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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관련 노하우와 기술은 공유돼야 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14일(현지 시간)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등 각국 전직 정상 60명 이상,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등 10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공동으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백신 관련 지식재산권(지재권) 적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해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유예 조치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종결시킬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며 “지재권 적용을 중단하면 백신 제조 속도를 높여 빈곤국 등에서 팬데믹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지재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선진국 제약사들의 백신 특허권을 한시적으로 무시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백신을 생산하도록 해 백신 공급 속도를 높이자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지식재산권협정(TRIPs) 관련 조항의 일시적 면제를 통해 어느 나라든 특허 걱정 없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이 제안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경없는의사회(MSF)도 이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을 ‘공공재’라고 부르며 언론 브리핑 때마다 지재권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2월 브리핑에서 “공평하게 백신을 공급하지 못하면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길 수 없다”며 “지금이 지재권을 면제할 시간이 아니라면 언제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러한 목소리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를 둔 미국과 영국, 일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백신 개발에 막대한 돈을 들였는데 지재권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제약사가 나서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냐는 것이다. 이들은 특수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약사들에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지재권 면제 제안은 세계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유행병에 대한 백신 및 치료제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백신 지재권 보호를 강조하는 입장의 성명을 발표했다. 실제로 그동안 많은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었지만 지재권을 제한하는 강제실시권이 발동된 적은 1990년대 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창궐했을 때 정도다. 이때도 치료제 개발 제약사가 다른 제조사에 비독점 사용권을 주는 방식으로 하는 등 지재권 면제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졌다.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둘러싼 찬반 목소리가 팽팽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지연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시기는 점점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껏 그 어떤 전염병 백신보다 빨리 개발됐지만 그 백신은 현재 일부 국가에만 편중된 채 공급 속도가 더딘 편이다. 많은 국가들이 백신 공급 속도를 높여줄 지재권 면제를 바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백신 접종률 2%에 그치는 한국도 백신이 절실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지재권 면제 요구를 받아들일지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내가 세라다(I am Sarah).” “그녀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She was walking home).” 13일 영국 런던 남부의 클래펌 공원에서 세라 에버라드(33)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렸다. 에버라드는 3일 밤 친구 집에서 나와 걸어서 귀가하다가 실종된 지 1주일 만인 10일 런던 동부 켄트주의 숲에서 가방에 담긴 주검으로 발견됐다. 오후 9시경 친구 집을 나서 4km가량 떨어진 집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근처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찍혔다. 에버라드를 납치해 살해한 범인은 런던의 정부청사를 경비하는 현직 경찰관 웨인 쿠전스(48)였다. 평범한 여성이 집으로 가는 길에서조차 안전하게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많은 여성들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세라다’, ‘그녀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여성들은 “나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뉴욕타임스는 “에버라드는 런던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 위험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에버라드 사건에 일부 남성들이 그녀가 밤늦게 홀로 귀가한 게 비극의 시작이었다는 주장을 펴자 여성들은 “우리도 밤에 혼자 걷고 싶다”며 여성에게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사회를 바꿔야 한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영국뿐 아니다. 15일 호주에서는 캔버라, 시드니, 멜버른 등 40여 개 도시에서 ‘정의를 위한 여성 행진(Women‘s March 4 Justice)’ 시위에 7만여 명이 참여했다. 호주 정치권을 강타한 성폭행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호주 의회에서 근무하는 브리트니 히긴스(26)가 2019년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하자 의회 내에서 벌어진 성폭행을 폭로하는 여성들이 줄을 이었다. 크리스천 포터 연방 법무장관까지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호주 여성들의 분노는 커졌다. BBC는 “호주 의회 내 성폭행 사건은 호주 사회 전반에 걸친 성차별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고 대규모 시위에 불을 지폈다”고 전했다. 시위에 나선 여성들은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변화를 촉구했다. 20일에는 터키 여성들이 거리로 나섰다. 터키 정부가 여성폭력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제협약인 ‘이스탄불 협약’에서 갑자기 탈퇴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스탄불 협약은 전통, 문화, 종교를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의 명분으로 삼을 수 없으며 각국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4년 발효된 협약에는 터키, 유럽연합(EU) 주요국 등 45개 국가가 가입해 있다. 2003년부터 장기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슬람 근본주의와 우경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탈퇴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수도 앙카라, 이즈미르 등 곳곳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에서 여성들은 “우리 목숨을 지켜주는 협약을 비준하라”고 외쳤다. 지난해 터키에서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여성은 약 400명이고 올해도 78명이 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각종 폭력에 노출돼 인권을 침해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0∼2018년 161개국의 여성 폭력 사례를 조사한 결과 15세 이상 여성 중 성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약 7억360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꼴로 성적·신체적 폭력을 당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여성들에게 최고의, 그러면서도 최악의 시절이 시작되었다. 어떤 여성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지만 또 다른 여성들은 그나마 있는 권리라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싸우고 있다.” 소설 ‘시녀 이야기’를 쓴 마거릿 애투드가 2018년 한 말이다. 2030년이면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여성들이 소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여성은 이전보다 강하고 부유해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는 ‘밤에도 혼자 걷고 싶다’는 여성들의 외침을 듣는 시대에 살고 있다.