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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일자리와 거주 만족도가 높은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청년층의 지역 전입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2006∼2021년 20∼39세 청년층의 전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첨단기업의 서울, 인천, 경기 밀집 현상이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수도권 총 사업체 중 첨단기업 비중이 2006년 12.7%에서 2021년 23.8%로 11.1%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비수도권은 9.0%에서 16.1%로 7.1%포인트 올랐다. 이후 비수도권에서 타 지역으로 전출하는 인구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는데 2010∼2018년 계속 40%대를 기록하다 2019년 50%를 넘어섰고 지난해 51.8%까지 상승했다. 반면 전출 청년 중 수도권으로 전입한 비중은 2015년 43.9%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47.0%로 집계됐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분석 등을 토대로 지역 내 첨단기업 비중이 1%포인트 늘면 지역 내 전입인구 중 청년층 비중이 0.43%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교통 편리성과 문화시설 등 정착하고 살 만한 ‘정주 여건’을 전국 평균 이상 갖춘 경우에는 청년층 전입 비중이 추가로 0.15%포인트 상승해 0.59%포인트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5월 대한상의 소통플랫폼 조사에서도 전국 20, 30세대 600여 명에게 비수도권 거주에 어떤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한 결과 가장 많은 41.2%가 정주 여건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문화적 욕구와 교통 접근성 등을 만족시킬 양질의 환경이 갖춰져야 청년들의 비수도권 거주를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정부가 전국 14곳에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발표한 신규 댐 백지화 방침을 뒤집고 14년 만에 신규 다목적댐 건설 계획을 밝힌 것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극한호우와 최악의 가뭄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근원적 대응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보현산댐이 마지막”이라며 “신규 기후대응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전략산업으로 인한 신규 물 수요도 추가 물그릇 확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댐은 한강에서 4곳, 낙동강에서 6곳, 섬진강에서 2곳, 영산강과 금강에서 각각 1곳이다. 저수량은 80만∼1억 t으로 중소형댐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번 댐 건설을 통해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총 2억5000만 t의 물을 공급하고, 댐별로 80∼220mm의 비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환경부, 文 정부 댐 중단 정책 뒤집어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주도 댐 중단 선언’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 “2018년과 비교하면 지금 기후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태풍 힌남노로 냉천이 범람했는데 현재 추진 중인 항사댐을 미리 건설했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 주도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냉천 범람 당시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숨졌다. 14년 만에 추진되는 다목적댐은 한강에 2곳, 금강에 1곳 들어선다. 강원 양구군에 생기는 수입천댐(1억 t)은 완공되면 하루 70만 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또 경기 연천군에는 아미천댐(4500만 t), 충남 청양군에는 지천댐(5900만 t)이 생긴다. 지천은 상습적 가뭄·홍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올해 장마철을 포함해 3년 연속 물난리가 났다. 용수전용댐 4곳은 한강 2곳, 낙동강 1곳, 섬진강 1곳에 생기는데 저수용량은 100만∼3100만 t이다. 김 장관은 “전남 화순군에 저수용량이 3100만 t인 동복천댐이 있었다면 2022년 가뭄 때 가장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5곳, 섬진강 1곳, 영산강 1곳에 추진되는 홍수조절댐은 저수용량이 80만∼2200만 t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경남 거제시에 생기는 고현천댐 등 5곳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다. ● “첨단 기업 용수 확보” vs “토건 산업 위한 정책”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지역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며 주민 동의를 구할 방침이다. 주민 반대가 심할 경우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 이날 발표된 댐 신설 계획 중 9곳은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경우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수몰지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환경부는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7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댐 계획 단계부터 완공까지는 길게는 10여 년 걸린다. 건설 비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는데 댐별로 수백억∼수천억 원이 들어 14곳을 모두 합치면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원 삼척시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댐 건설을 요구해 온 만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대 규모 다목적댐이 예정된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대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소양강댐 건설 이후 군민들이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어온 것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도 거세게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기후위기를 볼모로 토건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자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댐 건설 근거로 내세운 홍수 방어, 용수 공급, 기후위기의 근원적 대응 모두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계는 침체된 지방 경기 활성화와 첨단산업 용수 확보 등을 이유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조성환 대한상공회의소 지역경제팀장은 “첨단 산업에서 기업들이 시달리는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친환경 발전원을 확보하는 데 신규 댐을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양구=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HS효성은 재상장을 맞아 서울 반포 사옥에서 서초구와 서래골 근린공원 입양 협약 체결과 기념 식수를 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원 입양은 공원 활성화를 위해 기업, 단체 등이 유지, 관리에 참여하는 제도다. 