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이호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75

추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틈틈이 소설을 쓰며 스토리텔링에 천착한다. 숨소리까지 살아 숨쉬는 생생한 내러티브 기사가 넷플릭스 영상보다 가치 있는 컨텐츠라 믿는다.

hoh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문화 일반39%
음악29%
인사일반19%
문학/출판13%
  • 방문진 야권성향 이사 3인, 새 이사선임 효력 정지 신청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한 야권 성향의 현직 이사 3명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신규 이사 선임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권 이사장과 김기중, 박선아 이사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춰 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를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명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집행정지는 정부 기관이나 행정청이 내린 처분의 집행 또는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법원의 명령이다. 법원이 권 이사장 등의 신청을 인용하면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은 효력을 잃게 된다. 이들은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단 두 명의 찬성으로 이뤄진 방문진 이사 임명은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며 “합의제 행정기구에 요구되는 의사결정의 필수 요소인 ‘심의’도 거치지 않아 위법성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심위, 청소년 대상 ‘도박 온라인 정보’ 중점 모니터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접 도박 게임을 만들고 도박 사이트도 개설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정보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방심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소년이 직접 도박 게임을 만들고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는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을 양산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해당 정보들에 대해 불법 도박장 개설을 금지하는 형법을 적용해 적극적인 심의와 시정 요구 조치로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또 사행성이 확인되지 않는 단순 도박 정보라 하더라도 SNS 사업자에게 자율 규제를 요구해 청소년에 대한 노출을 신속히 차단할 예정이다. 방심위는 “해당 정보들이 자칫 청소년 대상 도박 자금 마련 창구가 될 수 있다”며 도박 사이트 제작 정보들이 유통되지 않게 엄중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통령실 “이진숙 탄핵, 北오물풍선 유사” 野 “정권 행태가 오물”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상대를 향해 “오물 탄핵” “정권 행태가 오물” 등 거친 말까지 주고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특히 대통령실에선 정혜전 대변인이 직접 “임기가 끝나는 공영방송 이사진 후임을 적법하게 임명한 것 말곤 없는데 이 같은 무도한 탄핵이야말로 반헌법적 반법률적 행태”라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상식적인 탄핵 남발을 정면 돌파해야 할 시점에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부패 비리 혐의자인 이 위원장은 1분 1초도 방통위원장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며 “이 위원장을 앞세워 ‘가미카제’(자살 특공대)식 인사 테러를 자행했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의 탄핵 공세에도 이 위원장은 전임 방통위원장들과 달리 사퇴하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정면 충돌로 ‘방통위 정상화’가 불투명해지는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눈 씻고 봐도 어느 하나 상식적인 것 없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에 민주당을 겨냥해 “임명 하루 만에 위원장을 탄핵하질 않나, 근무도 하기 전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들을 다음 주 국회에 부르겠다고 하질 않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느 하나 상식적인 게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 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라는 여권의 목적은 이미 해결해줬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방문진은 MBC 사장 인사권을 쥐고 있다. 이달 안에 방문진 이사회는 현 안형준 MBC 사장 해임 및 새 사장 선임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이 위원장의 역할은 끝났다는 취지다. 앞서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이상인 전 부위원장은 야당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꼭 방문진 이사 선임 등을 해결해서가 아니다”라면서 “EBS 이사진 선임이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등 주요 정책들에 대한 ‘일시 멈춤’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헌정 사상 초유의 ‘야당 폭주 릴레이’를 한 번은 끊고 가야 한다는 게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여권에선 헌재가 이 위원장 임명 하루 만에 발의된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낮고 심판 기간도 짧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안에 대한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논란에 대한 책임은 야당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통령실이 이사 명단 찍어 내려”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여론전에 나섰다. 황정아 대변인은 “83명의 이사 후보들을 2시간도 채 안 돼 심의하고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한 사람당 1분 30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심사해 놓고 정상적인 선임 절차라고 주장하느냐. 대통령실이 이사 명단을 찍어 내렸다는 제보까지 터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9일 ‘방송장악 청문회’를 열고, 이를 동력 삼아 국정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 적절성을 따지면서 이 위원장 탄핵 정당성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청문회에는 이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 28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여야는 이날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불출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어제 대통령실에서 멀쩡하게 임명장을 받았는데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진단서를 냈다”며 “과방위 회피용으로 ‘가짜 입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이 위원장의 상태는 의사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최 위원장이 멀쩡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육아 대디’ 수컷 물장군… 곤충의 일상 엿보기

