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

소설희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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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hee@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경제일반73%
사회일반17%
교통7%
정치일반3%
  • 작년 폐업자 100만명 육박 역대최대… 자영업 출신 실업자 23% 늘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고 폐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도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내부 부진까지 겹치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86만7292명)보다 13.7%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폐업 사유는 ‘사업 부진’(48만2183만 명)이 가장 많았다. 2007년(48만8792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다.장사를 접은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폐업 이후 실업자로 전락했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실업자 중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만6000명이었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하면 23.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자 증가율(6.9%)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높다. 폐업 이후 구직 활동에 나섰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폐업 이후 노동시장을 떠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6만8000명으로, 1년 전(25만3000명)보다 6.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면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올해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5월(―3.1%)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 판매는 장기화된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최근 2년 중 4개월을 빼고 모두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최근 폐업자와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건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한국의 자영업 특성상 생계형 소상공인이 상당수라 폐업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재취업 교육을 하는 등 맞춤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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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대기업 경력 허사, 단순직 내몰리는 2차 베이비부머

    지난해까지 한 자동차 대기업에서 생산부장으로 일한 홍모 씨(59)는 희망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 최근 한 전문대 중년 재취업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홍 씨가 선택한 전공은 건물 공조·설비 분야로, 졸업 후 주로 학교나 병원의 건물 관리인으로 취직하게 된다. 홍 씨는 “건물 관리인은 월급 220만 원 정도를 받는 자리”라며 “30년 넘게 일한 자동차 생산 관리 분야와는 많이 다르지만, 회사에서 일하며 쌓은 전문성을 활용할 만한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아 이 직종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직장인 중엔 홍 씨처럼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기존에 일하던 직종과 무관하게 저임금, 저숙련 일자리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20∼75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문직, 관리직 비중은 줄어들고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업무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경력이 단절되고 소득 절벽으로 내몰리는 현상은 국가 잠재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000만 명에 육박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가 올해부터 2034년까지 은퇴함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최대 0.38%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장년층이 직업 경력의 연장선상에서 일자리를 잡는 경우보다 단순 노무직 등으로 내몰리는 일이 훨씬 많다”며 “축적한 역량을 우리 노동시장이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1000만명 은퇴 쓰나미 “정년 연장-계속 고용 논의 시급”2차 베이비부머 은퇴중장년층 고용안정성 OECD 최저임시직 34%… 저임금 저숙련 내몰려작년 55∼79세 “더 일하고 싶다” 69%… “고용률 상승땐 성장률 하락폭 줄여”총 954만 명에 이르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한국 사회나 경제구조는 이들의 노동시장 퇴장을 견뎌낼 준비가 아직 덜 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전체 인구의 18.6%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10년 안에 산업현장에서 대거 물러남에 따라 각 기업들은 인력난에 직면하게 되고, 젊은층 등 생산연령인구의 노인 부양 부담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현재 50대 근로자들은 정년이 지나도 계속 일하겠다는 욕구가 과거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존에 전문성을 갖고 해왔던 일과는 전혀 다른 저숙련·저임금 일자리투성이다. 정년 연장이나 계속 고용 등 중장년층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장년층 고용 안정성, OECD 최악 한국 중장년층의 고용 안정성은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 KD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직 비중은 34.4%로 일본(22.5%), 튀르키예(13.7%) 등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8.6%에 그친다. 나이 들어 새로 직장을 얻는다 해도 벌어들이는 소득이 변변치 않다. 2021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년 안에 새로 일자리를 얻은 40∼64세 141만9000명 중 46.8%가 월 200만 원 이하를 받았다. 월평균 임금이 1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9.5%나 됐다. 중장년층이 경력 단절과 소득 절벽에 직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법적 정년 등으로 인해 이들이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업들의 인식 때문이다. 22년간 떡집을 운영하다 코로나 사태인 2021년 매출 악화로 사업을 접은 양모 씨(49)는 3년 넘게 구직 활동 중이지만 임시직을 전전할 뿐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양 씨는 “나이가 50세에 이르다 보니 기업들은 길어야 5년 정도밖에 고용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대기업 과장, 부장도 자신이 수십 년간 익숙해 있던 분업 체계를 벗어나면 그동안 쌓은 전문성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부머 고용 연장 논의해야” 그러나 올해 50∼60세에 해당하는 ‘2차 베이비부머’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편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국가 경제나 노동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 중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고 답변한 비율이 2012년 59.2%에서 2023년 68.5%로 상승했다. 근로를 희망하는 연령도 ‘73세까지’로 증가했다. 이재호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60대 고용률이 2023년 기준 58.3%에서 2034년 66.0%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고용률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보다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차 베이비부머 등 중장년층이 단순직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력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구조에선 사용자인 기업 측이 연봉이 높은 중장년층 직원을 젊은 직원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기업들의 퇴직자 재고용이나 계속고용 등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한요셉 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연공서열이 아닌 생산성 평가에 따라 임금을 정하면 사용자 측에서 고연령임에도 생산성이 유지되는 직원들을 계속 고용할 유인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OECD도 최근 발간한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노인들이 일자리에 남아 있거나 재진입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전반적인 고용 증진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노동 수명을 연장하고 노인 고용을 늘리면 국내총생산(GDP)과 재정 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연공서열의 중요성을 줄이고, 법정 정년을 늘리거나 회사별 의무 퇴직 연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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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이상 취업자 역대 최대 15만명 늘고, 청년층 11만명 줄어

