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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처서가 지나고 본격적인 하반기(7∼12월)에 접어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리스크로 인한 물류비·원자재가 상승으로 하반기를 맞이한 기업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아직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주변의 소중함은 더욱 빛난다. 올해도 기업들은 희망을 나누는 사회공헌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SK는 그룹 핵심 경영 철학으로 추구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상생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중소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KT, LG유플러스,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치매 환자와 발달장애인 GPS 무상 보급을 확대했고, SK이노베이션은 소셜벤처 마린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조류 활용 탄소 배출 저감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제주 지역 소방공무원들의 복지를 위해 소방관 회복지원차를 기증했다. 회복지원차는 프리미엄 특장 버스에 편의 및 집중 휴식 시설을 탑재해 제작된다. 올해 충북혁신도시에 국내 최초로 들어서는 국립소방병원에도 차량 및 재활 장비를 제공해 소방관들의 건강과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LG그룹은 각 계열사의 협력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상생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에 탄소 배출 감축 컨설팅을 지원하고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제3자 검증을 확대 실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열린 ‘2024년 동반성장 새해모임’에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기술 혁신 리더십,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등 중점 과제를 공유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공감대를 다졌다. LG이노텍은 2월 ‘2024 동반성장 상생데이’에서 100여 개 협력사와 ‘2024년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은 사회공헌 슬로건 ‘마음이 마음에게’를 바탕으로 여성과 아동, 나라 사랑, 글로벌 분야에 중점을 두고 이웃과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맘(mom)편한 꿈다락’이라는 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문화체험 및 아동 역량 강화 활동을 지원한다. 2017년 군산 회현면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87개 꿈다락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대구, 광주, 양평, 천안, 대전 지역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21년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긴급 대책회의에 삼성전자를 호출했을 때 국내 재계에는 일대 파장이 일었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포드, GM 등 자국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자 백악관이 나서서 대내외 반도체 기업들을 소집한 것이었다. 이례적으로 맞닥뜨린 백악관 공식 호출에 삼성전자는 가석방 상태였던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을 대신해 누구를 ‘사절’로 보낼 것인지, 미국 정부의 요청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비상이 걸렸다.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된, 바이든발(發) ‘경제 안보’ 재편의 시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미국 경제 안보 정책은 한국 경제와 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백악관 회의 참석 이후 자사의 공급망 관련 자료를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했다.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한국의 주요 그룹들은 신규 생산기지를 미국 현지로 대거 선회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뛰어넘는 등 한국의 오랜 무역 구조에도 이변이 생겼다. 70일도 안 남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산업계는 또다시 물밑 외교전에 뛰어들었다. 미국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삼성은 상반기에만 총 354만 달러(약 47억 원)를 미국 정부와 의회 로비에 썼다. 1998년 로비 내역 집계 이래 상반기 기준 최대 금액이다. 미국 정·관계의 로비 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이 이달 공개한 주요 기업 상반기 로비 집행 예산 현황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로비 금액을 10% 넘게 늘렸다. 전선(戰線)도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불과 한 달여 전까지 압도적 우세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친환경 산업 정책 리스크에 대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떠오르는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청정에너지 전환 속도도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 양당 누가 대통령이 되든 또다시 대중(對中) 규제는 새 정부의 ‘내부 다지기’용 첫 카드가 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 가운데서 우리 기업이 언제든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계는 이미 생존을 위해 미국 정부가 올해 발효 예정인 대중 제재에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본보 8월 16일자 A1·3면 참조).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칩스법 때도 재계 총수들이 잇달아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물밑에서 정·관계 설득에 힘써 왔다. ‘강소국 외교’가 가진 태생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이제 외교 당국과 관계 부처도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새 정국에 기민하게 안테나를 꽂고 이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규제를 삼성, SK가 결국 유예받았던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IRA로 한국산 전기차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지게 되는데도 정부의 사전 대응이 늦었던 점은 끝까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백악관의 삼성전자 호출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단순히 기업들만 시험대에 오른 것이 아니다. 한국의 핵심 산업 앞에 놓인 미래와 국가 경제 안보가 달려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또다시 언급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법 개정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넓히자는 것으로,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경영 행위에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취지다. 재계는 이 원장이 주장한 방향대로 상법이 개정되면 불필요한 소송 부담과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기관 간담회’에 참여해 “합병, 공개매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최근 대기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개인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최근 두산그룹이 진행 중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합병 승인을 계속 미루고 있다. 