이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임직원 20여 명은 서래골 근린공원에서 수국 화단을 조성하고 잡초 제거 등 환경 정화 활동을 펼쳤다. 식수는 새롭게 출발하는 HS효성이 나무와 같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시원한 그늘과 휴식을 제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아 진행했다. 조 부회장은 “밤하늘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별’과 미래, 생명력,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담은 ‘나무’가 HS효성의 상징”이라고 했다. HS효성 관계자는 “특히 이날 심은 반송은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 ‘강인함’과 ‘인내’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세액공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공제 기한이 3년에 그쳐 여당과 야당이 내놓은 10년안에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투자 특성상 최소 5∼10년 앞을 내다보고 공장을 짓는데, 3년만 세액공제 확대를 연장한다면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발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에서 K칩스법 적용 기한을 2027년 말까지로 한정했다. K칩스법의 핵심 내용은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액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다. 시설투자의 경우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였다. 앞서 이 법안은 지난해 3월 통과됐고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어서 정부와 국회가 모두 추가 개정에 나선 상태다. 여야는 모두 정부안보다 한발 더 나아간 K칩스법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등은 이달 8일 세제 혜택을 2034년까지 10년간 유지하는 이른바 ‘스트롱 K칩스법’을 발의했다. 시설투자 세액공제율도 기존 K칩스법보다 10%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김태년 의원 등이 3일 발의한 K칩스법 개정안에서 국민의힘 안과 마찬가지로 공제율을 10%포인트씩 올리고 일몰을 2034년까지로 연장했다. 기업들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는 5년,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계획하는데 3년간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지원책은 오히려 불확실성만 키운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0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로 지을 예정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최종 2042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개 팹(공장)은 2028년 착공에 들어가 2030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26일 발표한 9조4000억 원 규모의 용인 팹도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1기 팹이고, 3개 팹 추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발의한 K칩스법으로는 1기 팹 이후 계획에 대해선 확대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준비 단계부터 완공까지 최소 3년, 평균 5년은 걸린다”며 “지금부터 서둘러 계획을 세우더라도 2028년에는 얼마나 세액공제 혜택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반도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5년, 10년 단위로 계획을 짜고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 2022년 통과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은 5년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에 520억 달러(약 72조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최대 25%의 세액공제와 한국에는 없는 보조금도 포함됐다. 중국 역시 2022년 미국에 맞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5년에 걸쳐 1조 위안(약 190조 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5월에는 2440억 위안 규모의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 2014년 1차 펀드(1387억 위안), 2019년 2차 펀드(2000억 위안)에 이은 세 번째 기금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정부가 K칩스법을 3년 연장하기로 한 것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크다”며 “조 단위 투자가 이뤄지는 산업에서 3년 안에 모든 걸 결정짓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최근 이사회 안건 통과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사가 합병되면 ‘초거대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시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전력 문제에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SK E&S와의 시너지 전략 수립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다음 달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안이 최종 통과되면 구체적인 사업 조정 및 확대 등 시너지안을 본격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결합은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의 탄생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를 넘어 미래 AI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서 가치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SK그룹이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청사진의 일환이기도 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양사 합병 목적이 AI 시너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국내 1위의 정유·석유화학 업체지만 그동안 전기 관련 사업 역량이 부족한 게 한계로 지적됐는데 SK E&S를 통해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대 민간 발전사이자 다양한 전력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SK E&S를 품으면서 에너지 밸류체인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맞췄다”고 했다. SK는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각각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키우면서 