    올해 상반기(1∼6월) 70대 이상 취업자가 15만 명 늘어나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올해 상반기 11만 명 넘게 줄었다. 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급감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층의 노동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44만9000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2만 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노년층이 일자리 증가세를 대부분 주도했다. 70대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5만 명 급증한 192만5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60대 이상 취업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28만2000명 늘어 전 연령대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특히 70대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14만6000명, 지난해 14만8000명에 이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상반기 기준 2022년 94만1000명에서 지난해 37만2000명, 올해 22만 명으로 꺾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는 올해 상반기 11만5000명 급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던 2020년 상반기(―13만5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른바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 취업자도 1년 새 8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9만1000명 증가했고, 50대도 4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노인들의 노동력 공급이 늘고 있음에도 이들의 일자리 질은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75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분석, 사회, 서비스 직무 성향은 낮아지고 반복·신체 직무 성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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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목 “증세 통한 세수 확보, 효과적이지 않다”

    2년째 세수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세수 확보를 위한 증세에는 선을 그었다. 소상공인 부채 문제에 대해선 현금 등 일시적 지원이 아니라 구조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학회’ 정책 심포지엄에서 “증세를 하면 세수는 들어올지 모르지만 안정적이지 않다”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증세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도 법인세가 좋지 않은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는 괜찮아 법인세는 내년에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7월 초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의 세제 지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 로드맵’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전체 틀을 잘 보지 않았거나 (우리의)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라며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려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 부채 문제와 관련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이슈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의 어려움은 조금 더 구조적”이라며 “매출 감소에 따른 현금을 전반적으로 준다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 차주의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 버티게 해드리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는 채무 조정과 함께 취업, 재창업 등 맞춤형 지원을 해드리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 다시 늘고 있는 가계부채는 “전체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가계부채가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하향 안정화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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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韓, 상품시장 규제강도 38개국중 20위”

    상품 시장에 대한 한국의 규제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0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매가격 통제 등 기업 활동에 대해선 다른 나라들보다 강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가 발표한 한국의 2023년 상품시장규제지수(PMR)는 1.35로 OECD 38개국 중 20위를 차지했다. 규제 강도로 줄을 세웠을 때 한국이 20번째로 약한 규제 수위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5년 전 33위에서 13계단 오르며 역대 최고 순위를 다시 썼다. PMR이 OECD 평균(1.34)에 근접한 것도 처음이다. PMR은 개별 국가의 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로 5년마다 발표된다. 그러나 한국은 ‘기업 활동 개입’ 항목에선 36위를 차지하며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규제 강도가 셌다. 기업 활동 개입은 소매가격 통제와 네트워크 분야 정부 개입, 서비스 분야 정부 개입 등으로 평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기, 가스 등 네트워크 사업 분야에서 공공성이 크다 보니 관련 평가 점수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무역·투자 장벽’에서도 36위로 최하위권에 이름으로 올렸다. OECD는 “비관세 무역장벽은 낮은 데 비해 관세 장벽 및 외국인 직접투자 장벽은 규제 강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높은 농업 분야 관세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OECD는 자격 및 허가 규제 분야의 규제 강도가 OECD 평균 이상이라고 언급하며 자격·허가의 등록제 전환 등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핵심 규제들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우리 기업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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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내식당 밥값마저 껑충… “더 싼곳 없는데” 직장인 한숨

    15년째 국회 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A 씨는 점심에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달 국회 구내식당 밥값이 600원이나 인상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나마 구내식당이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도 갑자기 크게 올라 부담이 크다”며 “월급은 거의 제자리라 팀의 절반 정도는 이미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많아졌지만 구내식당 밥값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직장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기존 가격으론 인건비, 원재료비 못 대”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내식당 식사비는 1년 전보다 4.3% 올랐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의 1.5배가 넘는 오름 폭이다. 전체 물가는 3개월 연속 내리며 2.4%까지 떨어져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6월 구내식당 식사비는 오히려 전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3.0%)보다도 1.3%포인트 높다. 이미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보다 6.9%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구내식당들의 밥값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구내식당 식사비를 4200원에서 4800원(직원 기준)으로 인상했다. 인상 폭은 14.3%로, 평균적으로 2년마다 8.3%씩 올렸던 것에 비해 가팔랐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구내식당 식사비를 올리는 추세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A 대기업은 올해 5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내식당 한 끼 가격을 60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렸다. A 기업 관계자는 “기존 가격으로는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을 댈 수 없었다”며 “회사에서 식대를 통해 구내식당 비용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시락 가격도 5% 넘게 상승 구내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원재료 중 하나인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 전년보다 6.5% 뛰었다. 특히 농산물 상승률이 13.3%까지 치솟으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사과(63.1%)와 배(139.6%) 등 과일 가격 오름세도 지속됐다. 김은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한 단체급식 업계 관계자는 “통상 고객사와 1년 단위로 식단가 계약을 하는데 그 시기가 특히 연중인 6, 7월과 연말인 11, 12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물가가 올해 계약에 뒤늦게 반영되며 구내식당 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구내식당 식사비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며 직장인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도시락은 5.3% 오르며 외식 품목들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을 보였고, 칼국수(4.7%) 햄버거(4.7%) 김치찌개백반(4.1%) 등 즐겨 먹는 먹거리도 4%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며 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있고 이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내수 진작을 위해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음식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등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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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 72명 연구모임 ‘국회 교통안전포럼’ 출범

