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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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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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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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튀와 토슈즈를 벗다

    유니버설발레단(UBC) 단원들의 올해 첫 공연은 발레 의상인 튀튀와 토슈즈를 벗은 작품이다. 다음 달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모던 발레 ‘멀티플리시티’가 바로 그것이다. 몸으로 음악을 연주한다는 찬사를 받아온 스페인 출신의 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작품으로 바흐의 음악을 무용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해 UBC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소개돼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바흐 역을 맡은 남자 주연 무용수는 바로크 시대 정장에 회색 가발까지 갖추고 나선다. 무대 배경이 되는 철골 구조물은 오선지가 되고, 바흐의 지휘에 따라 무용수들이 악기와 음표로 변신한다. 바흐의 음악세계와 삶이 무용을 통해 그려진다. 나초 두아토는 이 작품으로 ‘현대 발레의 천재안무가’란 수식어와 함께 2000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공연 직전 무대에 문훈숙 UBC 단장이 올라 관객에게 모던 발레에 대한 설명과 멀티플리시티 작품 감상법을 해설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3만∼10만 원, 070-7124-173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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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함부르크 ‘독종’ 발레리나 박윤수 “유럽서 무용수로 살려면…”

    “아직도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의 제가 유일한 한국인 단원이다보니 한국 발레리나로서 사명감이 커요.” 2007년 한국인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에 입단해 화제가 됐던 발레리나 박윤수 씨(26)가 3, 4월 연달아 세 작품에서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함부르크 발레단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 발레단으로,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에마이어가 40여 년간 이끌고 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수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카멜리아의 레이디’가 노에마이어의 대표적인 안무작이다. 박 씨는 함부르크 극장에서 다음달 29일 막을 올리는 ‘윈터라이즈’(Winterreise), 4월 3일 공연하는 ‘메시아’(Messias), 같은 달 21일 선보이는 ‘프릴류씨비’(Preludes CV) 등 세 작품에서 모두 주역을 꿰찼다. 지난 11일 모처럼 2주간 겨울 휴가차 한국에 들어와 있는 박 씨를 만났다. 그는 “아직 코르 드 발레(군무)지만 함부르크 발레단은 경력과 관계없이 작품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면 주역으로 발탁하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173cm의 키와 유난히 길고 가는 팔로 상체의 표현력이 좋은 그는 클래식 발레 작품보다 컨템포러리에 어울리는 몸매를 지녔다. 주역을 맡은 세 작품 역시 컨템포러리 장르에 가까운 스토리 발레로 추상적인 움직임이 특징이다. ‘프릴류씨비’에서 주역 ‘라우라’(Laula) 역을, 메시아에서 마리아 역을 맡았다. 윈터라이즈는 주요 배역에 캐릭터명이 부여되지 않고, 주역 무용수들이 한 캐릭터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특히 메시아는 함부르크 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극 중 마리아가 총 3명 등장하는데 유독 저만 캐릭터가 강한 편이다. 베이지 계열의 슈트를 입는 마리아들과 달리 홀로 검은색 의상을 입어 더 강한 느낌을 풍긴다”며 “예수를 믿으면서도 한편으로 믿지 못하는 그런 심리를 표현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처음 메시아의 마리아 역을 맡은 뒤 호평에 힘입어 또다시 발탁됐다. 이 작품으로 그는 독일 댄스 매거진이 선정한 ‘2014년 유망주’로 뽑히기도 했다. 18세 때 함부르크 발레단에 최초의 한국인 단원으로 입단한지 어느덧 8년. “독일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혼자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운 겁니다. 한국에선 선생님들이 동작 표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따라가면 됐죠. 유럽에선 무용수 스스로 생각하고 보여줘야 해요. 스스로 단점도 발견하고 극복하는데 최고의 방법인거 같아요. 수동적인 발레리나에서 자발적인 발레리나로 거듭 날 수 있었어요.” 박윤수는 함부르크 발레단 내에서 ‘독종’으로 통한다. “발레단원의 마사지를 담당하시는 분이 제게 ‘너는 참 독한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하세요. 무릎에 물이 차고, 발목에 염증이 났는데도 늘 무대에 서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그런 것 같아요. 창단 40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130회 무대에 섰고 적어도 매년 110회 정도는 늘 무대에 섰어요.” 그의 삶은 늘 ‘연습과 공연’으로만 채워져 있다. 지겨울 법도 한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발레리나가 많은 무대에서 춤출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를 자주 얻는 행운아란 의미죠. 행복해요.”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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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와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홍광호,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

    지난해 뮤지컬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뮤지컬 배우 홍광호(33·사진)가 제15회 와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시상식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2014 BWW UK 어워즈에 이어 영국에서 두 번째 수상이다. 영국 뮤지컬 전문 웹사이트 ‘와츠 온 스테이지’가 주최하는 이 시상식은 매년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된 작품을 대상으로 관객과 대중이 직접 후보자를 선정하고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정한다. 홍광호는 현지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도 못 받았던 상을 여기서 받게 돼 기분이 얼떨떨하다”며 “한국 뮤지컬에 자부심을 느끼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투이 역은 가성 없이 진성으로 3옥타브 이상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가창력을 가진 배우들이 소화할 수 있다. 국내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도 ‘미친 가창력’으로 통했던 홍광호의 실력은 웨스트엔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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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릿한 뮤지컬·묵직한 코미디… 기대만발 흥행작, 가격도 착해

