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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2년 늦추는 법안이 결국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27일부터는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제조업, 건설업 외에 식당과 카페, 마트 등 서비스 업종에도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여야가 ‘네 탓’ 공방으로 정치적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영세 자영업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중대재해법 확대 시행을 이틀 앞둔 이날 여야는 본회의 도중에도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회동하며 막판 협상을 시도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9월 7일 발의된 유예안은 140일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현실이 수용할 준비가 안 돼 있으면 당연히 보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은) 왜 이렇게 비정하게 정치를 하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년간 (법 시행) 준비가 안 된 것에 정부의 사과도 없었고, 유예될 2년간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과 예산 투입을 할 것인지 가져오라 했지만 가져온 것이 없다”고 맞섰다.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법이 확대 시행되면 사업체 83만7000곳과 근로자 약 800만 명이 새로 법 적용 대상이 된다.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확인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2∼25일 상시근로자를 5명 이상 둔 식당과 카페, 미용실, 제조업체, 건설업체 등 30곳을 취재한 결과 27곳이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직원 6명을 두고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38)는 “고용노동부나 구청에서 공문이 온 적도 없다. 확대 적용되는 줄 알았으면 최소한의 대비라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의 안전 지침이 모호해 지키기 어렵다는 호소도 나왔다. 수도권에서 30년 이상 가스 제조업체를 운영해온 A 씨는 “큰 기업은 안전관리자를 따로 둘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직원 한 명 더 뽑을 여력도 없는 곳이 대다수”라고 하소연했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의식해 추진한 총사업비 6조 원대 규모의 대구∼광주 간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재석 216명 중 찬성 211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중대재해법 대비 못해… 직원 수 4명으로 줄여야할 판” 자영업자들 “뭘 해야할지 몰라”직원들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5인미만 사업장으로 전환 고민 중기 “안전관리자 둘 여력 안돼” 정부, 업종별 세부지침 마련 시급 “직원을 개인사업자로 돌려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이에요.” 2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의류 제조업체에서 만난 현장 관리자 이모 씨(63)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업체엔 이 씨를 포함해 직원이 8명인데,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중대재해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상시 근로자 수를 줄이는 ‘편법’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씨는 “중대재해법에서 ‘유해 요소’를 개선하라는데 뜨겁게 달궈진 나일론 옷도 해당하냐”며 “법을 지키기 위해선 사업장에 ‘가위질 주의’라도 붙여야 할 판”이라고 했다.● “세탁하다 다리미 사고 나도 업주가 실형 사나” 25일 여야가 끝내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 처리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며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이 사실상 확정되자 영세 사업장에선 극심한 혼란을 호소했다. 업주가 중대재해 책임을 피하려면 사업장의 특성에 맞는 재해 예방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방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카페나 식당, 미용실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업장의 특성에 맞는 재해 예방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에서 직원 10명인 고깃집을 운영하는 권모 씨(45)는 23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중대재해법의 7가지 핵심 요소’를 읽어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권 씨는 “전문 용어로 가득해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된다”며 “대형 가맹점도 아닌데 세세한 지침까지 요구하는 건 장사를 하지 말란 소리”라고 토로했다. 식당 주인 정모 씨는 “‘고무장갑 끼고 설거지하라’고 해도 직원들이 듣지 않는데, 사장 입장에서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화학, 전기, 건설 등 안전사고 위험성이 큰 제조업계도 초조한 분위기다. 수도권에서 직원 20여 명이 일하는 섬유 제조회사를 운영 중인 A 씨는 “사고가 나진 않을까 두려워 계획보다 일찍 사업을 접으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고용을 줄이고 자동화 장비를 들여놓아 ‘5인 이상 사업장’이 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 책임이 하도급 업체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건설 현장으로 중대재해법이 확대되는데, 원청이 공사 기한을 압박하면서도 안전 관리 부담은 하청에 떠넘길 수 있다는 것. 안전 관리 인력을 확보할 여유가 없다는 호소도 나온다. 직원 9명을 둔 포장공사 업체 대표 황모 씨(68)는 “안전 인력을 두려면 최소한 원청에서 단가의 60%를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40%에 불과하다. 관리자를 둘 형편도 안 된다”고 했다.