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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는 23일 교내 대외협력부총장실에서 베트남 하노이 소재 삼성유학원과 유학생 유치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베트남 학생들의 백석대 유학과 관련해 협조하고, 특히 베트남 내 태권도 유학생들이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태권도 전공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이계영 백석대 대외협력부총장은 “삼성유학원과의 협력으로 베트남에 있는 태권도 관련 학생들이 백석대에서 태권도 종주국의 전문적인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베트남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가 금메달까지 따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충남 청양 구봉광산 일대가 ‘파크골프’의 중심지로 부상한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구봉광산 일대에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세우고 국내 파크골프대회와 업무를 총괄하는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유치한다고 16일 밝혔다. 도와 군은 15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대한파크골프협회와 이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파크 골프(park golf)는 도심공원이나 체육공원같이 작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하는 골프다. 경기 방식은 일반 골프와 비슷하지만 한 개의 나무 클럽만 쓰고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2000원∼1만5000원으로 저렴해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데 60, 70대 이용객(2021년 기준 6만4000여 명)이 가장 많다. 대한파크골프협회는 2025년 6월까지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옛 구봉광산 일대 14만6125㎡ 부지에 108홀 파크골프장을 건설하고 협회 사무실과 교육센터 등도 지어 현재 서울에 있는 협회를 이전하기로 했다. 골프장이 완료되면 청양이 파크골프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대한파크골프협회 지도자와 심판, 어르신 강사 교육이 진행되고 한 해 10회 이상 전국대회가 개최되면 연간 20여만 명이 청양을 방문할 것”이라며 “지역소멸의 위기를 맞을 청양군이 북적대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구봉광산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70년까지 우리나라 최대 금광으로 유명했다. 1994년 폐광 때까지 여기서 1만3332kg의 금, 3410㎏의 은이 채굴됐다. 금 채굴이 활발했던 1950, 60년대 남양면 인구는 4만5000명으로, 현재 청양군 전체 인구(3만127명)보다 많았다. 1967년 양창선 씨가 국내 갱도 사고 사상 최장 생존 시간을 기록해 더욱 유명해졌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파크골프장 조성을 계기로 충남을 대한민국 파크골프 메카로 조성해 가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박현민)이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로 공식 지정됐다. 이 센터는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 양자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연구 현장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가적 관점의 양자과학기술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KRISS는 이번 공식 지정은 양자과학기술 강국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온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KRISS는 그동안 국가 양자기술 전략 로드맵 수립 지원과 관련 기술 동향 조사, 양자 분야 전문가 교류를 위한 허브 역할을 수행해 지난해 9월 시범운영 기관으로 지정됐다. KRISS는 센터 공식 출범을 계기로 양자 분야 연구개발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산학연 교류를 통해 국내외 양자과학기술 저변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이번 공식 지정을 계기로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가 명실상부하게 국내 양자과학기술 정책과 전략을 아우르는 대표 기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공약 1호로 제시한 ‘베이밸리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고 있다. 경기도와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적극 동참하기로 하면서다. 충남도는 13일 아산 복합문화공간인 모나무르에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태흠 지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영석 베이밸리 메가시티 민관합동추진단장, 강정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용하 건양대 총장(대전세종충남 총장협의회 공동회장), 이원희 한경대 총장(경인지역 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유동훈 충남연구원장, 주형철 경기연구원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힘쎈 충남 1호 공약’ 탄력충남도와 경기도 등 두 지자체가 5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 베이밸리 메가시티의 성공 추진을 다짐한 것이다. 김태흠, 김동연 지사는 앞서 지난해 9월 충남도청에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을 위한 충남·경기 상생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었던 경기도와 삼성, 현대 등 글로벌 기업 및 양 지역 대학들이 참여해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에 대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며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순항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아산만 일대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소경제 등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경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산만 일대에는 인구 330만 명, 기업 23만 개, 대학 34개가 밀집해 있고, GRDP가 204조 원에 달해 경제 거점으로 발전할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과 현대, LG 등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와 미래차, 배터리 등 대한민국의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세미나를 계기로 두 지자체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사진 마련을 위한 공동 연구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을 기념하는 특별한 퍼포먼스가 열렸다. 힘을 모아 베이밸리 메가시티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아 두 지사를 비롯해 산학연관 대표 9명이 충남과 경기도의 도화(道花)인 국화와 개나리 화분에 물을 주는 방식의 퍼포먼스였다.● 아산만 글로벌 경제 거점 육성충남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은 이날 공동 연구 업무협약을 맺고 △상호 자료 공유 및 연구자 교류 △공동 연구 추진 △세미나·워크숍·간담회 등 행사 공동 개최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지자체의 연구원은 앞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11월까지 10개월간 추진될 연구용역은 올해부터 2042년까지 20년간, 충남 천안·아산·당진·서산, 경기 평택·안성·화성·오산 등 아산만 일원에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건설하는 구체적인 조성 로드맵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아산만권 지역 현황 및 여건 △충남·경기 지역 간 상생협력 △인접 지역 간 상생협력 사례 △아산만권 민관 의견 등을 조사하는 한편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비전·목표·추진 전략 △부문별 발전 전략 및 개발 사업 구상 △집행 및 관리 계획 등을 제시한다. 