    이번 설 연휴에 영화관만 찾지 말고 뮤지컬 연극 등 공연 쪽에도 관심을 돌려보자. 특히 관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평소보다 착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인기 작품이 많다.화려하지만 따뜻한 뮤지컬 뮤지컬 ‘라카지’는 토니상 작품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작품이다.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에서 동성애 나이트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의 남자 동성애 커플 조지와 앨빈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렸다. 특히 엄마 앨빈이 가슴으로 낳은 아들에게 보이는 진정한 모성애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서로 다른 모습의 가족을 진심으로 껴안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나이트클럽을 무대로 한 만큼 1막의 밝고 명랑한 게이쇼는 관객의 눈을 만족시킨다. 여장 연기의 달인이 된 정성화와 김다현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도 눈여겨볼 만하다. 3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원래 가격은 6만∼13만 원이지만 설 연휴 기간인 18∼22일 공연의 경우 3인 구매 시 25%를, 4인 구매 시 30%를 할인(VIP·R석 한정)한다. 1666-8662 최근 한국 공연 1000회를 돌파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올해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았다. 2004년 초연배우인 조승우와 류정한을 비롯해 박은태와 조강현이 이번 공연에서 새롭게 합류했다. 1막 후반부에 등장하는 ‘지금 이순간’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귀에도 익숙할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고, 선(善)인 지킬과 악(惡)인 하이드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캐릭터도 흡입력이 강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17∼22일 설 연휴 기간에 한해 20% 할인한다(본래 티켓가는 6만∼14만 원). 02-556-8556 뮤지컬 ‘원스’는 12명의 출연 배우가 연기, 노래, 춤은 물론이고 악기 연주까지 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 전환도, 웅장한 오케스트라도 없지만 잔잔한 어쿠스틱 음악과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더블린 출신인 기타리스트 ‘가이’와 체코 이민자인 ‘걸’이 음악을 통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삶의 용기를 얻는 과정을 그린다. 201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그해 토니상 8관왕을 차지했고 주제곡인 ‘폴링 슬롤리(Falling Slowly)’로 제80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남부순환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7∼22일 설 연휴 기간 R∼OP석 30%, S∼A석 40% 할인(본래 티켓가는 6만∼12만 원). 1544-1555 다양한 메시지가 오가는 대학로 연극 연극 ‘유도소년’은 지난해 연극계에 흥행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4월 개막 후 90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것. 1년이 채 안 돼 재공연된 이번 공연 또한 프리뷰 티켓 판매 2분 만에 6회차 9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유도소년은 슬럼프에 빠진 전북 체고생 유도선수 경찬이 엉겁결에 1997년 고교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고, 그가 상경하며 벌어지는 성장 스토리를 다뤘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 유행한 인기가요 등이 양념처럼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연극계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박해수 박훈 등이 주연배우로 나선다. 3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아트원씨어터 3관. 17∼22일 설 연휴 기간 45% 할인. 3인 이상 가족 관람 시 50% 할인(본래 티켓가 전석 4만 원). 02-744-4331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늘근 도둑’과 ‘덜늘근 도둑’이 높으신 그분의 미술관에서 금고를 털려다 실패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두 명의 늙은 도둑이 부조리한 세상에 날리는 돌직구는 ‘뼈 있는 웃음’으로 이 시대 모든 우스꽝스러운 현상을 대변한다. 1989년 ‘동숭연극제’서 초연 이후 2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덜 늙은 도둑 역할은 ‘명품 조연’으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는 배우 박철민이 맡았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리아트홀 1관. 17∼22일 설 연휴 기간 할인은 전석 50%(본래 티켓가 전석 3만5000원). 02-3672-090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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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배우 홍광호, 英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남우조연상

    지난해 뮤지컬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뮤지컬 배우 홍광호(33·사진)가 제15회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시상식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2014 BWW UK 어워즈에 이어 영국에서 두 번째 수상이다. 영국 뮤지컬 전문 웹사이트 ‘왓츠 온 스테이지’가 주최하는 이 시상식은 매년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된 작품을 대상으로 관객과 대중이 직접 후보자를 선정하고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정한다. 홍광호는 현지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도 못 받았던 상을 여기서 받게 돼 기분이 얼떨떨하다”며 “한국 뮤지컬에 자부심을 느끼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투이 역은 가성 없이 진성으로 3옥타브 이상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가창력을 가진 배우들이 소화할 수 있다. 국내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도 ‘미친 가창력’으로 통했던 홍광호의 실력은 웨스트엔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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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배우 박해수 “‘유도소년’은 이 시대 미생들 이야기… 지금 저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요”

    지난해 연극계에 흥행 다크호스는 단연 ‘유도소년’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연계가 긴 침체기를 걸을 때도 이 작품은 지난해 4월 26일 개막한 뒤 90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당초 공연 기간은 6월 29일까지였지만 팬들의 연장 요구가 빗발쳐 7월 13일까지 2주 연장했다. 그 ‘유도소년’이 7일 다시 막을 올렸다. 이번에도 대박 조짐이 보인다. 지난달 8일 진행된 프리뷰 티켓 판매가 2분 만에 6회 차 9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유도소년’은 슬럼프에 빠진 전북체고생 유도선수 ‘경찬’이 엉겁결에 1997년 고교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고, 그가 서울로 상경하며 벌어지는 성장 스토리를 다뤘다. 이번 공연에선 주인공 경찬 역에 박훈 홍우진과 함께 박해수(34)가 트리플 캐스팅 됐다. 박해수는 ‘프랑켄슈타인’ ‘됴화만발’ ‘맥베스’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훈남’ 배우. 5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유도소년은 이 시대 ‘미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며 “지금 제 현실도 경찬이의 삶과 맞닿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해수라면, 연극계에선 굵직한 대형 작품의 주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A급 배우인데, 미생과 같은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얘기가 의아했다. “34세의 남자 배우로서, 아직도 고민이 많고 성장통을 앓고 있죠. 작품 선택 기준이나 경제적 고민이 많고요. 게다가 내가 처음 연기할 때처럼 즐거워서 무대에 오르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죠. 그때 경찬이를 만난 거죠. 연습하면서 스스로 힐링 되는 걸 느껴요.” ‘프랑켄슈타인’ 등에서 그는 대개 어둡고 깊은 내면을 선보여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처럼 밝은 역할을 맡아 기쁘다는 그는 “실제 성격은 경찬과 더 가깝다”며 “장난기도 심하고 가끔 열정에 넘쳐 무모하기도 하고, 나태할 땐 한없이 나태하고,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경찬과 박해수의 닮은 꼴”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그는 돈이 되는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연극계에선 월 100만 원을 벌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내 연극계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방송의 매력도 있지만,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서 도통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유도선수 경찬으로 완벽 변신을 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출연 배우들과 함께 대학로 인근의 유도 연습장을 찾아 일주일에 6번씩 유도를 배우고 있다. 그는 “초연 멤버들은 지난해부터 훈련해서 관장님이 일반인 대회에 나가 보라고 권유하실 정도로 센 실력”이라며 “그에 비하면 저는 보통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도소년이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공연 도중 그룹 H.O.T.의 ‘캔디’, UP의 ‘뿌요뿌요’, 벅의 ‘맨발의 청춘’ 등 당시 유행가들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청소년 시절, 이어폰으로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노래예요. 30대 중반인 저를 다시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게끔 해주죠. 왜 연극계의 ‘응답하라 1997’로 통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 것 같아요. 요즘 동료 배우들이랑 90년대 신문기사를 찾아 읽으며 90년대 사람으로 완벽한 세팅을 갖추고 있어요.” 공연은 5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 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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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소년’ 박해수, 돈 되는 판 떠나 연극계로 돌아온 이유는…

