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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검찰청 폐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가 수사기관을 졸속으로 개편하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11일 밝혔다. 전날(10일)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한 뒤 기소권은 공소청으로,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를 신설해 넘기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이달 중 추진하기로 했다.이날 오후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검찰 수사권 폐지, 중대범죄수사청 등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정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정치인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검사들의 탄핵을 추진하고 국회에서 조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게 정치적 중립, 수사권 남용이라는데 지금 그 정치적 중립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는지. 지극히 모순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박 장관은 앞서 8일 경북경찰청이 발표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이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수사청을 만들고 하는 것은 의도가 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경북청은 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불송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고 비판했다.박 장관은 검찰개혁법에 대한 재의요구권(대통령 거부권) 예고에 대해선 “법안에 대한 내용 검토 후 드릴 말씀이지 입법안이 발의도 되지 않았다”며 “거부권이란 용어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재의결을 요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 부분을 말씀드리는 게 옳지 않다”고 답했다.다만 “검찰의 수사권이 아주 조심스럽게,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단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현대사회의 복잡한 경제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단순히 경찰 수사만으로 수사가 어렵고 공소 유지가 어려운 범죄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런 경제, 부패, 조직범죄들에 대해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수사기관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로 정부가 공무원 출신 국가전문자격시험 응시자 특례 폐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11일 논평에서 “일정 기간 소정의 업무를 담당했던 주무 부처 공무원들은 그간 공인노무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총 15종의 국가 전문자격사 시험에서 응시 과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받는 과도한 특혜를 누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행정사의 경우에는 경력 공무원에게 1, 2차 시험을 완전히 면제해 주어 전국의 행정사 중 99.3% 이상이 무시험 전형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퇴직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변회는 “경력 공무원에 대한 전문자격시험 면제 특혜는 과거 문맹률이 높고 법률전문가가 극히 희소하던 시절 행정서사, 사법서사 등 유사 직역 창설과 더불어 필요악으로 시행된 다분히 한시적인 제도였다”며 “그러나사회 전반의 교육 여건이 상승하면서, 공정한 시험제도를 통해 선발된 인재들이 다수 자리를 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경력 공무원에 대한 과잉 특혜는 일반 수험생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2021년 9월 제58회 세무사 시험에선 세법학 1부 과목의 과락률이 83.13%에 달했는데, 공무원 출신은 이 과목을 면제받아 최종 합격자의 33.57%가 경력 공무원으로 채워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다만 서울변회는 “법무사 등 일부 직역에 대해서는 법원이 권익위 권고 사항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그간 권익위가 힘써 추진해 온 공무원 특례 폐지는 시대적 요청 및 국민의 뜻과 합치하는 만큼 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서울변회가 꾸준히 주장해 왔던 공무원 특례 폐지가 추진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을 다해 소통해 준 권익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임 사단장(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 씨(대통령경호처 근무)한테 전화 왔더라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해 8월 9일 변호사 A 씨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그 사단장(임 전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하자 마치 자신이 대통령을 접촉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당시는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특정하고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가 이를 회수해 오면서 외압 논란이 불거지던 시점이었다.● 녹음파일서 이 씨 “VIP한테 얘기하겠다” A 씨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이 씨의 말이 녹음된 통화 녹음파일을 제출했다. 이 씨와 A·B 씨 모두 해병대 출신으로 임 전 사단장과의 해병대 출신 골프 모임을 추진하던 카카오톡방 멤버였다. 10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임 전 사단장) 사표 낸다고 그래 가지고 내가 못 하게 했거든”이라며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냐하면 아마 내년 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며 “원래 그거 (임 전 사단장을) 별 3개(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라고도 했다. 이 씨는 올해 3월 4일 통화에선 A 씨가 “(임 전 사단장이) 법적인 걸 떠나서 도의적으로라도 물러났었어야죠”라고 하자 “그러니까 쓸데없이 내가 거기 개입이 돼가지고 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걸”이라는 말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1심에서 이 씨는 지난해 2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재판부는 이 씨를 ‘컨트롤타워’로 지목한 바 있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녹음파일을 토대로 이 씨가 구명 로비를 실제 벌였는지 등을 검증하고 있다. 