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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 출석하면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 대표는 사태 해결 방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했다.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날 티몬·위메프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사실과 이날 구 대표의 답변을 놓고 “의도적인 책임 회피 행위”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구 대표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 판매자,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모든 비판과 책임, 추궁,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판매 대금이 어디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는 “확인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무위에서 “티몬·위메프에 1조 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가 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이와 관련해 “큐텐그룹 내에서 최대 800억 원을 동원할 수 있지만 정산금으로 바로 쓸 수는 없다. (자금이 있는) 중국에 여러 규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필요 자금의 10%도 그룹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마저도 언제 동원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한 것이다. 함께 출석한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두 회사 미정산 규모는 2740곳, 2264억 원에 이른다. 6, 7월 판매대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까지 합하면 1조 원이 넘는다는 예상이 나오는데 구 대표 등 큐텐그룹 경영진들은 추산조차 하지 못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철저하게 법에 따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정부가 시장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는 시장에서 반칙하는 행위를 강력히 분리하고 격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법원은 또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하루 만에 두 회사의 자산 등에 대한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를 명령했다. 다음 달 2일에는 기업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 심문기일이 열린다. 구영배 “6개월만 기회 달라”에 금감원장 “양치기 소년 같아 신뢰못해”[티몬-위메프 사태]국회 정무위 현안질의큐텐 800억, 대금 반환 턱없이 부족… AK몰 등 자회사로 위기 확산 가능성“마진 10%인데 35% 추가 할인쿠폰”… 입점업체, 위험 고의은폐 의혹 제기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인한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모기업 큐텐그룹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 업체들의 판매대금을 돌려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큐텐의 또 다른 자회사인 인터파크커머스(쇼핑·도서)와 AK몰도 미정산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티몬·위메프 내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고의 은폐’ 정황들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자기 재산 규모도 답하지 못한 구영배 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 원”이라며 “바로 이 부분(티몬·위메프 정산)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회사에 투입하겠다”며 “2주 동안 (지분을) 담보로 해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라며 사재 출연 의지를 재차 밝혔지만 활용 가능한 재산 규모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3년도 아니고 한 6개월만 기회를 주신다면 죽기로 매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큐텐이 2월 23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의 인수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의 정산대금 일부가 활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구 대표는 “(위시를) 2300억 원으로 인수했지만 현금으로 들어간 자금은 400억 원”이라며 “(티몬·위메프 판매대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한 달 내 상환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큐텐 자금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강한 불법 흔적이 있다”며 “주말이 지나기 전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해 놓은 상태이고 주요 대상자에 대한 출국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했다. 구 대표에 대해서는 “가급적 선의를 신뢰해야겠지만, 최근 저희와의 관계상에서 보여준 행동이나 언행을 볼 때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다”며 “말에 대한 신뢰를 못 해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위기 확산 가능성…티몬·위메프는 은폐 의혹 이날 질의에서 구 대표는 “인터파크나 AK몰은 정산 못 하거나 지연 사태 가능성이 없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의 질의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티몬과 위메프 관련 피해도 메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쇼핑몰들까지 추가로 미정산 이슈가 발생하면 이커머스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들은 티몬과 위메프가 고의적으로 사태를 악화해 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자금 경색으로 판매대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 판매를 계속해 왔다”며 “의도된 사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수습하겠다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고의 부도, 폰지 사기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티몬·위메프 입점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1∼6월) 두 플랫폼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획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티몬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했던 박모 씨는 “거래 마진이 10%인데 최대 35%까지 추가 쿠폰 할인을 유도해 매출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생활용품 판매자 김모 씨도 “유동성을 끌어오기 위해 이상하다 싶은 정도로 무리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 직원들이 떠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예감한 듯한 메모가 다수 발견됐다. 일부 피해자에 따르면 ‘23일 회의’라고 적힌 메모에서는 ‘회생절차 밟을 예정’ ‘8월 초 희망퇴직 예정’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추정컨대 기업회생 신청이 23일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사안이었다는 뜻이다. 사태 초기인 9일 회의 때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직원 메모에도 외부에 설명한 ‘시스템 오류’가 아닌 자금 부족 문제였음을 드러내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수천억 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빚은 전자상거래업체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소비자와 판매자를 중심으로 티몬과 위메프가 유동성 위기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티몬·위메프 입점업체들은 올해 상반기(1~6월) 두 플랫폼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티몬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했던 박모 씨는 “(티몬의) 거래 마진이 10%인데 최대 35%까지 추가 쿠폰 할인을 유도해 매출을 일으켰다”며 “쿠폰으로 상반기 매출이 급격히 늘어 미정산 대금도 함께 증가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을 판매한 김모 씨도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늘어난 매출이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유동성을 끌어오기 위해 무리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직원들이 떠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예감한 듯한 메모가 다수 발견됐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류화현 위메프 대표 방에서는 위메프의 상황을 ‘암 3기’로 비유하는 메모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메모에는 ‘최소 금액으로 현재까지 온 것’, ‘답이 없는 상황’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본격적인 미정산 이슈가 터지기 전인 9일 회의에 참석한 직원의 수첩에는 ‘정산 대금 미지급 이슈’, ‘할 수 있는 딜(거래)는 이번 주 다 하기’ 등의 내용이 적혀 있어 상황이 악화될 것을 내부에서는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회의라고 적힌 메모에서는 ‘회생절차 밟을 예정’, ‘8월 초 희망퇴직 예정’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은 모그룹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 등을 상대로 30일 법적 대응에 나섰다. 