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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중요한 대규모 군사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 정당은 “가자지구 휴전의 대가로 서안 공격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레바논, 시리아, 예멘, 그리고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이스라엘식 표현)에 손을 뻗치는 이란의 축에 대항해 체계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테러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통해 “대테러 작전을 필요한 만큼 오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서안의 제닌 지역에 공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서안은 국제법에 따라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행정권을 지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안에 대규모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등 사실상 서안을 합병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현재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인 270만 명, 이스라엘인 7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와 레바논에 이어 ‘서안 테러 근절’이 새로운 전쟁 목표가 됐다”며 “우리 당이 17일 내각에 요청해 승인을 받아냈다”고 X를 통해 밝혔다. 앞서 17일 이스라엘 내각이 6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극우 정당들이 “서안 전선을 열자”는 주장을 관철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재개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20일 서안 일부 마을에서는 정착민 수십~수백 명이 팔레스타인인 소유 건물에 불을 지르고 차량을 파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의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환영한다”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의 정착촌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세상을 자주 놀라게 하는 도널드 트럼프. 그는 자신만의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트럼피디아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다양한 변화가 몰아칠 ‘트럼프 2.0 시대’에 트럼프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을 추적해보겠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옛날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제 한 말일까?“전 지쳤습니다.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바가지 씌우는 것(rip off)을 보면서 지쳤습니다. 미국은 훌륭한 나라입니다. 근데 그들은 뒤에서 우리를 비웃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 자신의, 지도자들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생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었는데, 우방이 미국을 이용한다는 인식을 드러냈고 워싱턴 정계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방송 출연에 앞서 이런 성명도 냈다. “국민 여러분, 수십년째 동맹들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공짜 보호 아래서 무역 흑자를 내는 부유한 국가가 됐습니다. 이제는 미국이 ‘흑자 머신(profit machine)’들로부터 대가를 지불받을 때입니다. 이들을 상대로 ‘세금(관세)’을 부과해 미국 경제를 성장시킵시다.”정답은 38년 전인 1987년이다. 그는 당시 41세의 유명 부동산 사업가였다. 뉴욕 맨해튼에 지은 ‘트럼프 타워’로 이름을 알렸고, 정치와는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그해 9월 2일 갑자기 유력 일간지 3곳에 거액을 들여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전면 광고를 실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보스턴글로브까지 조간신문 3곳에 광고를 실어 총 9만4801달러(현재 가치로는 약 26만 달러, 약 4억 원)를 썼다. 이날 밤 CNN의 전설적인 시사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서는 그를 긴급 섭외했다. “무슨 목적으로 광고를 실었냐”고 질문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대로 생각해도 되지만 나는 대선 출마할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보면 볼수록 묘한 기시감이 들어 놀랍다. “일본을 보세요. 우리를 완전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무역 적자가 상당합니다. 자유무역을 하자더니 자동차랑 영상카세트녹화기(VCR)를 덤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을 보호해줬는데 이런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1988년 CBS 레이트 나잇 위드 데이비드 레터맨 대담“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정말 강한 엄청난 군사력을 자랑하게 될 것입니다. 러시아도 동맹도 누구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아주 부자인 국가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웃음거리입니다.”―1990년 성인지 플레이보이 인터뷰트럼프 대통령의 오래된 정치 야망은 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그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다”가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 2012년 대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2016년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 “노동자들. 그들은 날 사랑한다”20일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기는 지금부터”라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미국의 황금기가 1950~1960년대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패권국으로 부상했을 시기로, 그는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46년 뉴욕 퀸스에서 부동산 개발업자 프레드 트럼프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가정부와 운전사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뉴욕군사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 포덤대에 진학했으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해 1968년 졸업했다. 당시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그는 징집을 다섯 차례 유예받은 끝에 참전하지 않았다. 무사히 졸업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뉴욕으로 돌아와 가업을 물려받았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일했고, 파티와 나이트클럽을 다니며 사교계 활동도 부지런히 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었다. 그는 1978년 아버지에게 1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코모도르 호텔을 매입해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재건축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어 1983년 맨해튼에 58층짜리 트럼프 타워를 지으며 성공한 사업가로 주목받았다. 마침내 ‘트럼프’ 이름을 붙인 대형 건물이 탄생한 순간이다. 이 시기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 이슈에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바람둥이로 유명한 부동산 재벌이 일간지에 자신의 주장을 담은 전면 광고를 연이어 실자 화제가 됐다. 1987년 첫번째 저서 ‘거래의 기술’을 출간한 후 오프라 윈프리 쇼 등에 출연하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책을 팔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었다는 말도 나온다.)그가 당시 가졌던 엄청난 자기 확신도 인상깊다.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누가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겠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노동자들. 그들은 날 사랑한다”고 답했다.● 초라했던 첫 대선 시도53세였던 1999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탈당하고 혁신당에 가입했다. 그는 “사비로 대선에 나서겠다”며 1억 달러를 선거 자금으로 약정했다. 연간 650만 명에 이르는 트럼프 호텔과 카지노 손님에게 자신을 뽑아달라고 홍보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후보 경선에서 2000년 3월 중도 하차하며 첫 대선 도전은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이 시기 사업도 어려움에 빠졌다. 무리한 팽창을 하다 1992년 뉴저지주에 있는 그의 카지노가 파산했고, 그의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의 빚을 졌다. 이후 사정이 나아지긴 했으나 사업가로서의 명성에 금이 갔다. 정치적 실패와 실추된 명예는 2004년 NBC에서 TV쇼 ‘어프렌티스’를 선보이며 완전히 씻어냈다. 특히 뉴욕 명사에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2004년 대선 때도 출마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싶다”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재력과 의지를 바탕으로 공화당 큰손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몇년간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를 적당히 달래며 그의 돈을 받아갔지만, 그의 정치적 열망을 과소평가했다”고 전했다. 당시 공화당에서는 언행이 거칠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재력가 트럼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트럼프는 공화당계 행사에 연설자로 나서고, 당 중진과 행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이 됐다. 공화당 인사들은 NYT에 “그의 거대한 자아를 충족시켜주고 고액 기부자에 대한 관례도 따를 겸 초대한 것이었다”고 회고했으나 이 모든 대외 활동이 트럼프의 몸값을 올려주고 있었다. 2011년 초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맹공을 쏟아붓고 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케냐 태생이라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고, 무슬림일 수도 있다는 허위 주장이었다.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라”며 음모론을 펼쳤다. 