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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가 “내년 8월까지 구글의 인터넷 검색 독점에 대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메흐타 판사는 “구글은 독점 기업”이라고 판결해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를 뒤흔든 바 있다. 이후 그는 해당 사건 원고인 미국 법무부에 ‘독점기업인 구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를 제안하라고 요구했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심리에서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에 연말까지 관련 제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또 “이후 새롭게 등장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의 인공지능(AI) 검색 경쟁까지 고려해 판결하겠다”고 밝혔다. 2년 전 재판 증거가 제출될 때와 비교했을 때 시장과 사회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NYT는 “내년 3월이나 4월에 증거를 듣기 위한 재심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구글에 대한 처분이 최대 ‘기업분할’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YT는 “법무부는 구글의 분할을 요구하고 크롬 브라우저 및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같은 사업에서 검색을 분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한편, 이와 별개로 구글은 9일부터 버지니아 연방법원에서 법무부와 새로운 소송을 치러야 한다. 이번에는 구글이 디지털 광고사업의 일부인 광고 도구를 이용해 독점 행위를 해왔다는 게 골자다. 법무부는 구글이 2008년 ‘더블클릭’ 같은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광고 구매자가 인터넷 전반에서 사용자를 타겟팅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힘을 갖추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인수합병을 통해 광고 서버 시장의 91%를 통제하게 됐으며, 광고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해 독점력을 남용했다고 덧붙였다.법무부는 구글의 광고사업에 대해 “골드만이나 시티뱅크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법무부가 이기면 구글 애드매니저에 대해 양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분석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사업 부문 해체 외에도 금전 보상을 원하는 기존 광고주들의 소송이 최대 1000억 달러 규모로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14만2000건 늘어났다고 미 노동부가 6일(현지 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이 전망한 월가 예상치(16만 건 증가)를 대폭 하회했다. ‘고용 쇼크’란 말이 나왔던 7월(8만9000건 증가)보다는 나아졌지만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용 회복을 위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 5.25∼5.50%인 기준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8월 실업률은 4.2%로 월가 예상치와 동일했다. 이날 노동부에 따르면 올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는 한 달 전보다 14만2000건 늘었다. 당초 11만4000건 증가했던 7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 또한 8만9000건으로 하향 수정했다. 다만 8월 실업률은 4.2%로 7월(4.3%)보다 소폭 하락했다. 8월 시간당 평균 임금 또한 7월보다 0.4% 올랐다. 월가 예상치(0.3%)를 상회했다. 이날 지표를 둘러싼 월가 반응은 엇갈린다. 올 1월 3.7%에 불과했던 실업률이 꾸준한 상승 추세이고,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가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점에서 “고용 시장 냉각이 입증된 만큼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즉, 금리 인하는 기정 사실화했고 관건은 ‘인하 폭’인 만큼 연준이 9월 FOMC에서 많은 이가 예상하는 0.25%포인트 인하 대신 이른바 ‘빅컷’(0.50%포인트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경제학자는 CNBC에 “연준이 이달부터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으면 고용 등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8월 실업률 등이 7월보다 개선된 만큼 과도한 금리 인하는 오히려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만 전달할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포비스마자르’의 조지 라가리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빅컷’은 금융시장과 경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도 8월 고용 지표 현황이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강력히 주장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6일 뉴욕 증시는 초반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5일(현지 시간) ‘에너지 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에너지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이며 화석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특히 중요한 의제로 꼽혀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10일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며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첫 TV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대조를 보였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대역’까지 섭외하고 모의 훈련에 나섰고 트럼프 후보는 “평생 이 토론을 준비했다”며 준비가 필요 없다고 했다. 이번 토론은 미 동부시간 10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기후 변화는 사기”라며 화석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트럼프 후보는 5일 뉴욕 연설에서 전기차, 재생에너지 중시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환경 정책 ‘그린 뉴딜’을 비판했다. 그는 “재집권하면 그린뉴딜을 폐기하겠다. 역사상 가장 큰 사기 겸 최소 10조 달러(약 1경3000조 원)의 사기”라고 했다.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풍력발전 보조금을 없애며, 각종 친환경 규제 또한 철폐할 뜻도 밝혔다. 해리스 후보는 기후 위기가 실존하는 위협으로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가 속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10번째 해안 풍력발전 사업을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누적 규모는 5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5GW(기가와트)로 늘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의 지도력하에 이번 사업이 이뤄졌다”며 2030년까지 풍력발전 규모를 30GW로 늘릴 뜻을 시사했다.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해리스 후보는 상당수 펜실베이니아주 주민이 찬성하는 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 ‘프래킹(fracking)’에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선 “금지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프래킹에 우호적인 지역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스 후보는 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도착해 사실상의 ‘TV토론 훈련 캠프’를 차렸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 보좌관 필리프 라이너스에게 가발까지 씌우고 ‘트럼프 대역’을 맡기는 등 맹연습에 돌입했다. 라이너스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후보가 대결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역을 맡아 클린턴 전 장관을 도왔다. 트럼프 후보는 연습 대신 여러 참모와 ‘정책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해리스 후보와 대립해 ‘해리스 저격수’로 꼽힌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을 최근 자신의 대선 캠프에 합류시켰다. 해리스 후보를 공격할 방안에 관한 조언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노동부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일자리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우려해 온 노동 시장의 침체를 반영한 이날 보고서에 다우존스와 나스닥 등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나타났다. 