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죽을 때까지 시위대를 쏘라” 미얀마 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인도로 도망친 미얀마 경찰관이 상급자에게 이 같은 명령을 받았다고 10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캄빳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뼁(27)은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저지할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실탄은) 무릎 아래만 쏴야 하지만 이 같은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타 뼁은 지난달 27일 상관으로부터 시위대를 향해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고 거절했다. 다음날 다시 “총을 쏠 거냐”는 전화가 와서 못한다고 대꾸하고 가족을 남겨둔 채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로 도망쳤다. 타 뼁은 “경찰서 직원의 90%가 시위대를 지지했지만 결속시킬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경찰로 일한 은군 흘레이(23) 역시 발포 명령을 거부해 징계를 받은 뒤 온라인으로 미얀마 민주화운동가의 도움을 받아 이달 초 인도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인도 고위 관리에 따르면 약 100명의 미얀마인이 쿠데타 반대 시위가 시작된 뒤 인도로 피신했는데 대부분 경찰과 그 가족이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인도 정부에 이들의 송환을 요청했다. 군부의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폭력은 10일에도 계속됐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쿠데타 반대 파업에 동참한 양곤의 국영철도 노동자 기숙사를 10일 군경이 습격했다고 전했다. 군경이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불태우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양곤 시내는 마치 전쟁터 같다고 현지 주민들은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군경이 체포한 시위대를 고문한다는 현지 증언들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무언가에 맞아 시뻘겋게 피멍이 든 남성의 등에 약을 바르는 사진을 올린 시민은 “메익에서 오전에 체포됐다가 저녁에 풀려난 15세 미성년자”라며 “군부 테러리스트들이 우리 시민을 쇠사슬로 잔혹하게 때렸다”고 설명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당은 소속 간부 조 미앗 린이 9일 새벽 군경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에서 이날 오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사망자의 머리와 등에 난 상처와 멍을 근거로 고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9일까지 군경의 발포와 폭력으로 시위대와 시민이 60명 넘게 숨졌고, 약 19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은 지난 4년을 허비했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기후변화를 상대로 한 전쟁에 복귀하고자 한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특사가 1월 27일 다보스 어젠다 2021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Mobilizing Action on Climate Change)’ 세션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식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5개월 만에 탈퇴를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 전에 “우리는 이제껏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기후변화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 친환경 에너지 100% 전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등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정책으로 삼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연방이 소유한 토지, 수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기후변화 전쟁에 다시 뛰어든 미국의 귀환을 계기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Net-Zero)’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 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뛰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는 2019년 12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담은 ‘유럽 그린딜’을 발표했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는 2050년, 스웨덴 2045년, 핀란드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한국 일본 중국도 속도를 맞춰 동참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2050년,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했다. 지금까지 70여 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각국 정부와 소비자의 거센 요구에 직면한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서는 좋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도 없고, 소비자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난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유니레버 스타벅스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체를 만들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공유하고 협력해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애플(2030년), 구글(2030년), 아마존(2040년), GM(2040년) 등도 탄소중립에 동참했다. 탄소중립 관련 산업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은 물론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녹색 기술의 힘’에서 “지난 10년 동안 에너지 저장 기술이 발달하고 풍력 및 태양열 발전 비용이 줄어들면서 탄소중립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정밀한 인공위성 센서는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는 주범을 찾아낼 수도 있는데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실효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해다. 당장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기후정상회의가 열린다.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확대 논의 등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1월 열린 다보스 어젠다 2021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심화된 양극화를 해소하고 전 세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이 대대적인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녹색 회복(Green Recovery)을 위해 전 세계가 투자하고 있는 10조 달러의 돈은 낭비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녹색 회복 과정에서 2030년까지 연간 395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은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를 막을 뿐 아니라 극심해진 불평등 문제의 해법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빅테크(Big Tech·대형 기술기업)는 그저 한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빅테크는 모든 것을 위한 플랫폼, 즉 인생의 운영체제가 되고 싶어 한다. 우리는 현재 빅테크 지배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글로벌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겸 부편집장인 라나 포루하가 지난해 쓴 ‘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에서 한 말이다. 그는 책에서 빅테크의 카르텔과 그로 인한 폐해를 지적했다.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와 앙숙 관계인 것으로 잘 알려진 메르켈이 트럼프를 두둔한 것처럼 비치는 발언에 이목이 쏠렸다. 