그 결과 2011년 4월 11일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9%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2011년 4월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만찬 행사는 현재까지도 종종 언급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악연’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생증명서 원본을 공개한 직후 열린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웃음거리가 됐다. 이후 지지율도 급락해 결국 2011년 5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억만장자 사업가는 백악관을 카지노로 변신시킬 것” “출생신고서를 공개했으니 트럼프가 ‘달 착륙 조작설’ 같은 보다 심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릴 것” 등 농담 같은 독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정이 굳은 채 일찍 귀가했다고 한다. 그는 시간이 흘러 2016년 NYT 인터뷰에서 “2011년 출입기자 연례만찬에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반박하면서도 “(당시 세간의 연이은 공격에) 내가 대선에 나가야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차기인 2016년을 목표로 대선 준비에 착수했다. 조용히 캠프 직원을 모았고, 이때 플로리다주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였던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NYT에 따르면 와일스는 2015년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난 뒤 주변에 “겉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정치적 재능이 있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며 대통령이 될 자질이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앤드루 브레이바트 등 극우 언론인과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동시에 공화당이 자금 사정이 어려울 때마다 거액을 기부하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크리스 크리스티 당시 뉴저지 주지사 등 공화당 고위급들과도 안면을 텄다. 그리고 2015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자택인 트럼프 타워에서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화 요약: 트럼프 대통령은 38년 전부터 정계에 기웃거렸다. 2000년 54세에 첫 대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공화당 큰손이 됐지만 세상이 그를 비웃었다. 그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겠다”는 열망으로 2016년 대선을 차근차근 준비해 결국 대통령이 됐다. 3화 예고: 멜라니아 여사는 취임식 내내 눈을 가리는 챙 넓은 모자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에 입을 맞추려다 모자 챙에 막혀 ‘허공 키스’를 하게 된 순간은 취임식 명장면이 되고 말았다. 여러모로 비범한 이들의 ‘부부의 세계’를 들여다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은 다시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할 것이다. 개척자 정신은 우리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사에서 ‘팽창주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동부와 멕시코의 공동 해역인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고 중남미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편입하겠다며 주권 침해에 가까운 고강도 압박 발언을 이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세계의 경찰’ 노릇을 포기하고 미국 이익에만 집중하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하지만 집권 2기에서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주변국 영토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트럼프식 팽창주의’ 기조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의 근간에 팽창주의도 포함돼 있음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영토 확장은 신(神)의 뜻”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가장 위대하고 강력하며 존경받는 국가”라며 “(이에 맞는) 정당한 위치를 되찾고, 전 세계의 경외와 찬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지만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아닌 파나마에 준 것”이라며 “이젠 미국이 되찾아오겠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영토 확장 의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매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명백한 운명)”란 표현을 썼다. 북아메리카 전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건국 초기 개척자들이 자신의 활동을 정당화하며 “신(神)이 부여한 운명”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미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또한 그는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부터 미국은 자유로운 독립국가”라고 선포했다. 그는 집권 1기 취임사에서 “이제부턴 미국이 우선”이라며 “매 순간, 매 결정마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2기 취임사를 두고 “1기 때보다 노골적이고 공격적으로 느껴진다”고 풀이했다. 1기 때는 미국이 손해본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춘 반면 2기 때는 선제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설명했다.● ‘미국’ 41회 언급… 역대 최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45단어로 이뤄진 이날 취임사에서 ‘미국(America)’을 총 41회 언급했다. 1기 취임사(34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취임사(38회)를 모두 앞질렀다. 이 외 ‘미국인’(21회), ‘우리나라’(18회), ‘다시’(14회) 등도 자주 등장했다. 1기 취임사와 비교할 때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이 많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8년 전에는 ‘살육(carnage)’ ‘황폐(disrepair)’ ‘쇠퇴(decay)’ 같은 단어를 여러 번 사용했지만 이날 이런 거친 표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 뒤 의회 내 ‘노예해방홀’로 자리를 옮긴 뒤 진행한 비공식 연설에서 그는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 결과를 “완전히 조작됐다”고 강조하는 등 특유의 거친 화법을 이어 갔다. 취임식 뒤 워싱턴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축하 행사에서도 거듭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에서 일어나는 간단한 위기도 관리하지 못했고 계속되는 해외에서의 재앙적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가자전쟁,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과정에서의 혼란, 캘리포니아주의 대형 산불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니발 렉터’보다 무서운 살인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현지 시간)부터 대대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집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집권 축하 집회에 등장해 강력 범죄를 저지른 후 미국에 온 불법 이민자를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유명한 ‘식인(食人) 캐릭터’ 한니발 렉터에 비유했다. 그는 “미국에는 우리가 허용한 것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 있다. ‘렉터 캐릭터’는 허구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또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넘어서는 추방이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남부 국경에 미군을 배치하며,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또 중남미 불법 이민자를 가석방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또한 폐기하기로 했다. AP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임 첫 주에만 중범죄 이력이 있는 최소 300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불법 이민자도 많은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에서 대대적인 체포 작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든 불법 이민자 추방”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일(20일) 저녁 해가 질 때쯤 국경 침입은 멈출 것”이라며 “모든 불법 침입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고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외쳤다.그는 불법 이민에 관용적이었던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가 무더기로 미국에 몰려왔다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들어왔고 그들 중 다수가 살인자다. 이들은 거칠고 무자비하다”고 우려했다. 또 “취임사에서 소개할 국경안보 조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국경 복구 노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이날 ‘불법 이민자 입국률’ 차트까지 직접 보여주며 민주당이 권력을 잡았을 때 이 입국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쏘아 올린 로켓처럼 하늘로 치솟는다고 했다. 이어 “모든 불법 이민자 갱단과 범죄자를 추방하겠다”고 강조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이민 정책을 담당할 인물들의 면면도 강도 높은 반이민 정책의 집행을 예감케 한다. ‘국경 차르’로 기용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던, 불법 이민자 부모와 아동의 격리 정책을 주도했다. 2기 때도 이 정책을 재도입할 뜻을 밝혔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또한 트럼프 1기 때 시리아 수단 소말리아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정책을 관장했다.● 불법 이민자 단속 긴장 높아지는 시카고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의 주요 장소로 거론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일대의 긴장 또한 고조되고 있다. 시카고는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힌다. 다만 연방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단속이 임박하자 시카고 당국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와 달라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를 받아들이고 연방정부와의 물리적 충돌 대신 주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제기된다.