그러나 7월 고용보고서보다는 수치가 개선돼 이달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이날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미 비농업 고용 규모는 14만2000명 늘어 다우존스 예상치인 16만1000명보다 낮았다. 그러나 7월 발표돼 전 세계 증시의 급락을 가져왔던 고용보고서 수치(11만4000명)보다는 개선됐다. 실업률은 4.2%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전달보다 0.1%하락했다.8월 고용보고서는 17, 18일로 예정된 연준의 기준금리 조정을 앞두고 발표되는 마지막 보고서라 전 세계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되는 고용시장의 냉각정도에 따라 0.25%포인트 인하냐, 0.5%포인트의 ‘빅컷’ 인하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에 연준이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실업률이 4.2%로 떨어진데다 애틀란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같은 위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리 로젠버그 역시 블룸버그에 “만일 연준이 이번 달에 빅컷을 단행하면 이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석되기 보다는 오히려 경제(침체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에 대한 우려를 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많은 이들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주목하지만 8월의 추세가 하락이 아니라 상승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8월 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감소했고, 급여 증가는 가속화됐다”고 전했다.CNBC는 “오늘 보고서는 올해 발표된 보고서 중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라며 “예상치에 부합하더라도 고용이 급격히 둔화됐음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앞서 7월 고용보고서는 신규 일자리 증가가 직전 12개월 평균(21만5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고용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냉각되고 있고, 연준은 ‘실기했다’는 공포가 덮치면서 세계 증시의 급락을 가져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5일(현지시간) ‘에너지 정책’을 놓고 맞붙었다. 이민, 낙태, 세금, 총기규제에 이어 에너지 분야가 양 당의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내는 영역으로 떠오른 것. 두 후보는 오는 10일 열리는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이번 주말 각종 쟁점에 대해 ‘토론 열공’에 돌입했다.●첫 TV토론 앞두고 ‘에너지 정책’ 빅 매치이날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경제정책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친환경 경제성장 정책)’은 ‘그린 뉴 스캠(사기)’”이라며 “11월에 선출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하의 사용되지 않은 모든 기금을 철회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그린 뉴딜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나게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그린 뉴딜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후보는 그간 기본적으로 ‘기후 위기’를 부정해왔다. 그는 시추를 독려하는 구호인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미 영토 안의 화석 에너지원을 적극 개발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석유와 가스 시추 또한 확대하자고 주장해왔다. 반면 해리스 후보가 속한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전기차 확대를 포함해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쳐왔다. 이날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10번째 해안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누적 규모는 5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5기가와트 수준으로 늘었다.폴리티코는 “트럼프는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하고, 풍력 발전 보조금을 종료하고, 백열전구, 가스 스토브, 식기 세척기, 샤워기 헤드 등에 부여됐던 친환경 규제를 철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토론 캠프’, 트럼프 ‘정책 세션’으로 승부에너지 정책을 포함해 양당의 입장 차가 첨예한 이슈들은 오는 10일 오후 9시(현지시간 기준, 한국 시각 11일 오전 10시)부터 90분 간 열리는 ABC방송 TV토론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후보는 5일 간 머무는 일정으로 TV토론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도착해 사실상 ‘토론 캠프’를 차렸다. 두 후보 사이에 처음 열리는 이번 TV토론은 대선 판세를 가를 수도 있는 중요 이벤트인만큼, 해리스 후보는 이미 실전에 대비한 모의 토론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이를 위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보좌관 출신인 필리프 라이너스가 가발까지 쓰고 트럼프 후보 역할을 했다”며 “그는 힐러리 전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역’을 맡았다”고 밝혔다.반면, 트럼프 후보는 TV토론이 임박했는데도 여러 주를 오가며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나는 평생 이 토론을 준비해왔다”며 “(토론을 위해 따로) 할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뉴스위크 등이 전했다.다만 그는 모의 토론 대신 ‘정책 세션’을 통해 토론을 대비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정책 세션은 제이슨 밀러 트럼프 대선캠프 선임고문, 연설문 담당 빈스 헤일리,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돕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민주당 출신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도 대비팀에 합류했다. 그는 과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주자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몰아붙여 ‘해리스 저격수’로 불렸던 인물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소도시 와인더의 애팔래치 고교에서 14세 재학생의 총기 난사로 학생 2명, 교사 2명 등 최소 4명이 숨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미 학내 총기 난사에 빈번하게 쓰인 무기이자 올 7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때도 사용됐던 반자동 소총 ‘AR-15’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5일 미 대선을 약 두 달 앞두고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총기 규제가 올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총기 규제에 관해 완전히 반대 입장이다. 해리스 후보는 “집권하면 총기 폭력이라는 ‘전염병’을 종식시키겠다”며 규제 강화 의지를 밝혔다. 자신이 총격 피해자임에도 총기 소유의 자유를 지지하는 트럼프 후보는 용의자를 “병들고 미친 괴물”이라 부르며 특정인 때문에 총기 소유의 자유가 위협받으면 안 된다고 맞선다.● 14세 용의자, ‘AR-15’ 사용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현지 경찰에 “애팔래치 고교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재학생 콜트 그레이(14)를 체포했다. 그는 수업을 듣던 중 교실을 나갔고 가져온 총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그레이와 동갑내기인 학생 2명, 각각 39, 53세인 남녀 수학교사 두 명 등 총 4명이 희생됐다. 최소 9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그레이를 두고 “목소리나 얼굴을 잘 모를 정도로 조용한 아이” “최근 전학을 왔고 종종 수업을 빠졌다”고 진술했다. CNN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그가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 등은 그레이가 과거 이상행동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온라인에 총기 사진과 ‘학교에서 총격이 벌어질 것’이란 메시지를 올렸던 것을 파악했다. 당시 그레이의 아버지는 “아들은 총기 폭력을 저지른 적이 없다. 집에 사냥총이 있지만 내가 관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이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반자동 소총 ‘AR-15’로 알려졌다. 