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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증권거래세의 75%는 개인 투자자들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과세, 감면 등을 반영하지 않은 증권거래세는 총 6조6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 부담분이 4조568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 투자자가 전체 증권거래세의 4분의 3 이상을 부담한 것이다. 외국인이 9969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금융투자업자(1811억 원), 연기금 등(1297억 원), 사모펀드(615억 원) 등의 순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부담분을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 시장에서의 부담분이 3조9178억 원이었다. 코스닥 시장 전체 증권거래세(4조8933억 원)의 80.1%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전체 증권거래세(1조1728억 원)의 55.4%인 6499억 원을 냈다. 벤처·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에선 개인 투자자의 거래세 비중이 88.1%에 달했지만 납부액은 5억 원 정도였다.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기조를 이어가면서 최근 시장에선 증권거래세 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2020년에 정부가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과 연계해서 증권거래세의 세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투세 폐지가 증권거래세의 세율 유지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최근 금투세를 폐지하더라도 증권거래세는 예정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0.03%인 코스피 거래세는 내년에는 0%가 된다. 다만 증권 거래 시 부과하는 농어촌특별세(0.15%)는 유지된다. 코스닥의 거래세율도 올해 0.18%에서 내년 0.15%로 떨어지게 된다.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치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세 부담은 0.15%로 같아진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반해 다이아몬드 가격은 2년 전 고점 대비 36%나 내린 상태다.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보석의 인기가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내년 초 결혼을 앞둔 박모 씨(33)는 올해 5월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원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려고 했지만 최근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러포즈 선물을 바꿨다. 박 씨는 “주변에서 다이아몬드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명품 가방을 선물해 주기로 했다”며 “프러포즈 선물이니 되팔지는 않겠지만 이왕이면 계속 가치가 올라가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혼수를 준비하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주고 다이아몬드 세트를 샀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돈을 쓰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며 “집값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것도 다이아몬드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 26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전날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지수는 100.81까지 떨어졌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3월 7일(158.39)과 비교하면 36% 넘게 하락했고, 1년 전(116.74)과 비교해도 13% 이상 빠졌다. 지난해 1분기(1∼3월) 동안 130 안팎을 이어가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듯했지만 그 후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다이아몬드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장기 투자 상품으로까지 여겨졌다. 전 세계 3분의 1을 생산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다이아몬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져 품귀 현상까지 예고됐다. 하지만 이후 다이아몬드 가격은 그런 전망이 무색할 만큼 추락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금융, 자산 시장은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였다. 글로벌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화, 유가,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을 비롯해 구리나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올랐지만 다이아몬드는 예외였다. ‘보석의 왕’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이아몬드는 오랜 시간 가장 가치 있는 보석 중 하나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신성한 보석으로 여겨졌고 중세 유럽에서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순수한 탄소 결정체로 지구상 가장 단단한 광물인 데다 빛을 굴절, 반사시키는 특성 때문에 미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유한 권력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이아몬드는 20세기 중반 들어 대중화됐다.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인 영국 드비어스의 공이 컸다. 1947년 드비어스가 만든 다이아몬드 광고에 쓰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A diamond is forever)’라는 카피가 결혼 적령기 청춘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결혼 필수품이자 프러포즈 최고의 선물이 됐고 영원한 약속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다이아몬드가 역사적으로 항상 밝게 빛났던 건 아니었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이 내전을 벌이면서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비윤리적인 채굴 방식과 무분별한 광산 개발로 인한 비판도 쏟아졌다. 특히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는 데 물 500L와 6.5t에 달하는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는 것과 다량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거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는 20세기를 거쳐 21세기까지도 최고의 보석 자리를 유지했다. 드비어스 등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의 공급량 조절로 다이아몬드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가치가 우(右)상향하면서 투자 상품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천연 다이아몬드 위협하는 랩그론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가격이 추락한 배경에는 ‘랩그론(Lab Grown) 다이아몬드’ 시장의 성장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채굴을 통해 얻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달리 실험실(Lab)에서 키워(Grown) 만든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지표 120∼200km 아래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고압·고온을 견디면서 생성된 것과 달리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단 2주 만에 만들어진다. 작은 다이아몬드를 고온·고압실에 넣거나, 진공 용기에 메탄이나 수소 가스를 주입해서 크기를 키운다. 