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

이상환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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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상환 기자입니다.

payback@donga.com

취재분야

2024-11-04~2024-12-04
사회일반34%
사건·범죄30%
사고13%
인사일반10%
교육7%
남북한 관계3%
육상3%
  • “재난 지휘체계 부재-안전점검 부실… 매번 지적돼도 매번 그때뿐”

    “이젠 큰 건물만 들어가면 출구가 어딘지, 창문은 깨지는 재질인지부터 확인해요.” 11일 민동일 씨(63)의 눈에는 인터뷰 내내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2017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로 어머니와 여동생, 조카를 잃은 후로 불안에서 비롯된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사고 조사에서 드러난 부실한 안전점검과 구조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본 후로는 정부의 대응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것. 지난해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조카를 잃은 이경구 씨(50)도 “지하도에 들어갈 때마다 어디로 탈출할 수 있는지부터 찾게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 “재난 대응 지휘할 ‘선장’, 10년째 안 보여” 16일 10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재난 대응 지휘체계의 처참한 현실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사회적 재난(사회·구조적 원인으로 발생한 사고)은 끊이지 않았다.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4년 이후 9년간 세월호 참사를 제외하고도 171건의 사회적 재난으로 646명이 숨졌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그중 제천 화재(사망자 29명)와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47명),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38명), 서울 이태원 참사(159명),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14명) 등 피해가 컸던 참사로 가족을 잃은 6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때 지적된 지휘체계 부재가 이후에도 고스란히 재연됐다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조난 신고가 오전 8시 52분에 처음 접수됐지만 그로부터 40분 후에야 세월호와 해양경찰 사이에 교신이 이뤄졌고, 대통령실에 보고된 건 1시간 30분이 지난 후였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도 경찰은 인근 하천이 범람한다는 신고를 접수한 지 1시간 4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은 약 1시간 후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 이태원 참사 때도 압사 위험 관련 신고가 처음 접수된 지 약 6시간 만에야 경찰청장이 관련 내용을 알게 됐다. 정부는 재난 상황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두고 있지만, 이 역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당시 중대본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이 돼서야 가동됐기 때문이다. 민 씨는 “재난 대응을 위한 지휘 체계가 즉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점검은 말뿐, 안전장비도 싸구려” 유족들은 미흡한 안전대비가 참사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배에 화물을 과도하게 싣는 과적 문제가 침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출항 전 이와 관련한 안전점검·대비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제천 화재에서도 사전점검 부실이 드러났다. 스프링클러는 누수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화재 감지기와 피난 유도등은 고장나 있었다. 이런 허점이 사후 점검에서 67건이나 드러났지만 이미 29명이 숨진 뒤였다. 이천 화재로 매형을 잃은 최명식 씨(57)는 “사고 직전 물류창고에서 안전점검을 했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대피 장치 등 기본적인 것도 갖춰지지 않은 게 사전에 하나도 지적되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유족들은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관행도 그대로’라고 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화물 고정 불량도 승객의 안전보다 시간과 인건비 절감을 먼저 생각한 결과였다. 올해 초 경북 문경시 공장 화재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이유도 값싼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물이 빠르게 붕괴했기 때문이었다. 최 씨는 “매번 지적됐는데 매번 그때뿐이었다. 지나면 잊혔고, 값싼 자재로 인한 화재는 계속 일어나고 있지 않냐”며 “아들 세대에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참사 방지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양=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청주·의정부=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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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금감원 현직 간부, 내부 정보 빼돌려 입건…경찰 조사

    금융감독원 현직 간부가 민간 금융사에 내부 감독 정보를 빼돌린 혐의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금감원 내부 정보를 다른 금융회사 측에 유출한 혐의(금융위원회법 위반)로 현직 국장 A 씨를 입건하고 그를 압수수색 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하는 등 내부 정보 유출 혐의의 정확한 경위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A 씨가 금융투자업체를 감독·검사하는 부서에 재직할 당시 금융회사로 이직한 전직 금감원 직원 등에게 검사나 감독 일정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의 감독·검사 결과는 금융사 대표를 경질하는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다. 금감원 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유출하면 금융위원회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 씨는 금감원 내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이번 수사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선 금감원 내 ‘전관예우’ 관습이 작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간 금융사로 이직한 직원과 현직 직원 간 정보 교류가 흔한 일이라는 것.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감원 퇴직자가 취업한 금융감독 회사에 대한 감독과 검사는 더욱 엄중하게 검사하도록 지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라임 사태 관계자에게 금감원 검사 자료 등을 유출한 금융감독원 직원이 적발되는 등 내부 직원의 정보 유출도 끊이질 않고 있다.동아일보는 A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과 만남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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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는 아이들 없게… 이제 어른인 나도 책임”