    멸종위기 곤충인 ‘물장군’ 수컷은 유난히 육아에 지극 정성인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알이 붙어 있는 풀줄기를 앞다리로 감싸 안는다. 알이 햇빛에 마를세라 자기 몸에 물을 묻혀 알에 바른다. 햇볕이 뜨거울까 걱정돼 몸으로 그늘을 만든다. 또 수컷은 알과 알 사이를 뾰족한 주둥이로 벌려주기도 한다. 공기가 잘 통하게 해 알이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알을 낳는 건 암컷의 몫이지만 알을 부화시키는 건 수컷의 몫인 셈이다.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인 ‘라테 파파’의 곤충판이랄까. 한국 여성 곤충학자의 에세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영어교육과를 나와 ‘엄마’로 살다가 마흔 살에 곤충과 사랑에 빠졌다. 뒤늦게 성신여대에 진학해 곤충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정부희 곤충학 강의’(보리·2021년) 등 꾸준히 곤충학 관련 서적을 펴냈다. 곤충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프랑스 곤충학자 장앙리 파브르(1823∼1915)에 빗대 ‘한국의 파브르’라는 별명도 생겼다. 신간엔 저자가 관찰한 곤충들의 소소한 일상이 생생하게 담겼다. 예를 들면 곤충 ‘밑들이’가 짝짓기를 하기 위해선 ‘선물 증정식’이 필수다. 먼저 수컷은 암컷에게 음식을 선물로 준다. 암컷은 조심조심 선물로 다가가 곧바로 주둥이를 푹 찔러 넣는다. 이때야 수컷은 짝짓기에 들어간다. 벌, 매미, 메뚜기, 잠자리, 나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종뿐만 아니라 춤파리, 톱사슴벌레, 물자라 같은 생소한 종에 대한 다채로운 소개엔 저자의 애정이 짙게 묻어 있다. 저자는 곤충의 편에 서기도 한다. 곤충에게 감정이 없다는 주장에 “곤충은 그들의 방식대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고 반박한다. 또한 “곤충은 자신들만의 영역을 정해 놓고 각각의 입맛에 맞게 식사하면서 각자의 식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며 어떤 면에서 인간은 곤충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책엔 호기심 가득한 삶의 태도도 묻어 있다. 덕분에 독서하며 잠자리를 채집하면서 놀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향수에 젖었다. 곤충에 대한 과학적 사실만 나열한 도감 대신 이 에세이를 읽어 보면 어떨까. 매일 걷다 만나는 곤충을 이젠 해충(害蟲)이 아니라 익충(益蟲)으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野, 이진숙 탄핵안 단독 처리… 李, 취임 이틀만에 직무 정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직무정지 상태가 됐다. 대통령실은 즉각 “북한 오물 풍선과 야당의 오물 탄핵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방송 장악을 밀어붙이려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야말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더럽히는 오물”이라고 받아쳤다. KBS와 MBC를 둘러싼 정부 여당과 야당 간 주도권 다툼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방통위는 김태규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하는 1인 체제가 됐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임명 당일인 지난달 31일 김 부위원장과의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를 임명한 것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게 된다. 이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탄핵소추의 부당함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임 위원장 2명은 탄핵안 의결 전 사퇴했다.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법’도 여당 불참 속에 재석 187명 중 186명 찬성, 반대 1명(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으로 의결했다. 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고 이에 반발해 국민의힘은 또다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진숙 탄핵에 대통령실 “오물 탄핵”…민주당 “尹 정권 행태가 오물” 극한 대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탄핵안 통과로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직무정지 상태가 됐다. 대통령실은 즉각 “북한 오물 풍선과 야당의 오물 탄핵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방송장악을 밀어붙이려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야말로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더럽히는 ‘오물’”이라고 받아쳤다. KBS와 MBC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 간 주도권 다툼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방통위는 김태규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하는 1인 체제가 됐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임명 당일인 지난달 31일 김 부위원장과의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를 임명한 것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탄핵안 의결로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게 된다. 이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탄핵소추의 부당함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임 위원장 2명은 탄핵안 의결 전 사퇴했었다.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방통위원장이 근무 단 하루 동안 대체 어떻게 중대한 헌법,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는지 묻고 싶다”며 “반헌법·반법률적 행태”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정권의 불법적인 방송장악 야욕을 저지하기 위한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반박했다.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 국민에게 최대 35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도 강행 처리했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24시간 41분 만에 강제 종결한 뒤 곧바로 법안을 상정해 재석 187명 중 186명 찬성, 반대 1명(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으로 의결했다. 대통령실은 “헌법상 3권분립 원칙에 어긋나고 효과도 크지 않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본회의에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고, 이에 반발해 국민의힘은 또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2
    • 좋아요
    • 코멘트
  • MBC 사장에 문호철-오정환 등 내부인사 거론

    MBC 차기 사장에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 등 내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르면 13일 회의를 열고 호선으로 이사장을 정한다. 이후 안형준 현 MBC 사장 해임안을 상정한 뒤 새 사장 추천 절차에 곧바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MBC 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MBC 안팎에선 차기 사장으로 보수 성향 MBC 출신 인사가 언급되고 있다. 최근 안형준·박성제·최승호 등 연달아 내부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된 만큼 내부 출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1993년 MBC에 입사한 뒤 워싱턴특파원을 거쳐 정치부장을 지낸 문 전 국장은 앞서 지난해 2월 사장직에 지원하며 “공영방송 MBC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비언론노조를 대표해 사장에 지원했다”고 했다. 1991년 MBC에 입사한 뒤 사회1부·기획취재부장을 거친 오 전 본부장은 보수 노조인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현 MBC 체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다만 지난해 11월 KBS 사장에 외부 인사인 문화일보 출신 박민 사장이 임명된 만큼 외부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1일 임명된 방문진 이사 6명 중엔 허익범, 임무영 등 검사 출신 변호사가 2명 포함돼 눈길을 끈다. 향후 MBC 사장 교체 과정에서 불거질 법리 해석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허익범 전 특검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서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의 유죄를 이끈 인물로 이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 MBC 사장 출신인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 특별위원, 춘천 MBC 사장 출신인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처럼 보수 성향의 MBC 출신 이사가 내부 변화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野, 이진숙 탄핵안 본회의 보고… 李, 출근하며 “시간두고 보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이 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이날 열린 본회의에 보고했다. 이 위원장이 임명된 지 하루 만이다. 야당이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국민의힘은 “1년 새 방통위원장 3명을 탄핵하겠다는 것, 신임 위원장 첫날 탄핵하겠다는 건 국정 폭력이자 테러”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에 착수했다. 