생산 초기에는 주로 공업용으로 쓰였지만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2010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주얼리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광학적, 화학적 측면에서 100% 동일하지만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착용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 높은 가성비에 젊은 소비층들이 반응하면서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수준에 그쳤던 글로벌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에는 약 120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499억 달러(약 6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석업계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감정서가 없다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차이를 분간하기 어렵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층 위주로 천연 다이아몬드보다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도 앞다퉈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프레드가 랩그론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내놨고, 프라다도 지난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주얼리 라인을 출시했다. 스와로브스키는 올해 4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랩그론 다이아몬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최고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투자회사를 앞세워 랩그론 생산업체인 루식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인 로이드는 2020년 국내 업계 최초로 랩그론 다이아몬드 주얼리 라인을 선보였다. 신세계나 롯데 등 국내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랩그론 다이아몬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35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 500억 원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00억 원대까지 급성장했다. 이랜드 로이드 관계자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인 인식이 계속 늘고 있고 생산 원가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다양하고 화려한 주얼리 상품이 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침체에 다이아몬드 감산 돌입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다이아몬드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준 것도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다이아몬드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불황이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얼리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다. 중국의 인구 감소로 인해 결혼율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 목적으로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던 사람들이 금 투자로 돌아선 것도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 조사기관인 닥슈컨설팅은 “중국에서 금이나 랩그론 다이아몬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아이두는 지난해 1월 파산 구조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주얼리 업체인 룩북도 지난해 천연 다이아몬드 관련 도매사업 매출이 21.4% 줄었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량이 줄면서 다이아몬드 생산국과 관련 기업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블룸버그 등은 최근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드비어스는 앞서 올해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10%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추가 감산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 2분기(4∼6월) 생산량도 1년 전보다 15%가량 줄었다. 러시아의 경쟁업체인 알로사도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는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3% 감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산량 감소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가격 회복이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드비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알 쿡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갑작스럽게 뛰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올해 초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을 견인하던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도 1% 넘게 급락하면서 미국발 악재에 시달렸다.● 빅테크 실적 우려에 글로벌 증시 급락 2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 대비 1.74% 하락한 2,710.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1.95%), SK하이닉스(―8.87%)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도 미국발 증시 하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28% 하락한 3만7869.51엔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3만8000 선이 무너진 건 6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2.31%, 3.64% 떨어졌다. S&P500지수는 2022년 10월 15일(―2.49%) 이후, 나스닥지수는 2022년 10월 7일(―3.80%) 이후 각각 2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증시 폭락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촉발됐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에 그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율주행 로봇택시의 공개 시기도 8월에서 10월로 밀리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2.33%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 이상으로 봐달라”며 “회사의 시장 가치를 30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유튜브의 광고 수익 증가 속도가 둔화한 데다 AI 투자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5.04% 떨어졌다. 이 밖에 엔비디아(―6.80%), 메타(―5.61%),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2.99%), 애플(―2.88%) 등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이 모두 떨어지면서 이들 주식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가량 증발했다.● “투자 대비 성과 불분명” AI 버블 우려 외신 등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의 분석을 인용해 “AI에 대한 상업적 희망이 과장돼 있다”며 “이를 훈련하고 실행할 컴퓨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클레이스 분석을 인용해 “빅테크 회사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약 6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수익은 약 2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이 AI에 쏟아붓는 엄청난 양의 자금에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이것이 금융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투자 붐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빅테크 주가가 실적 감소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인 상장지수펀드(ETF) 알고리즘이 코스콤의 퇴직연금 전용 ‘제2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정기 심사’에서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코스콤은 지난달 26일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적극 투자형’이 퇴직연금 알고리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코스콤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의 141개 알고리즘의 수익률을 비교해왔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적극 투자형’은 이달 7일 기준 30.7%의 