피해 업체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사유의 박종모 대표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를 형법상 컴퓨터사용사기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판매자들 130여 명 정도가 모여 파악해보니 미정산 대금만 50억 원이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향후 추가 법적 조치 의사를 밝힌 업체도 20곳이 넘고 업체별 피해액도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소고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일부 피해자들은 거리에 나섰다.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반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도입했다. 티몬·위메프 피해자 각각 한 명씩 국회 정문 앞에서 ‘제대로 환불 처리하라’ ‘큐텐 임원진 구속하라’ 등 내용의 손팻말과 검은 우산을 든 채 침묵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부터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써 붙인 채 최종 책임자인 큐텐에 항의하고, 여행사·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에는 환불 등 빠른 보상을 호소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수천억 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빚은 전자상거래업체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 채권이 동결돼 두 플랫폼 내 판매자들이 미정산 대금을 돌려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와 티몬·위메프 경영진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검경도 본격 수사에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회생 신청 이후 입장문을 내고 “판매회원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부득이하게 회생 개시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의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다. 이 절차에 돌입하면 부채가 동결돼 원금과 이자 지급이 중지된다. 회생절차를 위한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피해자 보상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으로 정산기일이 지났는데도 두 회사가 판매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미정산액은 총 2134억 원에 달한다. 6월과 7월 판매대금도 모두 미정산액으로 남아 피해액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우선 소상공인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56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반부패수사1부를 중심으로 검사 7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사태 수습” 반나절만에 ‘회생’ 신청… 업계 “피해 보상 의지 없어”[티몬-위메프 사태]티몬-위메프, 기업회생 신청… 법원서 수용땐 부채 동결 등 조치판매자, 정산 대금 80% 못받을수도모기업서 ‘꼬리 자르기’ 시도 의혹… 구영배, 오늘 국회 질의 출석할듯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피해자 보상은 당분간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회사의 모기업인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사진)가 이날 오전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반나절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와 큐텐그룹이 피해 보전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피해자 보상 더 힘들어질 듯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의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 곧바로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에 따라 압류, 추심, 경매 등 각종 민사집행을 막을 수 있다. 동시에 부채가 동결돼 원금과 이자의 지급이 중지되기 때문에 향후 발생하는 유동자금을 활용해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법원이 사업을 청산하는 것보다 계속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은 남은 재산과 기업가치 등을 조사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 기업은 이에 맞춰 경영활동과 채무 변제를 병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채무의 일부를 탕감받기도 한다. 두 회사의 신청을 법원에서 받아들이는지와 관계없이 판매자들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금융·상거래 채권이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대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기업회생 전문가인 김광중 하우림법률사무소 국장은 “티몬과 위메프가 정상적으로 매출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에서 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보아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의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판매자들은 정산받아야 할 대금의 10∼20% 정도밖에 못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킹 호스 방식이란 기업을 매각할 때 예비인수자를 수의계약으로 미리 찾아 놓은 후 차후에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큐텐 피해 보전 의지 애초에 없었나 이날 오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며 입장문을 낸 구 대표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전에 구 대표가 티몬·위메프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본인 재산까지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며 “기업회생은 최선의 노력을 한 후에 신청하는 것인데,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회생 신청을 한 것을 법원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구 대표가 아침에 이야기한 대책 모두 파산한 회사에는 적용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산한 기업이라 지분이 헐값이 되고 M&A를 노리려고 해도 아무도 살 기업이 없다는 설명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채무 상환까지 다소 시간을 벌고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되는 반면 미정산금을 받지 못한 다수의 판매자는 연쇄 도산 우려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회생절차에 나서는 것도 의아하다”며 “다른 계열사는 그대로 두고 티몬·위메프만을 꼬리 자르기 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구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국회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26일 오전 11시경 티몬 별관이 있는 서울 강남구 JK빌딩에는 환불 신청을 위해 수백 명이 모여 있었다. 자리가 부족해 일부는 건물 뒤 주차장에 앉아 대기 중이었다. 직장인 박모 씨(37)는 “전날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티몬 본사에 와서 오늘 오전 1시부터 기다렸다”며 “10시간 넘게 대기했는데 아직도 환불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티몬 본사를 찾아 환불 신청 용지에 자필로 정보를 적고 대기한 고객은 오전에만 2000명을 넘었다. 티몬 측에서 오후 4시경 “오늘은 자금 부족으로 1000명 이상 환불이 어렵다”고 하자 강하게 반발하는 고객들로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에도 2000여 명은 현장에 남아 있었다. 