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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군용기가 29일 노르웨이 등 회원국 곳곳의 영공 인근에 나타난 러시아 군용기를 격퇴하기 위해 약 6시간 동안 10차례 출격했다. 이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또한 알래스카 해안 상공에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 두 대를 추적했다. 러시아군 또한 최근 친러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에 집결하는 등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의 TU-95 폭격기 2대가 노르웨이 해안에 근접하자 노르웨이 역시 F-16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이 러시아 폭격기는 이후 북해 남쪽으로 비행을 계속해 영국과 벨기에 공군기의 출격을 유발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TU-160 2대가 북대서양 상공을 비행하자 역시 노르웨이 공군이 대응 출격에 나섰다. 나토 공군기들은 흑해와 발트해 인근에서도 러시아 군용기의 비행을 저지했다. 나토는 지난해 동맹국 영공 경계를 위해 약 400회 출격했으며 경계 대상 비행기의 대부분이 러시아 전투기였다. 나토 측은 성명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회원국 영공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항공기의 위치와 고도를 알리지 않고 관제탑과 교신도 하지 않아 민간 항공기에 잠재적 위협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또한 러시아를 향해 “군사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을 삼가고 2019년 이후 중단된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러시아가 전 유럽에서 군사 활동을 빈번하게 수행함에 따라 나토는 물론 미국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30일 CBS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2014년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3일 취임 후 처음 유럽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나토 동맹을 재건하고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독일의 천연가스 송유관 협력사업 ‘노드스트림2’에도 우려를 표하며 “유럽연합(EU)의 이익에 배치되고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킨다. 서방을 불안정하게 하는 러시아의 시도는 나토에 단합을 요구하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희망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코로나19 백신이 변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3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 의해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신체 면역 체계의 핵심 구성 요소인 T세포가 코로나19의 세 가지 변이에 대해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중 하나인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구진은 영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등에서 코로나19 변이가 출연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된 30명의 백혈구를 각 국가에서 출연한 코로나19 변이에 노출시킨 결과 T세포가 사실상 모든 변이를 인식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T세포와 중화 항체가 이를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T세포가 변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NIH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T세포가 세 가지 변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기존 코로나 백신이 여전히 변이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27일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114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하루 희생자로는 가장 많다. 사망자 중에는 5∼15세 미성년자 4명도 포함돼 군부의 잔혹성과 야만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쿠데타 발발 후 이날까지 희생된 시민은 450명에 이르고 이 중 미성년자도 20명이 넘는다. 군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청년들이 거리로 나온다면 머리나 등에 총알이 박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최대 도시 양곤의 한 마을에서는 1세 여아가 군부대 주둔지 근처의 집 밖에 있다가 고무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다쳤다.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군경이 우리를 새나 닭처럼 쏴 죽이고 있다”고 했다. 2대 도시 만달레이 인근 메이틸라에서도 군부대가 시위대를 해산한다며 주택단지를 향해 발포해 4명이 숨졌다. 이 중엔 13세 소녀도 있었다. 중부 슈웨보에서도 출가(出家)를 앞둔 13세 소년이 집 안에 앉아 있다 총격에 희생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이들 외에도 11세 소년, 7세 무슬림 소녀 등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 실제 어린이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니세프는 트위터를 통해 “어린이들을 향한 이 비극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날은 테러와 불명예의 날로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군부가 시민을 산 채로 불태웠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현지 매체 키티미디어는 만달레이에서 군부가 네 아이의 아버지에게 총격을 가한 후 살아 있는 그를 불 속에서 태웠다고 전했다. 28일 오전 마을 주민들은 불이 타고 난 잔해 속에서 그의 뼈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이날 새벽 만달레이의 한 마을에 불을 질러 50여 가구의 주택이 불에 타고 재만 남은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등장했다. 군부는 ‘미얀마 군(軍)의 날’인 27일 전국 곳곳에서 대대적인 유혈 진압을 벌였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군경이 이날 하루에만 전국 40여 개 도시에서 114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양곤 남쪽 달라 마을에서는 전날 체포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서 앞에서 무차별 사격이 자행돼 8명이 숨졌다. 시민단체 ‘미얀마인권네트워크’의 초 윈 대표는 BBC에 “진압이 아니라 학살(massacre)”이라고 말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은 학살이 자행되는 와중에도 수도 네피도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연설을 해 공분을 샀다. 그는 ‘군의 날’ 기념식에서 “군은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8개국이 미얀마 군부에 기념 사절을 보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군부의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일부 소수민족의 무장 반군은 군부가 이끄는 미얀마 군과 교전을 벌였다. 시위대와 연대를 선언한 카렌민족연합(KNU)이 태국 국경지역에 있는 카인주 무트로 지구의 한 미얀마 군 기지를 공격해 장악했다고 미얀마나우가 27일 전했다. 미얀마 군도 반격에 나서 카렌족 마을을 공습했다. 두 진영의 격렬한 공방으로 양측 모두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종엽 jjj@donga.com·조유라 기자}
