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소재 제약사와 10억6000만 달러(약 1조4600억 원)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내에서 단일 건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자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5009억 원)의 40%가 넘는 초대형 계약이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지난해 6월 체결된 투자의향서(LOI)의 본계약으로, 1년여 만에 LOI 대비 9억4749만 달러(약 1조3100억 원) 증액된 규모로 체결됐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누적 수주 금액 2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총 7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6건은 기존 계약에서 생산 물량을 늘린 증액 계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고자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18만 L 규모의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기존 화학요법보다 효능이 향상된 표적 암치료법인 ‘항체 약물 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의 가동 준비를 연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품질 향상과 생산 공정 효율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간 총 278건의 품질 관련 기관의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99%의 배치(Batch·의약품을 1회분 생산하는 단위) 성공률을 기록했다. 100개의 배치 중 불량이 1개 미만으로 나온다는 의미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경쟁당국(DOJ)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에 일부 미국 서부 노선 슬롯 반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롯은 항공사가 공항에서 특정 시간에 운항할 수 있는 권리로 항공사의 자산으로 간주된다. 대한항공이 DOJ 조건을 받아들이면 한국과 미국 서부를 잇는 노선에서 대한항공 운항이 줄어들고 미국 항공사가 대신하게 된다. 한국 항공업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DOJ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대한항공이 취항하고 있는 노선의 슬롯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해당 노선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2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통합으로 인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노선 등에서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DOJ는 다른 해외 국가들이 합병 승인을 대가로 내건 조건들을 참조해 대한항공에 요구할 수위를 정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중국, 일본 경쟁 당국은 통합을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성을 빌미로 대한항공이 가진 운수권 및 슬롯 반납,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등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대부분 수용하고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었다. 통합 확정을 위해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준 상황에서 미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다양한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미국 노선은 대한항공의 알짜 노선 중 하나다. 미국이 그 노선의 슬롯을 요구하는 건 미국 내 다른 항공사들의 불만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줄곧 양사 합병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해 왔다. 대한항공은 유나이티드항공의 라이벌인 델타항공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통합이 되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함께 커지기 때문에 유나이티드항공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겉으로는 경쟁력 문제로 통합을 반대하지만 속내는 대한항공의 슬롯을 노리는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슬롯이 천문학적인 돈으로 거래된다. 슬롯 하나를 챙기는 건 엄청난 이득”이라며 “유나이티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예상과 달리 최근에 ‘아시아나항공 통합 반대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통합이 어찌되든 간에 슬롯을 얻는 실속을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슬롯을 줄이면 한국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사는 슬롯 하나를 얻으면 다양한 노선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영국과 중국, 일본 경쟁 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 대가로 운수권과 슬롯을 대거 양보했다. 중국에는 9개 노선에서 슬롯을 반납했고, 영국과 일본에는 각각 7개의 슬롯을 반납했다. 한 항공사 임원은 “유나이티드항공은 일본 전일본공수(ANA)와 같은 동맹체로 코드셰어 등의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얻어간 슬롯을 활용해 일본이 미국과의 노선을 강화할 경우 한국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외국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많은 걸 얻어갈 수 있다 보니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DOJ로부터 미국 국적 타 항공사로의 슬롯 양도 지침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이슈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도약의 기회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노력이 ‘LG 어워즈’다. LG 어워즈는 지난 한 해 동안 제품,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격려하고 전파하는 행사다. LG의 인재들이 한데 모여 사업 역량과 경쟁력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다. 4월 열린 올해 LG 어워즈는 1만여 명의 LG 임직원과 전문가, 주부, 외국인, 직장인 등이 심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행사에 직접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최초 또는 최고의 기술, 제품,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기대를 넘어선 경험과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삶의 변화를 느꼈을 때 고객은 차별적 가치를 인정해준다. 이것이 LG 어워즈가 추구하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19년부터 LG 어워즈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LG 어워즈에서는 최고상인 고객 감동 대상 4팀을 비롯해 고객 만족상 46팀, 고객 공감상 48팀 등 총 98팀, 724명이 수상했다.