더운 날씨에 대기하다가 낙상해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판매자 연쇄 도산 현실화 우려 티몬·위메프 내부에서 회사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거래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티몬·위메프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 정산받지 못하는 다수의 판매자가 생겨날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6만 곳 가운데 상당수는 중소 셀러들로 이들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자금 순환이 막히면 연쇄 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행 업체뿐 아니라 숙박 업종, 전자제품이나 PC 부품을 취급하는 용산 전자상가, 가구와 인테리어 시장도 비상이다. 명품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티몬으로부터 판매 대금 1억4500만 원을 못 받고 있다. 23일까지만 해도 정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답변을 들었지만 24일부터는 티몬 측과 연락도 되지 않는다. 거래처에 사정해 다음 달 말까지 대금 지급을 미뤘다는 그는 “당장 이달 말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할 상황”이라며 막막해했다. 현금 사정이 좋지 않은 영세 판매자들은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선정산 대출은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위메프·티몬 입점 업체에 나간 선정산 대출 규모는 약 11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영세 판매자뿐 아니라 수십억 원대 규모로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업체 한샘의 미수금은 64억 원, 시몬스침대는 10억 원가량 된다. 티몬·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은 지난해 4월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쇼핑·도서) 주식 매매 대금 중 1600억 원가량을 숙박·레저 플랫폼 야놀자에 아직 지불하지 않은 상태다. ● 외부에서의 자금 수혈 가능할까 대형 유통사들과 여행사들에 이어 26일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상품 노출을 중단하는 등 판매자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티몬과 위메프는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판매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큐텐의 지원이나 외부에서의 자금 수혈밖에 없다. 두 회사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티몬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7억 원, 위메프는 316억 원으로 합쳐서 600억 원이 되지 않는다. 큐텐의 자금 사정도 여의치 않다. 싱가포르기업청에 따르면 2021년 말 큐텐의 누적 결손금은 4000억 원대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큐텐의 2대 주주인 미국 몬스터홀딩스가 자금 지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큐텐을 이끄는 구영배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구 대표는 현재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큐텐이 자금 수혈에 실패해 파산한다면 벌어질 수 있는 ‘도미노 피해’를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돈을 빌리던 제2금융권뿐 아니라 시중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잠재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판매금 정산 시스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커머스는 정산 주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데다 시행령이 정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 등록 기준 규정 역시 무색한 것으로 나타나 “재발을 막기 위해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최대 두 달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처럼 판매 시점과 정산 시점 간에 시간차가 있다 보니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들이 판매대금을 다른 곳에 융통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대부분 적자 상태로 운영을 하다 보니 돈이 필요한 곳에 판매대금을 융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태도 판매대금을 다른 곳에 활용한 뒤 ‘돌려막기’를 하지 못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판매자들은 긴 정산 주기가 오랜 불만이었다. 티몬·위메프에서 생필품을 판매해 온 이모 씨(38)는 “업체들은 이자도 내지 않고 판매대금을 활용하고, 정작 판매자들은 정산이 늦어지니 금융기관으로부터 선정산 대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이자를 내 온 어처구니없는 구조”라며 “판매자들의 돈을 묶어 놓고 사용해 온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티몬·위메프는 소비자에게 물품·서비스 판매대금을 받아 판매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는데, 전자상거래법상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 업체인 동시에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PG 사업자다. 티몬·위메프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상 전자금융업 등록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 해당하지 않는 기관은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200% 이내여야 하는데 두 업체는 2022년 기준 티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386억 원, 위메프는 ―2398억 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라 기준에 전혀 못 미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티몬·위메프 같은 오픈마켓의 경우 물건을 매입해서 판매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산 주기가 길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 판매자 모두 피해를 보는 구조인 만큼 정부도 좀 더 엄격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고 걱정을 끼쳤던 것에 대해 당국을 대표해서 사과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소비자 불안이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처럼 정상 영업 중인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불똥이 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자회사들이다. 정부 측은 미정산액을 현재 1700억 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장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금액은 더 불어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5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내 일부 상품 판매자들은 최근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정산 사태와는 관계가 없더라도 큐텐 계열사다 보니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가 작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와 계약 중이던 여행사들은 줄줄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31일 출발 상품까지만 정상 진행하기로 했고, 모두투어도 정산 요청이 이행되지 않자 계약을 사실상 해지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결과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600억∼1700억 원 규모로 조사됐다. 아직 정산 시점이 도래하지 않은 6, 7월분 판매대금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두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플랫폼으로 들어온 자금을 정산 외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하게 분리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불해달라” 본사앞 밤샘… 판매업체 “100억 밀려, 문닫을판”[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위메프 본사 1000여명 몰려 ‘환불전쟁’본사 1층-주차장-복도까지 대기… 위메프 “소비자 우선, 판매자 2순위”가구-식품 등 구매자에도 피해 확산… 판매업체 줄도산땐 금융권도 타격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건물 1층에 200여 명이 웅성대고 있었다. 일부는 밤을 새웠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 씨(35)는 연차를 내고 오전 8시에 도착했다. 7월 초 위메프·티몬에서 산 130만 원어치 상품권을 환불받기 위해서다. 오후 2시가 되자 이 씨처럼 이곳을 찾아온 이들은 400명으로 늘어나 본사 1층과 주차장, 복도까지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좁은 장소에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통신 장애로 휴대전화가 1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이들은 종이에 직접 이름, 예약번호, 상품명, 환불 수량, 예금주, 계좌번호 등을 적어 낸 뒤 몇 시간을 대기하고서야 환불을 받았다. 1400명에 대해 환불 처리가 됐지만 오후 6시가 넘을 때까지 현장에는 여전히 200여 명이 남아 있었다.