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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결혼을 주선한다며 장애가 있는 여성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고 가격까지 제시한 남성이 공안에 체포됐다. 문제의 남성은 제시한 돈이 ‘차이리(彩禮·결혼 지참금)’라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인신매매 정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공안이 장애 여성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중국의 한 남성 블로거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남성은 팔로어 약 14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블로그에 중매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장애 여성의 장애 정도와 외모, 성격 등 세부 정보를 게시하고 값을 제시했다. 그가 올린 내용에는 여성들 사진과 함께 ‘21세 여성, 80%의 지능을 가졌지만 순종적’이라는 설명과 함께 18만8000위안(약 3500만 원)이라는 비용이 적혀 있다. 또 다른 항목에는 ‘정상적 두뇌를 가진 24세 여성, 언어 장애 있음’이라며 비용 16만 위안(약 3000만 원)을 적어 두기도 했다. 이 외 6만∼12만 위안(약 1100만∼2200만 원) 정도로 책정된 장애 여성 정보가 다수 올라왔다. 중국 당국은 장애 여성에 대한 사실상의 인신매매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 남성이 운영하던 블로그는 폐쇄됐다. 해당 블로거는 자신이 ‘빠른 결혼을 돕는 중매사’이며 장애 여성의 부모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한 금액은 해당 여성의 가족들이 원하는 ‘차이리’라고 설명했다. ‘차이리’는 남성이 많고 여성이 적은 중국에서 결혼할 때 남자 측이 여자 측 가족에게 주는 일종의 결혼 지참금이다. 중국 정부는 차이리 관행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20만∼30만 위안(약 3700만∼5500만 원)의 ‘차이리’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전쟁 확전 억제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1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약 3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했다. 특히 두 정상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공습 사건에 대해 “분쟁이 끝나야 한다는 신호”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포럼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오펑유·老朋友)”라고 부르면서 “10년 동안 42차례 만나 깊은 우의를 쌓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 흐름에 순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도로고이 드루크·дорогой друг)”라고 칭하며 “현재 어려운 조건에서 긴밀한 외교정책 협조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앞서 이날 정상포럼 기조연설에서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공급망 훼손을 반대한다”고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의 중국 억제 전략을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시 주석에게 자세히 알렸다”라면서 “미국과 서방이 공동으로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은 중-러 상호작용만 강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타인을 존중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훈수하기도 했다.시진핑-푸틴 “우린 친구, 무역액 사상최대”… 美제재 우회 공조 [中 일대일로 정상포럼]베이징서 올해 두 번째 정상회담바이든, 중동 해법 궁지몰린 사이중러 정상, 결속하며 중동에 구애올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7개월 만인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로를 향해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 “도로고이 드루크(дорогой друг·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의 해법을 찾느라 궁지에 몰린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밀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방에 맞서기 위한 ‘정략결혼’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전쟁 두고도 ‘중-러 밀착’ 재확인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기초해 충실하게 협력했다”면서 “앞으로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합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양자 무역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공동으로 설정한 2000억 달러(약 270조 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러시아를 위한 ‘제재 우회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은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성공하고 있다”고 추켜세우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거래액은 정말 인상적이다. 중국과 폭넓은 상호작용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날 정상회담 분위기는 직전 만남이었던 3월보다 더욱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거세 중국과 러시아 모두 큰 부담을 안고 정상회담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전쟁에 쏠리면서 양국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또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미국과 서방에 대한 대응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미국 등 대부분 서방 국가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중국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진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에 대해 “자위(自衛)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양측에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휴전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동 국가들의 호감을 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서방에 맞서려는 정략결혼일 뿐”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한 중-러 결속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18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 군사 영토 확장 사업) 정상포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과 조화를 이루며 더 성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AEU는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맞서 2015년 창설한 옛 소련권 국가들의 경제연합체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경제 패권을 견제하고, 러시아가 EAEU를 통해 유럽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점점 더 개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공급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만 중-러의 밀착 행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으로선 일대일로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 시 주석으로선 푸틴 대통령과 손잡을 경우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손상이 갈 것”이라며 “두 정상의 파트너십은 상호 신뢰에 뿌리를 두기보단 서방 압력에 맞서 싸우는 