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석

허진석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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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진석 기자입니다.

jameshur@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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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조기에 붙이기만 하면 건물 유입 세균-바이러스 싹~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위생과 방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휴대용부터 건물용까지 살균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7일 클리어윈코리아(대표이사 김유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기존 공조기에 부착해 건물 내부로 공급되는 공기를 살균할 수 있는 공조기 부착용 자외선 살균장치 ‘클리어쉴드’를 개발했다. 대형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공조장치는 일반적으로 필터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설비로 공기 중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은 없다. 클리어윈코리아 김경연 부사장은 “클리어쉴드 설치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의 세균과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 각종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음을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시험 결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클리어쉴드는 자외선 LED 바 8개와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됐고, 별도의 공사 없이 한 시간 정도면 장착할 수 있다. 공조장치의 공기 흐름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살균에 최적화된 26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파장을 내는 LED를 채용해 오존 발생 없이 초속 10m로 비교적 빠르게 흐르는 공기도 순간 살균할 수 있다”고 했다. 자외선의 A, B, C 영역 중 살균에 적합한 C 영역 파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클리어윈코리아의 클리어쉴드는 현재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사무용 빌딩인 강남파이낸스빌딩을 비롯해 강남의 대형 병원과 대형 쇼핑몰 등에 설치됐고, 인천 청라지구 청라베어즈베스트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식당, 사우나장 등에서도 활용 중이다. 김 부사장은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두 곳은 클리어쉴드의 우수성을 인정해 향후 설계 단계에서부터 클리어쉴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공조기용 살균기 이전에 이미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자외선 살균기와 휴대용 개인 자외선 살균기도 개발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5년에 개발한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용 살균기는 인도네시아 지하철과 대만 타이베이공항 등 63개국에 6만 대가량 수출했다. 에스컬레이터의 동력을 활용해 별도의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다. 휴대용 살균기 ‘클리어스캔’은 두툼한 볼펜만 한 크기다. 자외선을 방출하는 부분을 살균이 필요한 휴대전화나 여러 손잡이, 컴퓨터의 자판기 등에 3초 정도만 쪼여주면 된다. 지난해에 출시해 지금까지 8개국에 20만 대를 판매했다. 건설 현장이나 물류센터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일하는 작업장에서 안전관리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클리어윈코리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이달 17∼25일에는 KOTRA와 하이마트가 서울 롯데 하이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연 ‘제5회 혁신상품 체험관’ 행사에 참가해 각광을 받았다. 2019년에 설립된 클리어윈코리아는 경기 안양시에 공장을 두고 있고, 전북대에 연구소가 있다. 직원은 24명으로 올해 8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문세연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연구 분야 플라스마)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해 자외선에 이어 플라스마를 이용한 차세대 살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코로나 이후로도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일상에서 세균과 바이러스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적합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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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 대신 잘라주는 서비스로 매출 2000억 원 앞둔 30살 사장[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금은방에서 금 장신구를 주문하면 소비자는 잘 모르는 독특한 거래 과정이 시작된다. 금은방 뒤에는 도매상이, 그 뒤에는 귀금속 세공업체가 있다. 소비자가 고른 디자인을 금은방은 도매상에 주문하고, 도매상은 다시 세공업체에 주문을 넣는다. 이후 거래 과정이 여느 제품의 유통 과정과 차이가 있다. 작품이 완성되면 세공업체는 도매상에 물건을 찾아가라고 알린다. 이때 도매상은 주문한 장신구의 금 무게와 비슷한 금 덩어리와 세공비, 두 가지를 준비해서 세공업체를 찾는다. 두 업자는 만난 자리에서 완제품의 무게를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잰다. 그 뒤 도매상은 그 자리에서 원재료인 금을 잘라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릿수까지 정확하게 맞춰 건넨다. 결제에 쓰이는 이런 금은 ‘결제금’으로 불린다. 세공비는 별도로 돈으로 지불한다. 도매상이 가져 온 완제품을 금은방에 넘길 때도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금은방 알바에게 이상했던 풍경 ‘금방’의 임진리 대표이사(30)는 대학 시절 어머니 금은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금 장신구 업계의 실물 거래 관행을 알게 됐다. 도매상에 물건을 찾으러 가다가 금을 분실해 알바비로 그 손해를 감당하면서 실물 거래의 위험성을 체감했다. 금을 잘라줄 때도 정확한 무게를 맞추기 위해 모래알만큼 작게 자르느라 시간과 노력이 적잖게 들었다. 임 대표는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것도 앱으로 편리하게 처리되는 디지털 시대에 장신구용 금이 아직껏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그때 사업 기회를 본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실물 금 거래 관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해지는 일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금값에 의한 손익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금을 실물로 주고받아야 했던 관행이 귀금속 업계가 생긴 뒤로 바뀐 적이 없었던 것이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졸업을 앞두고는 취직보다는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다. 창업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필수라고 여겨 삼성멀티캠퍼스에 어렵게 입학해 코딩을 배웠다.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니어서 6개월 과정 중 4개월가량 수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매일 울다시피 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쉽게 풀이한 강의를 접하고는 교육 과정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코딩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키우게 됐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블록체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한국산업기술대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강사까지 지냈다.○5만여 귀금속 제품 소개하는 ‘업스토어’코딩에 자신이 붙자 금은방 알바를 할 때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3월 창업했다. 처음엔 혼자였다가 정부지원금을 바탕으로 개발자 2명을 채용해 3명으로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코로나가 막 퍼지기 시작할 무렵인 2020년 3월 ‘업스토어’라는 서비스를 앱으로 내놨다. 금은방과 도매상이 앱에서 금을 사 보유하고 있다가 주문품을 주고받을 때 앱에서 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세공업체는 앱에서 이체 받은 금을 임 대표의 회사로 찾아와 실물로 찾아간다. 소매상과 도매상은 결제금을 자를 일이 없어진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고, 절단 과정 중 발생하는 금 손실을 방지해 주며, 육안으로는 분간하기 힘든 함량인 금을 받을 위험성도 줄여준다. 먼 거리 간 거래도 더 편리하게 해 준다. 전국에는 1만2000여 곳의 금은방과 2000여 곳의 도매상, 1000여 곳의 세공업체가 있다. 임 대표는 앱 출시 후 금 거래가 앱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을 돌며 가입을 부탁했다. 금은방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3가 일대는 물론이고 지방 귀금속 상가까지 직접 찾아가 50, 60대의 금은방 주인들에게 앱이 제공하는 이점과 사용법을 일일이 설명했다. 더 많은 디자인의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실물 금을 옮기고 자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가입자가 조금씩 늘었다. 임 대표는 “기존 거래 과정은 지켜드리면서 편의성을 높여 전국 귀금속 사업자의 37%인 5600여 곳이 업스토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비스 출시 2년 6개월 만에 업스토어는 국내 귀금속 제품 목록을 가장 많이 갖춘 곳이 됐다. 귀금속을 3300여 가지로 분류해 두고 5만여 제품을 소개한다. 다이아몬드도 1400여 종이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금은방과 도매상에 금을 파는 데서 나온다. 금을 민간 금 유통기업인 금거래소에서 도매금액으로 매입해 이를 판매하면서 약간의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서비스 시작 이듬해인 2021년에 1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00억 원을 올렸다.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취재가 있던 지난달 31일 종로세무서에서 조사를 나올 정도였다. 임 대표는 “올해 200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영업이익은 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내년에는 KRX 금시장에 금 공급 자격금방은 금 유통량이 많아지면서 금 시세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매일 업스토어 앱에 공지하고 그 가격에 금은방들에 판매한다. 매입 규모가 커지면서 금을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니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임 대표는 내년에는 매출이 8000억 원대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금을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는 자격은 획득했고, 내년이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된다”고 했다. 올해는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이 결제금을 대신하는 디지털 송금 서비스에서 나왔지만 내년에는 도매업체나 세공업체의 귀금속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금은방에 판매하는 서비스를 더 고도화해 수익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귀금속을 온라인상에서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렌더링 기술을 보강해 실제 제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금은방이 귀금속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외국 기업 인수도 추진 중이다.○“장롱 속 금에 수익 지급하는 서비스도 만들 것”국내에 있는 금은 KRX 금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19t(1조5000억 원어치)과 귀금속 시장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는 700t(50조 원어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금고나 장롱 속에 오랫동안 묵히는 경우가 많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B2C 서비스를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개인들 간에 금 거래를 중개하고 정련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개인들이 장롱 속에 보관 중인 금을 전국 금은방을 통해 빌린 뒤 이를 활용해 장신구 등을 만들어 팔고 남은 수익을 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 계획이다. 장롱 속 금에 이자를 붙여주는 셈이다. 개인 간 거래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킬 생각이다. 앞으로 할 B2C 서비스를 위해 SW 개발자를 비롯해 운영에 필요한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 대표는 “한정된 자원인 금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세계적인 투명한 금 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소비자는 굳이 음성적인 거래를 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믿을 만한 금을 싸게 구입·투자할 수 있고, 귀금속 업계는 ‘탈세’ 같은 어두운 시선에서 벗어나 귀금속 산업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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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주얼 게임 강자’ 쿡앱스, 하반기 100명 대규모 채용