23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에 따른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에 물류 대란 등을 포함한 ‘수에즈 위기’가 닥쳤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 시간) 진단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노선인 수에즈 운하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우선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로 매일 90억 달러(약 10조1700억 원) 규모의 물동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선박은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을 돌아가는 쪽으로 항로를 수정했다. 희망봉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보다 일주일이 더 걸린다. 국제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가는 건 46년 만이다. 이에 따른 선박 운임 상승 가능성 또한 크다고 FT는 예상했다. 이번 사고로 원유, 커피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26일(현지 시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은 각각 전일 대비 4% 이상 올랐다. 국제유가가 2, 3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기름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물류업계도 수에즈 운하의 운영 중단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HMM(옛 현대상선)은 당초 이번 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예정이던 아시아∼유럽 항로 선박 4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바꿨다. HMM 관계자는 “해당 선박 내의 연료가 충분해 우회 운항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수에즈 운하 진입을 앞두고 발이 묶인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HMM 그단스크호’는 운하 개방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이집트 당국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선박이 총 321척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28, 29일 양일간 만조(滿潮)를 맞아 선박 인양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만큼 인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조유라 기자}
27일(현지 시간) 하루 브라질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진자가 8만3039명이 나왔다. 이틀 전에는 9만7586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고 가장 많았다. ‘최악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이제 시작’이라는 절망적 관측이 현지에서 나온다. 유럽도 비상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27일로 나란히 백신 접종 3개월을 맞았다. 하지만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어나면서 추가 봉쇄에 나섰다. 공교롭게 이들 국가의 백신 접종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월 18일 시작한 브라질의 접종률은 6.1%,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10.3%와 10.6%다. 영국(43.2%)의 4분의 1 수준이다.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방역조치가 반발에 부딪히며 다시 팬데믹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각국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자국 우선주의’도 심해지는 분위기다. 손에 쥔 백신 물량은 적고, 방역 피로도가 높아진 한국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에 엇갈린 ‘2021 팬데믹’ 인도 상황도 비슷하다. 1월 16일 접종을 시작했지만 비율은 3.6%로 브라질보다 낮다. 2월 초 1만 명대였던 인도의 하루 확진자는 최근 6만 명대로 폭증했다. 영국 상황은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8일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25일(현지 시간) 기준 접종률은 43.9%다. 접종 초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초 5만 명을 웃돌았지만 최근 5000명대 이하로까지 떨어졌다. 미국은 여전히 누적 확진자(약 3091만 명)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대규모 접종 덕분에 1월 말 이후 사망자와 확진자가 줄었다. 1월 초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기도 했으나 최근 6만 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사망자도 하루 5000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26일 현재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26.8%다. 접종률 60%를 넘긴 이스라엘은 확진자 수가 500명대 수준이다.○ 예측보다 무서운 변이… ‘백신 방심’도 독(毒) 코로나19 재확산을 불러온 건 더딘 접종 속도 탓이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 영향도 크다. 브라질 상파울루대가 확진자 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에 해당하는 47명이 ‘P.1.’으로 불리는 북부 아마조나스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브라질 27개 주 가운데 최소 20개 주에서 발생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백신 접종 속도보다 빠르다. 남미 칠레의 접종률은 세계 3위(33.3%). 하지만 27일 하루 확진자 수는 7592명이었다. 