공수처는 그동안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지만, 대통령실이 ‘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동기에 대한 수사는 미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VIP는 해병대 사령관” 해명 이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A 씨가 (녹음파일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VIP’ 언급이) 마치 내가 한 이야기처럼 보도가 됐는데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던 B 씨와 통화한 것을 A 씨에게 전달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 씨는 특히 A 씨가 지난해 ‘VIP’, 도이치모터스 등을 먼저 언급하며 자신에게 접근했다면서 “내가 도이치 사건과 얽혀 있지만 않았어도 A 씨가 이런 식으로 저에 대해 모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또 ‘VIP’ 역시 B 씨가 언급한 말을 옮긴 것이며 대통령이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평소에도 김 사령관을 VIP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임 전 사단장 측도 이날 동아일보에 “구명 로비설은 제가 사의를 표명한 일시 등 시간 정보와 객관적 사실관계, 정황들이 전혀 일치하지 않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권은 총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가 조작 공범이 구명 로비 창구로 삼았을 대상이 김건희 여사일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며 “사건의 몸통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라는 자백이자 스모킹 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본인도 구명 운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 않았냐”며 “이 씨라는 분이 허풍을 떤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실관계도 정확히 알 수 없고,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 “‘VIP’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는 취지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녹음파일을 확보하고 구명 로비의 실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는 이모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변호사 A 씨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있다. 10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 씨한테 전화 왔더라고. 그래서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공수처는 녹음파일을 분석한 뒤 ‘VIP’가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지칭하는 것인지, 구명 로비의 실체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B 씨가 내게 전화해서 ‘임성근이 사표 내겠다고 했다’며 한 얘기를 A 씨에게 전언식으로 말해준 것”이라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구명 로비 창구가 김 여사였을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은 물론 대통령 부부도 전혀 관련이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씨도 “김 여사와 연락한 건 10여 년 전이고 현재는 번호를 알지도 못한다”며 자신이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의 매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임 사단장(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 씨(대통령경호처 근무)한테 전화 왔더라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해 8월 9일 변호사 A 씨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그 사단장(임 전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하자 마치 자신이 대통령을 접촉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당시는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특정하고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가 이를 회수해오면서 외압 논란이 불거지던 시점이었다.● “VIP한테 얘기할 테니 사표내지 마라”A 씨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이 씨의 말이 녹음된 통화 녹음파일을 제출했다. 이 씨와 A·B 씨 모두 해병대 출신으로 임 전 사단장과의 해병대 출신 골프모임을 추진하던 카카오톡방 멤버였다.10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XX(임 전 사단장) 사표낸다고 그래 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이라며 “내가 VIP한테 얘기할테니까 사표내지 마라. 왜냐하면 아마 내년 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거거든”이라며 “원래 그거 (임 전 사단장을) 별 3개(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라고도 했다. 이 씨는 올해 3월 4일 통화에선 A 씨가 “(임 전 사단장이) 법적인 걸 떠나서 도의적으로라도 물러났었어야죠”라고 하자 “그러니까 쓸데없이 내가 거기 개입이 돼가지고 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 걸”이라는 말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1심에서 이 씨는 지난해 2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재판부는 이 씨를 ‘컨트롤타워’로 지목한 바 있다.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녹음파일을 토대로 이 씨가 구명 로비를 실제 벌였는지 등을 검증하고 있다. 공수처는 그동안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해왔지만, 대통령실이 ‘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동기에 대한 수사는 미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VIP는 해병대 사령관”이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A 씨가 (녹음파일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VIP’ 언급이) 마치 내가 한 이야기처럼 보도가 됐는데 같은 (카카오톡)방에 있던 B 씨와 통화한 것을 A 씨에게 전달한 것 뿐”이라고 했다.이 씨는 특히 A 씨가 지난해 ‘VIP’, 도이치모터스 등을 먼저 언급하며 자신에게 접근했다면서 “내가 도이치 사건과 얽혀 있지만 않았어도 A 씨가 이런 식으로 저에 대해 모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또 ‘VIP’ 역시 B 씨가 언급한 말을 옮긴 것이며 대통령이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평소에도 김 사령관을 VIP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임 전 사단장 측도 이날 동아일보에 “구명 로비설은 제가 사의를 표명한 일시 등 시간 정보와 객관적 사실관계, 정황들이 전혀 일치하지 않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야권은 총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가조작 공범이 구명로비 창구로 삼았을 대상이 김건희 여사일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며 “사건의 몸통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라는 자백이자 스모킹 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본인도 구명 운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 않았냐”며 “이 씨라는 분이 허풍을 떤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실관계도 정확히 알 수 없고,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모 씨(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녹취록을 제보한 A 변호사가 의도를 가지고 내용을 퍼뜨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씨는 A 변호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담긴 ‘VIP’도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는 입장이다. 