    하반기 채용 시장이 암울한 가운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올 11월까지 채용하는 게임회사가 있다. 글로벌 캐주얼 게임의 강자 ‘쿡앱스’는 11월 13일까지 1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하는 ‘THE10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 수가 140여 명임을 감안하면 70%나 증원하는 셈이다. 신입 직원의 연봉은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가리지 않고 5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쿡앱스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510억 원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54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과 비슷한 결과를 상반기에 달성한 것이다. 방치형 롤플레잉게임(RPG)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등이 인기를 끈 결과다. 쿡앱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주로 공략해 오다 최근 들어 국내와 일본, 대만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세계 127개국에서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쿡앱스의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본사에서 박성민 대표이사(41)를 만났다. 박 대표는 “최근 4년간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서양과 동양 문화권 모두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 이후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선도할 인재를 영입할 적기라고 생각해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게임 기획자부터 게임 원화 디자이너, 사내 시스템 개발자, 서버 개발자 등 게임 개발과 운영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담당자, 고객 경험팀 등 회사 직무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쿡앱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아예 채용 관련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채용 분야는 물론 채용에 유용한 팁까지 제공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지원자 중 최종 2차 경영진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에게는 면접비 1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원자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결과는 100시간 내에 알려줄 예정이다. 쿡앱스는 주 35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쿡앱스를 방문한 시각이 오후 2시였는데, 사무실은 한산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두 시간이 점심 시간이다. 휴식 시간 보장과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유연근무제로 하루 7시간을 일하면 되는데,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는 직원이 많은 편이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의 대학원 및 MBA 학비 90%를 지원해 준다. 매년 전 직원이 단체로 워크숍을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2009년 대학교 3학년 때 친구인 김태은 쿡앱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재학 시절 교수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커리큘럼을 가져와 당시 미국에서 막 뜨고 있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과제로 냈는데, 이 숙제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많게는 하루 250만 원의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자극제가 돼 지금의 쿡앱스가 탄생했다. 쿡앱스는 전체 직원에게 모든 게임의 일별 사용자 수와 수익 등을 다 공개한다. 개발된 게임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원들이 감각을 익히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리고 신입·경력 직원들에게 캐주얼 게임을 만들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 또 사내 게임 개발 경진대회인 ‘게임잼’을 통해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게임을 기획해 코딩을 하고 앱장터에 올린 뒤 마케팅까지 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박 대표는 “대형 게임회사는 주어진 일만 해야 하지만 쿡앱스에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직무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쿡앱스는 아직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창업 이후 조금씩 낸 수익으로 지금의 쿡앱스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인재 채용 이후에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회사가 커지면 각 개발팀이 좀 더 자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수익도 가져갈 수 있는 체제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성남=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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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복지협 “저소득 아동에 ‘꿈드림팩’ 전달”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식품과 생필품, 학용품 등을 지원하는 ‘아동 꿈드림’ 사업을 전개한다. 이 사업은 아동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식생활 여건을 마련해주고, 생필품과 학용품을 사는 데 드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생활용품 회사인 LG생활건강과 식품 회사인 대상의 지원을 받아 12월까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지원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26일에는 서울 양천구 소재 푸드뱅크마켓센터에서 아동 꿈드림 사업 착수식이 열렸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김홍중 사무총장과 푸드뱅크사업단 강훈 단장, 나광주 대상 ESG경영실장, 성유진 LG생활건강 ESG팀장, 김애숙 양천구푸드뱅크마켓센터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홍보대사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수영 씨가 참석해 꿈드림 사업에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착수식에서 포장한 첫 ‘꿈드림팩’을 양천구 소재 예람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아동 35명에게 직접 전달했다. 꿈드림팩에는 청정원 호밍스 맑은 닭곰탕 등 국탕류 제품, 청정원 견과류멸치볶음·오징어채볶음과 종가집 검은콩조림 등 반찬류, LG생활건강의 치약 등 생활용품, 연필과 연습장 등 문구류 등 24가지 물품이 담겼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올해 말까지 산하 푸드뱅크사업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저소득 아동 1000명에게 총 5000세트의 꿈드림팩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홍중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은 “미래 세대인 아동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LG생활건강과 대상에 감사하다”며 “꿈드림팩이 전국의 푸드뱅크, 마켓을 통해 저소득 아동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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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AI 통해 반려동물 질병예측 도전… “동물산업 플랫폼기업 꿈”[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너구리 한 마리가 구조돼 왔다. 덫에 걸려 다리가 썩어가는 채였다. 너구리의 고약한 체취에 살이 썩는 냄새까지 더해져 당시 현장에 있던 허성호 인투씨엔에스 대표이사(49)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조센터의 수의사와 야생동물재활사는 싫은 표정 하나 없이 징그러운 구더기들을 일일이 떼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너구리 다리를 깔끔하게 수술해줬다. 그날 저녁, 오랜 치료를 끝낸 고라니를 놓아주는 과정도 허 대표는 지켜봤다. 고라니를 차에 태우고는 최대한 깊은 숲속까지 두어 시간 이상 산속을 달렸다. 주위는 어두워져 헤드라이트까지 켜야 했다. 늦은 시간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 고라니를 놓아주는 그들의 얼굴에 피로감이나 지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방생 직후 그들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했다. 허 대표는 그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산을 나오면서,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정성을 들이는 이유를 물었더니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센터의 수의사는 웃으며 가볍게 말했지만 허 대표에겐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동물병원 운영에 필요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던 허 대표에게 그날은 밥벌이로만 하던 일에 사명감이 스며든 날이었다.○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1위 회사인투씨엔에스가 만든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브랜드명 인투벳지이·IntoVetGE)에는 전자의무기록(EMR)은 물론이고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PACS), 병원 경영분석 시스템, 진단검사정보 시스템, 판매관리 시스템, 진료 대기실 보호자 알림 기능 등이 망라돼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시 사무실에 만난 허 대표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전국 약 3500곳의 병원 중 약 2000곳이 우리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했다. 10곳 중 6곳이 사용하는 꼴로, 국내 동물병원 통합의료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1위다. 동물병원의 의료기기들은 사람을 환자로 받는 동네 의원보다 관리 소프트웨어(SW)와 연동이 더 많이 되는 편이다. 예컨대, 동물 혈액을 채취해 분석기기에 넣으면 자동으로 필요한 성분을 분석하고 전자차트에 올리는 식이다. 동물병원 중에는 수의사 혼자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아 임상장비들의 작동이 끝나면 결과 값을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전자차트에 기록될 수 있도록 인투씨엔에스가 더욱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인투씨엔에스는 동물 X선 등의 촬영 영상을 필름이 아닌 디지털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병원관리 시스템에 통합했다. 허 대표는 “동물병원 시스템에서 각종 임상장비와 디지털 영상장비를 가장 많이 연동시킨 회사일 것”이라고 했다. 반려동물 놀이터나 호텔 등에서 반려동물의 접종증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인투씨엔에스는 반려동물의 접종내역과 예약, 방문내역을 보호자가 앱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동물수첩 애플리케이션 ‘인투펫(IntoPet)’도 개발했다. 반려동물이 크게 다쳤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는 동물병원 간 협업이 필요한데, 1·2차 동물병원 간에 협진이 가능토록 해주는 기능도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에 담았다.○수익 생각 않고 만든 야생동물 의료관리 시스템개와 고양이가 주를 이루는 동물병원과 달리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기관은 다루는 동물의 종류가 훨씬 더 많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같은 경우 야생동물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개체 구분을 하는 것도 여느 동물병원 프로그램과 달라야 한다. 허 대표가 2011년 8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있었던 것은 그해 초 그 센터에서 야생동물을 위한 통합의료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서였다. 2007년 창업 이후 동물을 아끼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차마 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어려운 일을 맡은 터였다. 특수기관에서 의뢰해온 SW는 공들여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그 제한된 용도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센터의 제작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허 대표는 “돈을 생각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했다. 이런 행보 덕분에 지금은 국립생태원,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동물보호기관에서 인투씨엔에스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인투씨엔에스의 기술 덕분에 야생동물도 한 번 치료를 받은 개체는 다음에 구조됐을 때 병력(病歷)을 추적할 수 있어 더 빠른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의사라도 모든 동물의 모든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닌데, 시스템 덕분에 특정 종의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방식을 선후배들과 공유하기도 쉬워졌다.○오랜 인내 끝에 이제야 반려동물 산업 각광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허 대표는 2001년 지인과 함께 창업했다. 아이템을 찾던 중 지인을 통해 수의사를 소개받고, 동물병원에 제대로 된 EMR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래도 도전을 택한 건 당시 아무도 진출하지 않은 영역이라 할 일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대표와의 불화로 자신이 공동창업자였던 회사에서 나와야 했다. 다른 일을 하는 중에 허 대표의 기술이 필요했던 수의사들이 계속 연락을 해 와, 더 나은 동물병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바람에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동물병원 통합의료 시스템을 낯설어 하는 곳이 많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허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자하셨던 수의사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현재 인투씨엔에스의 매출은 연평균 약 50억 원, 약품 유통을 하는 계열회사 매출까지 합치면 연평균 200억 원가량 된다. 반려동물 산업은 최근에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이나 동물병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도 제각각인 실정이다. 15년 이상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를 모은 인투씨엔에스는 전국에 반려동물은 1200만 마리가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8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반려동물 생애 주기별 질병 예측” 반려견의 경우 통상 15세 전후까지 산다. 주인들은 반려견이 8세를 넘기면 질병을 걱정한다. 피부병이나 관절병으로 고생하는 반려견이 아주 많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모은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1000만 건 이상의 동물 기록)를 바탕으로 반려견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잘 걸릴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AI)을 만들어 학습시키고 있다”고 했다. 직원 70명 중 절반이 넘는 SW 엔지니어들이 AI 개발과 데이터 정제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예상되는 질병에 따른 맞춤 사료나 용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넣을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반려견 모발로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회사(헤어벳)를 인수해 인투바이오로 사명을 바꿨다. 이 데이터들도 개발 중인 AI에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반려견의 심장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내놓는다. 수의사들이 진찰하지 못하는 기간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허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반려동물 진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용인=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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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표시멘트, 110억 들여 석회석 보관장에 비산먼지 차단시설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의 ‘2050 탄소제로 로드맵’에 맞춰 자원순환 관련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삼표그룹은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생산 설비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을 작년에 밝힌 바 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110억 원을 투입해 삼척공장 석회석 보관장에 밀폐형 원료 저장설비(상옥시설·사진)을 설치했다. 시멘트 주원료인 석회석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격납고처럼 거대한 지붕이 있는 설비다. 삼표시멘트는 정부의 환경 정책에 발을 맞춘 것은 물론이고 비바람 등 기상환경으로 인한 원료 유실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매년 70억∼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모니터링 및 방지시설 운영, 설비 개선 활동 등을 추진 중이다. 매주 수요일을 ‘클린 데이(Clean Day)’로 지정하고 공장 내 비산먼지 제거는 물론이고 주변 인도와 재래시장의 환경정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강원 삼척시에 기부한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처리하고 있다. 이 시설을 통해 연간 약 2만 t의 생활폐기물이 시멘트 생산 연료로 쓰이고 있다.