시카고 시의회의 라틴계 의원 2명은 15일 중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에 한해 차기 행정부가 원활하게 단속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다. 현지 유력 일간지인 시카고트리뷴 또한 사설에서 “시 당국이 호먼과 만나 그의 계획을 들어야 한다. 강경 단속이 불러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다만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추이 가르시아 일리노이주 연방 하원의원은 “이민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자의 나라라는 미국의 역사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정오(현지 시간·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2017년 1월∼2021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2번째 임기 중 더욱 강력해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미국의 힘, 단결, 공정성 등을 강조하며 △불법 이민자 추방 △연방정부 개혁(기득권 관료집단 해체 등)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철회 △화석 에너지 사용 확대 △산업 보호 및 증진 정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1기 취임사에서 ‘살육(carnage)’ ‘황폐(disrepair)’ ‘쇠퇴(decay)’ ‘상실(dissipate)’ 등의 표현 등을 나열하며 당시 미국 상황을 비판하는 데 비중을 크게 뒀다면 이번 취임사에선 미국 내 시급한 문제와 해결책을 부각시킨 것.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 일련의 역사적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완전한 회복’과 ‘상식의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가 국가적 성공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확신과 낙관을 갖고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변화의 물결이 미국을 휩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최근 캐나다, 파나마, 덴마크령 그린란드 등 우방국에 대한 주권 침해 발언도 수차례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취임사를 통해 향후 힘을 앞세운 ‘팽창주의’ 전략을 추진하겠단 메시지를 암시한 거란 해석도 나온다.▶[전문]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사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대선 승리 축하 행사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집회’에서도 그간 자신이 강조해 온 정책들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4년간 이어진 미국 쇠퇴라는 기나긴 막은 내려지고 미국의 힘과 번영, 존엄과 자부심을 영원히 다시 가져올 새로운 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책 추진이 가능한 ‘행정명령’을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로 발동해 불법 이민자 추방과 연방정부 개혁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100여 건의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그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명령은 내가 취임 선서를 한 지 몇 시간 내로 폐기될 것”이라며 “여러분은 역사적인 행정명령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국경에 대한 침입을 저지하고 우리의 부를 되찾고 우리 발 아래에 있는 액체 금(석유)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물가를 낮추되 임금은 올리고 수천 개의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며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기반으로 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산으로 짓고,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대선 때 큰 힘이 되어준 라라와 돈.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날인 19일 취임 축하 집회에서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특히 두 사람을 언급했다. 바로 차남 에릭(41)의 부인 라라(43), ‘돈’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48)다. 이를 두고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실세였던 장녀 이방카(44)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44)가 뒷선으로 물러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돈, 에릭, 라라 등이 전면에 나서는 등 퍼스트 패밀리 내 역학 구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라라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의 대선 자금을 관장하는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았다. “공화당의 모든 돈을 시아버지의 재선을 위해 쓰겠다”며 ‘돈줄’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라라를 “착하고 조용하다”고 호평했다. 에릭은 호텔, 카지노 운영 등 트럼프 일가의 주요 사업을 맡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수많은 부통령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내릴 때 J D 밴스 부통령을 아버지에게 추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또 다른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과도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처음 백악관에 입성했을 때 11세였던 삼남 배런(19)은 뉴욕대 진학을 앞둔 키 206cm 청년으로 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런을 두고 “나의 3남 2녀 중 가장 똑똑하고 인기가 많은 아이”라고 칭찬했다. 배런은 대선 기간 아버지에게 젊은 층이 즐겨 듣는 팟캐스트 방송의 출연을 적극 추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주 10명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카이(18)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주니어의 3남 2녀 중 맏이다.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연설자로 등장해 “할아버지가 부모님 몰래 사탕과 탄산 음료를 준다”며 할아버지의 친근한 면모를 강조했다. 아마추어 골프 선수로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라운딩을 즐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국 대사에도 가족과 지인이 대거 발탁됐다. 차녀 티퍼니(31)의 시아버지인 레바논계 사업가 마사드 불로스는 아랍 및 중동 담당 선임 고문을 맡았다. 이방카의 시아버지 찰스 쿠슈너 또한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지명됐다. 트럼프 주니어의 전 약혼녀인 유명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56)은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됐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낸 쿠슈너는 현재 운영 중인 투자회사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유대계인 그가 중동 의제에서 ‘비공식 고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동유럽 알바니아, 세르비아 정부는 쿠슈너의 회사가 현지에서 추진 중인 부동산 사업에 일종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대선 때 큰 힘이 되어준 라라와 돈.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구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마가 승리 집회’ 연설에서 가족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던 중 며느리 라라(43)와 ‘돈’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48)를 콕 집어 말했다. 1기 때 백악관 실세로 통하던 장녀 이방카(44)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44)가 뒷선으로 물러나고, 다른 자녀들이 전면에 나서는 등 퍼스트 패밀리의 역할이 바뀐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꼽힌다.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먼저 호명한 라라는 차남 에릭(41)의 부인이다. 라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아 선거운동의 ‘돈줄’을 쥐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라라는 착하고(nice) 조용한 사람”이라며 칭찬했다. 에릭은 호텔과 카지노 등 트럼프 가족의 사업 운영을 도맡고 있다.트럼프 주니어는 막후 실세로 꼽힌다. 차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지는 않으나 측근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아버지의 러닝메이트로 추천했다. 이 외에도 내각 고위급 인선에 적극 관여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막내 배런(19)은 뉴욕대 진학을 앞둔 키 206cm 청년으로 성장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배런에 대해 “내 아이들 중 어쩌면 가장 똑똑하고 인기 많은 아이”라며 아낌없이 칭찬하고 있다. 배런은 대선 기간 아버지에게 팟캐스트 방송 출연을 추천하며 20대 남성 유권자 공략법을 조언했다.배런보다 한 살 어린 트럼프 주니어의 장녀 카이(18)도 뜨고 있다. 지난해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할아버지,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주목받았다. 골프선수인 그는 10명의 손주 중 연장자로 트럼프 당선인과 자주 라운딩에 나간다.트럼프의 ‘예비 며느리’로 불리던 킴벌리 길포일(56)은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됐으나 트럼프 주니어와 파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취임 축하 파티에 새로운 애인 베티나 앤더슨(38)과 참석했다.차녀 티파니(31)는 이번에도 공개 행보가 적으나, 시아버지인 마사드 불로스가 차기 행정부의 아랍 및 중동 문제에 대한 선임 고문으로 지명됐다. 또 이방카의 시아버지 찰스 쿠슈너는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지명됐다.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한 이방카는 백악관에 복귀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가정을 돌보겠다고 밝혔다. 역시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쿠슈너는 현재 운영 중인 투자회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신 그는중동 문제 등에 관련해 ‘비공식 고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0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 대통령 취임식이 혹한 예보에 따라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된다. 1937년부터 항상 1월 20일에 에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그간 궂은 날씨나 추위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많았다. 40년 전인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은 추운 날시 때문에 실내에서 열렸다. 