이전 최고치(지난해 6월 14일, 8122명)에 육박했다. 칠레는 7개월 만에 수도 산티아고를 포함해 여러 지역을 재봉쇄했다. 접종 시작 후 흐트러진 방역의식도 무시할 수 없다. 영국과 이스라엘 모두 접종 초반 확진자 수가 늘었다. 접종과 함께 적절한 방역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방심이 확산세를 키울 수 있다.○ ‘백신 확보전’ 가열… 접종률 낮은 한국도 불안 새로운 팬데믹 상황은 ‘백신 국수주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세계의 백신공장’으로 불리는 인도는 최근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원재료 부족으로 유럽연합(EU)과의 공급 계약 체결을 일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 달을 막 넘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1.6%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2분기(4∼6월) 백신 도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4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최대한 백신을 확보해 빠른 시간 내에 접종하는 것이 방법이지만 ‘백신 국수주의’로 인해 당장은 힘든 상황”이라며 “방역수칙을 최대한 준수하며 감염자를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김성규 sunggyu@donga.com·조유라·이지윤 기자}
23일 이집트 수에즈운하에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에 따른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에 물류 대란 등을 포함한 ‘수에즈 위기’가 닥쳤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 시간) 진단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노선인 수에즈운하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우선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로 매일 90억 달러(약 10조1700억 원) 규모의 물동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선박은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을 돌아가는 쪽으로 항로를 수정했다. 희망봉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보다 1주일이 더 걸린다. 국제 해운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가는 건 46년 만이다. 이에 따른 선박 운임 상승 가능성 또한 크다고 FT는 예상했다. 이번 사고로 원유, 커피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26일(현지시간)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은 각각 전일대비 4% 이상 올랐다. 국제유가가 2, 3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기름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물류업계도 수에즈운하의 운영 중단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HMM(옛 현대상선)은 당초 이번 주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예정이던 아시아~유럽 항로 선박 4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바꿨다. HMM 관계자는 “해당 선박 내의 연료는 충분해 우회 운항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수에즈운하 진입을 앞두고 발이 묶인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HMM 그단스크호’는 운하 개방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이집트 당국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선박이 총 321척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28, 29일 양일간 만조(滿潮)를 맞아 선박 인양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만큼 인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 (1955∼2011)가 18세이던 1973년 작성한 첫 이력서(사진)가 2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경매에서 22만2000달러(약 2억5200만 원)에 팔렸다. 2018년 경매에서 영국 사업가가 17만4757달러에 샀고 3년 만에 가격이 4만 달러가량 올랐다. 이 이력서는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리드칼리지를 다니던 잡스가 자퇴한 직후 작성됐으며 친필 인증서를 동봉하고 있다. 잡스는 자신이 1955년 2월 24일 출생이며 디자인 기술을 보유했고 컴퓨터와 계산에 능숙하다고 밝혔다. 전자공학, 디자인공학, 디지털에 관심이 많다고도 적었다. 잡스가 이 이력서로 어떤 회사에 지원하려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1974년 컴퓨터 게임회사 아타리에 입사했고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 등과 함께 애플을 창업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영국 런던 해머스미스의 명물이었던 물개 프레디가 목줄을 하지 않은 개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도주했던 견주는 옥스퍼드대 출신의 변호사로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템즈강 해머스미스 다리 인근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10개월 된 어린 물개 프레디는 21일 오후 12시 45분 경 견주와 함께 목줄 없이 산책 나온 갈색 개에게 공격당했다. 한 달 전쯤 이 일대에 나타난 프레디는 사람들을 향해 재롱을 부리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런던 시민들은 그에게 전설적인 밴드 퀸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프레디는 공격 직후 곧바로 시민들에게 구조돼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수의사들은 프레디가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날 안락사를 진행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사우스에섹스야생동물병원은 “프레디는 물갈퀴가 골절되고 탈구도 발견됐다. 그의 몸에는 감염이 퍼지고 있어 항생제와 진통제를 투여하고 있으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개를 안고 사라졌던 견주는 옥스퍼드대 출신의 상법 전문 변호사 레베카 새번 클레어(49·여) 씨로 23일 밝혀졌다. 