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생활폐기물 처분 분담금 감소,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친환경 부문에 대한 관련 설비 투자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57년 국내 최초의 시멘트 기업으로 출발한 삼표시멘트는 단일 공장 기준 아시아 최대인 연간 1100만 t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석회석을 40년 이상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항구를 가까이 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클링커(clinker·생산 중간단계 물질로 여기에 석고를 첨가해 분쇄하면 시멘트가 됨) 누적 생산량 3억 t을 돌파했다. 이는 지구를 18바퀴나 둘러쌀 수 있는 도로(2차선 기준 75만 km)를 건설할 수 있는 양이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시멘트협회에 가입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소통도 넓히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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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약 나눠담는 백만번 수작업을 로봇으로… “시간 아껴 더 가치있는 연구를”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2010년대 초반 성균관대 대학원 융합의과학과에 진학해 삼성의료원에서 연구하던 한 대학원생 앞에 난제가 놓였다. 암세포에 가장 효능이 좋은 약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하는데 환자의 암세포에 떨어뜨려야 하는 약이 100여 종, 같은 약을 7단계의 농도로 실험해야 했다. 거기다 각기 다른 환자에게서 채취한 암세포가 600여 개나 됐다. 검증을 위해 3번을 반복하면 126만 번이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피페팅(pipetting·미세한 양의 액체 옮기기)’을 해야 했다.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이사(34)에게 이 고통스러운 불편은 창업의 씨앗이 됐다.○ 고학력 연구자들의 단순 노동시약 등을 조금씩 나눠서 분배하는 피페팅은 바이오 실험실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바이오 실험을 처음하게 되는 학생이나 연구원에게는 선배들이 임의의 용액을 주면서 1μL(마이크로리터·1000분의 1mL)씩 1000번을 옮겨서 1mL를 만들어 보게 한다. 증발이나 피펫(미세한 양의 액체를 옮기는 기구)에 남아 있는 용액 등 여러 변수 때문에 1000번을 옮겨도 1mL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연구실에서 민감한 실험을 해야 할 때 손재주가 좋은 연구원을 찾는 이유다. 지금도 전 세계 연구자의 90%가량은 수작업으로 바이오 실험을 하고 있다. 수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하루 종일 피페팅으로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한다. 오염 위험과 부정확한 주입량 문제 등도 있다. 과학적 발견은 다른 연구자들이 재현할 수 있어야 인정을 받는데, 수작업으로 인한 낮은 재현성은 우리 바이오 연구의 발전에도 걸림돌이다. 코로나 검사를 위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전(前)처리 과정은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피페팅해 수행한다. 경제적인 가격에 자동화가 가능하다면 한 사회의 방역 대응 역량도 훨씬 커질 수 있다.○액체 핸들링 로봇 에이블랩스가 만든 액체 핸들링 로봇은 시약을 자동으로 정교하게 8개씩 한꺼번에 내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단순하지만 정량을 흡입해 정량을 내보내는 데는 예사롭지 않은 기술이 필요하다. 시약의 농도 등 특성에 따라 어떤 속도로 흡입하고 어떤 속도로 내보내는지가 중요하다. 끈적끈적한 성질의 용액을 여느 용액과 같은 속도로 흡입하면 용액 중간에 기포가 생겨 정확한 양을 측정하고 내보내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에이블랩스의 로봇에는 미세한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 등이 있어 용액의 특성에 맞춰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액체의 수위를 감지해 적정한 깊이만큼 피펫을 담그고, 누수나 막힘도 감지한다. 대형 병원이나 대형 제약사 등에서는 수억 원을 들여 스위스나 독일산 기기를 사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특정 용도에 딱 맞게 설치되고, 기술자 없이는 마음대로 실험을 디자인하기 힘들다. 5억∼6억 원을 들인 장비인데 할 수 있는 기능은 한두 가지가 전부인 유연하지 못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신 대표는 삼성의료원에서 외산 장비로 실험 자동화를 구축할 때 이런 불편을 크게 느꼈다. 에이블랩스의 액체 핸들링 로봇은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액체 핸들링 로봇 내부에 12개의 슬롯을 두고 연구자가 원하는 실험을 앱으로 간편하게 디자인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수억 원 하는 스위스나 독일 제품과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했다”며 “3000만 원의 가격대로 대학 연구실에서도 사용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정교하고 재현성 높은 실험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액체 핸들링 로봇은 공공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사용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매초 계속해서 20μL씩 용액을 옮기는 공정에 적용 중이다. 증류수 한 방울 부피(약 50μL)의 절반에 못 미치는 양을 1초 단위로 계속 제어하는 일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바이오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문가의 만남고려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융합의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상에 적용될 실용적인 분야를 연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다가 기계와 컴퓨터를 좋아하던 자신의 취향을 살려 연구실 자동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삼성의료원에서 연구실 자동화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병역특례를 위해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정밀한 부품과 실용적인 부품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그 회사 실험실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공동 창업자가 될 고남일 이사(35), 박상영 이사(32)를 만났다. 고 이사는 자동 세포배양 시스템 등 바이오 자동화 하드웨어 전문가이고, 박 이사는 세포배양 알고리즘 등 바이오 실험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신 대표는 “두 전문가를 동료로 만나 오랫동안 상의하다 보니 고학력 연구원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겠다 싶어 창업을 실행하게 됐다”고 했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작년 2월 창업했고 같은 해 8월에 ‘액체 핸들링 장치’의 특허를 출원해 올해 2월 등록을 마쳤다. 창업 3개월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투자를 유치했다. 신 대표는 “창업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주문이 늘고 있지만 생산량(월 1대)이 따라가지 못해 외주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구독과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에이블랩스가 우선 목표로 하는 고객은 대학 및 연구기관이다. 저예산으로 인해 기존에는 액체 핸들링 자동화 로봇 도입이 힘들었던 곳들이다. 에이블랩스는 이들이 참여하면 국내에서만 4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블랩스는 소규모 연구실에서도 액체 핸들링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로봇 구독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연구용역 과제 등을 수행할 때 장비 구입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필요한 기간만큼 빌려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 액체 핸들링 자동화 시장은 약 7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에이블랩스는 내년 초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에이블랩스는 실험 자동화를 통해 바이오 연구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에이블랩스가 그리는 미래는 ‘로보틱 클라우드 실험실’을 통한 실험실의 자동화와 원격화다. 지금 많은 기업이 컴퓨팅 파워를 네이버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하듯, 연구자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바이오 실험을 에이블랩스가 운영하는 로봇에 의해 자동화된 실험실에서 수행토록 하겠다는 것이다.인천=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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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파손 수리비 보장… 리워드 활용해 펀드투자…‘모니모’, 서비스 차별화로 고객 유혹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올해 4월 만든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전용 앱인 ‘모니모’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에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니모 카드’(사진)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대략 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대상으로 디지털 관련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모니모 카드는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2개의 옵션 서비스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벅스, 오늘의집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과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 등의 할인을 선택하는 옵션이 있다. 각 옵션은 매월 변경 가능하고, 전월 이용금액 30만 원 이상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서비스는 대중교통·택시 10% 할인과 배달앱 10% 할인을 각각 월 5000원까지, 이동통신요금과 아파트관리비 정기 결제 때 10% 할인을 월 5000원까지 제공한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혈액형별 특정 질병을 맞춤 보장하는 혈액형보장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가입 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소액인 미니보험이다. A형은 위암, 식도암, B형은 간암, 담낭암, 췌장암, 기타 담도암, O형은 특정 4대 소화계 질환과 대장암을 집중 보장한다. AB형은 호흡기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 나이는 20세부터 만 64세까지이며, 암 진단은 계약일로부터 90일 이후부터 보장한다. ‘1년 모아봄 저축보험’은 만기가 1년인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적용 이율은 3%다. 월 보험료를 1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여행경비 등 소액 자금을 모으기 적합한 상품이다. 한 달 이상 유지하면 만기 이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가능 나이는 남성은 20∼60세, 여성은 20∼65세다. 삼성화재는 ‘미니 자전거 보험’으로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자동차와의 사고로 발생한 자전거 파손 수리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해 사고에 대해 골절치료비, 후유장해, 종합병원 입원 일당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또 사고로 발생하는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적 책임에 따른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도 있다. 가입 후 1개월간 보장이 제공되며, 만 19세에서 70세까지의 고객이 가입 대상이다. 삼성증권에서 제공하는 ‘젤리투자’ 서비스는 모니모에서 제공하는 리워드인 젤리를 활용해 펀드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투자할 펀드를 선택해 가입하면, 이후 젤리를 교환할 때마다 금액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해당 펀드에 투자된다. 모니모에서 판매하는 삼성증권 특판RP는 만기 3개월, 세전 연 환산 금리 5% 상품으로, 선착순 5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증권 특판 RP는 9월 20일까지 모니모에서 신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9월 30일까지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며, 특판RP의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모니모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전용 금융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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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만점 카이스트 ‘女벤저스’… “첨단과학으로 여성 불편함 해결”[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생리대에 어떤 혁신거리가 남았기에 명문 대학인 KAIST 출신 4명이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을까. 의료물리와 기능성 고분자 박막 등을 전공한 이들은 자신들이 알아낸 지식이 실생활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것을 보고 싶었다. 상아탑에서 발견한 지식은 대부분 학문의 세계를 넓히고 다지는 데 쓰이는 것이 답답했다. 김효이 대표이사(24)가 창업을 제안했고, 고은비(26) 이승민(26) 박지혜(23) 팀장이 동참했다. 작년 7월 KAIST 재학 중에 ‘이너시아(inertia)’를 설립했다. 이너시아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을 의미한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 하고 정지해 있던 것은 계속 정지해 있으려는 성질이다. 김 대표는 “관성은 세상을 지배하는 불변의 진리다. 우리가 삶에 가까이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과학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관성이 되자는 의미”라고 했다.○남의 실험실 빌려가며 기술 축적김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학위 연구를 하면서 면화에서 추출된 셀룰로오스 조직에 전자빔을 쏘면 흡수력이 훨씬 좋아지는 3차원(3D) 구조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4명은 2020년 재학 중에 이 기술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머리를 짜냈다. 기저귀와 생리대, 요실금 방지용 패드, 공조기에 쓰이는 필터 등 300가지가 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중에서 이들은 생리대를 선택했다. 여성으로서 많이 써 봤지만 흡수력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경제성 있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데 모두 생각이 같았다. 전자빔을 이용한 공정은 원래 재료공학과 의공학 등에서 첨단 부품을 만들 때 쓰이는 ‘비싼’ 기술이다. 그걸 작고 가볍다고 할 수 있는 생리대에 적용한 것이다. 교수와 공정 전문가들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이들은 화학물질을 쓰지 않는 물리적 방식이어서 유해성 논란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겠다 싶었다. 2017년 한 시민단체의 발표로 시중에 판매 중인 많은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 알려진 이른바 ‘생리대 파동’이 있었던 사실도 떠올랐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를 전수 조사해 유해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함유된 생리대라 하더라도 그 함량이 기준치 이하여서 인체 위해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면 생리대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셀룰로오스 흡수 구조체’를 안정적·경제적으로 만들 방법을 찾으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학생 신분이던 4명은 낮에는 각자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다가 밤이 되면 관련 장비가 있는 다른 실험실을 빌려 밤을 새우는 실험을 반복했다. 정밀한 질량을 재는 저울 하나까지 다 빌려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후 대학에 요청해 창업 공간을 하나 얻어 사무실로 활용했다. 