    지난해 연극계에 흥행 다크호스는 단연 ‘유도소년’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연계가 긴 침체기를 걸을 때도 이 작품은 지난해 4월 26일 개막한 뒤 90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당초 공연 기간은 6월 29일까지였지만 팬들의 연장 요구가 빗발쳐 7월 13일까지 2주 연장했다. 그 ‘유도소년’이 7일 다시 막을 올렸다. 이번에도 대박 조짐이 엿보인다. 지난달 8일 진행된 프리뷰 티켓 판매가 2분 만에 6회 차 9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유도소년’은 슬럼프에 빠진 전북체고생 유도선수 ‘경찬’이 엉겁결에 1997년 고교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고, 그가 서울로 상경하며 벌어지는 성장 스토리를 다뤘다. 이번 공연에선 주인공 경찬 역에 박훈 홍우진과 함께 박해수(34)가 트리플 캐스팅 됐다. 박해수는 ‘프랑켄슈타인’ ‘됴화만발’ ‘맥베스’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훈남’ 배우. 5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유도소년은 이 시대 미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며 “지금 제 현실도 경찬이의 삶과 맞닿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해수라면, 연극계에선 굵직한 대형 작품에 주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A급 배우인데, 미생과 같은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얘기가 의아했다. “34세의 남자 배우로서, 아직도 고민이 많고 성장통을 앓고 있죠. 작품 선택 기준이나 경제적 고민이 많고요. 게다가 내가 처음 연기할 때처럼 즐거워서 무대에 오르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죠. 그 때 경찬이를 만난 거죠. 연습하면서 스스로 힐링되는 걸 느껴요.” ‘프랑켄슈타인’ 등에서 그는 대개 어둡고 깊은 내면을 선보여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처럼 밝은 역할을 맡아 기쁘다는 그는 “실제 성격은 경찬과 더 가깝다”며 “장난기도 심하고 가끔 열정에 넘쳐 무모하기도 하고, 나태할 땐 한없이 나태하고,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경찬과 박해수의 닮은 꼴”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그는 돈이 되는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연극계에선 월 100만 원을 벌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내 연극계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방송의 매력도 있지만,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서 도통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유도선수 경찬으로 완벽 변신을 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출연배우들과 함께 대학로 인근의 유도연습장을 찾아 일주일에 6번씩 유도를 배우고 있다. 그는 “초연 멤버들은 지난해부터 훈련해서 관장님이 일반인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유하실 정도로 센 실력”이라며 “그에 비하면 저는 보통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도소년이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공연 도중 그룹 H.O.T의 ‘캔디’, UP의 ‘뿌요뿌요’, 벅의 ‘맨발의 청춘’ 등 당시 유행가들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청소년 시절, 이어폰으로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노래에요. 30대 중반인 저를 다시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게끔 해주죠. 왜 연극계의 ‘응답하라 1997’로 통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 것 같아요. 요즘 동료 배우들이랑 90년대 신문기사를 찾아 읽으며 90년대 사람으로 완벽한 세팅을 갖추고 있어요.” 공연은 5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 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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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6년전 그 현장에서 울려 퍼진 감동의 ‘안중근 찬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이 초연 6년 만에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 안 의사의 거사 현장을 찾았다. 이 작품은 하얼빈 시 초청으로 7, 8일 이틀간 3회에 걸쳐 하얼빈 내 최대 극장인 환추극장(1600석) 무대에 올라 중국인 관객 4500여 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일 마지막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영웅, 안중근과 만나다 7일 오전 9시 반 안중근 역의 강태을(34)과 박송권 정의욱 박정원 등 배우들이 하얼빈역 내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찾았다. 역사적 현장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기념관 내 안 의사의 흉상, 친필 휘호, 의거 전 11일간의 행적, 뤼순 감옥에서의 수감 생활 기록을 살펴보던 배우들의 걸음이 일제히 멈췄다. ‘안중근 의사 격살 이등박문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곳이었다. 여기에선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이 한눈에 내다보였다. 강태을은 “기념관의 모든 기록이 작품에 등장하는 역사적 소재”라며 “안 의사의 저격 현장을 눈으로 마주하니 가슴으로 안 의사를 만난 기분”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 윤호진 대표는 “2009년 초연을 앞두고 주연 배우들과 포스터를 찍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회고했다. 200m² 규모의 기념관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중국 정부가 화답해 건립됐다. 당시 저격 현장엔 아무 설명도 없이 바닥에 붉은 삼각형 표시만 그려져 있었다. 하얼빈 시 문화신문출판국 쉬허둥 부국장(55)은 “지난해 1월 문을 연 뒤 12만2600명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 “대한독립 만세” 외치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 이날 오후 7시 환추극장 무대에 선 배우들의 눈빛에선 날 선 결기가 느껴졌다. 공연 중 하얼빈역에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대한독립 만세”를 3번 외치는 장면에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안 의사의 어머니가 수감 중인 아들에게 수의를 보내며 ‘이제 편히 쉬어라’라는 노래를 부른 뒤 수의를 입은 안 의사가 처형대에 올라 ‘장부가’를 부르자 객석엔 숙연함이 감돌았다. 일부 관객은 눈물을 훔쳤다. 800위안(약 14만 원)인 VIP석 표를 구매해 공연장을 찾은 양루이 씨(24·요리사)는 “평소 하얼빈역을 지날 때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본 적이 있지만 그가 왜 역사적 인물인지 오늘 공연을 통해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하얼빈산업기술대 교수인 레이청 씨(40)도 “외국 뮤지컬을 보고 감동을 느낀 건 처음”이라며 “중국인 캐릭터 링링과 왕웨이를 안 의사의 의리 있는 친구로 묘사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객들은 특히 2막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달리던 기차의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다 실제 크기의 기차가 무대에 등장하자 놀라워했다. 높이 3.5m, 길이 12m인 기차 세트는 무대 제작비의 50%가 투입된 것으로 하얼빈까지 5대의 컨테이너 박스에 실어 옮겨왔다. 앞서 하얼빈 시는 에이콤인터내셔날 측에 뮤지컬 영웅의 중국 현지화 공연을 제안한 바 있다. 2개의 팀을 만들어 한 팀은 하얼빈 내 상설공연을, 다른 한 팀은 중국 투어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다.하얼빈=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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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의사 일대기 그린 뮤지컬 ‘영웅’…中 관객 마음 사로잡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이 초연 5년 만에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안 의사의 거사 현장을 찾았다. 이 작품은 하얼빈시 초청으로 7, 8일 이틀간 3회에 걸쳐 하얼빈 내 최대 극장인 환구극장(1600석) 무대에 올라 4500여명 중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일 마지막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영웅, 거사 현장서 안중근과 만나다 7일 오전 9시 반, 안중근 역의 강태을(34)과 박송권 정의욱 박정원 등 배우들이 하얼빈역 내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찾았다. 역사적 현장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기념관 내 안 의사의 흉상, 친필 휘호, 의거 전 11일간의 행적, 뤼순 감옥에서의 수감 생활 기록을 살펴보던 배우들의 걸음이 일제히 멈췄다. ‘안중근 의사 격살 이등박문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곳이었다. 여기에선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쏜 하얼빈 역 1번 플랫폼이 한눈에 내다보였다. 강태을은 “기념관의 모든 기록이 작품에 등장하는 역사적 소재”라며 “안 의사의 저격 현장을 눈으로 마주하니 가슴으로 안 의사를 만난 기분”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 윤호진 대표는 “2009년 초연을 앞두고 주연 배우들과 포스터를 찍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회고했다. 200㎡ 규모의 기념관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기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중국 정부가 화답해 건립됐다. 당시 저격 현장엔 아무 설명도 없이 바닥에 붉은 삼각형 표시만 그려져 있었다. 하얼빈시 문화신문출판국 쉬허둥 부국장(55)은 “지난해 1월 문을 연 뒤 12만 2600명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중 관객 “안중근에 대해 새로 알게 돼” 이날 오후 7시 환구극장 무대에 선 배우들의 눈빛에선 날선 결기가 느껴졌다. 공연 중 하얼빈 역에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대한민국 만세”를 3번 외치는 장면에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안 의사의 어머니가 수감 중인 아들에게 수의를 보내며 ‘이제 편히 쉬어라’는 노래를 부른 뒤 수의를 입은 안 의사가 처형대에 올라 ‘장부가’를 부르자 객석엔 숙연함이 감돌았다. 일부 관객은 눈물을 훔쳤다. 800위안(약 14만 원)인 VIP석 표를 구매해 공연장을 찾은 양 루이(24·요리사)는 “평소 하얼빈 역을 지날 때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본 적이 있지만 그가 왜 역사적 인물인지 오늘 공연을 통해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하얼빈산업기술대 교수인 레이 쳉(40)도 “외국 뮤지컬을 보고 감동을 느낀 건 처음”이라며 “중국인 캐릭터 링링과 왕웨이를 안 의사의 의리 있는 친구로 묘사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관객들은 특히 2막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달리던 기차의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다 실제 크기의 기차가 무대에 등장하자 놀라워했다. 높이 3.5m, 길이 12m인 기차 세트는 무대 제작비의 50%가 투입된 것으로 하얼빈까지 5대의 컨테이너 박스에 실어 옮겨왔다. 앞서 하얼빈시는 에이콤인터내셔날 측에 뮤지컬 영웅의 중국 현지화 공연을 제안한 바 있다. 2개의 팀을 만들어 한 팀은 하얼빈 내 상설공연, 다른 한 팀은 중국 투어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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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타성 깬 무대… 단원들에 날개 달았죠”