정략결혼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올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7개월 만인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로를 향해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 “다라고이 드룩(дорогой друг·친애하는 친구)”이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의 해법을 찾느라 궁지에 몰린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밀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방에 맞서기 위한 ‘정략결혼’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전쟁 두고도 ‘중-러 밀착’ 재확인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충실하게 협력했다”면서 “앞으로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합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양자 무역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공동으로 설정한 2000억 달러(약 270조 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러시아를 위한 ‘제재 우회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은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성공하고 있다”고 추켜세우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거래액은 정말 인상적이다. 중국과 폭넓은 상호작용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이날 정상회담 분위기는 직전 만남이었던 3월보다 더욱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거세 중국과 러시아 모두 큰 부담을 안고 정상회담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전쟁에 쏠리면서 양국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또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미국과 서방에 대한 대응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미국 등 대부분 서방 국가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중국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진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에 대해 “자위(自衛)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양측에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휴전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동 국가들의 호감을 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서방에 맞서려는 정략결혼일 뿐”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한 중-러 결속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18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 군사영토 확장 사업) 정상포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과 조화를 이루며 더 성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AEU는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맞서 2015년 창설한 옛 소련권 국가들의 경제연합체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경제 패권을 견제하고, 러시아가 EAEU를 통해 유럽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푸틴 대통령은 또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점점 더 개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공급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다만 중-러의 밀착 행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으로선 일대일로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 시 주석으로선 푸틴 대통령과 손잡을 경우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손상이 갈 것”이라며 “두 정상의 파트너십은 상호 신뢰에 뿌리를 두기보단 서방 압력에 맞서 싸우는 정략결혼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인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10주년을 맞아 140개 국가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17일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뒤 행사장에서 시 주석의 영접을 받았다. 시 주석이 2013년 8월 제창한 일대일로는 중국 내륙에서 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인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핵심으로 한 중국 주도 글로벌 경제 벨트 구축 구상이다. 18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정상포럼에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장관급 인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반(反)서방 성향 국가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140개 국가, 30개 국제기구에서 약 4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8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 10년 성과를 자평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이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중국 국영 CGTN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가 (미국 중심이 아닌) 다극화하면서 시 주석의 제안들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시 주석이 세계 무대의 진정한 지도자”라고 추어올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7, 18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10주년 정상포럼이 열리는 가운데 일대일로에 대한 비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일대일로에 참여한 상당수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대중국 부채만 잔뜩 늘어난 ‘부채의 덫’으로 신음하는 탓이다. 1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네팔의 제2도시 포카라에 올 1월 문을 연 국제공항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52달러(약 183만 원)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 네팔은 과도한 ‘차이나 머니’를 빌려 공항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어 중국에 빌린 돈을 갚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부채의 덫’ 빠진 네팔포카라는 안나푸르나봉을 포함한 히말라야 주요 고봉을 볼 수 있는 국제적 관광지다. 네팔은 2016년부터 중국 돈으로 공항 건설에 나섰다. 시공사는 중국 기업 CAMC엔지니어링, 비용은 2억1600만 달러(약 2916억 원)였다. NYT는 수천 쪽의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중국 측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설비용을 비싸게 책정했으며 안전에 관한 네팔의 각종 규정 또한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 28만 명의 국제선 승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당초 기대도 빗나갔다. 대부분의 취항 노선은 중국 일부 도시로만 한정됐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국제선 승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네팔은 2026년부터 공항 건설에 투입한 돈을 중국에 상환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대출금 상환이 어렵다. 중국은 네팔 측의 대출금 연기 요청에도 즉답을 피하며 “네팔에 더 많은 노선을 개설하겠다”고만 했다. 