따뜻한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던 창업 공간에서 1년여 동안 고생한 끝에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셀룰로오스 기반 흡수체 개발을 완성했다. 이 물질에 ‘셀라텍스(CELLATEX)’라는 이름을 붙이고 특허를 출원했다.○ 무엇이 다른 생리대인가생리대 파동 이후 생리대는 전체 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제품이 됐다. 상품의 포장지를 보면 화학물질 이름들이 전부 표시돼 있다는 말이다. 생리대 파동 이후 기존 업체들은 흡수제로 쓰이는 고분자흡수체(SAP)도 천연 물질로 바꾸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에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면으로는 흡수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 여전히 SAP를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SAP는 미세플라스틱이 있는 것도 논란”이라고 했다. 이너시아의 생리대는 흡수체와 외피까지 모두 유기농 면화에 미세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만들어진다. 생리혈을 흡수해 머금고 있으려면 분자끼리 잘 결합돼 있어야 하는데, 그 결합에 화학물질이 아닌 전자빔을 이용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버려졌을 때는 자연에서 생분해된다. 그럼에도 흡수력은 SAP를 이용한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게 이너시아의 설명이다. 기능적으로는 흡수력이 높은 유기농 생리대이고, 환경적으로는 유해성 논란이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 생리대인 셈이다. 이너시아는 전자빔 기반 천연흡수체 기술로 작년 12월 한국공학한림원 차세대공학리더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3월에는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이노베이션파크 주관 펨테크(Fem-Tech·여성의 불편을 해소하는 기술) 육성프로그램의 대상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미세플라스틱과 SAP, 저함량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SAP가 든 생리대를 문제없이 사용한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민감한 신체에 닿는 제품이니 보다 확실한 상품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SAP가 들어 있지 않다’는 문구를 생리대 포장지에 표시하거나 흡수제까지 유기농 면을 이용한 제품을 내놓은 이유다. 이너시아는 최근 와디즈펀딩을 통해 자사 생리대 ‘이너시아 더 프리즘’ 약 1억 원어치의 예약을 받았다. 당초 생각했던 2000만 원어치의 5배가 넘는 물량이다.○“눈에 띄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스타트업”이너시아의 공동창업자들은 속도를 중시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완성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저희가 쓰는 시간이 인건비를 생각하면 다 돈이잖아요. 저희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빠르게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 게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김 대표가 말한 똑똑한 사람이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운 목표가 명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기초 기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창업한 것도 시간 단축을 위해서다. 창업 당시 ‘1년 이내에 완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해냈다. 고은비 팀장은 “시간을 아끼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지 않고 4명이 모두 달려들어 무거운 장비와 원재료를 옮겨가며 생산 과정을 최적화했다”고 했다. 제품은 이렇게 최적화한 방식으로 외부 업체에 위탁해 만들고 있다.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 빌딩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19일에도 공동창업자들은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나온 상태였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끝내고 제품을 발송해야 하고, 자체 쇼핑몰을 통한 본격적인 판매 준비로 바쁘다. 이너시아는 약 5000억 원인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2년 내에 연 100억 원의 매출(시장점유율 2%)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대는 외국에서 수입되는 유기농 생리대보다는 조금 낮고 국내 유기농 생리대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4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셀라텍스를 활용한 다른 시장 진출은 2024년 이후 검토할 예정이다. 친환경 생분해 고성능흡수체는 활용 분야가 많다. 성인용 패드는 물론이고 스마트팜에 쓰이는 배지, 화장품 퍼프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스스로 악바리 기질이 있다고 말하는 4명의 KAIST 출신 창업자는 여성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굉장히 많고, 거기에 아직 과학이 닿지 않은 부분이 정말 많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무엇을 만들든 ‘이너시아가 만드는 제품에는 제일 진보한 기술이 들어 있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여성용품 업계의 ‘다이슨’이 되고 싶어 한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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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한기에도 투자 씨앗 뿌려야… 기술력 탄탄 국내 바이오 좋은 떡잎”[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운용자산 4조 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VC)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세계적으로 1000여 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황만순 대표(52)는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팀장으로 입사해 2021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서울대 약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 연구원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부사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7700억 원 규모 펀드도 운용 중이다. 자본 시장에 어둠이 깔리는 시기, 스타트업 투자의 현황과 전망, 세계 시장과 비교해 한국 사회에 부족한 스타트업 투자 문화 등에 대해 들었다.》 ―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가라앉으면서 창업자들이 투자 받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창업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나. “지난 몇 년 동안은 사실은 투자 받기가 너무 쉬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준비 안 된 어설픈 창업자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투자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많았다는 의미다. 자본 시장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투자가 두렵다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멈추는 일은 없다. 규모가 작아지고 조금 더 신중해질 뿐이다. 창업자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나’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된다. 준비를 한 스타트업들은 늘 투자받게 돼 있다. 작년에는 매주 평균 6∼7건 정도 투자 결정을 했고, 지금도 매주 4건 정도는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한국투자 Re-up 2펀드’를 4250억 원에 1차 마감했다. 스타트업 투자 펀드로는 국내 두 번째 규모다. 투자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약대를 졸업하고 연구원을 거쳐 2001년 투자심사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환경이 많이 변했을 듯하다. “관심이 많아진 것은 맞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조언을 구하러 오는 창업자나 투자자를 만나보면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벤처기업에 에인절(angel) 투자를 하면 투자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초기에 지인들로부터 좀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지인이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400만 원가량은 사실상 세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창업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꼭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스타트업 투자가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 구조에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도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할 듯하다. “스타트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보면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똑같이 스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국가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스타트업이 그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인 창업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 부를 얻고, 거기에 투자한 에인절투자자들은 부를 나눠 가지고, 벤처캐피털들은 사업 과정을 지원하면서 과실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국가는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나 정책으로 뒷받침하면 된다고 본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끊임없이 외부와 대화를 하려는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했다면 창업자는 그 벤처캐피털을 붙들고 회사에 필요한 사업 파트너나 인재 채용 등 온갖 가지를 다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창업자 중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분들이 많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어떻게라도 회계사나 변리사, 변호사, 교수를 소개받아 필요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당신들이 보는 내 강점은 뭐고, 약점은 뭔가’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등 무엇이라도 묻고 듣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대화와 정보 교환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플랜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 창업 호황기 때는 창업자들이 이런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창업 여건이 어려워졌는데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투자를 하면서 눈여겨보는 분야는 어디인가. “국내 바이오 분야는 기술력이 많이 탄탄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이 경북 안동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된 것도 한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인정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덕분이다. 치매는 물론 탈모 등 많은 영역에서 바이오 기술이 빛을 발할 일이 많다. 또 다른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이제 막 여러 산업에 AI가 입혀지는 단계다. 앞으로 AI로 인해 기존 산업의 역량이 점프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투자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휴대전화를 통해 즐길 메타버스의 세상도 당연히 큰 파도를 이룰 것이다. 지금 흑백 TV로 영상을 즐길 수 없듯이, 나중에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아니면 상거래 등이 힘겹게 느껴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어떤 원칙이나 자세로 투자에 임하나. “한 번 투자를 하면 후속투자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초기 기업이 상장을 해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유상 증자를 할 때도 투자를 할 정도다. 국내에서 이르게 2015년부터 해외에 진출해 나스닥에 상장시킨 기업이 있는 등 해외 네트워크가 다른 벤처캐피털보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펀드 청산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수익이 커지고 있다. 개인이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개인들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받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같은 곳들의 돈을 받아서 펀드를 결성한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는 있다. 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우리가 만들면,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들이 투자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억 원 단위로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 공개를 앞둔 회사들에 주로 투자한다. 이런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면 5년 정도이고 2∼3배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우리 사회가 좀 더 효율적인 창업 시스템을 가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젊은 친구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성공한 창업자 선배들이 도와주는 문화가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자신이 평생 경험하며 알게 된 노하우와 인맥, 사업하면서 조심해야 될 것들, 배짱 심어주기 같은 것들로 도와줘야 한다. 조금씩 그런 분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너무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세상에 돈은 많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더 많이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눌 수 있어야 창업 성공의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황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청년스타트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있으면 근무 시간을 피한 새벽과 밤 시간에 조언을 해준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창업 과정을 돕고 있지만 투자를 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창업한 회사가 다 성공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얼토당토않은 실수로 망하는 일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황대표는…△서울대 학사(제약학·1994년)·석사(약제학·1996년)△유한양행 연구원(1996년)△한국바이오기술투자 투자팀장(2001년)△켐온 부사장(2004년)△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2009년)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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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메타버스·AI에 돈 벌 기회…창업자는 끊임없이 비즈니스 플랜 다듬어야”[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운용자산 4조 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세계적으로 1000여 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황만순 대표(52)는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팀장으로 입사해 2021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서울대 약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 연구원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부사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7700억 원 규모 펀드도 운용 중이다. 