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기간 동안 더욱 충실히 국정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어제(16일) 출국해 총리로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빈틈없이 국정을 통할할 책무를 느낀다”며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9박12일 간 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전날 오후 출국했다. 이 총리는 ‘총리로서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을 포함한 검찰 수사 내용을 보고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총리 자리는 검찰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알지 못하고 알아서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어제(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세히 말했다”고만 답했고, 출국 전 박 대통령으로부터 별도의 당부가 있었냐고 묻자 “누누이 이야기한 대로 (대통령과의 대화는) 말하지 않는 게 예의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당 쪽하고는 말하지 않는 게 예의 같다”며 “당 쪽에는 가급적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 나라의 총리가 한 분(성 회장)의 메모나 진술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그렇게 한다(사퇴한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를 “중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서도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특검 도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40분간 긴급 회동을 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는 회동 뒤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은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와 초·재선을 중심으로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모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27일 귀국 이후 이 총리 사퇴를 포함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사실상 ‘시한부 총리’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당선된 뒤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출국 시간을 늦추면서까지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예정에 없던 회동을 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박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관철하고, 4월 국회에서 일자리 창출 법안, 민생 법안들을 처리해줄 것도 김 대표에게 주문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 원을 줬다”고 말한 사실이 14일 보도되면서 이 총리의 거취를 놓고 당청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청와대와 이 총리가 반발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 여권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14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검찰은 빨리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는 선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 총리의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에 앞서 이 총리가 수사를 받는 동안 직무를 정지할 것인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 요구까지 명시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고민을 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당사자들의 거취를 논의하는 것에 반대했다. 하지만 이날 성 회장이 “지난번(2013년 4·24)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이 총리)에게 3000만 원을 주고 왔다”고 말했다는 언론 인터뷰가 보도되자 강경한 태도로 바뀐 것이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며 금품 수수설을 일축했다. 그는 ‘여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목적을 가지고 남겨 놓은 메모와 진술 때문에 한 나라의 총리 자리가 흔들릴 수 없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도 총리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당이 총리의 거취를 언급하는 건 야당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일단 물러섰지만 검찰 수사에 따라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다시 쟁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당청의 파열음이 커지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이 총리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의 과거 행적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회장이 동석한 자리에서 홍 지사 캠프에 있던 측근 윤모 씨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 어디에 쓰일 돈인지는 알지 못했다”는 경남기업 회계책임자 한모 부사장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 중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장관석 / 광주=한상준 기자}
‘성완종 리스트’를 놓고 여야는 13일 난타전을 벌였다. 성완종 리스트에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거론되면서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이 “대선 자금 문제는 야당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반격에 나서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물귀신 작전”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무성 “야당도 조사받아야…특검 갈 수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선 자금은 여야가 없다”며 “야당도 같이 조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대선 자금을 둘러싼 야당의 파상 공세를 견제하면서 이번 사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성 회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은 왜 특별사면 됐는지, 그것도 공개적으로 안 하고 임기 말에 해치워 버렸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검찰 수사에서 비리가 드러나면 측근이든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검 도입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이 명운을 걸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그때 가서도 (수사) 내용이 이해가 안 간다면 특검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국민의 의심을 사는 일이 발생한다면 특검으로 가는 것도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어정쩡하게 대처할 경우 국민적 의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발끈… 정동영 측 “문재인 수사해야”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야당도 함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발끈했다. 