누적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최적의 EMP 펀드를 만드는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운용하고 있다. EMP 펀드란 여러 ETF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펀드로 자산 배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해당 알고리즘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ETF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중에서 다른 위험 유형인 ‘위험중립형’도 동일 기간 24.14%의 수익률을 거뒀다. ‘안정추구형’도 15.79%의 수익률을 거두는 등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코스콤은 삼성증권의 상품 외에도 심사 대상이었던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141개의 수익률을 자사의 로보사무국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금 고객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 컨설팅을 위해서 연금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연금 전문 상담 인력들이 고객들의 연금 운용 및 세금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서류 작성 없이 간단한 정보만으로 확정기여(DC)형 계좌 개설이 가능한 ‘삼성증권 3분 DC’ 서비스를 비롯해 업계 최초로 관리 수수료를 없앤 ‘다이렉트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선보였다. 삼성증권의 공식 유튜브 채널(Samsung POP)을 통해서 연금 제도 관련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기 하남시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최모 씨(33)는 24일 티몬으로부터 5월분 판매대금 5억여 원을 정산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티몬 측은 사정상 판매대금 정산이 어렵다고만 설명했다. 최 씨는 “직원들 월급부터 사무실 비용, 각종 대출 원리금까지 나갈 돈이 산더미”라며 “6∼7월분 판매대금 정산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 같아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자 해당 플랫폼 내 상품 및 서비스 판매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게다가 티몬·위메프의 결제를 대행하던 업체들마저 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은 항공권, 숙박권 등 구매 상품을 취소하더라도 환불을 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869만 명이다. 두 업체 합산 월간 거래액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에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불안해진 판매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큐텐의 자금 흐름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가 최악의 경우 부도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도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최소 1000억”… 소비자들 결제 취소도 못해[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금융권 先정산 대출까지 봉쇄, 입점업체 6만개… 줄도산 위기구매 취소 여행상품 환불 못받아… 고객센터에 전화 30통, 연결 안돼대금 최대 두달간 보관하다 지급… “기업 인수 과정서 활용됐을수도”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친구와 함께 29일 베트남 나트랑(냐짱)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5월 티몬에서 일찌감치 여행상품을 골랐고, 200만 원을 결제했다. 그런데 23일 갑자기 여행사로부터 취소 문자를 받았다. 여행사 측은 티몬 결제를 취소하고 자신들에게 직접 재결제해야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씨는 곧바로 티몬에서 구매를 취소했다. ‘계좌환불 완료’라고 뜨는데 24일까지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30통 넘게 전화를 해봤지만 티몬 고객센터는 통화조차 안 됐다. 그로선 환불을 받기 전 이중결제를 할 수는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달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같은 그룹 내 티몬으로 확대됐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판매 업체들은 도산을 우려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가 티몬·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하자 소비자 피해도 본격화하고 있다.● 피해 업체 “이대로면 줄도산” 호소 티몬·위메프가 판매 업체에 정산하지 못한 미수금 규모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들은 “아직 정산 시점이 다다르지 않은 6, 7월분 정산 금액까지 합하면 최소 1000억 원대”라고 말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체에서 받지 못한 미정산액만 수백억 원 규모”라며 “업계 전반으로 본다면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로부터 5월분 판매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는 대부분 월 정산액이 최소 수억 원대인 중·대형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된 업체는 6만여 개에 이른다.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이후 금융권과 핀테크의 선정산 대출 시스템이 막힌 것도 판매 업체들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선정산은 플랫폼으로부터 정산금을 받기 전 미리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티몬·위메프에서 생필품을 판매하던 이모 씨(38)는 “정산이 보통 두 달 뒤 이뤄지다 보니 선정산 대출을 이용했는데, 갑자기 그 방법이 막혀 당장 부가세와 4대 보험료도 미납할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도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금전적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결제 대행 업체들은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와 신규 결제를 모두 막았다. 이에 티몬·위메프에서 고객이 여행상품권이나 물품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지불한 금액을 돌려받기도 어렵게 됐다. 대학원생 윤모 씨(25)는 며칠 전 티몬에서 8% 할인된 온라인 문화상품권 300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미정산 사태 확산에 24일 오전 환불을 시도했지만 ‘결제 취소 실패’라는 알림창만 나타났다. 윤 씨는 “티몬 같은 대형 업체에서 결제 후 물건을 받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스닥 상장 노린 무리한 인수가 화근” 문어발 확장으로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업계에서는 큐텐이 무리한 인수합병의 여파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이 말라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큐텐은 앞서 티몬·위메프를 인수할 때는 지분교환 방식을 택했지만, 올 2월 위시를 인수할 때는 현금 약 2300억 원을 동원했다. 업계와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판매 대금이 기업 인수 과정에서 일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티몬·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최대 두 달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는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서도 정산 주기가 긴 편이다. 네이버쇼핑의 경우 판매자가 택배사에 물품을 발송한 다음 날 판매자에게 바로 대금이 정산되는 것과 대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줄줄이 인수할 때도 큐텐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이미 업계에서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큐텐 측은 23일 고객의 결제 자금을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안전결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큐텐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자금 흐름을 만드는 한편으로 새로운 거래를 일으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예치금 이용료 연 4% 상향 조정을 철회하게 됐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은 23일 오후 11시 58분 자사 홈페이지에 예치금 이용료율 상향 결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 50분 예치금 이용료율을 2.2%에서 4%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6시간 만입니다. 