발제 및 토론은 ‘4차 산업혁명의 새 심장, 베이밸리 메가시티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했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 북부권과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 일대는 대한민국 수출의 21.7%를 차지하는 지역”이라며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산만권을 글로벌 첨단 산업 메가시티로 건설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9월 아산만을 공동 대중국 수출항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포함해 9개 항에 합의하면서 공동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오늘 두 지자체 연구원의 협약으로 베이밸리 메가시티 성공 추진을 위한 공동 연구가 본격화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김태흠 지사를 경기도 일일 명예 도지사로 초청해 도정을 서로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는 남궁영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60·사진)를 신임 세종인재평생교육진흥원 원장으로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남궁 원장은 이날 세종시 박연문화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역 학생에 대한 장학사업과 시민에 대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궁 원장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기술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충남도 혁신정책기획관과 행정자치부 정책기획관,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15일 대전 유성구 KAIST 존 해너 홀. 서남표 전 KAIST 총장(87) 환영 오찬이 열렸다. 서 전 총장을 위한 학교의 공식 행사는 그가 2013년 2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처음이었다. 기자가 “고별 인터뷰(2013년 2월 6일자, A13면)를 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고 인사를 건네자 서 전 총장은 “그리 오래 된 지 여기에 와서야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귀국한 뒤 바쁘게 지냈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몇 개 대학에 자문하고 세 권의 두툼한 저서를 내놨다. 자서전과 KAIST에서 대형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온라인 전기 자동차, 자신이 정립한 공리적 설계이론(Axiomatic Design)에 대한 책들이다. 최적의 설계를 탐구하는 공리적 설계이론은 미국기계학회에서 별도의 분과가 운영될 정도로 세계적인 공학이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서 전 총장은 고교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뒤 모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장과 미국 과학재단(NSF) 공학담당부총재(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격) 등을 지내면서 공학 교육의 개혁을 주도했다. 한국 정부의 초빙을 받아 2006년 KAIST 총장으로 부임한 뒤 테뉴어(tenure·정년보장) 심사 강화 등 개혁을 이어갔다. 2007년 9월 테뉴어 심사를 신청한 교수 의 40% 가까이를 탈락시킨 것으로 보도되면서 일약 대학개혁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철밥통’으로 치부된 국내 교수 사회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 데 대해 국민들은 갈채를 보냈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와 포스텍, 그리고 유명 사립대들이 교수 테뉴어 심사와 승진, 재임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개혁은 전 과목(교양 일부 제외) 영어강의, 융합연구 강화, 첫 입시사정관제 도입, 등록금 차등 부과 , 대형 프로젝트 연구(온라인 전기 자동차, 모바일 하버)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재임 이듬해인 2011년 학부생 4명이 연쇄 자살하면서 그의 개혁은 저항에 부닥쳤다. KAIST 교수협의회는 미국식 경쟁 방식에 기반한 서 전 총장의 학교 운영이 원인이라고 몰아 붙였다. 최대의 공격 지점은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등 부과제였다. 학교가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학생들의 경쟁력과 사회적 책무를 강조한 때문이었다. 설령 낙제를 하더라도 전액 국가 장학금을 받아온 학생들로서는 갑작스러운 등록금 고지서에 당황했을 법하다. 학점에 연연하면 노벨상이 어떻게 나오겠느냐는 반론도 나왔다. 교수협은 이 제도가 영어강의와 함께 연쇄 자살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공격했다. 자살 사건에 대해서는 서 전 총장 측도 할 말이 많았다. 환영 오찬에 참석했던 당시 기획부서 관계자는 “당시 진상조사 결과, 자살 원인은 개인적인 문제들 때문이었다. 따라서 학부모들도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자세한 상황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들의 당부에 속수무책으로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교수협은 이를 시작으로 서 전 총장 개혁 정책 전반에 대한 철회나 개선을 요구했고 결국 총장 퇴진 운동으로 이어갔다. 서 전 총장이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도입한 영어강의에 대해 교수협은 강의의 심도 있는 이해를 어렵게 한다고 반대했다. 미래 경쟁력을 위해 젊고 우수한 교수(300명 안팎)의 대규모 충원에 나서자 재정 불안이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면 독립적으로 혁신적인 연구가 불가능하다면서 대규모 기부금을 유치하자 교수협은 기부자들에게 명예박사를 남발한다고 비판했다. 서 전 총장은 그러나 교수협의 반발이 자신들의 문제, 즉 테뉴어 강화 때문이라고 보았다. 기자와의 고별 인터뷰에서 그는 “교수협이 테뉴어 때문에 불안해하는 20% 가량의 교수들을 부추겨 총장 퇴진 운동을 전개했다”고 정조준했다. 인터뷰를 위해 하루 전날인 2013년 2월 5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만났을 때 서 전 총장은 아직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개혁 정책을 둘러싼 논란으로 KAIST 이사회에서 계약해지를 통보 받아 짐을 꾸리던 중이었다. 그의 재임 시절 KAIST의 성장은 눈부셨다. 세계 랭킹이 198위에서 63위로 올랐고 기부금 (누적액 기준)이 59억 원에서 1733억 원으로 늘었다. 서 전 총장은 “젊고 우수한 교수 300여 명을 채용해 앞으로 5년 후면 세계적인 연구 성과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자신했다. 기자가 테뉴어 강화로 교수를 지나친 경쟁 속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있다고 했더니 서 전 총장은 “교수는 심사를 잘 받거나 논문 실적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는 게 아니다. 그 학문 분야의 역사와 경쟁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서 전 총장의 고별인터뷰를 10년 만에 다시 읽어보다가 ‘역사와 경쟁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다. ‘당시 역사와 경쟁했던 것은 누구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건 기자만의 궁금증이 아니었다. 그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이 “당시 논란의 당사자 중 누가 옳았던 거냐”고 물어보곤 했다. ‘해피 캠퍼스’를 슬로건으로 내건 후임 강성모 총장 시절, “캠퍼스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안도와 “학교가 경쟁 잠재력을 잃어간다”는 자성이 엇갈렸다. 10년이 지난 지금 최소한 이런 얘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수협의 문제 제기는 KAIST의 학교 운영 방식을 개선했고 그 이후에도 개혁과 경쟁 방식에 대한 성찰을 제공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최고의 이공계 대학들은 대부분 서 전 총장의 개혁 정책을 핵심 발전 전략으로 적극 채택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환영오찬에서 “서 전 총장의 정책 가운데 최소한 테뉴어 제도와 영어강의, 우수 교수 충원, 융합연구 등 4가지는 현재도 KAIST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찬에 참석한 한 교수는 “이제 KAIST에서 교수 채용 인터뷰 때 전공 분야에서 세계에서 몇 번째냐고 질문한다”고 말했다. 오찬 뒤 서 전 총장이 재직시절 교내에 융합연구 전용시설로 세운 KI빌딩에서 ‘서남표 퓨전 홀(Nam Pyo Suh FUSION HALL)’ 제막식이 열렸다. KAIST는 지난해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의 ‘2022-23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그 전해 보다 6계단이 뛰어올라 아시아 8위(국내 1위)를 기록했다. UNIST는 다음날인 지난달 16일 서 전 총장을 UNIST로 초청해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UNIST가 지난해 세계 10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학 혁신과 경영 선진화 등에 관한 자문으로 도움을 준 공로다. 