네팔과 마찬가지로 중국 돈으로 남부 요충지 함반토타 항구를 개발한 스리랑카는 대중 부채를 갚지 못해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 측에 넘겼다. 캄보디아, 이집트 등도 중국 돈이 투입된 주요 자산에 대한 운영 및 소유권을 비슷한 과정을 통해 잃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반기는 中‘부채의 덫’ 논란에도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선 이번 포럼 기간 중 새로운 해양 협력 이니셔티브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의 구체적인 내용과 목표를 공개하기로 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침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 등은 중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또한 미국의 패권에 맞설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만을 두고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을 높여 왔던 중국에는 미국의 관심이 딴 곳으로 쏠린 것이 큰 이득이라는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14일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자기 방어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한 것도 이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대일로에 대한 서방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부담스러워하는 대목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혔던 이탈리아는 ‘부채의 덫’ 우려가 고조되자 최근 일대일로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중국이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세계와 또 다른 갈등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이자 중국 혁명 원로로 꼽히는 시중쉰(習仲勳·1913∼2002·사진) 전 부총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도 곧 방영될 예정이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15일 시중쉰 탄생 110주년을 맞아 중국 지방매체들을 중심으로 홍보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광둥성 기관지 난팡(南方)일보와 산시성의 산시(山西)일보 등 대형 지방신문들은 이날 1면에 기사를 내고 “시중쉰이 강한 혁명 정신으로 광둥성을 이끌어 개혁개방의 획기적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난팡일보는 “시중쉰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허용한 지도자였다”며 “그의 영도로 문화대혁명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산시일보는 시중쉰에 대해 “대중을 뿌리로 삼은 진정한 대중 지도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중쉰은 1959년부터 부총리를 지냈지만 1962년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반혁명 분자로 몰려 실각했다. 이후 산시성으로 쫓겨나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복권되면서 광둥성 당 서기로 부임해 개혁개방 정책을 현장에서 총괄했다. 시중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는 아들인 시 주석에 대한 권위를 높이는 동시에 시중쉰이 지방에서 일하면서 지방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최근 청년실업률이 치솟자 대졸자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신(新)하방’ 운동을 벌이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중국 당국은 시중쉰이 부총리까지 올랐다 실각한 이후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버텼던 스토리도 TV 드라마로 만들 예정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이 17, 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정상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에 우호적인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 등이 대거 참여한다. 중국은 이번 포럼에서 자국에 우호적인 세력을 규합해 미국 등 서방 세력에 대항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5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올해 포럼에는 푸틴 대통령 등 세계 130여 개국 대표가 참석한다. 이번 포럼의 최대 관심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3월 모스크바에서 회담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개가 임박한 중동전쟁에 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번 포럼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최고위급이 참석할 경우 북-중-러 협력이 지나치게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중국 측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지지 의사를 표명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도 일대일로 포럼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와한 회랑을 통과하는 도로 건설 방안을 중국과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한 태국의 세타 타위신 총리도 중국을 방문해 포럼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중국의 영향력이 큰 지역 국가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실제로 참여하는 국가들과 지지 국가들을 중심으로 포럼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포럼을 앞두고 베이징 일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교통 통제에 나섰다. 베이징시 당국은 포럼이 열리는 베이징 북부 국가회의센터 주변 도로 통행을 14∼18일 통제하기로 했다. 행사장을 둘러싼 구역은 차량과 행인 출입이 모두 제한된다. 16일부터는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 베이징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 상당수에서 중·대형 화물차와 특수작업차 통행이 금지된다. 테러 방지를 위해 드론 등의 비행도 전면 통제됐다. 올해로 10년째인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2013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한 중국-중앙아시아-아프리카-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의 ‘대국 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지만, 참여국 상당수를 빚더미에 놓이게 했다는 비판도 많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해 9월 중국 후난성 창사시(市) 42층 건물을 모두 태운 화재 원인은 담배꽁초로 밝혔졌다. 창사 비상관리국은 화재 발생 13개월 만인 14일 발표한 차이나텔레콤 건물 화재 감식 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불은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이 건물 7층 실외에 있던 쓰레기 등이 타면서 시작됐다. 발화지점에는 골판지와 썩은 나무조각 같이 불에 타기 쉬운 여러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시작된 불은 화재에 취약한 알루미늄 패널로 지어진 건물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39층까지 퍼졌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화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연임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9월 16일 오후 발생했다. 이 불로 창사 건물 가운데 처음으로 높이 200m를 넘긴 차이타텔레콤 건물 전체가 잿더미가 됐다. 