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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선제타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전술핵 운용 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여가자 여권에서 전술핵 재배치론이 부상하고 있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남북이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하기 직전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배치했던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것(전술핵 재배치)과 연결짓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우리도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당과 조율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고 진화했지만 여권 내에선 핵무장론에 대한 공론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실도 북핵에 대응할 모든 방안에 대해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정세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와도 달리 상당히 엄중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 여론 등을 감안할 때 핵무기를 다시 들여놓는 건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며 “아직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며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전술핵 재배치론에… 정부 “모든 옵션 검토” 논의 가능성 열어 북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위기감당국자 “전술핵 현재는 후순위” 전제대통령실선 시인도 부인도 안해尹, NPT 유지 생각엔 변함없는 듯野 “전술핵 재배치 부적절” 반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뭘 할 수 있을지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검토하게 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치·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전술핵 재배치론과 관련해 “한미 조야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여권 내에서는 대북 강경론이 분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자세를 보이며 공론화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는 분위기다.○ 정부 “모든 옵션 검토, 다만 후순위”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한미 확장 억제의 획기적 강화에 주안점을 두면서 여러 옵션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8월 17일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보다 상당히 엄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당시에는 윤 대통령이 일각의 핵 보유나 핵 균형 주장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낼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지만 지금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특히 대북 강경책에 대한 논의가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11일 발언에는 평소 본인의 생각이 담겨 있다”며 “전략적으로 다목적 의도가 있다”고 했다. 다만 NPT 체제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 고위 당국자도 “한국이 미국과 협의할 때는 여러 장벽이 있고, 실질적으로 전술핵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전술핵 재배치는) 후순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 vs “친일 발언 덮는 속셈”이 같은 기류를 감안한 듯 여당에서는 대북 강경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을 전제로 했지만 집권 여당 사령탑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여기에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핵에 대해 재래식 무기로는 이길 수가 없으니 결국 우리 스스로도 핵 능력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며 자체 핵무장론까지 거론했다. 정치권에선 안보 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정 위원장이 먼저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사전 교감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 “가능성이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반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라디오에서 “미국과 확장 억제 정책을 하면 미사일 투발 수단을 꼭 한반도에 안 갖다 놓더라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정 비대위원장의 친일 논란 발언을 덮기 위한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인의 실수를 다른 새로운 이슈를 제기해 덮으려고 하는 정치적 속셈”이라고 지적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으로서 현재 이렇다 저렇다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아주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해서 잘 대비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지금 핵을 꾸준히 개발하고 고도화시켜 나가면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핵으로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술핵 재배치에 명확하게 선을 그어 왔던 그간의 입장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각의 핵 보유나 핵 균형 주장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낼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핵무력 법제화’와 잇단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핵무장론에 대한 검토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상황들이 전개될지 지금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점을 함께 포함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기존의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핵에는 핵’ 전술핵 재배치론 부상… 비핵화 고수하는 美는 부정적 국내외서 “북핵 임계치 넘었다” 평가재래식 전력만으론 북핵 억제 어려워… 전술핵 재배치-NATO식 핵공유 거론비핵화 원칙에 위배… 美 추진 힘들듯… 日-대만까지 ‘핵배치 도미노’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대응해 ‘핵무장 옵션’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잠수함, 열차는 물론이고 저수지에서도 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는 등 북한의 핵위협이 사실상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만큼 핵은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핵위협이 임계점을 돌파했다” “비핵화 협상은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재래식 전력에 기반한 킬체인(선제타격) 등 한국형 3축 체계로는 북한의 핵도발 억지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정부가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군 연구기관 관계자는 “유사시 북한의 핵공격을 기정사실로 보고, 이에 대비한 핵억지력 구축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실적 제약이 큰 독자 핵무장을 제외한 전술핵의 다양한 재배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가장 먼저 1990년대 초 한반도에서 철수했던 전술핵을 주한미군에 재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북한에 핵으로 한국을 공격하면 즉각적으로 ‘핵 반격’을 받게 된다는 경고가 되고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더 확실히 보장받는 효과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의 전술핵은 미국의 전략 핵보복을 보장하는 ‘핵 인계철선(nuclear trip wire)’ 역할을 할 것이고, 이는 북한의 핵도발 억지에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핵무기 공유협정’을 체결해 주한미군 기지에 전술핵을 배치한 뒤 유사시 한국 공군의 전투기에 실어서 투하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특히 우리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에 전술핵을 탑재할 경우 북한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어 억지 효과는 더 커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위배되고, 비확산 기조를 고수하는 미국이 섣불리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면 기존 확장억제 전략이 북핵 억지에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고, 일본과 대만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배치를 요구하는 등 역내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을 미국이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수단과 방식으로 전술핵 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미가 비핵화 협상 시한을 북한과 주변국에 통보한 뒤 북한이 끝내 핵을 고수할 경우 전술핵을 한반도와 그 주변에 반입하는 ‘조건부 한시적 재배치’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정밀 타격이 가능한 저위력 핵무기를 장착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이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주변에 상시 순환 배치해 미국의 핵보복력을 시험하려 하지 말라는 경고를 북한에 보내는 방안도 제기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돼도 미국이 전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므로 핵확산과 무관하다”며 “북한의 핵공격을 억지하려면 전술핵 반입을 포함해 어떤 형태로든 한국의 핵대응력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80·사진)를 임명했다.