군사용 소총 ‘M-16’의 민간용으로 무게가 약 3kg으로 가벼운 데다 빠른 시간에 연사가 가능해 대규모 희생자를 낳는 총기로 악명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최소 2000만 정이 보급됐다.● 대선 쟁점 부상한 총기 규제 이번 사고가 대선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에만 미국에선 최소 29건의 총기 난사로 최소 127명이 숨졌다. 그만큼 총기 난사가 자주 발생하고 언제든 정치권의 이슈가 될 수 있는 것. 해리스 후보는 이날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유세에서 “매일 부모들이 자녀가 살아 돌아올지 걱정하며 학교에 보내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도 “총기 폭력이라는 전염병을 완전히 종식시켜야 한다”고 썼다. 트럼프 후보는 또 다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병들고 미친 괴물(용의자)이 소중한 아이들을 너무 일찍 뺏어 갔다”며 용의자를 비난하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두 후보와 소속 정당은 총기 규제에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민주당은 “규제 강화”를 외치나 공화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 등을 근거로 규제에 반대한다. 해리스 후보는 부통령 자격으로 백악관 내 총기폭력 사무소를 감독했고, 정치 경력 내내 총기 규제에 찬성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올 2월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서도 “재집권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를 모두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캐시 호컬 미국 뉴욕 주지사의 전 보좌관인 중국계 린다 쑨과 그의 남편 크리스 후가 중국을 위해 활동한 혐의로 미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대만의 미국 내 활동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중국을 위한 허위 문서를 발급하는 등 사실상 중국 간첩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다. 다만 쑨 부부 측은 “선동적 기소”라고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3일 미 연방검찰은 쑨 부부를 그들의 뉴욕주 롱아일랜드 자택에서 체포한 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비자 사기, 돈세탁 등 10개 혐의로 기소했다. FARA는 올 7월 미 연방검찰이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허락 없이 한국 정부를 위해 일했다”며 기소할 때 적용한 법이다. 미 정부에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일했다는 뜻이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쑨이 대만 공무원들을 호컬 주지사의 사무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고, 주 정부 통신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주 고위급 인사와 대만 인사의 회동 또한 무산시켰다고 적시했다. 반면 중국을 위해서는 주지사 허가 없이 초대장을 발급했고, 주지사 서명을 넣은 공식 문서도 발급해 줬다고 했다. 중국은 그 대가로 후가 운영하는 각종 회사에 수백만 달러의 거래를 몰아주고 공연 티켓, 친척 취업 등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쑨 부부는 이런 돈을 세탁해 롱아일랜드 해안가의 360만 달러(약 48억6000만 원)짜리 집,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190만 달러짜리 콘도, 2024년형 페라리 등 고급차를 구매한 것으로 연방검찰은 보고 있다. 연방검찰은 “쑨이 뉴욕 주민을 위해 일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론 중국 정부와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고 밝혔다. 1983년 중국에서 태어난 쑨은 유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왔다. 버나드칼리지 정치학 석사, 컬럼비아대 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9년 뉴욕주 입법부에서 일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2021∼2022년 호컬 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을 지냈다. 호컬 주지사 측은 “쑨의 비행 증거를 발견한 지난해 3월 그를 해고했다”고 해명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달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통신사 AT&T 매장. 부모와 함께 온 한 10대 학생이 스마트폰 개통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들이 떠난 뒤 직원에게 학생 개통이 많냐고 묻자 “초등학생은 그나마 덜하지만, 뉴욕에선 중학생부턴 거의 모두 스마트폰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나도 이 일을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 없이 못 사는 건 정말 문제”라며 “가능하다면 최대한 늦게 사주는 게 중독을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직원조차 ‘미룰 수 있으면 미루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 미국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중독 문제를 ‘주머니 속의 헤로인’ ‘담배나 총기보다 더 위험한 것’ ‘정신건강 전염병’이라고 표현할 정도다.》이런 위기감은 9월 개학 시즌이 시작되자 더욱 커지고 있다. 주별로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주정부 차원에서 소셜미디어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당신들로 인해 우리 학생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있다. 연방 상원의회에서는 아이들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중독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법안이 통과됐고,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동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는 기업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스마트폰과의 전면전’이다.● 아이들 지키기 총력전 “학교에서 7시간만이라도” 새 학년이 시작된 요즘, 여러 주는 연이어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선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정책을 처음 시행한 곳은 플로리다주. 지난해 공립학교에서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올해는 더 많은 주가 가세해 인디애나와 루이지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금지 정책에 동참했다. 전면 금지까진 아니더라도 유사한 방법을 찾거나 검토 중인 곳도 적지 않다. 펜실베이니아주와 델라웨어주는 최근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보관할 수 있도록 ‘잠금 파우치’를 구입하는 데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할당했다. 버지니아주는 주지사 행정명령을 통해 내년 초까지 ‘스마트폰 없는(cellphone-free)’ 교육 정책과 과정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미네소타주와 오하이오주도 법에 따라 내년까지 관련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입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 전역의 학교 현장에서 사실상 반(反)스마트폰 정책이 퍼지고 있는 것은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법제화 이전에도 학교들은 교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이 지키지 않았고 교육 현장의 위기감은 높아졌다. 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고교 교사의 72%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학생들의 주의 산만은 ‘중대한 문제’”라고 답했을 정도다. 학계에서도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학업성취도 하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랐다. 교사들에 따르면 수업 중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틱톡’ 영상에 빠져 있거나 화장실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에어드롭’(아이폰 파일 전송 기능)으로 친구와 선정적 콘텐츠를 주고받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특정 친구의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희롱하거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딥페이크 사진을 만들어 돌려보는 등 범죄에 준하는 사건들도 계속되고 있다. 제도가 만들어지길 기다릴 수 없었던 일부 학교들은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오하이오, 콜로라도, 메릴랜드,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캘리포니아주의 많은 학교가 잠금 파우치 제도를 도입했거나 수업 중 전자 기기 사용을 금지했다. 