화재 당시 건물 외벽 자재로 물체가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당시 시민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다 탔네, 전부 다 탔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가 791만3600위안(14억6000만 원) 규모로 났다고 당국은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이 앞으로 시짱(xizang·西藏)을 영어로 공식 번역할 때 그동안 써 오던 ‘티베트(Tibet)’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 및 인권 문제와 관련해 티베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줄이고 중국의 주도적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펑파이를 비롯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을 초청해 개최한 제3회 국제포럼 이름의 영어 번역을 ‘중국 시짱 환(環)히말라야 국제협력포럼’이라고 했다. 지난 1, 2회 때는 ‘중국 티베트’라고 번역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1951년 병합한 이후 공식 명칭을 시짱으로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어로는 시짱으로 표기하면서도 영문으로는 티베트로 써 왔다. 외국인들이 시짱보다 티베트에 더 익숙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선전공작부는 “시짱은 오랫동안 영어 번역이 티베트로 잘못돼 왔으며 이는 오랜 시간 간과된 중대한 오류”라면서 “국제사회에 심각한 오해를 심어줄 수 있으며 중국 공식 표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국무원(정부) 결정에 따라 1978년부터 모든 지명의 영어 번역을 중국식 병음(중국어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영문으로 된 각종 표기에서 티베트가 공식적으로 등장하면 여전히 국가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대만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고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실크로드는 고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대표적 통상교역로였다. 단순히 물자만 오간 것이 아니다. 각종 문화와 종교, 기술도 전해진 대(大)통로였다. 여러 북방 민족이 개척한 실크로드는 진시황제 만리장성이나 수양제 대운하같이 특정 인물이나 군주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의 필요와 욕구가 자유롭게 발현돼 조성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크로드에 내재된 핵심 가치는 자유일지도 모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첫 집권 직후 밝힌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10년을 맞았다. 일대(一帶)는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육상으로 잇는 것을 의미하고 일로(一路)는 중국 남부-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해상로다.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이 구상을 실크로드에 빗대 ‘21세기 육상·해상 신(新)실크로드’라고도 부른다. 중국은 일대일로 선상에 있는 국가들과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겠다며 10년을 달려왔다. 신흥경제국이나 개발도상국, 저개발국이 많은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집중 공략했다. 경제 발전을 위해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같은 기반시설 건설이 절실한 이 나라들은 중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중국은 큰돈을 빌려주면서 이 나라들에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거점을 마련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서 위상도 강화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과는 달리 막대한 지원을 하면서도 이들 국가의 독재정치나 인권 문제 등에 간섭하지 않았다.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152개 나라와 32개 국제기구가 해외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아프리카에만 총연장 10만 km가 넘는 고속도로와 1000여 개 교량, 100여 개 항구가 지어졌거나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 것도 사실이다. 일대일로 관련 중국의 누적 투자액(2022년 기준)은 9620억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한다. 중국은 일대일로 10주년을 기념하는 정상 포럼도 17, 18일 수도 베이징에서 개최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 130개국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하지만 일대일로가 저개발국을 사실상 중국에 종속되도록 만드는 ‘부채의 덫’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이 나라들의 경제 발전과 국가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한 빚을 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일대일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채와 올가미 협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올 4월 현재 벌어진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14건 가운데 9건이 스리랑카와 아르헨티나, 레바논을 비롯해 일대일로 참여 국가에서 발생했다. 미국 글로벌개발센터(CGD)에 따르면 일대일로 참여국 가운데 23개국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21세기 육상·해상 신실크로드를 표방하는 일대일로에 대해 세계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에 따라 자유롭게 개척돼 수백 년을 이어온 실크로드는 인류 발전사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 하지만 새로운 실크로드를 표방하며 21세기 중국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 ‘새로운 길’이 인류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일대일로가 앞으로 수백 년을 지탱할지는 모르겠지만 10년만 더 지켜보면 알게 될 일이다.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이 앞으로 시짱(xizang·西藏)을 영어로 공식 번역할 때 그동안 써 오던 ‘티베트(Tibet)’를 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립 및 인권 문제와 관련해 티베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줄이고 중국의 주도적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펑파이를 비롯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을 초청해 개최한 제3회 국제 포럼 이름의 영어 번역을 ‘중국 시짱 환(環)히말라야 국제 협력 포럼’이라고 했다. 지난 1, 2회 때는 ‘중국 티베트’라고 번역했었다.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1951년 병합한 이후 공식 명칭을 시짱으로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어로는 시짱으로 표기하면서도 영어로는 티베트로 써 왔다. 외국인들이 시짱보다 티베트에 더 익숙한 때문으로 해석된다.중국공산당 중앙통일선전공작부는 “시짱은 오랫동안 영어 번역이 티베트로 잘못돼 왔으며 이는 오랜 시간 간과된 중대한 오류”라면서 “국제사회에 심각한 오해를 심어줄 수 있으며 중국 공식 표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국무원(정부) 결정에 따라 1978년부터 모든 지명의 영어 번역을 중국식 병음(중국어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으로 하고 있다.