    “이해도 안 가고 믿고 싶지도 않다. 그냥 너무 화가 난다.”(2014년 5월 12일) 김도연 씨(27)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뒤 약 한 달 만에 처음 쓴 일기엔 방향 모를 혼란과 분노가 가득했다. 알 수 없었다. 왜 수많은 친구들이 희생됐는지, 정부는 어디에 있는지, 왜 만나는 사람마다 “어른들이 미안해”라며 사과하는지…. 여러 해가 지나도 그는 ‘단원고 2학년 3반 김도연’이었다.감정이 북받칠 때마다 일기를 썼다. 떠난 친구가 그리울 때도,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옥죌 때도 펜을 들었다. 그렇게 쌓인 일기장이 17권이 됐다. 9일 동아일보와 만난 도연 씨는 일기장 일부를 열어 보였다. 사회적 재난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어른들이 미안해’라는 말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연 씨는 “저도 이제 아이들의 눈에는 ‘어른’이잖아요. 사회적 재난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는 사회를 만들 책임이 저한테도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관련 백서 발간 작업에 참여하던 올 2월 21일,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내 곁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사람들 덕분에 4월이 처참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조금 더 용기 낼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찬란해줘, 4월아.”“참사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재난 반복 않도록 내 할일 할것” [세월호 10주기]잊지 않은 사람들“나도 모르게 자해… 폐쇄병동 입원, 단짝 무덤 다녀오는 길에 평온함주변 이태원 참사 영상에 덜덜 떨어… 생존자 상처 안받게 역할 고민할것”도연 씨가 처음 그 악몽을 꾼 건 2015년 1월이었다. 꿈에서 그는 투명인간이 되어 진도 앞바다에 떠 있다. 세월호 안에서 친구와 선생님이 절규한다. 도연 씨는 그 모습이 훤히 보인다. 실종자 수습을 돕기 위해 침몰 당시 상황과 배의 구조를 수도 없이 복기했기 때문이다. ‘저기 사람 있어요. 한 명만 더 살려주세요.’ 소리치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눈물에 젖은 채 깨어나면 다시 잠들지 못했다. 같은 일이 매일 밤 반복됐다. 잠이 부족해 멍한 상태로 있다가 문득 손목에서 피가 흐르는 걸 발견했다. 다른 손에는 날카로운 학용품이 들려 있었다. ‘아니야. 이건 내가 아니야.’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목을 숨겼다. 그러다 더 버틸 수 없게 됐을 때 처음으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자해에 쓰일까 봐 볼펜 반입이 금지돼 네임펜으로 일기를 썼다. 곧 상태가 나아져 퇴원했지만 악몽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시기에 도연 씨를 사로잡은 건 죄책감이었다고 한다. ‘그날’ 오전 8시 48분, 이름까지 비슷한 단짝 친구 도언은 세월호 4층 객실에 머물렀다. 반면 도연 씨는 물을 마시러 3층 식당으로 내려가 있었다. 그게 둘의 생사를 갈랐다. 당시 4층 승객 대다수는 ‘선내에 있으라’는 말을 믿은 탓에 생존율이 3층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내가 도언에게 같이 가자고 권했더라면….’ 이 생각이 도연 씨를 떠나지 않았다. 도연 씨도 머리로는 알았다. 친구들의 죽음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란 걸. 하지만 그걸 인정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도연 씨는 “저도 사람이다 보니 (참사 이후로도)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때마다 ‘내가 행복해도 되나’라는 생각에 멈칫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가 매년 4월 16일 추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대학에서 틈틈이 노란 리본 등을 주변에 나눠준 것도 죄책감의 영향이 컸다. 떠난 친구들에게 당당해지려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대학 수업을 준비하느라 4주기 영결식에 참여하지 못한 2018년엔 일기에 “‘괜찮아. 발표였잖아’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몰려오는 죄책감이 너무도 크다. 미안해요, 모두들”이라고 적었다. 특히 도연 씨는 도언이 잠든 경기 평택시 서호추모공원에 들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네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2019년 12월 8일, 도언의 생일을 맞아 용기 내어 추모공원으로 향한 그날 ‘작은 기적’이 벌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평온함을 느낀 것. 그날은 악몽도 꾸지 않았다. 도연 씨는 “세월호 추모 활동을 열심히 한 건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실제로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도연 씨의 불면은 잦아들다가도 다시 심해지곤 했다. 2021년 2월부턴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새로운 악몽이 시작되면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트라우마 증세가 나아졌다가 악화되면서 장기간 이어지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도연 씨는 ‘시간이 약’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해 4월 16일 일기에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탓일까. 시간이 지난 만큼 성장해야 할 것 같은데…”라고 적었다. 그러다가 2022년 10월 29일이 왔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9명이 숨진 날이었다. 도연 씨는 차마 뉴스를 보지 못했다. 모든 트라우마가 다시 시작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주변에서 스마트폰으로 참사 장면을 재생하는 것까지 막을 순 없었다. 이태원 희생자의 절규가 세월호가 침몰하는 소리와 겹쳐 들렸다. 손이 덜덜 떨렸다. 도연 씨는 최근 한 북콘서트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났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로 각각 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순서였다. 충격이었다. 그의 경험은 자신의 일기장을 옮겨 놓은 듯 똑같았다. ‘비슷한 재난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는 다짐까지도. 현재 이직을 준비하며 에세이 발간에 참여하는 등 세월호 관련 활동을 이어가는 도연 씨는 “제가 할 일이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만약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이 다시 일어나더라도, 생존자가 저처럼 상처받지는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고민하려고요”라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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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불면의 밤 딛고… 희생 헛되지 않게 안전사회 만들어야”