    국회의원 72명으로 구성된 연구모임 ‘국회 교통안전포럼’이 새롭게 꾸려졌다. 9일 국회 교통안전포럼은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제6기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범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 포럼 소속 의원 및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과 정부 부처, 유관기관, 시민단체, 학계 주요 인사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교통안전포럼은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선진 교통문화 등을 정착시키기 위해 법·제도를 개선하는 등 교통안전 활동을 수행하는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이다. 2004년 17대 국회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2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그간 포럼은 음주운전 방지 장치 장착 의무화, 어린이 보호구역 방호울타리 설치 의무화 등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법 개정에 힘써 왔다. 올해 출범한 22대 국회에서는 교통약자 중심의 선진 교통문화 정착, 교통사고 취약 분야 해소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럼 대표인 성일종 의원은 “교통사고 감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법·제도 개선에 지속적으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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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화내빈 경제… 수출 호황에도 내수는 침체, 소상공인 줄폐업

    지난해 9월 카페를 차렸던 A 씨(26)는 1년도 못 채운 이달 말 가게를 넘기기로 했다. 한때 450만 원까지 찍었던 한 달 매출이 점점 꺾이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A 씨는 “재료값이 올라도 가격은 올리지 않고 버텼지만 적자가 나는 달이 늘어나 카페를 접기로 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주변에 가게를 내놔도 들어온다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양도받는 사람이 나와 그나마 빨리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며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 등 대기업 수출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경제로의 ‘낙수 효과’가 미약해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정부는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을 위한 종합대책을 최근 내놨지만 줄폐업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호황인데, 내수는 침체 장기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7월 경제동향’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6월만 해도 KDI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봤는데, 한 달 만에 회복세가 꺾였다고 평가한 것이다.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것은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체감 경기가 잔뜩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5월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3.1% 쪼그라들었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전월(―2.2%)보다도 감소 폭이 커졌다.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매판매는 최근 2년간 4개월을 빼고 매달 내리막을 걷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중국 저가 이커머스의 인기로 운수 및 창고업 등 관련 업계는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남 얘기일 뿐이다. 생활 밀접 업종인 도소매업(―1.4%), 숙박·음식점업(―0.9%) 등에선 서비스생산이 줄줄이 급감하고 있다. KDI는 “수출과 내수의 경기 격차가 기업 심리에도 반영돼 수출기업의 업황 전망은 점차 밝아지는 한편으로 내수기업의 전망은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자영업자에게 퇴로 마련해줘야”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질 않으면서 취약계층인 소상공인은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91만1000명으로 1년 전(80만 명)보다 11만 명 넘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82만8000명)과 비교해도 8만 명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수출 회복 등 대외 경기의 온기가 민생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다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에게 각종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채무를 조정해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 씨는 “폐업 지원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가게를 철거할 때만 받을 수 있다. 나는 가게를 양도하지만 동종 업계가 아니라 사실상 철거인데도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 역시 30조 원에서 10조 원 더 늘린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채무조정이 3조 원가량만 이뤄지는 등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소상공인 대환대출 대상을 확대한다고 해도 저신용자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특성상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며 “나를 비롯한 주변 상인들 모두 대환대출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경제 성장률만큼 충분히 따라와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내수를 살리려면 자영업자들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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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난에… 무보수로 가족 가게서 일하는 청년 13% 늘어

    취업하지 않고 무급으로 가족의 자영업을 돕는 청년들이 올 들어 13%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단념하고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게 등에서 일을 돕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월평균 15∼29세 무급 가족 종사자는 3만337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9570명)보다 약 12.9%(3804명) 늘어난 규모다. 청년층 무급 가족 종사자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감소하다가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급 가족 종사자는 보수를 받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을 돕는 취업자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 무급 가족 종사자가 2만3562명으로 지난해 1∼5월보다 약 1800명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청년층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선 모두 무급 가족 종사자가 줄었다. 올해 1∼5월 30, 40대 무급 가족 종사자는 각각 7만6683명, 12만3193명으로 지난해보다 7700명, 9400명 감소했다. 무급 가족 종사자가 가장 많은 60대 이상(40만4885명)은 같은 기간 400여 명 줄었고 50대(21만7574명)도 1500여 명 감소했다. 2001년 188만4000명에 달했던 전체 무급 가족 종사자 수는 지난해 89만9000명까지 줄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무급 가족 종사자가 줄고 있는 가운데 유독 청년층에서만 무급 가족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는 건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으로 구직 활동을 접었거나 실업 청년들이 가족의 자영업을 돕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20대 ‘쉬었음’ 인구는 1년 새 2만8000명 늘어난 38만4000명이었다. 특히 일을 하지도, 일자리를 찾지도 않으면서 쉬고 있는 청년(15∼29세) 중 32.5%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서’ 특별한 이유 없이 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사유인 ‘일자리가 없어서’도 7.3%였다. 올해 1∼5월 월평균 청년층 구직단념자는 12만1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1000여 명 늘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무급 가족 종사자는 사실상 비경제활동인구 혹은 실업자에 가깝다”며 “청년층에서 무급 가족 종사자가 늘어나는 걸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자영업 경기 전반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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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랏빚 1100조, 이자 비용만 年25조… 상반기 한은 ‘마통’도 91조