중국이 티베트 사용을 배제하는 것은 영어로 된 각종 표기에서 티베트가 공식적으로 등장하면서 여전히 국가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대만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고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펑파이는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티베트와 관련한 중국의 주도적 지위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00억 원대 재산이 있다는 손녀의 돈 자랑에 중국 지방정부 퇴직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 퇴직 간부는 재산을 몰수당하고 당적도 박탈됐다. 11일 중국 신원왕(新聞網)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 축재 등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해 처벌하기로 했다. 2007년 11월 퇴직한 75세의 전직 간부가 퇴임 16년 만에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가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중겅츠의 손녀는 3월 웨이보에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가족 7명이 호주로 이민한 사실을 알리며 “우리 집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 집 재산은 아홉 자릿수”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위안화로 아홉 자릿수이면 수억 위안이고 1억 위안은 약 185억 원이다. 집안 재산이 수백억 원대라고 자랑한 것이다. ‘북극 메기’는 자신의 할아버지인 중겅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횡령을 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쓴다.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중국 내에 공분이 커졌고, ‘북극 메기’가 중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상조사에 나선 선전시 교통국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다가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기율감찰위가 중겅츠의 부정 축재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부정부패 인사는 아무리 깊이 숨어도 대중의 눈을 피할 수 없고 당의 기율과 국가의 법률을 피할 수 없다. 당의 간부는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쓰촨성 이빈시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의료 비리 조사에 나서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등 부당 이익을 챙긴 공립병원 책임자 등 1200여 명을 징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00억 원대 재산이 있다는 손녀의 돈 자랑에 중국 지방정부 퇴직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 퇴직 간부는 재산을 몰수 당하고 당적도 박탈됐다. 1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75)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 축재 등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해 처벌하기로 했다.2007년 11월 퇴직한 75세의 전직 간부가 퇴임 16년 만에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 베이지녠위가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베이지녠위는 3월 웨이보에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가족 7명이 호주로 이민한 사실을 알리며 “우리 집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글을 올렸다.그는 “우리 집 재산은 아홉 자릿수”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위안화로 아홉 자릿수이면 수억 위안이고 1억 위안은 약 185억원이다. 집안 재산이 수백억 원대라고 자랑한 것이다. 베이지녠위는 자신의 할아버진인 중겅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횡령을 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쓴다.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중국 내에 공분이 커졌고, 그가 중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상조사에 나선 선전시 교통국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다가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기율감찰위가 중겅츠의 부정 축재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에 착수했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부정부패 인사는 아무리 깊이 숨어도 대중의 눈을 피할 수 없고 당의 기율과 국가의 법률을 피할 수 없다. 당의 간부는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중국 쓰촨성 이빈시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의료 비리 조사에 나서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등 부당 이익을 챙긴 공립병원 책임자 등 1200여 명을 징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원 의원단을 접견하면서 정상회담 하듯 마주앉은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예방했을 때 상석에 앉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1월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올 6월 블링컨 장관을 만났을 당시 회의장 상석에 앉아 미중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방식을 연출했다. 양국 외교 대표단을 테이블 양쪽에 거느리고 지시하거나 격려하는 모양새로 보이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 7월 재닛 옐런 재무장관, 8월 존 케리 기후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급 인사가 방중했을 때는 아예 직접 만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4개월 만인 이번 미 상원 의원단과의 면담에서는 확대 정상회의 형식으로 일렬로 마주 앉는 대등한 방식을 취했다. 시 주석은 상원 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미중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兩者) 관계’로 정의하며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000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여러 대통령을 포함해 많이 이야기했다”며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을 만났을 때 시 주석이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미중 갈등으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유화적 자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미국 측에 성의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회담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양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왕원타오(汪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이날 슈머 원내대표를 만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한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 제재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왕 부장과 미 상원 의원단이 중미 공동 관심사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해 이성적, 실무적으로 토론했다”며 “대중 수출 규제와 투자 제한, 중국 기업 제재, 인적 왕래 제한과 주미 중국 기 업에 대한 공평 대우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중국 강경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미 의회 대표단이 7일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도착했다. 미 의회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 의회 지도부까지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의 관리 국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 또한 여전했다. 