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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바닷물이 뜨거워진 가운데 전남 고흥 한 양식장에서 어류가 집단 폐사했다. 해양당국은 고수온 현상으로 어류가 집단 폐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전남 고흥군은 6일 두원면 한 육상양식장에서 강도다리 20만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 양식장은 6개월에서 1년 된 도다리 30여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도다리 크기는 10~20㎝다. 양식장 주인 A 씨는 “최근 바닷물이 너무 뜨거워져 도다리 집단 폐사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피해가 커질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군의 피해 양식장은 인근 득량만에서 바닷물을 끌어 사용해왔다. 득량만은 지난달 31일부터 고수온 경보가 발효돼 1주일 동안 유지되고 있다. 고수온 경보는 수온이 28도를 넘는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면 발효된다. 어민들은 “최근 득량만 수온은 30도까지 치솟아 말 그대로 바닷물이 펄펄 끓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흥군 관계자는 “최근 득랑만 수온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2.2도 높아 1주일 넘게 30도를 맴돌고 있다”며 “피해 양식장 어류 집단폐사도 고수온이 원인일 가능성이 커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불볕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주말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5일 강원 강릉에서는 17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강릉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가장 긴 지속 일수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대구는 16일째, 제주는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평소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이젠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10, 20대도 온열질환으로 병원행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5일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총 1690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질병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추정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4일 전남 동부지역에선 노인 5명이 밭에서 일하다가 쓰러져 숨졌다. 고흥군 동일면 밭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김모 씨(78)의 당시 체온은 41도였다. 순천에서도 노인 3명이 숨졌는데 당시 체온이 모두 40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에서도 70대 남성이 참깨밭에서 일하다가 숨졌다. 폭염 피해는 더 이상 연령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3일까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중 40대 이하 비중은 39.5%에 달했고 실내 온열질환자 비율도 20.4%나 됐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폭염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외부 활동을 오래하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연일 최고 40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으로 123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실내 사망자 중 79명은 사망 당시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폭염의 일상화… “15일까지 이어질듯” 올해 폭염은 최소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1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이라고 예보했다. 당장 7일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 최고기온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열대야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이다. 평년 같은 기간(1991∼2020년·3.7일)보다 훨씬 길다.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길다. 올해 최저기온과 습도는 2018년보다도 높아 더 덥게 느껴진다. 올해 7월 평균 최저기온은 23.3도로 2018년보다 0.7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저기온과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온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때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17개 시도에 ‘폭염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 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폭염으로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더운 날씨에 할머니가 밭에 쓰러져 있습니다.” 4일 광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3일) 오후 2시 50분경 이 같은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즉각 출동한 구급대가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인근 밭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80대 여성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까지 오른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폭염에 밭일을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부터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광주는 이날 최고 체감온도 36.4도를 기록했다.