● 가구·식재료까지 피해 확산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오후 “소비자 피해 구제를 1순위, 소상공인과 영세상인 구제를 2순위로 우선 순위를 정해 놓고 일하겠다”며 “환불 자금은 충분할 것이다. 자금은 큐텐·위메프·티몬이 다같이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판매자는 류 대표에게 다가가 “왜 소비자에게만 환불해 주냐”며 “세 차례 밀린 판매 대금만 100억 원이다. 회사가 문닫게 생겼다”고 항의했다. 23∼25일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큐텐 그룹 계열 쇼핑업체 상담 접수 건수는 2391건이나 됐다. 소비자원은 피해가 늘자 홈페이지를 통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조만간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가구업체인 한샘도 티몬·위메프를 통해 인테리어 시공을 결제한 소비자와 가구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직접 취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겹살 등을 구매했다가 빈 박스만 받았다는 후기들도 올라오고 있다. 휴가 시즌 여행상품이나 항공권 등에 집중된 것으로 여겨졌던 피해 상품 카테고리가 훨씬 넓은 영역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시몬스와 SPC그룹, 11번가 등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 피해를 먼저 책임지겠다고 나선 기업들도 일부 있다. 이들은 해당 플랫폼에서 판매돼 소비자 결제가 끝난 상품에 대해서는 제품 배송을 마무리하거나, 전액 환불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들 연쇄 부도 우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이커머스 생태계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온라인상에는 “인터넷에서 마음 놓고 뭘 살 수 있겠는가”라며 불안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많다. 특히 큐텐이 인수한 AK몰, 인터파크커머스(쇼핑·도서)에 대해서는 소비자뿐 아니라 입점해 있던 판매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선제적으로 해당 플랫폼을 떠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과 위메프의 결제 추정액은 각각 8398억 원, 3082억 원으로 총 1조1480억 원이었다. 현재까지 판매자들에게 티몬·위메프가 정산해 주지 않은 물건 값은 올해 5월 거래 대금으로 아직 정산이 시작되지도 않은 6, 7월 구매분을 생각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권과 유통업계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티몬과 위메프 모기업인 큐텐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당초 주식 교환으로 티몬, 위메프를 인수했을 만큼 큐텐은 자금 여력이 없는 상태였다”며 “향후 채권 추심 및 가압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사태로 중소 판매자들이 연쇄 도산하게 되면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은행 등 금융권도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백화점은 롯데중앙연구소의 ‘하절기 식품관리 매뉴얼’에 따라 식품위생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넘어서 엄격한 수준의 여름철 식품 안전관리를 진행 중이다. 본사 주관으로 불시 검사를 진행하고 파트너사의 인증을 강화하는 등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즉석섭취식품의 경우 기존 당일 판매에서 냉장 진열 상품은 7시간으로, 실온 진열 상품은 4시간 이내로 단축 판매하고 수박 등 커팅 과일과 샐러드는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자숙조개류 사용 시 전처리 공정을 강화하고 게장, 회, 초밥, 김밥 등 즉석섭취식품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불시 수거검사를 실시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점포 의뢰건에 한해서만 상품분석검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회, 초밥, 김밥, 콩국물 등 즉석섭취식품을 대상으로 본사 주관 불시 수거검사를 추가 진행하며 관리를 강화했다. 영업시간뿐 아니라 오픈 전과 폐점 후에도 위생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하고 내부 점검 시 적외선 온도계, 간이오염도(ATP) 측정기, 수질 측정기, 금속 탐지기 등의 전문 장비를 도입해 식품이 과학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입점 파트너사와의 상생 차원에서 점포 내 식품 파트너사가 ‘해썹(HACCP)’ ‘음식점위생등급제’ 등의 국가 식품 안전관리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본점을 비롯해 미아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과 의왕점 등은 식음료(F&B) 코너에 입점한 전체 매장이 위생등급제 인증을 모두 취득했다. 식품이 안전하게 유통되도록 매장 내 위생 관리도 강화한다. 이달 중 백화점, 쇼핑몰, 아웃렛 등 총 18개 점포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청소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름철을 맞아 식품 위생 집중 관리 체제에 돌입해 식중독 등 식품 위생 관련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롯데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글로벌 기구들이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출범한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2050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목표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에선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해 6개 기업이 승인을 받았다. SBTi는 2015년 유엔글로벌컴팩트, 세계 자원연구소, 세계자연기금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이니셔티브다.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1.5도 제한을 달성하기 위한 감축 목표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의 장·단기 넷제로 목표를 검증하는 이니셔티브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사업장 내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과 전기 등을 구매하며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의 총량을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48.9%, 2050년까지 90% 각각 감축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기타 간접 배출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 판매 과정의 배출량과 고객이 제품을 사용한 뒤 폐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25%, 2050년까지 90% 각각 감축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목표 달성을 위해 2021년 ‘RE100’에 가입하고 태양광 자가발전, 직간접 전력구매계약(PPA) 및 가상전력구매계약(VPPA), 녹색요금제 도입,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 등을 통해 가시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뒀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전력 사용량 중 51.4%를 재생 전력으로 전환했다. 2023년 기준 주요 생산사업장인 오산 아모레 뷰티 파크, 대전 데일리뷰티 사업장,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사업장 단위 RE100을 달성했다. 2025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이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도 넷제로 추진을 위해 제품의 재활용성을 개선하고 재활용 소재를 적극 도입하는 등 공급망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면서 모기업인 큐텐과 큐텐 창업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58·사진)에게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구 대표는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는 이후 사내벤처인 구스닥을 통해 2003년 국내 첫 오픈마켓인 지마켓을 설립한 뒤 2006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이후 2008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10년 겸업 금지 조항을 맺었다. 이 조항을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건너간 그는 2010년 현지에서 큐텐을 설립했다. 구 대표와 큐텐은 국내외 이커머스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2022년 티몬, 2023년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연이어 인수했다. 