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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각종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금리를 높여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각 영업점에 이날부터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를 0.1%포인트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주담대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도 0.2%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변동금리도 0.2%포인트 오른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또 같은 날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포인트 높아진다. 앞서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신청하는 소비자에게 주던 금리 감면 혜택을 15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 축소해 사실상 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관련 대출 금리를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행보는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집중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최근 매주 금요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부장단과 가계대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9월 말 기준 517조8588억 원으로 한 달 새 2조8591억 원(0.5%) 늘었는데, 2021년 10월(3조7989억 원)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채무자들의 400억 원이 넘는 연체채권을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관련 빚에 대한 추심 절차가 조만간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에서 사들인 426억 원 규모의 연체 채권 관리를 올해 신용정보회사 6곳에 나눠 넘겼다. 이는 캠코가 해당 펀드에서 사들인 채권(6277억 원)의 6.8%에 해당한다. 2020년 6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민간 금융회사의 과잉 추심을 방지하기 위해 출범한 해당 펀드는 채권의 매입 권한이 정책금융기관인 캠코에만 있다. 캠코는 올해 채무자들의 상환 유예기간(2년)이 끝나자 연체채권을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했다.캠코 측은 “추심 절차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유예기간 2년이 지난 채무자들이 현재 정상적으로 신용거래를 할 수가 없어 이 채무자들의 신용거래 권한 회복을 위해 채무조정 안내 등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리스크가 한국을 옥죄면서 저축은행권을 주로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이 대거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권이 올해 들어 8월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떠넘긴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연간 총액을 한참 넘어 2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캠코가 사들인 저축은행권의 무담보 채권액은 27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총액인 2018억 원보다 38.1% 많은 수치다. 캠코가 인수한 저축은행권 무담보 채권액은 2020년 430억 원에서 이듬해 670억 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0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무담보 채권이란 금융회사에서 담보 없이 신용 등으로 내준 대출 채권을 말한다. 정책금융기관인 캠코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취약계층의 부실 채권 등을 사들여 금융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캠코가 저축은행권의 부실 무담보 채권을 대거 사들이면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최근 들어 하락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4.49%였던 저축은행권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6.12%로 폭증했지만 석 달 만에 5.65%로 0.47%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권이 상각과 매각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연체 채권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저축은행발 부실 채권 급증 현상은 비교적 고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과는 대조적이다. 캠코가 올해 8월까지 제1금융권에서 사들인 무담보 채권액은 지난해 총액의 20.0% 수준에 불과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당시 지원한 정책금융과 유사한 방식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늘고 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11개 주요 금융회사의 올 1∼7월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신용대출·미수거래·신용융자 액수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보다 55.5% 증가한 289조7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는 이른바 ‘빚투’인 신용융자가 이 기간 47.5% 늘어나 투자 심리가 과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들어 주택 매매와 주식 투자 등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20, 30대 청년층은 80조 원이 넘는 빚을 냈다. 하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연체액도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의 주담대·신용대출·미수거래·신용융자 연체액(잔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1조7474억 원으로 지난해 말(1조1764억 원)보다 48.5% 급증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서울중앙지검 지능범죄수사1국 김태호 검사입니다. 본인 확인부터 하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이 같은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범 12명의 목소리를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1∼6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 937건을 분석해 5회 이상 반복적으로 제보된 보이스피싱 사기범 12명의 목소리를 추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주로 검찰을 사칭하며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언급하고, ‘계좌 동결’ ‘증거 채택’ 등 법령 조문을 사용해 피해자를 속였다. 