여당은 두 법안에 모두 반대하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다시 시작했다. 야당의 강행 처리에 여당은 필리버스터로 맞서고, 결국 이를 대통령이 거부하는 악순환의 도돌이표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野, 이진숙 탄핵 이어 국정조사도 예고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당 의원 188명 명의로 발의한 탄핵안은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절차를 2인의 상임위원 체제에서 의결했다는 점 등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야당은 2일 본회의에서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한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킨 뒤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즉시 이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된다. 민주당은 관련 국정조사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의 현안 질의를 이어가며 여론전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과방위는 2일 방통위 운영에 대한 현안질의를 열기로 했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이 위원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불출석 사유서에 아프다는 내용을 썼다”며 “병가를 써서 내일 출근도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야당의 탄핵안 예고에 대해 “시간 두고 한번 봅시다. 수고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여권과 방통위 내부에선 이 위원장이 전임 위원장과 달리 직무정지가 되더라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받으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직후인 오후 3시경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통상 임명장 수여 후 공식 취임식을 여는 것과 달리 전날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처리부터 마치고 이날 수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이 위원장에게 “고생 많으십니다”라며 손을 건넸고 임명식에 함께 참석한 이 위원장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주며 “잘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이 하고 있는 건 ‘무고 탄핵’”이라고 맹비난했다. 한 대표는 “사람이 단 하루 만에 탄핵을 당할 만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게 가능한가”라며 “탄핵이라는 헌법상 중대 제도를 정치 잔기술로 희화화하는 행태를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與 “민생회복지원금은 막 살자는 ‘막사니즘’” 민주당은 당론 법안인 민생회복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에도 나섰다.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에 이어 7번째 강행 처리 법안이다. 여당은 민생회복지원금법이 먼저 상정되자 즉각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총선 공약이었던 민생회복지원금법은 전 국민에게 25만∼3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3일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기 때문에 노란봉투법 표결은 8월 임시국회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3, 4일 주말 동안 민주당 호남 전당대회 일정이 있어 3일엔 물리적으로 표결이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는 3일 밤 12시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에 맞춰 종료되며 노란봉투법은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이 또다시 막무가내로 악법 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비판하며 “‘경제는 망가지건 말건 달콤한 현금부터 뿌리며 막 살자’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이를 ‘먹사니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막사니즘’”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겜’ 시즌2, 12월 공개 “진짜 게임 시작”

    “진짜 게임이 시작됩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1일 시청자들에게 쓴 짧은 편지에서 올해 말 시즌2, 내년 중 시즌3가 공개되며 작품이 마무리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2 공개일은 12월 26일이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 작품으로 황 감독은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고, 배우 이정재(사진)는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시즌1에 나왔던 배우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등은 시즌2에도 출연하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조유리, 이진욱, 노재원, 최승현(탑), 박규영, 원지안 등이 새로 합류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시즌2 첫 촬영 날, ‘와, 내가 다시 오징어 게임의 세계로 들어와 이걸 찍고 있다니’ 하는 생각에 다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1 엔딩에서 복수를 예고했던 성기훈(이정재)은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고, 프런트맨과의 대결은 내년 시즌3까지 이어진다고 예고했다. 그는 “새로운 오징어 게임의 여정을 구상하며 싹 틔웠던 아이디어의 씨앗을 시즌3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펼치고 비로소 완결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웹드라마에 빠진 지자체

    “우리 수학여행 같이 오기로 했잖아!” 대구 달서구로 수학여행을 떠난 여고생 오봄(민채은)에게 동갑내기 친구 이다임(김보림)은 이렇게 말한다. 다임이 원래 참가하지 않는 수학여행에 친구를 위해 갑작스레 왔다는 것이다. 사실 둘은 중학교 때부터 친한 사이로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다임이 자퇴하면서 혼자 남은 봄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봄은 수학여행을 떠나서도 외롭게 홀로 다녔지만, 다임이 친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 둘은 달서구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우정을 다진다. 놀이동산 ‘이월드’, ‘대명유수지’, ‘월곡역사공원’, ‘배실웨딩공원’ 등 실제 수학여행 명소를 돌아다니면서 대화한다. 올 5월 달서구가 제작한 웹드라마 ‘학교는 싫지만 수학여행은 가고 싶어’의 내용이다. 16분이란 짧은 분량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우정이란 소재 덕에 유튜브에서 조회 수 137만 회를 넘어섰다. 올 하반기엔 일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달서구는 총 3편의 자체 웹드라마를 제작했고, 추가 제작도 검토 중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웹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고, 낮은 제작 비용에 시청자가 재밌어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경북 포항시는 올 2월 웹드라마 ‘개복치 왕자의 꿈’을 공개했다. 포항의 특산물 개복치가 남자가 돼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남 여수시가 올 5월 공개한 웹드라마 ‘하멜’은 이탈리아 오니로스 필름 어워즈에서 ‘베스트 웹 시리즈 상’을 수상했다. 여행작가가 조선과 현재를 오가며 ‘하멜 표류기’의 주인공 헨드릭 하멜(1630∼1692)을 도와준다는 참신한 소재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여수시는 올 9월 ‘제1회 여수 국제 웹 페스트’를 열고 국내외 우수 웹콘텐츠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주최하는 국제적인 웹 드라마 시상식이 처음 선보이는 것. 첫 행사임에도 이미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 ‘오징어 게임’ 시즌2 12월 26일 공개