서 전 총장 시절 부총장을 지낸 이용훈 UNIST 총장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UNIST는 테뉴어 제도와 영어강의 등에서 일찍부터 KAIST 모델을 받아들였다”며 “2019년 취임 후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를 강화해 융합연구의 기틀을 놓았다”고 말했다. UNIST는 세계대학평가기관(THE)의 국내 설립 50년 미만인 신흥대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부금(누적액 기준)은 이 총장 재임 기간 10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서 전 총장은 이날 부산외대도 찾아 ‘글로컬 대학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역시 서 전 총장 시절 KAIST 부총장을 지냈던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은 “서 전 총장 시절 같이 일하면서 교육과 연구를 질적으로 혁신하고 동문들이 캠퍼스를 못 알아볼 정도로 각종 연구와 교육에 필요한 많은 건물을 지었으며 기부금을 대거 유치했다. 복잡하고 의견이 다양한 한국 사회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혁을 추진했던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자는 출국 전 서 전 총장과 통화를 하다가 “10년 전 역사와 경쟁한 것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은 적이 있다. 다소 완곡한 대답이었지만 의미는 분명해 보였다. “미국 정부(NSF)와 MIT에서도 일했지만 KAIST에서 일한 6년 여 동안의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언젠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 돌아와 조국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자주 말했다). KAIST는 이제 세계적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명문대학으로 발전했습니다. UNIST는 놀라운 성과와 잠재력을 보이는 학교로 성장했습니다. KAIST 총장 당시 열정과 능력을 갖춘 보배 같은 분들과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그 분들을 다시 만나 뵐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이응노미술관은 이응노 화백(1904∼1989)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전과 국제학술대회를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11월 ‘고암 이응노 화백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는 이 화백이 1950년대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들과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의 작품들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미공개작들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 예산의 50%를 지원할 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이응노 화백의 주요 소장품들을 모으는 일도 돕는다. 프랑스·일본·한국 등 국내외 연구자 5명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도 11월에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저명 인사들의 고향사랑 기부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서천이 고향이고 공주에서 활동하는 나태주 시인이 10일 충남도의 고향사랑기부제 동행 응원 캠페인 세 번째 주자로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나 시인은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돼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도민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풀꽃’의 시구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도 ‘별빛 너머의 별’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의 시집을 연이어 내고 있다. 앞서 배우 강부자 씨와 정흥채 씨가 첫 번째, 두 번째 주자로 고향사랑기부제 응원 캠페인에 참여했다. 충남 논산시에는 트로트 가수 배일호 씨가 출향 연예인 1호로 고향사랑 기부금을 전해왔다. 배 씨는 “사랑하는 고향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과 함께 기부금 5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논산중과 논산고를 졸업한 뒤 ‘신토불이’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음악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해온 배일호 씨가 고향 사랑의 마음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전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보부상 단체의 의식 가운데 ‘공문제(公文祭)’가 있다. 총회에서 공문과 인장, 접장 및 임원 명단 등을 놓고 지내는 제사 겸 축제다. 학계에서는 충남지역 보부상 단체에서 발달해 온 고유한 의식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가 문화재청의 미래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 공모 사업을 따내 공문제를 무형문화유산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지난해 6월부터 ‘충남 보부상 공문제 복원 및 전승기반 구축 사업’ 추진에 본격 나섰다. 공문제 복원에서 가장 난제는 음악적 요소였다. 공문제에서 ‘계화자 소리’를 부르고 ‘민삼현’이 연주된 것으로 문헌에 전한다. 이는 동아일보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제시한 동아일보 1969년 5월 1일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공문제 행사 때 악사의 연주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이를 증언해 줄 사람이나 관련 자료가 미비해 복원 길이 막막했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최근 그 실마리를 찾았다. 1978년 보부상놀이 팸플릿을 살피던 중 참여자 명단에서 생존자인 임대식 씨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대금산조(국가무형문화재 45호)와 은사별신제(국가무형문화재 9호) 이수자인 임 씨는 당시 23세 나이로 보부상놀이 삼현육각 악사로 참여해 피리를 연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현육각은 피리1, 피리2, 대금, 해금, 장구, 북 등으로 구성된 악기 편성을 이른다. 임 씨는 동료 국악인인 정필환 씨가 당시 채보해 놓은 민삼현 악보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임 이수자는 “각종 제례 등에서 연주되던 민삼현이 당시 보부상 놀이에서도 쓰이고 있었다”며 “그 이후 은산별신제 때마다 민삼현을 연주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예산 예덕상무사 공문제 행사에서 임 이수자는 당시 채보한 민삼현 악보를 바탕으로 피리 연주를 시연해 보였다. 국악이론가인 노정숙 박사는 공문제 음악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줬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이런 고증 결과를 토대로 공문제의 음악적 요소의 복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유병덕 책임연구원은 “삼현육각으로 악단을 구성해 민삼현 등의 공문제 음악을 재현할 계획이다. 또 악보를 전승 자료로 안착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문제 전반에 대한 복원 작업도 벌인다. 지난달 22, 23일에는 공문제 4개 전승단체와 전문가, 도 및 시군 관계자 등과 함께 충남 보부상 공문제 복원사업 결과보고회 및 전승단체 워크숍을 개최해 공문제 고증의 성과를 보고하고, 복원 가능성에 대해 토의했다. 보부상은 조선 후기에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했으나 일제강점기 일본 상인들이 지출하면서 거의 와해됐다. 하지만 근현대기에 개발이 더뎠던 충남의 내포지역을 중심으로 1960년대까지 명백을 유지했다. 충남 저산팔읍상무사의 좌사(부상)와 우사(보상), 예덕상무사, 원홍주등육군상무사의 고문서 및 전적, 인장과 인궤, 촉작대, 깃발, 청사초롱 등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전체 보부상 유품의 약 77%(225점 중에 173점)가 충남 지역의 보부상 유품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유관순상위원회(위원장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올해 유관순상 수상자로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유관순상은 유 열사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려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여성이나 여성 단체에 주는 상으로 충남도와 유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고, 동아일보가 2001년 제정했다.