    “발레리나 강수진의 삶과 국립발레단 단장 강수진의 삶은 180도 달라요. 발레리나로서는 항상 주연이었지만 단장으로선 맨 밑바닥에서 단원을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발레리나 강수진(48)이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라는 새 옷을 갈아입은 지 4일로 꼭 1년이 됐다. 3일 단장실에서 만난 그는 “평생을 발레리나로 살아와 행정경험이 없던 제가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았을 때 무용계에서 우려가 많았다”며 “아버지조차 ‘너 진짜, 할 수 있겠냐’고 걱정했을 정도”라며 웃었다. 강 단장은 발레를 처음 배울 때의 마음가짐으로 직원들에게 행정업무를 배운 뒤 밤새도록 연구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현재 안정적으로 국립발레단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단장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지난해 7월 자신을 주연으로 특별 제작한 ‘나비부인’ 공연을 며칠 앞두고 국립발레단의 2015년 3월 신작으로 같은 작품을 하겠다고 깜짝 발표하면서였다. 주위에서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어 ‘나비부인’의 작품성도 떨어진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스타 발레리나로 호평만 받아온 그에겐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건 낯선 경험이었다. 그는 발표 3주 만에 취소 결정을 내렸다. “취소 결정을 내렸던 건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당시 모든 상황이 국립발레단에 그 공연이 적합하지 않았죠.” 이 과정을 지켜본 단원과 직원들은 결단력이 빠르고,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 강 단장의 쿨한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강 단장은 클래식 발레 위주였던 국립발레단의 타성을 깨고 지난해 10월 네오 클래식 발레 ‘교향곡 7번&봄의 제전’을 무대에 올린 것이 가장 높게 평가받는다. 힘든 작품이지만 단원들의 기량만큼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는 “연습 첫날 단원들의 생소한 움직임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끈질긴 연습 끝에 성공적인 무대를 꾸몄다”며 울먹였다. 단원들에게도 고된 과정이었지만 만족도가 컸다. 이 작품을 통해 강 단장과 단원들의 신뢰가 공고해졌다고 한다. 강 단장은 4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기반으로 만든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국내 발레단이 하는 건 처음인데 안무 그 자체만으로도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뛰어난 작품이어서 무용수들의 개성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강 단장은 또 올 하반기 기획공연으로 단원들이 안무한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춤뿐만 아니라 안무를 통해 발레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겠다는 뜻이다. 강 단장은 발레리나로서의 은퇴 시기를 2016년으로 못 박은 상태다. 그가 현역으로 나설 무대는 10월 예정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 내한공연, 은퇴 무대는 2016년 7월 21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극장에서의 은퇴 공연뿐이다. 그는 “올 10월 공연이 은퇴 전 마지막 국내 무대라서 그런지, 슬프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다”며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몸 관리하는 게 힘들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든 마지막 순간은 오잖아요. 더 늦기 전에 그만둔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내년에 한국 나이로 50세니까, 충분해요.”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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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기관이냐 법인화냐… 갈 길 잃은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공무원이 운영하고 이후 안정화가 되면 법인으로 전환할 수도 있고….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출석한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말이다. 5일 만인 22일 김 차관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김 차관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에 있어 야당 의견을 적지 않게 수용해 준 탓에 청와대 질책을 받았다”며 사퇴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아시아전당)은 정치권까지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고 있다.○ 아시아전당, 무슨 일이? 아시아전당은 2006년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준거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터에 건립됐다.(표 참조) 지난해 11월 완공될 때까지 700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향후 운영비, 사업비 등 수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에 해당되는 전당이 9월 개관을 앞두고도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탓에 개관식 관련 프로그램을 비롯해 각종 콘텐츠에 대한 세부 계획 역시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아시아전당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법인’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아시아전당을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하면 직원이 400명 이상으로 비대해지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이 운영 주체가 되는 정부 소속기관으로 유지돼야 조직이 안정되고 재원이 확보된다”는 입장이다. 2일 국회 교문위 여야 의원이 모여 2월 임시국회 통과를 놓고 아시아전당 운영 주체 관련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 공무원조직이냐 법인이냐, 불신부터 없애야 문화예술기관 법인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아시아전당의 롤 모델이 된 싱가포르 복합문화공간 ‘에스플러네이드’를 비롯해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신국립극장, 영국 바비칸센터 등은 법인화해 민간이 운영한다.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은 “문화예술조직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요하는 만큼 법인 형태로 민간이 운영해야 전문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등도 법인화해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반면 법인화를 반대하는 측은 아시아전당과 기존 문화예술기관과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다. 새정치연합 박혜자 의원은 “서울은 전시, 공연 위주로 운영해도 수익, 자립이 가능하지만 인구 149만 명인 광주는 아시아전당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법인 형태로 운영되면 당장 돈이 되는 공연, 전시 쪽에만 역량을 기울여 연구, 교육 등 비상업적인 분야는 축소돼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불신부터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 소속 기관이냐 법인화냐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큰 안목에서 아시아전당을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가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법인화가 옳지만 정부가 손을 떼면 전당이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클 것”이라며 “광주 지역의 불안감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특별법 27조에는 ‘전당은 장관 소속하에 둔다’고 나와 있다. 여야는 9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중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당은 3, 5년간 한시적으로는 아시아전당을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하고 이후 법인화하는 안을, 야당은 전시 공연 등 상업적 부문은 법인화하고 전당 조직운영과 교육, 연구 등 공공성이 요구되는 부문은 정부 소속 기관으로 하는 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류재한 전남대 불어불문과 교수는 “수익을 올릴 요소가 많은 예술극장 등은 법인화하고 연구 교육 담당의 교류원, 정보원 등은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단계적으로 법인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김정은 기자    }