문 대표는 “나도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것이냐”며 “엉뚱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새누리당은 전원이 석고대죄해야 된다”며 “못된 버릇”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성 회장의 특별사면 관련 의혹에 대해선 “(특별)사면에 (대가로) 성완종 회장이 돈을 줬다면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며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돈 받은 데 가서 취재하시라. 엉뚱한 사람 따라다니지 말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런 근거나 혐의도 없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 국민적 의혹을 가리기 위한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보다 중요한 사안”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사건이 터졌으면 여당은 정권 퇴진 운동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4·29 재·보선 ‘국민모임’ 서울 관악을 정동영 후보 측 임종인 대변인은 “검찰 수사나 ‘성완종 특검’을 실시할 경우 (2005년 대통령민정수석, 2007년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표도 반드시 조사 대상자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이 2005년과 2007년 잇달아 특별사면을 받았고, 상고를 포기한 직후 ‘초고속 특별사면’이 이뤄지도록 문 대표가 관여했다는 것이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이재명 기자}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에게 전달한 2억 원의 용처를 ‘대선자금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사건 여파가 2012년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성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에게 줬다는 2억 원에 대해 “이 사람(홍 의원)도 자기가 썼겠느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며 정식 회계 처리가 안 된 불법 대선자금임을 강력 시사했다. 홍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같이 (조직본부)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고 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홍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며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할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이어 “성 회장은 조직총괄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선진통일당 소속 의원이었던 성 회장은 2012년 11월 새누리당과 합당한 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 회장이 부위원장 자격으로 선대위 간부들과 접촉하면서 자금을 줬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김성수 대변인은 “선대위 부위원장과 선대위 본부장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성 회장 메모에 ‘3억 원’이라고 적혀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2012년 대선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다. 2억 원이라고 표시된 ‘부산시장’은 서병수 당시 당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으로 추정된다. 성 회장이 유 시장과 서 시장에게 돈을 줬다는 시점과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서 대선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야권은 대선자금 문제와 연결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합당 직후 대선이 치러졌던 만큼 선진통일당 출신 성 회장으로서는 나름의 의욕을 갖고 움직였겠지만 자금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친박 게이트’ 대책위원장 전병헌 최고위원은 12일 “새누리당이 아무리 빨간색으로 덧칠해도 차떼기라는 본색은 여전함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10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되자 여권은 핵폭탄을 맞은 듯 어수선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왜 리스트에 친박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친이(친이명박)계에서는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는 이날 “돈이 들어오지 않아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사비를 털어 운영했다”며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캠프 운영비 조로 거액을 줬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성 회장이 고인이 된 마당에 해명하기도 어렵게 됐다”며 “시비를 가리지 못하는 상태로 논란만 계속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기획 수사”라며 반발했던 친이계는 반격에 나섰다. 4선의 정병국 의원은 라디오에서 “한 사람(성 회장)이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며 압박감을 느끼다 극단적인 상황까지 간 과정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수사하지 않는다고 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라고 강조했다. 한 친이계 전직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가 기강을 잡겠다고 나선 것인데 오히려 발목을 잡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6명도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새누리당은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 수습책 마련에 부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밝혔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가 20일도 채 남지 않은 4·29 재·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 수도권 선거구 3곳은 모두 박빙으로 봐야 한다”면서 “힘들여 지지율을 올려놨는데 이번 사건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사건을 ‘친박 권력형 비리 게이트(친박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헌정 사상 초유의 집단 뇌물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친박’을 강조해 새누리당 내 친이계와의 분열을 꾀하고, 정치자금 대신 포괄적 뇌물 사건으로 규정해 공소시효가 남아 있음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물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지만 수뢰 액수가 3000만 원이 넘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하면 10년으로 늘어난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에서 허태열 김기춘 두 분이 왜 연이어 비서실장이 됐는지 연유가 조금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실 여부를 철저하게 가리는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특검을 요구할지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주재해 전병헌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13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 등에게 이 사건을 집중 질의하기로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이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9일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날 야당으로부터 “명연설”이라는 호평을 받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비교가 됐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유 원내대표가 밝힌 ‘반성과 성찰’을 문 대표에게도 기대했는데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야당이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역할론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문 대표가 경제와 성장을 강조하며 서민경제를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같은 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경제를 강조한 건 좋았지만 구구절절한 경제학 특강처럼 보였다”고 아쉬워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장택동 기자}