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M 개발팀은 고객 감동 대상을 받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線)을 없앤 무선 올레드 TV다. TV 주변의 복잡한 연결선을 없애서 고객들에게 편의를 줬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객의 불편한 부분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그 결과 선 없는 TV라는 혁신을 개발해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복잡한 연결선 없이 집 안 어디든지 TV를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 재활용 필름 신소재를 개발한 LG화학 석유화학본부팀과 3단계 위생 가습기 LG 퓨리케어 하이드로타워를 기획한 LG전자 H&A사업본부팀도 단체 분야 고객 감동 대상을 받았다. 필수 난임 치료제 공급 중단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객들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최성덕 팀장은 개인 분야 고객 감동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최고상을 수상한 팜한농팀도 LG 어워즈의 대표 사례다. 팜한농팀은 과일나무 화상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던 농가를 돕는 안전한 바이오 방제 솔루션을 개발했다. 화상병은 2015년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이다. 감염된 나무는 줄기와 잎이 불에 탄 것처럼 까맣게 변해서 죽는다. 이전까지 화상병 전용 제품이나 방제 대책이 없어 농가에서는 일반 방제약을 중구난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팜한농팀은 화상병 전용 바이오 방제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은 물론 방제 솔루션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농가 피해를 막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LG 어워즈는 지금까지 405개 팀, 33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LG의 고객 가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관련해 △지역사회와의 상생 △지속가능한 환경 △창의적 사회문제 해결 등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가 발전을 위한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임하겠다는 의지다. SK이노베이션은 창업진흥원과 함께 4년 연속으로 저탄소·환경 분야 생태계 확장을 위한 환경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서울 성동구 심오피스에서 ‘에그’ 4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에그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그’린 벤처가 함께한다는 의미다.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다양한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성, 혁신성 및 SK이노베이션 계열과의 협업 가능성을 기준으로 유망한 환경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한다. SK이노베이션 및 9개 사업자회사는 선발된 스타트업과 약 1년간 저탄소·환경 분야 협업 모델을 발굴하고 맞춤형 멘토링, 기술 자문 등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창업진흥원은 각 사별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에그 4기는 탄소저감 및 환경기술 관련 6개사, 자원순환 및 공급망 관련 5개사, 인공지능(AI) 및 플랫폼 관련 4개사 등 총 15개 스타트업이 선발됐다. 올해는 △탄소 저감 △자원순환 △환경 디지털 전환(DT) △ESG 생태계 구축 서비스 제공 분야까지 확장해 선정한 것이 특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에그 1기를 통한 20개 스타트업 발굴을 시작으로 매년 20개 내외의 스타트업을 육성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65개사를 지원했으며 2025년까지 환경 스타트업 100개사를 발굴 및 육성한다는 목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오프가스(OFF-GAS)’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프가스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온도가 순식간에 수백 도까지 올라 불이나는 ‘열폭주’에 앞서 분출되는 가스다. 본격적인 폭발에 앞서 나타나는 전조증상인 셈이다. 미국은 10여 년 전부터 오프가스를 연구하고 있으며 오프가스 관련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다. 오프가스가 발생했을 때 재빨리 대처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국은 오프가스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다. 27일 소방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배터리 폭발에 앞서 20여초 동안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이것이 오프가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프가스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가연성의 증기와 기체를 말한다. 배터리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전해질이 끓어오르게 되는데, 이때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내부에 있던 오프가스가 배출된다. 흰색 연기의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프가스가 배출된 이후 열 폭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 초에서 수 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 시간이 배터리 사고 방지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오프가스 발생 후 열 폭주로 이어지는 사이 시간이 골든 타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때 배터리 온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며 “흰 연기가 날 때 늦었다 싶으면 바로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프가스가 감지되면 배터리 온도를 낮춰 화재를 막는 설비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은 2008년 미 해군에서 발생한 리튬 배터리 화재 사고 이후 민간 기업들과 함께 오프가스 탐지 센서 장비 개발에 나섰고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오프가스가 감지되면 배터리 내부에 더 이상 부하가 가해지지 않도록 하거나, 배터리 온도를 낮춰서 열 폭주로 이어지는 걸 막는 방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오프가스 설비 장착이 의무화는 아니다. 그러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사용하는 일부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오프가스 감지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 내 화재 예방 관련 표준을 만들고 있는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는 배터리 저장장치에 관한 ‘855 규정’에서 오프가스가 발생할 때의 온도나 가스 성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프가스를 통한 배터리 화재 예방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은 오프가스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오프가스 관련 규정도 없다. 한 소방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연구와 실증이 매우 미비하다. 