학생들의 중독과 학습 방해, 우울감, 섭식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나쁜 건 바로 너” 뉴욕, 소셜미디어 상대 소송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학생 스마트폰 이슈의 최정점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 올해 2월 뉴욕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행정부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끼친 피해를 배상하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스냅챗 등 5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뉴욕시의 젊은이들이 전에 없던 비율로 불안, 절망, 심지어 자살 시도를 경험하고 있는데 소셜미디어가 주요 원인이란 증거가 늘고 있다”며 뉴욕시 보건정신위생국, 병원 당국, 시 교육부와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핵심은 이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걸 알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끝없이 중독돼 헤어나지 못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하는 한편으로 교육당국의 재정에도 수억 달러의 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아슈윈 바산 뉴욕시 보건정신위생국장은 “‘좋아요’와 같은 플랫폼의 소셜 기능은 도파민 분비를 조작하도록 설계됐다”며 “빅테크들은 부정적이고 무서우며 터무니없는 콘텐츠가 지속적인 이용자 참여와 더 큰 수익을 창출시킨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콘텐츠가 학생들의 온라인 괴롭힘,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 것이다. 뉴욕주 상원의원 앤드루 구나르데스는 “하버드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2022년 미성년자 대상 광고 판매로 110억 달러(약 14조8000억 원)를 벌었다”며 “우리는 거대 기술 기업이 스스로 개선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도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주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7월 미 상원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로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Kids Online Safety Act·KOSA)’을 통과시켰다. 관련 기업들이 아이들을 괴롭힘, 희롱, 성적 착취, 거식증, 자해 및 약탈적 마케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민주당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먼솔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설치해야 하듯이 소셜미디어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중독 없이 연락 가능한 ‘워치’ 마케팅 학생들의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빅테크들의 제품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한 대중의 우려와 거부감이 높아지자 스마트폰보다 중독 우려는 낮으면서도 학부모와의 연락은 가능한 ‘스마트워치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총기 사고가 잦은 미국에서는 ‘아이와 연락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교내 스마트폰 전면 금지에 반대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어릴 때부터 총기 사고 보도에 자주 노출된 학생들 역시 스마트폰이 없어 연락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도로 불안해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No Mobile Phone Phobia)’를 보이기도 한다. 이에 애플은 애플워치 마케팅 슬로건 중 하나를 ‘당신의 아이를 위한 애플워치(Apple Watch For Your Kids)’로 내걸고 관련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로 예정된 애플 신제품 출시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고 가격을 낮춘 어린이 전용 애플워치가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돼 있다 가자지구에서 최근 살해당한 인질 6명 중 미국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이스라엘 국적도 보유)이 포함돼 있다는 게 지난달 31일 확인되면서 ‘가자 전쟁’과 ‘인질 석방’이 11월 미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입장도 달라 양측의 대립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가자 전쟁과 인질 석방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와 미국 내 유대인 표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향후 미 대선을 출렁이게 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우위를 점해 온 해리스 후보에게 미국인 인질 사망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실타래를 풀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현직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부통령 명의의 백악관 성명을 통해 하마스를 규탄하고 골드버그폴린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1200명을 학살한 것부터 성폭력, 인질, 살인에 이르기까지 하마스의 타락은 명백하고 끔찍하다”며 “부통령으로서 미국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인질로 잡힌 모든 이를 해방시키려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리스 후보는 1일 X를 통해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골드버그폴린의 부모는 하마스가 억류한 미국인 인질 가족 중 가장 적극적으로 석방 운동을 펼쳐 왔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난달 19∼22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무대에 올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트럼프 후보 측은 현직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후보는 X에 “훌륭한 미국 시민이 무의미하게 죽은 것은 미국의 힘과 리더십이 완전히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학살당하는 동안 해리스는 거짓말을 지어내고 있고, 바이든은 16일 연속 휴가를 받아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힐난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현재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은 총 97명(생존자 64명, 사망자 33명)이다. 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직 살아있는 인질은 60명 이상이고 이 중 7명이 미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은 앞으로도 휴전 및 인질 협상에 적극 임한다는 방침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2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인질협상팀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은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ABC뉴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50%)는 트럼프 후보(46%)를 4%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경합주를 중심으로 한 여러 지지율 조사에서는 여전히 초박빙 상황이다. 두 후보는 미국 노동절 휴일인 2일 경합주 유세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 조성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코카콜라, 사탕, 그리고 기쁨의 삶(a life of joy).”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94세를 맞은 ‘투자의 현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삶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경제매체 ‘포천’은 그의 생일인 이날 독특한 식습관과 삶의 원동력이 된 6가지 습관을 조명했다. 버핏 CEO는 알려진 대로 패스트푸드 마니아다. 2015년 포천 인터뷰에서도 “여섯 살짜리 아이처럼 먹는다”며 감자튀김 과자인 ‘우츠(Utz)’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매일 코카콜라 다섯 캔을 마시며, 맥도널드에서 소시지와 베이컨 등으로 구성된 3.17달러(약 4200원)짜리 아침 식사를 즐긴다. 칠리치즈핫도그와 아이스크림 선대, 사탕 ‘시즈캔디’도 좋아하는 간식이다. 포천은 “사람들은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그가 건강 식단을 고수할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정반대”라고 전했다. 