메르켈의 발언은 트럼프를 두둔하기보단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의 빅테크를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몇 년 전부터 자주 인용되던 ‘테크래시(tech-lash)’가 올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테크래시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기술)’와 ‘백래시(Backlash·반발)’를 합친 말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기술 대기업들의 성장과 영향력에 대해 광범위하고 강한 반감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고 설명돼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021 세계경제대전망’에서 “테크래시라는 용어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기술 대기업의 힘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쉽게 볼 수 없었지만 2021년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테크래시가 본격 시작될 것이고 선봉장은 입법부와 사법부”라고 전망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규제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7월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 참석자들은 이들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불공정 경쟁 등을 지적했다. 10월에는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소송의 이유다. 유럽연합(EU)은 미국보다 한발 더 나가 빅테크를 규제할 법안을 만들어 실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거나 강제로 기업을 분할할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돼 있는 강력한 법안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빅테크의 반독점 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디지털 시장법’과 ‘디지털 서비스법’의 초안을 공개했다. 서비스 이용자에게서 얻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이용자 수를 활용해 특정 서비스를 불공정하게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U는 지난해 11월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를 제기하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빅테크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선거 캠프 대변인 맷 힐은 “거대 기술기업들이 시장지배력 남용, 시민 오도, 민주주의 훼손 등의 잘못을 저질렀고 이를 바이든 당선인이 종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빅테크의 과도한 집중을 막기 위해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신설 기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는 기구는 연방거래위원회(FTC)다. FTC 현행 조직과 인력으로는 빅테크를 관리 감독하기 어려우니 FTC 산하에 디지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거나 아예 별도의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빅테크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혁신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정치권의 발목 잡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우리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빅테크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는 이들도 많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구글의 대표적 경영 모토다.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람을 향한 기술을 앞세우는 빅테크를 보고 싶다. 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대한민국을 떠나 아프리카에 가라, 아니면 동남아로 가라.”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2019년 11월 ‘부모의 시대, 자녀의 시대’를 주제로 한 입시설명회에서 했던 말이다. 손 회장은 “한국의 인구구조가 과거 종 모양에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역피라미드 모양으로 바뀌면서 지금의 10대 이하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적다. 인구학적으로 그렇다”고 말했다. 과거 고도압축성장 시기에는 대학을 잘 가면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 이른바 중산층으로 살아가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급속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한국에서 자녀 세대는 부모가 했던 방식처럼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인구 쇼크 문제가 대두되면서 당시 손 회장의 강의 내용이 여러 인터넷 카페 등에서 많이 공유되고 있다. 손 회장은 강연에서 “자녀의 시대는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어떤 분야에서 남보다 뛰어난 창의성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동남아, 아프리카 등 젊은 인구들이 계속 늘어나는 국가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떠나서 새 기회를 찾아라”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했지만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위기와 이로 인한 자녀 세대의 고통을 지적한 부분에는 공감한다는 이들이 많았다. 새해가 되면서 여러 이민업체들은 잇달아 이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경 간 이동이 거의 봉쇄돼 이민이 주춤했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민 수속을 재개하면서 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 이민법인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는 갑자기 실직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돌파구를 찾던 이들이 이민을 많이 갔다”며 “최근엔 고학력자 3040세대에서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고 싶다며 이민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았던 국가 외에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는 물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까지 이민 가기 원하는 나라도 다양해지고 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10년간 대기업에서 일한 뒤 최근 포르투갈로 투자 이민을 간 돈파파(필명)는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이민을 준비한 이야기를 쓴 ‘부의 속도’에서 “점점 높아져 가는 세상과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온전한 나만의 기준,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 여유로운 노후, 자녀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서 떠났고 후회가 없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분야에서 본격적인 리셋, 리부팅이 일어나는 시기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제시한 2021년 화두도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이다. 저출산 문제는 2011년부터 10년간 200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풀지 못한 숙제다. 치열한 경쟁, 양질의 일자리 부족, 높은 집값 등 아이 갖기를 주저하게 하는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 자녀 세대들이 부모 세대보다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리셋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신수정 국제부 차장 crystal@donga.com}