이 원장은 정부 내에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올 6월에는 예정에 없던 브리핑 자리를 마련해 이사의 소액주주 보호 의무를 명문화하고, 그 대신 이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배임죄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우찬 고려대 기업지배연구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대주주가 본인의 사적 이익에 충성하는 구조”라며 “(상법에) 별도 조항을 신설해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상법이 이 같은 방향으로 개정되면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수장이 법무부 소관 영역인 상법, 형법 이슈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지나치게 드러낸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배임죄 고발 등 각종 소송이 남발돼 이사가 경영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해 주주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승혁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팀장도 “합병이 지배주주만을 위한 결정인지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을 전망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대한상의가 올 6월 국내 상장사 15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1.3%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넓히면 ‘주주대표소송과 배임죄 처벌 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52.9%는 인수합병(M&A)을 재검토하거나 철회·취소하겠다고 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질로 물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높일 수 있어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우중제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등 연구팀이 수계아연전지의 덴드라이트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덴트라이트는 수계아연전지의 충전 과정에서 음극에 금속 이온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길쭉하게 쌓이는 현상으로, 전지 안정성과 배터리 수명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수계아연전지는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휘발성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 이온전지와 달리 화재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이다. 배터리 용량 역시 이론적으로는 리튬 이온전지의 2배 이상으로 크다. 하지만 덴드라이트 현상이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진은 산화구리를 활용해 금속 이온(아연)이 균일하게 증착될 수 있도록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산화구리는 아연을 균일하게 분포시킨 뒤 일종의 뼈대 역할을 하는 물질로 자체적으로 바뀐다. 이를 통해 아연이 무질서하게 증착되는 것을 막고,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덴드라이트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 수계아연전지보다 수명이 10배 이상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면적당 용량을 달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수계아연전지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효율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계아연전지는 안전성이 높아 보청기와 같이 사람 몸에 직접 닿는 소형기기 등에 일부 상용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아 시장 확장성에 한계가 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 산업계의 대중(對中) 투자규제 건의서 제출과 관련해 미국 상무부 당국자들이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를 만나 설명회를 가졌다. 양측은 향후 대화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방한 중인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6월 미국 정부가 입법 예고한 대중 투자 규제안의 취지와 방향성을 공유하고 한국 산업계의 입장을 청취했다. 한국 산업계의 우려 조항과 관련해 이날 구체적인 변화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건의서 제출 이후 미국 규제 당국이 이례적으로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해당 인사들은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주한 외교사절, 미일 정책 당국자, 기업 등이 참여해 열리는 ‘2024 무역안보의 날’ 참석을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상의는 이달 4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에 대중 첨단산업 투자 제한 규제로 한국 산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통제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본보 16일자 A1·3면). 미 재무부는 이달 5일까지 관련국 의견을 수렴했으며 올해 안에 최종 규칙을 확정해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향후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의견을 미 상무부에 건의하는 협력 채널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양 사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9분 능선을 넘었다. 11월 1일이면 자산 105조 원 규모의 합병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들이 9월 19일까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은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SK이노-SK E&S 합병 찬성률 85.75% 27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참석 주주 총 6054만5188주 중 85.75%가 찬성해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3.62%, 기권은 0.63%였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보유 지분 6.2%)은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날 SK E&S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SK E&S는 지분 90%를 모회사인 SK㈜가 갖고 있다. 양 사의 합병 안건은 주총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사 합병 비율 1 대 1.1917417의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법인은 총자산 104조7120억 원(6월 말 기준), 연 매출 88조 원(지난해 기준)의 거대 에너지 기업이 된다. 자산 규모는 아시아 지역 내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대이고, 재계 순위 7위인 한화그룹(올해 기준 112조 원)의 뒤를 잇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양쪽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해서 솔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양 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종합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과 배터리 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결합해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합병을 통해 SK E&S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수혈받을 수 있게 됐다.● 마지막 관문은 ‘주식매수청구권’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했더라도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는 남은 변수로 꼽힌다. 