전기차에도 오프가스 센서를 달아서 배터리 화재를 막자는 아이디어가 제기 되고는 있으나, 제조사는 비용 문제가 있어서 소극적”이라며 “오프가스에 대한 연구와 실증이 더 활발해져야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신뢰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리튬 배터리는 일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기기를 사용할 때는 열·수분·충격을 주의해야 한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전기차, 전기킥보드, 보조배터리, 디지털카메라 등에 배터리가 장착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24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생산 중인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모두 리튬 배터리를 활용한 제품이다. 아리셀 배터리와 사용처가 다소 다르지만 화재 위험성이 큰 리튬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2006년 일본 배터리를 장착한 델 노트북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노트북 400만 대 이상을 리콜할 정도로 배터리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고였다. 2017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에서도 배터리 발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조사 결과 배터리 결함에 따른 화재임을 인정했다. 전기자전거나 킥보드의 경우 일부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과충전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노트북, 골프 거리측정기, 보조배터리 등을 비행기 탑승 시 수하물에 싣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다. 산업 현장에서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유발한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도 약 3300㎡에 달하는 넓은 장소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면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7월에는 호주에서 테슬라 에너지가 제작한 무게 13t의 대형 배터리인 ‘메가팩’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만 나흘이 걸리기도 했다. 사건 사고가 이어지면서 미국 뉴욕에서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리튬 배터리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9월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이동기기에 대한 안전인증 제도 의무화를 담은 법안에 서명한 것이다. 또 뉴욕의 대형 아파트들은 전기자전거의 보관을 전면 금지하는 자체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 이차전지연구단장은 “전동킥보드의 경우에는 햇볕에 노출되고 길거리에 방치되는 경우가 유독 많기 때문에 배터리 화재 위험 예방 조치가 더 세심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승일 한국소비자원 전기전자팀장은 “배터리가 고온이나 물, 충격 등에 자주 노출되고 노후화되면 화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KC마크가 붙은 배터리를 확인해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을 간파하고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지침부터 화재 발생 시 진압 방식까지 상세한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학적 특성상 언제라도 폭발이 발생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게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어떻게 관리할지 매뉴얼도 없다. 화학물질 사고를 막겠다며 2010년대 화학물질관리법 등 도입에 앞장섰던 정치권은 가습기 살균제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작 주요국이 주목했던 리튬이온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관리 매뉴얼이 없다 보니 관련 시설에 대한 규정이나 소화 설비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 ESS 설치 지침 두고 규정 정비하는 美 미국은 201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리튬배터리 공장의 화재 위험에 대해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하는 추세다. 규제를 만드는 주축은 민간 단체다. 산업계와 소방 관련 연구기관 등을 회원사로 둔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는 크고 작은 리튬 관련 화재를 연구해 2020년 처음으로 ESS 설치 지침인 ‘855’ 규정을 만든 뒤 지난해 업데이트했다. 전 세계 화재 사례를 연구해 상황별 지침을 지속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이다. 이 지침은 미 정부 규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화재 시 보험 지급 기준이 돼 미국에선 산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2023년 개정판은 그간 발생한 배터리 화재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하면서 분량이 전년의 두 배가량인 총 123쪽으로 늘었다.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처럼 배터리 화재 사고가 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규정 등을 담은 별도의 ‘안전 관리 가이드’도 반영됐다. 이를 보면 2019년 미 애리조나주 ESS 화재로 소방관 4명이 부상당했던 사례를 들며 “ESS에서 열 관리와 화재 진압을 동시에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겉보기엔 불꽃이 없어도 소방관이 열을 진압하려고 문을 열면 외부 산소가 공급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기준(NFPC 607)’ 등에서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용어 설명이나 장치 마련 기준을 제시할 뿐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한 소방관은 “미국은 ESS 설치를 소방차 사다리가 닿을 수 있는 곳에 해야 하는데, 한국은 지하 9m에도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배터리 화재는 다른 배터리로 불이 옮겨붙거나 뜨거운 연기 등에 의해 2차 폭발이 발생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이에 미국은 NFPA 855에서 2차 폭발을 막는 장치나 시스템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관련 규정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선진 화재 예방 설비를 설치하고 싶어도 관련 규정이 없어서 허가가 안 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1월 개정된 소방법 시행령에 따라 실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저장하거나 다룰 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또 창고 등에 저장하는 충전지는 60% 미만으로 충전하고 물이 스며드는 재질로 포장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소방청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및 창고용 스프링클러로 어느 정도가 적합한지 실증실험도 진행 중이다. ● 외신 “업계 오래 고심해온 까다로운 화재” 외신은 이번 화성 화재를 ‘배터리 보편화로 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까다로운 화재’로 조명하며 대비책을 갖출 것을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튬 화재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고심한 문제로,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점차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권 방송 유로뉴스는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리튬전지 수출 선두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사고로 리튬전지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경기 화성시의 한 리튬전지 제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4일 오후 10시 현재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1명이다. 