포천은 버핏 CEO가 ‘정크 푸드’에 가까운 음식을 즐기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일상의 6가지 습관’을 소개했다. 먼저 버핏 CEO는 8시간가량 잠을 잔다. 2017년 PBS 인터뷰에서도 “잠자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두 번째 비결인 카드 게임은 또 다른 삶의 활력이다. 그는 매주 친구들과의 브리지(Bridge) 게임에 8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세 번째 비결은 가벼운 일정이다. 바쁜 일정에도 ‘아무것도 없는 날’을 꼭 만든다. 네 번째는 독서로, 하루 대여섯 시간을 독서와 명상에 쓴다. 다섯 번째는 ‘감사’다. 포천은 이를 “자신의 축복을 세어 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 비결은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아는 것’이 꼽혔다. 버핏 CEO는 “인생의 성공 기준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당신을 사랑하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에 달렸다”고 했다. 포천은 “버핏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그의 주식 선택이 아니라 아이 같은 정신과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평했다. 버핏 CEO도 2017년 CNBC 인터뷰에서 “행복은 장수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선대를 먹거나 콜라를 마실 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94세가 됐다. 포춘지는 이날 장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워렌 버핏의 의외의 식습관과 함께 음식 이상으로 진정한 삶의 원천이 된 그의 6가지 습관을 조명했다.‘코카콜라, 사탕, 그리고 기쁨의 삶’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포춘지는 먼저 그의 식습관을 조명했다. 포춘지는 “사람들은 며칠 전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비기술 미국 기업(버크셔 해서웨이)을 이끄는 그가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식단을 고수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겠지만 실은 정반대”라며 그가 좋아하는 메뉴를 나열했다.2015년 버핏은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6살짜리 아이처럼 먹는다”며 감자튀김 과자인 ‘우츠(Utz)’와 ‘코카콜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매일 코카콜라 다섯 캔을 마신다며 “내가 하루에 2700칼로리를 섭취한다면 그 중 4분의 1은 코카콜라일 것”이라고 말했다.2017년 HBO 다큐멘터리에서는 매일 맥도날드에서 소시지, 베이컨, 계란, 치즈 등으로 구성된 3.17달러짜리 아침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이 방영됐다. 물론 콜라와 함께였다.점심에는 종종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데어리 퀸에 들러 칠리 치즈 핫도그와 체리 시럽과 다진 견과류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선데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고급 캔디인 ‘시즈캔디(See‘s Candies)’도 그가 좋아하는 간식이다. 그는 소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미국의 금융사인 웰스 파고의 전 최고경영자(CEO) 존 스텀프는 “마치 ‘눈보라’가 치는 것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도 버핏 식단의 ‘목격자’다. 그는 2017년 레딧 게시글을 통해 “집에서 아침 식사로 오레오를 먹는 걸 봤다”고 적었다. 게이츠는 “그는 주로 햄버거, 아이스크림, 콜라를 먹는다”며 “젊은이들에게 나쁜 본보기를 보일지 몰라도 어쨌든 버핏에게는 맞는 식단”이라고 전했다.사실상 ‘정크 푸드’에 가까운 음식을 먹는데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1조 달러의 기업을 운영하는 그의 건강 비결을 포춘지는 ‘일상의 6가지 습관’에서 찾았다.첫째로, 버핏은 8시간 동안 잠을 잔다. 버핏은 2017년 PBS와의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싶지 않다. 난 잠 자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래서 보통 밤에 8시간 잔다”고 말했다.두 번째 비결은 카드 게임이다. 70개의 자회사를 둔 기업을 운영하는 그이지만 매주 친구들과 카드 게임인 브릿지(Bridge)를 하는데 8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분마다 다른 지적 도전을 보게 된다”며 “뇌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세 번째 비결은 ‘가벼운 일정’이다. 2017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오마하의 현인(버핏)으로부터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자유로운 일정의 아름다움”이라며 “버핏의 일정에는 ‘아무것도 없는’ 날이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난 내가 싫어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며 “나는 내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네 번째 비결은 독서다. 버핏은 하루에 5~6시간을 독서와 생각하는데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섯 번째 비결은 ‘감사’다. 포춘은 이를 ‘자신의 축복을 세어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버핏은 지난해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울 메이트이자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이었던 찰리 멍거 옆에 앉아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 훌륭한 관리자, 훌륭한 가족이 있다. 삶이 여러 면에서 축복받았다”고 말했다.여섯 번째 비결은 ‘사랑하는 관계의 중요성을 아는 것’이 꼽혔다. 버핏은 “내 나이가 되면 인생에서의 성공을 측정하는 기준은 당신이 사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 중 실제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춘지는 “버핏의 가장 큰 교훈은 그의 주식 선택이나 시장 조작이 아니라, 아이 같은 정신과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2017년 CNBC 인터뷰에서 “행복은 장수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핫 퍼지 선데를 먹거나 콜라를 마실 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X’ 중단은 정당하다.”(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브라질에서 X를 금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가 아닌 ‘독재자’다.”(일론 머스크 X 소유주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 브라질 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X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평소에도 심각한 브라질 정치권의 좌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약 20%인 4000만 명이 X를 쓴다. 2017년부터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이날 X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서비스 중단 이유로 밝혔다. 특히 그는 머스크 CEO가 “브라질 주권, 특히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면서 자신이 초(超)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X를 우회 접속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자산도 동결된다. 브라질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기능을 한다. 총 11명의 대법관 또한 75세까지 재직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는 평을 얻는다. 특히 ‘합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와 달리 대법관 1인이 개별 사건에 직접 벌금 부과 등의 단독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2022년 10월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번 그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의 정치권에선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파 측은 “사법부를 정치화했다”고 반발했지만 좌파 진영은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에 X를 차단한 곳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X에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X’ 중단은 정당하다.”(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브라질에서 X를 금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가 아닌 ‘독재자’다.”