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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며 올 들어 가장 많은 1300명대 입원자 수를 기록하자 방역당국이 병원 종사자와 방문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코로나19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8월 2주차 확진 입원자가 올 2월 정점(875명)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선 종사자와 방문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것으로 지침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8월 2주차(4∼10일) 확진 입원자가 1357명으로 전주(861명) 대비 58% 늘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고령층·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실내 다중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밀폐된 실내 대규모 행사장 등은 피할 것도 권고했다. 지 청장은 또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선 “예비비를 확보해 치료제 추가 구매 및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추가로 도입되는 치료제는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돼 8월 4주차부터는 원활하게 투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와 유증상자는 등교 중지 대상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시교육청이 이날 서울 소재 초중고교에 보낸 공문에는 ‘감염병 확진자(유증상 포함)는 등교 중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장은 감염병에 걸린 경우 등교를 중지시킬 수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며 올 들어 가장 많은 입원자 수를 기록하자 방역당국이 병원 종사자와 방문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기로 했다.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코로나19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8월 2주차 확진 입원자가 올 2월 정점(875명)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선 종사자와 방문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것으로 지침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8월 2주차(4~10일) 확진 입원자는 9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질병청은 고령층·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실내 다중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밀폐된 실내 대규모 행사장 등은 피할 것도 권고했다.지 청장은 또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선 “예비비를 확보해 치료제 추가 구매 및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추가로 도입되는 치료제는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돼 8월 4주차부터는 원활하게 투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와 유증상자는 등교 중지 대상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시교육청이 이날 서울 소재 초중고교에 보낸 공문에는 ‘감염병 확진자(유증상 포함)는 등교 중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장은 감염병에 걸린 경우 등교를 중지시킬 수 있으며 결석해도 의사 소견 일자만큼 출석으로 인정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달 만에 10배 가까이로 급증하면서 재확산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자가검진키트, 마스크, 소독제 등 방역 물품 판매량도 급증세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코로나19 ‘대책반’ 반장을 국장급에서 지영미 청장으로 격상하고 대응 인력을 ‘1개반 2개팀(총 18명)’에서 ‘1개반 5개단 12개팀(총 71명)’으로 대폭 확대하며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하지만 동시에 “코로나19의 치명률은 0.1% 정도이고 50세 미만은 0.01% 미만”이라며 팬데믹(대유행)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왜 재유행이 시작됐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전문가와 방역 당국의 조언에 기초해 문답으로 정리했다. ―재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징이 뭔가.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KP.3’ 변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중증도가 낮은 반면 전파력이 높아 빠르게 유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증상은 발열, 기침, 목 아픔, 호흡 곤란 등으로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유사하다. KP.3 변이는 기존 JN.1 변이에 비해 면역회피능력이 증가해 기존 확진자나 백신 접종자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치명률은 기존과 유사한 0.1% 수준이다. 다만 각종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탓에 호흡 곤란 등 중증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도 유행하고 있나. “그렇다. 새 변이는 지난해 말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등에서 유행했던 JN.1 변이의 하위 유형이다. 하나의 변이가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해외 각국에서도 KP.3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 해외여행 후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최근에 재유행하게 된 원인이 뭔가. “코로나19는 주기성이 있어 5, 6개월 주기로 유행이 다시 찾아온다. 변이를 통해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갖게 되면 환자가 늘고, 해당 변이에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늘면 유행이 잦아드는 식이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20% 정도로 낮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백신 미접종자들이 무더위 속에서 마스크 없이,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 없이 생활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검사가 자비 부담이 되면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안 하고 고령자 등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늘었다.”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나. “질병청은 팬데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입원 환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제한적이고 치명률이나 중증화율 또한 기존 오미크론 변이들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감염병 위기 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올리거나 방역 지침을 강제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질병청은 일단 주기상 8월 말이나 9월 초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휴가지에서 감염된 뒤 휴가를 마친 직장인과 개학을 맞은 학생을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사태로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라 중환자가 급증할 경우 의료공백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KP.3 백신은 있나. “KP.3 백신은 없지만 변이의 모체가 된 JN.1 백신은 있다. 전문가들은 KP.3 변이가 JN.1 변이와 유전적, 항원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JN.1 백신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에서 JN.1 백신 총 755만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JN.1 백신 접종은 올 10월부터 실시한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12세 이상 일반 국민은 비용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치료제는 있나. “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60세 이상에 처방하는데 KP.3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60세 미만인 경우에도 중증이면 치료제가 처방되지만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약 등으로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보이자 질병청은 12일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안으로 추가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특히 조심해야 하나.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 3명 중 2명은 고령층이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1만2407명 중 65세 이상이 8087명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한다.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출 후 돌아오면 손을 씻고, 실내에선 환기를 자주 하는 게 좋다. 또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가족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 재유행은 앞으로도 반복되나. “정부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에 대해 ‘엔데믹(풍토병화)’ 선언을 했다. 