소방 당국은 리튬전지 약 3만5000개가 보관돼 있던 건물에서 폭발하듯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산업단지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공장 11채 중 3동 2층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 1, 2층에는 아리셀 직원과 일용직 등 10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22명 중 대다수가 리튬 1차전지 완제품을 검수하는 2층에서 발견됐다. 그중 20명이 외국인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2층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미처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나온 직원 이모 씨는 “몇 초 안에 연기가 몰려서 시야 확보가 안 돼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인원 19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투입했지만 불길은 약 5시간 후인 오후 3시 10분경에야 초기 진압됐다.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급격히 불이 번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되는 ‘열폭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400도 열폭주’ 리튬전지 “펑펑펑”… 2층 근로자 대부분 대피 못해[화성 리튬전지공장 화재 참사]리튬전지 불나면 몇초만에 ‘열폭주’… 흰연기 15초만에 공장 내부 뒤덮어유독가스도 다량발생 접근 힘들어… 100% 충전 1차전지, 폭발력 더 커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가 커진 이유는 리튬전지들이 폭발하듯 연소하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전지 내부 물질들의 전기화학적 반응 때문에 연쇄 발열 반응이 벌어지면서 화재가 순식간에 번졌고, 진압 역시 어렵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열 폭주 현상이 벌어지면 배터리 온도가 불과 몇 초 만에 영상 400도 이상으로 폭증하고 꺼진 불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여기에 불이 난 공장이 대형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이었던 것도 화재를 키웠다.● 입구 반대편에서 대부분 숨져 24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사상자와 고립자가 속출한 아리셀 공장 앞. 이날 화재 현장은 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소방관들이 사방에서 펌프차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진압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공장 외벽과 열기를 못 이긴 공장 자재들이 흉측하게 녹아내려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이따금 ‘펑’ ‘펑’ 하는 폭음이 이어졌고, 주변에는 크고 작은 부품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화재 현장에 굴착기를 끌고 지원을 나온 오태현 성일중기 대표는 “오전 11시경 현장에 도착했는데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셀 수 없이 났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건물 3동(제조 공장)에 있던 직원 중 1층에 있던 근로자는 모두 대피했다. 하지만 2층에서 일하던 근로자는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자 22명은 모두 2층에서 발견됐다. 특히 사망자 20명이 외국인 노동자로 건물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출입구 반대편에 몰려 있다가 숨졌다. 발화지점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주변이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앞쪽으로 대피했다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데, 근로자들이 놀라서 막혀 있는 (작업장) 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은 일용직이 대부분이라 (이들이)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지 않았던 점도 피해가 커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사망자들은 성별만 알아볼 수 있을 뿐 맨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에 탄 상태였다고 한다. 일부는 2층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경이 돼서야 큰 불길을 잡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 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6시경이 지나 실종 상태로 분류됐던 21명이 대부분 불에 탄 채 시신으로 실려 나오면서 곳곳에서는 한숨과 망연자실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화재는 1989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했던 폭발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럭키화학 폭발 사고로 사망자 16명이 발생했고 17명이 다쳤다.● 불 더 키운 ‘열 폭주’ 화재를 키운 건 공장 내 리튬전지들이었다. 리튬전지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 폭주’ 현상이다. 리튬전지 안에는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충격이나 열 등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열이 발생한다. 열은 순식간에 수백 도까지 치솟게 되고 제어가 안 되는 상황에 다다르면 폭발로 이어진다. 또한 리튬전지에 불이 나면 불화수소가 다량으로 발생한다. 불화수소는 한두 모금만 마셔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유독 물질로 꼽힌다. 특히 리튬전지 화재는 물로 끄기 어렵다. 리튬전지에 물이 닿으면 수소가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한 수소가 산소와 만나면 불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도 불을 쉽게 끄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이 공장 일대에는) 리튬전지 화재 등을 진화할 전용 소화 장비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화재가 발생한 업체는 리튬 배터리를 제조해 완제품을 납품하는 곳이어서 최소 3만5000개의 전지가 불이 난 공장 2층에 있었다”며 “전지들이 다 타고 나서야 불이 잡혔다”고 말했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송유근 기자 big@donga.com화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화성=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가 수출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내놓은 ‘2024년 상반기(1∼6월)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6900억 달러(약 958조 원)로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6490억 달러(약 901조 원)로 1% 증가가 예상된다. 