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은 제주 출신 항일운동가로 평생을 여성교육운동에 헌신한 최정숙 선생(1902∼1977)의 정신을 계승하는 단체다. 최 선생은 유관순 열사와 같은 해인 1902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후 옥고를 치렀다. 광복 후 고향에 신성여고를 설립해 무보수로 교사와 교장을 지냈고, 1964년 제주도 초대 교육감에 선출돼 지역 교육 기반을 다졌다.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은 최 선생의 정신을 잇기 위해 2017년 비영리단체 등록을 했으며 현재 730여 명이 여성교육운동을 하고 있다. 2017년 중국 옌볜 조선족 청년들에게 책 보내기 운동을 펼쳤으며 2018년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부룬디공화국에 기숙학교인 최정숙여고를 세웠다. 이후 부룬디공화국에 최정숙 보통학교(초중학교 과정)를 세우고 양계장과 팜유공장 등 학교 자립 기반도 마련했다. 현재 최정숙여고 1회 졸업생 2명을 기술 연수생으로 선발한 후 제주도로 초청해 한국어 교육과 직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모범을 보여 온 서울 국제고 문세랑 양 등 15명을 유관순 횃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유관순상 수상자는 상금 2000만 원과 트로피, 횃불상 수상자는 상금 140만 원과 상장을 받게 된다. 시상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다음 달 1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다. 김 지사는 “유관순상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와 사이버보안 관련 대학 및 기관들이 세종시를 사이버보안 선도도시로 만드는 데 손을 잡았다. 세종시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홍익대 세종캠퍼스, 성신여대, 세종대,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9개 대학 및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협약식은 6일 세종시청에서 열렸다. 이들은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과 산업 육성, 사이버보안 위협 대응, 차세대 융합보안 기반 강화를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사이버보안 중심 기회발전특구 조성에도 힘을 모은다. 5월 11, 1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에서 열리는 ‘2023 핵테온 세종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를 공동 후원한다. 시는 세종에 23개 중앙행정기관과 24개 소속 기관이 이전한 데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확정된 만큼 국가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사이버보안 선도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는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집약된 지능형 도시를 건설하고 있어 다른 도시에 비해 최적의 사이버보안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사이버보안 인재 10만 양성에 맞춰 세종시를 사이버 안보가 튼튼한 미래전략수도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3·1절에 자신의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걸었던 세종시 주민 이모 씨가 7일 오후 충남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평화의 소녀상 집회에 참가해 일장기를 휘둘러 논란을 빚고 있다. 이 행사는 진보 성향의 세종시민사회단체가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요구한 데 대해 보수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 벌인 맞불 성격의 집회였다. 소녀상 앞에 선 이 씨는 자신을 “일장기남(자)”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뒤 “화해를 위해 전진하는 것이 한일 관계야말로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일 것”이라며 일장기를 흔들었다. 그는 “일장기를 게양했는데 대스타가 될지 몰랐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왜 이렇게 난리가 나는지 모르겠고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아무리 생각해도 위법을 한 사실은 없고 불법을 행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저는 외가가 모두 일본인이며 외삼촌은 대일제시대 경성제국대학 법학부를 졸업했고 경찰 생활까지 했다”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세종시 보람동의 작은 교회 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씨는 이날 소녀상 앞에서 일장기를 휘둘렀고 다른 참석자들은 ‘위안부도 소녀상도 모두 거짓말’이란 피켓과 ‘소녀위안부상은 반일 적개심 조장과 한일 관계를 파탄내는 흉물·빈협약위반 흉물 소녀상 철거’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소녀상은 조각가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투영된 거짓과 증오의 상징물이자 위안부 사기극의 선전도구일 뿐”이라며 “거짓과 증오의 상징인 소녀상을 당장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시위를 벌인 세종시민사회단체는 “세종시는 그릇된 역사 왜곡과 보수우익단체의 위협에 노출된 평화의 소녀상 보호 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소녀상을 직관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비롯해 조례에 명시된 실질적인 소녀상 보호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세종시에서는 이 씨의 일장기 게양에 대한 비난과 항의가 잇따랐다. 자신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라고 밝힌 오천도 씨(57)는 이날 세종남부경찰서를 찾아가 이 씨를 기자회견을 한 뒤 고발장을 제출했다. 또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2일 한 세종시민의 제안으로 일장기 게양에 항의하는 한달 동안 태극기 게양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3일 시민들의 태극기 게양 운동에 공무원들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동아일보 사회부에는 20여 명의 전국팀 기자들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전국팀 전용칼럼 <동서남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온 대표 컨텐츠 입니다. 이제 좁은 지면을 벗어나 더 자주, 자유롭게 생생한 지역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등 뉴스의 이면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최근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웨이퍼 연마(CMP) 기술 등을 중국에 유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은 오랜 추적 끝에 1월 26일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A씨(55)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와 중견기업 직원 3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은 기술전쟁 시대에 가장 매국적인 범죄 가운데 하나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가핵심기술 36건을 포함해 112건의 기술이 해외 유출됐고, 이로 인한 피해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A 씨 일당이 입힌 피해는 최소 1000억 원대다.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은 기업들까지 합치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핵심기술 인력의 해외취업을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더구나 중국의 해외 기술 탈취 기도는 점차 치밀해 지고 있다. 기업들은 경쟁업체 취업을 막기 위해 ‘전직금지 약정서’를 쓰게 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기도 한다. 하지만 2~3년 이상 그런 약속을 강요하기 힘들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퇴직한 핵심기술 인력도 돈벌이를 해야 하니 애국심에만 호소할 일도 아니다. 이번에 적발된 A 씨처럼 임원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불만에 아예 작정하고 미리부터 기술을 팔아넘길 준비를 한다면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청이 도입해 23일 첫 합격자를 발표한 ‘반도체 분야 전문임기제 특허심사관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 업무를 수행하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제도다. 5급 상당으로 최초 2년 근무 후 최대 10년 까지 연장이 가능해 퇴직한 전문직 연구원들을 흡수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30명 모집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반도체 전문가 175명이 지원해 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통상 2~3 대 1 정도의 전문임기제 심사관 경쟁률에 비춰 이례적으로 높다. 