주총에서 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9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총 결의에 반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 주식을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SK이노베이션이 합병 발표 당시 공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11만1943원이다. 이는 27일 종가(10만9800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청구권 행사 시점까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차익 실현을 겨냥한 물량이 나올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8000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주가 정도의 차액이라면 청구권 행사가 많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는 만큼 당장의 차익 실현보다는 장기 투자를 택하는 주주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양 사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 11월 1일이면 자산 105조 원 규모의 합병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들이 9월 19일까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은 마지막 변수로 남아있다.● SK이노-SK E&S 합병 찬성률 85.75%27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참석 주주 총 6054만5188주 중 85.75%가 찬성해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3.62%, 기권은 0.063%였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보유 지분율 6.2%)은 반대표를 던졌다.같은 날 SK E&S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SK E&S는 지분 90%를 모회사인 SK㈜가 갖고 있다. 양 사의 합병 안건은 주총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된다.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사 합병 비율 1대 1.1917417의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법인은 총 자산 104조7120억 원(6월 말 기준), 연 매출 88조 원(지난해 기준)의 거대 에너지 기업이 된다. 자산 규모는 아시아 지역 내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대고, 재계 순위 7위인 한화그룹(올해 기준 112조 원)의 뒤를 잇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양쪽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해서 설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양 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종합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결합해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합병을 통해 SK E&S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수혈받을 수 있게 됐다.● 마지막 관문은 ‘주식매수청구권’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했더라도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는 남은 변수로 꼽힌다. 주총에서 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9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총 결의에 반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 주식을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SK이노베이션이 합병 발표 당시 공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11만1943원이다. 이는 27일 종가(10만9800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청구권 행사 시점까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차익 실현을 겨냥한 물량이 나올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8000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주가 정도의 차액이라면 청구권 행사가 많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는 만큼 당장의 차익 실현보다는 장기 투자를 택하는 주주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주총에 참석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26일 삼성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다. 준감위는 이날 정기회의를 마친 뒤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회원으로서 의무인 회비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회비 납부 여부는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다시 한 번 권고했다”고 단서를 달았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이날 정기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회장 직무대행을 거쳐 고문직을 수행 중인 김병준 고문을 가리켜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보직을 맡았던 김 고문의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한경협 회원사로서 의무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 등에 따라 사실상 승인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등 삼성의 한경협 회원 계열사들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경협에 ‘정경유착 리스크 시 탈퇴’ 등 조건부 복귀를 결정한 바 있다. 준감위의 승인에 따라 삼성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거쳐 납부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한경협은 올해 4월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 각 35억 원의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이 중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지난달 회비를 납부했고, SK그룹은 지난주에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LG그룹도 11월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맞춰 회비 납부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가 LG 임직원, 외부 파트너사, 스타트업,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문화·혁신·예술 축제 ‘LG 스파크 2024’를 연다. 26일부터 3주 동안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리는 LG 스파크는 △테크 페어(8월 26, 27일) △DX 페어(8월 29, 30일) △슈퍼스타트 데이(9월 4, 5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9월 9, 10일) △컬처위크(9월 11∼13일)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특히 LG 테크 페어에서는 계열사별 연구개발(R&D) 신기술을 공유하고, 외부 전문가와 난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8개 계열사 R&D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 현황을 공유하고 시너지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다.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 외에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모빌리티, 소재·부품까지 6개 영역에 걸쳐 총 60여 개 전시 부스가 열렸다. △AI 비서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로 집 안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의 연결성을 강화한 ‘AI 허브’ △이산화탄소를 전환 공정 없이 원재료로 직접 활용하는 친환경 신소재 △아토피 피부염 환자 대상 안전성과 증상 완화 효능을 크게 높인 치료제 등의 주요 과제를 계열사 R&D 연구원들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한다. 