코로나19는 박멸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계속 일상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란 의미다.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보니 일정 주기마다 계속 퍼질 수밖에 없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한 환자가 한 달 만에 6배 가까이로 증가하며 재확산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지난해 5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선언 후 1년 3개월 만이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코로나19 ‘대책반’ 반장을 국장급에서 지영미 청장으로 격상해 대응하기로 했다.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8월 첫째 주(7월 28일~8월 3일) 861명으로 7월 둘째 주(7~13일) 148명의 5.8배가 됐다.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이 1800여 곳이고, 입원하지 않는 경증 환자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수 배~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 수가 1년 새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의료계에선 폭염으로 실내 활동이 늘어난 반면 마스크 착용은 줄고,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환기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을 재확산의 원인으로 꼽는다. 또 코로나19 유행 주기인 5~6개월에 맞춰 새 변이 KP.3도 등장했다. 질병청은 12일 “세계적으로도 오미크론의 후손 격인 KP.3 때문에 환자가 늘고 있다”며 “8월 말까지는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방역 물품 판매량도 급증세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5~11일 코로나19 자가검진키트 판매량은 전주 대비 130% 늘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1~11일 마스크와 소독제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각각 38.4%, 35.2% 늘었다”고 했다.전문가 사이에선 휴가철과 방학이 끝난 만큼 직장과 학교에서코로나19가 대폭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미국의 계절 독감 치명률 이하 수준인 0.1% 정도이고 50세 미만은 0.01% 미만”이라며 “코로나 19 위기 단계 상향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새 변이 유행하는 코로나, 중증도 낮지만 위험군은 백신 접종을오미크론 KP.3 변이 확산 Q&A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코로나19 확산기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2일 “8월 첫째 주 입원 확진자가 861명으로 올해 정점이었던 2월 875명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1개반 2개팀(총 18명)’이던 코로나19 대응체계를 ‘1개반 5개단 12개팀(총 71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하지만 동시에 “일상 속 예방수칙만 잘 지킨다면 여름철 유행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왜 다시 재유행이 시작됐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전문가와 방역 당국의 조언에 기초해 문답으로 정리했다.―재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징이 뭔가.“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KP.3’ 변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중증도가 낮은 반면 전파력이 높아 빠르게 유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증상은 발열, 기침, 목 아픔, 호흡 곤란 등으로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유사하다. KP.3 변이는 기존 JN1. 변이에 비해 면역회피능력이 증가해 기존 확진자나 백신 접종자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치명률은 기존과 유사한 0.1% 수준이다. 다만 각종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탓에 호흡 곤란 등 중증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해외에서도 유행하고 있나.“그렇다. 새 변이는 지난해 말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등에서 유행했던 JN.1 변이의 하위 유형이다. 하나의 변이가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해외 각국에서도 KP.3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 해외여행 후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최근에 재유행하게 된 원인이 뭔가.“코로나19는 주기성이 있어 5, 6개월 주기로 유행이 다시 찾아온다. 변이를 통해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갖게 되면 환자가 늘고, 해당 변이에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늘면 유행이 잦아드는 식이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20% 정도로 낮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백신 미접종자들이 무더위 속에서 마스크 없이,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 없이 생활하면서 유행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검사가 자비 부담이 되면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안 하고 고령자 등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늘었다.”―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나.“질병청은 팬데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입원 환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제한적이고 치명률이나 중증화율 또한 기존 오미크론 변이들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감염병 위기 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올리거나 방역 지침을 강제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질병청은 일단 주기상 8월 말이나 9월 초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휴가지에서 감염된 뒤 휴가를 마친 직장인과 개학을 맞은 학생을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사태로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라 중환자가 급증할 경우 의료공백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KP.3 백신은 있나.“KP.3 백신은 없지만 변이의 모체가 된 JN.1 백신은 있다. 전문가들은 KP.3 변이가 JN.1 변이와 유전적, 항원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JN.1 백신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에서 JN.1 백신 총 755만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JN.1 백신 접종은 올 10월부터 실시한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12세 이상 일반 국민은 비용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치료제는 있나.“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60세 이상에 처방하는데 KP.3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60세 미만인 경우에도 중증이면 치료제가 처방되지만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약 등으로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보이자 질병청은 12일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안으로 추가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누가 특히 조심해야 하나.“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 3명 중 2명은 고령층이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1만2407명 중 65세 이상이 8087명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한다.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출 후 돌아오면 손을 씻고, 실내에선 환기를 자주 하는 게 좋다. 또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가족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코로나19 재유행은 앞으로도 반복되나.“정부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에 대해 ‘엔데믹(풍토병화)’ 선언을 했다. 코로나19는 박멸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계속 일상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란 의미다.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보니 일정 주기마다 계속 퍼질 수밖에 없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최근 4주 새 6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10명 중 6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9일 질병관리청은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8월 첫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86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해 8월 3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하향 조정해 주간 단위로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추적해 왔다. 