    국가채무가 1100조 원에 달하면서 지난해 정부가 이자로 낸 돈만 25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랏빚 이자 부담이 나날이 커져 정부가 한 해 쓴 비용 중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년 만에 3%를 넘었다. 경기 부진으로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면서 정부가 올 상반기(1∼6월) 한국은행 ‘마이너스 통장’에서 빌려 쓴 돈도 91조 원이 넘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나라 살림살이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세수 기반 확충 등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랏빚 이자 비용, 전년보다 3조 원 넘게 증가 7일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의 이자 비용은 24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조6000억 원 늘어난 규모로, 5년 전과 비교하면 6조7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모자란 곳간을 채우기 위해 정부가 국고채를 발행하면서 낸 이자만 23조1000억 원이었다. 2021년 17조7000억 원이었던 국고채 이자는 불과 2년 만에 5조4000억 원 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재난지원금 등 지급을 위해 국고채 발행이 늘어난 데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높아져 이자 비용이 늘었다. 국고채 이자 비용이 20조 원대를 넘어선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 총지출에서 국고채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결산 기준 내부거래(정부 기금끼리 갚은 이자)를 제외한 국고채 이자비용은 19조198억 원이었다. 정부 총지출(610조6907억 원)의 3.1%에 해당하는 금액이 이자로 나간 것이다. 총지출 대비 국고채 이자 비중이 3%를 넘어선 건 2015년(3.0%)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2020∼2021년 2.2%까지 낮아졌던 이 비중은 2022년 2.3%로 올라섰다가 지난해 3%대로 뛰었다.● ‘한은 마통’ 이자도 역대 최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가 정부 예상치를 밑돌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미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돈을 빌려 쓰고 있다. 한은이 민주당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에 따르면 올 1∼6월 한은이 정부에 일시적으로 빌려준 대출금은 총 91조6000억 원(누적 기준)이었다.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상반기(73조3000억 원)보다도 25%가량 많다. 쌓인 대출금에 따른 이자도 1291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일시 대출금은 세수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내수 진작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 조기 집행에 나서면서 크게 늘었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세입보다 세출이 많아 국고 잔액이 부족한 경우 한은에서 일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지만 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재정 건전성과 관련한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라 살림이 팍팍해지자 기재부는 최근 ‘주요국의 의무·경직성 지출 검토 사례’ 연구용역에 나섰다.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나가야 하는 공적 연금, 보육료 지출 등도 줄일 여지가 있는지 해외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의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총지출(638조7000억 원) 중 의무지출과 경직성 지출은 457조4000억 원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지출을 줄였는데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건 세수가 그만큼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인 세수 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세수 체계 전반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을 1년 전보다 2.8%만 늘리며 고강도 긴축에 나선 바 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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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차 접근땐 파란불… 긴급차 우선신호, 출동시간 40% 빨라져

    올 1월 경기 부천에서 임산부를 이송하던 구급차가 황색신호에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해 구급대원 3명이 다쳤다. 지난해 8월엔 충남 천안의 한 교차로에서 구급차와 승용차가 충돌해 구급차에 타고 있던 보호자가 숨지고 구급대원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의 교통사고가 매년 200건 넘게 발생해 190여 명이 다치거나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고의 약 절반이 교차로에서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응급 환자를 이송하거나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하던 긴급자동차를 일반 차량이 미처 피하지 못한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현재 일부 교차로에 설치돼 운영 중인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스템은 긴급자동차가 출동할 때 교차로 신호를 자동으로 파란불로 바꿔 출동 속도를 높이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소방자동차 사고, 매년 200건 이상 발생 현행법상 소방차와 구급차 등은 ‘긴급자동차’로 분류돼 긴급 출동 시 신호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일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총 672건의 긴급자동차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연평균 224건으로, 매년 19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구급활동 중 일어난 사고가 437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119건)가 뒤를 이었다. 도로 유형별로는 전체의 47%가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소방차나 구급차 등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긴급자동차로 분류된다. 도로교통법 제29조에 따르면 일반차량 운전자는 교차로나 그 부근에서 긴급자동차가 접근하는 경우 교차로를 피해 일시 정지하거나, 긴급자동차가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 차량이 소방차 등을 발견하지 못한 채 주행하다가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일반 차량의 속도가 빠를수록 운전자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전방의 시공간 범위도 좁아져 긴급자동차와 부딪칠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출동 시간 줄이고 안전도 지킨다 소방청과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은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 시스템은 소방차 등의 이동 경로에 따라 교차로 신호를 일시적으로 제어한다. 소방차 등이 요청할 경우 교차로의 신호등이 모두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이 시스템이 설치된 경기 의왕시 지역에선 실제 소방차의 출동 시간이 40%가량 빨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의왕소방서 협조로 소방 펌프차에 탑승해 확인한 결과 시스템을 켜지 않고 소방서에서 약 4.9km 떨어진 롯데마트 의왕점으로 출발하자 총 12분 11초가 걸렸다. 의왕소방서 관계자는 “이 지역은 군포나 안양 등으로 빠져나가는 차가 많은 구간이라 항상 막힌다”며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거의 멈춰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탑승 때는 우선신호시스템을 켜고 출발했다. 소방차 내부 태블릿PC에 롯데마트 의왕점을 도착지로 지정한 후 ‘출동’ 버튼을 누르자 시스템이 실행됐다. 이어 펌프차가 주행하는 구간의 신호등마다 모두 파란불로 바뀌면서 7분 14초가 걸렸다. 시스템을 켜지 않고 출동했을 때보다 5분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시스템을 가동하면 긴급차량이 신호등의 200∼300m 거리로 접근할 때마다 즉각 파란색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소방관, 구급대원 등은 빠른 출동 시간과 안전 운행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의왕소방서 김태준 소방관은 “사이렌을 켜도 7분 안에는 절대 못 오는 거리인데, 시스템을 켜니까 무리하지 않고 빨리 올 수 있었다”며 “환자 이송, 화재 진압 등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빨리 출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빨간불에 가는 거랑 파란불에 가는 건 확실히 다르다. 소방관들과 구급대원들의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편차 큰 우선신호시스템 다만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일부 지역에만 많이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신호를 제어해야 하는 만큼 소방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 5월 말 기준 이 시스템은 전국 2만3967곳에 설치됐다. 경기(1만1179곳), 인천(3084곳), 부산(2189곳) 등 상위 세 곳이 전체의 약 68.6%를 차지했다. 반면 대구는 1곳에 불과했고, 광주(31곳), 울산(48곳), 서울(704곳) 등 대도시도 적은 편이었다. 전문가들은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구급대원 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우선신호 시스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화재, 구조, 구급 등 긴급 상황에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차량의 우선신호 도입은 필요하다”며 “출동 시간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소방차량의 교통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일부 지역뿐만 아니라 전 지역으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이동경로에 따라 교차로 신호를 일시적으로 제어해 긴급차량이 신호 제약 없이 무정차 통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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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렌 들리면 교차로 서행, 오른쪽으로 車붙여 길 터줘야