또 미래의 ‘게임 체인저’ 기술을 발굴하는 워크숍도 진행한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각 계열사의 연구위원급 전문가들이 참여해 ‘물 없는 친환경 세탁기’ ‘당뇨와 비만을 관리하기 위한 채혈 없는 혈당 측정 기술’ 등 여러 R&D 난제에 대해 각자의 전문 지식과 연구 노하우를 공유하며 심층 논의를 진행한다고 LG는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26일 삼성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다.준감위는 이날 정기회의를 마친 뒤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회원으로서 의무인 회비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회비 납부 여부는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다시 한 번 권고했다”고 단서를 달았다.앞서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이날 정기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회장 직무대행을 거쳐 고문직을 수행 중인 김병준 고문을 가리켜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 했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보직을 맡았던 김 고문의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한경협 회원사로서 의무를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 등에 따라 사실상 승인으로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등 삼성의 한경협 회원 계열사들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경협에 ‘정경유착 리스크 시 탈퇴’ 등 조건부 복귀를 결정한 바 있다. 준감위의 승인에 따라 삼성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거쳐 납부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한경협은 올해 4월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 각 35억 원의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이중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지난달 회비를 납부했고, SK그룹은 지난주에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LG그룹도 11월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맞춰 회비 납부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4’에 나란히 출사표를 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는 다음 달 6∼10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국내외 업체들의 스마트홈 시장 경쟁이 벌어지는 한편, 유럽에서 떠오르고 있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에선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생활가전(DA)사업부장(부회장)이 현장을 찾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프리미엄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 주력 AI 가전 라인업을 전시한다.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보안 솔루션 ‘녹스’ 등 AI 가전에 들어가는 연동 서비스와 기능도 소개할 예정이다. AI TV도 삼성전자의 주요 무기다. AI TV는 재생 중인 영상의 장르(스포츠, 영화 등)를 인식해 화질을 최적화하는 ‘맞춤형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자체 생성형 AI ‘가우스’를 토대로 구축한 ‘제너레이티브 월페이퍼’도 IFA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몇 가지 키워드를 선택하면 AI가 이에 맞는 이미지를 그림 작품처럼 TV 디스플레이에 띄워 주는 기능이다. 탄소 배출 감축에 민감한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제로 하우스’ 전시에서는 스마트홈의 에너지 통합 관리 솔루션과 고효율 히트펌프 등을 선보인다. LG전자에서는 조주완 사장과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이 현지를 찾는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가로 폭을 25인치로 기존 모델 대비 1인치 늘이고 세탁 용량을 3kg 늘린 드럼 세탁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유럽의 소비자들이 가족 구성원 증가 등으로 더 큰 세탁 용량을 원하면서도 27인치 모델보다는 크기가 작고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을 원한다는 점을 파악해 신제품을 개발했다. 이 외에 LG전자는 최근에 출시한 일체형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과 스틱청소기와 로봇청소기를 결합한 ‘코드제로 A9X 올인원 타워 콤비’도 선보일 예정이다.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 신제품도 IFA에서 공개한다. 중소형 가정에 적합한 난방 용량 7kW(킬로와트)와 9kW제품을 통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자체 단열이 강화되는 유럽 신축 단독주택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 인수한 앳홈과 자사 AI 가전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AI 홈’의 청사진을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사진) 26주기를 맞아 SK그룹이 조용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1998년 8월 26일 6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은 전날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SK는 앞서 2018년 최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 행사를 끝으로 그룹 차원의 별도 행사는 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조용한 추모 속 사내 방송 등을 통해 선대회장의 철학을 구성원들에게 전파할 예정이다. 1973년 고 최종건 창업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은 최 선대회장은 서양의 합리적 경영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 고유의 경영관리 체계인 SKMS를 정립했다. SK는 올해 SKMS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하이닉스가 2021년 미국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 솔리다임은 최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주력 제품 수요가 급증하자 2분기(4∼6월) 흑자 전환했다. 솔리다임은 제품 제작에 필요한 낸드를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온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솔리다임 성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거기에 비례해 낸드 물량도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 공장에 투자할 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미국 재무부가 올해 6월 입법 예고한 대중(對中) 투자 규제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연내 시행을 목표로 미국인 및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산업 대중 투자 규제 정책에 대해 한국 산업계가 처음으로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가 막히지 않도록 애매한 규정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있지만 어느 후보가 정권을 잡더라도 대중 규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첨단 산업 대중 투자 규제가 현 상태대로 실시되면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매우 커진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와 국내 산업계 입장을 취합해 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규제 위반 시 비(非)미국인에게도 처벌이 부과될지 우려된다”며 “외국 법인이나 외국 기업인에 대해서도 처벌하는지 등 지침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투자를 조금이라도 받은 한국 기업이 중국 투자를 못 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인(혹은 