무역수지는 410억 달러(약 57조 원) 흑자가 전망된다. 이번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전망한 7.5%보다 1.6%포인트 상향됐다. 무협 분석대로 수출이 9.1% 늘어나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된다. 무협은 올해 수출 실적을 견인할 핵심 품목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자동차, 선박 등을 꼽았다. 반도체는 AI 산업의 급성장과 중국의 IT 제품 수요 증가로 3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컴퓨터(53.0%), 디스플레이(10.3%), 무선통신기기(8.0%) 등도 반도체 수요 증가와 맞물려 성장이 예상된다. 자동차는 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위축됐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선박(14.3%)도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 품목 중에는 철강이 유일하게 감소(―0.8%)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철강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하반기 반도체와 자동차 품목이 긍정적인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 및 단체와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이 예상되는 산업은 반도체였다. 자동차와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산업은 ‘대체로 맑음’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유럽 시장 수요 정상화와 북미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 친환경 신차 수출 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1∼5월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대만(8.7%), 미국(1.4%), 중국(0.1%), 일본(―3.8%) 등 주요국보다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상반기 흐름을 하반기에도 유지한다면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최대치 달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협은 “여전히 수출 실적 악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한 관세 장벽 강화, 해상운임 상승 등을 하반기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광학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LG이노텍이 자동차의 눈 영역으로 사업을 강화한다.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AD)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대표되는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24일 LG이노텍은 이달 초 문혁수 대표 직속으로 라이다 사업 조직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거나 장애물을 감지하는 장치다. 안전한 자율 주행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LG이노텍은 라이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에 흩어져 있던 라이다 개발 및 사업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문 대표가 직접 라이다 사업을 챙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또 고부가가치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도 강화한다. 기본적인 촬영만 가능한 카메라가 아니라 운전자의 눈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고도화된 차량 카메라 모듈을 만들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자동차 렌즈 제조사인 대만 AOE옵트로닉스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AOE는 고화소 카메라용 핵심 부품인 ‘비구면 유리 렌즈’에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LG이노텍은 2월 혹한기 차량 카메라 렌즈에 낀 성에를 빠르게 해동하는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였다. 또 주행 중 렌즈에 낀 먼지 등을 즉시 제거해주는 세정기능 탑재 카메라 모듈도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 차량 카메라 제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문 대표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터득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2030년까지 연매출 2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근 잇달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주간 출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LG 대표가 이달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미국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AI 빅테크와 반도체 업체들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AI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하반기(7∼12월)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위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총수가 직접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정세에 대한 방향을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23일 LG그룹은 구 대표가 17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20일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도 불리는 켈러 CEO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을 비롯해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시리즈’ 등을 설계한 인물이다. 2016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AI 반도체 팹리스(설계업체)를 세우고 비싼 엔비디아 칩을 대신할 ‘가성비 맞춤형 칩’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 등의 투자를 받았고 LG도 투자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LG는 가전과 전장(자동차 부품), 통신 등 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I 생태계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구 대표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인 피규어AI의 브렛 애드콕 CEO와도 회동했다. 