슈머 대표는 7일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와 만나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규제, 중국을 비판하는 외국인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가능케 한 반(反)간첩법 시행 등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의 분열을 조장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대표 등은 이번 방중 기간 시 주석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美 행정부 인사 이어 의회 실세 방중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슈머 대표는 천 서기와 만난 자리에서 “많은 미국인들은 중국이 미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미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평등한 경기장을 만들기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천 서기는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면 전 세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상하이에만 5640개의 미국 기업이 있다. 양국 무역의 촉진을 논의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슈머 대표는 미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입법을 주도했다. 그는 이번에 같은 당의 존 오소프, 매기 해선 상원의원은 물론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크레이포, 빌 캐시디, 존 케네디 상원의원까지 이끌고 상하이를 찾았다. 미국은 올 6월 이후 최근까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켈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를 잇달아 중국으로 보냈다. 여기에 ‘의회 실세’ 슈머 대표까지 초당적으로 의원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미 의회 대표단은 방중 일정을 마친 후 한국과 일본도 찾는다.● 中 관영지, 美-필리핀 모두 비판중국은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8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판하며 “미국이 지역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은 특정 국가(미국)의 패권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이익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남중국해에서 2일부터 미국, 일본 등과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매체는 “필리핀과 역외 국가가 남중국해에 해군을 파견한다면 중국도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모임 ‘일화(日華) 의원간담회’ 소속 의원 40여 명이 7∼10일 대만을 방문하는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의원들은 대만 건국기념일인 10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만나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중국 강경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미 의회 대표단이 7일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도착했다. 미 의회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 의회 지도부까지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의 관리 국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 또한 여전했다. 슈머 대표는 8일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와 만나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규제, 중국을 비판하는 외국인에 대한 강도높은 탄압을 가능케 한 반(反)간첩법 시행 등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 또한 같은 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의 분열을 조장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대표 등은 이번 방중 기간 중 시 주석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美 행정부 인사 이어 의회 실세까지 방중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천 서기와 만나 “많은 미 유권자는 중국이 미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는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에 천 서기 또한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면 전 세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상하이에만 5640개의 미국 기업이 있다. 양국 무역의 촉진을 논의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슈머 대표는 미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입법을 주도했다. 그는 같은 당의 존 오소프, 매기 해선 상원의원은 물론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크레이포, 빌 캐시디, 존 케네디 상원의원까지 이끌고 상하이를 찾았다.미국은 올 6월 이후 최근까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켈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를 잇따라 중국으로 보냈다. 여기에 ‘의회 실세’ 슈머 대표까지 초당파 의원들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미 의회 대표단은 방중 일정을 마친 후 한국과 일본까지 찾기로 했다.● 中관영지, 美-필리핀 모두 비판중국은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8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판하며 “미국이 지역 국가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은 특정 국가(미국)의 패권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이익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남중국해에서 2일부터 미국, 일본 등과 합동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매체는 “필리핀과 역외 국가가 남중국해에 해군을 파견한다면 중국도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중국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 ‘일화(日華) 의원간담회’ 소속 의원 40여 명이 7~10일 대만을 방문하는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문단에 속한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집권 자민당 의원은 대만 방문 직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재팬(All Japnan)’으로 대만을 지원한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밝혔다.일본 의원들은 대만 건국기념일인 10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만나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다 올 7월 갑자기 해임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과 내연 관계인 홍콩 유명 방송인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친 전 부장 경질 사유와도 관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FT에 따르면 친강과 내연 관계인 여성은 TV 진행자 푸샤오톈(傅曉田·40)이다. FT는 푸샤오톈 주변 인물들을 인용해 “그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두 사람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관계가 친 전 부장 경질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FT는 이 아이 아버지가 친 전 부장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푸샤오톈은 2010년경 주영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친 전 부장을 런던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두 사람이 2020년경 베이징에서 재회해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푸샤오톈은 홍콩 위성방송 펑황TV 진행자로 일하던 2022년 3월 친강 당시 주미 대사를 인터뷰했다. 