    재난 및 응급 상황에서 소방·구급차 등이 신속히 출동해 대처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관계 당국은 강조한다. 소방시설 주변엔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아야 하고, 교차로에서 사이렌이 들릴 경우 차량을 서행하는 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진압엔 7분, 심정지 환자 소생엔 5분이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이란 시민의 생명 보존과 재난 확산 제어를 위해 관계 당국이 대응해야 하는 한계시간이다. 이 시간을 지체할 경우 응급환자 소생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재난 확산 가능성은 높아진다. 먼저 차량 주정차가 중요하다. 비상소화장치 등 소방시설로부터 5m 이내나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도로, 소방차 전용 구역에는 절대 주차를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통행로와 소화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소방 당국은 불법 주정차 차량을 제거하거나 견인하는 등의 ‘강제처분’을 할 수 있다. 소방기본법 제25조에 따라 강제처분된 차량은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시민들도 소방차 전용 구역에 5분 이상 불법 주차한 차량을 발견할 경우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차로와 도로에선 시민들의 ‘길 터주기’가 특히 중요하다. 교차로에서 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지나갈 경우 교차로를 피해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해 통행로를 확보해 줘야 한다. 일방통행로는 우측 가장자리에 정지하면 긴급차량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사이렌이 들린다면 신호등이 파란불이더라도 일단 서행하면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 긴급차량이 지나간다면 편도 1차선 도로는 우측 가장자리로 붙어 최대한 진로를 양보하고, 편도 2차선 도로는 긴급차량이 1차선으로 갈 수 있도록 2차선으로 이동하면 된다. 편도 3차선 이상의 도로에선 긴급차량이 2차선으로 갈 수 있도록 일반차량은 1차선이나 3차선으로 양보해 운전해야 한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이 대폭 확대돼야 하지만 대도시의 경우 정체 구간이 많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시민들의 길 터주기 협조와 불법 주정차 문제 해결 등이 일단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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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돌아온 ‘기재부 전성시대’…장관급에 기재부 출신만 5명 포진[세종팀의 정책워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명하고 환경부 장관에는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을 발탁했습니다. 국무총리와 경제수석에 이어 금융위원장과 환경·복지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요직에 기재부 출신이 줄줄이 자리하게 된 겁니다. 그야말로 ‘기재부 전성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현직 차관이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한 건 2013년 신제윤 전 위원장 이후 약 11년 만입니다. 김병환 후보자는 1971년생으로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1958년생)보다는 13살이나 어려 청문회를 통과해 공식 취임하면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됩니다. 기재부에서는 금융정책, 거시 경제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경제 관료입니다. 정치인이나 학자 출신이 맡아왔던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정통 예산·재정 관료 출신인 김완섭 전 차관이 오른 것도 이례적이라고 평가됩니다. 기재부 출신이 환경부 장관에 오르는 건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조경규 전 환경부 장관이 발탁된 이후 약 8년 만입니다.이날 지명된 인사를 포함하면 중앙 부처 부총리급 혹은 장관급에 기용된 기재부 출신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까지 총 5명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도 역시 기재부 출신입니다.차관급을 포함하면 기재부 출신 정부 주요 인사는 더 늘어납니다. 기재부 산하 4대 외청 중 국세청을 제외한 3곳(관세·조달·통계청)의 수장을 기재부 출신인 이형일 통계청장과 임기근 조달청장, 고광효 관세청장 등이 맡고 있습니다. 기관 수장으로 외부 전문가를 기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던 곳들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이 자리한 셈입니다. 타 부처 차관급 중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기재부 예산실 출신의 류광준 본부장이 재임 중입니다.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정부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18개 중앙부처 장관급 중 4자리를 기재부 출신이 차지하기도 했죠.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기조가 달라졌습니다. 기재부 관료보다 학계나 정치권 출신을 선호하면서 ‘기재부 패싱’ 논란이 불거질 정도였습니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는 기재부 출신 인사가 다시 중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6월 개각 때 농식품부와 해수부 차관에 기재부 출신을 앉혔고, 관세·조달·통계청 수장에도 기재부 출신이 자리했죠. 향후 이런 흐름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 타 부처 고위직에 임명하기 위해 검증이 진행 중인 기재부 출신 고위 관료도 여럿이죠. 윤 정부가 집권 후반기 공직 기강을 잡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추후 이어질 개각에서 기재부 출신들을 추가로 중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기재부를 제외한 부처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 관련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재부 출신들로 요직을 채운 탓에 조직 사기가 떨어지고 내부 승진 적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죠. 한 정부 부처 사무관은 “과장급 이하 직원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결국 정부 내 주요 요직은 기재부 몫이라는 박탈감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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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업상속 공제한도 2배로… 토일월 쉬는 ‘월요 공휴일’ 도입 검토