(일론 머스크 X 소유주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브라질 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X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평소에도 심각한 브라질 정치권의 좌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약 20%인 4000만 명이 X를 쓴다.2017년부터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이날 X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서비스 중단 이유로 밝혔다. 특히 그는 머스크 CEO가 “브라질 주권, 특히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면서 자신이 초(超)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했다”고 비판했다.이에 따라 31일부터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X를 우회 접속한 게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자산도 동결된다.브라질 대법원은 헌법 재판소 기능을 한다. 총 11명의 대법관 또한 75세까지 재직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는 평을 얻는다. 특히 ‘합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와 달리 대법관 1인이 개별 사건에 직접 벌금 부과 등의 단독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2022년 10월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이번 그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의 정치권에선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파 측은 “사법부를 정치화했다”고 반발했지만 좌파 진영은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에 X를 차단한 곳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X에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가 28일(현지 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실적 상승 폭이 줄어든 데다 차세대 신제품 ‘블랙웰’ 생산 지연 문제로 실적 발표 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AI 수요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매출 122% 올랐지만…시장은 “글쎄”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발표한 자체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300억4000만 달러(약 4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3분기(8∼10월) 매출은 약 325억 달러(43조3700억 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 모두 각각 287억 달러와 317억 달러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AI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었다. 매출 증가율122%도 높은 수치지만, 앞서 보여준 3개 분기 연속 200%대 성장에 비해서는 ‘서프라이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 야심작인 ‘블랙웰’에 설계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고,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제조 공정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에서 블랙웰 결함으로 내년 1분기로 생산이 미뤄질 것이란 보도를 일부 확인한 것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11월∼내년 1월)에 블랙웰이 수조 원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8.4%까지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투자자들은 폭발적인 분기 실적에 익숙해졌는데 이번 수치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실망스러운 전망과 오랫동안 기대했던 블랙웰 칩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평가했다.● 황 “생성 AI 열풍은 계속될 것” AI 열풍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국내 반도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랙웰 신제품에 들어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HBM3E’ 물량 수주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각각 3.14%, 5.35%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4분기(10∼12월)부터는 12단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다. 블랙웰 신제품 출시 지연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공급 차질 위기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황 CEO는 이날 “생성 AI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매우 다양하다. 생성AI 모멘텀은 가속화되고 있다”며 AI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세계 데이터센터의 구식 장비를 교체하려면 1조 달러의 장비가 필요하다. 교체 프로세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블랙웰 차질은 설계상의 일시적인 문제로, 전체적인 AI 시장 성장세에 대한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5년 뒤인 2029년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시장 규모가 35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이 채 7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본격적인 TV 및 인터넷 선거 광고를 시작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최근 한 주 동안 총 6개 광고를 쏟아내며 특히 중산층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중 한 광고에서 해리스 후보는 이혼한 ‘워킹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신이 수도 워싱턴의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를 다닐 때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맥도널드에서 감자 등을 튀기며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이야말로 집권하면 중산층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후보라고 외친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중산층의 어려움을 모르고 이들을 위한 계획도 없으며 오로지 억만장자를 위한 감세 계획만 내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22일 CNN 또한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최초로 맥도널드 아르바이트생 출신 대통령 부부가 탄생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역시 최근 “고등학교 시절 맥도널드에서 일했고 일을 잘해 ‘이달의 직원’으로도 뽑혔다”고 밝혔다. 해리스 후보가 맥도널드 근무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인의 13%가 이곳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산층, 서민층 유권자와 공감하기 좋은 소재라는 의미다. 또한 NYT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이번 광고와 비슷한 광고를 더 내보내기 위해 올 8월에만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2025억 원)를 쓰기로 했다. 대선 전까지 추가로 3억7000만 달러를 더 지출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트럼프 후보는 장기인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은 물론이고 최근 ‘X’ 계정까지 되살려 게시물을 적극 게재하고 있다. ‘X’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그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하자 트럼프 후보가 이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정지했다. 분노한 트럼프 후보는 이후 ‘트루스소셜’에 매진했지만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다시 ‘X’에 복귀했다.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25일 오전∼27일 저녁에만 X에 18차례 글을 올렸다. 인플레이션, 중동 정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글을 올리며 해리스 후보를 맹공격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의 경제 공약은 공산주의적”이라며 그를 ‘카멀라 동지(comrade)’라고 비꼬았다. 또 대선이 실시되는 11월 5일이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강조의 의미를 담아 대문자로 적었다. 