그는 미 실리콘밸리에서 직원들에게 “지속 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도착한 최 회장은 약 열흘간 미국에서 빅테크 주요 인사들과 만나 협력을 강화하고 AI 및 반도체 시장의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미국 출장은 4월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와 회동한 지 2개월 만이다. SK그룹은 현재 배터리, 석유화학 등 주력 분야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AI를 통한 돌파구 마련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 전체로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지만 AI 칩에 들어가는 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 서비스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텔코’를 개발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주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을 잇달아 만났다. 수행원 없이 미 동서부를 돌며 빅테크 CEO 및 정관계 인사 회동, 현지 사업장 점검 등 30여 건의 공식 미팅을 소화한 이 회장은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며 위기 돌파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총수들의 미국 출장길에는 AI와 반도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AI와 AI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반도체는 가전과 자동차, 정보기술(IT) 기기 등에 전방위적으로 적용돼 소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거나,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 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주는 등 산업 전반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만큼 기술 표준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AI 분야에서는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 ‘늦으면 진다’는 위기감에 총수들이 영업사원이 된 듯 개별 네트워크까지 동원해서 글로벌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일부 중국행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여객 수요 회복에 맞춰 중국과 일본 노선에 대한 증편도 추진한다. 20일 대한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부산∼상하이 노선, 제주∼베이징 노선의 주 7회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8월 18일부터 인천∼허페이 노선 주 5회, 9월 16일부터 부산∼베이징 노선 주 6회, 10월 14일부터 인천∼쿤밍 노선 주 4회 운항을 재개한다. 이미 운항을 시작한 일부 중국 노선에 대한 증편도 추진한다. 인천∼옌지 노선은 6월 1일부터 주 3회 늘려 매일 운항 중이다. 인천∼다롄 노선은 다음 달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주 11회로 4회를 늘린다. 하루 1회 운항하던 인천∼톈진 노선도 8월 5일부터 10월 20일까지 매일 2회 운항으로 증편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주 2회를 늘려 주 8회 운항으로 바꾼다. 최근 여행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일본 노선의 공급도 늘려 나간다. 제주∼도쿄(나리타) 노선은 다음 달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주 3회 운항을 재개한다. 최근 소도시 여행지로 떠오르는 인천∼오카야마 노선은 8월 3일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인천∼가고시마 노선은 9월 2일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증편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LG전자가 혹한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차세대 히트펌프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잇는 연구 협력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LG전자는 18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대에서 차세대 냉난방 공조(HVAC) 제품에 적용할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유럽 첨단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 협약식을 가졌다. 컨소시엄에는 한랭지 난방 및 공조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한 오슬로 메트로폴리탄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대가 참여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 연구소’를 신설한 데 이어 이번 컨소시엄 구축으로 유럽 지역에 특화된 히트펌프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8월에는 중국의 대학과도 손을 잡고 하얼빈에 한랭지 히트펌프 연구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별 기후 특성과 주거 환경에 맞는 히트펌프 연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재성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세계 각지 기후 환경에 맞는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의회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으로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다음 달 미 상무부 차관이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을 찾아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의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에서 칩스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러한 통제는 칩스법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의 미국 내 사업장에만 적용되며, 해외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을 비롯해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프랭크 루커스 하원의원 등이 함께하며 초당적으로 이뤄졌다.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량 확대, 추가 투자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가 늘어나게 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미국 인텔(85억 달러), 대만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미국 마이크론(61억 달러)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도 보조금을 신청한 상황이다. 