● ‘최고 40도 폭염’에 누적 사망자 11명 이날 경기 여주시 점동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40도가 기록되는 등 전국적으로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이 지난 후 작물을 돌보러 나갔다가 밭이나 논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54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밭에서 50대 여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의식이 없는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대형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경 결국 사망했다. 병원 측은 열사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달 2, 3일에만 사망자 3명이 나와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4일 낮 12시 26분경 전남 순천시에서도 텃밭에서 9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이 온열질환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54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2018년 8월 3일 164명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총 1546명 중에는 65세 이상이 485명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는 실외 작업장(458명)이 가장 많았고 논밭(246명)이 뒤를 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연세 때문에 체온 조절이 안 되고 다른 만성질환도 많아 온열질환에 약하다”며 “낮에 작물을 돌보러 나가지 말고, 전기요금 걱정하지 말고 에어컨을 틀라고 자녀들이 전화를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구장과 울산 문수구장에서 4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됐다. 3일 폭염경보 속에서 강행한 잠실구장 경기에서 관중 4명이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최소 10일은 ‘낮 폭염 후 밤 열대야’ 기상청은 최소 14일까지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뜨거운 두 개의 공기덩어리인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층에 ‘이중 열 커튼’을 치고 있는 탓이다. 강원 강릉시의 경우 지난달 19일 이후 16일째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2013년 연속 열대야 기록과 같은 기록이다. 이에 따라 5일 오전 1911년 해당 지점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3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광주는 지난달 21일 이후 14일째, 대구는 지난달 20일 이후 15일째, 제주시는 지난달 15일 이후 20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8년 서울의 최장 열대야 연속 기록(26일)이 경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고령 농어업인들이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밭일 등 외부 작업을 자제하도록 전국 시군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4일 수도권에서 최고기온 40도의 기록적 ‘살인 더위’가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도 급증해 3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54명이 발생했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여주시에서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40.0도(오후 3시 30분경)를 기록했다. 최고 기온이 40도 이상이 된 것은 2019년 8월 5일 경기 안성시(40.2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이 두 수치는 전국 기상관측소 97곳에서 공식 측정된 기록이 아니어서 기상청의 극값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기상관측소 극값으로 40도 이상이 나타난 것은 6번뿐이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군에서 41.0도를 기록하는 등 5곳에서 40도 이상을 기록했다. 4일 서울이 최고기온 38도를 나타내는 등 전국 곳곳에서도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전국 183개 구역 중 제주 산지를 제외한 182곳에 폭염특보도 내려졌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최소 10일 동안 전국에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 등에 따르면 3일까지 전국에서 총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지난주 응급실에서 신고한 온열질환자는 590명으로 전주(337명)보다 75% 급증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31일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4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노사 간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과 협력을 통해 경영 성과, 고용 안정, 이직률 개선 등 사회적 책임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선정,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총 145개 사업장이 신청해 1차 서면심사, 2차 경진대회 등을 거쳐 공공기관 5개를 포함한 총 35개 기업이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은 인증패를 받고 정기 근로감독 3년 면제, 세무조사 유예 등 다양한 행정, 금융상 혜택 등이 주어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노사는 안정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3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체결 △우수성과자 특별승진 등 고용 안정 지원 △유연근로 활성화 등 일-생활 균형 △노사합동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선포와 실천을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 등 노사 협력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9일 오후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내 순천호수정원. 