그는 다음 달 초 노동절 연휴 직후 6000만 달러(약 802억 원)의 TV 광고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 자격으로 불법 이민 의제를 관장해 온 해리스 후보가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로 비판하는 기존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짓고 잇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갑작스러운 미 연방기관의 환경 허가 재평가를 받게 됐다. 조지아주와 개발 담당자가 연방기관에 제출한 자료에 “공장 완공 시 운영에 하루 최대 660만 갤런(2500만 L)의 물을 써야 한다”는 정보가 누락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기관으로 미국 내 수역 및 습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육군 공병대는 최근 HMGMA가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제 당국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민원에 따라 이 공장의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2년 10월 약 10조 원을 투자해 8000명을 고용하고,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르면 올 10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공장 건설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현대차가 생산 라인을 완공하고도 자칫 연내 생산 시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현대차는 이번 환경평가 재검토가 공장 가동 계획에 차질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대차 법인은 “미 육군 공병대의 요청에 조지아 당국이 적절한 시점에 관련 데이터(용수 공급 계획 등)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대차는 지역 사회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아주 주민 “현대차 공장으로 물 부족 심화” AP통신 등에 따르면 육군 공병대는 23일 서한을 통해 “새 정보가 등장한 만큼 현대차 공장의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정부 등이 2022년 공장 건설을 신청할 때는 현대차가 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에 최대 660만 갤런을 뽑아낼 것이란 정보를 빠뜨렸는데 이것이 알려진 만큼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 서배너모닝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올 6월부터 불거졌다. 조지아주는 HMGMA에 물 660만 갤런을 공급하기 위해 우물 4곳을 시추할 계획을 이때 공개했다. 현대차 공장이 예상보다 많은 수자원을 쓸 것임을 알게 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본격 반발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현대차가 물을 끌어다 쓰면 인근 주민의 수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며 “주 정부와 현대차 모두 주민의 식수와 농업용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지 환경단체도 “허가를 재평가하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고 맞섰다. 결국 연방기관도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받아들인 것이다. ● 조지아주 “공장 건설 지연 가능성 낮아” 다만 조지아주 측은 지역 언론에 “이번 사태가 공장 건설 등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낮다”며 “허가는 여전히 유효하고 작업 중단이 요구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 정부와 지역 경제단체가 ‘해외 투자 유치’에만 치중하고 관련 행정 업무를 제대로 처리 못 해 현대차가 피해를 입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일부 주 정부가 외국 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온 것과 관련된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지아주가 미 대선 최대 경합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현대차는 HMGMA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는 사기”라며 비판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선전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기도 돈도 더 많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후보직을 물려받았다. 그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여성,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또한 그는 다음 달 10일 ABC방송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주류 언론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앞섰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지지율 7%포인트 앞서… 지난달 모금액 3배 해리스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23일 페어리디킨슨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 전역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를 얻었다. 역시 트럼프 후보(33%)보다 높다. 해리스 후보는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자체 여론조사, 여론조사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조사 등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해 공개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를 눌렀다. 다만 22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해리스 후보(46%)를 앞섰다. 해리스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후 현재까지 5억4000만 달러(약 7160억 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약 한 달간 역대 어떤 대선 캠프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성 기부자, 신규 기부자가 많아 ‘풀뿌리 지지’가 강력하다는 평도 얻고 있다. 또한 해리스 후보는 7월 한 달 동안에는 3억 달러를 모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 측의 모금액은 약 3분의 1인 1억3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트럼프, 유세 강화… ‘낙태권’ 입장 변화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점을 들어 폐기를 찬성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낙태권 폐기 다섯 달 후 치러진 같은 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상원 다수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행정부는 여성과 생식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썼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25일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의 전국적 금지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패한 3개 경합주 즉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X’ 활동도 최근 재개했다. CNN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쟁자가 ‘인기 없는 현직 남성 대통령(바이든)’이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보다 젊고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지지율과 모금액에서 앞서면서 트럼프 측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25일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를 만드는 ABC 같은 곳에서 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며 다음 달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인기도, 돈도 더 많다.”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후보직을 물려받았다. 그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자신에 비판적인 여성,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또한 그는 다음 달 10일 ABC방송의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주류 언론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앞섰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지지율 7%포인트 앞서…지난달 모금액 3배해리스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23일 페어리디킨슨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 전역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특히 해리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를 얻었다. 