취임 선서를 하며 임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낮 12시의 기온은 ―13.8℃로 체감 기온은 ―40℃에 달했다. 취임 선서도 의사당 안에서 이뤄졌고, 눈보라까지 몰아치면서 취임식 직후 예정된 퍼레이드 역시 취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한다. 취임사는 의사당 중앙홀(로툰다홀)에서 할 계획이다. 20일 워싱턴은 취임식 역사상 두 번째로 추운 날씨가 예보되어 있다. 실내로 취임식을 옮기며 규모가 대폭 축소되자 인근의 대형 실내 경기장인 캐피털원아레나를 개방해 생중계로 취임식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1841년 윌리엄 해리슨 전 대통령 취임식은 안타까운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취임식은 3월이었는데도 한파가 몰려왔고 장대비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해리슨 전 대통령은 외투도 입지 않은 채 2시간에 가까운 연설을 했다. 결국 오한에 시달리다 취임 한 달여 만에 폐렴으로 숨졌다. 난투극으로 취임식이 얼룩진 사례도 있었다. 1829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술에 취한 손님들이 백악관 커튼을 찢고 몸싸움을 벌여 아수라장이 됐다. 잭슨 전 대통령은 결국 뒷문으로 탈출해 취임 첫날밤을 백악관 밖에서 보냈다. 전쟁 중 열린 취임식은 반전(反戰) 여론을 의식해 간소하게 치르기도 했다.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베트남전 반전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닉슨 전 대통령이 탄 차량에도 시위대가 던진 유리병과 돌멩이가 날아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열린 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15분 만에 마쳤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세상을 자주 놀라게 하는 도널드 트럼프. 그는 자신만의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트럼피디아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다양한 변화가 몰아칠 ‘트럼프 2.0 시대’에 트럼프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을 추적해보겠습니다.곧 백악관에 입주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호화 리조트 ‘마러라고’를 18일(현지 시간) 떠나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말하길 “세상의 중심”이라는 마러라고. 그는 이 아름다운 지중해풍 리조트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며 집권 2기를 준비했을까. 트럼프 당선인과 측근의 발언,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살펴봤다.● 에피타이저는 ‘박수갈채’변덕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당선인도 거의 매일 지키는 루틴이 있다. 야외 테라스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것. 특별한 행사가 없는 날이면 정장을 입고 마러라고 중심부에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고 한다. 그가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내부를 가득 채운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낸다. 그는 들뜬 얼굴들 사이로 걸어가며 박수갈채와 환호를 음미하고 팬서비스를 충실하게 해준다고 한다. 꽤 많은 사람과 악수하며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용 식탁’에 착석하면 마러라고의 밤에 막이 오른다. 이날 처음 마러라고에 갔더라도 그의 자리가 어딘지는 단박에 알 수 있다. 제법 촘촘하게 배치된 식탁들 사이에 붉은색 벨벳으로 만든 접근 금지선이 설치된 식탁이 있다. 바로 이 식탁이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 식탁이다. 그의 식탁이라고 해서 닿지 못할 곳에 배치되기는커녕 옆 식탁과 거리가 3m도 안 될 정도로 가까워 인상깊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금지선 안으로 진입하면 제지당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식사 전후로 자유롭게 식당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기 때문에 일단 식당 안에만 있으면 저녁 내내 그의 얼굴을 원 없이 볼 수 있다.식사는 뷔페식이고, 트럼프 당선인의 입맛에 딱 맞춘 요리가 제공된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자리에서 주문한다. 주로 버거나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한다.나머지는 내각 지명자든, 최측근이든 직접 음식을 뜨러 줄 서야 한다. 빈 접시를 들고 기다리다 핵심 인사들과 이야기할 기회도 생긴다. 지난해 12월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한 보수 성향 사업가 제임스 피시백은 “파스타를 가지러 갔다가 (보건장관 후보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랑 대화를 나눴다”고 AP통신에 말했다.마러라고의 ‘장기 투숙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종종 트럼프 당선인과 겸상한다. 최근 그가 이 식당에서 5세 아들 X를 데리고 트럼프 가족과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식당 입장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마러라고의 오랜 회원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고문인 부동산 투자자 조지 롬바르디는 “요즘 마러라고는 북새통이다. 특히 트럼프랑 한번 사진 찍고 싶어 하는 ‘뉴페이스’가 너무 많은 탓에 식당에 도통 들어갈 수가 없다”고 WP에 불평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X 등 소셜미디어에서 사업가, 유명인 등이 야외 테라스 식당에서 촬영한 ‘인증샷’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트럼프 당선인이 식사를 마치면 ‘2부’가 시작된다. 이른바 ‘디제이 T’의 시간이 된 것. 수영장과 식당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그가 직접 고른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곡과 볼륨은 전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권한이다. 식탁 위에 늘 올려진 커다란 아이패드를 사용해 음악을 조절한다고 한다.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마러라고 단골들에게 물어 그의 플레이리스트를 재구성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애곡은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의 ‘Nothing Compares 2 U’. 이 외에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조니 캐시의 ‘Ring of Fire’, 롤링스톤즈의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 등 당대의 히트곡을 즐겨 튼다. 분명 매일 듣는 노래지만 마치 살면서 처음 들어본 사람처럼 매번 환희가 그의 얼굴에 번진다고 한다.그가 선선하게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음악 감상에 집중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러면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 옆 사람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일 때도 있다고 한다. 그가 주먹을 흔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물론 식사에 앞서 식당까지 가는 길도 범상치 않다. 회의실이든, 자택이든 문을 나서는 순간 트럼프 당선인에게 박수가 쏟아진다. 마러라고의 복도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그를 맞이한다. CNN은 이들이 ‘악수 피칭’ 기회를 얻기 위해서 목 빼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악수하며 눈을 마주치는 짧은 순간에 눈도장을 찍겠다는 심산이다.● “트럼프 한번 보려는 사람으로 북새통”마러라고는 리조트라는 특성 때문에 여느 부호의 자택과는 매우 다르다. 정말 많은 사람이 드나든다. 특히 사업 설명회부터 자선행사, 상영회, 결혼식 등 온갖 종류의 행사가 열린다. 행사 대부분은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 들기 위해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 마러라고에서 열린다.매일 아침 마러라고로 가는 다리에는 차들이 줄지어 선다. 비밀경호국(SS) 검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마러라고는 비밀경호국과 팜비치카운티 등이 공동경호하는데 팜비치카운티가 사용하는 비용만 하루에 9만3000달러(약 1억4000만 원)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마러라고에 들어가는 이들은 누굴까. 세 가지 부류가 있다.우선은 회원이 되는 것이다. 회원권을 사면 되는데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단 네 자리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빈자리가 거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는 동났을 것으로 추정된다.회원 규모에 제한이 있는 것은 팜비치 당국과 협의에 따라서다. 양측은 최대 500명까지 받기로 했다. 회원권이 귀해지면서 트럼프 당선인도 사업가 본능을 발휘했다. 회원권 가격을 올린 것. WP에 따르면 회원권 가격은 2015년 10만 달러에서 지난해 5월 70만 달러로 뛰었고, 다시 지난해 10월에는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찍었다.회원권이 없어도 입장할 방법은 있다. 회원의 손님 자격으로 입장할 수 있는 것. 즉 ‘지인 찬스’를 쓰는 것이다. 부자들마저 회원권을 구할 길이 없으니 친구에게 “제발 좀 데려가달라”고 애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손님의 자격 조건은 사실상 없다. 건너 건너 회원권 소유자와 접촉해 성공한다면 누구든 들어갈 수 있다.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입장 문턱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도 종종 있다. 팬데믹 시기에 음모론으로 유명해진 한 인플루언서는 마러라고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자신이 차기 행정부에서 입각할 것이라고 주장하다 결국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마지막은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행사에 공식 참석하는 것이다. 행사의 성격에 따라 초대장을 받든지 입장권을 사든가 하면 QR코드가 발송된다. 이를 사용해 검문을 통과하면 된다. 이처럼 사실상 누구든 트럼프 당선인과 내각 핵심 인사들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마러라고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낮에는 스위트룸-골프장에서 업무‘야행성’으로 알려진 트럼프 당선인은 오후 2~7시에 집중적으로 업무를 본다고 한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가 9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CBS방송은 트럼프 당선인이 오후 11시에 참모들과 열띤 토의를 하는 모습이 목격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로 마러라고 내 스위트룸에서 차기 행정부를 구상한다. 특히 2기 인선 작업을 할 때 대형 스마트TV를 요긴하게 활용했다고 한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그는 종이 이력서 대신 영상 이력서를 검토하며 후보자들의 외모와 언변에 비중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행정부 고위직 대면 면접도 마러라고에서 봤다. 