큐텐은 올해 들어서도 미국 위시와 AK몰을 사들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큐텐의 광폭 행보의 배경에는 산하 물류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이 꼽힌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과거 지마켓을 상장시킨 뒤 팔았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큐텐의 과거 인수 대상들은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실적이 떨어지던 기업”이라며 “인수마저도 지분 교환을 통해 이뤄졌을 정도로 부진한 기업을 적은 돈으로 너무 많이 모았다”고 말했다. 현재 구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급히 귀국해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경기 하남시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최모 씨(33)는 24일 티몬으로부터 5월분 판매대금 5억여 원을 정산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티몬 측은 사정상 판매대금 정산이 어렵다고만 설명했다. 최 씨는 “직원들 월급부터 사무실 비용, 각종 대출 원리금까지 나갈 돈이 산더미”라며 “6∼7월분 판매대금 정산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 같아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자 해당 플랫폼 내 상품 및 서비스 판매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게다가 티몬·위메프의 결제를 대행하던 업체들마저 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은 항공권, 숙박권 등 구매 상품을 취소하더라도 환불을 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869만 명이다. 두 업체 합산 월간 거래액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에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불안해진 판매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큐텐의 자금 흐름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가 최악의 경우 부도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도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최소 1000억”… 소비자들 결제 취소도 못해[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금융권 先정산 대출까지 봉쇄, 입점업체 6만개… 줄도산 위기구매 취소 여행상품 환불 못받아… 고객센터에 전화 30통, 연결 안돼대금 최대 두달간 보관하다 지급… “기업 인수 과정서 활용됐을수도”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친구와 함께 29일 베트남 나트랑(냐짱)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5월 티몬에서 일찌감치 여행상품을 골랐고, 200만 원을 결제했다. 그런데 23일 갑자기 여행사로부터 취소 문자를 받았다. 여행사 측은 티몬 결제를 취소하고 자신들에게 직접 재결제해야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씨는 곧바로 티몬에서 구매를 취소했다. ‘계좌환불 완료’라고 뜨는데 24일까지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30통 넘게 전화를 해봤지만 티몬 고객센터는 통화조차 안 됐다. 그로선 환불을 받기 전 이중결제를 할 수는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달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같은 그룹 내 티몬으로 확대됐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판매 업체들은 도산을 우려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가 티몬·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하자 소비자 피해도 본격화하고 있다.● 피해 업체 “이대로면 줄도산” 호소 티몬·위메프가 판매 업체에 정산하지 못한 미수금 규모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들은 “아직 정산 시점이 다다르지 않은 6, 7월분 정산 금액까지 합하면 최소 1000억 원대”라고 말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체에서 받지 못한 미정산액만 수백억 원 규모”라며 “업계 전반으로 본다면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로부터 5월분 판매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는 대부분 월 정산액이 최소 수억 원대인 중·대형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된 업체는 6만여 개에 이른다.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이후 금융권과 핀테크의 선정산 대출 시스템이 막힌 것도 판매 업체들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선정산은 플랫폼으로부터 정산금을 받기 전 미리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티몬·위메프에서 생필품을 판매하던 이모 씨(38)는 “정산이 보통 두 달 뒤 이뤄지다 보니 선정산 대출을 이용했는데, 갑자기 그 방법이 막혀 당장 부가세와 4대 보험료도 미납할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도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금전적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결제 대행 업체들은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와 신규 결제를 모두 막았다. 이에 티몬·위메프에서 고객이 여행상품권이나 물품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지불한 금액을 돌려받기도 어렵게 됐다. 대학원생 윤모 씨(25)는 며칠 전 티몬에서 8% 할인된 온라인 문화상품권 300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미정산 사태 확산에 24일 오전 환불을 시도했지만 ‘결제 취소 실패’라는 알림창만 나타났다. 윤 씨는 “티몬 같은 대형 업체에서 결제 후 물건을 받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스닥 상장 노린 무리한 인수가 화근” 문어발 확장으로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업계에서는 큐텐이 무리한 인수합병의 여파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이 말라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큐텐은 앞서 티몬·위메프를 인수할 때는 지분교환 방식을 택했지만, 올 2월 위시를 인수할 때는 현금 약 2300억 원을 동원했다. 업계와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판매 대금이 기업 인수 과정에서 일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티몬·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최대 두 달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는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서도 정산 주기가 긴 편이다. 네이버쇼핑의 경우 판매자가 택배사에 물품을 발송한 다음 날 판매자에게 바로 대금이 정산되는 것과 대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줄줄이 인수할 때도 큐텐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이미 업계에서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큐텐 측은 23일 고객의 결제 자금을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안전결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큐텐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자금 흐름을 만드는 한편으로 새로운 거래를 일으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웨딩거리 내 100년가량 된 시계가게를 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하고 있습니다. 9월 중 개점이 마무리되면 거리에 활력을 주는 가게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24일 오전 11시 30분경 전북 전주시 완산구 웨딩거리에서 만난 박세상 금성당 대표(39)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 뒤편엔 이전 가게의 흔적이 담긴 괘종시계가 벽에 걸려 있었다. 박 대표는 “100년 가게의 헤리티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계들을 인테리어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산구 웨딩거리는 드레스, 한복, 예물 등 결혼 물품들을 판매해 왔지만 웨딩 산업이 사양화되며 점차 쇠퇴한 곳이다. 이날 역시 ‘임대’ 표시가 붙은 건물들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박 대표를 비롯한 많은 청년사장들이 전주 시내 주요 거리들을 되살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웨딩거리 내 ‘가노’는 결혼식 양복이 많이 팔렸던 거리의 특성을 감안해 테일러숍과 위스키 바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화의 거리 내 ‘금지옥엽X무명씨네’는 영화 포스터, 굿즈 등을 판매하는 편집숍을 운영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 상권 부활 시도인 ‘글로컬’을 발전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인 글로컬은 지역 상권을 외국인이 찾아올 정도로 매력적인 상권으로 개발한다는 개념이다. 중기부는 4월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6월 전주를 포함한 대상지를 선정한 바 있다. 