하지만 친 전 부장이 지난해 말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푸샤오톈이 소셜미디어에 둘의 관계를 조금씩 흘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푸샤오톈은 올 3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기 아이 아빠가 미국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 달 12일 친강이 국무위원으로 승격하자 아기가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승리의 결말’이라고 적었다. 1주일 뒤 친 전 부장 생일(19일) 무렵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 아빠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4월 이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했고 6월부터 종적을 감췄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면서 중국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국제 로펌들이 변호사를 줄이고 있다. 일부 로펌에서는 현재 중국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한다.27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로펌 링클래터스는 최근 중국, 홍콩에서 변호사 20명을 해고했다. 링클래터스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장기적 침체에 대응한 적절한 해고”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화이트앤케이스, 커클랜드앤엘리스 같은 유명 국제 로펌도 중국과 홍콩에서 변호사를 대폭 감축했다. 중앙통신은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경기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많이 빠져나가면서 로펌 업무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국제 로펌 주요 업무인 기업공개(IPO)도 감소 추세다. 올해 홍콩 증시에서 IPO를 통한 조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줄었다. 중앙통신은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보다는 ‘반(反)간첩법’이나 ‘대외관계법’으로 외국인 활동을 제약하는 등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국제 로펌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의 경제 통계 접근을 제한하는 등 정보 제공 범위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한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財經)이 27일 전했다. 특히 선물용 중저가 술 판매량은 ‘제로코로나’ 정책이 유지되던 지난해 동기보다 줄었다. 톈진의 주류 판매상은 “보통 국경절 연휴를 앞둔 한 달 간 매출이 600만 위안(약 11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류와 스포츠용품 판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다 올 7월 갑자기 해임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과 내연 관계인 중국 유명 방송인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친 전 부장 경질 사유와도 관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26일 FT에 따르면 친강과 내연 관계인 여성은 TV 진행자 푸샤오톈(傅曉田·40)이다. FT는 푸샤오톈 주변 인물들을 인용해 “그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두 사람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관계가 친 전 부장 경질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FT는 이 아이 아버지가 친 전 부장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푸샤오톈은 2010년경 주영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친 전 부장을 런던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두 사람이 2020년경 베이징에서 재회해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푸샤오톈은 중국 위성방송 펑황TV 진행자로 일하던 2022년 3월 친강 당시 주미대사를 인터뷰 했다.하지만 친 전 부장이 지난해 말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푸샤오톈은 소셜미디어에 둘의 관계를 조금씩 흘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푸샤오톈은 올 3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기 아이 아빠가 미국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 달 12일 친강이 국무위원으로 승격하자 아기가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승리의 결말’이라고 적었다. 1주일 뒤 친 전 부장 생일(19일) 무렵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 아빠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4월 이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했고 6월부터 종적을 감췄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긴축 장기화 여파로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우려로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재점화도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급등한 1348.5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3일(1351.80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349.3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환율은 지난달 17일 1343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다시 오르는 추세다.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 매도세에 전날보다 32.79포인트(1.31%) 내린 2,462.97에 거래를 마쳐 나흘 연속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730억 원, 455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4976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원화 가치와 주가 하락은 최근 연준의 긴축 기조 영향이 컸다. 앞서 2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 긴축 기조 장기화와 이에 따른 강달러는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을 부추긴다.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는 신흥국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출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 455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986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는 1조3079억 원을 팔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각국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5일(현지 시간) 기준 연 4.5%를 넘어섰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도 4.65%로 마감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이 재차 위기를 맞은 것도 금융시장 불안에 한몫했다. 샤하이쥔(夏海鈞) 전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룽(潘大榮)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속되고 신규 채권 발행이 중지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25일 헝다는 중국에서 발행한 40억 위안(약 7338억 원)의 채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25% 이상 급락하며 최종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경제 지표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몇 주 안에 나오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부진하면 환율이 136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