● “업종별 지침 만들어 배포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영세 사업장에서 참고할 만한 업종별 지침을 안내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중대재해 예방의 주체와 처벌 대상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를 음식점 등 영세 사업장에서 각자 알아서 지키라는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 소재가) 사업주와 시공사, 하청업체 중 누구에게 있는지 고용부조차 대답하지 못한다”며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절차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 교수는 “중대재해법에도 사업체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영세 업체에 대기업 수준의 안전 조치를 요구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고용부는 중대재해법 준수를 위한 컨설팅과 교육, 기술지도 등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다만 사업체 83만7000곳, 약 800만 명이 새로 법 적용 대상이 되는데, 고용부가 제공하는 컨설팅, 교육, 기술지도 대상은 올해 약 31만6000곳에 불과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초선·서울 송파을·사진)이 4·10총선을 76일 앞둔 25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1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습격을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총선 일정을 본격 시작한 첫날인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극단적 증오정치 문화에 휩쓸린 정치인 겨냥 테러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야는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규탄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학교 2학년인 A 군(15)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손에 돌을 쥔 채 배 의원의 머리를 18초간 17차례 가격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배 의원이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자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 A 군은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저항하는 배 의원을 향해 10여 차례 공격을 계속했다. 비명을 듣고 건물 내 점포에서 사람들이 나왔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고 개인 일정을 위해 강남을 찾았다. 사전에 예고되거나 공개된 일정이 아니었다”며 “습격 현장에 성인 손바닥만 한 돌이 떨어져 있었고 옆에 조그마한 돌 조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머리에 1cm 열상을 입은 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상처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순천향대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1cm 정도 열상을 두 차례 봉합했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 내 출혈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 대표 피습에 이어 배 의원까지 공격당하며 정치인 테러 사건이 반복되자 강하게 성토했다. 대통령실은 “충격적 테러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배 의원이 테러범에게 피습을 당했다”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배 의원의 쾌유를 빌며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면서 “어떠한 정치 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어제 강남 신사동 건물서 습격… 裵의원 쓰러진 뒤에도 계속 공격공개안된 개인 일정 장소 찾아가… 범행 30분전부터 배회하며 기다려경찰에 체포… 계획 범죄 의심순천향병원 “두부 열상 1cm 봉합”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15)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갔다.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었고, 배 의원은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했다. 그때 A 군이 배 의원에게 달려들더니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은 쓰러진 뒤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다. 하지만 A 군은 멈추지 않고 배 의원의 위에 올라타 계속 공격했다. 한 차례 돌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워 공격하기도 했다. 같은 건물 식당의 종업원 등이 만류하기 전까지 18초간 A 군은 배 의원을 총 17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배 의원 습격 당시 상황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가더니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당시 배 의원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개인 일정 중이었던 점, 해당 건물엔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광고업체 등만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이날 저녁 취재진이 찾은 범행 현장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배 의원 측 관계자는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돌이 깨져 있었다. 그 정도로 세게 친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 A 군은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18세인 ‘범죄소년’은 중대 범죄 시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1cm가량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은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뇌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걸었다. 배 의원이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자 A 군은 배 의원에게 달려들어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이 쓰러진 채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지만 A 군은 멈추지 않았고, 한 차례 돌을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워 배 의원을 공격했다. 같은 건물 내 식당 종업원과 배 의원의 수행비서가 A 군을 만류하기 전까지 A 군은 배 의원을 총 18초간 15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에 담긴 배 의원 습격 장면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A 군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갔다가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해당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한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며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해당 건물이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미용실 등이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체포 당시 “내 나이는 15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세라면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19세 미만 범죄자는 ‘범죄소년’이라 하는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두부 열상 1cm에 대해서는 스테이플러로 1차 봉합했다”며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병원에 도착해 ‘머리 뒤를 맞은 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3일 동대문구청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동대문구 전·현직 과장급 공무원이 비리에 연루됐는지 수사 중이다.