이번 합격자 연령은 평균 53.8세로 최고령은 60세, 최연소는 41세였다. 83%가 석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반도체 분야 경력이 평균 23년 9개월인 반도체 베테랑 전문 인력들이다. 류동현 특허청 차장은 “전문임기제는 민간의 우수 퇴직인력을 공공 영역에 활용하는 새로운 실험”이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분야 핵심인력의 해외 이직을 방지하고 반도체 특허의 신속·정확한 심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 한다”고 밝혔다. 기대해도 좋을 만큼 이미 좋은 신호가 감지된다. 이번에 합격은 못했지만 지원을 했던 일부 반도체 핵심인력은 중국과 유럽 등지에 취업을 했다가 U턴을 시도한 경우였다. 한 합격자는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국내 반도체 업계 동료 다수가 해외로 스카우트 되는 현실을 보며 기술 유출의 문제점과 특허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했다. 다른 한 합격자는 “신속성이 생명인 반도체 기술 특허가 신청에서 특허 등록까지 2년여가 걸린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반도체인으로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애써 개발한 첨단 기술이 유출될까 노심초사했던 기업들도 환영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 정부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길 희망한다”며 “여타 첨단기술 분야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허청은 올 하반기에 반도체 분야 전문 특허심사관의 추가 채용을 추진하는 한편 행전안전부 등과 협의해 2차전지 등 다른 기술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퇴직 기술자들을 흡수할 더 다양한 제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허청에 따르면 매년 국내 반도체 2개사와 디스플레이 2개사 등 총 4개 사의 연간 퇴직 인력만도 1500명에 이른다. 특허청이 당초 특허심사관 200명 채용을 관계부처에 요청한 것도 이런 사정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공무원 수 동결 방침에 따라 우선적으로 30명만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은 이들 합격자에 대해 한 달 간 신원조사 등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공식 임명식을 가질 계획이다. 연일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임명식장에 깜짝 등장해 제2의 출발을 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면 어떨까.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콘(DesignCon) 2023 국제학술대회’는 마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테라랩(Teralab)을 위한 축제 같았다. 테라랩의 박사과정 4명이 대상 격인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테라랩 출신 1명이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전체 대상 수상자 8명 중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1일 테라랩을 이끄는 김정호 교수(62)를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예측해 연구 방향을 정하고, 미국 빅테크 등에 35명을 취업시킨 비결도 궁금했다. 김 교수는 고성능 반도체 설계 전문가이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디자인콘 최우수상을 휩쓴 비결은…. “디자인콘은 반도체 및 패키지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회다. 인텔, 마이크론, 램버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AMD, 화웨이, IBM, 앤시스(ANSYS) 등 글로벌 빅테크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대거 도전한다. 우리가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산업연계형 연구 덕분인 것 같다. 이번 수상작 중 두 편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클러스터 연구과제로 채택됐다.” ―삼성전자 경력이 산업연계형 연구에 도움이 되는가. “1994년 삼성전자 D램 설계팀에서 수석연구원으로 반도체 설계 연구를 하다 1996년 KAIST로 이직했다. 그 후 줄곧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과 협력 연구를 해왔다.” ―주력 연구 분야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AI 반도체 연구다. HBM 설계와 패키지(칩의 보호)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테라랩이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데….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인 ‘5I 융합 솔루션’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원천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5I는 신호선 설계(SI), 전력선 설계(PI), 기계·열 설계(TI), 전자파 설계(EMI), 구조 설계(AI)를 말한다. 이런 여러 핵심 기술을 융합해 최적의 반도체 설계를 해낸다.” ―테라랩의 최고의 목표는 뭔가. “챗GPT 같은 인공지능이 반도체를 100%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거다. 대량의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게 하는 설계 자동화야말로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하는 초격차 설계 기술력이다.” ―연구진과 연구비 규모에서 테라랩이 국내 톱 클래스인가. “KAIST 랩 가운데에서 일단 가장 연구자가 많고 가장 많은 연구비를 수주하는 걸로 안다. 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13명 등 모두 23명의 연구진이 공동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각기 학위 논문을 준비한다.” ―테라랩 출신 35%가 구글 등 빅테크에서 근무한다. “지금까지 100명의 제자를 배출했는데 그 가운데 35명이 구글, MS, 애플, 테슬라, 램버스, 퀄컴, NVIDIA, 마이크론 등 글로벌 빅테크에 취업해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한다. 제자 40명가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ADD), KAIST 등에서 일한다. 국내외에서 테라랩의 탁월성과 독창성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 ―테라랩에 6가지 모토가 있다는데…. “‘신나게 일한다’ ‘창의적으로 일한다’ ‘미리 앞을 내다보자’ ‘융합기술을 하자’ ‘산학협력이 중요하다’ ‘국제 리딩그룹이 되자’ 등이다. 학생들은 경쟁하기보다 더 관심 있고 뛰어난 분야가 있으면 서로 가르쳐 주면서 상생한다.” ―‘미리 앞을 내다보자’가 모토의 하나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과학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국제 리딩그룹이 될 수 있다. 고성능 반도체 구현을 위해 SI와 PI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10년 전부터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HBM 설계 기술을 개발한 것 등이 사례다.” ―미래 예측의 노하우를 소개해 줄 수 있나. “5년 이상 지난 주제를 다루는 논문보다는 기업과 협력 연구를 하면서 산업계의 동향에 주목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줄기 기술, 대세 기술을 예측하고 연구 방향을 설계하고 기업에도 자문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콘(DesignCon) 2023 국제학술대회’는 마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테라랩(Teralab)을 위한 축제 같았다. 테라랩의 박사과정 4명이 대상격인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테라랩 출신 1명이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전체 대상 수상자 8명 중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1일 테라랩을 이끄는 김정호 교수(62)를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예측해 연구 방향을 정하고, 미국 빅테크(Big tech) 등에 35명을 취업시킨 비결도 궁금했다.김 교수는 고성능 반도체 설계 전문가이자 현재 오픈AI의 챗GPT에 사용중인 2.5/3차원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IEEE Fellow(미국전자공학회 석학) 이기도 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디자인콘은 어떤 상인가.