올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2월 첫째 주 875명에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6월 말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최근 입원 환자 수는 7월 둘째 주 148명에서 7월 셋째 주 226명, 7월 넷째 주 475명, 8월 첫째 주 861명으로 4주 새 6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입원 환자 1만2407명의 65.2%(8087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8월 마지막 주에서 9월 첫째 주 사이에 환자 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가 93.8%를 차지해 기존 의료체계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인 KP.3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KP.3 변이는 올해 상반기 유행한 오미크론 JN.1에서 유래한 변이로 현재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이다.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니터링 중이나, 전파력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은 계절 독감과 유사한 수준으로 위기 단계 상향까지 검토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8명은 부동산 등 재산의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명 중 1명은 사는 동안 사회경제적 계층 이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7월호’에 실린 ‘청년의 사회불안과 공정성 불안 인식’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년 81.3%는 부동산 등 재산의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는 보사연에서 수행한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 자료 중 2020년에 조사한 만 19~34세 1793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이다.연구 결과 청년들의 78.8%는 소득 불평등도 가장 심각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취업 기회 불평등(64.1%), 승진 기회 불평등(62.2%), 교육 기회 불평등(51.1%)이 뒤를 이었다.또 청년들은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경쟁·불평등 불안(4.14점)을 가장 크게 느꼈다. 사회적 불안 요인은 5점 척도로 평가됐다. 뒤이어 공정성 불안(3.92점), 정부 신뢰 불안(3.54점), 안전 불안(3.48점), 적응·도태 불안(3.33점) 순이었다.청년 2명 중 1명꼴인 57.6%는 세대 내 사회적 이동성이 낮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높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9.8%에 그쳤다. 사회적 이동이 얼마나 가능한지는 그 사회의 기회의 평등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다. 세대 내 이동이 개인의 한 생애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얼마나 변화될 수 있을까를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들은 앞으로 자신의 삶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본인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청년은 만족한다는 청년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본인의 삶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0%로 만족한다는 응답(23%)을 앞질렀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7.1%였다.연구진은 “이 조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시행됐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정책으로 정신건강이 악화돼 있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불평등 인식이 단지 청년의 삶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가족 형성이라는 중장기 이슈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불공정 경험을 줄이고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이과 통합으로 운영된 지 4년째를 맞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주요 대학들이 정시에서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없애고, 수시에서는 논술전형을 확대한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17개 대학이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없애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에도 주요 대학들은 자연계열 모집 시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거나, 탐구 영역에서 과탐을 선택해야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둬 ‘통합수능의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선택과목 응시 제한을 폐지하더라도 특정 과목을 응시한 경우 가산점을 주는 대학들도 있다. 연세대는 수학 영역에서 확통을 응시하거나 탐구 영역에서 사탐을 응시했더라도 자연계열에 지원할 수 있지만 사탐을 응시하고 정시 인문계열에 지원하거나 과탐을 응시하고 자연계열에 지원할 경우 변환 표준점수에서 3%의 가산을 받는다. 서울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 지정 과목을 둬 수학 영역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 영역은 과탐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다. 의대 중 지방 권역에 있는 대학은 선택과목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아 지원 전 확인이 필요하다. 입시업계에서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대폭 확대되는 무전공 선발로 인해 학과별 모집 인원이 조정되면서 합격선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에서 전년보다 2만8000여 명 더 많은 3만793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논술 전형 확대도 올해 입시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올해 입시에선 41개 대학이 총 1만1266명을 논술 전형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고려대 상명대 을지대 등이 올해 논술 전형을 신설했다. 특히 고려대는 2018학년도에 논술 전형을 폐지한 이후 7년 만에 다시 부활시켰다. 2025학년도에 의대 정원 90명이 증원된 가천대 의대는 신입생 중 40명을 논술 100% 전형으로 선발한다.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은 2025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정시 전형에도 반영한다. 고려대는 2025학년도부터 학폭으로 8호(강제전학), 9호(퇴학) 조치를 받은 정시 전형 지원자에 대해서는 1010점 만점에 20점을 감점하기로 했다. 연세대 등 5개 대학은 학폭 가해자가 아예 수시 학교장 추천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학폭 조치 사항이 모든 전형에 반영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부터 학폭 기록이 있는 경우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은 당연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시 지원에서도 불이익이 크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4일 수도권에서 최고기온 40도의 기록적 ‘살인 더위’가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도 급증해 3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54명이 발생했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여주시에서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40.0도(오후 3시 30분경)를 기록했다. 최고 기온이 40도 이상이 된 것은 2019년 8월 5일 경기 안성시(40.2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이 두 수치는 전국 기상관측소 97곳에서 공식 측정된 기록이 아니어서 기상청의 극값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기상관측소 극값으로 40도 이상이 나타난 것은 6번뿐이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군에서 41.0도를 기록하는 등 5곳에서 40도 이상을 기록했다. 4일 서울이 최고기온 38도를 나타내는 등 전국 곳곳에서도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전국 183개 구역 중 제주 산지를 제외한 182곳에 폭염특보도 내려졌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최소 10일 동안 전국에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 등에 따르면 3일까지 전국에서 총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지난주 응급실에서 신고한 온열질환자는 590명으로 전주(337명)보다 75% 급증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치 성향이 다르면 TV 뉴스를 보다가도 싸울 텐데, 같이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경기 안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3)는 “결혼한다면 정치적 성향이 같은 배우자와 할 생각”이라며 “친구들도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와는 굳이 술자리를 같이 하지 않고 어쩌다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정치 얘기는 꺼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국민 중 이 씨처럼 ‘정치 성향이 다르면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 중 3명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 “정치 성향 다르면 술자리 안 해”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58.2%에 달했다.