장맛비가 그친 정원은 산들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았다. 식물원 근처에서 출발하는 정원관람차를 타고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관람객들은 큰 나무들 그늘에서 더위를 식혔다. 순천호수정원 옆 바위정원 정상에는 600년 된 팽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었다. 이 팽나무는 2013년 경남에서 조경사업을 하는 박병화 씨가 영호남 화합과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기증했다. 김숙영 순천시 정원시설과 조경팀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이 들어선 서문 구역은 농경지로 폭우가 내리면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녹지로 변했다”고 했다.● 생명력 더해가는 100만 그루 전남 동부권역 중앙에 자리 잡은 남해안중심도시 순천은 조계산(887m) 등 전체 면적의 70%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비롯해 연안습지 순천만 등이 있어 생태도시로 꼽힌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시 풍덕·오천동 일대 93만 ㎡에 조성됐다. 농경지였지만 폭우가 내리면 침수되던 서문 구역은 성토작업을 통해 흙을 쌓았다. 이후 나무를 심고 잔디, 꽃밭을 조성하면서 녹지로 바꿨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숲 크기는 37만 ㎡. 꽃, 잔디는 29만 ㎡로 녹지가 전체의 71%(66만 ㎡)를 차지한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600년 된 팽나무를 비롯해 낙우송, 느티나무, 이나무, 오구나무 등 540종의 다양한 나무 100만 그루가 생명력을 더한다. 이 중 13만 그루는 시민들이 기증했다. 수목 주변에는 잔디와 꽃 342만 본이 어우러져 있었다. 정원에서 만난 김경혜 씨(74)는 “순천만국가정원이 개원한 2013년부터 안내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며 “10년 새 나무들이 아름드리 수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정원 내 개울광장, 영국·이탈리아·프랑스·미국 등 세계 정원, 노을정원과 키즈가든 등 42개 정원을 따라가 보니 다양한 나무들이 배치돼 있었다. 42개 정원은 정원 조성에 참여한 국가, 자치단체, 사회단체별로 이름이 붙었다. 나무들 주변에는 푸루미, 켄터키블루그래스 등 각종 잔디 28종이 싹트고 샐비어, 수국, 목수국 등 꽃 417종이 계절별로 피고 진다. 권윤구 전남대 조경학과 교수는 “정원은 엄밀한 의미에서 숲은 아니지만 개념을 확장시킨다면 도시 숲, 정원도 포함될 것”이라며 “순천만국가정원은 생태도시 순천이라는 가치를 살렸다”고 평가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역할로 순천은 조경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순천은 전국 조경수 생산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철쭉의 경우 2020년 전국 생산량 2201만 그루 중 1298만 그루(59%)가 순천에서 생산됐다. 순천지역 농가 1500여 곳에서 자산홍, 백철, 영산홍 등 다양한 철쭉 426ha(헥타르)를 키우고 있다. 순천지역 조경산업 규모는 연간 700억∼800억 원 규모로 분석된다. 이만용 순천시 정원시설과 정원육성팀장은 “순천만국가정원 조성 이후 순천은 전국 조경수의 18.8%가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숲이 ‘생태방파제’ 역할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동천 하류 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곳에 순천만이 있다. 시민들은 1992년 골재 채취 반대운동을 벌이는 등 순천만 보호운동을 펼쳤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순천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생태관광지로 육성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6년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도심이 순천만으로 팽창하는 것을 막아 주는 일종의 ‘생태계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순천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비 2043억 원을 들여 순천만국가정원을 조성했다. 2013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돼 관람객 440만 명이 찾았다. 지난해 박람회에도 981만 명이 방문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생산유발 2조 원, 고용유발효과 2만6000명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재개장한 순천만국가정원은 22일 개장 113일째를 맞아 관람객 181만8272명이 다녀갔다. 이재성 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총무기획팀장은 “2023 순천만정원박람회 개최 당시 국민 5명 중 1명이 방문하면서 인근 여수·광양시는 물론 고흥, 경남 하동까지 낙수효과가 있었다”며 “생활인구 유입을 크게 늘려 지역경제가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을 비롯한 생태 도시 전략이 순천을 소멸위기지역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천 인구는 196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1993년 23만6362명으로 최저점을 찍었지만 2020년 역대 최대인 28만4238명까지 증가했다. 순천 인구는 지난달 기준 28만129명으로 꾸준히 28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고용노동정보원에 따르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순천과 광양시는 소멸위험지역에서 제외됐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 모든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순천은 순천만과 정원의 도시를 넘어 문화콘텐츠로 세계 도시들과 경쟁하는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최근 전국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유한 지역색을 지닌 정원 조성에 나섰다. 