또 통화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증거자료로 쓸 수 없다며 피해자를 혼자 있게 만들어 주변인의 도움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목소리는 금감원 유튜브 채널에서 10일 오전 9시부터 확인할 수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은행권에서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국내 은행이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준법감시인력 충원 비율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거나 가까스로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은 53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1만6112명) 대비 0.33%에 그쳤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700억 원대 횡령 사건이 벌어진 우리은행 사태를 계기로 일반 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준법감시인력 비율을 올해 말까지 최소 0.40%를 넘기도록 했지만 NH농협은행은 아직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NH농협은행 측은 “인사를 1년에 두 번 하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1년에 인사가 한 번뿐이라 관련 인원이 아직 보충되지 않았다”면서 “연말 인사 때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1만6000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KB국민은행은 금감원이 제시한 비율을 가까스로 넘겼다. KB국민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 비율은 0.41%(68명)로 지난해 말보다 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KB국민은행에선 8월 초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사건이 적발돼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우리은행(0.68%)과 신한은행(0.64%), 하나은행(0.61%)은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준법감시 부서 인력 비율이 0.60% 선을 넘겼다. 금감원은 은행의 내부통제에 필요한 최소한의 관련 인력 비율을 0.80%로 보고 2027년 말까지 이를 충족할 것을 의무화한 상태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20대 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은 689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04명 늘어났지만 전체 임직원 수 대비 0.63%에 불과한 실정이다. 준법감시 인력이 적다 보니 은행권의 자체 감사 역량도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은행에서 자체 감사를 통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10억 원 이상 대규모 금융사고를 적발해낸 사례는 6건(35.29%)에 그쳤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신용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7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고, 연체율 또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최고 19%가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카드 리볼빙(일부 결제대금 이월 약정) 서비스 잔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10∼12월)에도 고금리가 지속되며 서민 경제가 한층 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계속되는 고금리에 자영업자 ‘빚 폭탄’ 4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3개월 새 9조5000억 원 불었다. 특히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역대 가장 많은 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액은 지난해 말 4조1000억 원에서 6개월 새 78.04% 급증했다.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로 2014년 3분기(7∼9월·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도 부실이 터질 경우 금융업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도화선이다. 2018년 말 101만8000명에 그치던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수는 올 6월 말엔 177만8000명까지 불어났다. 금융회사의 세부 업권별로 보면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6.42%로 2016년 3분기(6.9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위험 수위까지 상승한 상태다. 서민과 저신용자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당장 카드 결제대금조차 낼 수 없어 12.1∼19.4%의 수수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감당해야 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3782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1년 전(6조8110억 원)과 견줘 8.3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 30대 청년층의 빚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고금리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1년 말 74만7800명에서 올 6월 말 77만7200명으로 3.9% 늘어났다. 이 중 29세 이하 청년층은 같은 기간 8만2800명에서 9만5700명으로 1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빚 부담에 공적 보증기관도 부실 우려 서민들의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집주인이나 자영업자의 빚 보증을 하는 공적 보증기관들의 부실도 늘고 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전세 보증사고 예상액은 3조7861억 원이다. 지난해 보증 사고액인 1조1726억 원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증금액이 늘면서 올해 12월 HUG 보증배수(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는 60.5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증한도에 도달하면 HUG가 취급하는 모든 보증의 발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부는 올해 9월부터 HUG의 보증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에서 70배로 확대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으로 보증을 해줬던 신용보증기금 역시 부실률이 커지면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햇살론 등 서민 전용대출을 대출자가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일 긴급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4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 가능성을 살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좋지 않아 서민들이 대출을 많이 받은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작년 말 은행권이 연 5%대 고금리로 판매한 100조 원 규모의 예·적금 만기(1년 만기 상품 기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의 자금 확보를 위해 올 4분기(10∼12월)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번에 금융위가 은행채 발행 한도를 아예 풀기로 한 건 지난해 10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권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연 5%대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 한도를 풀어주지 않으면 자금 재유치를 위한 은행권 수신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 데다 시중은행에 비해 건전성이 낮은 대신 금리는 더 높은 제2금융권으로 자금 쏠림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우량 채권인 은행채로 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두 달 뒤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차환 목적의 은행채 발행(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00%)만 허용한 것이다. 