AI 인프라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앞세워 AI 생태계를 본격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의 배터리 사업과 SK E&S의 분산자원 사업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솔루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분산자원이란 전력, 에너지 인프라를 과거 거대 발전소에 몰아 놓은 중앙집중형과 달리 수요지 부근에 나눠서 설치하고 직접 공급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배터리 주요 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고도화해 IT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태양광, 풍력 등 수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는 하반기(7∼12월) 상용화 목표로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 중 40%를 냉각 시스템에 쓸 만큼 발열 문제 해결이 시급한데 액침냉각은 기업들이 더 높은 효율로 서버실 온도를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 사가 보유한 ESS, 액침냉각, 분산자원 등 전력운영 서비스를 묶어 데이터센터 업체 등에 제공하는 솔루션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종수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생태계의 가장 핵심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며 “두 기업이 만남으로써 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연관성이 큰 두 분야가 만나 비용 효율을 높이는 ‘범위의 경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전기차 시장에 불어닥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올 2분기(4∼6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 예상치인 2676억 원보다 약 27%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조16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월 ‘연간 한 자릿수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던 목표치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가 주력 사업인 포스코홀딩스도 이날 실적발표회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752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조5100억 원으로 8.0% 줄었다. 철강 부문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침체에 빠졌고,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전기차 캐즘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특히 전기차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8% 감소한 27억 원, 같은 기간 매출도 23.3% 감소한 915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그룹은 ‘디지털 전환’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스마트 세이프티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허태수 GS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 온 정보기술(IT)과 데이터의 결합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시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열린 혁신, 즉 오픈이노베이션을 경영 전반에 도입해 안전한 사업장 구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소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강조해 온 허 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며 중장기적으로 GS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해왔다. 허 회장은 그룹의 경영 현안을 챙기는 일 외에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임직원에게 전파하는 데 많은 노력을 집중해 왔다. GS는 SaaS(소프트웨어 중심) 기반의 협업 솔루션을 도입하고 본격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또 협업 솔루션과 디지털 디바이스 활용법에 대한 임직원 교육을 수시로 진행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왔다. GS는 직원 개개인의 디지털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디오 콘퍼런스 장비와 시스템을 도입해 다 같이 참여하는 업무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각 계열사의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허 회장은 아울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존 사무 공간도 새롭게 재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답답하게 막혀 있던 벽을 허물고 자연스럽게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또 각종 회의 공간 등을 계열사와 공유하도록 했다. GS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환경경영정책, 인권헌장, 협력사 행동강령, 사외이사 독립성 및 다양성 정책 등 4개 분야의 ESG 규범도 새롭게 제정했다. 이는 기존에 각 사별로 수립해 공시 중인 지배구조헌장, 윤리경영 및 사회공헌정책 등과 함께 GS그룹의 ESG 경영 관련 정책 및 규범을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환경경영정책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고객 및 지구적 측면에서 중요함을 인식하고 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헌장은 인권의 중요성을 이해해 인권존중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내용이다. 협력사 행동강령은 지속가능경영의 원칙과 이념을 위한 규범 이행을 권고한다. 사외이사 독립성 및 다양성 정책은 독립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S는 2021년부터 그룹 차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원회는 그룹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정책 대응, 각 사 ESG 모니터링 및 지원 등 그룹 ESG 경영을 총괄한다. LS는 이를 바탕으로 안전, 환경, 윤리를 그룹 경영의 근간으로 삼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쏟고 있다. LS전선은 HSE(안전·보건·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사 안전 전담 본부인 안전경영총괄 및 안전보건경영위원회 등 자체 기구를 통해 안전관리를 체계화하고 있다. 