    “진짜 게임이 시작됩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1일 시청자들에게 쓴 짧은 편지를 통해 올 연말 시즌 2, 내년 중 시즌 3이 공개되며 작품이 마무리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 2 공개일은 12월 26일이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넥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 작품으로 황동혁 감독은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고, 배우 이정재는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시즌 1에 나왔던 배우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등은 시즌2에도 출연하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조유리, 이진욱, 노재원, 최승현(탑), 박규영, 원지안 등이 새로 합류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시즌2 첫 촬영 날, ‘와, 내가 다시 오징어 게임의 세계로 들어와 이걸 찍고 있다니’ 하는 생각에 다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1 엔딩에서 복수를 예고했던 성기훈(이정재)은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고, 프론트맨과의 대결은 내년 시즌 3까지 이어진다고 예고했다. 그는 “새로운 오징어 게임의 여정을 구상하며 싹 틔웠던 아이디어의 씨앗을 시즌3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펼치고 비로소 완결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1
    • 좋아요
    • 코멘트
  • 이진숙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 野 “탄핵”

    이진숙 신임 방통위원장(사진)이 31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MBC 사장 인사권을 쥔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하고 이상인 전 부위원장 사퇴로 공석이 된 상임위원 자리에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방통위 2인 체제’ 구성을 마쳤다. ‘방통위원 0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지 5일 만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기형적인 ‘방통위 2인 체제’의 의결은 불법”이라며 이 위원장 탄핵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방통위 정상화가 어려워지는 등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과 김 신임 위원은 이날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 KBS의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전 특검 등 총 6명을 임명했다. 방문진 감사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방통위는 KBS 이사로 권순범 현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5기 상임위원 등 7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바로 임명하고,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각 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 방문진 기존 이사진의 임기는 8월 12일, KBS는 8월 31일에 만료되며 신임 이사 임기는 각각 8월 13일, 9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사장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출된다. 야당은 이 위원장 취임 다음 날인 1일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접수하고 이르면 2일 탄핵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로, (이사) 후보자를 아무렇게나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기본적인 절차도 뛰어넘고 윤 대통령의 거수기로 투입돼 속전속결로 방송 장악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 위원장은 직무정지가 되지만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으니까 몇 개월 공백 사태를 빚더라도 이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숙, 임명 당일 ‘2인 방통위’ 회의… 방문진-KBS 이사선임 속전속결[이진숙 임명 강행] 李, 취임식서 “공영방송 신뢰도 제고”… 오후 비공개회의 ‘이사선임안’ 의결 방문진, MBC 사장 교체 가능성 李, 野탄핵 추진에 ‘최단명’ 가능성… 헌재 판단까지 버티기 돌입 관측도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태규 신임 상임위원이 31일 임명 당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이 위원장 임명을 재가한 지 반나절도 채 못 돼 속전속결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됐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기형적인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라며 위원장 탄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닷새 만에 초유의 ‘방통위원 0명’ 체제를 벗어난 방통위도 다시 수장 공백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전직 위원장처럼 탄핵을 앞두고 ‘최단명 위원장’으로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엔 목적을 달성한 만큼 직무 정지를 감수하더라도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임명 재가 8시간 만에 속전속결 의결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에 비공개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날 방통위는 오후 4시경 의사일정을 공지하고 전체회의에서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 위원 기피 신청,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이사 임명 후보자 선정,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4건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방문진 기존 이사진 임기는 8월 12일, KBS는 8월 31일 각각 만료되는데 방통위는 이날 방문진 이사 9명 중 여권 추천 몫인 6명의 선임안만 의결했다. 방문진은 6명만으로 회의를 열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2월 선임된 안형준 현 MBC 사장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지만 방문진 신임 이사진이 감사 등을 벌인 뒤 안 사장을 해임하고 신임 사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서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수신료 사용 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공적 재원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소기의 목적 달성… 李, 탄핵심판 받을 수도” 이날 MBC 방문진과 KBS 이사진 선임이 완료되면서 ‘탄핵-사퇴’ 악순환을 반복했던 방통위도 새 국면을 맞았다. 일단 여권은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여야는 그간 MBC 사장 인사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서로에게 유리한 방송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 체제’를 유지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었고, 야권은 이사진을 교체한 뒤 현 MBC 사장을 교체하는 정부·여당의 계획을 막아 친야 성향의 임원진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관건은 이 위원장의 향방이다. 여권과 방통위 안팎에선 방통위가 일단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처리한 만큼 이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직무정지가 돼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까지 받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이 난리를 피운 목표는 동일한 것 아니었나. 목표를 달성했으니 헌재에서 탄핵 기각 결정을 기다리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도 취임사에서 “두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위원장으로서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야당이 올리는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기 전 이 위원장이 사퇴한 뒤 전임 위원장 중 한 명을 다시 등판시켜 지명하자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복수의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야당에서 MBC 기존 체제를 지키려고 별짓을 다 하는데 그것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사퇴했던 전임 위원장들도 잘못해서 나간 것이 아니잖느냐. 비정상으로 사퇴했으니까 원상 복귀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가 꼼수에 꼼수로, 비정상에 비정상으로 맞서는 행태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과천=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진숙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野, 내일 탄핵안 발의