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동대문구청과 청량리4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동대문구 주거정비과, 주택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에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현직 공무원 2명이 재개발 과정에서 재개발 추진위원회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무허가 건물을 사들여 분양권을 얻거나, 정해진 보상 기준보다 더 큰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에 대한 고발을 접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공무원들이 업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분양권을 얻었는지, 재개발 추진위원회로부터 대가성 특혜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청량리4구역에는 최고층이 65층인 아파트가 총 1425채 들어섰다. 84㎡ 기준으로 약 9억∼10억 원에 분양됐는데 현재는 17억 원을 호가한다. 이곳 재개발을 두고 이권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합동 실태 점검 결과 청량리4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 60대 임모 씨가 도시정비법 조례에 맞지 않는 분양권 순위를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오피스텔 130채의 분양권을 사실상 무상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 씨는 해당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30대 유명 래퍼가 “마약을 했다”며 자수해 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는 이 래퍼는 최근까지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 씨(30)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 인근에서 근무 중인 기동대 직원에게 다가와 “마약을 해 자수하려 한다”라고 했다. 당시 A 씨는 “여기가 경찰서냐”라고 묻는 등 횡설수설했고,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시민은 “큰 소리가 나 쳐다보니, 경찰과 A 씨 간 언쟁이 있었던 것처럼 보였고 이후 함께 이동했다”라고 전했다. A 씨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인근 지구대로 이송해 보호 조치했다. 현재 A 씨는 용산경찰서로 인계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마약 투약 여부 등 사실관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신상이나 사건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인덕션으로 물을 끓여서 겨우 샤워하고 출근했어요. 누수는 여전한데, 오늘 밤 전등도 못 켤 지경입니다.”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전모 씨(52)는 한숨을 쉬었다. 이 아파트는 전날 양천구 신정가압장 내부 밸브 파열로 난방 공급이 중단됐던 곳 중 한 곳이다. 이날 오전 6시경부터 해당 단지 내에서는 전 씨를 포함한 약 50가구에서 갑작스러운 누수 피해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3시 54분경 가압장 내부 밸브 파열로 서울 양천구와 구로구 일대 3만7637가구에 중단됐던 온수와 난방 공급이 약 22시간 만인 18일 오후 2시경부터 재개됐다. 이번 사고는 가압장 내 펌프 우회관로의 고착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밸브를 조작하던 중 밸브 하단부가 파손되면서 발생했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는 파손된 밸브를 보수하며, 동시에 일반 가구로 바로 온수가 흘러 들어갈 임시 우회관로를 설치하는 등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섰다. 갑작스러운 난방 중단으로 일대 3만7000여 가구 주민들은 두꺼운 잠바로 한밤중 추위를 버티거나 새벽부터 물을 끓여 세수를 하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난방이 끊겼던 목동14단지 아파트 주민 권모 씨(64)는 “그나마 전기가 있어 (전기) 커피 포트로 6∼7번 반복해 물을 데워 머리를 감았다”고 전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이모 씨(55)는 “전기장판이 없어 오리털 잠바로 밤새 버텼다”며 “추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보 취재 결과 난방 공급이 끊겼던 아파트 단지 33곳 중 10곳에서는 누수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 단지 2곳에서는 집 안까지 누수가 발생해 최소 100건의 주민 민원이 발생했다. 누수가 발생한 한 아파트의 시설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한 번도 누수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난방 공급 중단이 길어지며 배관 수축이 발생해 배관과 배관을 이어주는 ‘몰코’ 부위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 측은 “열 공급이 재개된 만큼 (난방 공급이 중단됐던)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돌며 공급 재개 현황이나 누수 등 상황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사 측은 피해 가구에 한해 16일 치 난방 기본요금을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복구에는 200여 명의 인력과 굴착기·덤프트럭·배수펌프 등 15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서울시는 한파대피소 21곳을 확보했고 전기장판 3935개, 전기히터 600개, 응급구호세트 565개를 피해 지역 주민과 취약계층 등에 배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사진)이 모교인 고려대에 30억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려대 자연계 학생회관 리모델링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고려대는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 자연계 학생회관 리모델링 기금 기부 약정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금속공학과 69학번인 송 회장은 약정식에서 “나와의 약속을 지켜온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과대학 후배들이 나아진 학생회관에서 꿈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송 회장은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뜻깊은 나눔을 실천해왔다”며 “자연계 학생회관 시설 개선을 위해 큰 도움을 보내주신 송 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1991년 송현그룹의 모태인 서진공업을 창립한 송 회장은 1997년부터 모교인 고려대에 공과대학발전기금, 창의발전기금 등을 꾸준히 기부했다. 