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공인하는 안전보건관리 경영시스템 인증인 ‘ISO45001’을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등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안전환경지원 부문을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안전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청주, 천안, 부산 등 각 사업장 환경안전팀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시스템을 정착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전담팀도 구성해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장 안전설비에 대한 관리와 안전점검, 임직원 교육 및 보건 관리 등을 위한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LS MnM은 ‘중대재해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안전보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국내법이 요구하는 사항보다 높은 수준의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2022년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공표해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안전보건 3대 원칙인 사전적 관리, 상시적 관리, 현장 중심적 관리를 기반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임직원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전사 5대 환경안전 수칙’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에 따라 위험성평가를 정기·수시로 실시하고 중대재해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다뤄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 안전보건상생협력사업에 참여해 협력업체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올 3월 민간 에너지 업계 최장인 무재해 40년 기록을 달성했다. 1984년 여수기지 운영을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LPG를 공급하고 있다. 이는 임직원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 의식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안전사고 예방 활동 및 체계적인 안전 환경 보건 시스템 구축 등을 실시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BB+ Stable’에서 ‘BB+ Credit Watch Positive’로 변경했다. 90일 내 신용등급을 재평가해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S&P는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 규모 및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현금흐름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모회사인 SK㈜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즉각적인 등급 및 전망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양 사 합병이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긍정적인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이번 합병으로 규모, 사업 다각화 및 운영 안정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SK E&S의 발전, LNG 사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가 회사 신용등급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확대된 외형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일류 에너지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중국 기업들의 ‘사재기’ 덕에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출이 1년 사이 거의 2배로 뛴 것이다. 미국의 대중 규제가 기존 장비 중심에서 칩 제조 분야로까지 본격 확대될 것을 우려해 중국이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3일 TSMC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은 1078억 대만달러(약 4조5600억 원)로 올 1분기(1∼3월) 대비 102.0%, 전년 동기 대비 86.8% 늘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16%로 1분기보다 7%포인트 커졌다. TSMC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6735억 대만달러의 매출을 거두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를 냈다. TSMC 실적에서 중국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미국의 대중 규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 공화당 후보 모두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경제일보는 “규제 확대에 앞서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비축에 나섰다”며 “이는 TSMC에 주문을 서둘러 늘리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내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부상하며 고부가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TSMC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 매출 확대 배경에 대해 “주로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중국 주문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 중국 자체 양산 기술이 뒤떨어지는 5나노(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화웨이 등 블랙리스트 기업에 대한 거래 제한, 첨단 반도체용 장비 수출 통제 등 중국 관련 각종 규제를 내놨다. 하지만 파운드리 분야는 규제 사각지대가 많다는 지적이다. 연원호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사실상 장비 규제에 집중됐고 최종 생산에 대한 규제는 모호한 부분이 많았다”며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중심으로 TSMC 주문이 확대됐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으로의 장비 수출 통제도 각종 우회 루트로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주요 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0% 안팎이었는데 올 1분기에는 40%를 넘어섰다.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 ASML은 각각 47%, 49%를 기록하며 특히 미국 외 기업들의 중국 수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반대로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중 갈등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메이저 기업의 장비를 대거 사들이면서 한국산 장비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제조 분야도 미국 눈치를 보느라 중국 사업을 섣불리 확대하지 못해 실적 성장이 제한된다. 