자본 시장에 어둠이 깔리는 시기, 스타트업 투자의 현황과 전망, 세계 시장과 비교해 한국 사회에 부족한 스타트업 투자 문화 등에 대해 들었다. ―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가라앉으면서 창업자들이 투자 받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창업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나. “지난 몇 년 동안은 사실은 투자 받기가 너무 쉬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준비 안 된 어설픈 창업자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투자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많았다는 의미다. 자본 시장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투자가 두렵다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멈추는 일은 없다. 규모가 적어지고 조금 더 신중해질 뿐이다. 창업자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나’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된다. 준비를 한 스타트업들은 늘 투자받게 돼 있다. 작년에는 매주 평균 6~7건 정도 투자 결정을 했고, 지금도 매주 4건 정도는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한국투자 Re-up 2펀드’를 4250억 원에 1차 마감했다. 스타트업 투자 펀드로는 국내 2번째 규모다. 투자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약대를 졸업하고 연구원을 거쳐 2001년 투자심사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환경이 많이 변했을 듯하다. “관심이 많아진 것은 많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조언을 구하러 오는 창업자나 투자자를 만나보면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벤처기업에 에인절(angel) 투자를 하면 투자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초기에 지인들로부터 좀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지인이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400만 원가량은 사실상 세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창업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꼭 알아보고 활용했으면 좋겠다.”―스타트업 투자가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 구조에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도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할 듯하다. “스타트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보면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똑같이 스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국가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스타트업이 그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인 창업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 부를 얻고, 거기에 투자한 에인절 투자자들은 부를 나눠 가지고, 벤처캐피털들은 사업 과정을 지원하면서 과실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국가는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나 정책으로 뒷받침하면 된다고 본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끊임없이 외부와 대화를 하려는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했다면 창업자는 그 벤처캐피털을 붙들고 회사에 필요한 사업 파트너나 인재 채용 등 온갖 가지를 다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창업자 중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분들이 많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어떻게라도 회계사나 변리사, 변호사, 교수를 소개받아 필요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당신들이 보는 내 강점은 뭐고, 약점은 뭔가’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등 무엇이라도 묻고 듣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대화와 정보 교환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플랜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 창업 호황기 때는 창업자들이 이런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창업 여건이 어려워졌는데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투자를 하면서 눈여겨보는 분야는 어디인가. “국내 바이오 분야는 기술력이 많이 탄탄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이 경북 안동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된 것도 한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인정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덕분이다. 치매는 물론 탈모 등 많은 영역에서 바이오 기술이 빛을 발할 일이 많다. 또 다른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이제 막 여러 산업에 AI가 입혀지는 단계다. 앞으로 AI로 인해 기존 산업의 역량이 점프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투자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휴대전화를 통해 즐길 메타버스의 세상도 당연히 큰 파도를 이룰 것이다. 지금 흑백 TV로 영상을 즐길 수 없듯이, 나중에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아니면 상거래 등이 힘겹게 느껴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어떤 원칙이나 자세로 투자에 임하나. “한 번 투자를 하면 후속투자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초기 기업이 상장을 해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유상 증자를 할 때도 투자를 할 정도다. 국내에서 이르게 2015년부터 해외에 진출해 나스닥에 상장시킨 기업이 있는 등 해외 네트워크가 다른 벤처캐피털 보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펀드 청산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수익이 커지고 있다. 개인이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개인들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받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같은 곳들의 돈을 받아서 펀드를 결성한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는 있다. 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우리가 만들면,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들이 투자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억 원 단위로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 공개를 앞둔 회사들에 주로 투자한다. 이런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면 5년 정도이고 2~3배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우리 사회가 좀 더 효율적인 창업 시스템을 가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젊은 친구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성공한 창업자 선배들이 도와주는 문화가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자신이 평생 경험하며 알게 된 노하우와 인맥, 사업하면서 조심해야 될 것들, 배짱 심어주기 같은 것들로 도와줘야 한다. 조금씩 그런 분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너무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세상에 돈은 많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더 많이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눌 수 있어야 창업 성공의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황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청년스타트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있으면 근무 시간을 피한 새벽과 밤 시간에 조언을 해준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창업 과정을 돕고 있지만 투자를 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창업한 회사가 다 성공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얼토당토않은 실수로 망하는 일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황만순 대표는…△서울대 학사(제약학·1994년)·석사(약제학·1996년)△유한양행 연구원(1996년)△한국바이오기술투자 투자심사팀장(2001년)△켐온 부사장(2004년)△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2009년)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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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위한 혁신으로 국내 첫 서비스 ‘수두룩’… “재창업 각오로 다시 뛴다” 신한금융그룹의 40년

    신한은행은 순수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진 국내 첫 은행이다. 1982년 7월 설립 당시 지점은 3곳, 임직원 수는 279명으로 조그맣게 출발했다. 당시는 경제적으로 2차 오일 쇼크 등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때였다. 산업적으로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이 금융계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이제 막 만들어진 작은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더욱 혁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이직해 온 새 직장이 언제 망할지도 모르는 경쟁에 내몰리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은행과 본인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조직 문화로 자라났다. 이런 기업문화는 설립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종합 온라인 시스템’을 은행권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1985년에 일본, 1989년에는 뉴욕과 런던에 해외 네트워크를 개설하는 성과도 냈다. 신한금융그룹은 1990년까지를 탄생기로 본다. 이 시기에 신한증권(1985년)과 신한생명(1990년)도 설립됐다.국내 첫 무인점포 개설한 성장기 (1991-1996)신한은 기업금융 중심의 대형 은행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틈새 시장에 주목하고 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전략 덕분에 상당한 자산 성장을 이뤄냈고,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도 더불어 성취했다. 전국적으로 부족한 점포망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자동화 기기로만 이뤄진 무인점포를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PC뱅킹 서비스를 개발해 가동에 들어갔다.시장 상인에게 직접 찾아가 동전을 수납하기 위해 동전카트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한금융사박물관에 소장된 이 카트기는 신한의 고객 만족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신한리스를 설립했고, 농협중앙회와 손잡고 신한투자신탁운용도 세웠다. 이 시기 중국 톈진과 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했다.위기 극복의 시기 (1997-2000)자산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충격 완화에 대비했다고는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임금 삭감과 명예퇴직 시행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아울러 나라 살리기 통장을 도입했고, 재일동포들의 ‘모국에 엔화 보내기 운동’을 함께하는 등 국민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 IMF 구제금융 당시 퇴출된 5개 은행 중 동화은행을 인수했다.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영업 활동에 더 많은 역량이 집중되도록 사업부제를 도입했다.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창구를 원스톱 뱅킹 체제로 개편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데도 힘썼다. 국내 최초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했고, 인터넷에서 대출이 가능하도록 상품(사이버론)을 선보였다. 중소기업을 위해 전자결제 기능을 활성화하기도 했다.지주회사 시대 개막 (2001-2009)금융의 겸업화와 대형화 추세에 맞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1년 국내 최초로 민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 IMF 직후 지속된 금융권 대형화 경향에 맞춰 국내 최고(最古) 은행 조흥은행을 인수해 신한은행과 통합했다. 업계 1위 LG카드를 인수해 신한카드와 합병했다. 굿모닝증권을 인수해 굿모닝신한증권으로 합병하고, 그룹 내 자산운용사 통합과 해외 제휴를 통해 신한BNP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대형 인수합병을 하면서 구성원들의 감성 통합을 먼저 추구한 뒤 조직을 합하는 ‘선통합 후합병’ 방식을 택했다. 일본과 베트남에서 현지법인을 세우며 아시아권 교두보를 확보해 나가는 시기였다.따뜻한 금융을 미션으로 (2010-2016)신한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과 진행 경과 등을 분석해 금융이 지닌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체감하고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그룹 미션으로 확립했다.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은행(CIB) 부문을 발족해 업권별로 나뉜 기존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을 중심으로 각 그룹사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고자 했다. 모바일화되는 추세에 맞춰 고객 관점 금융 플랫폼을 선보였고,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써니뱅크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이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 온·오프라인 통합결제가 가능한 앱 카드도 이 시기에 나왔다. 디지털이라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국내 금융권 최초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 퓨쳐스랩을 출범시켰다.일류 신한 (2017-2022)아시아 톱 금융 그룹을 목표로 이 시기에 그룹투자운용사업(GMS), 퇴직연금 사업, 글로벌 사업 부문을 신설했고,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을 확대 개편했다. 오렌지생명보험과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보험사업 라인도 확장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아시아부동산신탁을 인수하면서 사업 라인을 정비했다.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를 인수하고 신한AI를 설립했으며, 신한자산운용을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고 신한대체투자와 합병시켜 자산운용사의 파이도 키우는 등 자본시장 전체 사업라인을 완성했다.2005년 금융권 최초로 사회책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는 신한은 최근 강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더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동아시아 금융회사 최초로 제로카본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도록 지원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도 지난 40년의 성공 요인과 위기 요인을 분석해 재창업의 각오로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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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리드 기술로 25조 시장 정조준… 민간 우주로켓 카운트다운[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에게도 우주 시장이 성큼 다가왔다. 