미 행정부도 동맹국들에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규제 강화에 동참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앨런 에스테베즈 상무부 차관이 다음 달 ASML과 도쿄일렉트론에 중국 활동에 더 많은 제한을 두라고 압력을 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의 장비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사용된다. SK하이닉스도 이들 기업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테베즈 차관은 이 장비들의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장비 유지 및 수리를 제한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고삐를 당기는 이유는 중국이 지난달 47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인 ‘빅 펀드’를 조성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에 따라 화웨이와 메모리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은 HBM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제조공장 11곳을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리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 등 5곳만 제재 대상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주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중국 장비를 쓸 일이 거의 없다”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및 장비 규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규제 강도와 범위가 어떻게 변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장비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기업에 수출 통제 관련 지침을 준 건 없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울트라’가 ‘2024 파리 올림픽’ 생중계에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올림픽방송서비스(OBS) 등과 협력해 파리 올림픽 개막식과 요트 경기 생중계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다음 달 26일 올림픽 사상 최초로 올림픽 주경기장 외부에서 펼쳐진다. 선수단 입장은 파리 중심에 있는 센강에서 진행된다. 각국 선수단이 탑승한 85대의 보트가 센강을 따라 약 6km 퍼레이드를 펼치는데, 각 보트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설치해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할 예정이다. 퍼레이드 촬영에 총 200대 이상의 갤럭시 S24 울트라가 사용되며, 촬영된 영상은 OBS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생중계된다. 7월 28일부터 진행되는 요트 경기 중계에도 갤럭시 S24 울트라가 활용된다. 선수들 요트에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이 바다 위에 설치된 기지국 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번 기술 협업은 파리 올림픽 공식 이동통신 파트너사 오렌지와 함께한다. 센강 주변에 설치된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 12곳의 무선 통신을 활용해 갤럭시 S24 울트라가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와 행사가 한여름 강과 바다에서 진행되는 만큼 파도와 바람, 높은 온도 등에서도 안정적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구현했다. 최승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마케팅팀장은 “삼성전자는 40년 가까이 올림픽의 공식 파트너로 모바일 기술을 통해 올림픽과 세계를 연결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며 “시청자들이 선수들과 함께 참여한 듯한 역동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3일 일본 오사카행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11시간 지연됐다. 문제는 지연 상황이 빚어진 이유였다. 결함이 발생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여객기를 오사카행 여객기와 바꾸면서 발생한 일임이 드러난 것이다. 항공기 지연 보상액을 줄이려고 상대적으로 비행시간이 짧은 노선 승객에게 피해를 떠넘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항공기 지연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게이트 출발·도착시각을 기준으로 15분을 초과한 경우 지연으로 본다. 올해 1분기(1∼3월) 국내 항공사들의 지연율은 23.0%로, 지난해 같은 기간(20.3%)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 거의 4편 중 1편꼴로 지연된 셈이다. 상법 제907조는 운송 사업자에게 지연에 따른 피해 책임을 지도록 한다. 다만, 사업자의 고의 및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한국 상법은 2014년의 몬트리올 협약에 근거해 여객 1명당 책임 한도를 4694SDR(약 740만 원)로 정했다. 그런데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상법 제907조를 적용한 판례를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다. 사실상 상법 907조에 따라 피해를 인정받은 사례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 주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항공사와 소비자의 분쟁을 규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연에 따른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소비자상담센터 또는 항공사의 피해 구제 창구에 피해 사실을 접수시켜야 한다. 조정이 안 되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이관한다. 여기서도 안 되면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 또는 민사소송에 가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항공기 지연 시간에 따른 배상액은 △2시간 이상∼4시간 이내 지연은 구간 운임의 10% △4시간 이상∼12시간 이내는 구간 운임의 20% △12시간 초과는 구간 운임의 30%로 규정돼 있다. 이와 별개로 항공사 내부 규정에 따라 식사와 숙박, 교통비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유럽연합(EU)은 EC261이라는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다. EU 회원국 영토 내 공항에서 출발·도착하는 대부분의 항공기에 적용된다. 운항 거리와 지연 시간 등에 따라 250∼600유로를 보상한다. 지연에 따른 식사와 숙박, 교통 등의 조치는 별개로 제공해야 한다. EC261은 여러 소비자 보호 규정 중 가장 강력한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외항사 임원은 “EU는 소비자 입증이 낮아서 일정 조건만 성립하면 바로 보상을 해주도록 규정돼 있다”며 “소비자 편만 들어주는 법이라는 불만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EU처럼 소비자 권익을 좀 더 강화하는 방향의 입법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소비자 보상 수준이 높아지면 항공사들이 운항이 어려운 상황에도 무리하게 운항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높아진 보상을 항공 운임에 전가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알게 모르게 지연에 따른 손해를 보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소비자 권리 보호와 항공사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EC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17일 대한항공은 “인수 거래에 대한 확실성과 항공 화물 사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유지 및 성장 가능성, 자금 동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어인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화물 전용 항공사다. 중·단거리 항공기인 미국 보잉의 B737-800SF 화물기 4대를 가지고 아시아 노선에서 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전에는 에어인천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이 3파전을 벌였다.