평소 강한 남성 이미지 연기를 많이 하던 배우 차승원 씨가 어지간한 전업주부도 어려워한다는 김치 담그기를 능숙하게 해낸다. TV를 보는 아내의 눈빛도 평소와 다르다. 여성들이 ‘로망’을 가질 만하다. 차 씨가 ‘차줌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자 새누리당은 4·29 재·보궐선거의 캐치프레이즈를 ‘새줌마(새누리당+아줌마)’로 정했다. ‘차줌마 신드롬’의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경제 살릴 지역 일꾼’을 강조하는 선거 전략과도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거구인 김무성 대표가 앞장서서 빨간 머리수건과 앞치마를 두르는가 하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서 콩나물을 고르며 연일 새줌마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시각에서 이번 재·보선의 구도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19대 총선에서 야권 연대로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당선됐던 3개의 선거구 가운데 경기 성남 중원에서 선전하고 있고, 서울 관악을도 야권 후보 분열로 새누리당은 내심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인천 서-강화을이다. 2000년 이후 현 여권 후보들이 내리 당선됐던 ‘텃밭’ 같은 곳인데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이 “인천 서-강화을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지역 같다”고 했을 정도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새줌마의 힘이 절실한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먼저 차줌마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남자 배우가 ‘예상을 깬 파격적인 변신’을 한 것이 차 씨에게 관심이 쏠리는 주요한 원동력일 것이다. 유명 스타가 현지 주민들과 다를 바 없는 소박한 차림으로 야채를 써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다. 새줌마는 아직 그만한 변화를 보여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변신의 폭이 파격적이지 않다. 한 예로 6일 강화를 찾은 김 대표가 “새누리당 후보를 꼭 당선시키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현지에서 1박을 한 것은 신선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후보의 집이 아닌 마을회관이나 민박집에서 주민들과 하룻밤을 보내는 파격을 보여 줬다면 민심을 얻는 데 더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주민에게 동화되는 힘도 약하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선거 지역을 방문하는 장면을 보면 고위 공직자가 현장을 순시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기 어렵다. ‘부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 변신하려면 평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친(親)서민 행보를 해야 할 텐데 아직 미흡해 보인다. 서민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민의 마음을 보듬지 못해 반발을 샀고, 연말정산으로 민심이 들끓었을 때에도 대응이 한 걸음 늦었다. 정부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여당의 숙명일 수도 있겠지만 서민들에게 환영받는 새줌마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공무원연금에 충당하는 부채가 국가 부채 급증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뤄지면 최대 87조 원이 넘는 국가 부채를 줄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8일 새누리당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가정 충당 부채 변화 분석’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현재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와 실무기구에서 논의 중인 개혁안 중 하나로 새누리당 개혁안을 토대로 한 ‘김태일(고려대 행정학과 교수)안’을 적용하면 지난해 기준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는 435조9654억 원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7일 심의 의결한 지난해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 523조8524억 원보다 87조8870억 원이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국가 부채도 1211.2조 원에서 1123.3조 원으로 감소한다. 유력한 절충안 중 하나인 ‘김용하(순천향대 교수)안’을 적용할 경우 국가 부채는 58조5545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새누리당 안’대로 개혁되면 부채 감소액은 73조6381억 원이고, 정부 안을 적용하면 77조7407억 원이 줄었다. 야당과 공무원 노조 측은 아직까지 구체안을 내놓지 않은 탓에 분석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는 정부가 앞으로 공무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이다. 국가 부채는 국채, 차입금 등과 충당 부채를 모두 합친 액수다. 현행 제도에서는 지난해 국가 부채 가운데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의 비중이 43.3%에 이르지만 현재 논의되는 안대로 개혁이 이뤄지면 38.8∼40.4%로 줄어들게 된다. 먼저 김용하 안은 현행 1.9%인 지급률(퇴직 후 받는 월 수령액의 비율)을 1.65%로, 김태일 안과 새누리당 안은 1.25%, 정부 안은 1.5%로 각각 낮춘다. 이에 따라 김용하 안은 10조1464억 원, 김태일 안과 새누리당 안은 26조3804억 원, 정부 안은 16조2341억 원의 충당 부채가 절감된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2009년에 개혁이 됐을 경우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지급률을 낮춰도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고령화지수(연금 상승률을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정하는 것), 재정 안정화 기여금(연금 수급자가 수령액의 2∼4%를 기여금으로 납부하는 것), 연금 수령액 인상 5년간 동결, 연금 지급 개시연령을 단계적으로 65세로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제도가 도입되면 현 연금 수급자들에게 지급될 연금액이 줄어들게 되고, 충당 부채도 감소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연금 수령액 5년간 동결 시 33조7143억 원, 재정안정화기금 도입 시 19조4654억 원의 충당 부채가 감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가 국민 1인당 무려 1048만 원”이라며 “이렇게 큰 빚을 미래세대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것이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명백한 