산림청이 조성·운영을 돕는 국가정원은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 등 두 곳이다. 국가정원은 지역균형발전 등을 위한 것으로 2015년 처음 지정됐다. 산림청이 국가정원을 지정하고, 지정된 이후에는 운영·관리 등에 국고 보조가 이뤄진다. 전국 지자체 20여 곳은 지역 특색에 맞는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가 조성·운영하는 지방정원은 경기 양평군 세미원, 전남 담양군 죽녹원, 경남 거창군 창포원 등 10곳이 있다. 산림청 수목원정원정책과 관계자는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은 생태와 정원 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정원은 그 특색도 다양하다. 담양군 죽녹원은 대나무를 테마로 ‘철학자의 길’ 등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순천만국가정원의 주제는 ‘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이다. ‘보는 정원’에서 ‘즐기는 정원’으로 변모해 관람객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순천만국가정원 동문 입구 주변에는 노을정원, 키즈가든, 도시 숲이 있다. 키즈가든에는 아름드리 수목들과 푸른 잔디 사이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세워져 있다. 19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만나 차모 군(14)은 “경기도에서 가족들과 함께 놀러 왔는데 힘은 들지만 정원에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키즈가든 인근에는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주제로 다룬 정원이 있다. 빨간 잎이 인상적인 홍가시나무, 금빛을 띠는 에메랄드 골드로 만들어진 미로를 지나면 중앙에 ‘유미의 세포들’의 캐릭터가 있다. 순천만국가정원 동문과 서문 구역을 가로지르는 생태 하천인 동천을 잇는 다리는 스페이스 브리지로 변신했다. 스페이스 브리지는 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한 우주인이 어린이들의 꿈을 따라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모양으로 꾸며졌다. 스페이스 브리지 옆에는 이륙 준비를 마친 우주왕복선 형상을 한 정원(1만 m²)인 스페이스 허브가 있다. 주변에는 홍학과 고니가 거니는 WWT습지, 물새 놀이터, 반려견 놀이터가 있다. 야간 정원 관람차도 운영된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시민들의 삶과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슬로건도 ‘이제는 됩니다’로 정했다.” 강기정 광주시장(60)은 29일 광주 서구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을 펼쳐 민주주의를 이끄는 등 역사를 혁명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삶과 일상이 그렇게 행복하거나 많은 것이 돼 있지 않았다. 24시간 심야 어린이병원, 복합쇼핑몰 등 인프라를 늘리면서 이제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집무실에는 취임일부터 초 단위로 시간을 기록하는 시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매 순간 시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강 시장의 의지로 보였다. 그는 “임기 내에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시장과의 일문일답. ―광주의 미래 먹을거리는. “인공지능(AI)과 미래차다. 광주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기아차, 광주글로벌모터스 등 완성차 공장 두 곳이 있다. 광주는 미래차와 관련된 인증실증 기관이 많다. 최근 광주 광산구에 337만 ㎡ 규모의 미래차 산업단지를 확보했다. 이곳에서 미래차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할 수 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예타 면제 사업과 관련해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사회간접자본(SOC)을 요청했지만, 광주는 AI 융합산업 4000억 원짜리를 받아 1단계 사업을 끝냈다.” ―구체적으로 AI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AI 사업(2단계)은 실증 밸리 사업 6000억 원 규모로 예타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도 AI를 하고 싶지만 광주는 5년 전부터 관련 기반이 깔려 있어 따라올 수 없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11월부터 기업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700개가 넘는 기업이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AI센터에는 엔비디아의 H100 반도체 880개가 설치돼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AI센터를 보고 기업들이 광주에 오게 될 것이다.” ―복합 쇼핑몰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27년 더 현대 광주가 문을 연다. 이곳은 더 현대 서울의 1.4배다. 세계 최고의 건축가 헤어초크&드 뫼롱(스위스)이 설계와 디자인을 했다. 또 신세계백화점도 금호고속 부지를 인수해 서울 강남 터미널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랜 숙원 사업인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은 신세계 프라퍼티가 법인을 만들어 추진한다. 복합쇼핑몰이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여러 가지를 누릴 공간이 만들어진다. 복합쇼핑몰들이 열리면 광주의 도시 이용 인구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도시 이용 인구 증가가 인구 소멸 대응 방안인가. “2028년까지 도시 이용 인구 3000만 명 시대를 만들 것이다. 사람들이 놀고 즐기고 머무를 곳이 있어야 된다. 출생 정책은 현금보다는 오전 10시 출근 제도, 심야 어린이병원 등 돌봄 정책으로 가야 한다. 청년들이 광주를 떠나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도 중요하다. 청년들의 유출을 막으려면 산업을 키워야 한다. 창업펀드 5000억 원을 만들고 있는데 4034억 원을 모았다. 창업 성공률이 높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과 지원 기업 제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해 광주 도심 36곳에서 검증이 진행됐다.”