“디자인콘은 반도체 및 패키지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회다. 1989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효시였던 휴렛팩커드(HP) 주최의 고속통신 논문상으로 탄생해 운영되다 1998년부터 기초부터 응용에 이르기까지 전자 설계 분야 전 영역으로 논문 공모 범위가 확대됐다.”―디자인콘 최우수상을 휩쓴 비결은….“산업 연계형 연구 덕분인 것 같다. 이 대회에는 인텔·마이크론·램버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AMD·화웨이·IBM·앤시스(ANSY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대거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산업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이번 수상작 중 두 편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클러스터 연구과제로 채택됐다.” ―삼성전자 경력이 산업연계형 연구에 도움이 되는가. “1994년 삼성전자 D램 설계팀에서 수석연구원으로 반도체 설계 연구를 하다 1996년 KAIST로 이직했다. 그 후 줄곧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과 협력 연구를 해왔다. 한화시스템과 국방인공지능 융합 연구센터를 운영한다.”김 교수의 연구 역량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국제학회에서 20여 회에 걸쳐 ‘베스트 페이퍼 어워드’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카데믹이 2020년 조사한 전 세계 반도체 분야별 연구자 순위에서 김 교수는 HBM, 실리콘 관통 전극(Through Silicon Via), 접지 잡음(Ground Noise), 신호선 설계(Signal Integrity), 전력선 설계(Power Integrity) 분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그 밖에 시스템-인-패키지(SiP), 3차원 집적회로(3D IC) 분야 2위, 전기 인터페이스(Interposer) 분야 3위로 조사됐다.―주력 연구 분야는….“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AI 반도체 연구다. HBM 설계와 패키지(칩의 보호)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테라랩이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데….“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인 ‘5I 융합 솔루션’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원천 기술로 인정 받고 있다. 5I는 신호선 설계(SI), 전력선 설계(PI), 기계·열 설계(TI), 전자파 설계(EMI), 구조 설계(AI)를 말한다. 이런 여러 핵심 기술을 융합해 최적의 반도체 설계를 해낸다.”―테라랩의 최고의 목표는 뭔가.“챗GPT 같은 인공지능이 반도체를 100%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거다. 대량의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게 하는 설계 자동화야말로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하는 초격차 설계 기술력이다.”―연구진과 연구비 규모에서 테라랩이 국내 톱 클래스인가.“KAIST 랩 가운데에서 일단 가장 연구자가 많고 가장 많은 연구비를 수주하는 걸로 안다. 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13명 등 모두 23명의 연구진이 공동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각기 학위 논문을 준비한다.”―테라랩 출신 35%가 구글 등 빅테크에서 근무한다.“지금까지 100명의 제자를 배출했는데 그 가운데 35명이 구글, MS, 애플, 테슬라, 램버스, 퀄컴, NVIDIA, 마이크론 등 글로벌 빅테크에 취업해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한다. 그런 까닭에 연말과 여름휴가 기간을 미국에서 많이 보낸다. 제자들이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워크숍을 열고 사제의 정도 나눈다. 제자 40명가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ADD), KAIST 등에서 일한다.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DX부문 최연소 임원 승진자도 제자였다. 국내외에서 테라랩의 탁월성과 독창성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테라랩에 6가지 모토가 있다는데….“신나게 일한다, 창의적으로 일한다, 미리 앞을 내다보자, 융합기술을 하자, 산학협력이 중요하다, 국제 리딩그룹이 되자 이다. 선후배 관계는 수평적이고 토론 분위기는 자유롭다. 학생들은 경쟁하기 보다 더 관심 있고 뛰어난 분야가 있으면 서로 가르쳐주면서 상생한다.”―카페에서 기말고사를 치르기도 하는데….“캠퍼스 없는 대학이 생기는 마당에 굳이 전통적인 강의실 교육을 고집할 필요 없지 않은가. 미래학자들도 ‘3A 대학(Anyone, Anytime, Any place)’을 미래 대학의 모습으로 제시한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대박’ 아이디어가 카페와 식당에서 나왔다. 카페에서 기말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학교 보직을 맡았을 때는 교내 많은 건물 1층에 카페를 유치했다. ”기자는 2019년 12월 25일 과제 발표로 대체한 김 교수의 기말시험을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장소는 KAIST 인근의 카페였다. 커피와 다과를 즐기면서 과제 발표가 이뤄졌다.―‘미리 앞을 내다보자’가 모토의 하나다.“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과학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국제 리딩그룹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주된 연구 주제인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최신 분야의 기술을 끊임없이 배우고 융합해 본다. 고성능 반도체 구현을 위해 SI와 PI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10년 전부터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HBM 설계 기술을 개발한 것이 한 사례다. AI가 다른 분야와 접목되지 않던 시절, AI 융합의 미래를 예측하고 연구를 해왔다.” ―반도체 분야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2030년 이후에는 이종(異種) 칩(Chip)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3D 이종 집적화(Heterogeneous Integration) 패키징’ 기술이 대세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동종의 칩을 집적화 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종 칩을 집적화하면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 방법이 반도체 무어의 법칙을 이어간다. 테라랩은 이러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 추세에 맞춰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미래 예측의 노하우를 소개해 줄 수 있나.“미래 예측에 기존의 논문은 그다지 큰 도움이 안 된다. 대개 5년 이상 지난 주제들이라서 그렇다. 진짜 중요하고 돈이 되는 아이디어는 일부러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업과의 협업 및 소통이 오히려 중요하다. 기업이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전공자를 뽑는지, 어떤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는지 하는 동향은 중요한 참고자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줄기 기술, 대세 기술을 예측하고 연구 방향을 설계하는 한편 산업계의 연구 및 경영 방향에 대해 자문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대 자연과학대학이 운영하는 ‘CNU드림꾸러미’는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교수와 대학원생, 학부생이 함께 만드는 사제동행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부생들은 대학원에 가기 전 교수, 대학원 선배들과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미리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대학원 진학의 꿈도 키운다. 충남대 관계자는 “순수학문 진흥과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해 고안한 프로그램인데 학부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이처럼 기초학문 및 특화 학문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수 지역인재를 양성하면서 국립대의 공적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충남대는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회장교로 국립대 육성사업의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년간 매년 1500억 원 지원 교육부는 육성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기초학문 및 특화학문 육성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수행 △특화 전략을 통한 역량 강화 △대학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고등교육 기회 확대 등 사립대와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도 상당하다. 