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3선의 경북 구미시장, 3선의 경북도지사를 지내 대구·경북(TK) 기반이 탄탄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경북지역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도왔다. 민주평통 의장은 대통령이지만, 부총리급인 수석부의장이 실질적으로 조직을 총괄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정력은 물론이고 정치력까지 겸비한 행정·정치계의 원로”라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으로서 현재 이렇다 저렇다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아주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해서 잘 대비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지금 핵을 꾸준히 개발하고 고도화시켜 나가면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상대로 핵으로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술핵 재배치에 명확하게 선을 그어왔던 그간의 입장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는 앞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각의 핵 보유 주장에 대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는 항구적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라면서 “어떠한 상황이 되더라도 확장억제를 더욱 실효화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핵 선제 공격 법제화’와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로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전술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언급이 핵무장론에 대한 재검토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상황들이 전개될지 지금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점을 함께 포함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지금까지의 입장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김관용 전 경북지사를 임명했다.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3선의 경북 구미시장, 3선의 경북도지사를 지내 대구·경북(TK) 기반이 탄탄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경북지역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도왔다. 민주평통 의장은 대통령이지만, 부총리급인 수석부의장이 실질적으로 조직을 총괄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신임 수석부의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정력은 물론 정치력까지 겸비한 행정·정치계의 원로”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어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민주적 평화 통일을 위한 정책 자문과 관련해 국내외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범민족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핵대응’ ‘핵공격’을 거론하며 남한에 대한 노골적 협박을 이어갔다. 최근 잇단 도발이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맞대응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입장을 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대신 대통령실은 전날에 이어 한미 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없는 한국으로선 이것 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한미일 3각 공조가 유일한 선택지”“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최근의 안보 상황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닌 현실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이 이날 ‘동북아 안보 현실’을 거론한 것은 최근 보름 새 7차례나 반복된 북한의 핵위협을 바라보는 대통령실 내부 인식이 반영돼 있다. 대통령실은 최근의 안보 정세를 핵보유국과 핵 미보유국 간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초유의 상황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사용 시사,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에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의지까지 자칫 치명적인 ‘도발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는 말보다 동북아 안보 지형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가 약속한 핵 비확산체제(NPT)를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유일한 선택은 한미 동맹 강화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이라는 게 윤석열 대통령과 안보라인의 판단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으로 국민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대통령실은 한미 간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핵심 안보 전략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美 확장억제’는 환상” 우려 속 핵무장론까지북한은 지난달 7일 핵무력 선제타격을 위한 법제화에 나선 이후 약 한 달간 실전 전력 완성에 힘을 쏟았다. 북한의 대남 선제타격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는 4년 8개월 만인 지난달 재개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제타격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북한의 선제공격 위협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때 미국이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식의 확장억제는 이미 현실적인 위협이 된 북핵에 맞설 자위적 수단이 되기 힘들다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핵무장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줄곧 반대하는 전술핵무기 주한미군 재배치를 1차적으로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체 핵무장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핵무장은 물론이고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수차례 선을 그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북핵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은 이미 효용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북한이 대화는커녕 핵무력 강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로드맵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이 각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정기획수석실은 최근 각 부처로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 진행 상황을 일제 점검하고, 연말까지 중점 추진할 국정과제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국정과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연말까지 챙겨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윤 대통령 취임 첫해 국정성과를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굵직한 국정과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데는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상당수는 국회 입법을 통해서만 추진될 수 있는데, 여소야대 지형에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로 여야 대치가 한층 격렬해졌기 때문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핵대응’ ‘핵공격’을 거론하며 남한에 대한 노골적 협박을 이어갔다. 