이후 올 3월엔 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25%, 넉 달 뒤엔 분기별 만기도래액의 125%로 발행 규모를 관리해왔다. 은행채 발행 제한이 풀리면서 당분간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많은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물량이 늘어나면 회사채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7월까지 5월(9595억 원)을 제외하고는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던 은행채는 8월 3조7794억 원 순발행으로 돌아선 뒤 지난달(4조6800억 원)까지 순발행을 이어가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맞춤형 투자 전략 강연 호평 ‘2023 동아재테크쇼’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막을 내렸다. 2014년 한국 최초의 핀테크 전문 박람회로 출발한 ‘동아재테크·핀테크쇼’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명칭을 바꾸고 한층 더 깊이 있는 재테크 전략을 공유하는 행사로 거듭났다. 총 50개 기업이 행사장에 마련한 197개 홍보관에서 글로벌 경제 격변기에 적합한 투자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첨단 금융 기술을 소개했다. 재테크 초보를 위한 입문 강연부터 부동산, 주식, 연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시한 강연들도 큰 호평을 받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는 고금리의 특판 적금 상품이 나오면 수중에 있는 몇만 원이라도 내서 반드시 가입하세요. 이렇게 ‘적금 찜하기’를 해놓으면 당장은 매달 적금 납입을 못 하더라도 나중에 월급을 받아 돈을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김지은 조이컴퍼니 대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김짠부’라는 유튜버로 더 유명한 김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동아재테크쇼’에 연사로 나서 20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재테크 전략을 전수했다. 그는 “최근 고금리 특판 상품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상품은 금방 판매가 끝난다”면서 “적금 찜하기는 일단 이런 적금의 계좌를 만들어 선점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투자 생활’을 슬로건으로 26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수천 명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연금, 환율 등 다양한 분야의 ‘재테크 고수’들이 펼치는 릴레이 강연이 호응을 얻었다.● MZ 맞춤형-부동산 강연 인기 유튜버 ‘개념 있는 희애 씨’로 활동하고 있는 손희애 돈워리비리치 대표도 30대 직장인 등 MZ세대를 위한 재테크 비법을 공유했다. 손 대표는 MZ세대가 투자에 앞서 지출 상태를 알기 위해 가계부를 정확히 쓰려면 ‘카드값 결제일’부터 매달 14일 무렵으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의 내부 시스템 때문에 사람들이 보통 카드값을 내는 매달 20∼25일은 실제 지난달 쓴 카드값과 고객에게 통보된 카드값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매달 14일 무렵으로 결제일을 해둬야 지난달(1일에서 말일까지) 소비 내역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동산 관련 강연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이며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에 대해 “사업성과 입지, 조합원의 분담금 납부 능력이라는 3가지 요건이 맞아야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다”면서 “경기 고양시 일산의 경우 비역세권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분담금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다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부동산 가격 급락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6월까지 회복세였지만 3분기(7∼9월)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내년까지는 올 상반기(1∼6월)만큼 가격을 회복하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부동산 투자를 당부했다.● ‘현미경 분석’에 ‘송곳 질문’ 재테크 고수들은 강연장을 찾은 관람객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관람객들은 “고금리 상황이 내후년에도 계속될 것 같은지” “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노리려면 어떤 주식을 택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금리와 관련해 오건형 신한은행 WM본부 팀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완화되는 시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선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7∼12월) 주목해야 할 종목도 제시됐다. 민재기 KB증권 PRIME센터 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한 종목으로 원자력 관련 주를 꼽았다. 그는 “원전주의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이 원자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창호 씨(71)는 “내 투자와 다른 사람의 투자 방식을 비교해 보기 위해 동아재테크쇼를 찾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얻어 간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총 50개 기업이 마련한 197개 홍보관에도 관람객들의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가 각 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관람객에게 무료로 상담해 주는 홍보관은 상담을 원하는 관람객들도 북적였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특정 장소 방문이나 걸음 수에 따라 토스 포인트를 주는 만보기 서비스의 방문 미션 장소로 동아재테크쇼 행사장을 추가해 관람객들의 ‘짠테크’(짠돌이+재테크)를 도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슬기로운 투자 생활’을 슬로건으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3 동아재테크쇼’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테크 전략을 찾으려는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부동산, 세금, 자산관리, 은퇴설계 등 분야별로 총 19명의 ‘재테크 고수’들이 강연에 나서 글로벌 경제 격변기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전수한다. 행사는 27일까지 코엑스 1층 B1홀에서 열린다.》“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요즘 경제 흐름을 알게 됐어요.”