면접 과정을 지켜본 참모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연상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해외 정상과 통화도 주요 업무였다. CBS에 따르면 쏟아지는 통화 요청으로 ‘번아웃’이 와 한동안 통화를 미뤄두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회의실에서는 간혹 고성이 오가지만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제법 즐긴다고 전했다. 이들은 충성심이 검증된 인사들이다.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방법론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건전한 토론’ 정도로 여긴다는 것이다. WP는 “외부에서 보면 놀랄 말싸움도 마러라고에서는 금방 잊힌다”고 전했다.특히 하워드 루트닉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상무장관 후보자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가 2기 재무장관직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트럼프 측 인사는 CBS방송에 “트럼프가 둘의 경쟁을 부추겼다”며 “그는 억만장자들이 자신을 두고 다투는 것을 좋아했다”고 전했다트럼프 당선인은 마러라고 인근에 직접 소유한 ‘트럼프 인터네셔널 골프장’에서도 상당 시간을 보냈다. 마러라고와 거리는 약 3km로 사실상 다리만 건너면 바로 있다. 골프장 위치는 팜비치 국제공항 바로 옆이다. 이곳은 마러라고보다 한적한 분위기다. 그는 실력이 검증된 사람하고만 라운딩에 나간다고 한다. 절친이자 중동 특사로 지명한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윗코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에릭 슈미트 상원의원,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 골프선수 더스틴 존슨 등과 라운딩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골프를 칠 때도 업무 처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3일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재선출 당일에 벌어진 ‘전화 지원사격’이 대표적이다. 당시 찬성표가 부족해 정족수를 넘기 힘들어지자 트럼프 당선인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공화당 내 이탈자 의원 2명에게 직접 전화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통화에서 “일을 더 오래 끌지 말자”고 압박했다고 한다. 두 의원이 즉각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결과 존슨 의장은 재임에 성공했다. ● 화려한 파티도 업무의 연장선최근 마러라고에서는 낮부터 저녁까지 수많은 행사가 열린다.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 들기 위한 시도다. 트럼프 진영의 핵심 단체가 연말연시에 성대한 갈라를 개최하기도 하고, 소규모 정치 단체들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오찬 행사를 열기도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물론 2기 내각 지명자 등 트럼프 세계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할 것이 기정사실인 대형 갈라에는 너도나도 입장권을 구하려고 애쓴다. 행사장에서 이들과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구하거나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대선 이후만 봐도 차기 친(親)트럼프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보수 행정부를 위한 청사진을 담은 ‘프로젝트 2025’를 만든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마러라고에서 갈라를 개최했다.트럼프 당선인의 축사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혹시 그가 잠시 들를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고 여는 행사도 적지 않다. 반(反)‘워크(woke·깬 의식,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관련 사업, 보수 성향 다큐멘터리 상영회 등이 대표적이다.지난해 12월 마러라고에서 ‘안티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펀드’를 런칭하는 오찬 행사를 연 사업가 제임스 피시백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행사에 와주셨다”며 영상을 X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주최자들과 악수한 후 “취지가 정말 훌륭하다. 좋은 시간 보내라”고 말한 뒤 떠났다. 일간 USA투데이는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조던 리보위츠 부회장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과 가족들의 레이더 안에 들고 싶으면 마러라고에서 대형 행사를 열어라. 트럼프 당선인은 당신이 행사에 얼마나 썼는지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숙박, 행사 개최 등 마러라고 리조트를 통해 올리는 수익이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티도 업무의 연장선이다. 내부 단속을 위해 활용할 때도 있다. 10일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이단아’들을 마러라고로 호출했다. 초강경 우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10여 명이 존슨 하원의장을 두고 “충분히 우파적이지 않다”며 위협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즉시 이들을 만찬에 초대해 ‘화합’을 강조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며칠 전 하원의장 선출 표결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골프를 치다 말고 압박 전화를 건 랄프 노먼 하원의원 역시 프리덤 코커스 소속으로 이날 만찬에 참석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존슨 의장을 밀어주고 있다. 프리덤 코커스 역시 트럼프 당선인에 충성하나 원내 세력 확장을 위해 존슨 의장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이드 인 마러라고’ 100개의 행정명령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마러라고에서 보냈다. 그 결과 취임 첫날 발효하려고 만든 행정명령이 100개 이상이고, 공무원 1000명 이상을 지명했다고 한다. 지명직 공무원 1만1000여명 중 25명을 지명한 ‘혼돈’ 상태로 백악관에 들어간 8년 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0일 낮 12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 이날 취임사와 행정명령을 통해 그가 마러라고에서 그린 청사진이 공개될 예정이다. 1화 요약: 마러라고는 트럼프 세상의 중심지다. 낮에는 참모들과 저녁에는 ‘팬’들과 시간을 보내며 차기 행정부를 구상한 트럼프 당선인.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사람들은 이곳에서 고액 행사를 주최하고, 식당에 들어가려고 애썼다고 한다.2화 예고: 2015년 어느 날, 트럼프 당선인은 왜 갑자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까. 그가 걸어온 정치 인생을 살펴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47대 대통령으로 20일(현지 시간)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연설 직후 기록적인(record-setting) 숫자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대통령이 의회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책 추진이 가능한 제도인 ‘행정명령’을 임기 시작과 동시에 융단 폭격하듯 발동하겠다고 예고한 것. 2017년 트럼프 1기 개막 당시 ‘워싱턴 아웃사이더’로 불린 그는 이젠 충성파 측근들을 거느리고 한층 확신에 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스톰’도 미국 안팎에서 더 강하게 전방위로 몰아닥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취임 직후 서명할 행정명령이 100건 이상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적어도 그 범주 안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재차 밝혀 통상 대통령의 핵심 공약 추진이란 상징성이 담긴 ‘1호 행정명령’이 이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취임 다음 날(21일) 오전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는 트럼프 당선인과 정치적 앙숙 관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 1호 행정명령도 ‘오바마 지우기’와 관련 있었다. 당시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들어가는 예산 축소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고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관세 등 경제통상 관련 행정명령에도 서명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당장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되는 등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공세에 더 취약해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임기는 미국 수정 헌법에 따라 취임 선서를 하는 20일 정오(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부터 시작된다.트럼프 “불법 이민자 추방 빠르게 시작” 시카고 첫 타깃 될듯취임 첫날부터 ‘MAGA 스톰’1호 행정명령, 불법이민 추방 될듯… 오바마 정치적 고향부터 정조준단속국 직원 200명 동원 작전 계획외신 “큰 충격과 공포 불러일으킬것”20일(현지 시간)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범죄자들을 우리나라에서 내보내야 한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매우 빠르게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과 동시에 100여 건에 달하는 행정명령을 쏟아낼 수 있다고 예고한 가운데, 그 첫머리에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올릴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첫날 서명할 행정명령을 두고 AP통신은 “큰 ‘충격과 공포(shock & awe)’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미국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은 새 행정부의 정치적 방향성 및 우선순위를 대내외에 명확히 전달하는 행정조치다. 전임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상징적 조치로도 인식된다. 불법 이민자 추방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로 상징되는 트럼프 2기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입맛에 딱 맞는 이슈이기도 하다. 취임식 연설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연설문에 포함될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강인함’을 꼽았다. 