이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녹취록의 ‘VIP’ 언급이) 마치 제가 한 이야기처럼 보도가 됐는데 같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있던 멤버 B 씨와 통화한 것을 A 변호사에게 전달해 말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전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A 변호사와 이 씨의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씨는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 가지고 B 씨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A 변호사가 올해 3월 통화에서도 ‘임 전 사단장이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씨는 “그러니까 쓸데없이 내가 거기 개입이 돼 가지고, 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걸”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에 “채상병 사건이 일어나고 해병대 후배인 B 씨가 ‘임 전 사단장이 힘들어 한다. 극단 선택할 것 같다. 나쁜 생각 말라고 이렇게 보냈는데 한 번 봐주시라’며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녹취록에 언급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B 씨는 이 씨와 A 변호사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멤버로 해병대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에 따르면 B 씨가 보여준 메시지 내용은 “임 장군,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 극단선택 생각하지 마시라. 사표내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파이팅”과 같은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씨는 특히 A 변호사가 지난해 본인과 만난 자리에서 ‘VIP’, 도이치모터스 등을 먼저 언급하면서 접근했다며 “내가 도이치 사건과 얽혀있지만 않았어도 A 변호사가 이런 식으로 저에 대해 모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본인이 정말 공익제보자라면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초기에 제보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일부 여당 의원이 A 변호사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니 1년 전 녹취록을 앞뒤 다 자르고 제보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제보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이 씨는 A 변호사가 한 달 전쯤에도 본인에게 “고생 많으시다. 용산하고 통화하시느냐고 물었다”고 했다.이 씨는 지난해 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1심 법원은 블랙펄인베스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라고 판단했다. 이 씨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 “김 여사와 연락한 건 아주 오래 전”이라며 “현재는 번호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녹음파일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활동을 실제로 벌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최근 이 씨의 지인인 변호사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지난해 7∼8월 이 씨가 통화 중 ‘VIP’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했다고 자랑 삼아 얘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해병대 수사단과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임 전 사단장을 조사하던 시점이었다. A 씨는 이 씨와의 통화 녹음파일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에서 이 씨는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할 테니 사표 내지 말라(고 했다)” “내년쯤 (임 전 사단장을) 해병대 별 4개(로) 만들 것”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또 이 씨는 “쓸데없이 내가 거기 개입이 돼 가지고. (임 전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 걸”이란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과 해병대 출신들의 골프 모임을 주선하던 카카오톡방에 이 씨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은 이 씨가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의 매개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이 씨는 전혀 모른다”고 반박한 바 있다. 다만 공수처는 이 씨의 말이 허풍이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임 전 사단장과 이 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공수처 차장에 검찰 출신인 이재승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50·사법연수원 30기)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에 검찰 출신 이재승 변호사(50·사법연수원 30기)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출신인 여운국 전 차장이 1월 28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이후 처장과 차장 공석이 모두 채워진 것은 약 7개월만이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동운 공수처장은 10일 이 변호사를 차기 차장으로 제청할 예정이다.공수처장을 보좌하는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변호사는 2004년 검사로 입직해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했고 대전지검 서산지청 부장검사,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장, 대구지검 형사3부장 등을 지냈다. 2019∼2020년에는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을 맡았다. 당시 시민단체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했다. 2020년 사직한 뒤 법무법인 지평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 근무해왔다. 공수처는 차기 대변인 자리에 김백기 전 JTBC 내셔널부장을 임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전화 녹음 파일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를 실제 벌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최근 이 씨의 지인인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지난해 7~8월 이 씨가 VIP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했다고 자랑삼아 얘기하는 걸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해 임 전 사단장 등에 혐의가 있다고 경찰에 이첩했다가 국방부가 사건을 회수해오던 시점이었다. A 씨는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전화 녹음 파일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과 해병대 출신들의 골프 모임을 주선하던 카카오톡방에 이 씨가 참여했던 것이 최근 알려지면서, 야권은 이 씨가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의 매개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야당이 단독으로 연 국회 청문회에 나와 “골프를 친 적도 없고 이 씨는 전혀 모른다”고 반박한 바 있다. 