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2023 동아재테크쇼’가 열린 첫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을 찾은 김수영 군(16)은 분주히 각 기업이 마련한 홍보관를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26일 김 군과 함께 행사장에 온 경기 수원시 삼일고 학생들도 각 금융회사 홍보관에서 금융 상품 상담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경제 격변기에 적합한 투자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첨단 금융 기술까지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2014년 한국 최초의 핀테크 전문 박람회로 출발한 ‘동아재테크·핀테크쇼’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명칭을 ‘동아재테크쇼’로 변경하고 한층 더 깊이 있는 재테크 정보를 전달하는 행사로 거듭났다. ● 관람객들 “내년엔 행사 더 커졌으면”총 50개 기업이 마련한 197개 홍보관은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로 연신 붐볐다. KB금융그룹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자산관리 서비스인 ‘한번에’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이 서비스는 KB금융그룹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용할 수 있어 특히 젊은 연령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한금융그룹의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마이샵 투게더’ 서비스로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그룹은 고령화시대에 맞는 연금 등 자산을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하나 합’으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NH농협금융그룹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계열사의 전문가들을 총출동시켜 마련한 상담장에도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증여 문제로 금융사 상담을 받기 위해 왔다는 배신규 씨(79)는 “지난해에도 동아재테크쇼에 왔었는데, 내년에는 행사 규모가 더 커졌으면 할 정도로 내용이 알찼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가 사용하는 레이저건 체험 장소를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이번 행사에 마련된 ‘핀테크 라이프관’에는 해외 기업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가 AI 알고리즘을 선택하면 외환과 주식, 가상화폐 등을 대신 거래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한 홍콩 핀테크 기업 ‘알고봇’의 렉스 장 대표이사는 “전 세계 AI 관련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개발자들이 만든 알고리즘을 추려 플랫폼에 올렸다”면서 “한국 투자자들도 AI 알고리즘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인도 주요 은행과 업체들에 보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냅아이디’도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 “‘삼중고’ 시대, 재테크는 선택 아닌 필수” 주요 외빈들은 글로벌 경제 격변기일수록 ‘슬기로운 투자 생활’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행사가 변동성을 이겨내고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들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리라 믿는다”면서 “정부도 국민들이 금융시장과 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 시대에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재테크 과정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좋은 결과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현재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 위에 놓여 있다. 새롭고 현명한 투자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김철웅 금융보안원장 등 금융권 주요 인사들도 개막식에 참석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내년 초부터 금융회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휴대전화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25일 금융위원회는 현재 신용대출만 가능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대상을 내년부터 아파트 주담대와 모든 주택의 전세대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모두 포함한 아파트 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다만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 보금자리론은 제외된다. 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의 보증서에 기반한 모든 주택의 전세자금대출도 대환 대상이 된다. 대출을 갈아타려는 대출자는 대출 심사를 위해 소득과 자산, 직업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다. 심사에는 2∼7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현재 주담대 등을 갈아타기 위해서는 새로 관련 대출 약정을 맺은 후 기존 대출 상환을 위해 금융회사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직원과 통화해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주담대에는 19개, 전세대출에는 16개의 대출비교 플랫폼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한다. 또한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32개 금융사가 인프라에 상품을 탑재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올해 5월 시작된 신용대출 온라인 대환대출로 이달 15일까지 총 1조5849억 원(총 6만7384건)의 갈아타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총 이자 절감액은 300억 원 이상, 평균 이자 절감 폭은 약 1.5%포인트로 집계됐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슬기로운 투자 생활’을 슬로건으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3 동아재테크쇼’가 26,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국 최초의 핀테크 전문 박람회로 출발한 ‘동아재테크·핀테크쇼’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행사 명을 동아재테크쇼로 바꾸고 한층 더 깊이 있는 재태크 비법을 전달할 예정이다.》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은 새로운 재테크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이중 악재’가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동아재테크쇼에서는 부동산과 세금 및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은퇴 설계 등의 분야에서 ‘고수’들이 경제 격변기의 투자 비법을 전수한다.분야별 ‘재테크 고수’ 19명 총출동 동아재테크쇼 행사 기간 총 19명의 분야별 ‘재테크 고수’가 나서 강연한다. 첫날에는 부동산과 주식 투자, 핀테크에서 각각 4명씩 전문가가 ‘쏠쏠한 투자 팁’을 제공한다. 행사 첫 강연자로 나서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2024년도 부동산 시장 변화와 정부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 ‘빠숑’으로 유명한 그는 올 들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내놓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출신인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연금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원금을 보전하는 것보다 실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을 보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제대로 된 연금 상품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케이팝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시대에 이를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인석 뮤직카우 전략사업본부장은 ‘문화 금융-음악과 투자를 하나로’라는 주제로 이를 강연할 계획이다. 