이날은 ‘지역의 미래 글로컬, 소상공인의 미래 라이콘’이라는 주제하에 전주 남부시장 내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출범식 및 페스타 개막식이 진행됐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철저한 민간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사나 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해 민간의 자금이 글로컬 상권에 투입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페스타에선 플리마켓, 로컬 콘텐츠 콘퍼런스, 팝업 스토어 등의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마지막 이틀인 26∼27일엔 남부시장 상인들과 함께하는 야시장도 열린다. 전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판매자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휴가철을 앞둔 시기에 여행사들이 해당 플랫폼을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기존에 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숙소, 항공권 등을 예약한 소비자들이 여행사로부터 일방적인 예약 취소를 겪고 있다. 아직 정산받지 못했거나 정산 이슈를 우려하는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거둬들이고 있어서다. 각종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4월 초에 티몬을 통해 나트랑 에어텔을 예약하고 이번주 토요일 출발 예정인데 오늘 오전에 티몬 정산 미납으로 취소된다고 여행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당장 이번주 여행인데 렌터카 이용이 불가하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달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티몬으로 확대되면서 여행사뿐 아니라 대형 유통기업들도 잇따라 두 플랫폼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과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GS리테일 등은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판매자 이탈과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들의 불안은 커지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정산금 지연 사태가 큐텐의 자금난에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자들이 있어야 현금이 돌아서 모자란 돈을 메울 수 있을 텐데 정산금 지연 사태를 겪은 판매자들의 이탈을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국 제품 10만 종 이상이 알리바바닷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뷰티, 식품 등 카테고리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 전용 B2B 웹사이트 ‘한국 파빌리온’을 개설해 다음 달 8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한국 소매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도매 수출 시장 공략에도 나선 것이다. 한국 파빌리온은 한국 셀러들이 제조하는 상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사이트로 일종의 국가 특별관이다. 그는 “한국 판매자 상품이 수출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알리바바에서 특정 국가의 상품들만 모아 선보이는 웹사이트는 아시아권에선 한국이 처음이다. 1999년 설립된 알리바바닷컴은 190여 개국 또는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둔 업체로 글로벌 활성 바이어는 4800만 명을 넘는다. 알리바바 측은 파빌리온 내 5000개 이상의 한국 중소기업 입점을 목표로 삼았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타오바오’와 ‘티몰’ 같은 플랫폼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매년 1억 명에 달하는 중국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 연회비는 199달러(약 27만6200원)로 정해졌다. 웹사이트는 한국어-영어 동시 번역 프로그램을 제공해 한국 중소기업이 언어 장벽 없이 글로벌 바이어에게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리바바닷컴은 론칭 이후 첫 3개월간 광고를 통해 다양한 홍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장마철 침수 피해로 신선식품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며 상추, 수박 등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밥상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마로 충남 논산 부여의 수박 산지 60∼70%가량이 침수 피해를 봤다. 전국 하우스 수박 물량의 70%가량을 책임지는 지역이 피해를 입으며 일선 유통 채널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는 지난달까지 90% 이상을 유지하던 수박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최근 70%까지 떨어졌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과채류는 일정 당도를 유지해야 판매할 수 있는데 수해로 수박이 물러지며 기준에 못 미치는 물량이 늘어났다. 또 다른 대형마트도 이달 들어 수박의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50%대에 머무르며 정상 상품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채소 역시 수해 여파로 수급 불안 요소가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우로 충청 지역 상추 하우스 산지의 약 70%, 깻잎은 50%가량이 침수 피해를 겪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9일 기준 적상추(상품) 소매가격은 100g에 2107원으로 한 달 전(953원)의 2.2배로 뛰었다. 시금치는 100g에 1675원으로 같은 기간 91% 급등했다. 깻잎도 100g에 2550원으로 21.9% 상승했다. 수박 상품(上品) 1개 가격은 2만1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참외(10개·1만5241원)는 13.9%, 토마토(1kg·4799원)는 2.5% 올랐다. 일선 유통업체들은 물량 확보와 품질 관리에 나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장마 이후 폭염으로 수박 수요가 많아지면 시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진안과 무주 등 수해가 적은 고산지 수박 물량을 추가로 매입해 가격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품목은 주산지에 호우가 집중돼 가격이 올랐지만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영업직에 종사하는 남성 직장인 김모 씨(31)는 지난달 검은 레인부츠를 구매해 출근할 때 신고 있다. 업무 특성상 주로 정장을 입고 외근하는데 최근 장마가 이어지며 구두 대용으로 레인부츠를 구매했다. 김 씨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다 보니 아예 구두와 비슷한 느낌의 레인부츠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별을 넘나드는 젠더리스 아이템이 여름철 패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젠더리스 패션 유행도 이 같은 아이템 인기에 한몫을 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양산은 여름철 젠더리스의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빈폴액세서리는 최근 2030층을 주 타깃으로 삼아 레인부츠와 양산 등으로 구성된 ‘애니웨어’ 시리즈를 발매했다. 젠더리스 유행을 반영해 블랙, 카키, 베이지 등 어느 성별이나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컬러로 배치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레인부츠와 양산 모두 남성 고객의 구매액이 누적 매출의 20%를 넘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출시 이후 월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며 “‘여름철 날씨엔 남녀 없다’는 인식이 구매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녀 전반의 운동 문화가 발전하면서 축구 유니폼 등 스포츠웨어도 성별을 넘어선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웨어 중 가장 인기를 끄는 아이템은 축구 유니폼이다. 