    •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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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한국정책방송원장 류현순씨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 류현순 전 KBS 부사장(59·사진)을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임기는 3년. 신임 류 원장은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KBS 제주방송총국장 등을 지냈다.}

    • 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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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시장, 티켓파워 못지않은 ‘MD파워’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배우들의 티켓파워 못지않게 기념상품(머천다이즈·MD)의 판매파워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JYJ의 김준수가 출연했던 뮤지컬 ‘드라큘라’의 경우 6000∼3만 원대였던 MD의 총 판매액이 4억 원에 달했을 정도다. 일부 품절된 MD의 경우 웃돈을 얹어 중고 거래까지 이뤄진다. 과거 텀블러, 프로그램북,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CD, 머그컵 등 4, 5개에 그쳤던 MD 종류도 이제는 작품당 기본 1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졌다. 공연기획사들은 공연 2, 3개월 전 팀을 꾸려 MD 개발에 나선다. 특색 있는 공연 MD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완판 행렬…히트템 MD는? 대극장용 뮤지컬의 경우 적어도 1개 이상의 ‘완판’ MD 아이템을 보유 중이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경우 극중 주인공 롤라와 찰리의 빨간 롱부츠를 본떠 만든 휴대전화 이어캡 600개가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개당 3500원인 ‘착한 가격’과 작품의 특성을 살린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 관객의 재입고 요청에 지난달 13일 2000개가 추가로 입고됐고 2주 만에 절반 가까이 팔렸다. 실용성이 높은 킹키부츠의 후드집업도 일찌감치 품절됐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경우 주인공의 상징인 장미꽃 조화를 매단 ‘플라워 펜’ 1차 제작분 1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가습기 300개, 휴대전화 케이스 400개, 자석책갈피 2000개, 열쇠고리 500개가 완판돼 현재 추가 제작분을 판매 중이다. 공연 MD 판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은 단연 뮤지컬 ‘드라큘라’다. 공연 첫날 20여 종의 MD를 사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부터 야외 분수광장까지 300m 넘게 줄을 섰다. 물병과 컵의 경우 판매 이틀 만에 품절됐다.○ 10주년이라 더 특별한 MD 지난해와 올해는 유독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는 작품이 많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주년 특별한정판 MD를 선보였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 박사의 실험실에 등장하는 메스실린더 컵과 세라믹 머그잔을 10주년 MD로 선보였다. 메스실린더 표면의 눈금에 10년간의 공연 연보와 공연된 극장명 등을 넣었다. 세라믹 머그잔에는 인포그래픽으로 10년간 공연에 참여한 배우, 공연 총 횟수, 누적 관객 수, 공연된 도시의 수 등을 표시했다. ‘지킬…’ MD 기획 담당자인 오디뮤지컬 최원철 팀장(34)은 2일 “1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또 ‘지킬…’의 프로그램북에는 극중 하이드의 연쇄 살인 소식을 전하는 신문, 지킬 박사가 루시에게 건네는 명함 등을 부록으로 삽입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기획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온라인 판매를 요구하는 관객들의 의견이 줄을 잇는다. ‘노트르담…’의 10주년 기념 프로그램북(1만5000원)은 학교 졸업앨범처럼 양장본으로 만들어 눈에 띈다. ‘쓸데없이 높은 퀄리티’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1만 부가 다 팔리고 1만7000부를 다시 찍었다.○ 톡톡 튀는 MD 작품의 특성을 살린 MD도 많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비의 삶을 그린 만큼 그가 생전 실제 즐겨 마시던 홍차를 MD로 판매 중이다. 프랑스 왕실에 정식으로 납품되던 니나스티 브랜드의 ‘마리 앙투아네트 차’로 사과향과 장미향이 난다. 뮤지컬 ‘지킬…’은 극 중 지킬 박사가 근무하는 성주드 병원의 링거병을 본뜬 가습기를 제작해 판매 중이다. 두 MD 모두 4만 원대의 고가 상품이지만 작품의 특성이 잘 반영돼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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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백 넘치는 남성적 몸짓