    “여기가 김초원 선생님 자리예요. (추모글) 적고 가세요.”12일 오후 경기 안산시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 내 ‘기억교실’.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65)는 기억교실을 찾은 초등학생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참사 이후 안산을 벗어나 고향인 경남 거제시로 떠났지만, 단원고 교실이 재현된 기억교실을 찾기 위해 안산으로 올라오곤 한다. 딸을 잃은 상처가 아문 건 아니다. 참사가 벌어진 4월 16일은 김 교사의 생일이다. 딸의 생일에 딸을 떠나보낸 그는 “유모차에 타고 있는 딸 모습이 떠올라서 4월이면 잠에 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4시간도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90세가 돼도 딸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딸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16일 세월호 참사는 발생 10주기를 맞는다. 동아일보는 10주기를 맞아 참사로 딸과 아들, 어머니를 떠나보낸 유가족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인천 부평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을 관리하거나 기억교실을 종종 찾으며 떠나보낸 가족들을 매일같이 떠올리고 있었다. 이들은 “가족들의 죽음이 잊히지 않고, 참사를 교훈 삼아 안전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참사로 어머니 신경순 씨를 잃은 김영주 씨(49)는 인천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관 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10년이 지났지만, 추모관에 마련된 어머니 영정 사진을 보는 건 여전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는 “참사일에 가까워지면 배가 가라앉기 전 나온 경고음 소리가 들리고, 한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면서 “매년 4월은 가장 추운 계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참사를 기억하는 일에 도움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으로 매일같이 추억관에 출근하고 건물을 관리한다. 김 씨는 “부디 참사 희생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창현 군의 어머니 최순화 씨(58)는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들이 자신을 위해 써준 시를 지니고 다닌다. “방석이 비싸더라도, 우리 엄마 무릎 밑에 얹어주고 싶다”는 내용의 시다. 시를 보다 슬픔에 잠긴 그는 자신의 일기장에 “천국으로 (좋아하던) 라면 배달해 줄까”, “롱패딩 입은 창현이 보고 싶다”는 글을 적곤 한다. 최 씨는 매주 월요일 유가족들과 만나 13일부터 5일간 열릴 세월호 추모 합창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아들과 세월호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다만 최 씨는 “우리 유족들의 이야기가 슬프게만 기억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여전히 놓지 않았다”며 “참사가 슬픔을 넘어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인천·안산=이수연 lotus@donga.com안산=이상환 payback@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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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교수들 “전공의 복귀 가능성 사라져”… 의협 “협의체 거부”

    “검사가 범죄 피의자를 설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불법을 저지르는 카르텔 집단, 국민을 위협하는 집단이라고 했는데 더 이상 무슨 대화가 가능할까 싶네요.”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생중계로 지켜본 서울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단체에선 이날 담화를 두고 “의료공백 사태 해결이 더 멀어진 것 같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도 “많은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은 실망을 하게 된 담화문이었다”고 평가했다. ● “더 이상의 중재는 무의미” 의사들은 윤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를 두고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물러서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자 “대화는 물 건너갔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말한 이후 중재를 시도했던 의대 교수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은 “(담화 내용이) 기존 정부 입장과 같아 굳이 답변할 게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방재승 위원장은 “오늘 담화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돌아올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것 같다. 이제는 앞이 안 보인다”며 망연자실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의비 소속의 한 교수는 “이젠 중재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건폭’(건설현장 폭력)과 비교하며 의사들을 “국민의 보편적 이익에 반하는 기득권 카르텔”에 비유한 걸 두고 한 대학병원 의사는 “의사를 악마화하고, 국민의 적으로 만들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리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대통령의 언어가 국민과 의료계를 싸움 붙이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공의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대학병원 4년 차 레지던트는 “돈보다 긍지로 일하는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왜 떠났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의협 “증원 정해놓은 협의 의미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지만 의료계는 대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총선에 개입하겠다고 정부를 위협하고, 정권 퇴진을 운운한다”고 비판한 의협은 “(담화 내용은) 기존 정부 발표의 총합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또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정해놓고 여러 단체가 모여 협의나 의논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의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자도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일각에선 ‘이제 의료계가 대안을 내놓을 차례’라는 의견도 있다. 조윤정 전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에서 통일된 안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의협은 물론 전공의와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이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500∼1000명 감원’부터 ‘1000명 증원’까지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대국민 담화 이후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의 긴장이 더 고조되자 대화 국면으로 이어지길 원했던 환자단체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양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동안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보는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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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에 ‘죄수복 이재명’ 허위사진 유포 수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죄수복을 입은 모습으로 합성한 사진이 서울 도심에 뿌려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4·10총선을 앞두고 선거 벽보와 정당 현수막을 훼손하는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주택 공동현관문 등에 이 대표가 죄수복을 입고 구치소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가짜 사진이 꽂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유포자를 추적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이 유인물을 본 한 시민이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민주당 곽상언 후보 측에 제보했고, 곽 후보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일단 유인물 2부를 회수한 뒤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증언, 유인물에 묻은 지문 등을 확보해 작성·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유인물은 지난달 29일 처음 유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추후 피의자가 특정되면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방침이다. 부정선거운동죄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선거 관련 게시물이 훼손되는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30, 31일 부산 지역 아파트 담장이나 벽면에 게시된 선거 벽보와 현수막을 라이터로 태우거나 발로 찬 혐의로 20대 남성 김모 씨 등 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8일엔 충남 보령시 청라면의 한 마을회관 앞에서 차량 열쇠로 특정 후보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 등을 훼손하거나 철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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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흔드는 극단 유튜버들, 투표 조작론-피습 배후설 기승