예능 프로그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축구에 흥미를 가진 여성들이 늘면서 축구 유니폼 매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명 ‘축구복 패션’이라 불리는 ‘블록코어’ 패션이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휴가 중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축구를 배울 정도로 풋살에 빠졌다는 직장인 이모 씨(25)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늘며 예쁜 유니폼과 관련 코디 등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동호인축구 여성 선수는 3855명으로 2019년 12월(3190명) 대비 20.9% 늘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축구 유니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이 중 인기 상품인 대구FC 유니폼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여성 비중은 40%에 달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탈리아 구단 등 우리나라와 직접 관계가 없는 유니폼도 디자인이 예쁘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체들은 올여름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른 젠더리스 패션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애니웨어 레인부츠를 추가로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향후 새로운 색상 등 레인부츠 라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는 이번 봄·여름(S/S) 시즌부터 남녀 공용으로만 출시하던 블록코어 제품에 여성 전용 라인을 추가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영업직에 종사하는 남성 직장인 김모 씨(31)는 지난달 검은 레인부츠를 구매해 업무용 신발로 사용하고 있다. 업무 특성 상 항상 정장을 입고 외근을 다니는데 최근 장마가 이어지며 구두 대용으로 레인부츠를 구매했다. 김 씨는 “레인부츠와 구두와 느낌이 비슷해 기능과 심미 모두 만족한다”고 말했다.여름철 장마와 더위가 번갈아 이어지며 성별을 넘나드는 혹서기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젠더리스 패션 유행에 더해 여름 날씨에 지친 남녀 모두 같은 시즌 아이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과거 남성들이 주로 입던 스포츠 의류도 축구를 중심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여성들의 전유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양산은 여름철 젠더리스의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최근 2030층을 주 타깃으로 삼아 레인부츠와 양산으로 구성된 ‘애니웨어’ 시리즈를 발매했다. 블랙, 카키, 베이지 등 어느 성별이나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컬러로 배치했다.삼성물산에 따르면 레인부츠와 양산 모두 남성의 구매비율은 누적 매출의 20%를 넘겼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출시 이후 월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며 “‘여름철 날씨엔 남녀없다’는 인식이 구매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스포츠웨어도 성별을 넘어선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녀 전반 운동 문화가 발전하고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스포츠웨어의 장점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실제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젠더리스 스포츠웨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휠라는 올해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에리즈’와 협업해 젠더리스 디자인을 강조한 테니스 웨어 느낌의 컬렉션 ‘휠라X에리즈’를 선보였다. 리복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테니스 코트화와 스니커즈를 테마로 한 운동화 ‘클럽C 85’를 발매한 바 있다.이에 더해 여성 풋살 열풍이 불며 축구 유니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동호인축구 여성 선수는 3855명으로 2019년 12월 3190명 대비 20.9% 늘었다. 축구에 대한 여성들의 전반적인 관심사가 늘며 유니폼도 함께 수혜를 받고 있다.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축구 유니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으며, 이 중 인기 상품인 대구FC 유니폼의 여성 소비자 비중은 40%에 달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축구계 여풍(女風)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축구 유니폼이 여름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빵지순례’를 향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커가는 관심을 이들의 주요 유통 채널인 편의점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자체 상품(PB)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상품기획자(MD)들은 유명 빵집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위해 매주 전국을 도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이 가장 공들이는 부문은 단연 PB다. GS25는 2021년 1월 빵 브랜드 ‘브레디크’를 출시한 이래 관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3월에는 브레디크 ‘골든’ 시리즈를 새롭게 론칭하고 슈크림빵, 단팥빵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제품들을 추가했다. GS25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브레디크 누적 판매량은 5500만 개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은 PB ‘세븐셀렉트’의 하위 항목으로 빵 2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 빵 매출은 전년 대비 30% 상승하는 등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2022년 ‘연세우유 크림빵’을 선보인 이래 지난해 8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를 출시하는 등 PB 빵을 확장 중이다. 편의점들은 전국 유명 빵집 및 명장들과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GS25는 카페 빌로우와 협업한 ‘크림까눌레’, 창억떡집과 협업한 ‘창억떡빵’ 등 디저트 ‘핫플’로 불리는 곳들과 꾸준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CU는 송영광 제과제빵 명장과 협업한 빵을 이달 선보였다. 외국의 유명 빵을 들여오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베이커리 브랜드 ‘도쿄브레드’의 메이플빵, 커피빵 등을 판매 중이다. 프랑스 베이커리 ‘파스키에’의 인기 상품 ‘파스키에팡올레’ 브리오슈도 함께 선보였다. 편의점들은 ‘젊은 감성’의 빵을 발굴할 수 있도록 관련 MD 팀을 20, 30대 젊은 직원으로 구성했다.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상품을 발굴하지만 필요하면 전국을 순회하며 직접 빵을 맛보고 점주와 협상을 진행한다. 장한솔 GS리테일 베이커리 MD는 “전국 유명 빵집을 발굴하기 위해 SNS를 찾아본 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전국 각지로 협업을 위한 출장을 간다”고 했다. 편의점이 빵에 집중하는 이유는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GS25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빵 매출 구성비는 10∼20대가 31.6%, 30대가 27.8%로 39세 이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른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병매(倂賣)’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정 상품의 구매율이 높아지면 해당 상품 구매를 목적으로 점포를 방문한 소비자가 다른 상품까지 살 수 있다. GS25의 PB 빵 브레디크의 병매율은 88%에 달한다. 빵을 사러 온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커피, 우유 등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한다는 얘기다. ‘매출 효자’로 떠오른 빵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는 향후에도 PB 상품과 제휴 강화라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PB를 통해 과거 빵집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식빵 등 기초 라인업을 다양하게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과의 컬래버레이션 상품, 웹툰이나 이모티콘을 활용한 캐릭터 빵 등 편의점 빵의 범주가 보다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16일 오후 2시 경북 청도군의 ‘문현준 농가’에선 농가주 문현준 씨를 포함한 직원들이 다 익은 황도 복숭아를 수확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수확 적기를 맞이한 복숭아들은 분홍빛과 특유의 잔털을 은은하게 뽐냈다. 농장 관계자는 “올해는 과일이 익는 5월에 날씨가 좋아 복숭아 수확량도 많고 당도도 평년보다 1Brix(브릭스)가량 높았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곳에서 수확된 복숭아들은 APC센터(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이동해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으로 검수 과정을 거친다. 복숭아가 들어가자마자 초고속카메라가 과일의 모든 단면 사진을 찍고 과일 겉면에 있는 흠결을 찾아내 핵할, 탄저, 파과(부서짐) 등 27개 기준을 가지고 문제 있는 과일을 골라낸다. 흠결과로 분류된 과일을 쪼개 보니 겉이 멀쩡했던 복숭아 내부는 씨가 갈라져 있었다. 