최근 잇단 도발이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맞대응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입장을 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신 대통령실은 전날에 이어 한미 동맹과 한미알 3자 안보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없는 한국으로선 이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한미일 3각 공조가 유일한 선택지”“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최근의 안보 상황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닌 현실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이 이날 ‘동북아 안보 현실’을 거론한 것은 최근 보름새 7차례나 반복된 북한의 핵위협을 바라보는 대통령실 내부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최근의 안보정세를 핵 보유국과 핵 미보유국 간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사용 시사,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에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의지까지 자칫 치명적인 ‘도발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는 말보다 동북아 안보 지형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가 약속한 핵 비확산체제(NPT·핵확산금지조약)를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유일한 선택은 한미 동맹 강화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이라는 게 윤석열 대통령과 안보라인의 판단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협력으로 국민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대통령실은 한미 간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핵심 안보 전략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美확장억제’는 환상” 우려 속 핵무장론까지 북한은 지난달 7일 핵무력 선제타격을 위한 법제화에 나선 이후 약 한 달 간 실전 전력 완성에 힘을 쏟았다. 북한의 대남 선제타격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는 4년 8개월 만인 지난달 재개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제타격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북한의 선제공격 위협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때 미국이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식의 확장억제는 이미 현실적인 위협이 된 북핵에 맞설 자위적 수단이 되기 힘들다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핵 무장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줄곧 반대하는 전술핵무기 주한미군 재배치를 1차적으로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체 핵무장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핵무장은 물론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수차례 선을 그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북핵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은 이미 효용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북한이 대화는커녕 핵무력 강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로드맵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이 각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정기획수석실은 최근 각 부처로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 진행 상황을 일제 점검하고, 연말까지 중점 추진할 국정과제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국정과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연말까지 챙겨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윤 대통령 취임 첫 해 국정성과를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굵직한 국정과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데는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상당수는 국회 입법을 통해서만 추진될 수 있는데, 여소야대 지형에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로 인해 여야 대치가 한층 격렬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자체 분석 결과 국정과제와 관련된 법 재·개정안 제출은 70% 이상 이뤄진 상태다.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응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할 입법도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 일치하는 부분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막힌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사진)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지사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부총리급인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역대 정권에서 주로 정치권 원로가 맡아왔다. 김 전 지사는 3선 경북도지사 출신으로 대구·경북(TK) 기반이 탄탄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경북지역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도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를 수석부의장에 내정했지만 이를 철회했다. 당시 김 전 대표가 ‘가짜 수산업자’ 사건에 연루된 점이 재검토 이유로 거론됐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서 고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김 전 대표 발탁을 두고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컸다는 얘기도 나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지사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부총리급인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역대 정권에서 주로 정치권 원로가 맡아왔다. 김 전 지사는 3선 경북도지사 출신으로 대구·경북(TK) 기반이 탄탄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경북지역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도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를 수석부의장에 내정했지만 이를 철회했다. 당시 김 전 대표가 ‘가짜 수산업자’ 사건에 연루된 점이 재검토 이유로 거론됐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서 고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김 전 대표 발탁을 두고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컸다는 얘기도 나왔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6일 전화 통화를 통해 4일 일본 열도 위로 발사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비롯해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강화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대화는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의 약식회담 이후 2주 만으로, 25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일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북한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특히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선 “한미일 3자 간 안보협력은 물론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굳건히 연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바탕으로 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미일, 한일, 한미일이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안보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수시로 격의 없이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 회담 당시 한일 정상이 과거사 등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통화에서 안보 외 현안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여러 과제에 대해 짧게 얘기를 나눴지만 대부분은 북한 관련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엔 총회 때 (윤 대통령과) 얘기도 있었고 한일 외교당국 협의 논의도 이뤄지는 만큼, 양국 정상도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존 애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했다. 