“요즘처럼 불안한 나날 속에서 내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제한되자 본인의 유튜브,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촬영한 연주 동영상을 올렸다. ‘Songs of Comfort(위로의 노래)’라는 제목과 함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 요요마가 연주한 위로의 노래는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해 1800만 명 이상이 봤다. 오바마 여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요요마의 연주 동영상을 리트윗한 뒤 “우리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음악은 우리를 결합시키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힘이 있다”고 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지친 한 해였다. 사람과의 만남, 여행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시대를 버틸 수 있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은 대규모 콘서트를 할 수 없게 되자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올 4월과 6월 언택트 콘서트인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을 선보였다. 6월에 열린 ‘방방콘 더 라이브’는 당시 100여 개국에서 75만6000여 명이 동시 접속해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클래식인지 가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힘든 시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올 한 해 음악으로 위로를 얻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운동에 꽂힌 이들도 많다. 전염병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운동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탁 트인 공간에서 적은 인원이, 혹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등산, 서핑, 골프 등이 주목받고 있다.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집 근처 산을 오르고 있다는 한 지인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곳은 산밖에 없는 것 같다”며 “산을 오르내리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건강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은 내년을 관통하는 트렌드 중 하나로 ‘오하운(오늘하루운동)’을 소개했다.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되어 운동에 대한 관심의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진 가운데 야외 활동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등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을 팬데믹과 불균일한 경기 회복이 이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해로 전망했다. 2021년 세계경제 10대 트렌드 중 하나는 ‘덜 자유로운 세상’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새해에도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여행은 힘들 것이란 예측이다. 팬데믹 2년 차에 들어서는 내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랜선 여행, 방구석 1열 콘서트, 새벽 등산, 홈 인테리어, 명상, 집안 정리, 요리 등 올 한 해 지친 우리를 달래준 것들이 많다. 내년에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힐링 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지난달 추첨한 2021학년도 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예년보다 높았다. 일부 인기 학교들은 15 대 1에 육박했고 10 대 1을 넘은 학교들도 많았다. 보통 2 대 1, 높아야 5 대 1 정도 했던 경쟁률이다. 예비 초1 엄마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경쟁률이란 말이 나왔다. 작년 대비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복 지원, 중복 당첨이 허용된 게 컸다. 기존에는 중복 지원이 불가능해 가장 원하는 한 곳만 고민해서 내야 했다. ‘언택트’ 방식인 전산추첨 등으로 이뤄진 올해는 3군데 이상 지원했다는 학부모도 많다. 또 다른 이유는 코로나19로 공립학교의 민낯을 본 학부모들이 사립초로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립초 맘카페 등에는 “사립 생각 전혀 없다가 공립 하는 거 보고 마음 바꿨다”, “주변 공립초 보낸 선배 엄마들이 무조건 사립 보내라고 한다”, “공립에서는 제대로 된 돌봄을 기대하기 어렵다” 등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올해 초만 해도 학교를 못 가니 사립초에 비싼 학비를 주고 보내는 게 아깝다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사전 녹화된 수업 영상이나 EBS 위주로 틀어주는 공립초와 달리 사립초에서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교사가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쌍방향 수업이 이뤄졌다. 실제로 올해 사립초들은 입학 설명회에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수준 높은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해 대면 수업 못지않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최근 서울 서초구 경원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잘 보여준다. 내년 3월 경원중을 마을결합 혁신학교로 전환한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은 혁신학교 철회를 외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2009년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 시절 도입한 혁신학교는 강의 중심이 아닌 체험과 토론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창의인성교육’을 지향한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는 ‘혁신학교에서는 가르치는 게 없어 따로 학원을 가야 해 사교육비가 더 든다’, ‘교사만 편한 곳이 혁신학교다’라며 거부하고 있다. 언제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수업은 이젠 뉴노멀이 된 시대다. 부실한 원격수업은 학력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체험과 토론도 좋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하고,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면 학력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역대급 사립초 경쟁률을 중복 지원이 야기한 결과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일부 학부모의 잘못된 오해라고 하고 넘어간다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왜 학부모들이 공짜로 다닐 수 있는 공립초를 놔두고 연 1000만 원 넘게 주고서라도 사립초에 보내고 싶어 하는지, 혁신학교는 안 된다며 엄동설한에 1인 시위에 나섰는지 그 마음을 헤아렸으면 한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 기증으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는 걸 꼭 얘기해 줄게요.” 올 8월 뇌사 판정 뒤 장기 기증으로 여러 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홍성숙 경사(42)의 남편 안치영 씨가 한 말이다. 부부에게는 19개월 된 딸이 있다. 홍 경사는 집에 오는 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판정을 받았다. 홍 경사 생전에 부부는 장기 기증을 하자고 서로 약속했다. 12일에는 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다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손현승 씨(39)가 3명에게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가족들에게 손 씨의 장기 기증을 설득한 건 친형인 손봉수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였다. 손 교수는 “현승이의 일부가 다른 누군가의 삶 속에 살아 있는 것이 남은 가족들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4만2188명이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많은데 장기 기증자 수는 몇 년째 제자리다. 뇌사 장기 기증자 수는 2016년 573명, 2017년 515명, 2018년 449명, 2019년 450명, 올해는 17일 기준으로 422명이다. 현행법상 본인이 생전에 기증 희망 등록을 했어도 유가족 1인의 동의가 없으면 기증이 불가능하다. 장기 기증을 지금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남은 가족의 동의를 얻는 게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뇌사 판정을 받은 2484명 중 실제 이식까지 이어진 뇌사자는 450명에 그쳤다. 가족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기증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국내 장기 기증 건수를 늘리려면 무엇보다 생명 나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증자와 유족의 자긍심을 높여줄 수 있는 기념공원 건립, 유족과 수혜자의 간접 교류 허용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유족들은 수혜자를 통해 먼저 떠난 가족을 느낄 수 있다. 2016년 1월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김유나 양(18)은 등굣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나 양은 27명에게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유나 양의 어머니 이선경 씨는 최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의 인터뷰에서 “유나의 심장을 이식받은 분이 편지와 함께 곰 인형에 이식받은 자기 심장박동 소리를 녹음해서 선물로 보내줬는데 상상 이상으로 정말 큰 위로가 되고 있다”며 “행여 고장이 날까 봐 지금은 휴대전화로 다시 녹음해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 감동적인 장기 기증 이야기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첫 번째 생일을 갓 넘기고 또래 친구들에게 심장 등을 선물하고 떠난 서정민 군이 그렇다. 