    한국 무용 콩쿠르에서 남성 지원자들이 주로 추는 춤 가운데 ‘한량무(조흥동류)’는 남성적인 기백이 넘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한량무는 근대 한국무용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한성준(1874∼1941)이 작무한 춤이다. 오늘날에는 그의 제자 강선영을 거쳐 무용가 조흥동(74·사진)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발전시킨 ‘조흥동류(流)’가 널리 통용되고 있다. 조흥동이 27,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8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조흥동 춤의 세계’라는 이름으로 3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한량무’가 지난해 서울시 무형문화재 45호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최근 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그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내가 원류 한량무를 추고 내게 한량무를 전수받고 있는 제자 13명이 현대적으로 해석한 창작 한량무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한량무는 남성이 흰 도포에 갓을 쓰고 부채를 든 채 추는 춤이다. 그는 ‘조흥동류’에 대해 “디딤새나 춤사위가 기개 넘치고 호탕한 춤”이라며 “음악에 박자를 맞추지 않고 음악을 끌고 다니듯 엇박자로 동작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이다. 그는 “전체 작품의 반주를 위한 악사를 11명이나 뽑았다”며 “구음(악기 소리를 입으로 내는 것)도 들어가고 비나리 명인 이광수, 명창 안숙선 성창숙, 무용가 채상묵 등 많은 예인들이 찬조 출연한다”고 말했다. 그의 제자들도 진쇠춤, 중부 살풀이, 신로심불로 등으로 무대를 꾸민다. 그는 유독 제자 이야기를 할 때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 직업무용단 출신이거나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춤이 묵직하고 깊이가 있죠. 1분 1초도 허투루 버릴 게 없는 좋은 공연이 될 겁니다.” 관람료 2만∼5만 원. 02-2263-468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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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시장 기념상품 완판 행진…인기 아이템 들여다보니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배우들의 티켓파워 못지않게 기념상품(머천다이즈·MD)의 판매 파워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JYJ의 김준수가 출연했던 뮤지컬 ‘드라큘라’의 경우 6000원~3만 원대였던 MD의 총 판매액이 4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일부 품절된 MD의 경우 웃돈을 얹어 중고 거래까지 이뤄진다. 과거 텀블러, 프로그램북, OST CD, 머그컵 등 4, 5개에 그쳤던 MD 종류도 이제는 작품 당 기본 10여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졌다. 공연기획사들은 공연 2, 3개월 전 팀을 꾸려 MD 상품 개발에 나선다. 특색 있는 공연 MD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완판 행렬…히트템 MD는? 대극장용 뮤지컬의 경우 적어도 1개 이상의 완판 MD아이템을 보유중이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경우 극중 주인공 롤라와 찰리의 빨간 롱부츠를 본떠 만든 휴대폰 이어캡 600개가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 됐다. 개당 3500원인 ‘착한 가격’과 작품의 특성을 살린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 관객의 재입고 요청에 지난달 13일 2000개가 추가로 입고됐고 역시 2주 만에 절반 가까이 팔렸다. 실용성이 높은 킹키부츠의 후드집업도 일찌감치 완판 됐다.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의 경우 주인공의 상징인 장미꽃 조화를 매단 ‘플라워 펜’ 1차 제작분 1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가습기 300개, 핸드폰케이스 400개, 자석책갈피 2000개, 열쇠고리 500개가 완판돼 현재 추가 제작 분을 판매중이다. 공연 MD 판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은 단연 뮤지컬 ‘드라큘라’다. 공연 첫날 20여종의 MD를 사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부터 야외 분수광장까지 300m 넘게 줄을 섰다. 보틀병과 컵의 경우 판매 이틀 만에 품절됐다. ●10주년이라 더 특별한 MD 지난해와 올해는 유독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는 작품이 많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주년 특별한정판 MD를 선보였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박사의 실험실에 등장하는 매스실린터 컵과 세라믹 머그잔을 10주년 MD로 선보였다. 메스실린더 표면의 눈금에 10년간의 공연 연보와 공연된 극장명 등을 넣었다. 세라믹 머그잔에는 인포그래픽으로 10년간 공연에 참여한 배우, 공연 총 횟수, 누적 관객 수, 공연된 도시의 수 등을 표시했다. ‘지킬…’ MD 기획 담당자인 오디뮤지컬 최원철 팀장(34)은 2일 “1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지킬…’의 프로그램 북에는 극중 하이드의 연쇄 살인 소식을 전하는 신문, 지킬 박사가 루시에게 건네는 명함 등을 부록으로 삽입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기획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온라인 판매 검토를 요구하는 관객들의 의견이 줄을 잇는다. 노트르담…‘의 10주년 기념 프로그램북(1만5000원)은 학교 졸업앨범처럼 양장본으로 만들어 눈에 띈다. ’쓸데없이 높은 퀄리티‘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1만부가 다 팔리고 1만7000부를 다시 찍었다. ●톡톡 튀는 MD 작품의 특성을 살린 MD도 많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비의 삶을 그린 만큼 그가 생전 실제 즐겨 마시던 홍차를 MD로 판매중이다. 프랑스 왕실에 정식으로 납품되던 니나스티 브랜드의 ’마리앙투아네트 차‘로 사과향과 장미향이 난다. 뮤지컬 ’지킬…‘은 극 중 지킬 박사가 근무하는 성주드 병원의 링거병을 본뜬 가습기를 제작해 판매중이다. 두 MD 모두 4만 원 대의 고가 상품이지만, 작품의 특성이 잘 반영돼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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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형문화재 45호 ‘한량무’…‘조흥동 춤의 세계’서 만난다