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사장은 “다들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 돈을 버는데 유독 한국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TSMC 등 해외 기업들이 우회해서 중국 판매를 늘리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도 무작정 중국과의 협력을 끊기보다 미중 양국 사이에서 실리를 찾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IG넥스원은 네덜란드 왕립 항공우주센터(NLR)와 ‘FA-50 공랭식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다 비행시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비행시험이 완료되면 국내 최초로 FA-50용 공랭식 AESA 레이다가 즉시 탑재되는 것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AESA 레이다는 공중·지상·해상 등 다중 표적을 탐지 및 추적하고 동시 교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첨단 레이다다. 수백 개의 반도체 송수신기 모듈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송신관을 이용한 수동위상배열(PESA)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AESA 레이다는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열을 식히는 냉각 장비가 중요하다. 공랭식(Air cooling)은 기존 수랭식(Water cooling)보다 부피, 무게를 대폭 줄여 FA-50과 같은 경공격형 항공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경공격기용 공랭식 AESA 레이다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할 것”이라며 “기체 무장체계 국산화로 FA-50의 진정한 국산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서울대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망에 대해 “전동화는 예정된 미래”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그 여정에서 핵심은 배터리 성능 개선”이라며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과 연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사장은 “그래서 제가 여기에 왔다”며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기쁨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SK온은 대규모 수주와 적극적인 증설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26일(현지 시간)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올림픽에 방문한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마케팅에 힘을 싣기 위해 올림픽 일정에 맞춰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일 파리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열고 갤럭시 Z폴드·플립6를 선보인 바 있다. 또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갤럭시 체험관도 설치해 신제품 홍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이기도 하다. 23일부터 IOC와 특별 전담 운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실시간 통역 기능이 지원되기에 해외 선수들끼리의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전력의존도가 철강 등 전통 산업보다 7∼8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국내 인프라는 부족했다. 첨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면 전력 수급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2일 발표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 수급 애로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전력의존도는 각각 85%, 83%인 것으로 분석했다. 광업과 비철금속은 각각 62%, 44%였고, 석유화학 14%, 철강 11%였다. 전력의존도는 특정 산업에서 사용하는 총에너지 사용량 중 전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전력의존도가 높을수록 전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경협은 전력이 남아도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보내려면 장거리 송전선로 신축 등 송·변전망 구축 사업이 필수인데,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적기 준공률이 17%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송·변전망 구축 사업은 당초 계획 대비 평균 3년 5개월, 최대 7년 6개월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전력망 인허가 절차 등을 간소화하기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형모듈원자로(SMR) 활용을 늘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MR이 활성화되면 장거리 송전선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협은 “SMR은 분산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처 인근 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을 원할하게 할 수 있고, 송전선로 의존도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이노텍은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으로 차량용 통신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고 22일 밝혔다.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 문을 열고 닫으며 시동을 걸 수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 솔루션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스마트폰 위치를 10cm 이내 오차범위로 정확히 탐지한다고 소개했다. 또 LG이노텍에서 직접 개발한 무선통신 해킹 방지 기술이 적용돼 보안이 강화됐다. 사용자가 승인한 스마트폰 기기에 한해서만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자체 개발 레이더가 장착돼 차량 내 ‘아동감지(CDP)’ 기능도 지원된다. 미국, 유럽에서는 2025년부터 차량 내 CDP 기능을 탑재하는 게 의무다. LG이노텍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2027년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의존도가 철강 등 전통산업보다 7~8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국내 인프라는 부족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2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수급 애로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전력의존도는 특정 산업에서 사용하는 총 에너지 사용량 중 전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에너지온실가스 종합정보플랫폼을 통해 2011~2019년 수치를 평균 집계한 결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전력의존도는 각각 85%, 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광업 62%, 비철금속 44%, 시멘트 35%, 석유화학 14%, 철강 11%였다. 