법인)이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로 대상을 한정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현행 안은 사실상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교류 자체를 가로막겠다는 취지”라며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등 미국 현지 산업계도 “일방적 대중 투자 제한은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고 미국 반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규제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자본의 대중 투자를 전면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6월 이를 구체화한 규제안(이행 규칙)을 입법 예고했고, 이달 5일까지 관련국의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 안에 최종 규칙을 확정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美 모호한 ‘中투자 규제’에, 韓기업-합작사 전방위 피해 가능성[美 대중규제에 韓기업 ‘유탄’]대한상의, 美재무부에 우려 의견서‘미국인이 투자 자문’ 등 광범위 규제… “사실상 中과 연 끊으라는 것” 지적韓美 표준화 협의체도 규제 대상에… 산업계 “美지분 50% 등으로 한정을”IRA 때처럼 민관 합동 대응 필요대한상공회의소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최근 1년 동안 미국 정부가 구체화해 온 첨단산업 대중(對中) 투자 규제가 지금처럼 애매모호한 상태로 확정되지 않도록 처음 목소리를 낸 것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와 같은 현 규제는 미국, 중국 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 기업들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국 산업계가 규제를 명확히 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韓 산업계 “사실상 중국과 연 끊으라는 것” 1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대한상의 의견서에 따르면 6월 미국 재무부가 입법 예고한 대중 투자 규제안은 미국인(혹은 법인)의 대중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 기술 투자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통제 대상이 되는 투자 주체를 △미국인(혹은 법인)이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한 경우 △미국인이 투자 운용을 하거나 경영을 하는 경우 △미국인이 펀드의 투자 자문을 하는 경우 등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도 미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거나 미국 기업 혹은 펀드의 투자를 받으면 모두 대중 투자가 막히게 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규제안 표현이 매우 모호하고 폭넓다. 사실상 그냥 중국과 연을 끊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선 한국 기업이 최선두 국가인 미국에 법인을 두거나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사례가 많다. 올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등에서 440억 원 투자를 유치한 AI 벤처기업 뤼튼 테크놀로지스나,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인텔의 투자를 유치한 AI 영상 스타트업 트웰브랩스 같은 곳들은 향후 중국 시장 진출 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넥스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 GS퓨처스 등 주요 그룹의 기업벤처캐피털(CVC)도 마찬가지다. 양자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협력 차질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 기술 협력을 위해 SK텔레콤, KT, LG전자 등 국내 기업 107곳 정도와 미국 IBM 등 글로벌 유수 기업이 합작한 표준화 기구 ‘퀸사’를 이달 출범시켰다. 미래 산업인 양자 분야에서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글로벌 기술 발굴 및 투자를 함께 하기 위한 협의체다. 하지만 이번 규제안이 발효되면 IBM이 끼어 있다는 이유로 대중 양자 기술 협력이나 투자 프로젝트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상의는 의견서에서 통제 대상이 되는 투자 주체를 “‘미국인(혹은 법인)이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한 경우’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RA 때처럼 민관 합동 대응 나서야” 현행 규제안은 투자를 금지하는 대상도 매우 광범위하다. 단순히 ‘우려국가(중국)’뿐만 아니라 ‘우려국가 국민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자’까지 포함하면서 사실상 중국과 거래관계가 있는 우리 기업들까지 모두 미국 투자 유치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5월 중국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국영기업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합작법인 계약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미국 투자를 받을 길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가 보다 폭넓게 해석할 경우 중국에 반도체를 납품하거나 소재를 들여오는 한국 기업들도 ‘특별한 관계’로 규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한상의는 의견서에서 “제3국 국민을 우려 국가 국민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5일까지 관련국 의견 수렴을 마무리한 뒤 규제안을 더욱 구체화해 연내 시행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중 제재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에 재무부가 짠 시간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효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미국이 ‘대중 투자 규제 대상 기업’과 ‘우려 국가 국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영향받는 한국 기업의 범위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입안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정부와 관련 산업계가 합심해 간접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상속재산 사회 환원 방침에 조현준 효성 회장 등 형제들이 동의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은 공익재단 설립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 전 부사장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조 회장 등 공동상속인이 공익재단 설립에 최종적으로 동의했다”며 “(이번 결정은) 가족 간 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계열 분리와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 진실에 기반한 형제간 갈등의 종결 및 화해에 대해서는 계속 협상을 이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동상속인인 조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이 상속세를 감면받기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한다 해도 공동상속인이 이에 동의해야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효성 측은 이날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한) 명예회장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가족들이 조건 없이 동의해준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를 곧 공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양산에 성공한다면 중국의 생성형 AI 개발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AI 경쟁에 뛰어든 한국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반란… 자체 AI 칩 공급 임박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화웨이가 최신 AI 반도체인 ‘어센드910C(중국명 성텅·昇騰910C)’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핵심 고객사들과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가 잠재 고객들에게 어센드910C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인 ‘H100’과 유사한 수준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H100은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을 금지한 품목이다. 