그런 만큼 미국 안팎에선 1호 행정명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과 관련 있을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부터 정조준트럼프 당선인과 2기 내각은 이미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준비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21일 오전부터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 100∼200명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 단속·검거·추방 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NBC는 트럼프 당선인 측 관계자를 인용해 “선거 공약을 빠르게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쇼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이처럼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킬 핵심 행정명령 이행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 측이 시카고를 그 첫 번째 타깃으로 잡은 건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시카고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시카고에서 28% 득표율에 그쳤다.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10월, 그는 취임 후 첫 시카고 방문 당시 “시카고는 부끄러운 도시다. 시 당국이 법을 지키는 시민보다 불법 이민자를 우선시한다”고 맹비난했다.시카고는 미국 내에서 이민자 친화 도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1985년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조례를 통과시키며 전국적인 이민자 피난처 운동을 이끌었다. 시카고, 콜로라도주 덴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이 대표적인 피난처 도시들인데,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도시들은 연방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협조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시카고는 트럼프 당선인과 앙숙 관계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지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인 미셸 여사도 시카고 출신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자주 충돌하며 최근까지 언쟁을 이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거짓 주장을 제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볼 필요가 없다”고 공격했다.● 1호 행정명령, “전임과 차별화” 상징적 조치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당일 에너지, 교육, 무역 등의 분야와 관련된 행정명령에도 대거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예고하며 다양한 분야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임을 강조해 왔다.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1기 행정부 시작과 동시에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 폐기를 위한 행정명령에 가장 먼저 서명했다.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주로 ‘오바마 지우기’와 관련된 행정명령에 집중 서명했다. 그는 당시 1월 20일 취임식 이후 25일까지 하루 평균 2개꼴로 13개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대로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다. 그는 2021년 1월 취임 직후 트럼프 행정부 때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5시간 만에 15건의 행정명령을 포함해 긴급조치 17건에 서명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관련해 “다들 나더러 혼돈 그 자체(chaotic)라고 하지만 한국을 봐라. 그만 탄핵시키면 나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미 CBS방송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참모들과 나눈 사담에서다.이날 CBS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 활동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한국 농담’은 야행성으로 알려진 그가 자정을 앞둔 시간에도 마러라고의 거실에서 참모진에 둘러싸인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고 설명한 대목에서 예시로 제시됐다.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열망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安倍昭惠) 여사를 마러라고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집권 1기 때 아베 전 총리가 자신에게 ‘북한과 긴장 완화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서한을 보낸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 측 관계자는 “노벨평화상은 트럼프 당선인이 매우 집착하는 주제”라며 “최근 가자 전쟁 휴전을 중재하며 다시 그의 관심사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닷새 앞두고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고별 연설에서 “오늘날 미국에서 소수 억만장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과두제(oligarchy)가 고개 들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도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거부들이 정치 권력까지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19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빅테크 과두제’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50여 년의 정치 이력 막바지의 연설에서 자신의 치적을 세우기보다는 권력과 자본의 결합에 대한 경고음을 높인 것.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등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지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머스크를 포함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후보자 등 기업인 출신이 유독 많다. 이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인 측에 거액을 기부한 후 장관직에 지명했다. 이들의 사업과 정부 직책 간 이해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소수의 초부유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매우 위험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의 권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위험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61년 퇴임하면서 정부와 방산기업의 유착을 뜻하는 ‘군산복합체’의 위협을 경고한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60여 년이 흐른 현재 ‘기술산업복합체(tech―industrial complex)’의 부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과 빅테크의 밀착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닷새 앞두고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고별 연설에서 “오늘날 미국에서 소수 억만장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과두제(oligarchy)가 고개 들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도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거부들이 정치 권력까지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19분 간 진행된 연설에서 ‘빅테크 과두제’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50여 년의 정치 이력 막바지의 연설에서 자신의 치적을 세우기보다는 권력과 자본과 결합에 대한 경고음을 높인 것.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등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지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머스크를 포함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후보자 등 기업인 출신이 유독 많다. 이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인 측에 거액을 기부한 후 입각했다. 이들의 사업과 정부 직책 간 이해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소수의 초부유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매우 위험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의 권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위험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61년 퇴임하면서 정부와 방산기업의 유착을 뜻하는 ‘군산복합체’의 위협을 경고한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60여 년이 흐른 현재 ‘기술산업복합체(tech-industrial complex)’의 부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과 빅테크의 밀착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가 14일(현지 시간)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다.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는 다르지만 사실상 핵무기 능력을 갖춘 국가로 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 원칙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위해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역량 등을 지적하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 안정에 위협을 가한다”고 밝혔다.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 등이 추진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동맹의 방위비 지출 증대 및 부담 공유는 우리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핵, 한반도-印太 위협”… 트럼프 2기, 핵군축 등 ‘스몰딜’ 가능성[트럼프 취임 D―4]헤그세스 “北은 핵능력보유국” 논란‘김정은과 친분’ 北과 직거래 우려… 中 견제위해 주한미군 조정도 시사韓정부 “北 절대 핵보유국 아냐”… 백악관 “美 북핵 정책 바뀌지 않아”“북한의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것에 대한 집중, 강화되고 있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는 14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했다. 핵능력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 권리를 인정받는 5개 나라(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를 의미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 다른 개념이다. 통상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처럼 NPT 체제 등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사실상 핵을 보유한 나라들을 지칭할 때 쓰이는 용어다. 