같은 날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스마트한 금투자’를 주제로 내년까지 금시장의 전망을 내놓는 한편 금융 소비자 특성에 따른 금 투자 방법도 설명한다. 이날 KBS 개그맨 출신 개인투자자인 황현희 씨도 ‘용기 있는 기회주의자가 부를 얻는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조사하면 돈 나와’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황 씨는 “경제 공부는 이제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라고 강조한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재테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재치 있는 강연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이튿날엔 부동산 관련 강연 4개와 금융투자 강연 3개가 마련돼 있다. 특히 동아재테크쇼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해 ‘맞춤형’으로 마련한 강연도 잇달아 열린다. 온라인에서 ‘김짠부’로 불리는 김지은 조이컴퍼니 대표는 ‘20대에 1억을 모은 김짠부의 재테크 A to Z’를 주제로 20대를 위한 투자 팁을 알려준다. 김 대표는 “최근 책정된 내년도 예산안을 보니 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 생활 체감형 지원안이 많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유튜브에서 ‘개념 있는 희애씨’로 활동하며 유튜브로 재테크 팁을 알려주고 있는 손희애 돈워리비리치 대표도 이날 ‘똑똑한 부자가 되기 위한 개념 있는 재테크 라이프’를 주제로 강연한다. 손 대표는 “연말정산을 연말이 아닌 9월부터는 준비하시길 권하고 싶다”며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노하우를 정리해준다. 이들 외에도 △코인 △절세 등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는 강연이 이틀 내내 진행된다. 50개 기업, 재테크 부스서 투자 전략 공유이번 동아재테크쇼에는 여러 기업도 재테크 관련 상설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을 맞이한다. 총 50개 기업이 197개 부스를 마련했다. 전시장은 은행 업권과 증권 업계, 카드 업계 등이 준비한 ‘금융 홍보관’과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국내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들을 소개하는 ‘한국핀테크지워센터 공동관’ 등으로 꾸려진다. 또 간편 송금·결제 기술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볼 수 있는 ‘핀테크 라이프관’도 선보인다. 강연 및 기업들의 부스가 있는 행사장 입장은 무료다.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에서 입장 사전 등록을 할 수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여권 선거 구도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관가(官街)에는 이완감을 줄 수 있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장관이 근무 중인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24일 장차관들의 ‘총선 차출론’을 둘러싼 부처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24일 199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 여권 핵심 인사는 “마켓(총선)이 열리는데 ‘정치인’ 출신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면서 “추석 밥상 민심과 향후 대통령 지지율에 따른 여권 내 공천 구도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장차관 총선 차출설로 공직 사회가 술렁이는 데 따른 업무 공백과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경호 원희룡 출마 유력…한동훈 이복현도 거론장관 중에선 정치인 출신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경제 사령탑인 추 부총리는 현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출마해 3선 도전을 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부총리는 예산 시즌을 마무리한 후 올 연말 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난달 1일 휴가를 맞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24일 “추 부총리가 당으로의 복귀 시점을 고민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일단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장관과 박 장관도 총선 출마설이 이어지고 있다. 현 정부 출범 후 역할이 부쩍 늘어난 두 장관은 출마설엔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선 원 장관의 경기 고양 출마설이 거론된다. 재건축 이슈가 중요한 1기 신도시 지역인 만큼 국토부 장관 경력을 내세우면 표심 잡기에 충분하다는 것. 박 장관은 경기 성남시 분당을 등 수도권 지역에서 출마가 거론된다. 박 장관은 “아직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여권의 새바람을 원하는 총선 구도와 맞물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론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은 누가 시킨다고 떠밀려 나갈 인물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본인의 결심이겠지만 그는 (총선을 의식한) 동정 행보나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서울 출마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잇따른 출마설에 3대 개혁 템포 놓칠라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인 ‘윤심(尹心·윤 대통령 마음) 차관’을 비롯한 부처 차관들의 출마설도 거론된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대구·경북,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충남 아산 등 자신의 고향 지역에 출마할 경쟁력이 있다는 것. 또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충남 천안갑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차관 인사들이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월 10일의 90일 전인 1월 11일까지만 사직하면 된다. 부처에서는 장차관들의 총선 출마설로 인해 공직 사회가 이완될 수 있음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앞서 추 부총리가 역대 최대인 59조 원의 ‘세수 펑크’를 공식화하는 자리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총선을 의식한 이미지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 장관이 이슈화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많은 현안이 있는데 아직 마무리된 것이 없다”며 “원 장관이 교체되면 노조 문제 등 핵심 현안들이 이전처럼 동력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정부가 총선 흐름에 휩쓸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동력이 템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가의 한 인사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부임한 뒤로 국회와의 소통이 원활해지는 등 영향력이 강해진 건 사실”이라며 “이들이 물러나는 국면에서 정부 부처가 자칫 정치권 일정에 휩쓸려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고, 지난해 10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 후 고금리로 예치됐던 100조 원 규모의 예적금 만기(1년 만기 상품 기준)가 돌아오며 시중금리가 일제히 뛰고 있다. 