누적 기부액은 약 1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고려대 공과대학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경찰이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전직 삼성전자 연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5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에 따르면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을 지낸 A 씨는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D램 20나노 기술을 최근까지 중국의 반도체 제조 회사 ‘청두가오전’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반도체 제작 과정이 담긴 기술 공정 700여 개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공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자체 제작한 공정도”라며 유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중국 업체 측에 포섭됐다고 판단하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A 씨가 기술을 넘긴 청두가오전은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최모 씨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최 씨는 2020년 중국 쓰촨성 청두시로부터 4600억 원을 투자받아 현지에 합작회사인 청두가오전을 설립했다. 최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삼성전자 복제공장’을 세운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됐다가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A 씨는 현재 청두가오전에서 반도체 공정 부문 핵심 인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중국으로 반도체 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A 씨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20나노급의 상위 기술인 18나노 D램의 핵심 기술도 중국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 최 씨와 A 씨의 관여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 씨가 헤드헌팅사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출신 반도체 핵심 인력 200여 명을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기술 유출 사건과 연루됐는지 확인 중이다. 최 씨는 헤드헌팅사를 통해 기존 연봉 대비 최대 6배 이상의 급여를 약속하거나 자녀 교육비 등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3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전 삼성전자 부장 김모 씨와 반도체 장비 납품업체인 유진테크 전 팀장 방모 씨를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씨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중국 최대 D램 제조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에 무단으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해당 사건으로 삼성전자와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만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청사 내부로 난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 경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던 대학생 20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미신고 집회) 및 특수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체포된 20명 중 11명은 국방부 울타리를 타고 내부 침입을 시도하다 101경비단에 의해 체포됐다. 나머지 9명은 국방부 서문을 통해 진입했으나 202경비단에 막혀 청사 내부까지 들어가지 못했다.난입 직전 대진연 회원들은 대통령실 입구 인근에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기습’ 연좌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체포 후에도 이들은 연행된 경찰버스 안에서 “김건희 (여사)를 특검하라”,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저항을 시도했다.경찰은 이들은 용산경찰서로 연행해 침입 경로와 공모자 여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해 12월 20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유리로 둘러싸인 게이밍 부스 안으로 우르르 들어왔다. 형광 조명으로 빛나는 부스에는 최첨단 게이밍 컴퓨터 10대와 헤드셋, 마우스 등 게임에 필요한 장비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컴퓨터 전원을 켜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에 접속하며 몸을 풀었다. 언뜻 방과 후 PC방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은 고등학교 교실. 시간은 2교시 수업이 시작되는 평일 오전 10시였다. 이날 학생들의 게임 훈련은 어엿한 정규 수업이었던 것. 2020년 국내 고등학교 최초로 e스포츠과를 설립해 프로게이머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서울 은평구 은평메디텍고에서는 ‘제2의 페이커(이상혁)’를 노리는 학생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페이커’는 지난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따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선정 ‘올해의 스포츠 파워 톱10’에 오른 유명 게이머다.● 정규 수업에 연습경기, ‘게임 교과서’까지 제작 이날 수업은 5 대 5 스크림(연습경기)으로 진행됐다. 은평메디텍고 e스포츠과에 지난해 입학한 1학년생은 총 40명. 그중 1반과 2반을 대표하는 학생끼리 맞붙었다. 스크림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학생들은 ‘자습’을 했다. e스포츠과의 자습은 개인 훈련이나 자신의 예전 게임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학생들이 헤드셋을 끼고 준비를 마치자 e스포츠 교사인 박정진 씨(32)는 학생들과 어떤 ‘챔피언’(롤 게임 캐릭터)을 고를지 상의하며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상대 팀 위치 찾았다”, “(상대 팀) 모두 살아 있으니 아래로 오는 거 조심해라” 등 서로 경기 상황을 빠르게 알리며 소통했다. 박 씨는 어떠한 조언도 없이 뒤에서 학생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약 30분간의 경기 끝에 결과는 2반의 아쉬운 패배. 게임이 끝난 후 박 씨는 아이들을 모아 차분히 경기에서 나온 실수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박 씨는 “실제 프로 구단에서도 경기 직후 이런 식으로 피드백한다”며 “실전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 참여한 김동현 군(17)은 “팀원들과의 합이 맞지 않은 것이 오늘 패배의 원인”이라며 “기량을 보완해서 프로에 꼭 진출하고 싶다”고 전했다. 학생 평가 방식도 독특하다. 실습 평가에서 학생들은 ‘딜량’(상대에게 피해를 준 정도), ‘킬(상대 플레이어 처치) 수’ 등 게임 역량을 세분화한 지표로 평가받는다. 서술형 시험에서는 게임에 대한 기본 전략과 주요 상황별 대응 과정을 중심으로 본인의 생각을 적어야 한다. 이 학교는 최근 교육청에서 직접 인가를 받아 e스포츠 관련 교과서를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 e스포츠 훈련 및 실습, e스포츠 선수 심리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 학교처럼 e스포츠과를 갖춘 고등학교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곳이다. 서울 2곳, 전북 1곳, 경남 1곳 등이다. 올해 부산에도 2곳 신설될 예정이다. ‘테란 황제’ 임요환(스타크래프트)과 ‘카트 천재’ 문호준(카트라이더)처럼 ‘e스포츠 황제’ 발굴을 위한 국내 유소년 시스템도 함께 진화하고 있는 것. 