서 군의 어머니 이나래 씨는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했는데 이식만 받으면 살 수 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단 얘기를 들었다”며 “그 아이들이 건강해져서 잘 뛰어놀면, 다른 방식이지만 정민이가 같은 하늘 아래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결심했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 떠난 이들의 영면을 빈다.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오늘도 대출금을 떠올리며 외식하고 싶은 거 참고, 짜장면 시켜 먹고 싶은 거 참고 짜파게티 끓여 먹고, 가을에 어울릴 만한 립스틱 하나 집어 들고 한참 고민하다 ‘에이 마스크 쓰는데 이 돈으로 대출이나 한 푼 더 갚지’ 하며 결국은 내려놓는 여러분께 진심 어린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시리즈로 유명해진 39세 주부 논객 ‘삼호어묵’이 이달 중순 회원 수 100만 명을 넘는 한 유명 부동산 카페에 올려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은 글 ‘30대 영끌족들에게’의 마지막 문장이다. 삼호어묵은 이 글에서 “일부러 어렵고 힘들고 불안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30대 영끌족들”이라며 “30대 영끌족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하지 않은 30대는 집값 상승의 주범 따위가 아니라 인생을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살아가는 주역들”이라고 했다. 1000개가 넘는 댓글 중 상당수는 30대 흙수저 영끌족들이 썼다. 이들은 집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투기꾼, 적폐로 몰리는 답답한 현실 속에서 우리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진심이 담긴 글에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최근 신용대출을 비롯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30대가 늘고 있다. 21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9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90건으로 전체 거래량(4795)의 37.3%나 됐다. 작년 1월 연령대별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 영끌해서 집을 장만한 30대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불안해서 샀다는 이들이 많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를 믿고 기다렸는데 집값이 떨어지기는커녕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무섭게 오르는 집값을 보며 매매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꺼내든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해진 것도 30대를 영끌하게 했다. 자칫하면 전세마저 구하지 못해 월세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들을 매매 시장으로 이끌었다. 높은 청약 문턱도 30대가 영끌로 집을 사는 이유다. 최근 발표되는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50, 60점을 훌쩍 넘는다. 40, 50대 무주택 고가점자도 많은 상황에서 30대가 청약 가점 경쟁에서 이들을 이기기는 어렵다. 청약 당첨 가능성은 희박하고, 연일 아파트 값은 오르고, 무리한 법 시행으로 전세는 씨가 말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들지 않겠는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 8월 국회에서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로 받아주는 양상이다.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정부는 30대를 영끌하게 한 이유가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사실부터 인정했으면 한다. 30대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비싼 집을 사는 게 진심으로 안타깝다면 지금이라도 부동산 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받아들이고 시장과 소통하면서 정책을 바꾸길 바란다.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1. 지난해 9월 인천에 사는 5세 A 군은 계부(26)에게 20시간 넘게 온몸을 맞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18년 7월 계부의 학대로 보육원에 입소해 1년간 지내다 올해 7월 아동 보호명령이 끝나 집으로 온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계부는 심리치료 및 부모교육도 중단했다. 계부가 있는 집으로 A 군이 다시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나 예상 가능했지만 A 군을 구조해준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 #2. 올해 5월 경남 창녕에 사는 9세 B 양은 4층 집 베란다에 갇혀 있다 난간을 통해 옆집 베란다로 이동한 후 탈출했다. 멍든 얼굴에 맨발로 다니는 왜소한 체구의 여자아이를 40대 C 씨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B 양 또래의 두 자녀를 둔 엄마인 C 씨는 배고프다는 B 양을 편의점으로 데려가 우선 먹였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달랜 후 그녀는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서에 신고했다. 한 어른의 관심으로 B 양은 친모와 계부의 학대가 지속된 지옥을 벗어나 과거 2년간 같이 살았던 위탁부모와 함께 살 수 있게 됐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아이들의 신호에 응답하라’는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8월 말 내놓은 ‘2019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아동학대로 사망에 이른 아동은 42명이나 된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 4만1389건 중 75.6%(2만2700건)가 부모에 의한 학대다.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아이들은 있는 힘을 다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멍이 든 채로 동네를 다니고, 뼈가 부러져 병원에도 간다. 때리는 소리와 우는 소리가 들리고, 학교나 보육기관에도 오지 않는다. 부모 훈육이겠지, 남의 집 일이잖아, 신고까지 해야 하나 등의 이유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동안 많은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동학대는 이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37개국 11∼17세 어린이 8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3월 이전까지 평균 8%에 머물던 전체 아동 중 학대신고 비율은 3∼8월 평균 17%로 급증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제도를 보완하고 정책을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아동학대 발견 비율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아동 1000명당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은 3.8%에 불과하다. 미국과 호주의 9%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예방하려면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하는 학대 전담 공무원을 전국 단위로 배치하고, 학대조사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 이웃 어른들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신고도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 우리 사회는 피해 아동이 스스로 세탁실 창문을 넘어 배관을 타고 탈출하기까지 아무런 도움이나 관심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그러한 점에 대해 우리는 뼈아픈 반성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11세 자녀를 학대한 친부와 계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면서 담당 판사가 한 말이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의 구조 신호에 관심을 가지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아이가 다니는 영어학원에서 처음으로 원격수업을 선보였다. 20명 가까운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이라니. 수업에 대한 기대를 접고 몇 번 해본 뒤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시 고민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했다. 학원은 본격적인 수업 전에 일주일간 무료로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교사, 아이, 학부모 모두 원격수업이 처음인 만큼 초반엔 다들 마이크 조작도 서툴러서 여기저기서 잡음이 나오고 수업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학원 측은 시범수업 기간에 불편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자주 물었고 수업에 즉각 반영했다. 