그는 사건 현장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580만 파운드(약 90억 원) 짜리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새번 클레어 씨의 변호사는 23일 “새번 클레어는 사건 직후 경찰에게 연락했으며 영국 동물 학대 예방을 위한 왕립 협회(RSPCA)에 회부돼 위법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고의적으로 농장 동물이나 야생 동물을 공격한 개의 주인은 1000~2500 파운드(약 155만~39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프레디의 죽음으로 개에게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하는 견주들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해머스미스 다리 인근에는 개와 산책할 때에는 목줄을 해 달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야생동물을 공격하는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평생 반려 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22일(현지 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 1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16일 남동부 조지아주 애틀란타 일대에서 연쇄 총격으로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지 엿새 만이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반경 콜로라도 최대도시 덴버에서 북서쪽으로 40여km 떨어진 소도시 볼더의 주택가에 있는 ‘킹 수퍼스’ 슈퍼마켓에서 한 괴한이 손님과 직원들을 향해 반자동 소총을 수십 발 발사했다. 이 총격으로 손님 등 9명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에릭 탈리(51)씨가 숨졌다. 탈리 씨 외에 50대 2명, 60대 3명, 20대 3명, 40대 1명 등 총 10명이 희생됐다고 현지 경찰이 23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희생자 중 아시아계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특수기동대(SWAT)와 헬기를 투입해 슈퍼마켓을 포위하고 대치한 끝에 용의자인 21세 남성 아흐마드 알 이사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의 정확한 신원과 인종 배경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름을 감안할 때 무슬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이슬람에 관한 게시물이 여럿 올라와 있다. 자기 소개란에는 덴버 메트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며 킥복싱을 즐긴다는 문구가 있다. 콜로라도 아르바다에서 거주하는 알 이사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된 동영상에서 그는 수갑을 찬 채 팔과 다리에 피를 흘리며 구급차에 탑승했다. 경찰은 그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안정적 상태라고 밝혔다. 그를 희생자 10명에 대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할 뜻도 밝혔다. 이날 참극은 아무 경고 없이 시작됐다. 이 슈퍼마켓은 주택가에 있어 인근 주민들과 콜로라도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었다. 현 지매체 덴버 포스트는 “범인이 가게에 들어와 아무 말 없이 바로 총을 두어 발 쐈고,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쐈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전했다. 계산대 줄 맨 앞에 서 있던 한 여성이 먼저 총에 맞았다. 과자를 사러 슈퍼에 들렀던 라이언 보로스키 씨(37)는 “총성이 계속되자 모두가 겁에 질린 채 ‘뛰어!’라고 소리치며 도망치면서 슈퍼마켓이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은 총소리를 듣고 매장 2층 내 벽장 안에 1시간 동안 숨어있었다고 전했다. 슈퍼마켓 주차장과 내부 입구 쪽에서 3명이 총에 맞은 듯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긴 현장 영상도 등장했다. 탈리 씨는 현장 인근에 있던 경찰 중 가장 먼저 도착했다가 범인 총격에 희생됐다. 자녀가 7명 있으며 맏이는 20세, 막내는 7세라고 경찰은 밝혔다. 최근에는 드론 조종사로 전직하는 걸 고려 중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미국에서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볼더 등을 포함한 덴버 일대에서는 1999년 미 최악의 학내 총기 사고로 꼽히는 ‘컬럼바인고교 총기 난사’를 비롯해 대규모 희생자를 낳은 사건이 수 차례 발생했다. 1999년 4월 덴버 남쪽 리틀턴의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 7월에는 25세의 제임스 홈스가 덴버 동쪽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영화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있던 관객에게 총을 쏴 12명이 숨지고 70명이 부상했다. 2019년에도 덴버 남쪽 하일랜즈랜치의 ‘스템(STEM) 스쿨’에서 총격범 2명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CNN은 16일 애틀랜타 연쇄 총격부터 이번 볼더 총기 난사까지 6일간 휴스턴, 댈러스, 필라델피아 등에서 7건의 총기 난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2011년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자로 총기 규제를 지지해 온 개브리엘 기퍼즈 전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은 22일 “지난주에는 애틀랜타더니 오늘은 볼더”라며 “이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콜로라도주 법원은 이번 사건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의 소총을 금지한 볼더시의 규정이 위법하다고 이달 12일 판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 ‘AR-15’ 소총은 미국 총기 난사 사건에서 빈번히 등장하며 문제로 지적된 이른바 ‘돌격 소총’이다. 2012년 오로라 지역 극장 총기 난사, 2016년 49명의 희생자를 낳은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당시에도 AR-15 계열의 소총이 범인의 손에 들려 있었다. 볼더시는 2018년 돌격 소총 소유 금지 규정을 제정했다. 이번 참극을 계기로 총기 규제 여론도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척 슈머 집권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총기 폭력의 확산을 막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은 이달 이미 강화된 총기 폭력 방지법안 2건을 통과시켰다”면서 “당장 행동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건 보고를 받았으며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우리는 오늘 악(evil)의 얼굴을 보았다.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콜로라도 주민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미 사법당국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에게 ‘악의적 살인 및 가중 폭행’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아시아계 사망자가 다수임에도 현재까지는 ‘증오범죄’ 혐의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헌신적 싱글맘, 열성적 봉사자, 한국 음식을 자주 해주던 이웃…. 