    이진숙 신임 방통위원장이 31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MBC 사장 인사권을 쥔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하고 이상인 전 부위원장 사퇴로 공석이 된 상임위원 자리에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방통위 2인 체제’ 구성을 마쳤다. ‘방통위원 0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지 5일 만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기형적인 ‘방통위 2인 체제’의 의결은 불법”이라며 이 위원장 탄핵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방통위 정상화가 어려워지는 등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과 김 신임 위원은 이날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 KBS의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전 특검 등 총 6명을 임명했다. 방문진 감사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를 임명했다.방통위는 KBS 이사로 권순범 현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5기 상임위원 등 7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바로 임명하고,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각 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 방문진 기존 이사진의 임기는 8월 12일, KBS는 8월 31일에 만료되며 신임 이사 임기는 각각 8월 13일, 9월 1일 시작된다. 이사장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출된다.탄핵과 사퇴를 3차례나 반복하며 극한 대립을 빚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국면은 일단락됐지만 공영방송에 대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여야가 타협 없이 꼼수에 꼼수로 맞서면서 후유증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야당은 이 위원장 취임 다음 날인 1일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접수하고 이르면 2일 탄핵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로, (이사) 후보자를 아무렇게나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기본적인 절차도 뛰어넘고 윤 대통령의 거수기로 투입돼 속전속결로 방송 장악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 위원장은 직무정지가 되지만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으니까 몇 개월 공백 사태를 빚더라도 이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과천=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31
    • 좋아요
    • 코멘트
  • 이진숙, 임명 당일 ‘2인 방통위’ 회의…방문진-KBS 이사선임 속전속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태규 신임 상임위원이 31일 임명 당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이 위원장 임명을 재가한 지 반나절도 채 못 돼 속전속결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됐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기형적인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라며 위원장 탄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닷새 만에 초유의 ‘방통위원 0명’ 체제를 벗어난 방통위도 다시 식물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전직 위원장처럼 탄핵을 앞두고 ‘최단명 위원장’으로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엔 임무를 완수한 만큼 직무 정지를 감수하더라도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임명 재가 8시간 만에 속전속결 의결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에 비공개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날 방통위는 오후 4시경 의사일정을 공지하고 전체회의에서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 위원 기피 신청,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이사 임명 후보자 선정,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4건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방문진 기존 이사진 임기는 8월 12일, KBS는 8월 31일 각각 만료되는데 방통위는 이날 방문진 이사 9명 중 여권 추천 몫인 6명의 선임안만 의결했다. 방문진은 6명만으로 회의를 열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2월 선임된 안형준 현 MBC 사장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지만 방문진 신임 이사진이 감사 등을 벌인 뒤 안 사장을 해임하고 신임 사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서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수신료 사용 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공적 재원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소기의 목적 달성… 李, 탄핵심판 받을 수도”이날 MBC 방문진과 KBS 이사진 선임이 완료되면서 ‘탄핵-사퇴’ 악순환을 반복했던 방통위도 새 국면을 맞았다. 일단 여권은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여야는 그간 MBC 사장 인사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서로에게 유리한 방송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 체제’를 유지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었고, 야권은 이사진을 교체한 뒤 현 MBC 사장을 교체하는 정부·여당의 계획을 막아 친야 성향의 임원진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었다.관건은 이 위원장의 향방이다. 여권과 방통위 안팎에선 방통위가 일단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처리한 만큼 이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직무정지가 돼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까지 받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이 난리를 피운 목표는 동일한 것 아니었나. 목표를 달성했으니 헌재에서 탄핵 기각 결정을 기다리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도 취임사에서 “두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위원장으로서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여권 일각에선 야당이 올리는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기 전 이 위원장이 사퇴한 뒤 이동관 전 위원장을 다시 등판시켜 지명하자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복수의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야당에서 MBC 기존 체제를 지키려고 별짓을 다 하는데 그것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 전 위원장이 잘못해서 나간 것이 아니잖느냐. 비정상으로 사퇴했으니까 원상 복귀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가 꼼수에 꼼수로, 비정상에 비정상으로 맞서는 행태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31
    • 좋아요
    • 코멘트