이노스페이스는 12월 중순 소형 위성용 발사체를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한다. 국내 민간기업으로 위성용 발사체 시험 발사는 처음이다. 발사체의 성능을 검증하는 발사지만 브라질 정부는 자국이 개발 중인 관성항법시스템(로켓이나 비행기의 항법 장치)을 탑재해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높아 실패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내후년부터는 돈을 받고 위성을 대신 쏘아 올려주는 위성 발사 사업을 시작한다.○ 발사대-지원설비 등 9월부터 이송지난달 23일 찾은 충북 청주시 이노스페이스 조립 사업장. 상단에 태극기가 그려진 길이 16.3m의 ‘한빛-TLV’ 로켓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이 로켓은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모델인 ‘한빛-나노’에 사용될 1단 엔진만을 이용한 시험 발사체다. 2단 로켓으로 구성된 한빛-나노는 1단에는 추력 15t 엔진이, 2단에는 3t 엔진이 쓰인다. 탑재 중량은 50kg이다. 누리호에 실린 4개 큐브 위성의 무게가 각각 25kg 정도이니 그런 위성 2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누리호 탑재 중량은 1500kg이나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내후년에 회당 20억 원을 받고 50kg의 위성을 500km 상공까지 쏘아 올려주는 위성발사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탑재 중량 150kg 발사체를, 2026년에는 500kg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탑재 중량 500kg까지의 발사체를 소형 위성용 발사체로 분류한다. 연말에 시험 발사하는 추력 15t 엔진을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제어기술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다. 머지않아 3종의 로켓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수종 대표(46)는 “발사체와 발사대, 지원설비 등을 브라질로 이송하는 작업을 9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적도 인근에 있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와는 2019년에 시험 발사 협의를 마쳤고, 2026년까지 발사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다. 국내에서 민간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발사대는 2024년 이후 누리호가 발사된 전남 고흥에 생길 예정이다. ○폭발 위험 없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독보적 창업한 지 5년 된 스타트업이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산화제와 연료 모두 액체를 사용하는 누리호와 달리 한빛의 산화제는 액체, 연료는 고체다. 성질이 다른 요소를 활용했다고 해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으로 불린다. 연료는 양초의 원료와 같은 파라핀이고, 산화제는 여느 로켓과 마찬가지로 액체 산소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은 연료가 고체여서 산화제와 일시에 섞이는 사고가 나더라도 폭발할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액체 로켓은 산화제와 연료가 한꺼번에 섞이면 대형 폭발이 일어난다. 안전성이 높으면 로켓을 개발할 때 위험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이 가성비 좋은 로켓으로 불리는 이유다. 단점은 액체 로켓에 비해 추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20년 전만 해도 로켓을 쏘아 올릴 만한 추력은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위성발사용으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파라핀계 연료 기술과 작고 가벼운 전기모터 펌프를 독자 개발해 이를 극복했다. 이 두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연료의 성능을 높이려면 파라핀 배합 비율은 물론 고체 연료의 성형 모양도 중요하다. 산소와 적절하게 결합해 연소가 잘되도록 하는 최적의 방식을 찾아냈다. 펌프는 연료와 섞일 산화제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인데, 전기모터를 활용해 작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탑재 중량을 늘렸다.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가진 회사는 5곳인데, 다른 기업들은 액체로켓에 쓰이는 무거운 펌프를 사용한다. 같은 양의 연료로 얼마나 큰 추력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비추력(연비와 비슷한 개념) 부문에서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 기업 중 단연 선두다.○박사 논문이 창업으로 이어져김 대표는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파일럿이 되고 싶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 한국항공대 기계설계학과로 진학했다. 항공기 설계를 꿈꾸다 3학년 때 교내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연소시험을 참관한 뒤 로켓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진동, 웅장한 소리가 가슴을 뛰게 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국내 1호 박사가 김 대표다. 2011년 파라핀을 하이브리드 로켓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한국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3년간 이스라엘의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인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 로켓추진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귀국해 한화에서 로켓추진기관 개발 연구원을 지내다 2017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며 로켓 개발에 필요한 국내 기반 기술 수준과 원가 등을 자세히 알게 돼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회사를 차리고는 동료와 선후배 연구원들을 끌어들였다. 창업을 한 지는 5년이지만 한국항공대에서 기초 연소실험장치를 만든 때부터 셈하면 20여 년의 연구가 발사체에 집약된 셈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논문을 100여 편이나 냈다. 이노스페이스에는 유도무기 개발을 12년 한 정훈 최고기술개발자(CTO), 25년 동안 로켓 엔진 개발에 몰두한 양창환 수석연구원,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10년간 이어온 문근환 책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추진기관 성능시험을 35년이나 진행한 오정록 수석기술원 등이 있다.세계를 상대로 하는 사업인 만큼 해외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브라질에서는 엘시오 올리베이라 전 공군 우주국 부국장이, 유럽에서는 방산기업 헤라클레스(사프란 그룹에 합병됨) 최고경영자를 지낸 필리페 슐레이셔 씨가 일하고 있다.○커지고 있는 소형 위성 시장 공략인공위성은 대형보다 소형 위성 수요가 훨씬 더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발사 위성의 94%가 중량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이다. 지구관측(농업, 기상, 자원탐사, 국가안보, 우주과학)과 통신(TV, 전화, 인터넷, 항공, 해상)용 위성이 많다. 2020년 이전 10년간 2962개의 소형 위성이 발사됐는데, 2030년까지는 1만3912개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용 소형 위성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런 위성은 무게가 100∼400kg이고 수명은 5년 정도다. 2021∼2030년 소형 위성 발사 시장 규모는 25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위성을 발사해 줄 수 있는 기업은 현재 약 10곳에 불과하다. 이를 노리고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40여 곳이고, 현재 3곳이 발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3년 내에 10여 개 위성발사 사업자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로켓 재사용 기술까지 확보해 경쟁사들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청주=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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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우주로 민간 첫 로켓 쏘는 이노스페이스…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우주 개척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에게도 우주 시장이 성큼 다가왔다. 이노스페이스는 12월 중순 소형위성용 발사체를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한다. 국내 민간기업으로 위성용 발사체 시험발사는 처음이다. 발사체의 성능을 검증하는 발사지만 브라질 정부는 자국이 개발 중인 관성항법시스템(로켓이나 비행기의 항법 장치)을 탑재해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높아 실패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내후년부터는 돈을 받고 위성을 대신 쏘아 올려주는 위성 발사 사업을 시작한다.●발사대와 지원설비 등 9월부터 이송 지난달 23일 찾은 충북 청주시 이노스페이스 조립 사업장. 상단에 태극기가 그려진 길이 16.3m의 ‘한빛-TLV’ 로켓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이 로켓은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모델인 ‘한빛-나노’에 사용될 1단 엔진만을 이용한 시험발사체다. 2단 로켓으로 구성된 한빛-나노는 1단에는 추력 15t 엔진이, 2단에는 3t 엔진이 쓰인다. 탑재중량은 50kg이다. 누리호에 실린 4개 큐브 위성의 무게가 각각 25kg 정도이니 그런 위성 2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누리호 탑재중량은 1500kg이나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내후년에 회당 20억 원을 받고 50kg의 위성을 500km 상공까지 쏘아 올려주는 위성발사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탑재중량 150kg 발사체를, 2026년에는 500kg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탑재중량 500kg까지의 발사체를 소형위성용 발사체로 분류한다. 연말에 시험 발사하는 추력 15t 엔진을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제어기술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다. 머지않아 3종의 로켓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수종 대표(46)는 “발사체와 발사대, 지원설비 등을 브라질로 이송하는 작업을 9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적도 인근에 있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와는 2019년에 시험발사 협의를 마쳤고, 2026년까지 발사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다. 국내에서 민간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발사대는 2024년에 이후에 누리호가 발사된 고흥에 생길 예정이다. ●폭발 위험 없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독보적 창업한 지 5년 된 스타트업이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산화제와 연료를 모두 액체를 사용하는 누리호와 달리 한빛의 산화제는 액체, 연료는 고체다. 성질이 다른 요소를 활용했다고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으로 불린다. 연료는 양초의 원료와 같은 파라핀이고, 산화제는 여느 로켓과 마찬가지로 액체산소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은 연료가 고체여서 산화제와 일시에 섞이는 사고가 나더라도 폭발할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액체 로켓은 산화제와 연료가 한꺼번에 섞이면 대형 폭발이 일어난다. 안전성이 높으면 로켓을 개발할 때 위험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이 가성비 좋은 로켓으로 불리는 이유다. 단점은 액체 로켓에 비해 추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20년 전만해도 로켓을 쏘아 올릴 만한 추력은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위성발사용으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파라핀계 연료 기술과 작고 가벼운 전기모터 펌프를 독자 개발해 이를 극복했다. 이 두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연료의 성능을 높이려면 파라핀 배합 비율은 물론 고체 연료의 성형 모양도 중요하다. 산소와 적절하게 결합해 연소가 잘 되도록 하는 최적의 방식을 찾아냈다. 펌프는 연료와 섞일 산화제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인데, 전기모터를 활용해 작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탑재중량을 늘렸다.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가진 회사는 5곳인데, 다른 기업들은 액체로켓에 쓰이는 무거운 펌프를 사용한다. 같은 양의 연료로 얼마나 큰 추력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비추력(연비와 비슷한 개념) 부문에서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 기업 중 단연 선두다.●박사 논문이 창업으로 이어져 김 대표는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파일럿이 되고 싶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 한국항공대 기계설계학과로 진학했다. 항공기 설계를 꿈꾸다가 3학년 때 교내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연소시험을 참관했다가 로켓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진동, 웅장한 소리가 가슴을 뛰게 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국내 1호 박사가 김 대표다. 2011년 파라핀을 하이브리드 로켓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한국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3년간 이스라엘의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인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학 로켓추진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귀국해 한화에서 로켓추진기관 개발 연구원을 지내다 2017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로켓 개발에 필요한 국내 기반 기술 수준과 원가 등을 자세히 알게 돼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회사를 차리고는 동료와 선후배 연구원들을 끌어들였다. 창업을 한 지는 5년이지만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기초 연소실험장치를 만든 때부터 셈하면 20여 년의 연구가 발사체에 집약된 셈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논문을 100여 편이나 냈다. 이노스페이스에는 유도무기 개발을 12년 한 정훈 최고기술개발자(CTO), 로켓 엔진 개발을 25년 한 양창환 수석연구원,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10년 한 문근환 책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추진기관 성능시험을 35년 한 오정록 수석기술원 등이 있다. 세계를 상대로 하는 사업인 만큼 해외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브라질에서는 엘시오 올리베이라 전 공군 우주국 부국장이, 유럽에서는 방산기업 헤라클레스(사프란 그룹에 합병됨) 최고경영자를 지낸 필리페 슐레이셔 씨가 일하고 있다.●커지고 있는 소형 위성 시장 공략 인공위성은 대형보다 소형 위성 수요가 훨씬 더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발사 위성의 94%가 중량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이다. 지구관측(농업, 기상, 자원탐사, 국가안보, 우주과학)과 통신(TV, 전화, 인터넷, 항공, 해상)용 위성이 많다. 2020년 이전 10년 간 약 2962기 소형 위성이 발사됐는데, 2030년까지는 1만3912기가 발사될 예정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용을 소형 위성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런 위성은 무게가 100~400kg이고 수명은 5년 정도다. 2021~2030년 소형 위성 발사 시장 규모는 25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위성을 발사 해 줄 수 있는 기업은 현재 약 10곳에 불과하다. 