이유”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6일 “국회의원 정수를 4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7일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가 국회의원 100명을 더 늘리자는 발언으로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더니 ‘퍼포먼스로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라고 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자기 자원외교 국조특위 증인으로 나갈 테니 이명박 전 대통령도 나오라고 요구하는 등 벌써 차기 야당 대선후보가 된 듯 이미지 쌓기에만 매몰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재미삼아 말하기에는 너무 중대한 사안”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과 단일화할 때 (정수를) 감축하겠다고 했던 것을 뒤집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발언이기 때문에 정말 재미삼아 퍼포먼스를 한 것인지, 본인의 진심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박민식 의원은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가장 중요한 논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데 의원정수는 그 나라의 헌정사, 국토, 인구, 정부체제 이런 것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헌법정신에 반하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강조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새누리당은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인양 적극 검토’ 발언을 환영했다. 박 대통령에게 선수(先手)를 빼앗긴 새정치민주연합은 ‘환영’이라는 표현을 삼간 채 세월호 인양이 실제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인양은 국내 기술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월호는 인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기술적 검토만 끝나면 (박 대통령이) 인양 쪽으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굉장히 고무되고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명연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결정에 적극 동조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4·29 재·보궐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심 세월호 인양 문제가 부각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왔다. 이에 앞서 당 지도부는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등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에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여론조사를 통한 의견수렴’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김 대표도 “옳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고, 유 원내대표도 “무책임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환영한다’는 표현 없이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조치를 우리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고 짧게 논평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인양이 현실화할 때까지는 정부를 완전히 믿기 어렵다는 뉘앙스다. 야당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예산과 조직 규모를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문제 삼으며 세월호 이슈를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김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심각하게 의심하게 한다”며 “유가족에게 배상금을 받고 진상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4·29 재·보궐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시급한 민생 현안들이 묻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커지고 있는데도 여야는 입으로만 ‘경제 정당’이라고 외칠 뿐 4개 의석을 결정하는 선거에 다걸기하는 형국이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달 25일에 이어 2일 인천 서-강화을 지역을 다시 방문했다. 경기 성남 중원과 광주 서을, 서울 관악을은 이미 두 차례씩 둘러봤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도 지난달 22일과 30일 광주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표밭갈이에 분주하다. 반면 현안에 대한 여야의 협상은 파행되거나 더딘 상태다. 대표적 사례로 경제활성화법안 9개에 대한 여야 논의는 사실상 중단돼 있다. 여권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청년 일자리 창출법’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지난달 17일 여야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보건·의료를 제외하면 논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합의까지 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24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불투명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2일 여야가 대타협 실무기구 구성에 합의하고, 당초 합의대로 5월 2일까지 개혁안을 처리하기로 약속하면서 물꼬는 텄다. 그러나 개혁안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커 진전이 쉽지 않다. 여당 지도부는 재·보선을 의식해 야당이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의심을 갖고 있다.▼ 일본 정관재계 ‘경제合心’ ▼정부 친기업정책-의회 규제완화에 재계 임금인상과 투자 증대로 화답가계지출-증시-부동산 모두 호조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한 지 1일로 만 1년이 됐다. 재정 건전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한때 가계 소비가 얼어붙어 섣부른 조치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경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들이 켜지면서 오히려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비세 인상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의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며 이는 장기 디플레이션 늪에 빠졌던 1997년 4월 소비세율 인상(3→5%) 때와는 정반대라고 보도했다. 우선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가계 지출이 살아났다. 일본 통계국은 2월 가계 지출이 전월 대비 0.8% 증가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시장 전망치(0.5% 증가)를 웃돌았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1.5%(연율)를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실물경제도 나아지고 있다. 도쿄 증시는 15년 만에 20,000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도 2년 연속 올랐다. 이처럼 일본 경제가 소비세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관·재계가 경제 살리기 목표 하나로 똘똘 뭉친 3각 협력에 있었다. 