    “투표 인원 부풀리기를 위해 폐쇄회로(CC)TV를 가린 게 아닌가 의심이 되고요.”4·10총선을 앞두고 전국 40곳의 사전투표소와 개표소, 본투표소 등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검거된 유튜버 한모 씨(49)가 지난해 10월 13일 게재한 동영상에서 한 발언이다. 같은 달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조작됐다는 취지였다. ‘후원 ○○은행 한××’이라며 계좌번호를 자막으로 표시한 이 동영상은 1만 명이 넘게 시청했고, “우리 모두 이 채널을 후원합시다” 등 댓글이 300건 넘게 달렸다. 이처럼 일부 유튜버가 극우·극좌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과격한 주장을 되풀이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선거 등 제도 정치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와 음모론 등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카메라·음모론… 도 넘은 정치 유튜버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카메라 설치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유튜버 한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 ‘부정선거’ 등 의혹을 주장해 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땐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실제 들어간 인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가 200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유튜버는 한 씨만이 아니다.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됐을 당시에도 구독자가 88만 명이 넘는 한 극우 성향 유튜버는 “피습은 이 대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극좌 성향 유튜버들도 “여권 인사가 배후” 등을 외치며 ‘클릭 장사’에 몰두했다. 이런 영상 앞뒤에는 어김없이 광고가 붙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땐 한 보수 성향 유튜버가 “만약 배 의원의 동선이 사전에 새어 나간 거라면 미용실을 의심해야 한다”라며 ‘배후설’에 무게를 실었다. 진행자는 영상 말미에 녹용과 피로회복제를 광고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당시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는 ‘(교사 사망에) 국민의힘 3선 의원이 연루돼 있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튿날 정정했는데, 해당 방송 앞에는 닭곰탕 광고가 붙었다.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진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한 좌파 성향 유튜브 채널은 2022년 12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주장했다가 이듬해 3월 법원으로부터 영상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해당 채널 운영진 측은 최근 관련 민사 소송에서 “한 전 장관이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단 지지자 후원금→자극적 영상, ‘악순환’유튜브에서 자극적이고 편향된 주장은 큰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 채널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슈퍼챗(후원 시스템) 규모 상위 30개 채널 중 9개가 정치 유튜브로 나타났다. 슈퍼챗 규모 상위 정치 유튜브 채널 10곳이 지난해 슈퍼챗으로 받은 후원금만 평균 2억5942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신종 신념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영세 유튜버가 후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말초적인 의혹을 주장하면 대형 유튜버는 기존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더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정치권이 거리를 두기는커녕 여기 편승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단 성향의 유튜버의 인기에 현직 국회의원이나 주요 정당 후보까지 편승하면서 적대와 혐오를 키우고 있다”며 “과거 이념적(이성적) 양극화보다 지금의 정서적 양극화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지율 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유튜버를 이용하는 정치인도 사실은 ‘공생 관계’에 있다”고 했다.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를 제재하도록 법적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슈퍼챗 등 광고수익을 정산받지 못하게 하거나 개인 후원계좌를 병기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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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영 494억 ‘공직자 재산 1위’… 김동조, 1년새 210억 늘어

    올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김동조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의 재산이 지난해 대비 210억3599만 원 늘어나 공개 대상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을 가장 많이 신고한 공직자는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으로 494억5177만 원이었다. 올해는 가상자산도 재산공개 항목에 포함되면서 조만형 전남자치경찰위원장이 일가족 5명 명의로 10억7110만 원을 신고하는 등 공직자 109명이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 김동조 ‘한국제강’ 주식 대폭 올라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8일 관보를 통해 고위공직자 1975명에 대한 ‘2024년 정기 재산 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공개했다. 대상자는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교육감 등이다. 관보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서울 용산구 용문동 아파트 9억200만 원, 예금 8억3247만 원, 주식 320억8864만 원 등 총 329억275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재산 변동액이 가장 컸던 건 한국제강 2만2200주, 한국홀딩스 3만2400주를 신고한 본인 명의의 비상장 주식이다. 김 비서관은 “배우자 퇴직으로 인해 예금이 증가했다”며 “주식의 경우 한국제강의 지난해 이익이 최근 평균 3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데다, 2020년 실적이 가치 평가에서 제외됐던 영향으로 평가 금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제강은 김 비서관의 외삼촌으로 알려진 하성식 회장이 운영하는 철강 전문기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업무관련성이 없어서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주식의 단기 수익이 높아져 생긴 현상일 뿐”이라며 “비상장 주식은 3년 평균 단기 수익이 높아지면 이에 비례해 평가액이 오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채권 전문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 비서관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 전략을 총괄하고, 당선 이후 대통령국정메시지비서관으로 합류했다. 2013, 2014년에는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주최 행사에서 특별 도슨트로 활동했다. 이어 심창욱 광주시의원이 재산 증가 상위 2위를 차지했다. 심 의원의 자산은 지난해 대비 83억3606만 원 늘어 149억2479만 원으로 나타났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의 자산은 60억2959만 원 늘어 재산이 세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각각 배우자 주식 보유와 예금 증여로 재산이 늘었다. 반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재산이 199억9728만 원 줄어 공직자 중 감소 1위였다. 비상장 주식 중앙상선 21만687주를 백지신탁한 금액만 209억2353만 원에 달했다. 김 부위원장은 총액 93억7896만 원을 신고했다.● 공직자 재산 1위 ‘배우자 주식’ 대부분 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최 차관보는 배우자가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 445억3365만 원으로 평가돼 재산의 90%를 차지했다. 부동산으로는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와 부인 명의의 광주 남구 아파트 등을 신고했다. 최 차관보의 배우자는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이 전국 17위인 제일건설을 창업한 고 유경열 회장의 딸이다. 최 차관보는 “부인이 장인으로부터 제일건설 계열사의 비상장 주식을 물려받았지만 회사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기 재산공개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489억887만 원을 신고해 2위를 기록했다. 조 구청장은 본인 명의의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31억5000만 원)와 배우자 명의의 역삼동 대지 약 80㎡(14억6734만 원) 등을 신고했다. 3위는 변필건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로 438억8234만 원을 신고했다. 변 검사장의 재산에는 배우자의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93억 원)와 배우자의 골동품 및 예술품 15억378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가상자산 109명 첫 신고… 억대 8명 올해 처음 재산공개 항목에 포함된 가상자산의 경우 109명이 배우자나 자녀의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신고했다. 박병춘 전주교대 총장이 배우자 명의로 7억1700만 원, 김기환 부산울산고속도로 대표이사가 본인 명의로 6억6294만 원을 신고했다. 1억 원 이상 보유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8명에 달했다. 다만 업비트 빗썸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자산만 포함됐고, 해외 거래소는 제외돼 차명 보유 등을 적발하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고위공직자 신고 재산 평균은 19억101만 원으로 집계됐다. 재산총액 기준으로 재산공개 대상자의 41.2%(813명)가 10억 원 미만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산공개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997명(50.5%)이 종전 신고 때보다 재산이 줄었다. 지난해 재산공개 대상자 중 74%가 종전 신고 때보다 재산이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주택 공시가격 및 토지 개별공시지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6월 말까지 이번에 공개한 모든 공직자의 재산 변동사항에 대해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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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치료-교육 병행 ‘병원학교’, 정신질환자엔 무용지물