화웨이 새 반도체의 초기 주문량은 7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총 공급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72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르면 10월 고객사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자체 설계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의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s’를 탑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이 10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를 막으려 반도체 장비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7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것이다. 중국에 수출길이 막힌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의 빈자리를 노리는 이번 ‘어센드910C’에는 SMIC의 5나노 공정이 적용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화웨이의 반도체 자립 몸부림에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있다. 중국 정부는 올 3월에도 3440억 위안(약 65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WSJ는 “화웨이가 미국의 장애물을 돌파하고 미국과 동맹국 제품에 대한 자체 대안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는 신호”라며 “화웨이는 미국 기술을 배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핵심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반도체 장비 규제 속에 실제 대량 양산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재계 “中 반도체 자급자족 큰 리스크” 중국의 반도체 자립 총력이 국내 업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화웨이는 향후 미국의 규제 강화를 대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주로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비축하고 있다. 미국이 향후 HBM 수출 규제에 나서면 한국 기업엔 시장이 닫힐 가능성도 상존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에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강력한 잠재 경쟁자로 떠오를 우려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7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금으로 AI 반도체와 HBM 제조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SMIC의 파운드리 분야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MIC는 1분기(1∼3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62%)와 삼성전자(13%)에 이어 점유율 기준 3위(6%)에 올랐다. 한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에는 수혜를 볼 수 있을진 모르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속도를 높여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를 곧 공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강도높은 규제에도 대량 양산에 성공한다면 중국의 생성 AI 개발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AI 경쟁에 뛰어든 한국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화웨이의 반란…자체 AI 칩 공급 임박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화웨이가 최신 AI 반도체인 ‘어센드910C(중국명 성텅·昇騰910C)’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핵심 고객사들과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가 잠재 고객들에게 어센드910C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인 ‘H100’과 유사한 수준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H100은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을 금지한 품목이다. 화웨이 새 반도체의 초기 주문량은 7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총 공급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72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르면 10월 고객사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화웨이는 지난해 8월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자체 설계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의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s’를 탑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이 10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를 막으려 반도체 장비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7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것이다. 중국에 수출길이 막힌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의 빈자리를 노리는 이번 ‘어센드910C’에는 SMIC의 5나노 공정이 적용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화웨이의 반도체 자립 몸부림에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있다. 중국 정부는 올 3월에도 3440억 위안(약 65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WSJ는 “화웨이가 미국의 장애물을 돌파하고 미국과 동맹국 제품에 대한 자체 대안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는 신호”라며 “화웨이는 미국 기술을 배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핵심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반도체 장비 규제 속에 실제 대량 양산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재계 “中 반도체 자급자족 큰 리스크”중국의 반도체 자립 총력이 국내 업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화웨이는 향후 미국의 규제 강화를 대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주로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비축하고 있다. 미국이 향후 HBM 수출 규제에 나서면 한국 기업엔 시장이 닫힐 가능성도 상존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에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강력한 잠재 경쟁자로 떠오를 우려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7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금으로 AI 반도체와 HBM 제조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SMIC의 파운드리 분야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MIC는 1분기(1~3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62%)와 삼성전자(13%)에 이어 매출 기준 3위(6%)에 올랐다.