최정훈 은평메디텍고 e스포츠 담당 교사는 “수년간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해 시대에 맞는 과를 개설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게임도 하나의 스포츠이자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교육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 구단이 아카데미 차리고 유망주 육성 특성화고 외에도 프로 입단을 꿈꾸는 개인 연습생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다양해졌다. 프로 e스포츠 구단이 운영하는 게임 전문 교육기관인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과거 프로 구단은 나이에 비해 높은 티어(Tier·게임 내 등급)를 가진 개인에게 직접 연락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영입했다. 최근엔 유망주를 ‘떡잎’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좋은 성과를 낸 이들에게 입단 테스트 등 프로의 기회를 열어 주는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아카데미 입단 테스트에는 수많은 지망생이 몰려 그 자체로 게임업계의 ‘빅 이벤트’가 됐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달 중순 열리는 2024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챌린저스 리그(2군 리그) 출전을 준비하는 ‘젠지 챌린저스’ 팀 선수들이다. 이들은 구단 아카데미의 ‘장학생’으로 지난해 전국의 아마추어 롤 대회를 휩쓴 뒤 11월 27일 ‘원 팀’으로 함께 구단 2군에 콜업(승격)됐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강남구 젠지 e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젠지 챌린저스 팀 주장 ‘토예’ 박동현 선수(21)는 “주변 (프로) 지망생보다 나이가 많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했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게 입단했다”며 “프로의 책임감이 무겁지만 다가오는 시즌에서 실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03∼2005년생으로 이뤄진 젠지 챌린저스 팀은 모두 초등학생 시절부터 롤 1세대 게이머들의 활약을 보며 프로게이머를 꿈꿔 왔다고 한다. ‘슬레이어’ 김진영 선수(21)는 부모님을 설득해 지난해 대학을 휴학하고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다른 구단에서 주최하는 연습생 선발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끝에 아카데미에 입단할 수 있었다. 막내 ‘둘리’ 박솔범 선수(19)는 이번 시즌 초 박동현과 함께 밥 먹는 시간까지 줄이며 30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마스터’(상위 0.56%) 티어에 도달해 자신의 실력을 구단에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프로가 됐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1군 콜업’이라는 최종 목표가 남아 있다. 매일 오후 1시에 연습실로 출근한 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팀 연습, 7시부터 10시까지 또다시 팀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팀 연습이 끝난 후에는 다음 날 오전 3, 4시까지 개인 연습을 한다. 하루 평균 12시간가량 게임 훈련에 시간을 쏟는 셈이다. ‘달리아’ 황인준 선수(20)는 “휴가도 반납하고 남들 쉴 때 게임에 집중하는 만큼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부모가 ‘프로 지망’ 자녀 식단 관리하며 지원 아마추어(육성군) 대회 역시 성장 중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첫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인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는 2007년 시작 이래 올해 18년째를 맞이했다. 개최 당시 8개 지역 270명 선수로 시작한 대회는 지난해 16개 시도(세종 제외)에서 총 1027명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종목도 롤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3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e스포츠 아마추어 선수는 200명이다. 2022년 143명에 비해 약 40% 증가한 수치다. 나이별로는 만 17∼19세가 54명(27%)으로 가장 많았고, 만 16세 이하도 6명(3%) 있었다. 종목별로는 롤 선수가 149명으로 가장 많았고, ‘배틀그라운드’(16명), ‘카트라이더: 드리프트’(14명), ‘오버워치(1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0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발로란트’도 지난해 처음으로 아마추어 선수(7명)가 집계됐다. 프로게이머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자 자녀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T1 e스포츠 아카데미에 다니는 윤지우 군(15)의 어머니 조근숙 씨(49)가 그중 한 명이다. 조 씨도 처음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들을 말릴지 고민했지만, 방과 후 왕복 3시간이 넘는 아카데미를 군말 없이 개근하는 아들을 보며 ‘좋아하는 것을 밀어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최근엔 “게임도 체력”이라며 직접 아들의 운동과 수면시간, 식단까지 관리해 주며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에도 아들의 진로 상담을 위해 아카데미를 찾은 조 씨는 “아직도 게임은 낯설지만 아들을 위해 구단 입단 설명회에도 다녀왔다”며 “이제는 공부보다는 기술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늦은 밤 다방에서 혼자 일하던 60대 여성을 잇달아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연쇄 살인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용의자 이모 씨(57)를 5일 오후 10시 44분경 강원 강릉시 길거리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 반경 경기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의 한 다방에서 60대 여주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발견 당시 몸 곳곳에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이날 오전 출근한 직원이 숨진 A 씨를 발견해 인근 160m 거리에 있는 광적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신고했다. 사망 시점으로 추정되는 전날 밤 한 남성이 다방을 찾아왔고, 직원이 퇴근한 뒤에는 다방 안에 A 씨와 남성 둘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밤 파출소 직원들은 2시간에 한 번씩 차량으로 순찰을 했지만 도보 순찰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팀당 인원이 3명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도보로 순찰하긴 어려웠다”고 전했다.또,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업주 살해 사건과 동일범이라고 밝혔다. 숨진 여성 모두 60대로, 범행 당시 저녁까지 혼자 영업하고 있었다. 