    최은지(가명·17) 양은 6일 떨리는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 우울증이 극심해져 10차례 넘게 자해를 시도한 뒤 학교를 그만둔 지 5개월 만의 등교였다. 다만 최 양이 이번에 다니기 시작한 학교는 수도권의 한 정신병원 안에 있는 ‘병원학교’였다. 이곳에서는 아직 일반 학교에 다닐 정도로 회복되지 않은 최 양도 치료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찾아왔다. 하지만 최 양은 병원으로부터 당황스러운 안내를 받아야 했다. 관할 시도교육청이 최근 이 병원에 “우울증 청소년에겐 출석과 성적을 인정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 최 양의 어머니는 “어렵사리 찾아왔는데 여기서도 학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니 좌절된다”고 말했다.● 아동 고립 막을 병원학교, 정신질환엔 ‘닫힌 문’ 18일 교육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병원학교란 석 달 넘게 입원하거나 집중적인 통원 치료가 필요해 일반 학교에 가기 어려운 학생을 위해 특수교육법 등에 따라 마련된 일종의 파견 학급이다. 아프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인근 학교에서 파견한 교사가 병원 내에서 학생 환자에게 일반 교과과정을 가르친다. 미술치료 등 특별활동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문제는 최 양처럼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장기 입원하는 학생은 병원학교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국민의미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병원학교는 37곳인데, 정신질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그중 6곳뿐이다. 31곳은 신체질환자만 등록이 가능하다. 어렵사리 학교를 찾아도 출석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학교의 출석과 성적은 관할 교육청 내 특수교육운영위원회가 ‘건강장애’로 인정한 학생에 한해 인정되는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건강장애’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병원학교인 ‘참다울학교’에선 재학생 11명 중 9명이 출석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간 병원학교를 운영해온 전국 정신병원 6곳은 위탁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출석을 인정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병원학교를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이 “병원학교는 원래 백혈병이나 소아암 등을 앓는 학생을 위한 곳이고, (정신질환 학생에 대한) 재량 출석 인정은 편법”이라며 제동을 걸면서 그마저도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학교 생활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정신질환 아동·청소년이 더 깊은 학업 사각지대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신질환 입원 아동·청소년 2년 새 32% 증가 이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관련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해온 정부 기조와도 배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만 5∼20세 환자는 2021년 24만6182명에서 지난해 33만2363명으로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이 나이대 입원 환자는 6597명에서 8724명으로 32.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정신건강 혁신대책을 발표하면서 초중고교 내 상담센터 확대 등 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 해결 대책을 여러 건 내놨다. 수도권의 한 정신병원에서 병원학교를 담당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증세가 심한 아이는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교사가 옆에서 돌봐야 한다”며 “교육당국의 인식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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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전에 또 멈춘 지하철… 이번엔 3호선 출근대란

    “원당역을 이용하실 분들은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세요.”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하철 3호선 대곡역 서울 방면 승강장. 한 역무원이 승강장 출입문을 뛰어다니며 “원당역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안내했다. 안내를 들은 승객들은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기 위해 서둘러 역을 나섰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오늘은 시험 보는 날”이라며 “학교를 가려면 3호선을 타는 방법밖에 없는데 지각을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3호선 단전 사고… 출근길 대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경 3호선 경기 고양 원당역∼원흥역 구간에서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3호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5시간 40분이 지난 오전 10시 10분경 전기 공급이 복구되면서 운행이 재개됐지만, 열차를 기다리다 포기한 시민들은 버스정류장 등으로 몰려들어 다른 대중교통도 혼잡을 빚었다. 고양시는 오전 6시 52분경 3호선 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단전은 오전 4시 30분경 발생했지만, 2시간이 훌쩍 지나 문자를 보낸 것. 이 때문에 이미 출근길에 오른 많은 시민들이 상황을 모른 채 역사에 왔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화역에서 서울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 씨(30)는 “오전 회의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나왔는데, 운행 지연으로 지각했다”며 “버스에 직장인들이 몰려 있어 2대는 놓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운행 재개 이후에도 코레일이 원인 조사를 위해 하루 종일 원당역을 무정차 통과시키고, 일부 구간은 지연 운행하면서 불편이 이어졌다. 코레일은 외부 전문가 등 19명으로 구성된 합동 조사반을 꾸리기로 했다. 전력 공급 장애 문제 외에 전반적인 열차 운행 간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지하철 지연 40% 급증… “노후 시설 집중 관리해야” 최근 각종 고장으로 인한 지하철 운행 중단·지연이 증가하면서 출근길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1∼8호선에서 5분 이상 지연이 발생해 홈페이지 등에 안내한 건수(1961건)는 2021년(1396건)보다 40.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경기·인천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지연 안내 역시 1만6280건에서 2만653건으로 26.9% 늘었다. 단전으로 운행이 중단, 지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 1월 3일에는 1호선 구로역에서 차량 고장으로 인해 단전이 일어나며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달 16일에도 경원선 동두천∼연천 구간의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해당 구간은 수도권 1호선 연장선으로 지난해 12월 16일 개통된 구간인데, 개통 두 달 만에 단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장비를 집중 점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석 동양대 철도전기융합학과 교수는 “자체 동력이 없는 지하철은 선로를 달리며 지붕 위에 달린 전차선을 통해 전기를 받는데, 오랜 기간 달리면 스파크가 발생해 접촉 장애가 생긴다”며 “유지 보수 기간과 인력을 늘려 노후화된 지하철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고양=최원영 기자 o0@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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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대 벤처투자 동문회 24억 모아… 학생-교수 등 만든 기업 4곳에 투자