예치금은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사기 위해 코인거래소의 제휴은행 계좌에 넣어 두는 돈입니다. 이달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는 고객들에게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이자)를 지급하는 게 의무화됐습니다. 빗썸은 이용료율 상향 철회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예금 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이용료율로 인해 시중 자금이 가상자산거래소로 몰릴 것을 당국이 우려했던 것이죠. 또 제휴은행이 아닌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료를 직접 지급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빗썸은 제휴은행인 NH농협은행이 지급하는 2.0%에 얹어서 회사 잉여금을 통해 고객들에게 추가로 2.0%의 이용료를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무자들을 소집해서 예치금 이용료율 산정 방식을 점검하는 등 창구 지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소동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거래소들이 너도나도 이용료율 높이기에 나섰던 것이죠. 19일 업비트가 처음 연 1.3%의 이용료율을 공지하자 빗썸은 즉각 2.0%를 제시했습니다. 업비트는 2.1%로 수정 공지를 냈고, 빗썸도 연 2.2%로 대응했습니다. 코빗도 연 2.5%의 이용료율을 제시하면서 경쟁에 참전했습니다. 빗썸의 이번 이용료율 인상 철회로 거래소 간 경쟁은 일단락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자산운용사 업계에 상장지수펀드(ETF)의 명칭을 바꾸는 리브랜딩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전체 ETF의 순자산 총액이 15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 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국내 자산운용사, 너도나도 리브랜딩 KB자산운용은 17일 ETF의 브랜드 명칭을 ‘KBSTAR’에서 ‘RISE’로 모두 변경했다. 새로운 ETF 명칭인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김영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ETF 사업의 재단장을 준비했다. 브랜드 컨설팅을 거쳐 새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를 꾀한다는 의미에서 8년 만에 ETF 브랜드명을 바꿨다. KB자산운용은 명칭 변경과 함께 광고 모델도 배우 임시완으로 교체했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신뢰받는 연금 투자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투자자들이 은퇴 이후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노후를 위한 맞춤형 투자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도 23일 ETF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바꿨다.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들의 자산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은 명칭 변경과 함께 한국과 미국, 일본에 투자하는 ETF 3종 세트도 함께 내놨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시대 변화와 금융 시장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를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의 ETF 명칭 변경은 올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하나자산운용이 기존 ‘KTOP’이란 이름을 버리고 ‘1Q’로 모두 바꿨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와 결별하면서 독자적인 ETF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지난해 주인이 바뀐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도 올해 들어 기존에 쓰던 ‘MASTER’라는 브랜드명을 버리고 ‘KCGI’라는 명칭을 새롭게 내놨다. 회사의 이름을 앞세워 ETF 브랜드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키움자산운용도 패시브 ETF에서 사용하는 ‘KOSEF’를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에서 착안한 ‘HEROS’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리브랜딩發 중위권 경쟁 과열 예고 지난달 국내 ETF 상품의 순자산 총액은 150조 원을 넘었다. 2002년 국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지 22년 만이다. 지난해 6월 100조 원을 넘긴 지 불과 1년 만에 순자산이 50% 이상 늘어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펼치는 1위 다툼뿐만 아니라 중위권 다툼도 치열하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이나 신한자산운용 등이 명칭 변경 이후 국내 ETF 시장 중위권 판도 변화를 일으키면서 리브랜딩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10월 브랜드명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바꾼 뒤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2년 말 3.88%였던 국내 ETF 시장점유율이 올해 6월 말에는 6.67%까지 높아졌다. ACE라는 명칭 덕분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가 검색창 최상단에 오른 것도 점유율 상승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신한자산운용도 2021년 9월 ETF 명칭을 ‘SMART’에서 ‘SOL’로 바꾸면서 리브랜딩 효과를 쏠쏠하게 누렸다. 2020년 말 1%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장점유율은 올해 6월 말 2.98%까지 상승했다. 후발 주자로 국내 ETF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브랜드와 동일한 명칭을 쓰면서 투자자들에게 친숙함을 높이면서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다. 다만 명칭 변경만으로 시장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명칭 변경 이후에는 생소함 때문에 점유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이나 홍보 역량을 집중하냐에 따라 리브랜딩의 성패가 갈린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리브랜딩 이후 20개 넘는 ETF를 신규 상장했는데 이 중 10개 넘는 종목이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달고 출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증시의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 7’를 정방향, 레버리지,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ETF ‘3종 세트’를 동시 상장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신한자산운용도 리브랜딩과 함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리즈와 월 배당 상품을 경쟁 자산운용사에 비해 앞서 내놓으면서 크게 성장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ETF 브랜드가 포장지라면 ETF 상품은 내용물이다”라며 “고객 결정에 있어서 포장지보다는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차별화된 상품이 필요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인재를 영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대선 이슈가 한국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주도주가 사라진 가운데 글로벌 동조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외풍에 취약한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39% 상승한 2,774.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약 일주일 만에 반등했다. ‘트럼프 대세론’에 짓눌렸던 자동차 관련 종목들이 반등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이날 전날보다 3.33% 올랐고 기아도 3.97% 뛰었다. 코스피는 이달 11일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 미국 대선이 요동치면서 급등락세를 보였다. 특히 19일(―1.02%)과 22일(―1.14%)에는 연속해서 1%대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자 다시 반등했다. 미국 대선에 영향을 받는 테마주들이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 속에 국내 증시가 하락했지만 트럼프 후보 수혜주로 꼽히는 건설·건설기계와 가상자산 관련 종목의 주가는 상승했다. 