시범수업 회차가 거듭될수록 교사의 수업 진행도 매끄러워지고 아이들도 점차 수업에 적응하는 게 눈에 보였다. 온라인상에서 숙제를 내주고 체크해주는 툴도 잘 갖춰져 있었다. 처음엔 과연 원격수업이 제대로 진행될까 우려했지만 2주간 지켜보며 부정적 시각이 많이 사라졌다. 반면 주변에서는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 교사의 성의 없는 원격수업 때문이다. 유튜브 QR코드만 몇 개 찍어서 보내주는가 하면, 줌(ZOOM) 등을 활용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쌍방향 수업을 기대했건만 EBS만 줄곧 보게 하거나, 쌍방향 수업을 하긴 하는데 교사의 줌 조작이 미숙해 수업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4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개월가량 지났지만 학교의 원격교육은 제자리걸음이라는 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교원 2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4월 말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수업 중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였다. 이후 8월 초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쌍방향 수업 비율은 약 14%로 큰 변화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교는 학생들의 교육 격차로 이어진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고학력 부모나 가정교사의 지도 아래 컴퓨터 등을 활용해 공부하는 부유층과 어른 없이 방치되는 저소득층의 격차가 20∼30년 뒤 양극화 심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된 쌍방향 원격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일주일에 단 몇 시간이라도 같은 반 친구들, 선생님과 비록 화면이지만 서로 얼굴을 보며 안부도 묻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지인은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녀가 EBS 강의를 보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전해줬다. “저 선생님은 바보 선생님이야. 내가 다 풀었는지, 풀지 못했는지도 모르는데 계속 자기 말만 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에듀테크(Edutec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높은 교육열에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도 잘 갖춰져 수준 높은 에듀테크 서비스가 민간에서는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교사들이 공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해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힘써야 할 때다.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이 많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집에만 갇혀 있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집콕’이든 생계 때문에 감염 공포를 안고 ‘집 밖’으로 나가든 코로나19는 모두의 심신을 지치게 한다. 코로나 블루는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팬데믹 시대에서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정신보건 위기를 우려하며 대응을 촉구했다. WHO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바이러스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불확실한 미래, 우리를 압도하는 뉴스와 잘못된 정보들,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감 때문에 우리 모두 고통스럽다”고 했다. 25일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상담 건수는 2월 17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0만3432건으로 집계됐다. 알바몬이 24일 20대 성인 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70.9%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일자리 감소로 취업이 안 될 것 같은 불안이 겹쳐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재난정신건강위원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건강지침을 내놨다. 감염병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심리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긴 조언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뉴스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필요한 만큼만 본다. 가족과 친구, 동료와의 소통을 지속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고 깨려고 노력한다. 어렵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활동을 늘린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오프라인 상담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마성의 토닥토닥’ 앱을 선보였다. 부정적인 사고를 수정해 우울함을 감소시키고 정서조절을 도와주는 마음 성장 프로그램이다. 앱을 개발한 고려대 허지원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은 1차적으로 자신의 마음 환경”이라며 “왜곡되고 부정적인 생각을 완화해 우울감을 줄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주변을 보니 자신만의 방법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돼 이전보다 현재를 즐기며 살게 되었다는 이도 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좋았다는 이도 있다. 식물 기르기, 홈트레이닝, 인테리어 등 집에서 하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아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긍정적인 감정과 행동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최근 겪은 불쾌한 경험은 모두 전동킥보드로 인한 거였다. 인도에서 걷고 있는데 전동킥보드가 맞은편에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게 아닌가. 짧은 순간이지만 혹시나 킥보드가 넘어지거나 해서 나를 덮치지는 않을까 위협을 느꼈다. 인도, 차도,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면서 자유롭게 질주하는 전동킥보드는 달릴 때뿐 아니라 심지어 정차되어 있을 때도 불편함을 줬다. 주차장과 차로, 인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은 전동킥보드는 보행자뿐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큰 스트레스다. 킥보드를 피해 주차하려다 도저히 안 되어 결국 차에서 내려 킥보드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은 뒤에야 차를 댈 수 있었다. 2018년 9월 국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가 첫선을 보인 뒤 시장은 날로 커졌다. 개인형 이동수단인 전동킥보드는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서울에서만 올 5월 기준 15개 업체에서 1만6580여 대를 운영 중이다. 이용자들은 늘고 있지만 ‘나만 편하면 된다’는 비(非)매너 이용자들이 전동킥보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처음엔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환영했던 사람들조차 불쾌한 경험이 쌓이자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디지털에서 벌어지는 비매너적인 행태는 인공지능(AI)이 잡아준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는 문화권별 언어 사용 차이와 게임 용어를 AI에 인식시킨 후 악성 채팅을 걸러내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 획득량, 이용자 이동 경로와 클릭 수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악의적인 게임 방해 행위도 잡아낸다. 누적 가입자 수가 1200만 명을 넘은 온라인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은 ‘매너온도’ 제도를 운영 중이다. 중고 거래 특성상 처음 본 사람과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일정 수준 이상의 ‘매너’를 가졌는지가 중요하다. 매너온도는 사람의 평균 체온인 36.5도로 시작해 좋은 평가를 받을 때마다 0.1도씩 올라간다. 거래 후기와 평가, 경고 및 징계, 신고 건수 등에 따라 오르내린다. 디지털 세상이 아닌 현실 세상에서는 AI가 실시간으로 비매너적인 행태를 일일이 잡아낼 수 없다. 신산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안전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주·정차 및 인도와 차도에서의 위험한 질주를 막기 위한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앞으로 전동킥보드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혁신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법과 제도도 필요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용자들의 매너와 에티켓도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 같다. 