이를 노리고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40여 곳이고, 현재 3곳이 발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3년 내에 10여 개 위성발사 사업자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로켓 재사용 기술까지 확보해 경쟁사들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청주=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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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스타트업 루센트블록과 글로우서울, 상업건물 개발 위해 업무협약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소 ‘소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루센트블록(대표 허세영)이 최근 지역개발 및 부동산 솔루션 스타트업 글로우서울과 부동산 공동 개발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상업용 부동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수익증권화해, 개인들이 부동산을 주식처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작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았다. 9일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수제버거집 ‘안국 다운타우너’를 첫 공모 물건으로 선보여 53억원의 투자금을 2시간 여 만에 다 모았다. 스타트업 글로우서울은 서울 익선동, 대전 소제동 등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해 낙후된 공간을 인기 있는 식음료 매장으로 바꾸는 등 공간 기획 및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루센트블록은 △상장 예정 건물의 정비 △상장 건물에 대한 공간 운영 △운영 공간에 관한 콘텐츠 기획 등을 글로우서울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뛰어난 감각을 가진 글로우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상장 건물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건물주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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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뱃, 포스코모빌리티솔류션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업무협약 [전합니다]

    차세대 전고체(全固體) 리튬메탈전지(LMB) 개발 업체 유뱃(대표이사 이창규)은 최근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대표이사 김학용)과 업무 협약을 맺고 초박형 배터리 양산 및 전고체 LMB 용 스테인리스 호일 공급과 리튬메탈음극 개발에 함께하기로 21일 밝혔다. 전고체 LMB는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전지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친환경차와 도심교통항공(UAM) 드론 등에 쓰이는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 업체다. 유뱃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개발한 두께 10㎛(0.01㎜) 호일로 기존 구리·알루미늄 집전체(集電體)를 대체한 초박형 배터리 기술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유뱃이 보유한 리튬금속 전착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LMB 음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2016년 설립된 유뱃은 포스코기술투자, 현대자동차 투자를 받아 전기자동차용 고분자계 전고체 LMB를 연구개발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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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고 빠른 배달로 도심 누비는 ‘뉴비’… 눈-비 걱정 없는 ‘동네 심부름꾼’[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웬만한 음식을 시키려고 하면 3000원 안팎의 배달료를 지불해야 한다. 음식점 주인 또한 비슷한 액수의 배달비를 배달용역회사에 낸다. 총 6000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우리 집으로 바로 오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을 주문할 때 소비자가 내는 명시적인 배달료가 없더라도 경제적 총비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하거나 대량 판매로 이득을 보는 음식점주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배달 기사가 늘어났음에도 인력이 모자라 제때 배달이 되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물가가 오르면서 배달료에 대한 상대적 부담은 더 커졌다. 배달 총비용을 아주 저렴하게 낮추고, 배달 인력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가 나온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생길까. 이런 발칙한 상상으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만들고, 그 로봇으로 배달 플랫폼 서비스를 하겠다는 스타트업이 ‘뉴빌리티’(대표이사 이상민)다.○거리 누비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현재 38대나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을 편의점과 골프장 등에 배치해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뉴비는 올해 2월 말까지 3개월간 세븐일레븐 서울 서초아이파크점에서 인근 아파트와 상가로 물품을 배달했다. 올해 10∼12월에는 강남 서초 송파 지역 중 3개 점포를 선정해 시험 배송에 나선다. 로봇이 현관 앞에 도착하면 QR코드 인증 등을 마친 뒤 물건을 꺼내면 된다. 작년 가을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등에서 치킨을 배달하는 시범 사업을 순조롭게 마쳤다. 아난티중앙골프클럽에서는 이미 상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식음서비스 운영 기업인 삼성웰스토리가 3월 말 뉴비를 도입해 필드의 골퍼들이 주문한 음료와 스낵, 도시락 등을 배달하고 있다. 정면에서 봤을 때 뉴비의 크기는 폭 56cm, 길이 67cm, 높이 69cm 정도다. 무게는 45kg. 적재 중량은 25∼40kg 정도다. 적재함은 가로 38cm, 세로 36cm, 깊이 36cm 정도다. 전후좌우 면에는 10개나 되는 카메라가 있다. 레이저를 활용한 비싼 라이다(Lidar) 장비 대신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한 뒤 사람을 포함한 각종 장애물을 회피해 도심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뉴빌리티 기술의 핵심이다. 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이상민 대표(25)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로 중앙처리장치도 1개면 충분해 경쟁사보다 경제성을 갖췄다”며 “라이다를 활용한 외국 기업 제품은 2000만 원대 이상이지만 500만 원대로 뉴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카메라 인식 기반으로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으로는 뉴비가 단연 탁월하다”며 “올해 안에 서울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 겸 연구실과 외주 제작업체에서 뉴비를 만들고 있다.○대학때 창업, 4년여 만에 268억 투자받아 이 대표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16학번이다. 2학년인 2017년 11월에 우주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동아리처럼 회사를 만들었다. 인하사대부고 시절에는 팀을 이뤄 우주선의 변기에서 오물이 안정적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나선형 구조와 원심력을 이용한 변기를 고안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후원한 공모전 ‘콘래드 챌린지’에서 우승했다. 대학에 와서는 우주로 갈 수 있는 발사체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시험용 발사체 제작 비용이 수백만 원 규모였지만 대학생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그러다가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스타트업 지원 및 청년 지원을 위해 만든 윤민창의투자재단에서 발표를 할 기회를 얻었다. 이 대표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손 회장이 5000만 원을 선뜻 내주시며 ‘어찌 됐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년간 무슨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동료 3명과 고심하면서 소프트웨어 용역 사업을 닥치는 대로 하며 버텼다. 2019년 말경 투자금은 바닥이 났다.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투자받은 돈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만든다는 유명 기업의 기술력도 자기들과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돼 자율주행 배달로봇 제작을 본격화했다. 공동 창업자인 강기혁 부사장(25)은 “국내외 기업과 접촉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점검했는데, 외국 기기를 들여와 기술을 잘 모르는 회사이거나 뛰어난 기술을 가진 업체가 없어서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배달로봇 사업의 초기 투자처 중 한 곳인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는 “이상민 대표를 비롯한 뉴빌리티 엔지니어에게서는 만들고자 하는 것을 집요하게 만들어내는 광기가 보였다”고 투자 당시를 회상했다. 뉴빌리티는 3명으로 시작해 5년이 안 돼 석·박사 20명을 포함해 직원 60명인 회사로 컸다. 포브스는 지난해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개발한 이 대표를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로 선정했다.○배달로봇이 끝이 아니다 뉴빌리티는 뉴비를 활용하면 현재 총배달비용을 2000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부담분이 1000원 이하라면 사업주의 마케팅 방식에 따라 배달료를 내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또 뉴비의 위치는 앱으로 실시간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주문한 음식이 언제 오는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소비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뉴빌리티는 소상공인에게 월 1만 원 이하의 구독료를 받고 로봇을 빌려주는 사업 방안을 구상 중이다. 올해 500대, 내년에는 1000대까지 로봇을 늘릴 계획이다. 총배달비용이 누구든 감당할 만한 수준이 되고, 배달로봇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 거래 문화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뉴빌리티가 올해 안에 출시할 배달플랫폼 ‘뉴비고’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배달로봇을 호출해 자신이 배달하고 싶은 물건을 담아 가까운 이웃에게 보낼 수도 있다. 뉴빌리티는 올해 안에 ‘뉴비고’ 앱의 시험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고, 내년에는 플랫폼을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플랫폼을 기존 배달앱과도 연동해 소비자가 로봇이 배달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독자 운행 가능토록 규제 풀릴 것으로 기대” 젊은 창업가들이 배달 총비용을 낮추는 문제를 자율주행 로봇 개발로 해결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라는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뉴비는 사람과 함께 인도를 다녀야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명확한 보행자가 아니고, 차량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다행히 2023년까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지정을 받아 실증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우선 자율주행 배달로봇인데 반드시 사람이 따라다녀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또 실증지를 정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 5∼6곳 기관의 담당자들과 시간을 맞춰 만나야 하고, 로봇이 다니게 될 길을 일일이 점검하기 때문이다. 관계 부처 담당자로부터 매번 반복적으로 로봇이 주행할 때 보행자나 장애물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주행하는지 갖가지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받은 후에야 서비스 실증이 가능하다. 올해 4월 도로교통법상 보행자의 범위가 좀 더 유연해져 배달로봇을 보행자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이 가능해진 것을 뉴빌리티는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제 해소 차원에서 배달로봇의 보도 통행 허용에 관해 논의도 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빌리티의 젊은 창업자들의 머릿속에는 멋진 그림이 하나 있는 듯했다. 뉴비가 아파트 단지와 편의점, 주유소 등 도심 곳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호출이 오면 달려가는 그림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사람이 하던 배달을 로봇이 대체한 세상이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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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개척에 필수 ‘탄소복합재’… 시장 키우고 전략적 지원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누리호에 쓰인 탄소복합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누리호에 사용된 약 37만 개 부품 중 1, 2단 전방 동체, 2단 후방 동체와 케이블 덕트, 페이로드 페어링 등에 탄소복합재가 적용됐다. 탄소복합재는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등의 개발에 필수불가결한 소재다. 발사체에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 같은 소재와 비교해 훨씬 가벼우면서도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녀 극한의 환경을 견뎌낼 수 있다.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체를 보호하는 페이로드 페어링에 탄소복합재가 사용된 것이 대표적이다. 탄소복합재를 만든 한국화이바 측은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덜어내고 중력의 4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뎌내면서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가볍고 강한 소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화이바는 전방 동체의 3분의 2가량을 자체 개발한 탄소복합재를 사용해 추진력을 높였다. 하지만 우리의 탄소복합재 기술 개발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아직 멀다. 특히 일본은 우주 개척에 필요한 고탄성 탄소복합재 분야에서는 99.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위성을 개발하려고 해도 일본이 소재 수출을 중단하면 제대로 개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우주기술 분야 탄소복합재 개발 전문가들로부터 관련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제언을 들어봤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서현석 위성기계팀장 “탄소소재 없이 우주 개척 불가능”“우주로 나가려면 가벼우면서도 고압과 진동 등을 견디는 소재가 필수불가결하다. 선진국에서는 연료탱크도 탄소복합재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낮은 온도의 산화제를 담을 수 있는 탄소복합재를 개발하지 못해 이를 아직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일본과 사이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우주 개발에 필요한 탄소복합재의 독자적인 개발에 더 공력을 들이고 있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수요 시장 활성화 중요”“발사체, 위성체, 그리고 무인항공기 등에 이르기까지 우주·항공 및 방산 분야에 걸쳐 탄소 소재 및 부품의 활용 범위가 넓다. 각국의 기술패권 경쟁, 전략물자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 탄소 소재 및 부품의 기능적 역할에 주목하고 우주·항공 분야와 탄소산업을 연계한 수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전략적 지원 절실”“ 장기적으로 국산 발사체 수요 확대를 위해 소재·부품 공급에서부터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우주항공 분야 탄소 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 개발 사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4년부터 시작해 4년간 항공용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부품 응용 기술 개발 및 실증을 비롯해 발사체 노즐용 인조흑연 제조 실증 등을 추진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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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리한 서비스로 고객 곁에 다가갑니다”