애퀼리노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제가 어디에 있든 바로 함정을 타고 이곳으로 오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조항을 담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 측 우려를 덜기 위해 협의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친서를 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브리핑에서 “어제(4일) 미국 IRA와 한미 동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친서를 받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서명한 친서에서 “IRA에 대한 윤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양국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한국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이 수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 의회 상·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해 행정부 수장인 미 대통령이 직접 친서를 통해서 우리 측 우려에 대해 분명한 이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친서의 성격에 대해 “양 정상이 지난달 런던과 뉴욕에서 여러 차례 만나 IRA와 관련해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윤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밝힌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美진출 韓기업 배려 의지 피력” “IRA 우려 알아” 尹에 친서대통령실 “韓기업 챙기겠다고 적어”IRA 세부지침서 ‘예외 적용’ 가능성“친서 보낼 줄 몰랐다” 분위기 고무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사진)은 친서를 통해서 IRA 시행으로 인한 한국 측 우려에 대한 이해를 재차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윤 대통령과 환담을 하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한미 간에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친서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IRA를 특정해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챙기겠다는 것을 직접 서신을 쓰고 친필로 서명함으로써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이번 친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명확히 언급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기업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밝힌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한국 기업을 배려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연말까지 IRA 세부 지침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예외 적용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5년 완공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최근 우리 정부 인사들을 만나 IRA와 관련해 “한국 측 의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순방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에 고무된 분위기도 있다. 그간 내부적으로 순방 성과가 적지 않았는데도 ‘비속어 논란’, ‘48초 환담 논란’ 등 각종 논란만 부각됐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48초 환담에서 IRA 등 핵심 현안이 제대로 전달됐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이러한 우려를 씻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보낼 줄은 우리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깜짝 친서’라는 얘기다. 이번 친서가 ‘양 정상 간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대해선 “양 정상 간 런던, 뉴욕 대화의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좀 더 분명히 뜻을 전해 왔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조항을 담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 측 우려를 덜기 위해 협의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브리핑에서 “어제(4일) 미국 IRA와 한미 동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친서를 받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서명한 친서에서 “IRA에 대한 윤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양국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한국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이 수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 의회 상·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해 행정부 수장인 미 대통령이 직접 친서를 통해서 우리 측 우려에 대해 분명한 이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친서의 성격에 대해 “양 정상이 지난달 런던과 뉴욕에서 여러 차례 만나 IRA와 관련해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윤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밝힌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서 IRA 시행으로 인한 한국 측 우려에 대한 이해를 재차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윤 대통령과 환담을 하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한미 간에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 방한한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친서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IRA를 특정해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챙기겠다는 것을 직접 서신을 쓰고 친필로 서명함으로써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이번 친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명확히 언급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기업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밝힌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한국 기업을 배려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연말까지 IRA 세부 지침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예외 적용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5년 완공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최근 우리 정부 인사들을 만나 IRA과 관련해 “한국 측 의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순방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에 고무된 분위기도 있다. 그간 내부적으로 순방 성과가 적지 않았는데도 ‘비속어 논란’, ‘48초 환담 논란’ 등 각종 논란만 부각됐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과 간 48초 환담에서 IRA 등 핵심 현안이 제대로 전달됐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이러한 우려를 씻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보낼 지는 우리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깜짝 친서’라는 얘기다. 이번 친서가 ‘양 정상 간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대해선 “양 정상 간 런던, 뉴욕 대화의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좀 더 분명히 뜻을 전해왔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는 국정감사 첫날인 4일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요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조사를 거부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성역은 없어야 한다”고 맞섰다. 국감장 곳곳에서는 이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며 문 전 대통령 조사 논란에 거리를 뒀다.