빠른 속도로 기술 혁신이 일어나고 있어 제도가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어느 때보다 남을 배려하는 성숙된 시민의식, 매너가 필요한 이유다.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지난 주말 TV를 보다가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 채널을 고정했다. 폭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그는 캔버스에 무심한 듯 붓질을 하고 있었다. “참 쉽죠!”라는 말과 함께. 미국의 화가 밥 로스를 처음 본 건 1994년 EBS에서 방영된 ‘그림을 그립시다’에서였다. 1983년부터 1994년까지 11년간 미국 PBS에서 방영돼 9억3500만 가구가 시청한 인기 프로그램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을 EBS가 다시 틀어줬던 것이다. 김세한 성우의 나지막하면서도 편안한 더빙 목소리에 밥 로스가 너무나 쉽게 근사한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가족과 함께 봤던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1995년 52세의 나이에 악성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서서히 잊혀졌다. 그를 세상에 다시 알린 건 유튜브였다. 2012년 팬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밥 로스’ 공식 유튜브 계정이 만들어졌다. 첫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3300만 건이 넘는 조회에 9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현재 구독자 수는 412만 명. 그는 다시 전 세계인의 그림 선생님이 되었다. 유튜브를 통해 부활한 그를 반가워한 건 20∼30년 전, 그를 TV에서 봤던 세대만이 아니다. TV가 아닌 유튜브에서 그를 처음 알게 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도 그의 매력에 푹 빠졌다.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 각종 디지털 기기 속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듬뿍 갖고 있는 밥 로스 영상을 보면서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꼈다.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를 즐겨 보는 젊은 세대에 밥 로스는 더욱 유명하다. 그의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나이프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저절로 잠이 온다는 이들도 많다. 어렸을 때는 붓과 나이프로 쓱 대기만 해도 멋지게 그림을 완성하는 그의 손놀림에 감탄하면서 방송을 봤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 그의 방송을 다시 보니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가 시청자들에게 들려준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냐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실수를 한 게 아닙니다. 단지 행복한 사고(accident)가 일어난 거죠.”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빨리 물감을 덧칠하는 ‘wet-on-wet’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그는 실수를 해도 곧장 다른 붓질로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참 쉽죠?”라며 우리를 다독인다. 색맹이어서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토로하는 시청자를 위해 선보인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회색만 인식할 수 있다는 시청자를 위해 흰색과 회색으로만 채워진 멋진 풍경화를 선보이며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데이비드 색스는 저서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아날로그의 반격은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술이 기가 막히게 좋아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디지털에 둘러싸인 우리는 이제 좀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 우리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와 소통하기를 원한다”고 썼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봤던 밥 로스의 프로그램을 이젠 나의 아이와 함께 보면서 아날로그만이 줄 수 있는 그 감성의 울림을 새삼 느낀다.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과 맞물려 더위 속 건강을 챙기면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보양 간편식 소비가 늘고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이달 1∼15일 보양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탕 매출이 258%나 뛰었고, 여름철 별미로 시원하게 즐기는 국수(177%), 냉면(94%), 소바(55%)도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홈플러스는 전문점 수준의 맛과 퀄리티를 구현한 프리미엄 PB ‘시그니처’ 여름 간편식 신상품을 출시했다. 여름 보양식을 대표하는 냉장 삼계탕은 하림과 손을 잡았다. ‘시그니처 전통삼계탕’(900g, 7990원), 국내산 전복을 통째로 넣은 ‘시그니처 전복삼계탕’(900g, 9990원), 녹두와 찹쌀을 넣어 백숙처럼 즐길 수 있는 ‘시그니처 국물 진한 녹두삼계탕’(1kg, 8990원) 등 3종이다. 닭 육수를 따로 우려내 국물 맛은 진하고 닭고기의 식감은 더욱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늘고 있는 캠핑족을 위해 상온 보관이 가능한 보양 간편식도 내놨다. ‘시그니처 소한마리탕’(800g, 7490원, 25일부터 판매)은 소꼬리, 우사골, 도가니, 양지, 스지, 갈비 등 6가지 부위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시그니처 국내산 인삼삼계탕’(900g, 7490원)은 45분간 닭고기를 먼저 쪄 기름기는 쏙 빼 더욱 진하고 담백한 육수맛을 냈다. ‘시그니처 비빔면’(201g*2입, 2990원), ‘시그니처 메밀소바’(212g*2입, 2990원), ‘시그니처 동치미 물냉면’(1940g, 4인분, 6990원) 등 시원한 여름 국수 3종도 선보였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사랑(愛)과 존경(敬)’의 기업 애경산업은 5월 27일 전라남도 무안군에 위치한 전라남도청에서 전라남도, (사)희망을나누는사람들과 함께 ‘저소득층 아동 후원’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아동 후원 협약은 전라남도와 애경산업, (사)희망을나누는사람들이 함께 지역사회의 취약계층 아동들의 복지증진과 나눔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으로 체결됐다. 애경산업은 이번 협약을 통해 5년간 총 50억 원 상당의 세제, 샴푸, 치약, 화장품 등 생필품을 지원한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들의 개인위생 관리를 위해 애경산업의 위생 전문 브랜드 ‘랩신’ 마스크, 손소독제, 핸드워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달된 지원 물품은 (사)희망을나누는사람들을 통해 전라남도의 아동복지시설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 최용희 애경산업 상무, 김정안 (사)희망을나누는사람들 회장이 참석해 협약식을 진행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지역 내 저소득층 아동들이 마음껏 꿈꾸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번 협약을 진행하게 됐다”며 “애경산업은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4월 29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위해 약 32억 원 상당의 샴푸·린스, 보디워시, 비누 등 생필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생필품은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을 통해 보육시설, 양로시설 및 기초생활수급가정 등에 전달된다. 애경산업은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물품기부를 시작해 올해까지 소비자가 기준 약 220억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1998년 폐업한 양조장이 귀촌 청년들의 일터와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이 공간은 귀촌을 원하는 청년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청춘텃밭 커뮤니티센터’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이들은 2년 전 경북 문경을 찾은 20대 도시 청년 5인방이다. 도원우 대표(28) 등이 만든 청년 기업 ㈜리플레이스는 2018년 7월 문경에 ‘화수헌’이라는 한옥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열었다. 