    한국 무용 콩쿠르에서 남성 지원자들이 주로 추는 춤 가운데 ‘한량무(조흥동 류)’는 남성적인 기백이 넘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한량무는 근대 한국무용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고 한성준(1874~1941)이 작무한 춤이다. 오늘날에는 그의 제자 강선영을 거쳐 무용가 조흥동(74)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발전시킨 ‘조흥동 류(流)’가 널리 통용되고 있다. 조흥동이 27,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8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조흥동 춤의 세계’라는 이름으로 3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한량무’가 지난해 서울시 무형문화재 45호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최근 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그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내가 원류 한량무를 추고 내게 한량무를 전수받고 있는 제자 13명이 현대적으로 해석한 창작 한량무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한량무는 남성이 흰 도포에 갓을 쓰고 부채를 든 채 추는 춤이다. 그는 ‘조흥동 류’에 대해 “디딤새나 춤사위가 기개 넘치고 호탕한 춤”이라며 “음악에 박자를 맞추지 않고 음악을 끌고 다니듯 엇박자로 동작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이다. 그는 “전체 작품의 반주를 위한 악사를 11명이나 뽑았다”며 “구음(악기 소리를 입으로 내는 것)도 들어가고 비나리 명인 이광수, 명창 안숙선 성창숙, 무용가 채상묵 등 많은 예인들이 찬조 출연한다”고 말했다. 그의 제자들도 진쇠춤, 중부 살풀이, 심노심불로 등으로 무대를 꾸민다. 그는 유독 제자 이야기를 할 때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 직업무용단 출신이거나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춤이 묵직하고 깊이가 있죠. 1분 1초도 허투루 버릴게 없는 좋은 공연이 될 겁니다.” 관람료 2만~5만 원, 02-2263-468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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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선 토크 콘서트 ‘사랑은 계속된다 6’ 여는 연극배우 윤석화

    연극배우 윤석화(59)가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 ‘윤석화의 사계 여섯 번째 이야기―사랑을 속삭이다’ 무대를 꾸민다. 그는 2003년부터 ‘사랑은 계속된다’는 주제로 2년에 한 번꼴로 국내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이어왔다. 이번이 6회째 공연이다. 수익금은 전액 국내 입양기금 기부와 탄자니아 호프스쿨(Hope School) 건립에 사용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10년 넘게 자선콘서트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평생 연극배우로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아온 만큼 저 또한 받은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2003년 아들 수민이를 입양한 뒤 국내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에 관심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그들을 돕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은 토크 콘서트로 꾸며진다. 여기에 윤석화와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배우 황정민, 가수 이문세,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노래 및 연주가 곁들어진다. 윤석화는 “영화 ‘국제시장’으로 바쁜 황정민과 뉴질랜드에서 여행 중인 이문세가 바쁜 시간을 쪼개 참여해 주기로 했다”며 “모두 자선 콘서트 취지에 공감해 노 개런티로 무대에 서 더욱 고맙다”고 했다. 윤석화는 공연 2시간 전부터 극장 로비에서 자선바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바자회 물건들은 모두 제 소장품”이라며 “특히 지난 4년간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산 물건들이 많다”고 말했다. 바자회 수익도 전액 기부된다. 공연은 사랑, 믿음, 소망 3가지 콘셉트로 구성된다. “사랑이란 영원한 것이고, 믿음은 오늘, 소망은 내일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 파트에선 제가 3곡의 노래를 부른 뒤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믿음 파트에선 게스트들이 출연해 3, 4곡의 노래와 이야기를 이어갈 겁니다. 소망 파트는 아직 비밀이에요. 호호.” 공연은 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3시,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로 BBCH홀. 관람료 1만∼3만 원. 02-3672-3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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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조리-정치권력 해부… 3040연극인들의 잔치

    “지난해 우리는 집단적 슬픔과 죄의식에 허우적거렸고, 분노의 대상을 찾았습니다. 2014년 동아연극상 수상작을 돌이켜 볼 때 연극계는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핵을 인상적으로 짚어냈습니다. 1990년 이후 자기도취적 상상에만 빠져있던 연극계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사회를 성찰하는 작품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51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김방옥 심사위원장이 밝힌 소감이다. 배우 이항나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은 사회부조리나 정치권력을 다룬 30, 40대 연극인들의 잔치였다. ‘자전거-Bye cycle’(작품상)을 제작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김현탁 대표는 “오태석 선생님의 작품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쉽진 않았다.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아 선생님으로부터 재공연 허락도 흔쾌히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고 위로하고자 만든 작품이었는데, 되레 제가 그분들에게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원작 ‘자전거’는 6·25전쟁 당시 마을 사람들이 등기소에서 집단으로 학살된 역사적 사건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숨겨진 트라우마를 이야기한 작품이다. 3년 전 ‘그게 아닌데’에 이어 이번에 ‘줄리어스 시저’로 연출상을 수상한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는 “개인이 잘해서 상을 줬다기보다는 연극계의 중견 연출가가 되라는 의미로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희곡상을 받은 장우재 씨(‘환도열차’)는 “오래전부터 받고 싶었던 상인데, 받고 싶은 분야에서 받아 기쁨이 더 크다”며 “20년 동안 연극을 계속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이 상을 계기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연기상을 받은 이연규 씨(‘먼 데서 오는 여자’)는 “축하해준 친구 중 한 명이 ‘그 상은 한 작품에서의 연기만 보고 준 게 아니라 5년, 10년 동안 쭉 지켜보다가 주는 상’이란 말을 했는데, 참 좋았다”며 울먹였다. 판소리를 연극에 접목해 새개념연극상을 받은 이자람 씨(‘추물·살인’)는 “가장 날것이면서 먹고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연극과 판소리는 닮은꼴인 것 같다. 판소리가 이미 연극이라는 걸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협찬사인 KT 오태성 상무,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치림 전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 극작가 이강백 씨,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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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시작 전 반드시 듣게 되는 ‘그녀 목소리’