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은 남성(53.9%)보다 여성(60.9%)에게서 많이 나왔고, 청년(19∼34세·51.8%)보다는 중장년(35∼64세·56.6%)과 노인(65세 이상·68.6%)에게서 많이 나왔다. 응답자 중 33%는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 및 지인과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역시 여성(36.9%)이 남성(28.6%)보다, 노인(41.9%)이 청년(28%)보다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92.3%는 사회적 갈등 중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82.2%), 노사 갈등(79.1%) 등이 뒤를 이었다. ● 사회통합도, 코로나19 마무리 후 하락 사회통합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사회통합도의 경우 응답자들은 10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매겼다. 과거 조사에서 사회통합도는 2018, 2019년 모두 4.17점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1년에는 4.59점까지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고비를 지나면서 2022년 4.31점, 2023년 4.2점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보사연은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이 생겼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우리 사회는 공정한 편”이란 문장에 동의한 사람은 34.9%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65.1%)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편 사회적 불공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득권의 부정부패(34.8%)가 꼽혔다. 보사연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일상의 교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정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조치를 통해 사회적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면 사회 갈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치 성향이 다르면 TV 뉴스를 보다가도 싸울 텐데, 같이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경기 안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3)는 “결혼한다면 정치적 성향이 같은 배우자와 할 생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씨는 “친구들도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와는 굳이 술자리를 같이 하지 않고 어쩌다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정치 얘기는 꺼내지 않으려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 중 이 씨처럼 ‘정치 성향이 다르면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 중 3명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 “정치 성향 다르면 술자리 안 해”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58.2%에 달했다.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은 남성(53.9%)보다 여성(60.9%)에게서 많이 나왔고 청년(19~34세, 51.8%)보다 중장년(35~64세, 56.6%)과 노인(65세 이상, 68.6%)에서 많이 나왔다.응답자 중 33%는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 및 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역시 여성(36.9%)이 남성(28.6%)보다, 노인(41.9%)이 청년(28%)보다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중 92.3%는 사회적 갈등 중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82.2%), 노사 갈등(79.1%) 등이 뒤를 이었다. ● 사회통합도, 코로나19 마무리 후 하락사회통합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사회통합도의 경우 응답자들은 10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매겼다. 과거 조사에서 사회통합도는 2018, 2019년 모두 4.17점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1년에는 4.59점까지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고비를 지나면서 2022년 4.31점, 2023년 4.2점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보사연은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이 생겼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응답자 3명 중 2명은 한국 사회기 공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우리 사회는 공정한 편”이란 문장에 동의한 사람은 34.9%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65.1%)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편 사회적 불공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득권의 부정부패(34.8%)가 꼽혔다. 보사연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일상의 교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정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조치를 통해 사회적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면 사회 갈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수련병원들이 31일 하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을 마감했으나 5대 대형병원을 포함해 수련병원 대부분에서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 후 복귀 대책을 8번이나 내놓은 정부로선 더 이상 내놓을 정책이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이 됐다. 의료계에선 ‘연내 의료공백 해소는 힘들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5대 대형병원 전공의 모집인원 1%만 지원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126곳은 이날 오후 5시까지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다. 총 7645명을 모집했으나 병원마다 지원한 전공의는 아예 없거나 극소수에 불과했다. 인턴 159명, 레지던트 32명 등 총 191명을 모집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턴 3명, 레지던트 2명 등 총 5명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합쳐 총 714명을 모집한 세브란스병원 역시 지원자는 5명에 불과했다. 총 521명을 모집한 삼성서울병원은 “지원자가 10명 내외에 불과했다”고 밝혔고, 총 440명을 모집한 서울아산병원은 “5명 미만이 지원했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수련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총 1017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레지던트 14명에 불과했고 인턴은 없었다. 5대 대형병원 지원자가 모집인원(2883명)의 1%가량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지방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가 수도권 대형병원에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의대 교수들의 ‘수련 보이콧’ 방침 등으로 상향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지원자가 더 적어 대구·경북 지역 수련병원 7곳에는 지원자가 단 1명뿐이었다. 지방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등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절반가량에서 지원자가 ‘0명’이었다고 한다.● 양보 거듭한 정부 체면만 구겨 정부는 전공의 병원 이탈 초기 “사후 구제나 선처는 없다.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실제로는 5개월 동안 마지노선만 6차례 제시하며 뒤로 물러서길 반복했다. 먼저 첫 번째 복귀 ‘마지노선’이었던 2월 29일까지 복귀가 미미하자 데드라인을 연휴 이후인 3월 3일로 연장했다. 3월 11일에는 “면허정지 처분 절차를 마치기 전 복귀하면 선처하겠다”고 했고 같은 달 2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건의를 받아들이며 면허정지 처분을 유예했다. 6월 4일에는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철회 및 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중단을 발표하며 “30∼50%가 복귀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실제로 복귀한 전공의는 거의 없었다. 