1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으로 숨진 한국계 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20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알려졌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운 현정 그랜트 씨(51)의 장남 랜디 박 씨(23)는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글을 통해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러야 하지만 법적 문제로 시신조차 인도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그는 어머니와의 혈연관계를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랜트는 현정 씨가 박 씨 형제의 친부를 만나기 전 결혼했던 미국인 남편의 성이다. 집주인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집을 비워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박 씨는 장례식 비용 및 집세를 마련하기 위해 18일부터 ‘고펀드미’에서 온라인 모금을 진행했다. 21일 현재 6만8000여 명이 참여해 목표치 2만 달러의 100배가 넘는 264만 달러(약 30억 원)가 모였다. 차남 에릭 씨(20) 역시 어머니가 해준 김치찌개가 그립다고 회고했다. 현정 씨와 같은 가게에서 일했던 김순자 씨(69)는 1980년대 남편, 두 자녀와 미국으로 이주했다.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랐지만 접시닦이, 편의점 직원, 야간 청소부 등 고된 육체노동을 거듭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가톨릭 신자인 김 씨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에 열심이었다. 특히 1998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한국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아동재단’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수도 워싱턴의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공로로 대통령봉사상을 탔다. 김 씨의 손녀는 할머니를 ‘투사(fighter)’라고 묘사했다. 1980년대 미군 남편을 만나 조지아주로 건너온 유영애 씨(63)는 두 아들의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자주 해주고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던 평범한 이웃이었다. 사망자 8명 중 최고령인 박순정 씨(74)는 스파를 운영하는 친구를 돕다 참변을 당했다. 사위 스콧 리 씨는 “장모님은 매우 건강해 누구나 100세까지 살 것으로 여겼다”며 비통함을 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민간인 약탈까지 자행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 시위에 가담한 사람과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의 재산을 집중적으로 노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군경은 18일 양곤 외곽 탐웨 등에서 2000만 차트(약 16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시민들로부터 빼앗았다. 이들은 비무장 민간인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며 현금, 보석, 카메라, 시계, 음식 등을 닥치는 대로 가져갔다. 700만 차트에 이르는 물품을 도난당한 한 시민은 군경이 아니라 무장 강도라고 비판하며 “총을 쏘며 집 안으로 들어와 모든 것을 약탈해 갔다”고 분노를 표했다. 20일 양곤에서는 군경이 해산 중이던 시위대에 총을 쏴 15세 소년 아웅 카웅 테가 목에 실탄을 맞고 숨졌다.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당신들이 죽을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9일 중부 마궤에서도 세 아이의 어머니인 도 말라르 윈이 총에 맞아 숨졌다. 시민단체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발발 후 이달 20일까지 군경에 의해 최소 247명의 시민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동의 적’ 군부에 맞서기 위한 시민사회와 소수민족의 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20일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모임 겸 일종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미얀마 연방 및 연방군을 설립하기 위한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대화가 80%가량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20, 21일 이틀간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특히 타이베이에서는 중국계 미얀마인 수백 명이 군부에 항의하는 노래를 부르며 시위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헌신적 싱글맘, 열성적 봉사자, 한국 음식을 자주 해주던 이웃….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으로 숨진 한국계 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알려져 비통함을 더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운 현정 그랜트 씨(51)의 장남 랜디 박 씨(23)는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글을 통해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러야 하지만 법적 문제로 시신조차 인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그는 어머니와의 혈연관계를 법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집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박 씨는 장례식 비용 및 집세를 마련하기 위해 18일부터 ‘고펀드미’에서 온라인 모금을 진행했다. 20일 현재 6만8000여 명이 참여해 목표치 2만 달러의 100배가 넘는 264만 달러(약 30억 원)가 모였다. 차남 에릭 씨(20) 역시 어머니가 해준 김치찌개가 그립다고 회고했다. 그랜트 씨의 동료인 김순자 씨(69)는 1980년대 남편 및 두 자녀와 미국으로 이주했다.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랐던 그는 접시닦이, 편의점 직원, 야간청소부 등 고된 육체노동을 거듭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가톨릭인 김 씨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에 열심이었다. 특히 1998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한국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아동재단’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수도 워싱턴의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공로로 대통령봉사상을 탔다. 