그간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핵을 언급할 때 ‘사실상(de facto)’ ‘불법적인(illegal)’ 같은 표현을 핵능력 보유국 앞에 썼다. 핵 위협을 일삼는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원칙이 흔들리고 북한의 도발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헤그세스 후보자가 이처럼 완충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핵능력 보유국이란 직접적인 단어로 북한을 지칭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핵 군축 및 동결을 염두에 둔 북핵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스몰딜’에 초점 맞추나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달성이 쉽지 않은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의 ‘빅딜(big deal·큰 거래)’보다 상대적으로 협상 진행에 용이한 핵 군축 및 동결에 초점을 맞춘 ‘스몰딜(small deal)’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헤그세스 후보자의 발언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훨씬 고도화된 북한 핵역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과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강조해 왔다. 대북 협상의 틀이 ‘비핵화’에서 ‘핵 군축 및 동결’로 바뀌면 한국의 안보 전략 역시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북한 비핵화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이라며 “NPT에 따라 북한은 절대로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4일 헤그세스 후보자의 핵능력 보유국 발언과 관련해 “그 사안에 대한 우리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전한 동맹, 일방적일 수 없어” 헤그세스 후보자는 동맹과의 관계 재설정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상호 이익에 기반한 공동 방어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면서도 “동맹 및 파트너와의 강하고 건전한 동맹은 결코 일방적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상호 신뢰의 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주한미군을 포함해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대가는 충분히 받아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견제 의사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인도태평양에서 높은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 지역에 어떤 병력을 전진 배치할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신속한 군사력 강화와 (그에 대한) 억제력을 수립해야 하는 시급함을 고려해 인도태평양에서의 전력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현재 2만8500여 명인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협력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북한 특수부대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등 중국 , 러시아, 이란, 북한이 힘을 합쳐 미국과 동맹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했다. 한편 헤그세스 후보자는 “의회, 해군 등과 긴밀히 협력해 함선 건조 능력을 증대시키겠다”며 조선 산업을 부흥시킬 ‘조선 로드맵’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선박 건조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때도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핵보유국은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을 뜻한다. 핵능력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등에서 인정하지 않으나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의미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미국 하원이 14일(현지 시간)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의 여성 운동경기 참여를 금지하는 반(反)트랜스젠더법을 사상 처음으로 통과시켰다.이날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은 하원 전체 435석 중 찬성 218표 대 반대 206표로 가결됐다. 해당 내용을 담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친(親)성소수자 성향의 민주당 의원 중 2명이 찬성했다. 이 2명은 모두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비센테 곤잘레즈, 헨리 쿠에야르 민주당 하원의원이다.공화당은 최근 트랜스젠더 의제를 문화전쟁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지난달 대선 승리 직후 연설에서 “남성(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서 뛰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개원 11일 만에 보수 ‘메시지 법안’ 세 건이 연달아 통과했다”며 “대선 패배 후 보수 법안에 동참하는 민주당 이탈표가 늘어난 추세”라고 진단했다. 메시지 법안(messaging bill)은 정당이 이미지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법안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통과 가능성보다는 법안을 이슈화하는 목표에 비중을 두고 발의하는 전략 법안이다. 3일 개원한 미국 하원은 7일 첫 법안으로 불법 이민자의 구금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강경 반이민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동일 법안이 처음 표결됐을 때는 민주당 의원 38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올해는 10명 많은 48명이 찬성했다. 다만 상원에서는 민주당 측 찬성표가 부족해 법안 통과가 지연될 전망이다.하원은 7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를 명령한 국제사법재판소(ICC)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는 친(親)이스라엘법도 통과시켰다. 이 법안 역시 민주당 의원 45명이 찬성했다. 이는 지역구 여론을 붙잡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반이민법에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근소하게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14일 반트랜스젠더법에 찬성한 민주당 쿠에야르 의원 역시 “주민들로부터 받은 우려와 피드백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행사는 18일(현지 시간) 취임 축하 파티로 시작해 21일 국가기도회를 끝으로 3박 4일 동안 이어진다. 특히 취임식 전날인 19일 트럼프 당선인은 워싱턴의 대형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자신의 슬로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를 내건 집회를 열고 승리를 자축한다.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을 앞두고는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에 대한 우려로 워싱턴 시내에 긴장이 고조됐다. 또 당시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취임 축하를 위한 대형 집회가 열리진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 격렬한 선거전 직후엔 워싱턴 한가운데에서 트럼프 집회 개최를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집회는 트럼프가 지지자들로부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얻었는지, 지난 8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13일 트럼프-밴스 취임식 위원회와 NYT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전용기를 타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거쳐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가족, 친구, 기부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티를 열고 대규모 불꽃놀이를 진행한다. 19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마가 승리 집회’에 참석한다. 가수 빌리지피플이 이 집회에 참석해 유명 팝송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애창곡인 ‘YMCA’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취임식 당일인 20일 오전엔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기도회 참석으로 막을 연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첫 일정으로 이 교회를 찾았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티타임을 갖고 함께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선서 후 취임 연설을 한다. 취임식 위원회는 “트럼프 당선인은 힘과 안보,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통해 국가 통합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혀 취임사에는 ‘국가 통합’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취임 선서 직후부터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대통령 권한을 이양받게 된다. 이후 상·하원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 오찬 및 군 사열 후 워싱턴 시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퍼레이드에 참석한다. 무도회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춤을 추는 일정도 있다. 이번 취임식에선 컨트리 음악 가수인 캐리 언더우드가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을, 오페라 가수 크리스토퍼 마치오가 미국 국가를 각각 부른다. 통상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선 외국 정상을 초청하지 않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 관례도 깼다. CNN 등에 따르면 ‘남미의 트럼프’, ‘동유럽의 트럼프’로 각각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트럼프의 초청장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초청 받았지만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에선 조현동 주미 대사가 취임식에 참석한다.한편 대통령 경호를 전담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이번 취임식에 30마일(약 48km) 이상의 경호용 펜스를 설치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보안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또 행사장 경호를 위해 경찰관 등 2만5000명이 투입될 예정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IRA 폐지가 현실화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이 법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최근 공화당은 감세, 국경 강화 등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5조7000억 달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중엔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정책을 종료하는 것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잠재적 지출 상쇄 목록’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프로그램, 복지 정책 관련 예산 삭감 등이 들어 있다. 