법인세 인하를 포함해 기업 살리기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정부의 친기업 정책 드라이브와 파격적인 규제완화 법안들을 속전속결로 처리한 국회, 여기에 투자 증대와 임금 인상으로 화답한 재계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1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향해 “자가당착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격”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4선의 정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윤 장관이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및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를 둘러싼 ‘샌드위치’ 외교 상황을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뒤 “지금 우리 외교는 원칙과 소신이 없고 주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실리와 명분, 기회까지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IB와 관련해 “창립 회원국이 이미 35개국이 넘어서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한다는 협상카드를 꺼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어찌 이런 상황을 (윤 장관이) ‘최적의 절묘한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전략적 가치로 포장된 전략적 모호성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눈치 보기, 무소신, 기회주의, 편승외교라는 비판”이라며 “당도 현재 외교상황을 심각하고 인식하고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주문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누리당이 30일부터 2박3일 간 일정으로 전국 6개 도시를 돌며 중소기업인들의 애로를 듣는 ‘힘내라! 중소기업 희망 캠페인’을 실시한다. 4·29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의 ‘민생경제 파탄’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회는 이날 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이정현 특위 위원장과 이현재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연다. 이어 첫 일정으로 대전 대덕테크노밸리를 방문해 기업인들을 만난다. 31일에는 광주광역시와 창원, 부산을 잇달아 방문하고. 4월 1일 대구 서문시장과 비산공업단지를 찾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특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장 방문 중에 발견되는 애로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정부 부처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4·29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4명을 선출하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의 첫 맞대결인 데다 향후 정국 주도권이 걸려 있다. 양당 지도부는 30일 서울 관악을 선거구에서 나란히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면서 선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쟁점들을 정리한다.○ 안보 vs 경제 프레임 대결 여당은 ‘안보’, 야당은 ‘경제’를 우선 과제로 각각 내세웠다. 어느 쪽이 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지가 선거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선거구 중 3곳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것인 만큼 19대 총선에서 통진당과 연대한 새정치연합의 책임을 거론하며 ‘종북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29일 새정치연합 소속 설훈 의원이 최근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데 반론의 여지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대표가 이런 비합리적인 의심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경제 실패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다. 문 대표는 취임 50일을 맞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은 서민·중산층이 몰락하고 부도난 상태여서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 않느냐”며 “정부의 무능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표 분산’ 어디로?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과 전 통진당 의원들의 행보도 주요 변수다. 정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도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들이 모두 완주할 경우 야당표가 분산돼 여당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광주 서을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 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지가 관건이다. 여당은 “30년 야당 독점 구도를 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당의 무덤’으로 불리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2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여당이 불리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11 대 4로 압승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구 4곳 중 여야가 3 대 1 이상이 되면 승패가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의 결과에 따라 이번 재·보선의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취임 50일 문재인 “꺼져가는 불씨 되살렸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0일은)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정도”라고 자평하며 “단군 신화에서 곰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었던 것처럼 우리 당도 앞으로 50일 더 마늘과 쑥을 먹어야 제대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른바 ‘종북몰이’를 두고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많은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정당이 무슨 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야당한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 안보특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민주정책연구원 산하에 안보정책연구소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안보 행보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재직 시 소득 대비 퇴직 후 수령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천안함 폭침 5주년을 맞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안보 정당’을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한 새누리당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새누리당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이군현 사무총장은 “지금도 위협받고 있는 사이버 안보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테러방지법 처리 통과에 협조하고, 통합진보당과의 좌파 선거 연대 책임론 반성 없이 ‘종북 몰이’라고 비난하지 말고, 조건 없는 북한인권법 통과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경제 발목 잡는 경제정당, 안보 방임 정당이란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얼마 전부터 경제, 안보 정당을 내세우고 있지만 입법 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6일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이 2010년 6월 북한의 천안함 도발 규탄 결의안에 반대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46명 천안함 용사 및 장병들과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심의, 의결했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뒤 3주 만이다. 