한경협은 이처럼 첨단산업의 전력의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전력설비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은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4개 산업 분야로 정부는 지난해 경기 용인·평택, 경북 구미, 충북 청주 등 전국 7곳을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7개 단지에서만 15GW(기가와트) 이상의 신규 전력수요가 예상되는데 이는 전국 평균 최대전력인 72.5GW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한경협은 특히 장거리 송전선로 신축 등 송·변전망 구축사업이 필수인데,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적기 준공률이 1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송·변전망 구축 사업은 당초 계획 대비 평균 3년5개월, 최대 7년 6개월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한경협은 전력망 인허가 절차 등을 간소화하기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주도 ‘CFE 이니셔티브’에 발맞춰 무탄소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하는 등 무탄소에너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경협은 “원자력은 태양광, 풍력 등 기존 재생에너지에 비해 발전 비용이 저렴하다”며 “무탄소에너지에 대한 초과수요 해소는 물론 에너지 조달비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요구로 무탄소에너지 조달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한경협은 또 소형모듈원자로(SMR) 활용을 늘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R이 활성화되면 장거리 송전선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협은 “SMR은 분산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처 인근지역에 대한 전력공급이 원할하다”며 “송전선로 의존도 감소 효과가 크다”고 했다. 한경협은 이를 위해 신규 대형 원전과 SMR 상용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입법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가 성장을 이끌 인공지능(AI) 전사를 키우기 위해 AI 인프라를 더 만들어야 합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및 SK그룹 회장은 19일 제주 서귀포 한 식당에서 진행한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회장은 “AI 인프라에서 뒤처지면 빅테크나 AI 관련 많은 곳이 한국을 택하지 않아 공동화(空洞化)될 우려가 있고 (다른 나라, 다른 기업에) 종속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 전사에 대해 오랜 전문지식을 쌓은 AI 엔지니어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며 “AI를 이해하고 AI를 활용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빠르게 움직일수록 더 많은 AI 전사를 기를 것이고 대한민국의 좋은 씨앗, 묘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이과로 나뉜 한국 교육체계에 대해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과를 나와야 할 수 있는 게 따로 있고 문과는 또 어떤 걸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한 이분법은 허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법대 출신 한 변호사가 반도체 공부를 하더니 박사들이 찾지 못한 답을 찾아내고 더 뛰어났다”고 전했다. 인재 양성 등 AI 인프라 확대는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갑자기 2∼3년 만에 없던 인력을 만든다, 그런 기적은 안 일어난다”며 “어려워도 지금부터 씨를 뿌려야 하고 지금 초등학생들이 인력이 되는 10∼15년 정도 대계는 생각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를 통해 이러한 구상을 담은 AI 전략을 연내에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고 관련 보고서도 낼 계획이다.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선 정부에 세제 혜택 이상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시장에서 계속 (반도체 성능)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니 설비 투자를 해서 공장을 늘려서 지어야 한다”며 “최근 팹 하나를 지을 때 투입되는 비용이 저희가 대충 계산하는 게 20조 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다 보니까 세제 혜택 형태만으로는 잘 감당이 안 되는 문제가 존재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금 아무리 돈을 벌어도 번 돈보다 더 투자해야 하는 게 문제”라며 “그래서 정부에서도 뭔가를 해 주셔야 하는데, ‘알아서 혼자 하라’라고 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 등은 거액의 설비투자 보조금을 내세워 자국 반도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결정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고,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를 합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 중요한 이유로 AI를 꼽은 것이다. 그는 “한쪽(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등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하고 다른 한쪽은 수소 등 전기 발전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귀포=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3년 내 엔비디아의 적수는 없어요.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AI 반도체 1위인 엔비디아가 언제까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누군가 칩을 비슷하게 만들어도 그 하드웨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한순간에 (잘) 만들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회장은 “그 이후에는 기업들이 AI를 이용해 돈을 버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AI로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계속해서 비싸더라도 성능 좋은 엔비디아 칩을 쓰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 싸고 가성비 좋은 칩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또 AI 산업을 과거 ‘골드러시’에 비유하며 “SK나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회사는 금을 캐는 AI 기업들을 위한 청바지, 곡괭이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이라며 “네이버 등 AI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금을 캐게 하는 게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AI라는 금광 사업은 대한민국 혼자 하기 어려운 글로벌 전쟁”이라며 “승리하려면 우군이 필요하고 미국이든, 일본이든 역량이 되는 파트너를 찾아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함께 대담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소버린 AI(AI 주권)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제주도 맛집을 찾으면 모두 (원하는 결과가) 다르듯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맞는 국가별 