    중앙대 동문이 모여 만든 벤처투자 모임 ‘VCBD’가 모교인 중앙대에 24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금은 중앙대 학생과 교수, 동문이 창업한 메타텍스쳐, 휴로틱스, 콘티랩, 디안트보르트 등 기업 4곳에 투자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8월 VCBD가 중앙대와 ‘중앙인의 창업·벤처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중앙대는 지난해부터 동문 투자자로부터 10년간 200억 원을 유치하는 목표를 세우고 활동 중이다. 모은 투자금은 학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다양한 캠퍼스 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VCBD가 보여준 애정은 많은 구성원에게 창업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창업 문화를 널리 확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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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야, 판돈 줄게” 10대 홍보책 고용… 도박범죄 청소년 1년새 2배로

    중고교생을 끌어들여 5000억 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판돈을 마련해 주겠다’고 유혹하자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앞다퉈 친구들에게 사이트를 홍보했다. 경찰에 붙잡힌 10대 도박 사범은 1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청소년 도박 중독 문제를 두고 볼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2’ 홍보책 등 중고교생 12명 낀 도박장 운영단 12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중고교생을 도박 범죄에 끌어들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 35명을 검거하고, 그중 총책인 40대 남성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를 받는다. 이들은 각종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도박 사이트를 홍보했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 중 12명은 중고교 재학생이었다. 도박에 중독된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대 청소년들을 홍보책으로 이용한 것. 이들은 도박하다 돈이 부족해진 10대에게 ‘사이트 운영을 도우면 도박 자금뿐 아니라 생활비까지 벌 수 있다’며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에 가담한 중고교생은 주변 친구에게 도박을 권하거나 텔레그램 광고 채팅방을 운영하는 식으로 사이트를 홍보했다. 그중 중학생 3명은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동안 500여 명의 회원을 모집했고, 1인당 200만 원의 범죄 수익금을 받아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홍보에 힘입어 해당 사이트는 회원 1만5000명, 규모 5000억 원에 이르는 도박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인 조직원 9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한 상태다. 확보한 범죄 수익금 83억 원 역시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또 이들의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도박장 개장은 최고 징역이 5년형이다.● ‘중독→범죄’ 굴레에 빠진 도박 청소년 10대 도박 사범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은 171명으로 전년(74명) 대비 2.3배로 늘었다. 최근 5년간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471명) 중 다시 범죄에 가담했다가 검거된 경우도 19.5%에 이른다. 10대 도박 사범 중에는 “불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의 광고를 통해 호기심에 스포츠토토 등을 접한 뒤 본격적으로 도박에 빠졌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힌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후 부족한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까지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 중독 청소년이 판돈을 구하려 마약 유통에 가담하거나 보이스피싱 조직을 돕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엔 스포츠토토에 빠진 고교 2학년생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중간 관리책으로 일하다 붙잡혀 구속 기소되는 일도 있었다. 중독의학계에선 이미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난해 6월까지 ‘도박 중독’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는 66명이었다. 연말까지 집계하면 2021년(101명)의 기록을 훌쩍 넘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5년간 진료를 받은 10대 405명 중 완치가 안 돼 재진료를 받은 경우도 70.9%에 이른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도박 사이트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도박 중독 치료 기반을 강화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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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전공의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 문건 게재 사이트 압수수색

    경찰이 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 문서라는 주장이 제기된 이른바 ‘전공의 블랙리스트’ 문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과 관련해 ‘처방 기록 등을 삭제하고 나오라’는 이른바 ‘전공의 지침’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현직 의사를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오전 디시인사이드 운영 업체를 압수수색해 ‘전공의 블랙리스트’ 문건을 올린 작성자의 로그인 정보와 접속 인터넷주소(IP주소) 등을 확보했다. 수사 대상은 7일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작성자는 ‘의협이 배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2쪽 분량의 문서를 올렸다. 거기엔 ‘전공의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 및 유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사직서 제출)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 ‘명단 작성과 유포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텔레그램을 통해 개별 고지’ 등이 적혀 있고, 의협 로고와 회장 직인이 있었다. 이를 두고 ‘의협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를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명백한 허위’라고 반발하며 신원 미상의 작성자를 사문서 위조와 행사,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의협 측은 “위조된 의협 공문을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해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악플러(작성자)를 고발한다”며 “(의협은) 이런 공문을 작성한 적이 없고 이런 지침을 하달한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처음 게재됐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다만 작성자를 자처한 누리꾼은 7일 재차 “(나는) 명예훼손과 문서위조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유복하지 않다”며 “수사해 보면 알게 될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문건이 사실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 ‘전공의 지침글’을 올린 현직 의사를 9일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전공의 집단 사직과 관련해 ‘처방이나 인수인계 지침 등을 삭제하고 나오라’는 내용의 행동 지침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의사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온라인 글이 허위라며 작성자를 고소한 의협 비대위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을 11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주 위원장은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의협 산하 단체에서 조직적으로 그런 일을 한 사실이 명백하게 없다”며 “현재까지 경찰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실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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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강 해이 경찰, 또 음주 시비… 경찰청장 특별경고도 안 먹혀