    ‘공연 중 휴대전화는 꺼주세요, 공연 사진 촬영은 커튼콜 때만 가능합니다.’ 극장 측이 연극, 뮤지컬 공연 시작 전 관객들에게 전하는 안내멘트 중 일부다. 주로 매너와 안전에 관한 안내지만 어떤 목소리와 분위기로 전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받아들이는 온도차는 달라진다. 극장 측은 기분 좋은 안내멘트를 전하기 위해 누구에게 맡길지 늘 고심한다. 전직 아나운서, 전문 성우, 하우스매니저 등 서울 시내 주요 극장에서 안내멘트를 하는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만나봤다. “신사분, 숙녀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정쩡한 정체성을 고민 중이신 여러분 모두 휴대전화와 카메라의 전원을 끄시고 라카지 쇼에 흠뻑 빠지신다면, 1막 공연이 끝나기 전에 여러분 자신도 미처 몰랐던 또 다른 성적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대 위의 섹시한 언니 오빠인지 긴가민가 싶더라도 옆 사람과 과도한 만담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23일 LG아트센터에서 성소수자 부부의 유쾌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 공연을 1분가량 앞두고 나온 멘트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멘트의 주인공은 이선옥 하우스매니저(46). 극장 입구 통로 한쪽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는 매일 생방송으로 멘트를 전한다. 톡톡 튀는 멘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걸까. 이 매니저는 “로비에서 관객들이 주고받는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공연 리허설을 지켜보며 패러디할 부분들을 찾아낸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공연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경우 1막 끝 무렵 줄리안 마쉬가 나와 ‘여배우가 사고를 당해 공연을 할 수 없다. 입장권은 매표소에서 환불해 주겠다’는 대사를 해요. 인터미션 때 로비에서 중년 여성분들이 실제 환불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이더라고요. 다음날 공연부터 1막이 끝나면 ‘실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방송했더니 관객들이 막 웃더라고요. 하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자유소극장, 콘서트홀의 안내멘트는 전직 아나운서 출신인 홍보부 정다미 대리(39)가 맡고 있다. 2003∼2005년 목포MBC 아나운서로 활동한 그는 2006년부터 매년 안내멘트를 녹음하고 있다. 그는 “뉴스 프로그램처럼 높은 톤의 목소리와 장단고저를 지켜 녹음한다”며 “예술의전당 안내멘트의 콘셉트인 ‘우아함’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웃었다. 국립극장도 내부 직원에게 녹음을 맡겼다. 극장의 한국어와 영어 안내멘트 주인공은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영국에서 생활한 공연기획팀 김영숙 주무관(27). 그는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던 다른 직원과 함께 안내멘트를 녹음한 뒤 극장장을 비롯한 내부 직원들의 투표를 거쳐 결정됐다”며 “극장에서 안내멘트를 접할 때마다 민망하면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명동예술극장과 충무아트홀의 안내멘트는 전문 성우가 맡았다. 명동예술극장의 안내멘트를 녹음한 성우 이명희 씨(34)는 유명 자동차, 아파트 등 다수의 광고에서 내레이션을 해 목소리가 친숙하다. 이 씨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인데 배우나 연출가 대신 성우의 길을 걷고 있다”며 “극장에 제 목소리가 늘 존재한다는 점이 즐겁다”고 말했다. 종종 출연 배우가 안내멘트를 전할 때도 있다. 일종의 팬 서비스 차원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돈 역의 배우가 공연 시작 전 무대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연기를 하며 “이제 전화 안 되고, 문자 안 돼. 사진 안 돼. 졸아도 안 돼. 먹는 건 제일 안 돼. 진동 소리도 짜증나니까 안 돼”라고 말한다. 201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경우 주인공 베르테르 역의 엄기준과 임태경이 직접 안내멘트를 녹음한 뒤 배우별 캐스팅 날에 맞춰 각각 방송했다. 2012년 뮤지컬 ‘닥터 지바고’도 주인공 지바고 역의 배우 홍광호가 안내멘트를 녹음해 방송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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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이 공연! 문화가 있는 날]‘맨 프럼 어스’ ‘원스’ ‘킹키부츠’… 40∼50% 할인 가격에 즐겨볼까

    28일은 올해 첫 ‘문화가 있는 날’. 이날 연극 ‘맨 프럼 어스’와 뮤지컬 ‘원스’ ‘킹키부츠’가 티켓가의 40∼50%를 할인해준다. 연극 ‘맨 프럼 어스’는 역사학 교수 존 올드맨에 대한 이야기다. 10년간 지방의 한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존은 어느 날 종신교수직 제의를 거절한다. 동료 교수들은 그를 위해 송별회 자리를 마련한다. 송별회에서 그들은 10년 전 사진을 꺼내 보는데 유독 존만 늙지 않았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다. 존은 자신이 1만4000년 전부터 살아온 크로마뇽인이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로마제국 시절 이야기, 인도에서 붓다를 만나 제자가 된 이야기 등을 전한다. 2007년 개봉된 동명 영화(‘맨 프롬 어스’)가 원작이다. 배우 이원종의 프로듀서 데뷔작인 이 작품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미생’에서 마 부장 역으로 나온 배우 손종학이 올드맨의 동료 교수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28일에는 4만∼5만 원인 티켓을 40∼50% 할인해준다.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02-744-7661 뮤지컬 ‘원스’도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원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진공청소기 수리공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의 꿈과 사랑을 다룬다. 이 커플은 주변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교감하고 성장한다. 28일 오후 8시 공연에 한해 티켓 가격(6만∼12만 원)의 40%를 할인해준다. 28일 공연의 가이와 걸은 배우 이창희와 박지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02-577-1987 뮤지컬 ‘킹키부츠’도 28일 오후 3시, 8시 공연의 티켓 가격(5만∼14만 원)의 40%를 할인해준다.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우연히 만난 여장남자 롤라에게 영감을 얻어 여장남자 부츠로 재기를 꿈꾸는 이야기를 다뤘다. 충무아트홀 대극장, 02-749-903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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