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은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칸 활용)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에어인천은 여객기는 없지만 10년 넘게 화물 사업을 해왔다는 전문성이 있었다. 특히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인화정공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내세우면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자금 운영 계획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에어인천은 대형과 소형 화물기를 적절히 배치해 효율적인 화물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계약 조건을 협의한 뒤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후 EC의 최종 심사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번 화물 사업부 인수가 잘 마무리되면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미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 상황을 지켜본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계약 거래 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어인천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에어인천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항공기 공급석이 줄면서 항공 운임이 크게 올랐던 2020∼2022년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에어인천은 지난해에도 매출 약 707억 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155억 원을 기록했다. 한 화물업계 관계자는 “화물 운임은 팬데믹 기간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며 “팬데믹을 제외하고 적자만 내던 기업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에어인천이 경쟁력을 빠르게 갖춰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KT&G가 2030세대 직원들을 대표해 국내외 기업문화 혁신을 이끌어 갈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 1기’와 ‘글로벌 체인지 에이전트(CA)’ 임명식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는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를 목표로 젊은 구성원들과 경영진이 함께 소통하는 협의체다. 사내 공모를 통해 본사, 영업, 제조 등 전국 기관에서 총 8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향후 약 9개월 동안 2030세대를 대표해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CA는 사내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해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들도 참여해 해외법인의 조직문화 진단과 변화를 이끌어 갈 방침이다. 방경만 KT&G 사장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일하는 방식 변화 등 기업문화를 혁신하는 것은 ‘글로벌 톱 티어’ 비전 실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안 기술이 무인매장의 절도 범죄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보안전문업체 에스원은 AI 기술을 적용한 무인매장 특화솔루션 ‘안심24’가 무인매장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심24는 무인매장 범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만든 무인매장 맞춤형 솔루션이다. 에스원이 무인매장 범죄를 분석한 결과 10대가 무인매장에서 범죄를 저지른 비율이 46%였다. 또 무인매장 범죄의 33%는 주말에, 67%는 심야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24는 범죄 유형 분석을 바탕으로 무인매장 출입구에 신용카드 출입 리더기를 설치해 10대 출입을 관리했다. 평소에는 신용카드로 출입자 신원을 확인하고, 심야에는 신용카드가 없는 10대 출입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매장 내 기물을 파손하거나 난동을 피우면 AI로 훈련한 CCTV가 이를 감지해 경보를 울린다. 동시에 에스원 통합관제센터가 매장 내부에 원격으로 경고 방송을 한다. ‘24시간 365일 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절도의 주요 표적이 되는 결제 키오스크에 감지기를 설치해 누군가가 훔치려 하면 보안요원이 즉시 출동한다. 에스원 관계자는 “실제 범죄 피해 데이터를 활용해 솔루션을 개발한 만큼 무인매장 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직접 참석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비즈니스 서밋에서 “교역과 투자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 한-아프리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과 신 회장 등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왐켈레 케아베츠웨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 아프리카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인구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TV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상사 부문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거점을 중심으로 화학과 철강 등의 무역 영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아프리카 관련 연구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월 영국 런던대 산하 SOAS와 ‘지속가능한 구조변화 연구소(CSST)’ 개소식을 열었다. 런던대 단과대학 중 하나인 SOAS는 아프리카 지역 등 개발도상국 연구에 특화돼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은 연 90만 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 현대차가 약 8만 대, 기아가 5만4000대를 아프리카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기회의 땅인 만큼 아프리카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가동 중인 화학·제과 채널 확대 기회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나이지리아 현지에 판매법인을 세우고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현지에서 카카오빈을 수입해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에 이뤄지는 교역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LS그룹에서는 LS전선이 이집트에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세워 아프리카 케이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원활히 교역과 투자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제도적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가 가진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와 파트너십에 가장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리타니,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8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날까지 25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