김 씨의 손녀는 할머니를 ‘투사(fighter)’라고 묘사했다. 1980년대 미군 남편을 만나 조지아주로 건너온 유영애 씨(63)는 두 아들의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자주 해주고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던 평범한 이웃이었다. 사망자 8명 중 최고령인 박순정 씨(74)는 스파를 운영하는 친구를 돕다 참변을 당했다. 사위 스콧 리 씨는 “장모님은 매우 건강해 누구나 100살까지 살 것으로 여겼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범이 성(性) 중독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중처벌이 가능한 증오 범죄 혐의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종적 범행 동기를 철저히 파헤쳐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연쇄 총격 사건이 미국 내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명백하고 또렷한 공포심을 심었다고 전했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은 인종주의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유혹을 없애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사지숍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도록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격 사건은 애틀랜타시와 인근 체로키카운티에 있는 마사지숍 3곳에서 벌어졌다. 체로키카운티의 제이 베이커 보안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수사 초기 단계”라며 “그는 명백히 성 중독이라고 생각하는 문제가 있어 보이고, 마사지숍을 자신이 없애 버리고 싶은 유혹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롱은 범행을 벌인 장소들에 과거 자주 갔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마사지 가게에서 성적인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커 보안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롱에 대해 “어제는 그에게 매우 나쁜 하루였다”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소셜미디어에서 ‘보안관이 (총격범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베이커 보안관이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롱이 과거에 성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타일러 베일리스라는 남성은 CNN 방송에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지아주 로즈웰시에 있는 재활시설에서 롱과 함께 생활했다”고 밝혔다. 총격범에게 성 중독의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이를 근거로 이번 사건이 인종 증오 범죄가 아니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키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8명을 살해한 사람의 말을 믿기는 어렵다”며 “많은 피해자가 아시아계이고 그가 아시아 마사지숍을 겨냥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텀스 시장은 “피의자는 가장 극심하게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조지아에서는 증오 범죄로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서 지난해 여름 통과된 증오 범죄 가중처벌법은 인종이나 종교, 출신 국가, 성적 지향성, 성별, 지체장애를 이유로 차별적 행위를 했을 때 최소 2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롱은 추가 범행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체포 당시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었고, 붙잡힌 뒤 조사 과정에서 “(총격) 행동을 더 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베이커 보안관은 밝혔다. 경찰은 그의 검은색 투싼 차량에서 권총을 발견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롱의 어머니는 총격 사건 발생 직후 TV를 통해 폐쇄회로(CC)TV에 찍힌 롱을 알아보고 곧바로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연락해 아들임을 신고했다.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롱의 부모가 그의 차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설치돼 있다는 걸 알려 체포를 도왔다”고 보도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
한국계 여성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두고 백인남성 경찰 제이 베이커 보안관이 “나쁜 하루를 보냈다”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이 거세다. 베이커 보안관이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관할하는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근무하는 베이커 보안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롱에 대해 “어제는 그에게 매우 나쁜 하루였고 이게 그가 한 짓”이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인종 혐오’가 아닌 ‘성중독’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커 보안관은 “롱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무게를 알고 있다.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무려 8명이 숨졌는데도 가해자 위주의 사고방식을 드러냈다며 분노를 표했다. 한 시민은 “역겹다.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누구나 살인하지는 않는다”고 질타했다. 다른 시민은 “베이커 보안관이 롱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소셜미디어에도 ‘백인우월주의(whitepriveledge)’ ‘백인 극단주의(whitesupremacy)’ 같은 해시태그가 넘쳐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이커 보안관의 발언과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법 집행기관 내부의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를 지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이커 보안관은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수입된 바이러스’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사진과 함께 “이 옷 정말 좋다. 남아있을 때 사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내전 가능성을 언급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측 인사를 반역죄로 기소했다. 