  • 엄마 2명-아빠 3명인 소녀, 양부모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난 엄마가 2명, 아빠가 3명이야.” 20대 여성 ‘유코’(나가노 메이)는 결혼을 앞두고 동갑내기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생물학적 부모 외에도 새엄마 1명, 새아빠 2명까지 부모가 5명이나 있다는 것. 그런데 유코의 얼굴엔 그늘이 없다.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는지 표정도 해맑다. 사실 유코의 친엄마는 유코가 세 살 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유코의 친아빠는 새엄마와 재혼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혼했다. 친아빠는 브라질로 떠났고 유코는 새엄마와 살게 됐다. 새엄마는 이후 결혼을 두 번 더 했다. 남들과 달리 유코에게 부모가 많은 이유다. 17일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는 여러 부모의 손에 길러진 한 여성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정상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톡톡 튀는 설정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내며 일본에서 120만 명 관객을 모았다.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이자 국내에 2019년 출간된 동명의 장편소설에서 유코와 3번째 아빠 ‘모리야마’(다나카 게이) 사이엔 긴장감이 흐른다. 예를 들어 유코는 “모리미야 씨”라며 ‘∼씨’라는 호칭을 붙인다. 친부모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 유코는 또 “친딸이 아니라 그런지, 아니면 아빠란 원래 그런 존재인지, 잔소리를 들은 적은 여태 없다”고 불만을 드러낸다. 모리미야도 속으론 따뜻하지만 겉으로는 퉁명스러운 ‘츤데레’로 묘사된다. 쉽게 가까워질 수 없는 새아빠와 딸 사이의 차가운 감정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반면 영화에서 부녀 사이엔 따뜻함이 가득하다. 모리야마는 유코를 자상하게 챙기는 ‘딸바보’로 묘사된다. 유코를 위해 매일 아침, 저녁을 차리고 “유코가 혹시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술도 마시지 않는다. 유코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한다는 말에 속절없이 좌절하는 모리야마의 모습은 친아빠와 다름없이 보인다. 유코가 “왜 재혼 안 하냐. 아빠처럼 굴지 말라”며 농담을 던지고, 모리야마가 “널 시집 보내는 게 내 의무”라고 당당히 외치는 대화를 통해 실소를 자아낸다. ‘비정상 가족’이란 무거운 주제를 마치 코미디 영화처럼 가볍게 전달하는 매력을 더한 셈이다. 새엄마 ‘리카’(이시하라 사토미)에 대한 설정도 다르다. 소설에서 ‘리카’는 병에 걸려 몸이 쇠약해진 상태지만 유코의 결혼식에 참여해 축하한다. 유코의 삶을 지지해 줬던 부모들이 ‘바통’을 유코의 남편 ‘하야세’(미즈카미 고시)에게 전달하는 순간을 함께한다. 반면 영화에선 유코가 결혼할 때 리카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오랜 투병 사실을 유코에게 숨긴 채 세상을 떠나는 것. 이 때문에 영화 후반부 유코가 결혼식장에 입장할 때 유코 곁을 지키는 건 유코의 아빠들뿐이다. 과거 엄마가 유코가 피아노를 연주한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후반부에 반전으로 보여주며 극적 연출을 유도한다. 이처럼 영화는 ‘울음 버튼’을 곳곳에 배치해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누군가는 이 설정이 비현실적이라 비판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기에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것 아닐까. 친부모 아래서 자란 ‘하야세’가 “서로를 배려한다는 점에서 양부모가 친부모보다 낫다”며 유코를 부러워하고, 유코가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아빠 세 명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에 입장하는 장면을 보며 깨닫는다. 어떤 ‘비정상 가족’은 ‘정상 가족’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엄마 둘, 아빠 셋… ‘막장 가족’에서 발견한 새 가족의 의미[선넘는 콘텐츠]

    “난 엄마가 2명, 아빠가 3명이야.”20대 여성 ‘유코’(나가노 메이)는 결혼을 앞두고 동갑내기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생물학적 부모 외에도 새엄마 1명, 새아빠 2명까지 부모가 5명이나 있다는 것. 그런데 유코의 얼굴엔 그늘이 없다.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는지 표정도 해맑다.사실 유코의 친엄마는 유코가 세 살 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유코의 친아빠는 새엄마와 재혼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혼했다. 친아빠는 브라질로 떠났고 유코는 새엄마와 살게 됐다. 새엄마는 이후 두 번의 결혼을 더 했다. 남들과 달리 유코에게 부모가 많은 이유다.17일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는 여러 부모의 손에 길러진 한 여성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정상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톡톡 튀는 설정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내며 일본에서 120만 명 관객을 모았다.● 아빠에게 “~씨”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이자 국내에 2019년 출간된 동명의 장편소설에서 유코와 3번째 아빠 ‘모리야마’(다나카 케이) 사이엔 긴장감이 흐른다. 예를 들어 유코는 “모리미야 씨”라며 ‘~씨’라는 호칭을 붙인다. 친부모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친부모와 살았던 시간이 짧고 부모가 귀찮게 느껴지기도 전에 남이었던 리카 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다음에 내 부모가 된 사람은 이즈미가하라 씨, 모리미야 씨…”유코는 또 “친딸이 아니라 그런지, 아니면 아빠란 원래 그런 존재인지, 잔소리를 들은 적은 여태 없다”고 불만을 드러낸다. “피가 섞인 가족에게는 없는 깔끔한 거리감이 늘 내 곁에 있다.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없는 게 다행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츤데레’ → ‘딸바보’소설에선 모리미야도 속으론 따뜻하지만 겉으로는 퉁명스러운 ‘츤데레’로 묘사된다. 쉽게 가까워질 수 없는 새아빠와 딸 사이의 차가운 감정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반면 영화에서 부녀 사이엔 따뜻함이 가득하다. 모리야마는 유코를 자상하게 챙기는 ‘딸바보’로 묘사된다. 유코를 위해 매일 아침, 저녁을 차리고 “유코가 혹시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술도 마시지 않는다. 유코가 고등학교 졸업한 뒤 독립한다는 말에 속절없이 좌절하는 모리야마의 모습은 친아빠와 다름없이 보인다.유코가 “왜 재혼 안 하냐. 아빠처럼 굴지 말라”며 농담을 던지고, 모리야마가 “널 시집 보내는 게 내 의무”라고 당당히 외치는 대화를 통해 실소를 자아낸다. ‘비정상 가족’이란 무거운 주제를 마치 코미디 영화처럼 가볍게 전달하는 매력을 더한 셈이다.● ‘울음 버튼’ 곳곳 배치해 눈물샘 자극새엄마 ‘리카’(이시하라 사토미)에 대한 설정도 다르다. 소설에서 ‘리카’는 병에 걸려 몸이 쇠약해진 상태지만 유코의 결혼식에 참여해 축하한다. 유코의 삶을 지지해줬던 부모들이 ‘바통’을 유코의 남편 ‘하야세’(미즈카미 코시)에게 전달하는 순간을 함께한다.반면 영화에선 유코가 결혼할 때 리카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오랜 투병 사실을 유코에게 숨긴 채 세상을 떠나는 것. 이 때문에 영화 후반부 유코가 결혼식장에 입장할 때 유코 곁을 지키는 건 유코의 아빠들뿐이다. 과거 리카가 유코가 피아노를 연주한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후반부에 반전으로 보여주며 극적 연출을 유도한다. 이처럼 영화는 ‘울음 버튼’을 곳곳에 배치해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비정상 가족’은 정말 불행할까작품을 보며 내내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유코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자그마한 편견은 있지만, 유코는 이에 별로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코의 새아빠와 새엄마는 친아빠와 친엄마 못지않게 넘치는 사랑을 주는 것도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나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영화와 소설에선 동화 같은 이야기가 가능하다. 친부모 아래서 자란 ‘하야세’는 “오히려 서로를 배려한다는 점에서 친부모보다 낫다”고 유코를 부러워한다. 유코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아빠 셋의 축하를 받으며 ‘버진 로드’를 걸어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어느 가족’(2018년)처럼 정상 가족에 대한 환상을 부순다.그러니 동화 같은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어떤 ‘비정상 가족’은 ‘정상 가족’보다 행복하다는 것을.드라마 ‘무빙’을 본 뒤 스마트폰을 켜고 원작 웹툰을 정주행한 적이 있나요?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가상 캐스팅’을 해본 적이 있나요? ‘선넘는 콘텐츠’는 소설, 웹소설, 만화, 웹툰 등의 원작과 이를 영상화한 작품을 깊이 있게 리뷰합니다. 원작 텍스트가 이미지로 거듭나면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재밌는 감상 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합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9
    • 좋아요
    • 코멘트