○ 국감장 곳곳서 與野 충돌여야는 국감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기 직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회의에서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정치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정치 탄압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미 헛발질로 판명 난 북풍 논리를 빌미로 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보복 감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서면조사에 대해 무례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질문서 자체를 반송한 일이 있었다”며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권을 가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각 상임위 국감 현장에서도 여야 간 설전이 이어졌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국감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는 여야의 ‘피켓 대치’로 인해 53분 ‘지각 개의’했다. 국감 시작 전 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 앞면에 ‘정치 탄압 중단하라’고 적은 종이 피켓을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노(NO), 민생국감 예스(YES)’라고 쓰인 종이를 붙이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여야는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중재로 피켓을 철거한 후에도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최근 정부 여당이 특정 사정기관을 내세워 정치적 꼼수를 부려 국면을 전환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보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게 법사위 의사진행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감사와 수사에 성역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감사원이) 마치 문 전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낙인 찍기식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직후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군 당국의 첩보 내용이 보고된 당시 회의록을 공개하면 국민적 의혹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군이 제대로 조치했는지 군의 보고를 받고 문 전 대통령이 어떻게 했는지 전반적인 사항을 감사하는 것을 정치 탄압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尹 “언급 적절치 않아” 말 아껴윤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것에 대해선 “일반적인 원칙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는 국정감사 첫날인 4일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요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조사를 거부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성역은 없어야 한다”고 맞섰다. 국감장 곳곳에서는 이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국감장 곳곳서 與野 충돌 여야는 국감을 본격 개시하기 직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회의에서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정치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정치 탄압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미 헛발질로 판명 난 북풍 논리를 빌미로 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보복 감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서면조사에 대해 무례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질문서 자체를 반송한 일이 있었다”며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권을 가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각 상임위 국감 현장에서도 여야 간 설전이 이어졌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국감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는 여야의 ‘피켓 대치’로 인해 53분 ‘지각 개의’했다. 국감 시작 전 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 앞면에 ‘정치 탄압 중단하라’를 적은 종이 피켓을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노(NO), 민생국감 예스(YES)’라고 쓰인 종이를 붙이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여야는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중재로 피켓을 철거한 후에도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최근 정부여당이 특정 사정기관을 내세워 정치적 꼼수를 부려 국면을 전환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보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게 법사위 의사진행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감사와 수사에 성역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도 “감사원이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조사자로 다루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감사원이) 마치 문 전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낙인찍기식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직후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군 당국의 첩보 내용이 보고된 당시 회의록을 공개하면 국민적 의혹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군이 제대로 조치했는지 군의 보고를 받고 문 대통령이 어떻게 했는지 전반적인 사항을 감사하는 것을 정치 탄압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다.●尹 “언급 적절치 않아” 말 아껴 윤석열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면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강조했던 것에 대해선 “일반적인 원칙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대통령실은 4일 오전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대통령실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 상임위를 개최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중 임석해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 23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500여 km, 고도는 970여 km, 속도는 약 마하17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대통령실에 따르면 NSC 참석자들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을 비롯해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묵과될 수 없으며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북 억제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NSC 개최 직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제가 10월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도 밝혔습니다만은 이런 무모한 핵도발은 우리 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국제사회의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어 NSC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이번 도발이 유엔의 보편적 원칙과 규범을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지적했다. 또 북한의 도발에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과 미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상응하는 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은 한미일을 포함한 역내외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말하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북핵ㆍ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수준을 높여가기 위한 협의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긴급 NSC 상임위에는 김 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기웅 통일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합참에 따르면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사진)를 29일 지명했다.