동아일보는 임 전 사단장과 이 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공수처는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임 전 사단장이 이 씨를 통해 자신의 구명을 대통령실 등에 전달했는지와 해병대 수사단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이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의심 가는 부분이나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확인해보고 뺄것과 넣을 것을 구분해야하는 의무가 (공수처에) 있다”며 “수사팀에서도 (국회) 청문회 때 나온 얘기부터 시작해서 언론에 나온 내용까지 보고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수처는 이 씨의 발언이 단순한 허풍일 가능성, 이 씨가 대통령실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을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11개월간 수사해온 경찰이 8일 수중 수색을 지시해 채 상병을 사망케 한 혐의로 해병대 1사단 최모 포병11대대장(중령)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중 수색을 사실상 지시하거나 보고받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무혐의로 판단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8일 최 중령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채 상병 사망의 원인이 된 수중 수색 지시를 내린 사람은 최 중령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수변에서 장화 높이까지 수색’ 지침을 잘못 해석하고 임의로 변경해 “허리 아래까지 (물속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해병대 1사단 박모 보병7연대장(대령)은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한 혐의 등으로 송치됐다. 채 상병의 직속상관(포병7대대장)으로 “수색 종료를 건의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묵살했다”고 주장해온 이모 중령도 송치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포병11대대장이 지침을 임의로 바꿀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답정너’식 맞춤형 결론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 사건 진상 규명 TF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금 당장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 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경찰 “임성근, 수중수색 직접 지시 안해”… 일각 “꼬리 자르기”“임, 실종자 수색 지휘라인에 없어…수변수색 지침, 대대장이 임의 변경”법조계 “軍조직 특성 무시한 결론”야권 “이래서 특검법 필요” 목소리“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1사단장이 부하들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파악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채 상병 사망의 원인이 된 수중 수색을 전제로 한 지시였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경찰은 8일 당초 지침으로 설정된 ‘수변 수색’ 지시를 반복하고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둑판식 수색은 군사교범상에도 나오는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이라며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수색)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사단장 지시를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군 조직 특성을 무시하고 경찰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월권행위는 맞지만 직권남용은 아냐” 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군사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은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7월 18일 부하들을 지적하고 질책해 현장 지휘관들이 압박감을 느꼈고, 무리한 수중 수색 지시로 이어져 채 상병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의 질책 등 ‘월권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당시 수색 작전통제권은 육군 50사단장에게 있었고, 임 전 사단장은 ‘직권’이 없었기 때문에 ‘직권남용’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임 전 사단장은 지휘라인에 없었다”며 “군조직 특성상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할 수 있으나, 임 전 사단장으로서는 부하 지휘관이 임의적으로 수색지침을 변경할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 대대장인 최모 포병11대대장(중령)이 지침을 임의로 바꿔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물속으로)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지시하리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임 전 사단장이 “가슴장화를 신고 수색하라”며 수중 수색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이 가슴장화 지원을 지시하긴 했지만, 수색 현장 총책임자였던 박모 보병7여단장(대령)이 “대원들 옷이 오염되니 가슴장화를 착용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고 건의한 것을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대신 경찰은 최 중령과 이모 포병7대대장(중령) 등 현장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 상병의 직속상관인 이 중령은 (최 중령으로부터) ‘다 승인받았다’는 말을 듣고 임 전 사단장 지시로 오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 대령도 지침을 불명확하게 설명하고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군 특성 무시하고 꼬리 자르기” 비판 법조계에선 경찰이 법리를 지나치게 좁게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관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군대 내에서 ‘권리 없이 지시한 것’ 자체가 ‘권리 남용’이자 ‘권리 초월’”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사건 전문 채다은 변호사(법무법인 한중)는 “범죄 행위 자체가 뚜렷하다면 고소·고발된 혐의와 맞지 않더라도 다른 죄로 송치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찰이 죄명을 바꿔가면서까지 송치하겠다는 의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연대장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사단장은 무혐의라는 건 ‘꼬리 자르기’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야권은 “이래서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방부만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는 것을 온 국민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대령 측도 “조속히 특검이 발족해 낱낱이 규명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경찰이 밝힌 실체적 진실이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본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서 사실관계를 빨리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논의한 카카오톡방에 참여한 변호사 A 씨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는 이 카카오톡방에서 해병대 출신 골프 모임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국회 청문회에 나와 이 씨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11개월간 수사해온 경찰이 8일 수중 수색을 지시해 채 상병을 사망케 한 혐의로 해병대 1사단 최모 포병11대대장(중령)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중 수색을 사실상 지시하거나 보고받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무혐의로 판단했다.