또 피해자 모두 목이 졸려 사망했으며, 신체 곳곳에 심각한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본보가 5일 확인한 일산서구 지하 다방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난해 범행 당일 이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멘 채 다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서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인근 상인은 “다방으로 내려가려면 1층에서 12, 13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며 “다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나더라도 밖에선 들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키 170cm 정도에 민머리이다. 당시 운동화와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옷을 갈아입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경찰은 이 씨가 과거 여러 차례 절도 등의 전과가 있고 지난해 11월 출소해 현재 마땅한 직업이 없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금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이 씨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현금만 사용해 경찰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씨는 택시로 도주하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되기도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괌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강도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외교부는 괌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A 씨가 전날 강도의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괌 경찰을 인용해 4일 오후 8시경(현지 시간) 괌 투몬 지역 건비치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50대 한국인 남성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 씨는 부인과 함께 건비치의 유명 디너쇼인 ‘타오타오타시’를 보고 돌아오던 중 괴한을 만났다. 괴한이 부인의 손가방을 빼앗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A 씨에게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지 경찰은 가해자를 추적 중이다. 외교부는 “사고 직후 현지 공관(주하갓냐 대한민국 출장소)을 통해 병원에 영사를 파견하고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괌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총기 피격으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괌은 대표적인 가족 여행지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괌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괌을 방문한 한국인은 29만958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었다. 괌 한인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관광업계가 침체되면서 괌 내 치안이 나빠진 것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홍순 괌 한인회장은 “총격 사건 이후 한인회 차원에서 경찰 등에 건의해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반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늦은 밤 다방에서 혼자 일하던 60대 여성을 잇달아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연쇄 살인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용의자 이모 씨(57)를 5일 오후 10시 44분경 강원 강릉시 길거리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 반경 경기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의 한 다방에서 60대 여주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발견 당시 몸 곳곳에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이날 오전 출근한 직원이 숨진 A 씨를 발견해 인근 160m 거리에 있는 광적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신고했다. 사망 시점으로 추정되는 전날 밤 한 남성이 다방을 찾아왔고, 직원이 퇴근한 뒤에는 다방 안에 A 씨와 남성 둘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밤 파출소 직원들은 2시간에 한 번씩 차량으로 순찰을 했지만 도보 순찰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팀당 인원이 3명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도보로 순찰하긴 어려웠다”고 전했다.또,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업주 살해 사건과 동일범이라고 밝혔다. 숨진 여성 모두 60대로, 범행 당시 저녁까지 혼자 영업하고 있었다. 또 피해자 모두 목이 졸려 사망했으며, 신체 곳곳에 심각한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본보가 5일 확인한 일산서구 지하 다방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난해 범행 당일 이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멘 채 다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서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인근 상인은 “다방으로 내려가려면 1층에서 12, 13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며 “다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나더라도 밖에선 들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키 170cm 정도에 민머리이다. 당시 운동화와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옷을 갈아입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이 씨가 과거 여러 차례 절도 등의 전과가 있고 지난해 11월 출소해 현재 마땅한 직업이 없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금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이 씨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현금만 사용해 경찰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씨는 택시로 도주하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되기도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늦은 밤 다방에서 혼자 일하던 60대 여성이 잇달아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연쇄 살인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용의자 이모 씨(57)를 5일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이 씨가 금품 등을 노리고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적 중이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 반 경 경기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의 한 다방에서 60대 여주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발견 당시 몸 곳곳에서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이날 오전 출근한 직원이 숨진 A 씨를 발견해 인근 160m 거리에 있는 광적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신고했다. 