미얀마 최대 종교인 불교계는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며 군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의 모임이자 일종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지난달 22일 유엔 특사로 임명한 의사 겸 시민운동가 살라잉 마웅 타잉 산을 16일 반역죄로 기소했다. ‘닥터 사사(Dr. Sasa)’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타잉 산은 쿠데타 당일 수도 네피도에 있었으나 택시 운전사로 위장해 탈출했으며 현재는 해외에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그는 해외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얀마 현 상황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고 있다. 그는 15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빨리 국제사회의 연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미얀마는 최대 규모의 내전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군부는 타잉 산이 시민불복종 운동을 부추기고 국제사회 제재를 촉구한 점, CRPH의 유엔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반역죄 기소 이유로 들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나는 미얀마 국민들과 함께하며 내 삶을 미얀마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 정의를 위해 바쳤기 때문에 자랑스럽다”며 “군부는 미얀마 전역에서 비무장한 시민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매일 반역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불교계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상가 마하 나야카’는 군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1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17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인구의 90%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승려들은 2007년 반(反) 군부 민주화시위인 ‘사프란 혁명’을 이끌기도 했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지난달 1일 쿠데타가 일어난 뒤 16일까지 민주화 시위 관련 사망자는 총 193명이라고 보도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은 2017년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에 있는 세콰이어 고교를 졸업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의 동급생은 미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그에 대해서 “순진하고(innocent) 괴짜 같았다(nerdy)”고 평가했다. 동급생은 “롱은 욕도 하지 못할 만큼 순진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는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며 괴짜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롱에 대해 “사냥꾼(hunter)이었으며 종교에 크게 심취해 있었다(big into religion)”고 덧붙였다. 롱은 조지아주 밀튼에 있는 크래퍼블 퍼스트 침례교회에 다녔다. 데일리비스트는 2018년 교회 페이스북에 롱이 신앙을 고백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영상에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것처럼 나는 8살 때 기독교인이 됐고 세례를 받았다. 내가 교회에 나왔던 가장 큰 이유는 당시 많은 내 학교 친구들이 그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교회 페이스북은 계정이 삭제된 상태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교회 측은 롱이 용의자임을 확인하고 장로들이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롱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피자, 총, 드럼, 음악, 가족, 그리고 하나님으로 내 인생의 대부분이 요약된다. 꽤 괜찮은 삶이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고 데일리비스트는 보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측 인사가 내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후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연일 대규모 사상자가 속출하자 문민정부 측도 평화 시위 대신 군부에 적대적인 소수민족과 손잡고 무력 대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NLD 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모임이자 일종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유엔 특사로 임명한 의사 겸 시민운동가 살라이 마웅 타잉 산은 15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빨리 국제사회의 연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최대 규모의 내전(the greatest civil war)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닥터 사사(Dr. Sasa)’란 별명으로도 유명한 타잉 산은 특히 최대 도시 양곤, 2대 도시 만달레이 시민이 소수민족 반군과 연대하기로 결정하면 전면적 내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군부를 향해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처럼 체포당하거나 살해당하는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30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있는 미얀마는 1948년 건국 후부터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류 버마족과 소수민족의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소수민족을 강력히 탄압하는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군부가 큰 힘을 얻었다. 