  • 방통위장 ‘탄핵-사퇴’ 악순환… 野 “이진숙 취임땐 즉시 탄핵”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26일 자신의 탄핵안 표결 직전 자진 사퇴하면서 방통위가 초유의 ‘0인 체제’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먼저 임명하고 이 부위원장의 후임을 찾는 순으로 ‘8, 9월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기류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임명도 되지 않은 이 후보자의 탄핵을 예고했다. 야당의 비정상적 탄핵 추진에 정부여당도 번번이 ‘사퇴-면직 재가’ 카드로 맞대응하면서 14개월 새 직무대행까지 포함한 7번째 수장이 물러나는 등 출구 없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통위에선 여야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된 탓에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방치되고 각종 관련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MBC 방문진 선임 둘러싼 여야 극한 전쟁 방통위 공백 사태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는 권한을 갖는다. 방문진은 다음 달 12일, KBS는 다음 달 31일, EBS는 9월 14일에 각각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다.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야당은 친야 성향의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하고, 여당은 친여 성향 인사로 교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각자에 유리한 방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셈법이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고 하고 야당은 대통령실·여당을 향해 “공영방송 강탈 시도”라고 하며 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을 어떻게든 채워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야당은 탄핵 등을 반복해서라도 이를 저지하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추진은 불발됐지만 MBC 사장이 친정부 인사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방문진 이사 교체를 지속적으로 막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 종결시키고 방통위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2인에서 4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개정안은 재석 183명에 18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후 임명되더라도 결국 또 탄핵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맞서 여권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래도 기차는 간다. 아무리 탄핵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야당이)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방통위와 공영방송이 민주당의 전유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진숙-이상인 후임 동시 임명 가능성도” 대통령실은 이 부위원장의 후임 인선 시기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이 후보자 임명 후 부위원장 후임을 인선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굴 임명해도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을 고려해 아예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이 후보자와 이 부위원장 후임을 동시에 임명하고, 당일에 회의를 열어 이사진 선임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방통위가 KBS와 방문진의 이사 지원자 공모,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마친 만큼 이 후보자 취임 직후 이사 선임안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내부에선 주요 업무 중단으로 멈춰서면서 각종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상임위원들의 의결사항이기에 이 후보자 임명이나 이 부위원장 후임 인사 결정이 늦어지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외에 지상파 재허가도 당면 현안이다. 지난달 12일 KBS, MBC 등 146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세부 계획을 의결했지만 김홍일 전 위원장이 2일 사퇴하면서 관련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인상 문제, 이동통신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 의견 정리 등도 시급한 사안이지만 발이 묶여 있다. 방통위가 추진 중인 통합미디어법 제정도 진행이 더딘 상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통위장 대행까지 3연속 ‘탄핵→사퇴’… 여야 ‘공영방송 장악’ 경쟁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26일 자신의 탄핵안 표결 직전 자진사퇴하면서 방통위가 초유의 ‘0인 체제’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먼저 임명하고 이 부위원장의 후임을 찾는 순으로 ‘8, 9월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기류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아직 임명도 되지 않은 이 후보자의 탄핵을 예고했다. 야당의 비정상적 탄핵 추진에 정부·여당도 번번이 ‘사퇴-면직 재가’ 카드로 맞대응하면서 14개월 새 직무대행까지 포함한 7번째 수장이 물러나는 등 출구 없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통위에선 여야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된 탓에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방치되고 각종 관련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MBC 방문진 선임 둘러싼 여야 극한 전쟁방통위 공백 사태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을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방통위 상임위원은 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는 권한을 갖는다. 방문진은 다음 달 12일, KBS는 다음 달 31일, EBS는 9월 14일에 각각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다.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야당은 친야 성향의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고, 여당은 친여 성향 인사로 교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유리한 방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셈법이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공영방송 방악 시도”라고 하고 야당은 대통령실·여당을 향해 “공영방송 강탈 시도”라고 하며 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을 어떻게든 채워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야당은 탄핵 등을 반복해서라도 이를 저지하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추진은 불발됐지만 MBC 사장이 친정부 인사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방문진 이사 교체를 지속적으로 막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강제 종결시키고 방통위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2인에서 4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 개정안은 재석 183명에 18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후 임명되더라도 결국 또 탄핵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이에 맞서 여권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그래도 기차는 간다. 아무리 탄핵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야당이)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야당은) 천년만년 탄핵만 할 것인가”라며 “민주당이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 못하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방통위와 공영방송이 민주당의 전유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진숙-이상인 후임 동시 임명 가능성도”대통령실은 이 부위원장의 후임 인선 시기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이 후보자 임명 후 부위원장 후임을 인선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굴 임명해도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을 고려해 아예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이 후보자와 이 부위원장 후임을 동시에 임명하고, 당일에 회의를 열어 이사진 선임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방통위가 KBS와 방문진의 이사 지원자 공모, 국민 의견수렴 절차 등을 마친 만큼 이 후보자 취임 직후 이사 선임안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방통위 내부에선 주요 업무 중단으로 멈춰서면서 내부에선 각종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상임위원들의 의결사항이기에 이 후보자 임명이나 이 부위원장 후임 인사 결정이 늦어지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공영방송 이사 선임 외에 지상파 재허가도 당면 현안이다. 지난 달 12일 KBS, MBC 등 146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세부계획을 의결했지만 김홍일 전 위원장이 2일 사퇴하면서 관련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인상 문제, 이동통신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 의견 정리 등도 시급한 사안이지만 발이 묶여 있다. 방통위가 추진 중인 통합미디어법 제정도 진행이 더딘 상태다. 올 3월 방통위는 방송과 OTT 간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방송사 소유·겸영규제, 편성·광고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6