이 중 IRA는 기후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공화당은 IRA 보조금 폐지를 통해 약 5000억 달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IRA에 따라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기업에 주는 보조금 성격의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를 기대하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실제로 IRA가 폐지될 경우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IRA 폐지에 대해선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IRA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있는 지역구의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IRA의 에너지 부분 세액 공제를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최근 요청했다. IRA 폐지 검토와 더불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방침도 국내 산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스티브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내정자 등이 보편 관세 부과를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 조항으로, 매달 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보편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EEPA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대외 무역 등 경제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법 개정 없이도 관세율 인상이 가능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행사는 18일(현지 시간) 취임 축하파티로 시작해 21일 국가기도회를 끝으로 3박 4일 동안 이어진다. 특히 취임식 전날인 19일 트럼프 당선인은 워싱턴의 대형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자신의 슬로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를 내건 집회를 열고 승리를 자축한다.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을 앞두고는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에 대한 우려로 워싱턴 시내에 긴장이 고조됐다. 또 당시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취임 축하를 위한 대형 집회가 열리진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 격렬한 선거전 직후엔 워싱턴 한가운데에서 트럼프 집회 개최를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집회는 트럼프가 지지자들로부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얻었는지, 지난 8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13일 트럼프-밴스 취임식 위원회와 NYT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전용기를 타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거쳐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가족, 친구, 기부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티를 열고 대규모 불꽃놀이를 진행한다. 19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마가 집회’에 참석한다. 가수 빌리지피플이 이 집회에 참석해 유명 팝송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애창곡인 ‘YMCA’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취임식 당일인 20일 오전엔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기도회 참석으로 막을 연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식 첫 일정으로 이 교회를 찾았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티타임을 갖고 함께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선서 후 취임 연설을 한다. 취임식 위원회는 “트럼프 당선인은 힘과 안보,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통해 국가 통합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혀 취임사에는 ‘국가 통합’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취임 선서 직후부터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대통령 권한을 이양받게 된다.이후 의회 합동위원회 오찬 및 군 사열 후 워싱턴 시내 ‘펜실베이니아 에비뉴’ 퍼레이드에 참석한다. 무도회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춤을 추는 일정도 있다. 앞서 1기 행정부 땐 트럼프 부부가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 ‘마이 웨이’에 맞춰 춤췄었다. 이번 취임식에선 컨트리 음악 가수인 캐리 언더우드가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을, 오페라 가수 크리스토퍼 마치오가 미국 국가를 각각 부른다.통상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선 외국 정상을 초청하지 않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 관례도 깼다. CNN 등에 따르면 ‘남미의 트럼프’, ‘동유럽의 트럼프’로 각각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트럼프의 초청장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초청 받았지만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에선 조현동 주미대사가 취임식에 참석한다.한편 대통령 경호를 전담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이번 취임식에 30마일(약 48㎞) 이상의 경호용 펜스를 설치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보안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또 행사장 경호를 위해 경찰관 등 2만5000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워싱턴= 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보편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매달 2~5%포인트씩 점진전으로 보편관세를 인상하고 법 개정 없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후보에 올랐다. IEEPA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현재 구상 초기 단계인 이 방안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명자,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지명자 등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보고됐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보편 관세 공약을 두고 참모진 간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 출신인 베센트 재무장관 등은 물가 부담 등을 이유로 미국에 수입되는 전체 품목에 대한 보편 관세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도 보편 관세를 실제 도입하기보단 ‘협상 전술’로 사용하는 것을 지지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피터 나바로 등은 보편 관세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보편 관세 실현 방식을 두고 참모진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6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 측이 보편 관세를 철강 등 안보와 관련된 일부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WP가 인용한 익명의 소식통은 존재하지 않으며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41)가 11일(현지 시간) 유명 팟캐스트 방송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애플을 강하게 비판했다.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했고 타사 제품 및 서비스와 호환이 되지 않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방송에서 로건 진행자가 먼저 ‘애플의 주요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급하자 저커버그 또한 “스티브 잡스가 발명한 아이폰은 훌륭했다. 그러나 애플은 20년째 (제자리에) 앉아만 있다”며 애플이 아이폰에 뒤이은 혁신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해도 해당 제품의 성능이 크게 나아지지 않기에 고객들의 아이폰 교체 주기가 길어졌고, 이것이 아이폰의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폐쇄적인 생태계에 의존하는 애플의 수익 모델도 비판했다. 그는 “애플은 플랫폼을 이용해 많은 규칙을 만들었지만 그 규칙들은 자의적”이라며 “사람들을 쥐어짜고 개발자에게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iOS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운영하며 의도적으로 타사와 호환이 되지 않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애플 제품끼리는 모든 서비스가 물 흐르듯 호환되고 연결되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기반의 제품과는 연결이 어렵다. 다만 페이스북 등을 통한 광고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메타 역시 ‘플랫폼 갑질’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메타와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메타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기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소수자 보호를 위해 중시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공정성을 해친다”며 비판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도 폐기하기로 했다. 반면 애플은 ‘DEI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메타와 애플은 여러 대형 정보기술(IT) 업체 중에서도 소문난 앙숙 관계다. 팀 쿡 애플 CEO는 2018년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비판하며 “사용자를 상품으로 취급한다”고 했다. 저커버그 또한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에서 독점적인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비판해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