대규모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은행권 수신 경쟁이 대출 금리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했지만 되레 가계대출 증가 폭은 더 커지고 있다. 금융 당국은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을 높이는 등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가계빚 증가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70∼7.099%다. 상단 금리가 지난달 말보다 0.130%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하며 하단 금리는 소폭 내렸지만 시중은행들은 시중금리 상승을 감안해 상단 금리를 올렸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도 연 3.900∼6.469%로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70%포인트, 0.219%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신용 1등급, 만기 1년 기준) 역시 4.420∼6.420%에서 4.560∼6.560%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0.140%포인트 올랐다. 이는 두 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신용 AAA등급, 무보증)과 1년물(신용 AAA등급, 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긴축 장기화 전망 등에 따라 각각 0.170%포인트, 0.147%포인트 오른 탓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중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 폭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 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 원)보다 1조6419억 원 늘면서 8월 증가 폭(1조5912억 원)을 넘어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과 함께 금리가 내년에는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금융 소비자들이 많아 주담대 잔액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적금 금리도 오름세다. 은행연합회에 24일 공시된 19개 은행의 36개 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 가운데 10개 상품이 최고 연 4%대의 금리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연 4%대 상품은 5개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5%대로 유치됐던 예적금이 100조 원에 이르는 만큼 은행들이 수신 잔액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조달 비용을 늘리고 결국 대출 금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1일 비상거시경제회의에서 “4분기(10∼12월)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등에 따른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8월까지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기업이 지난해 전체 규모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후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의 ‘삼중고’를 견디지 못한 한계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속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대법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으로 지난해 전체 파산 신청 건수(1004건)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0년(1069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특히 7월(146건)과 8월(164건)은 월별 최대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웠다. 최근 법인 파산 신청이 급증하는 건 코로나19 피해에서 회복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1300원 선을 꾸준히 넘는 등 고환율까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기준 3.4%로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높아지는 등 불안한 물가 흐름 역시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기업대출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1%로 전월(0.37%)보다 0.04%포인트 올랐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최근 시중은행들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점포와 금융 상품 등의 금융서비스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의 인구 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그동안 디지털화에 치중하며 이들을 외면하던 금융회사들이 ‘올드리치’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점포 수 감소로 은행 접근성이 낮아진 노년층을 겨냥한 ‘찾아가는 점포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7월 소액 현금 입출금과 통장 재발급 등을 해주는 ‘KB 시니어 라운지’를 시작한데 이어 연말엔 이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노인 인구가 많은 서울 지역 5개 구(강동·강서·노원·은평·중랑구)의 복지관을 은행원이 찾아가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도 올해 6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를 수도권 복지관을 대상으로 개설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동점포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점포에 글자 크기를 키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배치하거나 노년층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을 주로 제공하는 ‘노년층 특화’ 점포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에 노년층 특화 점포를 처음 개점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에 3호점까지 냈다.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적금 상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60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월 5만 걸음을 달성하면 최대 3%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6월 당행 계좌로 5대 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보훈연금)을 수령하면 최대 5.5%의 금리 혜택을 주는 적금을 내놨다. 시중은행이 노년층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신탁 서비스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1∼6월) 신탁 수탁액이 지난해 말보다 각각 26.5%, 15.4% 증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올 7월 보고서를 통해 “신탁은 유산 상속에 적합해 최근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화시대에 자산 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과거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탁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노년층의 순자산 증가세는 전체 연령대 상승 폭을 웃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8327만 원으로 2019년 대비 31.