까이 무득점으로 묶여 있는 동안 슬로베니아가 연속으로 7골을 넣어 양 팀의 점수 차는 9점(12-21)으로 벌어졌다. 한국이 추격을 위해 후반 초반 독일전에서 재미를 본 ‘엠프티 골’ 전술(골키퍼 없이 전원 필드 플레이어로만 구성)을 구사했는데, 슬로베니아가 빠른 공수 전환으로 역습을 펼쳐 점수 차를 더 벌렸다. 한국은 류은희, 신은주 등의 연속 골이 터지며 후반 중반 17-22, 5점 차로 따라갔지만 전력을 재정비한 슬로베니아의 벽에 막혀 5점 안으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헨리크 시그넬 한국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독일전 때는 감독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