교육부는 2017∼2021년 5년 동안 전국 38개 국립대에 매년 1500억 원 안팎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17년 1481만 원에서 2021년 1831만 원으로 23.6% 상승했다. 교육비 중 도서 등 구입비는 35만 원에서 82만 원으로 인상됐다. 교육부는 국립대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금도 확대했다. 국립대 기초분야 전공 대학원생의 1인당 장학금은 2017년 193만 원에서 2021년 488만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학원생 논문 실적이 25.6% 상승한 것에 이 같은 지원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대 대학원 지역인재 및 기회 균형 모집 비율은 15.57%에서 23.7%로 높아졌다. ● 대학과 지역사회 연결하는 국립대 교육부의 지원 속에 국립대와 지역사회의 협력도 활발해졌다. 부경대는 ‘양식어가 대상 수산생물 질병 의뢰 및 분석 서비스’ 사업을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양식어가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부경대는 양식 물고기 질병의 사전 징후를 파악하거나, 질병 발생 시 확산 방지 대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부경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도 혜택을 보지만 학생들에게도 강의실에서 익힌 지식을 현장에서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학과 지역의 네트워크 프로그램은 2017년 57건에서 2021년 141건으로 2.5배 가까이 높아졌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네트워크 활성화 전략이 대학과 지역의 공동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들이 서로 힘을 합치는 모델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청권 국립대학 공동교육혁신센터(CHEC)’다. 충북대가 주관한 이 사업은 충청권 8개 국립대가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다. 대학 간 학점교류 시스템을 개통해 8개 국립대의 시너지도 높이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충남 지역 학생들의 학점교류 온라인 시스템 만족도는 3.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공공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발적 상생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고등학생 지원에도 적극 나서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도 국립대들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다. 목포대의 경우 ‘찾아가는 찾아오는 실험실’을 운영 중이다. 농어촌 및 도서 밀집 지역인 전남 서남권의 지역 청소년들을 초청해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목포대 관계자는 “교육 소외 지역인 농어촌 및 도서 지역 중고교생에게 양질의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교육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의 ‘전통시장 상인 건강관리 사업’도 우수 사례로 꼽힌다. 제주대 간호학과 학생 88명이 참여해 지역 시장 상인 349명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사업이다. 학생들은 현장 실습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종율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장(충남대 기획처장)은 “전국 국립대들이 국립대 육성 사업을 통해 지난 5년간 지역 혁신을 이끌고 상생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며 “올해 확대 개편될 국립대 육성 사업을 통해 희망이 넘치는 지역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순천향대는 27일 오전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 캠퍼스 곳곳에서 이색 입학식을 열었다. 대면, 비대면, 메타버스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하이플렉스(하이브리드와 플렉시블의 합성어) 입학식’이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호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식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대면 방식인 ‘리얼우주’ 입학식을 선택한 신입생 등 1400여 명은 체육관에서 주제공연 ‘Shine your way(너의 길을 밝혀)’를 감상했다. 순천향대 마스코트 등으로 분장한 뮤지컬 배우들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미디어파사드 등 최첨단 기술이 활용된 무대가 신입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신입생 대표가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과 함께 입학선서문을 랩으로 노래하는 이색 순서도 마련됐다. 가수 EXO의 축하 무대가 이어졌고, 김 총장은 AR 홀로그램을 통해 신입생에게 입학허가증을 실시간 전송했다. 두 번째로 비대면 방식인 ‘메타우주’ 입학식은 가상공간에서 진행됐다. 신입생 등 600여 명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해 가상공간에서 입학식을 진행했다. 신입생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 입학식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마지막으로 인문과학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광야우주’ 입학식에선 대면과 비대면이 혼합된 방식으로 입학식이 진행됐다. 신입생 500여 명은 ‘리얼우주’ 입학식과 ‘메타우주’ 입학식이 합성된 스트리밍 실감 영상을 감상했다. 한 신입생은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순천향의 세계관을 경험한 무대였다. 다양한 첨단기술과 함께할 학교 생활이 기대된다”고 했다. 순천향대는 2021년 메타버스 입학식을 연 것을 시작으로 파격적인 입학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입학식 영상은 1000만 회가량 조회됐다. 순천향대는 입학식에서 구현한 첨단 기술을 교육 환경에도 적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고 학습자의 상황에 맞는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하이플렉스 러닝’을 실현하는 것이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하이플렉스 러닝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스스로 수업 참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수업은 대면과 비대면으로 모두 진행된다. 두 방식이 융합되면서 교수와 학생 간 소통과 토론을 촉진하는 효과를 낸다. 순천향대는 지난해 하이플렉스 러닝을 구현할 수 있는 첨단 강의실 126개를 구축했다. 또 지난해 시범적으로 4학년 학생에 한해 377개의 하이플렉스 강좌를 운영했다. 김 총장은 “조만간 메타버스 소프트웨어로도 확장해 증강현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과정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대 자연과학대학이 운영하는 ‘CNU드림꾸러미’는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교수와 대학원생, 학부생이 함께 만드는 사제동행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부생들은 대학원에 가기 전 교수, 대학원 선배들과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미리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전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대학원 진학의 꿈도 키운다. 충남대 관계자는 “순수 학문 진흥과 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고안한 프로그램인데 학부생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국립대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이처럼 기초 학문 및 특화 학문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수 지역인재를 양성하면서 국립대의 공적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충남대는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회장교로 국립대 육성사업의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년 간 매년 1500억 원 지원 교육부는 육성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기초 학문 및 특화 학문 육성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수행 △특화 전략을 통한 역량 강화 △대학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고등교육 기회 확대 등 사립대와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도 상당하다. 