김영란법은 이달 대통령 재가와 국무총리·국무위원 부서, 공포 절차를 마치게 된다. 이후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9월 말부터 시행된다. 김영란법이 통과된 직후 대한변호사협회가 “공공성이 강한 다른 민간 영역은 빼고 언론만 규제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 등의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1년 반의 준비 기간 동안 입법에 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김영란법에) 법리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 소관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시행령 제정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권익위는 이 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시행령 제정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권익위는 5, 6월경 공청회를 개최하고, 정부 언론계 교육계 등 관련 기관과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8월 시행령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이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 시행령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각계각층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중 개최하는 등 김영란법에 대한 홍보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영란법은 ‘원활한 직무 수행 또는 사교 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에 대해서는 주고받는 것을 허용하면서 금품 액수의 허용 범위는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립학교나 언론사의 비정규직, 탄력근무자 등이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지 등도 시행령에서 정해야 할 부분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도 의견 수렴을 폭넓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행령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개혁 타협안 마련 시한이 다가오면서 여권이 전방위로 야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 개혁의 성적표가 이들 타협안 도출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과의 약속’ ‘국민의 염원’ 등 감성적 표현을 활용해 야권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개혁은) 국민과의 약속이면서 우리 미래 세대의 앞날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몇십 년 이상 다시 개혁할 필요가 없고, 국민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개혁안이 만들어지길 국민이 염원하고 있다”며 “이런 염원대로 약속 기한 내에 합의안이 마련되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시한은 28일까지다. 노사정위원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개혁 대타협안을 이달 말까지 내놓기로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는 당초 합의대로 28일까지 공무원연금 개혁 대타협기구에서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 지원과 공무원단체 설득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공무원연금 개혁의 총대를 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훨씬 강경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수권하겠다는 야당에서 당당하게 자기 안을 내놓지 않고 공무원노조와 국민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사용주인 정부가 정부안을 내놓지 않고 국회로 떠넘기는 것이야말로 비겁하다”고 반박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장택동 기자}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2003년 12월 위원장 활동비로 받은 9000만 원을 국회 사무처에 반납했다.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선임하는 첫 회의를 연 뒤 조사 범위 등에 대한 논란 탓에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는 뜻이었다. 심 의원은 지난해 8월에도 ‘세월호 침몰 사고 국조 특위’가 여야 이견 때문에 활동을 하지 못하자 한 달 치 활동비 600만 원을 기부했다. 국회는 특위에 지원하는 예산과는 별도로 특위 위원장에게 ‘위원회 운영비’라는 명목으로 매월 600만 원을 지급한다. 국회 관계자는 “특위 위원장이 되면 감투도 주고 돈도 주니 여야 중진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600만 원은 위원장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다수 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100만 원 정도씩 나눠 주기도 한다. 특위 위원장 경력이 있는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위원들 회식 등 특위 활동에 활동비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활동비를 받으려고 위원장직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활동비 사용 명세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4월 국회법 개정 당시 특위 위원장 활동비 공개를 놓고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 제도개선소위 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은 “특위 위원장부터 활동비를 투명하게 써야 한다”며 공개를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 상임위 위원장과의 형평성 문제, 위원장 활동 위축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의 필요성에 찬성하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미 정부 당국의 공식 견해와 다른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부산 해양대에서 열린 ‘청춘무대 김무성 토크쇼’에서 “이 발언은 문제가 있겠지만…”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핵실험을 두 번 내지 세 번 하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전쟁 위협 발언을 하는 상황에서 북핵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방어할 수 있는 무기체계들을 갖추는 것은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처음 강조하면서 북한 핵보유국 발언이 나온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대표는 “국제관례에 따른 이야기를 한 것이다. (핵보유국) 인정이 아니라 간주”라고 해명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중국까지 (레이더 탐지) 반경이 넓어지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지만 우리는 안보가 우선”이라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 150km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