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8일 최 중령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채 상병 사망의 원인이 된 수중 수색 지시를 내린 사람은 최 중령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수변에서 장화 높이까지 수색’ 지침을 잘못 해석하고 임의로 변경해 “허리 아래까지 (물속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해병대 1사단 박모 보병7연대장(대령)은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한 혐의 등으로 송치됐다. 채 상병의 직속상관(포병7대대장)으로 “수색 종료를 건의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묵살했다”고 주장해온 이모 중령도 송치 대상에 포함됐다.반면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포병11대대장이 지침을 임의로 바꿀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더불어민주당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답정너’식 맞춤형 결론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 사건 진상 규명 TF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금 당장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 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경찰 “임성근, 수색 지시 했지만 직권남용 아냐”… 일각 “꼬리 자르기”“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1사단장이 부하들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파악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채 상병 사망의 원인이 된 수중수색을 전제로 한 지시였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당초 지침으로 설정된 ‘수변 수색’ 지시를 반복하고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둑판식 수색은 군사교범상에도 나오는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이라며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수색)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사단장 지시를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군 조직 특성을 무시하고 경찰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월권행위는 맞지만 직권남용은 아냐”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군사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은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7월 18일 부하들을 지적하고 질책해 현장 지휘관들이 압박감을 느꼈고, 무리한 수중수색 지시로 이어져 채 상병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의 질책 등 ‘월권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당시 수색 작전통제권은 육군 50사단장에게 있었고, 임 전 사단장은 ‘직권’이 없었기 때문에 ‘직권남용’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임 전 사단장은 지휘라인에 없었다”며 “군조직 특성상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할 수 있으나, 임 전 사단장으로서는 부하 지휘관이 임의적으로 수색지침을 변경할지는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대대장인 최모 포병11대대장(중령)이 지침을 임의로 바꿔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물속으로)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지시하리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임 전 사단장이 “가슴장화를 신고 수색하라”며 수중 수색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이 가슴장화 지원을 지시하긴 했지만, 수색 현장 총책임자였던 박모 보병7여단장(대령)이 “대원들 옷이 오염되니 가슴장화를 착용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고 건의한 것을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그 대신 경찰은 최 중령과 이모 포병7대대장(중령) 등 현장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 상병의 직속상관인 이 중령은 (최 중령으로부터) ‘다 승인받았다’는 말을 듣고 임 전 사단장 지시로 오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모 대령도 지침을 불명확하게 설명하고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군 특성 무시하고 꼬리 자르기” 비판법조계에선 경찰이 법리를 지나치게 좁게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관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군대 내에서 ‘권리 없이 지시한 것’ 자체가 ‘권리 남용’이자 ‘권리 초월’”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사건 전문 채다은 변호사(법무법인 한중)는 “범죄 행위 자체가 뚜렷하다면 고소·고발된 혐의와 맞지 않더라도 다른 죄로 송치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찰이 죄명을 바꿔가면서까지 송치하겠다는 의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연대장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사단장은 무혐의라는 건 ‘꼬리 자르기’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야권은 “이래서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방부만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는 것을 온 국민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대령 측도 “조속히 특검이 발족해 낱낱이 규명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경찰이 밝힌 실체적 진실이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본다”며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도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서 사실관계를 빨리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과 골프 모임을 논의한 카카오톡방에 참여한 변호사 A 씨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는 이 카카오톡방에서 해병대 출신 골프 모임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국회 청문회에 나와 이 씨를 모른다고 주장했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8일 구속 기소했다.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약 10개월만이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이날 배임증재‧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청탁금지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씨와, 배임수재‧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청탁금지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공갈 등 혐의를 받는 신 전 위원장을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허위 인터뷰 보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변호사(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청탁을 받고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고, 뉴스타파 등 언론사가 이를 보도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김 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뉴스타파 소속 김 대표와 한 기자는 김만배 씨의 인터뷰 내용이 허위임을 인지하고 보도한 혐의를 받는다. 