건설기계 종목인 HD현대건설기계는 트럼프 후보 피습 직후인 15일부터 22일까지 주가가 30.2% 올랐으며 현대에버다임도 같은 기간 31.1% 올랐다. 가상자산주로 분류되는 우리기술투자(18.6%) 등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22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제2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02%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2015년 6월 말(4.25%) 이후 가장 높다. 고금리가 장기간 계속되는 가운데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9.96%로 가장 높았다. 상호금융 업권의 연체율이 3.66%로 뒤를 이었고, 여신전문금융사(3.21%), 보험(1.31%) 등의 순이었다.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자(178만3000명)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비율은 57%였는데, 이는 2019년 말(57.3%)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752조8000억 원) 중 71.3%가 다중채무자가 빌린 돈이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 원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국내 금융권의 뇌관으로 떠오르자 정부도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최근 중소기업 저금리 대출 지원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등도 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추가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안재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사장을 한국 기업금융(IB) 부문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22일 밝혔다. 안 대표는 골드만삭스 한국대표겸 공동 서울지점장도 함께 맡는다. 안 신임 대표는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IB 부문 수장으로서 IB 사업의 모든 전략과 고객 관리를 총괄한다. 2개월여 공백기 동안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IB 부문을 임시로 이끌던 변상민 아시아(일본 제외) ECM 부문 공동대표 및 이석용 서울지점 IB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협업에 나설 예정이다.안 대표는 1976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글로벌 IB인 모건스탠리에 근무하며 다수의 인수합병(M&A) 거래를 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2019년에는 모건스탠리에서 매니징디렉터(MD·전무)로 승진하면서 향후 외국계 IB를 이끌고갈 핵심 40대 기수로 꼽히기도 했다.안 대표가 담당했던 주요 M&A 자문으로는 2018년 한국콜마가 인수했던 CJ헬스케어 매각(1조3100억 원)을 비롯해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 업체 쉬완슨컴퍼니 인수(2조284억 원) 등이 있다. 2016년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1조2500억원)와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인수(6950억원)도 안 대표가 자문을 맡았다.모건스탠리에서 승승장구하던 안 대표는 2021년 돌연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직했다. 지난해 말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략기획실장(부사장)을 맡는 등 산업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으나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IB 대표를 맡게 되면서 3년만에 IB 업계로 돌아오게 됐다. 수년간 국내 M&A 시장에서 주춤했던 골드만삭스가 이번 안 대표 영입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안 대표는 성실하면서도 꼼꼼한 자문 실력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골드만삭스도 안 대표 영입을 통해 IB 부문 등에서 분위기 쇄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대만 방위비 분담금’ 발언에 초토화됐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 기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기존의 ‘칩4’ 반도체 동맹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반도체株, ‘트럼프 공포’에 줄줄이 폭락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77% 내린 17,996.92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2월 15일(3.23%) 이후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는 13일 트럼프 후보의 피습 사건 이후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효과를 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전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TSMC를 품어왔던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국들에 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더 출렁였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는 전날 대비 7.98%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이자 TSMC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도 6.62% 떨어졌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12.74%), SK하이닉스(―3.63%) 등이 크게 내렸고, 일본의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도 8% 이상 떨어졌다. 다만 TSMC에 대한 압박에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0.35%), 삼성전자(0.23%) 등의 주가는 올랐다. ● 트럼프 리스크, 대선까지 이어질 듯 트럼프 후보는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기존 적성국인 중국 외에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까지 미국의 과도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을 비롯해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등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칩4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위비 등 단기적인 이익을 좇다가 미국의 AI 패권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11월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후보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강조했던 정책 방향성이 급격하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대만 방위비 분담금’ 발언에 초토화됐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 기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기존의 ‘칩4’ 반도체 동맹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株, ‘트럼프 공포’에 줄줄이 폭락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77% 내린 17,996.9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2월 15일(3.23%) 이후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의 피습 사건 이후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효과를 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TSMC를 품어왔던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국들에게 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더 출렁였다.반도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는 전날 대비 7.98%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이자 TSMC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도 6.62% 떨어졌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12.74%), SK하이닉스(―3.63%) 등이 크게 내렸고, 일본의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도 8% 이상 떨어졌다. 