    정부가 배당을 늘린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고 주주가 내야 하는 배당소득세도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업의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때 20%를 할증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상속세 개편도 공식화했다. 3일 정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정부는 혁신 생태계 강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 환원을 기존보다 늘리면 5% 초과분의 5%를 법인세에서 세액 공제하고 주주의 배당소득은 기존보다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하면서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주주 환원을 최근 3년 평균보다 5% 이상 늘릴 경우에 밸류업 기업으로 보고 이 같은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을 줄 계획이다. 또 정부는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속세 제도도 큰 폭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을 제외한 기업의 최대주주는 보유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그 가치를 20% 높여 평가하면서 기업들이 과도한 세 부담을 호소해 왔는데 이 같은 할증 평가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밸류업 기업’ 등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의 대상과 한도도 크게 넓히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개편은 모두 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팬데믹 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들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도 공개했다. 정책자금 상환기간 연장 등 14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과 10조 원 이상의 새출발기금 확대 방안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소상공인에 대한 전기료 지원 확대와 배달 수수료 및 임차료 부담 경감, 점포 철거비 지원 확대 방안도 담겼다. 윤 대통령은 “포퓰리즘적 현금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으로 충분한 지원을 펼치고 구조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배당 늘리면 법인세 감면… 최대 주주 상속할증 폐지[하반기 경제정책방향]기업 밸류업-역동경제 로드맵주주 배당소득세 부담 낮추기로… 1200만원 배당 때 10만원 줄어野 “부자 감세” 반발 법개정 미지수… 신정-현충일 대체휴일 추가도 추진정부가 주주 환원을 늘린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고 주주가 내는 배당소득세도 감면해 주기로 한 것은 고질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방안이 실현되면 기업이 배당을 종전보다 20% 늘리면서 1200만 원을 배당받게 된 주주의 배당소득세는 168만 원에서 158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의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받을 때 20%의 할증 세율이 폐지되는 등 가업상속 부담도 줄어든다. 다만 이를 위한 실제 세법 개정은 국회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의 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 증가분의 5%만큼 법인세 깎아준다 정부는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서 주주 환원 증가 금액에 대해 5%의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예컨대, 직전 3년 동안 연평균 1000억 원을 배당하던 A사가 배당을 1200억 원으로 늘릴 경우 7억5000만 원의 법인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늘어난 배당 200억 원 가운데 기존 평균 배당액 1000억 원의 5%(50억 원)를 초과하는 150억 원에 대해 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금부터 주주 환원을 더 많이 하는 기업들에 법인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기업의 행동을 바꾸는 방향의 세제 설계”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처럼 배당을 늘린 회사로부터 배당받는 주주의 배당소득세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올해 A사의 한 주주가 1000만 원의 배당을 받았는데 A사가 내년도 배당액을 늘리면서 1200만 원을 받게 될 경우 증액분인 200만 원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율을 기존의 14%가 아니라 9%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이 주주의 내년도 배당소득세는 기존의 168만 원에서 158만 원으로 10만 원 낮아지게 된다. 또 배당소득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인 2000만 원을 넘는 경우에도 증액분에 대해 최저 9%, 최대 25%까지의 세율만 적용받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A사로부터 올해 2000만 원의 배당을 받은 주주가 내년에 2400만 원을 받는 경우에도 배당소득세가 336만 원에서 316만 원으로 작아진다.● “법률 개정 필수… 야당 손에 달려 있어” 이날 정부는 기업의 상속을 돕기 위해 마련된 가업상속공제의 범위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중소기업과 연 매출액 5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전체 중소·중견기업으로 대상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공제 한도 역시 최대 600억 원에서 1200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혜택은 주주 환원율이 같은 업종 평균보다 120% 이상인 밸류업 기업과 투자 또는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이 큰 스케일업 기업, 기회발전특구에서 창업한 기업 등에 주어진다. 또 정부는 20%의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을 폐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내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이지만 기업의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때는 이 세율에 20%를 할증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60%의 최고 세율이 적용돼 왔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들을 이달 말 세법 개정안에 담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계획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 환원 증가분에 대한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감면과 가업상속공제 확대,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 폐지 모두 법률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 폐지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대표적인 ‘부자 감세’ 사례로 지목하고 있다. 주주 환원 확대에 따른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감면의 경우 그 폭이 크지 않은 데다 3년 한시 조치로 설계돼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피 먼데이’ 도입 검토 한편 정부는 특정 공휴일을 ‘날짜’ 대신 ‘요일’로 지정하고 신정(1월 1일) 등을 대체공휴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고 주말과 붙여서 쉴 수 있는 연휴를 최대화해 내수 활성화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날짜 그 자체의 의미가 크지 않은 공휴일을 요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어린이날(5월 5일), 한글날(10월 9일) 등이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한글날을 날짜 대신 ‘10월 둘째 주 월요일’로 하면 주말을 포함해 연휴를 3일 보낼 수 있게 된다. 날짜 대신 요일로 지정하는 ‘요일제 공휴일’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1971년 ‘월요일 공휴일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일본도 2000년 ‘해피 먼데이 제도’를 통해 성인의 날을 비롯한 4개 공휴일을 월요일로 지정해 연휴를 늘렸다. 이와 함께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은 2013년 대체공휴일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현재 신정(1월 1일)과 현충일(6월 6일)은 대체공휴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요일제 공휴일 도입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대체공휴일 지정은 정부가 시행령만 고치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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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추심 피해 가족-지인에도 무료 법률서비스