교육부는 2017~2021년 5년 동안 전국 38개 국립대에 매년 1500억 원 안팎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17년 1481만원에서 2021년 1831만원으로 23.6% 상승했다. 교육비 중 도서 등 구입비는 35만원에서 82만원으로 인상됐다. 교육부는 국립대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금도 확대했다. 국립대 기초분야 전공 대학원생의 1인당 장학금은 2017년 193만 원에서 2021년 488만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학원생 논문실적이 25.6% 상승한 것에 이 같은 지원이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대 대학원 지역인재 및 기회 균형 모집 비율은 15.57%에서 23.7%으로 높아졌다. ● 대학과 지역사회 연결하는 국립대 교육부의 지원 속에 국립대와 지역 사회의 협력도 활발해졌다.부경대는 ‘양식어가 대상 수산생물 질병 의뢰 및 분석서비스’ 사업을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양식어가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부경대는 질병에 걸린 어종을 발견하거나, 해부를 통해 질병이 장기로 번져가는 양상 등을 확인해 알려주는 등의 방식으로 양식어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대학과 지역의 네트워크 프로그램은 2017년 57건에서 2021년 141건으로 2.5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네크워크 활성화 전략이 대학과 지역의 공동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들이 서로 힘을 합치는 모델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청권 국립대학 공동교육혁신센터(CHEC)’다. 충북대가 주관한 이 사업은 충청권 8개 국립대가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다. 대학 간 학점교류 시스템을 개통해 8개 국립대의 시너지도 높이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충남 지역 학생들의 학점교류 온라인 시스템 만족도는 3.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공공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발적 상생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고등학생 지원에도 적극 나서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도 국립대들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다. 목포대의 경우 ‘찾아가는 찾아오는 실험실’을 운영 중이다. 농어촌 및 도서 밀집 지역인 전남 서남권의 지역 청소년들을 초청해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목포대 관계자는 “교육 소외 지역인 농어촌 및 도서 지역 중고교생에게 양질의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교육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의 ‘전통시장상인 건강관리사업’도 우수 사례로 꼽힌다. 제주대 간호학과 학생 88명이 참여해 지역 시장 상인 349명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사업이다. 학생들은 현장 실습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종율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장(충남대 기획처장)은 “전국 국립대들이 국립대 육성사업을 통해 지난 5년 간 지역 혁신을 이끌고 상생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며 “올해 확대 개편될 국립대 육성사업을 통해 희망이 넘치는 지역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독립기념관은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27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 각종 독립선언서 원본을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3·1운동 당시 국내외에서 제작돼 배포됐지만 그동안 일반인들이 실물로 접하기 어려웠던 독립선언서 원본 32점이다. 우선 전남 목포, 경남 통영·하동, 평북 철산 등지에서 발견된 3·1 독립선언서들을 선보인다. 1983년 2월 목포 정명여중 교실 보수 작업 중 천장에서 발견된 2·8독립선언서와 3·1독립선언서다. 또 다른 종류의 독립선언서는 국내 및 만주, 연해주 지역에 배포된 대한독립선언서와 대한여자독립선언서, 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다. 미주 한인단체 대한인국민회가 보관해 왔던 것들이다. 이 중 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는 일제 문서나 상하이판 ‘독립신문’에 그 내용이 소개됐지만 원본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독립선언서 영문 필사본과 타자본은 대한인국민회 소장 자료다. 현재까지 알려진 2·8독립선언서 중 가장 먼저 작성된 것이다. 또 3·1절 기념 선언문들도 볼 수 있다. 친일 외교 고문 스티븐슨을 처단한 미주의 전명운 의사가 3·1운동 기념식장에서 낭독한 독립선언서와 중국 각지를 떠돌며 고난 속에서도 항일투쟁을 했던 독립운동단체들이 매년 3·1절 기념 선언식을 거행했던 기념선언서들이 포함돼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 중심부인 세종동 S-1생활권 마스터플랜이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입지를 반영해 새롭게 수립된다. 또 고려대의 세종시 공동캠퍼스 입주도 확정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올해 세종시를 실질적 행정수도로 조성하기 위한 도시계획 추진 계획을 22일 밝혔다. 자족기능 강화, 탄소중립 선도, 스마트인프라 조성, 인근 지역과 상생협력 등 추진 세부 목표도 제시했다. ● 국제설계공모 통해 새 마스터플랜 수립 우선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입지 계획을 반영해 세종동 S-1생활권의 통합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수립하기로 했다.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중심부를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정희 행복청 도시계획국장은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이 입지할 세종시 중심을 국가 주요 기능과 주변 공간이 서로 조화롭게 연계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복청은 세종테크밸리를 완성해 경쟁력 있는 수도권 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입법 및 행정기능 지원을 위한 미디어단지도 조성한다. 주거 안정화와 실수요자 주거를 위해 공동주택 약 3400호를 준공하기로 했다. 또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조성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국토균형발전 효과를 인근 지역에 확산시키기 위해 충청권과의 상생협력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 고려대 세종 공동캠퍼스 2026년 착공행복청은 고려대의 공동캠퍼스 입주 사실도 밝혔다. 공동캠퍼스는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교사 및 지원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융합 교육·연구가 가능도록 한 신개념 대학 캠퍼스다. 행복청은 당초 수도권 대학의 세종 유치를 더 강하게 원했지만, 성사되지 않자 조치원읍에 이미 캠퍼스를 갖고 있는 고려대를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공동캠퍼스 내 임대형과 분양형 가운데 부지를 매입해 캠퍼스를 신축하는 분양형을 택했다. 2026년 착공하는 공동캠퍼스에 총 790명 정원의 행정전문대학원 및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과정을 두기로 했다. 또 서울캠퍼스 법학전문대학원 등과 협력해 정부·공공 부문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세종지사’를 설립해 공동캠퍼스 입주 학과의 기술창업 프로그램을 구축·운영하면서 지역거점 기반의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구축한다. 고려대는 다른 입주대학과 공동 교육과정을 마련해 인근 연구기관 및 기업 재직자 대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한편 지역의 산학연관 연계 협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고려대에 앞서 공주대와 충남대가 2024년 AI·ICT 계열 대학 및 대학원을 분양형 캠퍼스에 착공한다. LH가 조성해 임대하는 임대형 캠퍼스에 입주하는 서울대, KDI(행정·정책대학원), 충남대(의대 대학원), 충북대(수의대 대학원), 한밭대(AI·ICT 계열 대학 및 대학원)는 2024년 개교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