AI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네이버는 자국어 중심 모델을 개발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중요한 건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범한국 협력 모델을 잘 구축하는 게 AI 시대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AI 인프라, 데이터,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통된 목표를 가진 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소버린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귀포=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3년 내 엔비디아의 적수는 없어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및 SK그룹 회장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AI 반도체 1위인 엔비디아가 언제까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최 회장은 “누군가 칩을 비슷하게 만들어도 그 하드웨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한순간에 (잘) 만들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최 회장은 다만 “그 이후에는 AI로 기업들이 돈을 버는지가 관건”이라며 “사람들이 AI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수익모델이) 잘 안 되면 다른 종류의 AI 칩이 필요해 엔비디아의 장점이 무너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AI로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계속해서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엔비디아 칩을 쓰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 싸고 가성비 좋은 칩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최 회장은 또 AI 산업을 과거 ‘골드러시’에 비유하며 “SK나 엔비디아같은 반도체 회사는 금을 캐는 AI 기업들을 위한 청바지, 곡괭이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이라며 “네이버 등 AI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금을 캐게 하는 게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AI라는 금광 사업은 대한민국 혼자하기 어려운 글로벌 전쟁”이라며 “승리하려면 우군이 필요하고 미국이든, 일본이든 역량이 되는 파트너를 찾아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 회장과 함께 대담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소버린 AI(AI 주권)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제주도 맛집을 찾으면 모두 (원하는 결과가) 다르듯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맞는 국가별 AI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네이버는 자국어 중심 모델을 개발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최 대표는 “중요한 건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범한국 협력모델을 잘 구축하는 게 AI 시대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AI 인프라, 데이터,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통된 목표를 가진 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소버린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중소기업은 AI를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무엇부터 해야 하냐’는 질문이 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와서 ‘네가 하세요’라고 시키는 게 최고”라며 “내 고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민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AI는 지금이 시작”이라며 “작다, 크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빠르게 가면 승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최 회장은 이어 “그렇다고 AI 전문가를 데려올 생각을 하지 말라”며 “전문가한테 기업 비즈니스를 (처음부터) 가르치는 게 더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회사 안에서 AI에 관심이 큰 직원을 골라 성과급 등 동기부여를 주고 해법을 찾도록 유도하라는 조언이다.최 대표는 같은 질문에 “가벼운 AI를 먼저 활용해보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회의록을 대신 작성해주는 ‘클로바 노트’를 써볼 수도 있고 ‘(네이버)웍스’라고 (직원간) 협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툴(도구)도 있다”며 “AI를 기술 트렌드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현장에서 어떤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서귀포=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결국 두 사람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세게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죠.”김지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정치학 박사)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이 되든 도널드 트럼프가 되든 자국 중심주의 기조는 똑같다는 주장이다.김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초반 ‘나는 트럼프와 다르다’며 동맹국에 수혜가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최근 들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반도체 등 여러 산업에서 ‘따라와주면 좋겠다’가 아니라 ‘따라와야 한다’는 톤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또 “방위분담금 문제에서도 바이든과 트럼프 정책은 수위와 속도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방향”이라고 했다.김 연구원은 “이는 미국 국민들의 의사가 그렇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기조는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한 싱크탱크 조사를 보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개입하지 말자’는 여론이 많았다”며 “이러한 경향은 나이 많은 세대보다 젊은 세대에서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만큼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가 우세하게 나타나지만 실제 분위기는 9월까지 가봐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8월에 예정돼 있고 9월부터 여론자사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 그때 나오는 결과들이 좀 더 정확하다”며 “각 당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등록했는지 실제 지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서귀포=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