    정부가 불법 사금융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확대·개편한다. 정부가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는 채무자 대리인 제도의 지원 대상을 피해자 가족과 지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채무자 대리인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무료로 불법 사채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선임돼 추심에 대응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대신해 주는 제도다. 기존에는 불법 사채 채무자 본인만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법 추심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 우려가 있는 채무자의 가족·지인 등도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채무자 대리인 제도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5%가 ‘채무자 대리인 사업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사유로는 ‘불법 사금융 피해 대응 방법을 습득할 수 있어서’(5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물가 불안 품목 등에 대해 ‘소비자 물가 감시 리포트’를 매 분기 발표해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을 방지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에 용량을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나 원재료 가격 인하에도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한 품목들이 담길 예정이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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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추심 피해 가족·지인도 무료 법률 서비스…‘채무자 대리인 제도’ 확대 개편

    정부가 불법 사금융 피해자 지원을 위해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확대·개편한다.정부가 3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채무자 대리인 제도의 지원 대상을 피해자 가족과 지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채무자 대리인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무료로 불법 사채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선임돼 추심에 대응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대신해 주는 제도다. 기존에는 불법 사채 채무자 본인만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법 추심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 우려가 있는 채무자의 가족·지인 등도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앞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채무자 대리인 제도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5%가 ‘채무자 대리인 사업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사유로는 ‘불법사금융 피해 대응 방법을 습득할 수 있어서’(5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이와 함께 정부는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물가 불안 품목 등에 대해 ‘소비자 물가 감시 리포트’를 매 분기 발표해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을 방지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나 원재료 가격 인하에도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한 품목들이 담길 예정이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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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 외환거래 첫날… 거래량 양호, 변동성 우려 지워

    “해외 지표가 발표되는 시간대에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장에 큰 영향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됐습니다.” 2일 18년 차 외환 딜러인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거래 시간이 오후 3시 반에서 익일 오전 2시로 연장된 첫날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단순히 외환시장 개장 시간의 연장만으로 환율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6.7원) 대비 7.1원 오른 138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외환거래 시간이 연장되면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거래량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시행 첫날 야간에는 주간보다 거래량이 적었지만 양호한 수준이었고, 가격 왜곡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은 총 125억7000만 달러(약 17조4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날 오후 3시 반 이후 거래량은 24억6000만 달러로 하루 거래량의 20% 정도였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다른 통화들도 야간 시간에는 거래량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음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며 “매도·매수 가격 간 차이(호가 스프레드)도 오후 3시 반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유지되는 등 시장 유동성이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와 유동성이 늘어 야간 거래가 활성화될수록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가 많아지면 해외지표가 시장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외환거래 시간 연장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등 외환 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전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 인피니티 서울’ 외환 거래실(딜링룸)을 방문해 거래 상황 등을 점검했다. 최 부총리는 “제도 개선의 조기 안착을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조성하는 등 국내 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외환 건전성 부담금 감면과 연계된 선도은행 제도 개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외환시장 개방에 따라 야간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은 숙련된 인력을 야간에 배치하고 지난해부터 외환거래 시간 연장에 대비해 시스템을 정비한 덕에 비상 상황에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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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 경제수장들 “과감한 규제-구조개혁 필요”

    전직 경제수장들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규제·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역대 경제 부총리·장관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전윤철·유일호 전 부총리와 김병일·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강만수·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을 비롯해 김병환 1차관, 김윤상 2차관 등 기재부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거시 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구조적인 문제의 누적으로 인해 역동성 저하에 직면해 있다”며 “세제 개편, 재정 건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직 부총리와 장관들은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체질 개선을 위해 물가 안정과 내수 진작, 과감한 규제개혁 및 구조개혁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을 제시하며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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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이륜차 번호판 키우고 단속장비 확충… 전문가 “앞번호판 의무화로 경각심 높여야”