이에 지난달 8일 “모든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을 철회하겠다”면서 수련 특례까지 약속했으나 정부가 제안한 마지막 마지노선인 지난달 15일까지도 복귀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정부가 거듭 물러섰지만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며 정부 정책 신뢰도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사직 전공의 대부분이 하반기 미복귀를 택하며 의료공백이 연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에선 “내년도 의대 신입생이 전공의가 되는 2031년에나 의료공백 사태가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세종충남대병원이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다음 달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갈수록 응급실 운영 차질이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응급실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수가 인상 제도화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세종충남대병원은 다음 달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 15일은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이 멈추고 8, 22, 29일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이 병원 관계자는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사직하면서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충남대병원에 앞서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의 응급실이 전문의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등 응급실 운영 공백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도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여러 응급실을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해 보강하면서 추진해 나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 2∼9월 한시적으로 100% 인상된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상시 제도화하는 등 수가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는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진료한 다른 과목 전문의에게도 적용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수가 인상 제도화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등에게 매달 100만 원씩 지급하는 수련 보조수당을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을 하루 앞둔 30일까지도 사직 전공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김 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복귀 전공의에 대한 신상 공개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복귀를 방해하는 경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 병원에 남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12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흉부외과는 심장, 폐 등에서 발생한 질환을 다루며 내과, 산부인과 등과 함께 필수의료 과목으로 꼽힌다. 전공의가 사라지면 전문의 배출도 중단되기 때문에 정부가 구상하는 ‘전문의 중심 대형병원’ 실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 “내년 신규 배출 흉부외과 전문의 6명” 29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흉부외과 전공의 107명 중 75명이 사직 처리됐고, 20명은 사직서를 냈지만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병원에 남은 전공의는 전국에서 12명뿐이다. 지역별로는 강원·충북·전북·제주 지역에 한 명도 없고 서울에 2명, 경기에 1명뿐이다. 전공의 중 레지던트 4년 차는 6명이어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 신규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전국에서 6명이 된다. 레지던트 3년 차는 1명뿐이어서 충원되지 않는 경우 2026년에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1명만 배출된다. 매년 대학병원에서 은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30여 명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이 같은 전문의 공백은 향후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학회는 성명에서 “현재 같은 추세로는 연간 2만 건 넘는 심장·폐암 수술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미래가 사라지는 초응급 상황으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는 그동안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일대일 교육 등을 진행했고 덕분에 올해 전공의 지원자가 40명대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상실감이 큰 모습이다. 학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상황이 더 열악해져 일부 선택된 환자들만 수술을 받는 상황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의료계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불가능” 정부는 다음 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구조 개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공의 비중이 높았던 대형병원들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전공의 명맥이 끊기는데 전문의를 무슨 수로 확충하겠다는 것이냐”며 정부 구상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흉부외과 교수는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운영한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의사 수련은 교수와 선배들로부터 도제식으로 배우는 과정”이라며 “전공의 한 세대가 통째로 없어지면 수 년 후 다음 세대가 들어와도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배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개원가로 향하는 사직 전공의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마감되지만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색이 없다.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5대 대형병원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의대 교수들이 ‘수련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라 마감일 직전 지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낮을 것으로 보고 ‘수련 보이콧’이 현실화될 경우 “여러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발된 전공의를 수련하지 않을 경우 교수에 대해 민법상 손해배상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수련 보이콧 선언으로 지원자가 없는 것까지 문제 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날 서울시의사회에서 주관한 ‘개원가 시스템 설명회’에는 사직 전공의들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 의사회에서는 이날 전공의들에게 전산 시스템, 노무, 세무 등 개원의에게 필요한 실무 교육을 5시간 동안 진행했다. 다만 개원가로 사직 전공의들이 몰리면서 봉직의(페이닥터) 급여는 월 1000만 원에서 절반가량으로 하락한 상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앞으로 공공임대주택에는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가 1순위로 입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 100채의 입주자를 우선 모집했는데 신생아 출산 가구 10가구가 지원했다면 이들에게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 90채를 현재의 가점제로 배정하는 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9일 오후 민관 합동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저출산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저출생 반전 대책을 발표한 후 지역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반영해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매년 11만 채가량 공급되는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자 선발 시 출산 가구가 가장 먼저 입주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현재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의 60%는 우선공급 물량에 배정하는데 이는 일정 소득 이하인 국가유공자, 탈북민, 장애인, 다자녀, 신혼부부 등에게 배정된다. 지금은 대상자 중 부양가족 수, 지역 거주기간 등을 계산해 가점제로 선정하는데 앞으로는 2세 미만의 신생아를 둔 가구를 1순위로 올리고 나머지를 가점제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우선공급 대상에서 신생아 가구 몫을 높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생아 출산 가구의 경우 신혼부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어떤 유형으로 신청을 하든 1순위로 우선공급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구원 수에 따른 면적 기준도 폐지해 가구원 수가 적더라도 큰 평수에 입주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현재 1인 가구는 35㎡ 이하, 2인 가구는 26∼44㎡, 4인 이상 가구는 45㎡ 이상 등의 기준이 있어 “1인 가구는 원룸에만 살아야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선 다자녀 가구 중 현재 자녀가 모두 2세 이상인 경우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는 다자녀 가구가 받을 수 있는 가점이 총 6점으로 상당한 만큼 역차별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10월까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되, 시행은 공문 등을 통해 당장 할 방침이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경제적 부담으로 지적돼 온 ‘스드메’(스튜디오, 메이크업, 드레스) 가격에 대해서도 정부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결혼준비대행사의 약관을 점검하는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소비자 피해 실태조사를 토대로 내년 1분기(1∼3월) 중 표준약관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 병원에 남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12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흉부외과는 심장, 폐 등에서 발생한 질환을 다루며 내과, 산부인과 등과 함께 필수의료 과목으로 꼽힌다. 