신 전 위워장은 인터뷰 직후 책 3권 값을 명목으로 김 씨로부터 1억6500만 원을 받았는데, 검찰은 이것이 허위 인터뷰 보도의 대가였던 것으로 판단했다.검찰은 김 씨 배후에 더불어민주당이 있다는 ‘배후설’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김만배의 허위 프레임을 이용하고 편승한 사람들에 대해 수사중”이라며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가 대선 직전 해당 보도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낸 것 등이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뉴스타파 보도 직후이자 대선 하루전인 3월 8일 ‘이재명의 억울한 진실’이라는 제목과 함께 문자메시지 475만여 건을 발송한 바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다만 “특정인이 배후냐 한다면, 그것은 저희 수사 방향과는 약간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등 여권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건의 배후인지 수사하라”고 수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 관련, 피해자인 윤 대통령 측이 처벌불원 의사를 제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건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 의사없이도 수사 할 수 있고, 사안의 중요성 감안해 수사 및 기소했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재영 씨가 한국에 입국한 직후 서울의소리 기자 이명수 씨를 만난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른바 ‘7시간 녹취록’ 이후 김 여사와의 연락이 끊긴 이 씨가 최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접근을 시도하려고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최 씨가 3·9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12일 한국에 입국한 이후 이 씨를 비롯한 서울의소리 관계자를 만난 사실을 파악했다. 2021년 최 씨가 서울의소리 유튜브에 출연했을 때 알게 된 관계자가 이날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통화를 녹음한 이른바 ‘7시간 녹취록’을 공개했던 이 씨는 지난해 9월 김 여사에게 건네진 디올백을 구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첫 만남에서 최 씨는 이 씨에게 ‘7시간 녹취록’ 원본 파일을 건네 받았다고 한다.그러나 최 씨는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이 씨와 서울의소리와 관련된 내용도 상당 부분 누락하거나 삭제하고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록에 따르면 최 씨가 2022년 2월 17일 “이명수 기자랑 녹취록 공개 사건 이후에도 소통은 하세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절대 아니죠”라고 답한다. 이에 최 씨는 “우째 사나이가 그런 걸(7시간 녹취록) 까발리는지. 에혀”라고 했고 김 여사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같은 해 2월 21일에는 김 여사가 대화 도중 “보안 정말 지켜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묻자 최 씨는 “아효. 제가 이명수 같은 사람인가요? 목회자이고 통일운동가이고 저술가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뭘 바랄 게 있다고요”라고 김 여사를 재차 안심시키도 했다. 해당 내용도 최 씨가 검찰에 임의제출한 내용에는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서울의소리에 대해서도 “신뢰가 지켜질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그쪽의 백은종 대표가 어떤 사람인줄 알면서”라며 “서울의소리는 민주당 2중대입니다”라고도 했다.한편 최 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한 이유에 대해 “대북정책, 통일정책에 대해 자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왔다. 두 사람의 전체 대화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매특허로만 알려진 대북화해정책으로 반전을 도모하자”는 원론적 내용 외에는 대북정책 관련 내용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평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김 여사에게 접근한 최 씨는 “저는 보수가 아니고 진보 목회자인데 왜 자꾸 두 분을 뵈면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검찰에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자 채 상병의 상관이었던 이모 중령(대대장) 측이 임 전 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추가로 고발했다. 이 중령을 변호하는 김경호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직권남용 및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경북경찰청은 장성급 장교인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수사 관할권이 없고, 사건 발생 이후 9개월 만에 처음 소환 수사를 할 정도로 정치적이며 지연된 수사를 했다”며 “경북청 수사에 대해선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어 공수처에 (임 전 사단장을) 다시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김철문 경북경찰청장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 변호사는 “적법한 신청권자 중 공식적으로 신청한 사람이 없음에도 수심위가 개최돼 임 전 사단장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채 상병 유가족 정도가 수심위 개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경찰이 유가족 신청 없이 수심위를 개최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각 수사팀과 시도경찰청장 등의 판단에 따라 유가족 측 신청 없이도 수심위를 열 수 있다. 이번 수심위도 적법하게 열렸다”며 “태풍 힌남노 수해 사건 등 중대 사건의 경우 유가족 신청 없이 수심위가 적법하게 열린 사례도 있다”고 반박했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등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 등이 포함된 수심위는 임 전 사단장과 하급 간부 2명 등 3명에 대해 불송치해야 한다는 결론을 5일 내렸다. 경북청은 수심위 결론을 참고해 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재명 전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수사 관련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은 이날 곧장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민주당이 지난해 9월 21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첫 현직 검사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7명째 ‘검사 탄핵’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여당은 “탄핵 중독 말기”라고 비판했고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후에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말한 뒤 여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면서 충돌 끝에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이날 상정은 불발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법사위 회부 동의 안건을 처리했다. 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은 대장동·백현동 의혹 수사를 맡았다. 