    최근 현직 경찰의 음주 폭행과 미성년자 성매매 등 비위가 잇따르자 경찰청장이 ‘특별 경보’까지 내리며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그로부터 약 35시간 만에 경찰관이 시민과 폭행 시비를 벌이는 사건이 또 벌어졌다.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 치안 불신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찰 내 일각의 ‘동료 봐주기’ 문화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장 ‘엄중 경고’ 35시간 만에 또 음주 시비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3기동단 소속 박모 경위는 9일 오전 2시 40분경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행인과 시비를 벌인 혐의(폭행)로 입건됐다. 경찰은 박 경위가 노래방을 이용하고 나오다가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고, 이후 건물 밖에서 몸싸움까지 벌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박 경위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오후 3시 30분 전국 시도 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을 화상으로 불러 모아 ‘의무 위반 근절 특별 경보’를 발령한 지 만 이틀도 지나지 않아 벌어졌다. 윤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연달아 발생한 경찰 비위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엄중 조치를 지시했다. 4월 11일까지 특별 감찰을 벌여 음주운전과 성비위 등 의무 위반 행위자를 가중처벌하고 관리자(소속 계·팀장, 서장 등)를 문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7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역시 서울청 소속 경찰관들에게 ‘음주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지휘관들의 ‘일벌백계’ 방침이 무색하게 경찰관이 물의를 빚는 일이 잇따르자 현장에선 ‘백약이 소용없을 정도로 기강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6일 서울청 기동단 소속의 한 경장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신고됐다. 이후 같은 기동단 소속 직원들의 음주 폭행 사건이 2건 이어지자, 조 청장은 같은 달 16일 서울청 기동본부를 찾아 소속 경찰들의 행실 관리를 당부하며 비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고했다. 하지만 7일 후인 같은 달 23일 같은 기동단 소속 직원이 또다시 음주 폭행 사고에 휘말렸다. 29일엔 강북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사가 불법 성매매를 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달 들어서도 경찰관의 비위는 이어지고 있다. 7일 강동경찰서의 한 지구대 순경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 입구의 길 위에서 술에 취해 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 경찰에게 욕설하고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됐다. 경찰은 특별 경보 발령 이후 발생한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3기동단 소속 박 경위의 경우) 지시 위반 등으로 가중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그의) 상급자가 관리 감독의 역할을 충분히 했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내 ‘동료 봐주기’ 문화 탓” 전문가들은 잇달아 터진 경찰 비위가 치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의 주요 업무는 음주 폭력 등 각종 범죄를 단속하는 것”이라며 “비위가 계속되면 시민이 경찰의 안내를 따르지 않으려 하거나 치안 능력을 불신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금처럼 ‘일벌백계’를 강조하며 징계를 강화하는 것만으론 경찰 비위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년 전부터 경찰서와 지구대 내에서 불시에 음주 단속을 하거나 징계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되풀이됐지만, 경찰 내 ‘동료 봐주기’ 문화와 수직적 분위기가 비위 근절을 막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5월에도 윤 청장은 전국 경찰에 음주운전과 성비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중징계 이상의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경찰 감찰 부서가 혹독할 정도로 내부 조사를 벌일 뿐 아니라 같은 부서 동료도 서로 모니터링하고 비위를 제보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며 “더 큰 사고를 막으려면 동료의 비위를 눈감아 줘선 안 된다는 인식이 현장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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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미복귀 전공의 7034명 ‘면허정지’ 사전통지 시작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7034명의 미복귀 증거를 확보하고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위한 사전통지서 발송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이 병동 통폐합을 검토하는 등 현장의 의료 공백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날 수련병원 100곳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 이탈자는 레지던트 1∼4년 차 기준으로 전체의 90%인 8983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현장점검을 통해 병원 이탈이 확인된 7034명을 대상으로 5일부터 3개월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위한 사전통지서 발송을 시작했다. 다만 대상자가 많아 발송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5, 6일 현장점검을 마친 뒤 나머지 미복귀자에 대해서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방침이다.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에겐 2주가량 소명 기간이 주어지고 정당한 사유 등을 소명하지 못하면 의사면허가 정지된다. 면허가 3개월 정지된 전공의들은 수련기간을 채우지 못해 이듬해 전문의 자격 시험을 치러야 하고 전문의 취득은 1년 늦춰진다. 정부는 병원 이탈 주동자들에 대해 형사 고발도 검토 중이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펠로) 중 상당수도 이달 초부터 재계약이나 임용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면서 현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병원들은 수술 축소 및 진료 연기에 그치지 않고 병동을 통폐합하며 병상 수를 대거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남은 인력으로 환자를 효율적으로 볼 수 있도록 병동을 통폐합하는 대책을 준비 중이다. 제주대병원도 이번 주중 간호·간병서비스 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줄이기로 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매주 수, 목요일 외과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전날(4일) 성명을 내고 “비상진료체계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일선의 모든 의사 선생님들의 고군분투로 간신히 버텨 왔지만 이제 그 노력도 거의 한계에 달했다”고 호소했다. 다만 박 차관은 “전임의의 경우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해 재계약률이 상당히 많이 올라온 상태”라고 밝혔다. 또 교수 이탈 가능성에 대해선 “교수님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을 시작으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불러 의료법 위반 및 업무방해 방조 등의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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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학생 73% 집단휴학에 텅빈 의대 캠퍼스

    4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 텅 빈 의대 건물에선 인기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새 학기 수강생으로 붐벼야 할 강의실과 해부학 실습실도 조용하기만 했다. 석박사 통합 과정 6년 차 대학원생(30)은 “지난해 이맘때는 학교가 실습 가운을 입은 의대생들로 북적거렸는데 올해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며 “다른 대학과 함께 진행하던 연구 과제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파업으로 중단돼 저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캠퍼스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다른 단과대가 신입생과 재학생으로 붐비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연세대 관계자는 “개강 연기는 아니고 임시 휴강 형태로 수업을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의대 재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나면서 현장에선 수업이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휴학을 신청한 재학생은 1만3698명으로 전체 의대생(1만8793명)의 73%에 달한다. 서울대, 연세대와 달리 개강을 연기한 대학도 많다. 성균관대 의대는 개강을 11일로 한 주 연기했다. 중앙대 의대도 8일로 개강을 미뤘다. 가톨릭대와 고려대 의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고려대 의대는 예과(1, 2학년)의 경우 전공이 아닌 교양 수업을 듣기 위해 등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대부분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받고 유급된다. 이 때문에 의대 안팎에서 대규모 유급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학생 사이에서도 “이러다 유급되면 후배들과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원하는 과에 가기 어려워질 것 같다”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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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수만명 거리로… 정부, 의협간부 4명 출금