    KB국민은행은 가정 구성기에 있는 고객들을 위해 은행 영업시간을 늘리거나 다양화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구하고 있다. 고객들이 근무나 집안일을 늦게 끝내고도 언제든지 점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을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해 부동산 분야 정보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편리하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여러 서비스를 앱 하나로 통합했다.은행 영업시간 늘린 ‘9To6 Bank’ 확대KB국민은행은 은행 대면(對面)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오후 4시까지인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했다. 고객의 이용 시간 불편을 줄이고 양질의 금융 상담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면채널 혁신을 통해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는 인터넷은행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인다는 전략을 세웠다.3월 14일부터 영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 ‘9To6 Bank’ 시행 점포를 늘렸다. 대상 영업점은 72곳으로 수도권과 부산·광주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퍼져 있다. ‘9To6 Bank’ 직원은 오전 조와 오후 조로 나눠 근무한다.KB국민은행은 고객 편의를 위해 다양한 영업점 운영 모델을 개발·운영해왔다. 2017년에는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영업시간 특화점포’를 선정해 코로나19 이전까지 운영했다. 영업점 개점 시간을 오전 10¤11시로 늦춘 대신 오후 5¤6시에 업무를 마감하는 ‘After Bank’도 도입해 현재 11개 영업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9To6 Bank’는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내에 ‘지점 찾기’ 또는 KB스타뱅킹 내 ‘영업시간 특화지점 안내/찾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국민은행 영업시간’을 검색하면 운영점포 확인과 방문 예약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다.‘9To6 Bank’ 시행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고객 경험 조사’를 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영업점 혁신 방향을 설정하는 데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영업시간 특화점포 이용 고객 216명을 대상으로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만족 응답률은 89%에 달했다. 재방문 의향에 대해서도 9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만족 이유에 대해서는 ‘은행 업무시간 중 방문이 불가능한 불편함 해소’, ‘긴급한 은행업무 처리’, ‘여유롭고 충분한 상담 시간’ 순으로 의견이 많았다. ‘9To6 Bank’ 시행을 위해 내부 고객인 직원들과도 충분한 소통 과정을 거쳤다. 대상 영업점의 경우 지역그룹과 지역본부의 의견을 바탕으로 △고객 현황 △인력 운영 △혼잡도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9To6 Bank’ 근무 직원 선정은 자율 공모를 거쳤고, 오후반 근무 직원에 대한 우대 방안을 마련해 직원 개인 의사에 따라 참여가 이뤄지도록 했다. 세 살 자녀를 둔 한 직원은 “기존 9시 출근을 위해서는 다른 집 아이들보다 일찍 등원시켜야 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후조 근무를 하면 여유롭게 아이를 돌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은행 업무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대출이나 투자상품 상담 등의 경우에는 창구에서 상담 받고자 하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다”며 “‘9To6 Bank’는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독보적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B국민은행은 운영 경과와 고객, 직원의 의견을 고려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디지털제휴 점포 ‘NB강남터미널점’ 오픈KB국민은행은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제휴 점포인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을 열었다.제1호 KB디지털뱅크인 NB강남터미널점은 유동 인구가 풍부한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역사 내에 위치해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이마트와 지하철역·고속버스터미널 이용 고객의 급한 은행 업무 처리에 유용하다. 또 지능형 자동화기기 STM과 화상상담 전용 창구 등 최신 디지털 금융 기술을 적용해 고객에게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이마트 노브랜드(NB) 강남터미널점 내에 입점한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은 ‘도심 속 휴식’을 콘셉트로 캠핑카 형태의 부스로 설치됐다. 밝고 화사한 색감과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금융 편의뿐 아니라 편안하고 즐거운 금융 경험을 느낄 수 있다.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은행 영업점 마감 시간인 오후 4시 이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에는 STM을 통한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및 보안매체(보안카드, 카드형 OTP) 발급 등이 있다. 또 KB 화상상담전용창구에서는 △입출금 통장 개설 △적금과 예금 신규 △인터넷 뱅킹 신규·해지 △신용 대출 등 대면채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화상상담전용창구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디지털뱅크는 KB국민은행의 대면채널 혁신의 일환”이라며 “디지털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은행이 만든 부동산정보 플랫폼 ‘KB부동산’주택은행 시절인 1986년부터 주택가격 통계와 시세를 발표해온 KB국민은행은 ‘부동산 강자’ 장점을 살려 차별화된 부동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한곳에 모아 알기 쉽게 보여주는 부동산정보 플랫폼 ‘KB부동산’이 대표적이다.‘KB부동산’에서는 지도를 기반으로 KB시세부터 실거래가, 매물 가격, 공시가격, 빌라 시세, 인공지능(AI) 예측 시세까지 많은 부동산 가격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작년 2월 앱 정식 버전과 웹사이트를 동시에 열었다. 같은 해 6월에는 공인중개사 전용관인 KB부동산 중개사허브와 최신 청약 정보를 담은 ‘분양 홈’을 선보였다. 올해 4월에는 부동산 자동가격산출모델(AVM·Automated Valuation Model) 비교 플랫폼인 ‘KB부동산 데이터허브’를 개설했다. AVM 업체 3곳이 제공하는 AI 추정가를 비교할 수 있고 미래 예측 시세도 확인할 수 있다. 또 KB통계와 공공통계 등을 지도나 차트, 인포그래픽으로 쉽게 볼 수 있다. 플랫폼 출시 이후 지속적인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프롭테크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4월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는 344만 건으로 부동산 정보를 얻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한다.‘KB부동산’에서는 지도로 쉽고 간편하게 매물을 찾고 대출연계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선호하는 주거 유형, 지역 등 조건에 맞는 다양한 매물을 검색할 수 있고 초세권(초등학교)·역세권(지하철역)·의세권(병·의원)·학세권(학원)·스세권(스타벅스) 등 5가지 입지 선정 포인트를 지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초등학교 배정 구역을 비롯해 지하철역과의 거리, 더블·트리플 역세권에 어떤 단지가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집 주변에 있는 병·의원과 학원가, 스타벅스 매장까지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폐쇄회로(CCTV), 경찰서, 소방서 위치 등 안심정보 서비스도 제공한다.찾은 매물과 연계된 금융서비스도 찾아볼 수 있다. KB부동산의 ‘내 집 마련 플래너’를 활용하면 대출 가능 금액과 대출 금리, 세금과 부대 비용, 최소 필요 자금 등을 알아볼 수 있고, 내 자금에 맞는 아파트 단지도 추천받고 대출 연계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대출’을 클릭하면 전담 상담팀의 전화 상담부터 대출 실행까지 비대면 부동산금융 서비스를 원 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대출 때 입력 정보를 간소화하는 등 대출 연계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테리어 시공 사례 정보, 고객 참여형 커뮤니티 서비스 신설 등 고객의 생애 주기에 맞는 맞춤형 종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부동산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민 이용 넘버원 ‘KB스타뱅킹’ 앱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나’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인 새로운 KB스타뱅킹 서비스를 오픈했다. 2010년 4월 선보여 2021년 말 기준 1800만여 명 고객이 선택한 KB스타뱅킹은 KB국민은행의 대표 뱅킹 플랫폼이다. 새로운 KB스타뱅킹은 속도와 편의성 개선을 기본으로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은행을 넘어 계열사와 외부 제휴 서비스까지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또 KB스타뱅킹에 은행 본연의 경쟁력인 자산관리 및 뱅킹 업무와 KB금융그룹 계열사 업무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연결과 주요 생활 편의서비스 등을 담아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고 확장이 가능한 슈퍼앱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새로운 KB스타뱅킹은 △자동 로그인 기능 도입 △이체편의성 개선 △홈 화면 개인화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 핵심 서비스 제공 △알림 기능 강화 등을 갖췄다.자동 로그인 기능을 이용하면 로그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별도 인증 단계 없이 아이콘 터치만으로 원하는 거래를 빠르고 편리하게 시작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을 통해 200만 원 이하 소액 이체 등 빠른 거래가 가능하다.홈 화면에서는 대표 계좌를 설정할 수 있어 원하는 계좌를 등록해 잔액 확인과 이체를 빠르게 할 수 있다. 계좌 등록은 KB국민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타 은행, 증권, 저축은행 계좌 등 최대 5개까지 가능하며 홈 화면은 개인별로 맞춤형 배치를 할 수 있다.새로운 KB스타뱅킹에서는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오랜 기간 쌓아온 자산관리 노하우를 담은 고객 중심의 제안형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 ‘마이자산관리’가 신설돼 △투자 성향 △자산 규모 △보유 상품 등 고객 데이터 및 마이데이터 오픈API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마이자산관리의 특징은 은행 자산 외에도 타 금융회사 자산과 비금융 자산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마이자산관리에서는 증권, 보험 등 타 금융업권의 거래 정보와 부동산, 자동차 등 비금융자산 정보까지 활용해 고객 자산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또 고객별 자산관리 특성을 8가지로 분류해 유형에 맞는 정교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위험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해외 주식 종목 추천 콘텐츠나 ETF 상품 추천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더불어 기존 상품 추천 위주의 자산관리에서 벗어나 세(稅)테크, 부동산 상담, 상속 및 은퇴 준비 등 다양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유 자산 분석 후 남아있는 절세 한도를 찾아 주고, 상속이나 증여 때 절세 상담도 가능하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는 부동산 투자 관련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고객이 보유한 연금 자산을 진단하고 예상 월 수령액과 부족한 노후생활비를 계산해 추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은퇴 준비도 돕는다. 새로운 KB스타뱅킹은 KB금융그룹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확장형 종합금융 플랫폼으로서 고객에게 토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식, 페이(Pay), 보험 서비스 등을 앱 하나에 모았다. KB증권의 ‘Easy 주식매매’ 서비스, KB국민카드의 ‘KB Pay 간편 결제’, KB손해보험의 ‘스마트 보험금 청구’ 등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 33개를 하나의 앱에 모아 KB금융그룹의 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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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금융그룹, 금융부담 커진 청년-소상공인에 ‘재기의 손길’

    금리 상승세로 금융 부담이 커지는 청년들과 소상공인들을 돕는 신한금융그룹의 ‘희망사회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희망사회 프로젝트에는 ‘청년부채 토털케어 프로젝트’와 ‘소상공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 ‘저신용자 재기 지원 프로그램’ 등이 있다. 소상공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은 재창업이나 업종을 전환한 소상공인이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임차료와 친환경·저탄소 경영 활동 비용을 함께 지원해준다. 지난해 5월 시작해 그해 약 130명을 도왔다. 월 최대 100만 원으로 최장 6개월까지 지원한다. 지원 대상이 되는 친환경·저탄소 경영 활동에는 △에너지 절감 스마트기기 △LED 전등 또는 절수기 설치 음식물 처리기 구입 △친환경 용품 구입 △일회용품 소비 줄이기 △텀블러 사용하기 △조깅하며 쓰레기 줍기(플로깅) 등이 있다. 청년부채 토털케어 프로젝트는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이용 청년 중 월급여가 세전 233만 원 이하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생활비와 주거비 지원은 물론이고 신용점수가 개선되는 데 따른 지원금 등 1인당 최대 322만 원가량 지원한다. 청년이 스스로의 힘으로 부채를 갚아 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버팀목 역할을 해 주자는 취지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 저신용자 재기 지원 프로그램으로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용 위기와 실직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금융취약 계층이 직업훈련을 받는 동안 생계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사업이었다. 3년간 1만1924명에게 114억 원을 지원했다. 그룹 내에서 부실채권 사후관리 등을 하는 신한신용정보가 사회공헌 활동으로 제안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신한신용정보는 이 프로그램 수혜자가 금융위원회에 편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돼 2020년 금융위원장 표창(포용금융 부문)을 받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청년부채 토털케어 프로젝트와 소상공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 사업의 주관을 신한신용정보에 맡겼다. 이런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다른 신용정보회사들이 이 회사를 찾기도 한다. 이병철 신한신용정보 대표는 “청년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신용회복 지원 활동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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