박 부부장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모두 이 전 대표가 연루된 의혹이 있는 사건이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과장 재직 당시 백현동 등 이 전 대표 수사를 지휘했다. 앞서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해당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만장일치로 당론 의결한 뒤 약 2시간 만에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속도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해당 사건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한 뒤 탄핵안 처리 시점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 힘” 발언에 여당이 “사과 없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면서 본회의는 심야에 산회됐다. 민주당이 3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예고하면서 충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이 지난 시점에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킨 뒤 강행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野 “검사들 법사위 불러 조사” 檢총장 “이재명, 재판장 맡겠다는것”민주당, 현직검사 4명 탄핵 착수민주 “부패-정치검사 단죄하겠다”… 당론 발의 2시간만에 본회의 보고이원석 “李 방탄탄핵, 해외토픽감… 위헌-사법방해” 36분간 반박 회견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관련된 현직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뒤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이었다. 민주당이 “부패 검사, 정치 검사를 단죄하겠다”고 주장하자 대통령실은 “수사권을 민주당에 달라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피고인인 이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이 대표의 변호인인 민주당 국회의원과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사법부의 역할을 빼앗아 재판을 직접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가 탄핵 소추 대상이 된 것을 직격한 것이다.● 李 피의자 신분 조사 검사도 탄핵 대상 민주당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TF) 소속 장경태 의원 등 170명은 2일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김용민 의원은 탄핵안 제안 설명에서 “검찰 조직은 기소권과 공소권을 양손에 쥔 채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대한민국이 어렵게 꽃피운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4명의 검사 탄핵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도 회부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당 검사들을 차례로 불러 의혹들을 조사한 뒤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수사를 지휘했거나 수사에 관여한 현직 검사가 탄핵 대상에 올랐다. 박 부부장검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엄 지청장은 이 전 대표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했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백현동 등 이 전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과 1부장을 역임하며 이 전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민주당이 현직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건 21대 국회에 이어 7명째다. 지난해 9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한 보복 기소 의혹을 이유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 탄핵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헌정사상 첫 현직 검사 탄핵 소추였지만 5월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고발 사주’ 의혹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탄핵안을 처리했고, 헌재에서 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원석 “검사 탄핵 시도가 바로 탄핵 사유”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약 36분간 입장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결국 이 전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이라며 “법치주의가 확립된 다른 국가에서 해외 토픽으로도 나올 수 있다”고 직격했다. 이 총장은 “권력자를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문명사회에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국회가 사법부의 역할인 재판권을 빼앗아 직접 재판을 하겠다는 위헌 탄핵”이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검사가) 배제되는 만큼 ‘사법 방해’ 탄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공식 일정을 이유로 대장동 의혹 오후 재판에 불출석했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의혹 등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결과가 올해 10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기소된 사건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8일 열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다음 달 12일 서증조사와 8월 23일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다음 9월 6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심 공판에선 피고인의 최후진술과 검찰의 구형이 이뤄진다. 통상 결심부터 선고공판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10월 중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2021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결과가 올해 10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기소된 사건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8일 열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다음달 12일 서증조사와 8월 23일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다음 9월 6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결심 공판에선 피고인의 최후진술과 검찰의 구형이 이뤄진다. 통상 결심부터 선고공판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10월 중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이 전 대표는 △대장동 등 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을 포함해 3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12일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조희대 대법원장이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법연수원 22기)와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60·23기),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56·26기)를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부산 출신인 박영재 고법 부장판사는 배정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김명수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는 등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노경필 고법 부장판사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며 헌법·행정 사건을 맡았고,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공법 전문가로 꼽힌다. 2016년 광주고법에서 열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에서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숙연 고법판사는 인천 출신으로 여의도여고와 포항공대(포스텍)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법원 산하 인공지능연구회장을 맡는 등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전문가로 꼽힌다. 2011년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에 임명됐고, 법원 내 젠더법연구회장을 지냈다. 