다만 TSMC에 대한 압박에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0.35%), 삼성전자(0.23%) 등의 주가는 올랐다. ●트럼프 리스크, 대선까지 이어질 듯트럼프 후보는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기존 적성국인 중국 외에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까지 미국의 과도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를 비롯해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등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한다면 한국·미국·일본·대만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칩4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위비 등 단기적인 이익을 좇다가 미국의 AI 패권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후보의 말 한 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강조했던 정책 방향성이 급격하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5만 원권 지폐의 환수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5만 원권의 발행액은 약 12조 원, 환수액은 5조8000억 원이었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을 뜻하는 환수율은 49.1%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77.8%)보다 28.7%포인트가량 급감했다. 한은이 지폐를 발행하면 시중에서 유통되다 예금이나 세급 납부 형태로 금융기관에 입금된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통상 시중금리가 오르면 화폐 보유에 대한 기회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예·적금이 늘면서 환수율이 높아진다. 반면 금리가 내리는 시기에는 환수율이 하락한다. 실제 팬데믹 기간에 낮은 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환수율이 10∼20%대로 하락했다가 2022년 이후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자 환수율이 50∼60%대를 회복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환수율이 하락한 배경에 대해서도 시중금리가 낮아진 원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지난해 11월 3.99%까지 올랐던 은행권 평균 예금 금리는 올해 5월 3.55%로 내려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미국의 주요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썼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도 6% 넘게 급등하는 등 트럼프 재집권 이후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후보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가 다시 힘을 얻게 될 경우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미중 갈등 위험이 고조될 가능성도 높아 미 달러화와 금 등 안전자산 가격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막 오른 ‘트럼프 트레이드’…美 주가-코인 강세 1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53% 오른 40,211.72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5월 17일(40,003.59)에 달성한 기존 사상 최고치를 두 달여 만에 갈아치웠다. S&P500지수도 0.28% 오른 5,631.22에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40% 상승했다. 13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가 피격당한 뒤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증시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할 경우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미국 기업의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내리는 등 친기업적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17년 한 해 동안 다우지수가 25%가량 상승한 바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랫동안 이어온 긴축을 끝내고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미 증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5만8000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후보가 피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틀새 6만5000달러 선까지 근접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16일 한때 9000만 원을 넘어섰다. 트럼프 후보는 대선 유세 중에 스스로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말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 왔다.● 미중 분쟁 리스크에 달러·금값도 상승 안전자산인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0.23%)에 이어 오름세를 보이면서 1380원대에 안착했다. 엔-달러 환율도 158엔대에 재진입하면서 160엔 선을 위협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감세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 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15일(현지 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66%포인트 오른 연 4.463%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30년물 국채 금리는 1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2년물 금리를 넘어섰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호무역 강화와 대중 압박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감소하는 등 경제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재정 적자 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 장기화 예상도 달러화 강세를 점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제 금 시세도 온스당 243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공약 가운데 보호무역 등 한국에 불리해 보이는 정책이 꽤 많다”며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면 미국 외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만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대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 감면 공약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미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카카오가 일부 핵심 자산을 제외한 자회사 대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커진 데다 잦은 쪼개기 상장 이슈로 여론이 악화하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 핵심 자산 빼고 다 판다 15일 정보기술(IT)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VX 등 대부분의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인수자 찾기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외부 컨설팅업체와 법무법인 등을 선정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다각화한 사업을 일부 정리하고, 전략 자산을 추려 핵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련 관계자는 “카카오톡 등 핵심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포함해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 일본의 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픽코마 등 미래 핵심 먹거리로 점찍은 자산을 제외하고 전부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각종 수사 등으로 인해 여론이 악화하면서 군살 빼기에 나서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그룹 내에 지분 관계 등을 따져서 차례대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골프 중개 플랫폼인 카카오VX의 경우 올 초부터 매각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 회사가 투자한 대중제 골프장인 세라지오컨트리클럽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자회사인 카카오VX 매각 이후 본격적으로 새 주인 찾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를 키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등도 수사가 마무리되면 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외부 매각과 함께 카카오뱅크나 카카오 등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서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 중이다. 