전공의가 사라지면 전문의 배출도 중단되기 때문에 정부가 구상하는 ‘전문의 중심 대형병원’ 실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 “내년 신규 배출 흉부외과 전문의 6명”29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흉부외과 전공의 107명 중 75명이 사직처리됐고, 20명은 사직서를 냈지만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병원에 남은 전공의는 전국에서 12명 뿐이다. 지역별로는 강원·충북·전북·제주 지역에 한 명도 없고 서울에 2명, 경기에 1명 뿐이다.전공의 중 레지던트 4년차는 6명이어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 신규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전국에서 6명이 된다. 레지던트 3년차는 1명 뿐이어서 충원되지 않는 경우 2026년에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1명만 배출된다. 매년 대학병원에서 은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30여 명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이 같은 전문의 공백은 향후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학회는 성명에서 “현재 같은 추세로는 연간 2만 건 넘는 심장·폐암 수술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미래가 사라지는 초응급 상황으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는 그 동안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1대 1 교육 등을 진행했고 덕분에 올해 전공의 지원자가 40명대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상실감이 큰 모습이다. 학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상황이 더 열악해져 일부 선택된 환자들만 수술을 받는 상황이 자명하다”고 했다.● 의료계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불가능”정부는 다음 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구조 개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공의 비중이 높았던 대형병원들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다.하지만 의사단체에선 “전공의 명맥이 끊기는데 전문의를 무슨 수로 확충하겠다는 것이냐”며 정부 구상이 실현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흉부외과 교수는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운영한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의사 수련은 교수와 선배들로부터 도제식으로 배우는 과정”이라며 “전공의 한 세대가 통째로 없어지면 수 년 후 다음 세대가 들어와도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배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개원가로 향하는 사직 전공의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마감되지만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색이 없다.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5대 대형병원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의대 교수들이 ‘수련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라 마감일 직전 지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정부도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낮을 것으로 보고 ‘수련 보이콧’이 현실화될 경우 “여러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발된 전공의를 수련하지 않을 경우 교수에 대해 민법상 손해배상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수련 보이콧 선언으로 지원자가 없는 것까지 문제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날 서울시의사회에서 주관한 ‘개원가 시스템 설명회’에는 사직 전공의들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 의사회에서는 이날 전공의들에게 전산 시스템, 노무, 세무 등 개원의에게 필요한 실무 교육을 5시간 동안 진행했다. 다만 개원가로 전공의들이 몰리면서 봉직의(페이닥터) 급여는 월 1000만 원에서 절반 가량으로 하락한 상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5개월을 넘어선 가운데 범의료계 협의체가 주최한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가 26일 열렸다. 그런데 안 그래도 의사가 부족한 의료공백 상황에서 ‘의사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등이 발표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의료를 살리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토론회 취지와도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26일 오후 2시 의협회관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를 열었다. 당초 의대 교수 등이 대거 휴진하고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특위가 사실상 해산을 결정하고 연 마지막 행사여서 참석자는 많지 않았다. 휴진으로 인한 의료공백도 거의 없었다. 토론회에는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와 각 시도의사회 등에서 약 30여 명이 참여했고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토론회에선 현 수련제도의 문제점, 의료 규제 관련 개선 방안, 건강보험 수가 관련 문제 등이 다뤄졌는데 ‘의사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발표도 있었다.사직 전공의인 오건룡 대한의사협회(의협) 자문위원은 발표에서 젊은 의사들이 진출하기 쉬운 국가로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등을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의료를 행할 수 있는 제도가 활성화돼 있고, 5월 기준으로 10개 주에서 이를 외국 의사에게 허용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오 사직 전공의는 “사직 후 이 자리에서 젊은 의사의 해외 진출 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은 정부를 협박하려고도,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세계적으로 의료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하지만 사직 전공의를 포함해 젊은 의사들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현재의 의료공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들이 우리나라 의료 환경과 전망을 보며 우수 의료인력을 늘리기 노력하는 국가로의 해외 진출이 많은 상황”이라며 세션을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의협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외국 면허 의사 국내 진료 허용’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한편 이날 오전에는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의대 증원 취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의대 교수들은 “잘못된 증원 정책으로 3만 명 이상이 병원과 학교를 떠났다”며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취소를 주장했다.환자단체는 대토론회와 집회 등으로 휴진한 의사들에 대해 비판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의대 입학정원 증원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떠나간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노력이 오히려 현재 붕괴 직전의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안”이라고 했다.한편 이날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국가시험 접수 마감일인 이날에도 의대생들의 국시 접수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이날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한 뒤 국시 실기시험, 필기시험에 각각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정부는 전날 “의대생들이 수업에 다수 복귀할 경우 국시 추가 응시 기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대다수 의대생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추가 국시도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금도 할머니가 머물던 요양병원을 생각하면 약간 시큼한 소독약 냄새가 떠오른다. 10여 년 전 할머니 옆 병상에 누워 계시던 어르신들은 초점 없는 눈빛으로 오가는 사람을 바라보곤 했다. 병원 측은 하루 세 끼 식사 및 목욕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그 외에는 TV 시청 정도가 소일거리의 전부였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을까. 한국인 대부분은 여전히 집 대신 요양병원 등에서 말년을 지내다 세상을 떠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사망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국에선 가족의 헌신적 지원이 없으면 몸이 아픈 노인들이 혼자 지내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소수는 거액을 내고 최고급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입주하고, 다수는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 여생을 보낸다. 