사망 시점으로 추정되는 전날 밤 한 남성이 다방을 찾아왔고, 직원이 퇴근한 뒤에는 다방 안에 A 씨와 남성 둘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밤 파출소 직원들은 2시간에 한 번씩 차량으로 순찰을 했지만 도보 순찰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팀당 인원이 3명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도보로 순찰하긴 어려웠다”고 전했다.또,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해 12월 30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업주 살해 사건과 동일범이라고 밝혔다. 숨진 여성 모두 60대로, 범행 당시 저녁까지 혼자 영업하고 있었다. 또 피해자 모두 목이 졸려 사망했으며, 신체 곳곳에 심각한 폭행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본보가 5일 확인한 일산서구 지하 다방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난해 범행 당일 이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멘 채 다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서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인근 상인은 “다방으로 내려가려면 1층에서 12, 13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며 “다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나더라도 밖에선 들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키 170㎝ 정도에 민머리를 하고 있다. 당시 운동화와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씨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하거나 신고를 한 사람에게는 최고 5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이 씨가 과거 여러 차례 절도 등의 전과가 있고 지난해 11월 출소해 현재 마땅한 직업이 없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금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이 씨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현금만 사용하고 있어 경찰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도주지를 서울 모처로 특정하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이 19일 만에 응급복구를 마치고 4일 공개됐다. 복구에 투입된 인건비, 재료비 등으로 약 1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문화재청이 범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건과 같은 악의적인 훼손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경복궁 담장을 낙서로 훼손한 범인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 문화재청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문화유산을 낙서로 훼손한 자에게 원상 복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복구 비용 전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것. 이는 2020년 6월 이 법 개정 이후 첫 적용 사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담장 복구 비용은 약 1억 원으로 추산된다. 레이저 세척기 등 전문장비 임차료(946만 원)와 방진복을 비롯한 소모품 비용(1207만 원)까지 재료비만 2153만 원이 들었다. 복구 과정에 투입된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직영보수단 직원 234명(연인원)의 인건비는 약 8000만 원이다. 향후 석재 표면을 점검하고 색을 맞추는 2차 복구 작업까지 더하면 실제 복구 비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재계에선 그동안 낙서 등 오염 훼손에 대한 문화재 예방 관리가 취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청은 다음 달까지 전국의 지정 문화유산에 대해 낙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사건 전까지 낙서로 훼손된 문화유산을 파악하는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종훈 문화재청 보존정책국장은 “이전까지 문화유산의 보호대책이 방화나 실화로부터 목조 건축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낙서 등 오염물에 의한 훼손은 문화유산 관리의 중점사항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규호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는 “그동안 문화유산 관리체계는 ‘수리’ 위주로 사건이 터져야 방지 대책을 세우는 식이었다”며 “훼손 사건이 추가로 벌어지기 전에 문화유산에 대한 전반적인 보존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담장 주변으로 연내 폐쇄회로(CC)TV 20대를 증설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내년까지 4대 궁궐과 종묘, 사직단에 총 110대의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서승환 연세대 총장(68·사진)이 고려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다. 3일 고려대는 “연세대의 학문적 수월성 확보와 선도적 연구 역량 축적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서 총장에게 교육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학위 수여식은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진행된다. 2020년 취임한 서 총장은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혁신 교육 플랫폼인 ‘런어스(LearnUs)’를 개발해 국내 고등교육기관 최초로 일반 대중에게 개방했다. 올해 그는 국내 최초로 IBM의 첨단 양자컴퓨터 127큐비트 ‘이글’ 프로세서를 활용한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도입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서 총장은) 도시경제 전문가로서 이론을 현실과 접목했고, 그 결과로 얻은 시사점을 대학 경영에 발전적으로 반영했다”며 학위 수여 배경을 밝혔다. 서 총장은 1979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부임해 도시경제 계량 전문가로 활약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5년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을 당한 건 2일 오전 10시 27분경이었다. 이 대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중이었는데 어촌마을인 가덕도 내에 119안전센터가 없다 보니 오전 10시 40분경 일단 구급장비가 있는 경형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대원은 이 대표에게 지혈과 드레싱 등 응급조치를 했다. 