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평균 순자산 증가율은 29.3%로 집계됐다. 39세 이하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순자산 증가율은 21.4%에 그쳤다. 노년층(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은 2010년 10.8%에서 지난해 17.7%로 급등한 상황이다. 통계청은 2030년이면 해당 비율이 25.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디지털화에 집중하던 은행들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더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적자를 지속하던 국내 상장 중소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에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3년 2분기(4∼6월) 상장 중소규모 기업 실적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매출액이 1000억 원 미만인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675개의 올 2분기 합산 매출액은 9조2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1∼3월)에 29.2%에서 올해 1분기 7.8%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9.0%로 반등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2분기 ―0.9%로 직전 분기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자동차부품과 건설건자재, 건강관리장비·서비스, 방송·엔터테인먼트, 화장품 등 5개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2024년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상장 중기들이 적자에서 탈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주택정비사업 전문가가 정비사업에 투자하라는 건 뻔하잖아요? 물리지 말아야 할 주식처럼 피해야 할 재건축·재개발 투자, 콕 짚어드립니다.” 국내 주택정비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부동산연구소장은 15일 동아일보 통화에서 ‘2023 동아재테크쇼’에서 나눌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달 26,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둘째 날, 첫 번째 연사로 나선다. 김 소장은 올 2월 발표된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치밀하게 분석해 투자 포인트를 짚어줄 예정이다. 그는 “현재 200% 안팎인 1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특별법에 따라 500%까지 높일 경우 도시 인프라가 버티지 못한다”면서 “결국 역세권 주변만 용적률 상향 혜택을 주게 되는 구도로 가고, 그렇게 되면 ‘역차별 논란’이 벌어져 특별법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에서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행사 첫날 올 상반기(1∼6월)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을 내놓는다. 김학렬 소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대세 상승장도 아니고 대세 하락장도 아니다”라며 “지난해보다 시장이 반등했지만 지역별로 꼼꼼하게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밀한 입지 분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학렬 소장은 또 “정부에서 주택 공급량을 늘리려고 하는데 인허가와 착공이 밀린 곳이 많아 3∼4년 후엔 공급 물량이 적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내년부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따른 호재를 주목하고 있다. 김학렬 소장은 “GTX-A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 파주와 경기 고양시 일산 등 위성도시들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에서 ‘청약 전문가’로 꼽히는 정지영 아이원 대표는 동아재테크쇼 행사 첫날, 청약 기회를 잡기 위한 꿀팁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는 2019년 주택 청약 관련 서적인 ‘대한민국 청약지도’를 출간한 바 있다. 정 대표가 이날 특히 상세하게 분석할 제도는 공공분양주택 ‘뉴홈’에 내년 4월부터 신설되는 ‘신생아 특공’이다. 신생아 특공은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고,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임신 및 출산을 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된다. 정 대표는 “최근 새로운 청약 제도가 많이 나온 상태라 조만간 청약 시장에 대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똑똑한 투자’ 팁을 재테크쇼에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내준 은행들에 대한 행정지도에 착수했다.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곧바로 후속 조치에 나서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개선하라는 압박에 나선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장기 주담대 DSR 산정 만기와 관련해 금융회사들의 상환 능력 심사에 대한 행정지도를 13일부터 시작했다. 금융위는 전날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들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상환 능력이 명백하게 확인된 차주에게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은행권과 보험업계 및 저축은행업계, 상호금융업계 등에 대한 감독업무 시행 세칙의 개정을 예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DSR 만기에 대한 상한선과 함께 장래 소득과 관련된 조문을 정비할 예정이다. 제도 변경에 따라 불이익이 생기는 경우에는 경과 규정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가계부채 급증 과정에 은행권의 부실한 여신 심사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따지기 위해 점검에 나선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달 22일까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수협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가계 대출 실태를 점검한다. 또 다음 달 11일부터 26일까지는 IBK기업은행, 대구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등의 관련 규제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008년 9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달 15일로 15주년을 맞았다. 