역시 트럼프 후보(33%)보다 높다.해리스 후보는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자체 여론조사, 여론조사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 의 조사 등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해 공개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를 눌렀다. 다만 22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해리스 후보(46%)를 앞섰다.해리스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후 현재까지 5억4000만 달러(약 7160억 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약 한 달간 역대 어떤 대선 캠프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성 기부자, 신규 기부자가 많아 ‘풀뿌리 지지’가 강력하다는 평도 얻고 있다.또한 해리스 후보는 7월 한 달 동안에는 3억 달러를 모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 측의 모금액은 약 3분의 1인 1억3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트럼프, 유세 강화…‘낙태권’ 입장 변화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점을 들어 폐기를 찬성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을 보이고 있다.이는 낙태권 폐기 다섯 달 후 치러진 같은 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상원 다수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트럼프 후보는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행정부는 여성과 생식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썼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25일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의 전국적 금지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후보는 또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패한 3개 경합주 즉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X’ 활동도 최근 재개했다. CNN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쟁자가 ‘인기 없는 현직 남성 대통령(바이든)’이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보다 젊고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지지율과 모금액에서 앞서면서 트럼프 측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한편 트럼프 후보는 25일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를 만드는 ABC 같은 곳에서 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며 다음 달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며 2년 넘게 이어온 긴축 기조의 종말을 예고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에 미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하고 금값은 1%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들썩였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 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통화)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달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같은 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일자리 둔화세가 확인되면 이른바 ‘빅컷’ 즉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또한 “끈질겼던 인플레이션이 저물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5.00%로 만들었다. 2020년 3월 이후 첫 금리 인하였다.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 나스닥지수는 258.44포인트(1.47%) 오른 17,877.79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주가지수 유로스톡스600은 0.5% 상승해 3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795%로 6.7bp(1bp는 0.01%포인트) 떨어졌다(채권 가격 상승). 금과 가상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은 이날 장 중 전장보다 1.2% 상승해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6만∼6만1000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6만400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2일 기준 61조2662억 원으로 일주일 사이 1조142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76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모아진 만큼 이들 변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28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투자 불안을 해소할지와 미 대선 등이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Time has come)”고 말해 사실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단, 파월 의장은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인하의 시기나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북서부 와이오밍주의 국립공원인 그랜드 티턴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감소했고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우리의 두 가지 임무에 대한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매년 8월 말에 갖는 회의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은 연준 의장이 맡는데, 매년 이 연설에서 연준의 중요 금융정책 향방을 읽을 수 있어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올해는 파월 의장이 2022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고금리 시대의 막을 내릴 것인지, 금리를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두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통화정책의 효과성과 전달’을 주제로 한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진행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의 타이밍과 속도는 유입되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 가격 안정을 회복하고,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를 피하는 것”이라며 “과제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 결과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이날 연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진입했지만 그간 목표로 밝혀 온 ‘2%’에는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6월 기준 전년대비 2.5%로, 2022년 7%대에 달했을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1년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4.3%까지 올라 지난해 대비 약 1%포인트 상승했다. 파월은 “그러나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시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해고 증가 때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노동력 공급의 상당한 증가와 이전의 급격한 고용 속도의 둔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파월은 이날 연준의 적절한 정책 완화를 통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2% 인플레이션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금리 수준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 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과열되고 왜곡된 수요와 제한된 공급 간의 강한 충돌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봤다. 이어 “최근의 경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경제적 불황 없이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연설을 마치며 “팬데믹 동안 우리 (기존 경제) 지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이를 현재의 도전에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