이어 피습 후 22분가량 지난 오전 10시 49분경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피습 현장에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지사센터에서 구급차가 출발했는데 현장과 21㎞ 거리가 있다 보니 도착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 대표는 의식이 있었고 왼쪽 목에 1.5㎝가량의 열상(상처)이 발견됐으며 지혈이 된 상태였다”고 했다. 가덕도 내에선 헬기를 탈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 보니 구급차는 14㎞가량을 달려 헬기를 탈 수 있는 인근 공원 축구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4분경 헬기를 타고 오전 11시 13분경 피습 장소에서 약 27km 떨어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 환자의 응급 소생부터 수술까지 담당하는 ‘최종 의료기관’이다. 당초 피습 장소에서 약 10km 떨어진 다른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자상의 경우 상처의 깊이 등에 따라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규모가 더 큰 부산대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병원에서 검사와 파상풍 주사 접종, 상처 치료 등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 대표가 피습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 대표 지지자 수십 명이 낮 12시경 권역외상센터 입구에 몰려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후 1시경 다시 헬기를 타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에서 이 대표를 처치하기 어려워서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게 아니라 이 대표 가족과 민주당 등이 상의한 결과 보호자가 있는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태운 헬기는 오후 2시 45분경 서울 용산구 한강 노들섬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오후 3시 18분경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별도 절차 없이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서울대병원 앞에선 민주당 지지자 수십 명이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며 이 대표를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흐느끼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1개 부대를 투입해 서울대병원 등 인근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내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70대 남성이 검거됐다. 다만 경찰은 지난해 12월 16일 발생한 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 훼손 사건과 이번 사건 간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오후 70대 남성 A 씨를 주거지에서 붙잡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로 올라가는 방향 벽면에 검은색과 빨간색 스프레이로 ‘대한민국’ ‘법 정치’ ‘법 정신’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9호선을 운영하는 메트로9 측은 이날 낙서를 모두 지웠다. A 씨는 “개인적 관심사를 표현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정치적 의도나 홍보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내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70대 남성이 검거됐다. 다만 경찰은 지난해 12월 16일 발생한 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 훼손 사건과 이번 사건 간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오후 70대 남성 A 씨를 주거지에서 붙잡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오전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로 올라가는 방향 벽면에 검은색과 빨간색 스프레이로 ‘대한민국’ ‘법 정치’ ‘법 정신’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9호선을 운영하는 메트로9 측은 이날 낙서를 모두 지웠다. A 씨는 “개인적 관심사를 표현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정치적 의도나 홍보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정신병력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게 재물손괴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복궁 낙서범의 경우 국가지정문화재를 훼손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복궁 스프레이 낙서 범행과의 연관성에 대해 “낙서의 성격을 봤을 때 목적이 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와, 떴다!” 1일 오전 7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남산 정상, 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남산에는 약 1만2000명의 해맞이객이 모였다. 이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일출 장면을 담았다. 일부는 함께 온 가족, 연인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포옹을 나눴다. 아내와 함께 남산을 찾은 회사원 김모 씨(36)는 “올해는 아이가 꼭 생겼으면 한다”고 새해 소원을 전했다. 2024년 갑진년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적으로 해맞이 명소 178곳(경찰 경력 배치 기준)에서 108만여 명이 몰렸다. 시민들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자녀의 취업” “가족 건강” 등 각자의 새해 소망을 담았다. 특히 ‘청룡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일출 명소를 찾은 ‘용띠’ 주인공들도 새해 포부를 밝혔다. 강남구 삼성해맞이공원을 찾은 정다겸 씨(24)는 “올해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큰 변화를 앞둔 해”라며 “일이 어떻게든 잘 풀리면 좋겠다고 빌었다”고 전했다. 동갑내기 용띠 친구들과 한강 노들섬을 찾은 대학생 송채은 씨(24)는 “붉은 해를 보니 친구들과 저절로 ‘우와’ 하고 탄성이 나왔다”며 “일출의 기운을 받아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과 정동진 등 동해에서는 해가 구름에 가려지며 기대했던 해맞이 감상이 무산돼 시민들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서울 노원구에서 가족과 함께 경포해변을 찾은 김동현 씨(55)는 “모처럼 먼 길을 달려왔는데 새해 첫 해를 볼 수 없어 너무 아쉽다”며 “올 한 해 가족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기기를 기원했다”고 전했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1일 오전 0시로 예정됐던 ‘광안리 M드론라이트쇼 2024 카운트다운’이 통신 장애 탓에 갑작스레 취소돼 현장을 찾은 10만여 명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드론 공연을 보기 위해 해수욕장을 찾은 부산 남구에 사는 40대 이모 씨는 “엄청난 인파가 오랫동안 야외에서 추위에 떨며 공연을 기다리다 결국 새해 벽두에 좋지 않은 마음으로 귀가했다”며 허탈해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