한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에는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속도를 높여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대통령 선거가 8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경제인협회가 미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엇갈리는 경제정책에 대해 민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한경협이 미 양당이 공개한 ‘2024년 대통령 선거 정강(정책 방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특히 법인세를 두고 양측이 상반된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법인세 인상을, 공화당은 규제 완화와 감세를 주장하는 것이다. 현행 21%의 법인세율이 내년 말 일몰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28%까지 높일 것이라고 정강에 명시했으며 공화당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15%까지 감세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국내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경협은 내다봤다. 에너지 정책도 엇갈린다.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모토로 내세운 반면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주장했다.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산업과 직결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공화당은 정강에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 무효화(cancel)’를 명시했다. 다만 IRA 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하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대중국 정책에서 민주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핵심 광물,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확실히 하되 ‘완전한 분리(decoupling)’ 대신 필요시 새로운 분야에선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반면 공화당은 최혜국 대우 지위 철회, 중국산 필수 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의 단계적 중단, 중국인의 미국 부동산 및 기업(산업) 구매 금지,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강력한 제재 의사를 밝혔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2020년 대선보다도 양당의 정책 차이가 확연해진 만큼 우리 경제계와 정부가 함께 플랜 A, B에 모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전기차 화재 관련 우려 속에 서울시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 진입 시 ‘전기차 충전율 90% 제한’ 규정을 밝히면서 배터리 완충 여부와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100% 완충하거나 과충전 시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정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배터리 프로그램디렉터는 “100% 완충은 양극재에 있던 리튬이 음극재로 모두 이동한 상태인데 이 경우 양극재는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지게 된다. 음극재도 다량의 리튬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모두 흡수를 하지 못하는 위험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도 완전한 방전, 완전한 충전을 반복하기보다는 30∼90%로 충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배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최대 95∼97%만 충전되도록 배터리 ‘안전마진’을 적용 중이다.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건물 내 설치 제품에 한해 배터리 충전율 상한을 80%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소유주들은 “‘90% 제한’이 사실상 강제화될 경우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어 전기차 업계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충전량을 제한하면 한 번 충전에 이동할 수 있는 주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안전성을 위해 제조사들은 ‘한 달에 한 번 완속으로 100% 충전’을 권하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처럼 전기차도 배터리 충전 한도를 소비자가 선택하기 쉽도록 옵션을 만들어 지하 주차장 진입 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배터리 보호’ 기능을 통해 완충 시 충전 중단, 80%까지만 충전 제한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근 전기차 화재 관련 우려 속에 서울시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시 ‘전기차 충전율 90% 제한’ 규정을 밝히면서 배터리 완충 여부와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100% 완충하거나 과충전 시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정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이차전지 프로그램디렉터는 “100% 완충은 양극재에 있던 리튬이 음극재로 모두 이동한 상태인데 이경우 양극재는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지게 된다. 음극재도 다량의 리튬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모두 흡수를 하지 못하는 위험성이 생긴다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도 완전한 방전, 완전한 충전을 반복하기 보다는 30~90%로 충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건강한’ 배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고 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최대 95~97%까지만 충전되도록 배터리 ‘안전마진’을 적용 중이다.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건물 내 설치 제품에 한해 배터리 충전율 상한을 80%로 제한하고 있다.하지만 전기차 소유주들은 “‘90% 제한’이 사실상 강제화될 경우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어 전기차 업계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충전량을 제한하면 한 번 충전에 이동할 수 있는 주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안전성을 위해 제조사들은 ‘한 달에 한 번 완속으로 100%충전’을 권하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처럼 전기차도 배터리 충전 한도를 소비자가 선택하기 쉬도록 옵션을 만들어 지하 주차장 진입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배터리 보호’ 기능을 통해 완충 시 충전 중단, 80%까지만 충전 제한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사용자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8일 ‘노조법 개정안의 위헌성 검토’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노조법 개정안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를 넘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에 대한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사용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사전에 특정할 수 없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노조법상 의무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청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원청사용자와 하청노조 간 단체교섭이 가능해져 하청사용자의 독립성과 경영권이 과도하게 침해되고 노사관계 질서가 훼손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 구조조정과 경영상 해고 등 사용자의 경영권 본질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쟁의행위가 가능해지게 되므로,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영업활동의 자유), 재산권 등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