    3일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 등 약 1만2000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약 4만 명)이 서울 도심 집회를 열고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떤 상황이 와도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기조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전국 시도 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했고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 및 그 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의사를 영원한 의료노예로 만들기 위해 국민 눈을 속이고 있다”며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의 억압과 굴레에 항거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등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전공의들이)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부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대부분은 연휴가 끝나는 3일까지도 복귀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4일부터 면허정지 및 고발 절차를 진행한다. 대형병원들은 전공의 이탈에 이어 전공의·전임의 예정자들이 4일부터 출근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김 위원장 등 의협 현직 간부 4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의협 “집회규모, 의약분업 때와 비슷”… 정부 “4일부터 선처 없다” 의협 “정부, 조건없는 대화 나서야”‘제약사 직원 참석 강요’ 글 논란엔, 의협 “요구 안해”… 경찰 “책임 물을것”정부 “법과 원칙 따라 절차 밟을 것”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옆 도로. 영등포역 방향 5개 차로를 메운 경찰 추산 약 1만2000명(주최 측 추산 약 4만 명)의 의사와 의대생 등은 ‘준비 안 된 의대증원 의학교육 훼손된다’ 등의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쳤다. 전국 시도의사회 및 의대 깃발도 휘날렸다. 시위 행렬은 마포대교 방향으로 400m가량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역대 최대 집회였던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여의도 시위와 비슷한 규모로 모였다”고 했다.● 역대급 의사 집회… 제약회사 직원 동원 의혹도 연단에 선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무모한 정책 추진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불행한 일은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포함한 비대위와 (2000명 증원을 포함해)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정부의 본심은 실질적 의료 개혁이 아니라 눈앞의 총선을 위한 것”이라며 “처우를 개선하고 소송 위험성을 줄여주면 전문의 수천 명이 자신의 (필수의료) 전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 중에는 가족 단위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대생과 전공의 학부모들이 많이 왔다”고 전했다. 집회에 앞서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집회 참석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글이 여럿 온라인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전날 회원사에 “의대 증원 반대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참석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부당한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집회 참석 강요가 있었다면) 엄정하고 단호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형법상 강요죄와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국민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에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주 위원장은 “비대위나 시도의사회에서 제약회사 직원 동원을 요구한 적은 결코 없다”면서도 “일반 회원들의 일탈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집회로 여의도 일대에선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3일까지 돌아오면 선처”… 복귀는 극소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방송에 출연해 “오늘(3일)까지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최대한 선처할 예정”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도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 정부 스탠스가 변한 건 전혀 없다”며 “복귀하지 않은 분에 대해선 불가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공의 대다수는 3일 밤까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추가 복귀 전공의는 거의 없다”고 했다. 부산과 대전, 광주, 경남 등에서도 연휴 기간 돌아온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선 사직서를 냈던 50명 중 일부가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병원들은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힌 전임의 예정자들이 4일부터 출근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빅5 병원 의사의 16%가량이 전임의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에게 미안하다며 망설이면서도 본인들까지 빠지면 병원이 마비된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돌리는 전임의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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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단체 “의사들 집단행동 방지책 마련을” 인권위 진정

    정부가 집단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에게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29일 환자 단체들은 “치료 연기는 사형선고”라며 의료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29일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 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는 사직 방식의 집단행동을 멈추고, 중증 응급 환자에게 돌아와 이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 불안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불안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치료 연기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도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에게 환자 치료를 맡기고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역할을 법제화해 ‘의료 대란’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권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군데가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환자 측은 정부가 의료계에 ‘당근’으로 제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추진 계획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날 국회에서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관련 공청회에는 가족이 치료 중 사망했다는 한 유족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진료 거부 행위로 사고가 나도 수사 의뢰를 못 하게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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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몰던 SUV, 차량-보행자 치어 14명 사상

    서울 은평구의 시장 인근 도로에서 차량이 빠른 속도로 돌진하며 차량과 보행자 등을 잇달아 들이받아 7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을 운전한 70대 남성은 사고 상황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서울 은평소방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4시 57분경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 인근 6차로 도로에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빠른 속도로 돌진해 다수의 차량과 오토바이, 보행자 등과 부딪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던 70대 남성 보행자 1명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70대 남성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5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인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명은 경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차량 운전자는 79세 남성으로 연서시장 인근 도로를 주행하던 중 좌회전을 하던 차량과 부딪혔고, 이후 400m가량을 빠르게 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와 오토바이는 물론 보행자들과 잇달아 추돌했다고 한다.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파손하고 중앙선을 넘어가며 경찰차를 들이받아 은평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도 부상을 당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경찰은 사고 순간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정확한 사고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이 남성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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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크웹·SNS 악용 마약사범 445명 검거…2030세대 89.7%

    다크웹(접속하려면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웹사이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을 사고팔거나 이를 도운 마약 사범이 450명 넘게 검거됐다. 이중 약 90%는 20, 30대였다.2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를 불법 구매하고 투약한 피의자 4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구매자들은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다크웹과 SNS에서 마약을 사서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을 받는다. 이들이 거래한 마약류는 대마 3.7kg, 필로폰 464g, 엑스터시 100정, 합성대마 305g 등이다.구매자 445명 중 399명(89.7%)은 20, 30대로 확인됐다. 10대도 5명 있었다. 최근 젊은 층에 익숙한 텔레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마약이 거래되며 젊은 층의 마약 투약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다크웹처럼 익명성이 강한 SNS를 중심으로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이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고, 마약 거래 대금 지급에 사용된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자 4명을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자들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지 않고 거래소를 운영하며 거래액의 약 5%를 수수료로 받고 마약 결제 대금을 판매책에게 전송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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