    정부가 오토바이 등 이륜차 번호판 크기를 키우고, 후면 번호판도 단속하는 등 이륜차 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륜차 앞쪽에 번호판을 다는 방안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륜차 앞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륜차 후면 번호판 규격 및 문자 크기를 확대하기로 하고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9월 개정할 계획이다. 또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장비를 지난해 342대에서 올해 529대로 확대하기로했다. 이륜차에 대한 단속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활용 첨단 무인단속카메라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 관련 사망자가 392명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 사망자 2551명의 15.4%에 이른다”며 “등록된 이륜차 대수에 비하면 일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2018∼2022년 교통사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이륜차(2.5%)가 일반 자동차 등 사륜차(1.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2022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과속으로 인한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은 14%에 달했다. 이륜차가 과속할 경우 사고에 대처할 시간이 짧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는 이륜차 과속 및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번호판 부착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명찰 효과’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단속 카메라는 앞번호판만 인식하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이륜차의 뒷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앞번호판이 도입될 경우) 단속 효율도 올라가고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명찰 효과’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일정 배기량 이하의 오토바이부터 앞번호판 부착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거나 안전교육을 받은 이륜 차주에 대해 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올 4월 발간한 ‘이륜차 안전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험 적용’ 보고서에서 “정부와 보험회사 차원에서 조향장치 감지 기술 등 안전기술을 적용한 이륜차나 정부의 안전교육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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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킥보드 넘어지자 AI센서가 충격 감지… 90초만에 사고 접수

    충북 옥천군 옥천읍 마암리 과선교 사거리에서 지난달 두 명의 여중생이 함께 탑승하고 있던 전동 킥보드와 자동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중생 한 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창원시에서도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타던 고등학생 2명이 차에 치였는데 이 중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늘면서 이처럼 관련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전장비 미착용, 무면허 운전, 2인 이상 탑승 등 현행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PM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동작 감지기(모션 센서)를 활용하는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 등이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려면 PM 법정 최고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폭증하는 PM 사고, 보험은 사각지대 경찰청에 따르면 PM 사고는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 지난해 2389건으로 매년 늘었다. 2018년 사고 건수가 225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5년 새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령대별로 10대의 사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동아일보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PM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는 2021년 3531건이었다. 이어 2022년 1만3365건, 지난해 2만68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0대 이용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 역시 같은 기간 549건에서 1032건, 1021건으로 증가 추세다. 10대는 원동기 면허 등을 취득할 수 없는 연령대라서 사실상 대부분 무면허 운전자다. 경찰 등 정부 기관이 국내에서 운행하는 PM이 몇 대가 있는지 공식 통계조차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전동 킥보드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자유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별도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또 개인이 구입하는 전동 킥보드는 공식 번호판을 발급받지 않기 때문에 몇 대가 판매되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사고가 폭증했지만 PM 이용자들은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자동차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PM을 자동차로 규정하지 않아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대여업체가 보험사 간 맺은 단체보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기기 고장에 따른 이용자 피해만 보상해 주는 형태다.● “AI 모션 센서로 사고 위험 감지” 업계에서는 AI 모션 센서를 PM에 탑재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근 모빌리티 안전관리 서비스 스타트업이 개발한 안전관리 시스템 ‘라이더로그’가 대표적이다. 라이더로그는 PM에 탑재된 AI 모션 센서로 이동장치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고 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고 처리를 돕는다. 실제로 사고 상황을 가정해 라이더로그가 부착된 PM을 일부러 세게 넘어뜨리자 약 90초 만에 모니터링하는 곳으로 알림이 왔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는 “전동 킥보드에 충격이 발생하면 AI가 사고 여부를 판단해 본사에 알린다”며 “충격량, 속도, PM의 방향 등 데이터를 종합해서 사고 여부를 판단한다. 90초 이내에 다시 일어나거나 운행을 시작하면 가벼운 사고라고 판단해 사고 접수를 취소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모니터링 시스템에는 실제 발생한 5건의 사고 발생 내용이 해당 PM의 이동 경로에 따라 표시돼 있었다. 구간별 주행 속도와 급가속, 과속 여부 등 세부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모션 센서 기술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향후 PM은 물론 이륜차 위험운전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지방에서 트랙터나 경운기 등에도 부착해 고령 운전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M 속도 상한 낮춰야” 전문가들은 현재 시속 25km로 설정된 PM 제한 속도를 낮춰야 중대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PM 관련 실험을 진행한 결과, PM 속력을 시속 25km에서 20km로 낮추면 정지거리가 26%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지거리는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전방의 돌발 상황을 인지한 지점부터 멈출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가리킨다. 시속 25km일 때 정지거리는 약 7m, 20km는 5.2m였고, 10km는 2.4m로 급감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25km인 제한 속도를 20km로 낮추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앞다퉈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공유 서비스 업체인 ‘스윙’은 자체적으로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췄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동 킥보드는 이용자가 서 있는 상태로 타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높고, 바퀴가 작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최고 속도를 하향하고 사고 위험이 큰 야간 시간대에는 추가로 속도를 제한해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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