    • 좋아요
    • 코멘트
  • ‘식물 방통위’ 만들려는 野, 위원장 대행까지 3연속 탄핵 나서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상인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기습 발의한 것은 방통위 의사결정 구조를 마비시켜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MBC 사장 선임 권한을 갖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을 하지 못하도록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임명 전 이 직무대행을 탄핵해 직무를 정지시킴으로써 방통위를 ‘0인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 민주당이 방통위원장에 대해 탄핵안을 낸 것은 앞서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부위원장도 앞선 전 위원장들처럼 26일 민주당의 탄핵안 처리 전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 직무대행인 이 부위원장은 상임위원 신분이라 위원장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없이 대통령이 곧바로 후임자를 임명할 수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후보를 임명하면 다시 방통위가 ‘2인 체제’가 돼 전체 회의 개최 및 안건 의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여권의 생각이다. 방통위 안팎에서 후임으로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야당의 탄핵안 발의를 무력화하기 위해 방통위원이 자진 사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가장 엄중하고, 마지막 선택이어야 할 탄핵이 정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직무대행도 탄핵 대상” vs “기관장만 대상” 민주당은 이날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 이 부위원장이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4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단독으로 공영방송 임원을 임명하기 위한 지원서류 접수, 국민의견 수렴, 결격사유 조회 등 공영방송 인사 업무를 처리했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민주당은 탄핵안에 “직무대행자는 방통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방통위원장의 지위에 따른 권한을 행사함과 동시에 그 권한 행사에 따른 책임도 진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이 법적 탄핵 소추 대상인 ‘행정 각부의 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이번 탄핵안 발의는 사실상 MBC 신임 사장 임명을 최대한 지연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 때와 같이 ‘2인 체제’로 의결한 뒤에 이를 문제 삼아 뒤늦게 탄핵을 하지 말고 이번에는 선수를 쳐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2인 체제하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을 의결하고 나서 탄핵안이 발의되면 도망치는 이른바 ‘런진숙’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서는 방통위를 ‘0인 체제’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방통위법에 탄핵은 기관장에 대해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부위원장은 탄핵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민주당의 목적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방문진 이사진 임기를 무한 연장해 MBC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병 중증 증세”라고 했다. ‘공영방송 인사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했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위원장 대행으로서의 업무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판” 고성 비방 얼룩진 본회의장 민주당은 동시에 이날 본회의에 ‘방송 4법’도 상정해 강행 처리에 나섰다. 방송 4법은 KBS·MBC·EBS 이사진을 늘리고 학회와 직능단체 등에 추천권을 주는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이 담긴 방통위법 개정안을 추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방통위법 일부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여당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때마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법안 처리 지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마자 토론종결을 신청했다. 국회법상 토론종결 신청 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를 얻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방송법이 4개인 만큼 이 같은 상황이 네 차례에 걸쳐 반복되면서 본회의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4법 상정에 앞서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을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들이 방청석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욕설을 하자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개판”이라고 했다가 우 의장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맞서며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과방위장 “나이가 몇이냐” 이진숙 “개인정보”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사진)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의 괴벨스” “후보자의 나이가 몇 살이냐”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 후보자가 경영진으로 일하며 MBC 파업 당시 직원 사찰 프로그램인 ‘트로이컷’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찰이 아닌 인트라넷 해킹 사건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자료 사진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그것 내려라. 지금 피켓 투쟁하냐”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도 “제출하라는 자료 제출은 안 하고 지금 쇼하는 것이냐”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처음 치르는 탓에 절차를 몰랐다는 취지로 엄호에 나섰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받아서 그런 것이니 (후보자를) 가르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나이가 몇 살이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정보라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MBC 기자 선후배 관계였던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이 후보자 간 공방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한국의 괴벨스가 될 수도 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숙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저한테 괴벨스란 표현을 쓰신 것이 유감”이라고 맞섰다. 또한 정 의원은 “5·18 폭동 선동에 공감을 표시한 데에, (전날 청문회에서) 손가락 운동을 조심하겠다고 답변한 것은 5·18 희생자 광주 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취소하고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