이 고법판사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오경미 신숙희 대법관과 함께 여성 대법관 3명 모두 젠더법연구회 출신이 된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투표를 거쳐 임명되면 전원합의체 판결을 맡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의 구도가 중도·보수 10명 대 진보 3명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가로채도 가족이란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1년 만이다. 헌재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날부터 이 조항은 적용이 중지되며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 앞서 헌재는 2012년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 12년 만에 판단을 바꾼 것이다. 다만 헌재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을 제외한 먼 친척이 저지른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형법 328조 2항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모든 재산 범죄가 대상이어서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 예를 들어 부모나 자식이 상대방에게 저질렀다면 처벌할 수 없었다. 헌재는 친족 간 재산 범죄는 처벌 면제 등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법 취지는 인정했다. 그러나 획일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토록 해 피해자가 재판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문제로 봤다. 헌재는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켜 본래 제도적 취지와는 어긋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입법 재량을 명백히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으로서 형사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친족상도례가 악용돼 재산 범죄를 당한 장애인, 미성년자, 노인 등의 피해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 상황도 헌법불합치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도입된 친족상도례 조항을 두고 핵가족 등으로 변화한 가족 관계와 달라진 시대상에 지나치게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방송인 박수홍 씨와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가족의 범죄 의혹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국민적 관심도 커졌다. 박수홍 씨의 친형이 박 씨의 출연료와 기획사 자금 등 6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박 씨의 아버지는 검찰 조사에서 “(횡령한) 재산을 내가 관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친족상도례를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 이사장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아버지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 씨를 대리하는 노종언 변호사는 이날 “가족의 의미에 대한 국민 상식과 법 감정, 시대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가족 간에는 은밀하고 죄의식 없이 횡령 등 재산 범죄가 발생해도 친족상도례라는 낡은 악습으로 피해 복구가 어려웠는데 이번 헌재 결정으로 피해 구제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가족 간 사기나 횡령 등 재산 범죄를 저질러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형법 제정 이후 71년 만이다. 다만 먼 친척이 저지른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헌재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날부터 이 조항은 적용이 중지되며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 앞서 헌재는 2012년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 12년 만에 판단을 바꾼 것이다. 다만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을 제외한 먼 친척이 저지른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328조 2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 재산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모든 재산범죄가 대상이어서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 부모나 자식이 저질렀다면 처벌할 수 없었다. 헌재는 친족 간 재산범죄는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법 취지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획일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토록 해 피해자가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문제로 봤다. 헌재는 이 조항에 대해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켜 본래 제도적 취지와는 어긋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으로서 형사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헌재는 친족상도례가 악용돼 재산범죄를 당한 장애인, 미성년자, 노인 등의 피해가 제대로 복구 되지 않는 상황도 이유로 들었다. 헌재는 “피해자가 독립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무처리능력이 결여된 경우 친족상도례 조항을 적용하면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판시했다.1953년 형법 제정 당시 도입된 ‘친족상도례’를 두고 핵가족 등으로 변화한 가족관계와 시대변화에 지나치게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친족상도례 조항이 있는 해외 국가와 비교해도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가해자에게 유리하다는 비판도 많았다.특히 방송인 박수홍 씨와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가족의 재산범죄 의혹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 박 씨의 친형이 박 씨의 출연료와 기획사 자금 등 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박 씨의 아버지는 검찰 조사에서 “(박 씨의 형이 횡령한) 재산을 내가 관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친족상도례를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 이사장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아버지를 고소했다.박 씨를 대리하는 노종언 변호사는 이날 “가족의 의미에 대한 국민 상식과 법감정, 시대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