다만 카카오 측은 “매각 방침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그룹株, 고점 대비 70∼80% 하락 카카오는 국내 대표 IT회사로 경쟁업체인 네이버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됐다. 팬데믹 시기에 풀린 유동성이 성장주와 기술주로 몰리면서 2021년 6월 23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6만9500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잇단 ‘쪼개기 상장’으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주가가 내림세를 걸었다.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 혐의가 불거졌고,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 등 회사 안팎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지난해 말 김 위원장이 경영 감시를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라는 외부 기구를 설립하는 등 책임 경영 강화에 나섰지만, 경영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자 주가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카카오의 주가는 16일 4만900원까지 떨어지면서 고점 대비 75.9% 하락했다. 카카오페이(―88.7%), 카카오뱅크(―76.9%), 카카오게임즈(―82.6%) 등의 주가도 고점 대비 70∼80%가량 떨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자회사 매각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책임 경영에 대한 외부 시선은 싸늘한 편”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재 출연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추가로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 여당의 한국은행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이어 국민의힘까지 나서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한은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는 15일 한은과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진흥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물가와 금리 등 서민경제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상훈 민생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이날 특위 위원들이 한은을 상대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서 모두 발언에서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장기적 내수 부진의 주원인이 고금리 장기화라고 지적했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소상공인들의 내수 부진 주원인으로 고금리를 꼽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최근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여당은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성 실장도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당 대표가 되면 금리 인하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은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통화 정책은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운영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기 예·적금이나 채권 등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건설이나 자동차 등 금리 인하 수혜주들이 반등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정기 예·적금이 5월 들어 9조287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예·적금은 올해 들어서만 52조6057억 원 불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분(14조2074억 원)의 3.7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고금리 정기 예·적금 막차 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은행들이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3조1000억 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19조2000억 원)보다 20.3%가량 늘었다. 통상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의 유통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 채권 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설’이 퍼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TIGER 미국30년 국채프리미엄액티브(H)’의 순자산총액이 3520억 원 늘었고,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3416억 원 증가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피벗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고금리 시기에 주춤했던 건설과 자동차 관련 주식들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 업체인 D R 호턴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13.4% 올랐다. 대표적인 건설주로 꼽히는 레나(12.1%), 풀티그룹(11.9%), NVR(8.6%)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45.1%), 리비안(22.4%) 등을 비롯해 포드(9.3%), 제너럴모터스(5.4%) 등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증가, 원-달러 환율 급변동 등으로 인해 금융 시장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며 최근 금리 하락에 베팅하면서 높아지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견제구를 던졌다.● “시장 너무 앞서 나갔다…잘못된 시그널 우려”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다수의 금융통화위원은 현재의 물가와 금융 안정 사항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이런 기대를 선반영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적인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최근 시장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한은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1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이 2%대에 그치자, 시장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정부와 여당까지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8월 금리 인하설’이 돌기도 했다.