그 충격으로 주요국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냈던 2009년 한국은 0.8% ‘깜짝 플러스 성장’을 하면서 금융위기의 풍랑을 잘 헤쳐 나온 우등생으로 꼽혔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고물가 고환율 등 글로벌 복합 위기의 충격 속에 가계부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산업 구조개혁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이는 14일 동아일보가 국제결제은행(BIS)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각종 지표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은 2007년과 견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증가 폭이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105%)도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GDP 대비 정부부채는 같은 기간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14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없이 지속적으로 늘어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성장 엔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4%지만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미 한국의 성장률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산업 구조 면에서 보면 기존 한계 기업들의 퇴출은 감소하고, 시장은 포화상태라 신규 혁신 기업의 진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악화된 각종 거시경제 지표 등을 함께 고려하면 다음 글로벌 경제위기 때는 대응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韓 가계빚, 금융위기전 美보다 심각… 25년만에 성장률 日에 뒤질듯 15년전보다 36%P 올라 105%美, 2007년 금융위기 직전 99%“최악상황땐 걷잡을 수 없게 될것”정부부채 비율도 21.5%→44.6%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에서 가장 크게 악화된 지표는 부채 부문이다. 다른 나라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채무를 줄여가는 동안 한국은 경제 ‘시한폭탄’인 빚을 계속 키워갔다. 가계와 기업, 정부의 이 같은 막대한 부채는 소비와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 대내외 복합위기로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가계빚 부실이 금융기관 등으로 전이돼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빚 ‘최상위권’ 14일 동아일보가 국제결제은행(BIS)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105.0%로 2007년보다 35.8%포인트 올랐다. BIS가 제시한 가계부채 비율 임계치 80%를 훌쩍 넘어선다. 이 기간 상승 폭도 주요 20개국(G20) 중 최근 부동산 위기가 벌어진 중국(42.4%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수준도 G20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호주(111.8%)에 이어 2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지기 직전인 2007년 말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9.1%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가계부채 수준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경고한다. 김홍기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는 좋지 않은데 부채가 쌓이는 건 가계가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이 오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시점에서 금융당국은 높아지는 금융회사의 연체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 대출자의 연체율이 올해 1분기(1∼3월) 기준 8.3%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평균(8.0%)을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나랏빚도 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다. BIS에 따르면 2007년 말 21.5%였던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44.6%로 치솟았다.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로 국가채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지만 국회는 주요국들이 모두 갖고 있는 재정준칙의 도입을 미루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한 달 전보다 14조5000억 원 늘어 1097조8000억 원에 달했다.● 韓 성장률 25년 만에 日에 뒤처질 듯 막대한 가계빚과 인구 고령화에 짓눌린 한국은 탈출구 없는 ‘저성장의 늪’에도 빠져 있다. 올 7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당초보다 0.1%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이 내년에도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일본이 한국을 25년 만에 성장률에서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올 1분기와 2분기(4∼6월) 성장률이 각각 0.3%, 0.6%로 일본(0.9%, 1.5%)에 비해 낮았다.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일본에 뒤진다면 ―5.1%로 뒷걸음질쳤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단기외채 비중과 외환보유액은 안정적이지만 외환건전성도 안심할 수 없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250억 달러를 넘을 정도로 외화가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대란과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라 수출이 급감한 탓이다. 산업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5대 신성장산업(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헬스)의 2021년 세계 수출 점유율은 2016년에 비해 0.01%포인트 감소했다. 이 시기 중국(1.6%포인트), 독일(0.9%포인트) 등이 약진한 것과 대조된다. 신진영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경기가 급격하게 살아나는 국면이 아닌 ‘미지근한 상태’가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고소득층도 이용할 수 있는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이 27일부터 중단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공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집을 새로 사거나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면서 고정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3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금공이 27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힌 일반형은 합산소득이 1억 원을 초과하는 부부나 주택가격이 6억 원을 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 주택을 3년 내 처분하는 조건에서 2주택자에게도 내주던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같은 날부터 중단된다. 다만 주금공은 부부 합산 소득이 1억 원 미만이거나 주택 가격이 6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공급되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는 기존 계획대로 내년 1월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주금공은 올해 1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면서 1년 동안 한시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정금리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 주택 구입뿐만 아니라 주담대를 갈아탈 때도 이용할 수 있어 금리 상승기에 인기를 끌었다. 이달 8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액은 총 37조6473억 원으로 이 중 고소득층도 이용할 수 있는 일반형은 16조15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청액이 이미 올해 공급목표액(39조6000억 원)의 95.1%에 도달해 서민과 실수요층에 공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주금공은 “앞으로 공급 실적과 재원 조달 상황, 가계부채 추이 등을 살피며 운영방안 미세조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