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8월 8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으로 사퇴한 지 52일 만이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거쳐 최종 임명된다면 10년 만에 교육부 수장에 복귀하는 것이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 내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 정부,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한 미래인재 양성, 교육격차 해소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학자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 설계자로 꼽힌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을 거쳐 2010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교과부 장관으로 활동했다. 당시 자율형사립고 신설, 입학사정관제 도입,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전수 실시 등을 주도했다. 이주호, 10년만에 교육장관 컴백… 野 “교육 양극화 장본인” 이주호 교육장관 지명교육수장 공백 52일만에 후임 지명MB때 자사고 신설 등 정책총괄KDI 교수로 “교육부 축소” 주장교총 “유초중등 교육방안 밝혀야”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데는 앞서 두 차례 잇단 교육부 수장 낙마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인철 전 후보자는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논란으로 5월 3일에, 박 전 장관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으로 지난달 8일 각각 자진 사퇴했다. 현 정부 출범 4개월이 넘도록 교육부 수장 공석 사태가 빚어지면서 윤 대통령은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 장벽을 넘은 적 있고, 교육계와 행정부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이 후보자를 발탁했다.○ MB정부 교육 정책 총괄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 지명 전 다양한 교육 전문가를 후보군으로 물색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고사하거나 부적격 사유가 발견돼 지명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말하면 거의 다 고사를 하더라”면서 “교육부 장관 하실 분들은 나이도 드시고 사회의 명성도 있으신 분이 많은데, 지금처럼 이렇게 털이식 (청문회를) 하면 그게 상당히 부담이 돼서 가족들도 다 반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교육 정책을 총괄했다. 이 기간 동안 경쟁과 성과 위주의 정책을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사고 확대를 골자로 하는 ‘고교 다양화 300’ 정책과 기초학력을 평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대표적이다. 교과부 장관 시절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부실 사립대 퇴출과 국공립대 통폐합도 추진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28일 만에 사퇴했다.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를 출범시킨 교육감 선거 자문 원로회의에 기획의원으로 참여하다 직접 출마하는 바람에 보수 후보 간 난립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마 당시 이 후보자는 ‘좌편향 교육 방지’를 내걸고 혁신학교 폐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교육을 강화하는 ‘서울형 교과서’ 개발 등을 공약했다. 초중고교에 인공지능(AI) 보조교사 도입, 반값 방과후 학교, 유아·초등생 대상 온종일 돌봄 확대 공약도 내놨다.○ ‘교육부 수술’ 나서나…교육계 촉각교육계의 관심사는 그동안 교육부 축소론을 주장해 왔던 이 후보자가 ‘교육부 수술’에 나설지 여부다. 그는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을 없애고 입시는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이명박 정부 때도 교육부 폐지를 주장했다가 막상 교과부 장관이 되니 (대학 등에) 가장 세게 ‘그립’을 잡았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 안팎에선 ‘장관 시절 깐깐하고 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 다시 돌아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전직 교육부 관료는 “10년을 교육부 외부에서 지냈던 만큼 이번에는 대화와 논의를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장관 시절 추진한 교원평가, 무자격 교장공모 정책 등에 대해 학교 현장의 우려가 높았다”며 “유초중등 교육 지원 방안, 발전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쟁교육을 주장해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켰던 인물”이라면서 “윤 대통령께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 MB정부의 실패한 인사를 재활용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대구(61세) △대구 청구고 △서울대 국제경제학 학·석사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17대 국회의원 △대통령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과부 1차관 △교과부 장관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북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자 북한이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야간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닷새 만에 세 번째 미사일 무력시위이자 올 들어 최단 간격의 미사일 연쇄 도발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최전선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지난 70년 동안 남한에서는 번영하는 민주주의, 혁신, 경제적 번영을 봤지만 북한에서는 잔혹한 독재(brutal dictatorship), 만연한 인권 침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봤다”며 북한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미국과 전 세계는 더 이상 북한의 위협이 없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추구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역내 평화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은 철통같고 한미동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나선다면 핵우산 등 가능한 전력을 모두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현직 부통령이 DMZ를 찾은 것은 2017년 4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북한은 즉각 미사일 무력시위로 맞받아쳤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48∼57분경 평남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이 연이어 발사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음속 5배, 고도 50여 km로 약 350km를 날아가 함북 무수단리 알섬 일대로 향했다. 앞서 25일 평북 태천, 27일 평양 순안에서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계열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산기지를 출발한 지 2시간여 만에 미사일을 쐈다. 군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탄 에어포스 투(전용기)가 한반도 영공을 완전히 벗어난 시점에 맞춰 도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제재나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경고했다는 얘기다. 닷새 만에 야간 기습발사를 포함해 세 차례나 미사일을 연이어 쏘는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고조되면서 중장거리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발수를 늘리고 야간 기습발사에 이어 도발 간격을 최소화한 것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긴장 고조에 나섰다는 의미”라며 “연초처럼 다종다양한 미사일을 동원해 릴레이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 후폭풍으로 대통령실이 추진하던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국제사회에서 윤 대통령을 우습게 만들고,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내는 등 제1야당이 국민을 향해 힘자랑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나 존중을 보여야 대화가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후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용산 청사로 초청해 다자회동을 추진하려 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거듭 회담 제의를 한 것에 대한 ‘역제안’ 성격인 동시에 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 순방 성과를 보고하면서 국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려던 취지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번 순방을 ‘외교참사’로 지칭하는 등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이 같은 구상을 접은 것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