이번 쿠데타 후 버마족이 주류인 시위대와 소수민족이 ‘공동의 적’ 군부에 맞서 연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미얀마 군부는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미얀마 지부가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자금을 지원했다며 직원 1명을 구금하고 다른 직원 11명도 수배했다고 16일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휴가를 주는 이른바 ‘백신휴가’ 도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백신휴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정 총리 발언 이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백신휴가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에는 “백신을 맞고 독감에 걸린 것처럼 아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 2일 휴가 실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나 감염병예방법에 백신휴가를 위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휴가가 강제 사항이 되려면 생리휴가처럼 근로기준법에 ‘백신휴가’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며 “권고 형태로 할지, 강제성을 부여할지 등은 관계부처 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미 백신휴가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나라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예방프로그램 안내문을 통해 근로자가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경우 유급휴가 부여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13일(현지 시간)부터 백신 접종을 위해 근로자에게 4시간의 유급휴가를 주는 법안을 시행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 법안은 일반휴가를 쓰지 않고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했다. 이 법안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네바다주는 1월 주노동감독관 명의로 발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휴가지침을 통해 5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들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접종 때 각각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계에 (백신휴가를) 독려하고, 국가공무원까지 포함해 시행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십홀딩스, 구보이 잉크 등 일부 일본 기업은 백신을 접종한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장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자체 계획을 내놓았다.이지운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측 인사가 내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후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연일 대규모 사상자가 속출하자 문민정부 측도 평화 시위 대신 군부에 적대적인 소수민족과 손잡고 무력 대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NLD 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모임이자 일종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유엔 특사로 임명한 의사 겸 시민운동가 살라이 마웅 타잉 산은 15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빨리 국제사회의 연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최대 규모의 내전(the greatest civil war)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닥터 사사(Dr. Sasa)’란 별명으로도 유명한 산은 특히 최대도시 양곤, 2대 도시 만달레이 시민이 소수민족 반군과 연대하기로 결정하면 전면적 내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군부를 향해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처럼 체포당하거나 살해당하는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더 이상 성명은 필요 없다. 외교, 경제, 정치적으로 더 강한 제재를 원한다”며 국제사회가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130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있는 미얀마는 1948년 건국 후부터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류 버마족과 소수민족의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소수민족을 강력히 탄압하는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군부가 큰 힘을 얻었다. 이번 쿠데타 후 버마족이 주류인 시위대와 소수민족이 ‘공동의 적’ 군부에 맞서 연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NLD 측은 13일에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소수민족 반군과 접촉하고 있다. 일부 반군이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쿠데타 후 식료품 값이 급등해 미얀마의 식량위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세계식량계획(WFP)은 2월 초부터 현재까지 북부 일부 지역에서 쌀 가격이 35% 급등했으며 연료비는 15% 상승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14일부터 계엄령이 내려진 양곤 흘라잉타야에서는 시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비닐봉지에 급하게 생필품을 챙겨 개조한 트럭과 툭툭을 타고 고향으로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지지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설득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1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원 사이에서 갖고 있는 ‘믿을 수 없는 영향력’을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사용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정치는 상식적이며 고민할 필요도 없는 공중 보건 규칙과는 분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PBS·뉴스아워·NPR·마리스트폴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공화당원의 49%,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47%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걸림돌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 중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10% 미만이었다. 퇴임하기 전인 1월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백신 접종을 권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1일 백신을 맞는 것을 봤다. 이는 백신이 얼마나 고통스럽지 않은지를 보여준다”며 “그러니 여러분, 모두 가서 백신을 맞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여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캠페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