반면 최근 둘러본 네덜란드에선 노인 대부분이 평생 살던 지역에서 가까운 이들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낮에는 케어팜에서 농사를 짓거나 데이케어센터에서 이웃들과 산책하고 저녁엔 익숙한 집에서 잠든다. 중증 치매 등으로 혼자 생활이 불가능하면 지역 시설에 가지만 이곳에서도 집 환경을 최대한 재현한 공간에서 요리하고 빨래를 개며 평생 살던 방식대로 일상을 이어간다. 네덜란드 노인복지의 핵심은 ‘남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일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케어팜에서 만난 한 노인은 치매 말기였지만 직접 마늘을 썰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노인 개인의 능력과 욕구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세심한 ‘맞춤형 돌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에선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방자치단체 등이 저마다의 기준에 충족하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니면 제외한다. 유기적·통합적 케어 서비스가 어렵다 보니 몸이 아프면 의료진이 상주하는 시설로 옮기는 손쉬운 길을 택한다. 네덜란드와 비교하면 노인의 일상을 존중하지 않는 난폭한 방식이다. 네덜란드 현지 데이케어센터, 케어팜, 요양원 등에선 소독약 냄새가 나지 않았고 노인들의 눈에도 생기가 넘쳤다. 기자는 이게 바로 ‘일상의 힘’이라고 느꼈다. 2026년 한국에서도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한국에서도 ‘병상’ 대신 ‘일상’ 속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삶을 마무리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 본다. 일상을 이어가다 집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분들이 없었다면 혼자 병원에서 죽을 날만 기다렸을 겁니다.”지난달 11일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만난 김영덕 씨(69)는 격주로 그를 찾아오는 부천시보건소 ‘통합건강관리팀’ 소속 간호사와 영양사, 운동관리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데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있는 ‘고위험군’이다. 통합건강관리팀은 방문할 때마다 간호사를 통해 혈당과 혈압을 확인하고, 영양사가 냉장고와 식단을 점검하며, 운동관리사가 적절한 운동을 지도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회’ 시범사업 김 씨가 통합건강관리팀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말 통합돌봄을 시작하면서 김 씨의 혈당 수치가 578mg/dL이라는 걸 확인한 간호사는 당뇨 약 누락이 원인이라는 걸 파악하고 그를 긴급 입원시켰다. 김 씨는 “혼자 살며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100m를 못 걸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며 “퇴원 후 관리를 받으며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도 하게 됐다. 적절하게 약도 복용하다 보니 이제 혈당이 160mg/dL로 내려갔고 산책도 가능해졌다”면서 웃었다.홀몸인 김 씨가 병원 대신 자택에 머물며 다양한 통합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부천시가 2021년부터 시행 중인 보건복지부의 ‘통합돌봄 시범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시범사업을 통해 노인들이 익숙한 집에서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임종을 맞을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다만 시범사업이다 보니 통합관리 서비스는 3개월만 제공되고 최대 3회까지만 연장이 가능하다는 한계는 있다. 김 씨 역시 조만간 다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지자체 서비스 ‘제각각’김 씨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통합돌봄’을 위해선 국민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재 제각각 운영 중인 의료-간호-요양 서비스 통합이 필수적이다.지금은 요양병원의 경우 건강보험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진료비)로 운영되고, 요양원과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보험 급여로 운영되며, 지자체에선 이와 별도로 복지 담당 공무원을 통해 사회복지관이나 자원봉사자 방문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서로 기준이 다르다 보니 맞춤형 지원이 어렵고, 조금만 도와주면 익숙한 집에서 지낼 수 있는 노인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요양보호사로부터 목욕 지원을 받는데 사회복지관이 다시 목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중복 수혜 문제도 생긴다.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돌봄평가기관(CIZ)’을 모델로 통합 판정 체계를 개발해 부천시 등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CIZ에서 노인 개인마다 맞춤형 케어 플랜을 짜 주는 것처럼 요양병원, 요양원, 요양보호사, 돌봄서비스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노인들이 가급적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지낼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에서도 올 2월 ‘지역 돌봄 통합지원법’이 통과돼 2026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각 기관 간 정보 공유가 확대돼 각 지자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록,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 기록 등을 활용해 김 씨 같은 통합돌봄 대상을 발굴할 수 있게 된다.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네덜란드의 경우 방문 간호사가 창구가 돼 임종 직전까지 노인들이 자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통합 관리를 해준다. 한국의 경우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법 시행을 앞두고 통합 관리를 맡을 지자체 담당자를 교육 중이다. 이들이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며 필요한 지원과 연계해 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잘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어떤 서비스가 지원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지원정보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통합돌봄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의 경우 장기요양보험료율이 9.65%로 한국(0.92%)의 10배 이상이다.● 39곳 뿐인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 늘려야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스피스는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는 대신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서비스다. 한국에선 2003년 암관리법을 통해 ‘완화의료’라는 이름으로 호스피스가 법제화됐으나 20년 넘게 지났음에도 가정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와 불과하다.국립호스피스센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에 올 1월 발표한 ‘한국 호스피스 이용 추세 및 현황(2018~2022)’에 따르면 한국 호스피스 이용률은 2018년 22.9%, 2019년 24.3%, 2020년 23.0%, 2021년 23.2%, 2022년 24.2%로 수년 동안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또 호스피스 이용 환자 대부분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호스피스센터가 발간한 ‘2023년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호스피스 이용 환자 2만2394명 중 1만3041명(58.2%)이 호스피스 전문 병동에서 입원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았다.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한 환자는 환자는 3854명(17.2%)였다. 반면 가정에서 가정형 호스피스를 받은 환자는 676명(3.0%)에 그쳤다.전문가들은 생의 마지막인 임종을 집에서 맞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현재보다 대폭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요양병원을 포함해 전국 103곳에 달한다. 반면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39곳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집에서 죽을(Dying in Place)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28년까지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80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김진형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한국에선 도입 초기 대학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 중심으로 호스피스가 설계돼 병원 중심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발달했다”며 “말기 환자들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과 마지막을 보내기를 원한다는 점을 고려해 입원 중심의 호스피스는 최소화하고 가정형 호스피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천=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비슷한 이웃들을 만나 웃고 떠들면서 치매도 스스로 관리하며 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올 5월 29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남부 암스텔베인시에서 만난 앙엘라(가명·73) 씨는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다 3년 전 처음 치매를 진단받은 직후엔 정말 막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매주 월수금 오전 10시면 데이케어센터(낮 돌봄시설) ‘오덴스하위스’를 찾는다. 