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며 집값이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가계 대출 상승을 부채질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월(5조3157억 원)과 6월(5조8466억 원) 각각 5조 원 넘게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9일까지 1조2218억 원 늘면서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안정세를 찾았던 환율도 지난달엔 달러당 1370∼1390원 사이에 거래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깜박이 켰지만…차선 변경 시점은 불확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도 3년여간 이어온 통화 긴축 기조를 전환할 준비가 됐다는 점은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서 “물가상승률이 안정 추세인 만큼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올 5월 금통위 이후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깜빡이도 켜지 않았다”고 말한 것에 비해서는 한 발 전진한 모양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향후 3개월 내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금통위원도 5월 1명에서 이달 2명으로 늘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과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위험 요인이 많아서 언제 방향을 전환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와 이 총재의 발언이 다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라는 반응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 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한 것이나,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린 이 총재의 발언 수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은의 금리 인하는 미국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며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에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고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심각한 내수 부진에도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가계부채 규모도 급격히 불어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되는 셈이다. 한은은 최근 달러화 강세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외환시장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이후 1380∼139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4월에 장중 1400원을 찍었던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한은에 부담”이라며 “환율 상승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도 금리 인하 결정에 불안 요소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가계대출은 5조3415억 원 늘어나면서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내수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영업자 등 빚 부담이 큰 서민들의 고통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한은이 연내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1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로 떨어졌다. 4월부터 3개월 연속해서 물가 상승률이 2%대에 머물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 8조3000억 원을 훌쩍 넘은 것이다. 가전·TV 시장 회복세를 맞아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으로 5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뛰어넘은 호실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3%, 영업이익은 1452.2% 늘었다. 전자업계는 반도체 시황이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최근 AI 수요가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초 투자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4조∼5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라 DS부문에서만 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3, 4분기에도 삼성전자는 10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전자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1조7009억 원, 영업이익 1조196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했다. 회복 중인 가전 시장과 더불어 유럽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 반도체 훈풍과 전자업계 호실적은 경상수지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2250만 달러(약 12조3175억 원)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53% 급등하며 전체 수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코스피 역시 이날 1.32% 오르면서 이틀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96% 급등한 8만7100원을 기록했다. 52주 신고가이자 2021년 1월 25일(8만94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LG전자도 2.69% 뛴 11만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AI 바람 타고 반도체 업사이클… 삼성전자 영업익 1년새 16배로[반도체 서프라이즈]2분기 영업익 10.4조원반도체 부문 6.6조 영업익 추산… D램가격 회복-AI 서버용 수요 덕차세대 HBM 하반기 실적 견인 기대… AI탑재 갤 Z플립 등 내주 공개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6배로 폭증한 것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인한 반도체 업황 회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10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낸 건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시작되던 2022년 3분기(7∼9월·10조8500억 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부문에서 6조 원 이상 전망 잠정 실적인 만큼 삼성전자는 5일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DS)부문에서 6조6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5500억 원, 가전과 TV, 모바일 등을 포함한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 2조9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22년 2분기 9조980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래로 반도체 다운사이클 직격탄을 맞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들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연간 영업손실은 14조8800억 원이었다. 올해 들어서야 1분기(1∼3월) 1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반도체 호실적은 지난해 메모리 업계 감산에 따른 D램 가격 회복과 함께 AI 서버용 수요 확대 덕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서버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초고성능 D램과 낸드가 들어간다. 수요가 몰리는 데다 제품별 평균 판매가격도 오르면서 DS부문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기준 각각 2.10달러, 4.90달러로 2022년 말 수준까지 회복됐다. 양산 직전 단계에 와 있는 차세대 HBM 제품은 삼성전자의 하반기(7∼12월)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앞두고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4일 삼성전자 DS부문은 HBM 개발팀을 별도로 신설하며 차세대 HBM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실었다.● AI 무장한 ‘갤럭시 Z플립·폴드6’ 다음 주 공개 반도체 외 사업부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들 대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납품을 늘리며 실적을 개선했다. TV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는 프리미엄 TV 및 성수기 에어컨 판매가 늘며 회복세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부품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신제품 출시가 없는 비수기를 맞아 2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Z플립·폴드6’를 공개한다. 1월 첫 AI 스마트폰으로 선보인 ‘갤럭시 S24’ 시리즈와 같이 삼성전자 자체 AI 기능이 탑재된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6’ 9월 출시에 앞서 시장에 출격하는 만큼 하반기 성장세를 견인할지 주목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7900억 원, 4분기(10∼12월)는 12조7400억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가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임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 정보기술(IT) 시장 성수기 진입에 따라 실적 증가 폭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