화수헌은 연 3만5000명이 방문하는 문경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경북도의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을 통해 연고가 없던 문경으로 오게 된 이들은 화수헌에 이어 이번엔 버려져 있던 양조장을 문경의 새로운 문화 허브로 만드는 작업에 뛰어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으로 1기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을 열었다. 지역의 소(小)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대표적인 창업정책의 하나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자산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이들이다. 중기부가 선정한 1기 로컬크리에이터에는 ㈜리플레이스를 비롯해 24개 팀이 선발됐다. 경북 의성군에서 빈 공장을 수경재배 농장으로 탈바꿈시켜 운영 중인 ‘젠틀파머스’, 제주의 주산물인 감귤과 화산암반수를 활용해 제주맥주를 생산하고 양조장 투어를 기획한 ‘제주맥주’, 연남방앗간과 정음철물 등 동네를 브랜딩하고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어반플레이’ 등이 포함됐다. 로컬푸드, 지역가치, 거점브랜드, 지역기반제조, 자연친화활동, 스마트관광 등 이번에 선정된 로컬크리에이터의 분야는 다양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공통된 가치는 로컬의 힘이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인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밀레니얼을 주축으로 한 로컬크리에이터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모 교수는 “밀레니얼은 로컬을 시골, 변두리, 지방이 아닌 혁신과 라이프스타일의 장소로 여긴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한 미래 세대가 로컬에서 일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중기부가 로컬크리에이터 1기를 출범해서 지원에 나선 것도 지역 산업 수준으로 성장한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로컬의 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배경은 세계화인데 이러한 연결과 흐름이 생존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간주되면서 좀 더 믿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로컬 기반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믿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홍기획 빅데이터마케팅센터는 5월 발간한 ‘코로나 임팩트: 변화의 방향’ 보고서에서 로컬 기반 비즈니스의 강세를 ‘애프터 코로나’ 트렌드 중 하나로 소개했다. 열정과 아이디어가 충만한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들은 해당 지역에 인재와 자본을 끌어오고, 이는 지역을 변화시킨다. 지역의 자산을 발굴하고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도전이 반갑다.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올 2월 현대백화점이 무역센터점에서 선보인 ‘CC콜렉트’ 봄 신상품 라이브 방송은 40분간 1만 명 이상 접속해 1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불과 40분 만에 거둔 이 매출은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영캐주얼 상품군 브랜드의 열흘 평균 매출과 맞먹는다. 롯데백화점이 2월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을 판매한 라이브 방송에도 고객들이 몰리며 1억 원가량의 준비 물량이 완판됐다. ‘라이브커머스’가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유통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생방송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며 제품을 판다는 점에서 홈쇼핑 방송과 비슷하지만, 판매자가 시청자와 실시간 채팅하면서 자유롭게 묻고 답한다는 점에서 사용자 참여도가 훨씬 높다. 라이브커머스는 물건 소개만 일방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온라인 쇼핑과 달리 실시간 채팅을 통해 궁금한 점을 바로 물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 판매자가 친근하고 꼼꼼하게 물건을 설명해줘 오프라인 쇼핑 못지않은 즐거움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가령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까무잡잡한 피부에도 잘 어울릴까요’란 질문이 뜨면 판매자가 자신의 얼굴에 어두운 파운데이션을 바른 뒤 판매 제품을 발라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식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처음에는 동영상과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주요 타깃이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된 지금은 전 연령층에서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침체로 고민 중인 백화점들을 비롯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인 많은 유통업체는 라이브커머스를 새로운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그립(Grip)’엔 현재 1700개가 넘는 업체가 입점해 있고, 하루 평균 90개의 라이브 방송이 진행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라이브커머스가 활성화된 중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가장 주목받는 유통 트렌드는 단연 라이브커머스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국에서는 400만 회 이상의 라이브커머스가 진행됐고, 이용자도 3월 기준 2억65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초기엔 주로 화장품, 옷 등을 다뤘지만 이젠 초고가 아파트와 자동차까지 안 파는 게 없다.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38억 위안(약 74조 원)에서 올해 9610억 위안(약 165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커머스는 소상공인과 농어민에게도 좋은 판매 채널이 될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양질의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서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라이브 방송에서 목이버섯을 홍보하는 등 농수산품 내수 진작 방안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달부터 소상공인 제품을 판매하는 미디어 플랫폼에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라이브커머스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한다.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구호(KUHO)가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돕는 도네이션 프로젝트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의 17번째 캠페인을 진행한다. 구호는 2006년부터 매년 패션의 아름다움을 시각장애 아이들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기획된 ‘하트 포 아이’를 진행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티셔츠 등 캠페인 아이템들을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삼성서울병원에 기부, 저소득층 시각장애 어린이들의 개안수술 및 치료를 후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61명의 아이들의 수술과 치료를 도왔다. 올해 하트 포 아이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종이접기, 퍼즐과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카니발 레터스(Carnival Letters)를 모티브로 삼아 응용한 아트워크를 디자인에 반영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인 고양이, 코끼리나 퍼즐 조각들이 프린트된 티셔츠가 화이트, 블루, 핑크 등 다양한 컬러로 출시됐다. 구호는 아티스트 그룹 ‘스튜디오 콘크리트(Studio Concrete)’ 소속 작가 권철화의 재능기부를 통해 협업한 상품도 선보였다. ‘사랑, 아이들, 여자, 마음의 눈’을 마커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품 ‘드리머(Dreamer)’와 ‘눈이 아닌 귀와 코,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 콘셉트의 오일 파스텔 작품 ‘마이 하트(My Heart)’를 하트 포 아이의 티셔츠에 담았다. 구호는 하트 포 아이 캠페인의 의미를 보다 친근하게 널리 알리기 위해 ‘에스팀 믹스테이지(ESteem Mixtage)’ 소속 일러스트레이터 섭섭(SUBSUB)과 함께 영상 콘텐츠도 선보였다. 이현주 구호 팀장은 “아티스트들의 따뜻한 재능 기부와 구호만의 기분 좋아지는 아트워크 개발을 통해 올해도 ‘하트 포 아이’ 캠페인의 의미를 한층 신선하게 알리고자 한다”며 “구호는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고객들과 함께 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패션을 넘어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구호의 하트 포 아이 상품은 전국 매장 및 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 SSF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