앙엘라 씨 외에도 인근에 거주하는 경증 치매 환자 40여 명이 지팡이를 짚거나 전동 휠체어를 타고 시설을 찾는다. 오전 10시 반이 되면 노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커피와 와플을 나눠 먹으며 수다를 떤다. 이후 센터 직원이 인솔해 동네 산책을 다녀온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낮잠을 자거나 카드게임, 재활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간다. 이 시설은 네덜란드가 구축한 지역 통합돌봄 체계의 일부다. 네덜란드는 치매를 비롯한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집에서 말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봄평가기관(CIZ)’을 통해 맞춤형 케어 프로그램을 짜 준다. ‘치매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으니 케어팜(치유농장)을 통해 주 3회, 회당 2시간씩 사회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이를 통해 가급적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사망 직전까지 집에서 머물 수 있게 도와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네덜란드 전체 사망자 중 병원에서 숨지는 비율은 23.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반대로 한국은 70.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에서 노인복지 등을 담당하는 마르틴 홀링 프로젝트 매니저는 “정부의 목표는 노인들이 생활 능력을 유지하며 최대한 자택에서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병상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비극이고 건강보험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 안가고 ‘케어팜’서 채소 가꾸기… 네덜란드 ‘맞춤형 돌봄’2015년 노인 통합돌봄 체계 완성치매-홀몸 등 ‘맞춤형 케어’ 제공노인들이 집에서 마지막 맞도록‘의료-사회적 돌봄’ 맞물려 지원올 5월 30일 네덜란드 남부 켈펀올러르시. ‘케어팜’ 조르흐후버더포르트의 마우트 콜런 부원장은 “70대 치매 어르신도 양상추를 기를 수 있다. 저길 보라”고 했다.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니 비료를 짊어진 70대 남성이 보였다. 이 남성은 텃밭으로 가더니 곡괭이질을 시작했다. 콜런 부원장은 “농사를 짓고, 동물을 키우며 몸을 움직이면 신체적,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전역에는 이 같은 케어팜 140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케어팜들은 지역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퇴화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교류하게 돕는 역할도 한다.● 노인마다 맞춤형 케어 플랜 제공 네덜란드는 고령화가 가장 빨리 시작된 국가 중 하나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970년 10.1%로 반세기 전 이미 고령화사회가 됐다. 2022년 기준으로 네덜란드의 65세 이상 인구는 353만 명으로 전체(1770만 명)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덩달아 의료비 지출도 늘었다. 네덜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은 1970년 5.9%에서 2019년 13.1%로 급증했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자택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하는 노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의료보험 재정 부담도 줄이기 위해 의료와 간호 및 요양이 연계된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해 왔고, 2015년 개혁을 단행해 통합 체계를 완성했다. 통합돌봄체계의 핵심은 맞춤형 케어 플랜을 짜주는 CIZ다. 보건복지체육부 산하 독립 기관인 CIZ는 건강 상태에 따른 객관적 지표에 따라 노인들에게 맞춤형 케어 플랜을 결정해준다. 주치의 제도를 통한 노인 만성질환 관리, 장기 요양법을 통한 주간 돌봄 및 방문 간호, 지방자치단체의 가사 및 이동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최적의 지원 방안을 도출해주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2018년 한 발 더 나아가 ‘집에서 더 오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지역 간호사 등을 활용해 노인들이 집에서 건강 관리를 하며 가능한 한 오래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요양병원,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하는 요양원,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노인돌봄서비스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다른 기준으로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 한국 역시 2019년 통합돌봄 시범 사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기관별로 이해관계가 너무 달라 통합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증 치매 환자, 집과 비슷한 환경에 거주 네덜란드의 경우 자택에서 케어팜 등을 다니며 지역 간호사의 간호를 받다 임종을 맞는 경우가 많다. 중증 치매 상태 등으로 혼자 생활할 수 없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최대한 자택과 비슷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조르흐후버더포르트에서 운영하는 노인 공동생활 시설에는 노인 27명이 거주하는데 각자 방을 하나씩 사용한다. 또 방에는 자택에서 쓰던 낯익은 가구와 물건을 배치했다. 간호사 7명과 요양보호사 28명이 배치돼 있는데 노인들이 스스로 요리하고, 빨래하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대한 집에서처럼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건강에 큰 문제는 없으나 배우자 사별 등으로 혼자가 된 노인 중 이웃과 함께 거주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고령자 사회주택도 네덜란드 전역에 마련돼 있다.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 당국자는 “네덜란드에서도 1990년대까지는 요양원 등 시설 입소 비율이 높았다”면서 “현재는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하는 노인의 욕구를 존중하는 정책이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됐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들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스텔베인·켈펀올러르=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네덜란드는 2018년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보험사 등과 함께 ‘집에서 더 오래(Langer Thuis·Longer Hom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노인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인데 핵심은 지역 간호사가 집에 머무는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간호사의 역할은 ‘노인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대신 집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한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다. 만성질환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 장애로 이어지는 걸 막는 것부터 스스로 이동 가능한 신체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간호사의 방문 간호 서비스를 받으려면 먼저 돌봄평가기관(CIZ)에서 해당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CIZ의 판정에 따라 케어팜과 방문 간호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도 있다. 판정을 받으면 방문 간호 업체를 택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에는 방문 간호 서비스에 특화된 회사가 여럿 있는데 가장 큰 ‘뷔르트조르흐’의 경우 네덜란드 전역 850개 이상의 지역에서 1만 명 이상의 간호사를 고용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 업체는 10∼12명의 간호사로 구성된 팀이 인근 지역 노인 50∼60명의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처음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 간호사들이 노인들을 만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노인이 스스로 어디까지 하고 싶은지 등을 먼저 조사한다. 이후 상처 치료, 투석 같은 의료 행위부터 건강관리 노하우 전달이나 복약 지도 등 일상 속에서 건강과 관련된 전반적인 지원을 한다. 올 5월 29일 암스테르담 사무실에서 만난 뷔르트조르흐의 요스 더 티손 대표는 “간호사들은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하는 것 같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이웃 등 담당 노인의 사회적 관계를 파악해 문제 상황이 생겼을 경우 즉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방문 간호 서비스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을 준다고 지적한다. 에리크 스훗 에라스뮈스대 교수는 “골절 환자가 불필요하게 길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자택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간호사가 필수적”이라며 “간호사의 적절한 케어가 있어야 자택에서 건강관리를 하는 습관을 정착시키고 건강보험 등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