안병철 청도농협 유통센터장은 “소비자들이 매끈하고 맛있는 복숭아를 맛보게 된 건 농가의 노력과 AI 선별 과정 덕분”이라며 “기기를 통해 당도도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좋은 품질의 과일을 구분·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복숭아가 수박을 제치고 여름 대표 과일로 떠오르면서 보다 다양하고 높은 품질의 복숭아를 골라내기 위한 선별·품종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7∼8월 과일 판매량은 4년 연속 복숭아가 수박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수박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지만 복숭아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15%가량씩 오르는 등 상승세가 더 컸다. 이승한 롯데마트 과일팀 MD는 “1, 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큰 과일보다 간단히 혼자 먹을 수 있는 작은 과일을 선호하는 추세가 늘면서 복숭아가 여름 과일 대표 주자가 됐다”고 말했다. AI 선별은 증가하는 복숭아 수요에 맞춰 품질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 중 하나다. 현지 농협 관계자는 “도입 초창기 반발도 컸지만 도입 전후 매출이 5배가량 늘고 브랜드 이미지도 좋아져 현재는 (AI 선별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AI 선별 천도복숭아 매출은 지난해 7∼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 신장했으며 같은 기간 클레임은 절반가량 줄었다. 연중 즐길 수 있는 과일도 많지만 복숭아는 한여름인 7월과 8월에 가장 맛있는 고당도 복숭아를 맛볼 수 있어 다양한 품종들이 이 시기에 많이 나온다. 복숭아 인기 농원 중 한 곳인 ‘유여사네복숭아’는 6월 3종(신비, 미황, 조대홍), 7월 4종(수황, 봉왕, 대홍, 마도카), 8월 5종(애천중도, 영수, 천중도엑셀과, 부흥, 조생엘바트) 등 한 해에만 13종의 복숭아를 생산한다. 대중적인 ‘딱복(딱딱한 복숭아)’과 ‘물복(물렁한 복숭아)’에 이은 ‘쫀복(쫀득한 복숭아·딱복과 물복 사이의 식감을 가지고 있음)’까지 다양하진 소비자 기호에 맞춰 품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비 복숭아’, ‘납작 복숭아’ 등 연중 2, 3주 동안만 수확되는 이색 품종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2030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품종이 다양한 데다 복숭아에 관심이 많은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여름마다 유통업계 간 ‘복숭아 대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도=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명탐정 코난 팝업 때문에 안산에서 1시간 넘게 택시 타고 왔어요. ‘남도일(일본명 구도 신이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 15년째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명탐정 코난(코난)’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송예림 씨(24)는 이렇게 말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코난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그는 팝업 스토어에 들른 후 애니메이션 성우 강수진 씨의 팬사인회도 참석했다. 이날 팝업 스토어 인근에서 열린 사인회는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10명 넘는 사람들이 대기했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활용이 늘며 유통업체들도 캐릭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 영화를 보고 자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로 충성 팬층을 모을 수 있는 데다 IP로 다양한 굿즈를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유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세 달간 코난 팝업 외에 ‘하이큐!!’, ‘원피스’, ‘주술회전’ 등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팝업을 선보였다. 5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하이큐 팝업은 개장 첫날 5000명 이상 대기가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6월 열린 원피스 팝업도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대기 인원이 몰렸다. 롯데그룹은 아예 그룹 차원의 신사업으로 콘텐츠 비즈니스 강화를 선언했다. 첫 컬래버레이션으로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선정하고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 ‘포켓몬타운 2024 위드 롯데’를 선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 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신규 콘텐츠 협업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들 기업이 캐릭터 콘텐츠에 집중하는 배경으론 IP에 대한 높은 충성도가 꼽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신촌점 코난 팝업의 객단가는 첫 이틀간 약 30만 원에 달했다. 팝업 물품 한 개당 판매가가 5000∼2만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무형의 캐릭터를 통해 굿즈, 팝업, 영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유통, 문화, 서비스 등 캐릭터 IP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걸친 통합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체 캐릭터를 제작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올해부터 태국에 이어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 GS리테일은 2022년 제작한 자체 캐릭터 ‘무무씨’ 굿즈를 몽골에 수출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에서 무무씨 자체제작(PB) 아이스크림이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또 하나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명탐정 코난을 위해 안산에서 1시간 넘게 택시를 타고 왔어요. ‘남도일(일본명 쿠도 신이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 15년 째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15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명탐정 코난(코난)’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송예림 씨(24)는 이렇게 말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코난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그는 팝업 방문과 애니메이션 성우 강수진 씨의 팬사인회에 참석했다. 이날 팝업 인근에서 열린 사인회는 행사 1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송 씨를 포함해 10명 넘는 사람들이 대기했다.코난 등 인기 만화 캐릭터 지적재산권(IP)에 관심을 가지는 유통업계들은 최근 관련 마케팅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로 화제성을 모을 수 있는 데다 IP 자체로 다양한 굿즈를 만들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현대백화점은 최근 3달 간 코난 팝업 외에도 ‘하이큐!!’, ‘인사이드 아웃2’, ‘주술회전’ 등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팝업을 선보였다. 롯데그룹도 4월 신사업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낙점하고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협업해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내 ‘포켓몬타운 2024 위드 롯데’를 선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 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신규 콘텐츠 협업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이들 기업들이 캐릭터 콘텐츠에 집중하는 배경엔 IP에 충성도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신촌점 코난 팝업의 객단가는 첫 이틀 간 약 30만 원에 달했다. 초반 인기가 사그라든 현재에도 6만 원에 달한다. 팝업 물품 한 개당 판매가가 5000~2만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김민지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팀 선임은 “한국 팬 외에도 중국 등에서 한정판 굿즈를 싹쓸이하는 일종의 ‘따이궁’도 등장했다”고 말했다.무형의 캐릭터를 통해 굿즈, 팝업, 영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유통, 문화, 서비스 등 캐릭터 IP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걸친 통합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자체 캐릭터를 제작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올해부터 태국에 이어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 GS리테일도 2022년 제작한 자체 캐릭터 ‘무무씨’ 굿즈를 현재까지 100만 개 판매했으며 올해는 몽골에 관련 굿즈를 수출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에서 무무씨 자체제작(PB) 아이스크림이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해외에서도 캐릭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