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는. “전남도는 그동안 광주 민간·군 통합 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유보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통합 이전 합의문을 발표했다. 저를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최근 3시간 동안 회동을 가졌다. 3명 모두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이라고 인식하고 민간·군 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올해 안에 민간·군 공항 이전 결론을 내리고 싶다.” ―대구와 달빛동맹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달빛철도의 경우 21대 국회의원 266명이 발의했는데 헌정사상 최고의 참여였다. 달빛철도 예타 면제는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있어 어려웠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설득해 가능했다. 이제 광주와 대구 사이에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어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등 양 도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달빛동맹을 추진하겠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의 우리말인 ‘빛고을’에서 앞글자를 따와 만든 것으로, 광주와 대구의 협력 사업을 뜻한다. ―광주, 전남북 메가 시티는. “전남의 에너지, 광주의 데이터와 AI, 전북의 이차전지와 바이오를 지자체 간 협력 구조를 만들고 교통 연결을 하는 것이다. 광주, 전남북은 생활, 산업, 생활, 교통 등 기능적 통합을 먼저 해야 한다. 정치·행정적 통합은 마지막 단계다.” ―정치권에서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기 내에 꼭 마무리하고 싶다. 최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합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런데 정 실장이 ‘개헌 이야기를 하면 자꾸 대통령 임기 단축 이야기를 하니까 못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임기 단축 문제는 예민한 정치권 문제이니까 별개로 (5·18정신 수록만으로) 개헌을 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2032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2032년 개헌을 추진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성사될 수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생각은. “당원들이 지금 중요한 건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때 이재명 전 대표라고 당원들이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표 연임을 위해 높은 지지를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아웃복싱’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중앙정치 못지않게 지방에 관심을 가지란 의미다. 아웃복싱을 하면 정부가 점수를 따게 돼 있다. 지방을 돌며 진행했던 대통령 민생토론회는 아직 광주에서 열리지 않았다. (광주에서 늦게 하는 것은) 우리 지역에 큰 선물을 주려는 것 아니겠나(웃음).” 강기정 광주시장 프로필△전남 고흥△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전남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제17, 18, 19대 국회의원(2004∼2016년)△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2019년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무수석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어민들 간 갈등을 유발하고 어족자원을 고갈하는 불법 조업을 막아라.” 24일 오전 11시경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무안항공대 소속 해상 초계기(CN-235호)가 이륙했다. 초계기는 바다를 순찰하던 중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전남 여수시 돌산도 동쪽 9.2km 해상에서 조업이 금지된 일명 쌍끌이 조업을 하는 어선 2척을 발견했다. 쌍끌이 조업은 어족자원을 고갈시키고 어민들 간 분쟁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초계기가 발견할 당시 10t급 불법 조업 어선 2척은 150m 간격의 거리를 두고 나란히 느린 속도로 항해하고 있었다. 초계기는 곧바로 감시 장비를 가동해 불법 조업 확인과 증거 확보에 나섰다. 초계기에 탑재된 광학장비는 1.5km 거리 상공에서도 불법 조업 선원들의 손놀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초계기는 선원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멀리 떨어진 하늘에서 어선 2척이 그물을 함께 끈 후 끌어올리는 영상을 30분 동안 촬영했다. 증거 확보가 끝나자 인근에 있던 여수해경 경비함정(P22호)에 영상을 전송해 단속에 착수했다. 경비함정이 접근하자 불법 조업 어선 2척은 도주했으나 초계기까지 합동 추적에 나서자 이날 오후 3시 반경 멈춰 섰다. 단속 결과 불법 조업 어선은 멸치를 남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조업은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지만 수법이 날로 교묘해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계기는 교묘해지는 불법 조업 단속에 효과를 내고 있다. 여수해경은 29일 적발된 불법 조업 어선 2척의 관계자들을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서해지방청 관계자는 “해양경찰 항공단은 바다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국민의 불편과 민원을 해소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저상버스와 새빛콜을 추가 도입하고 무장애 정류소를 확대하는 등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편의를 강화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역 시민은 하루에 17만5000명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중 상당수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등 교통약자다. 시는 교통약자가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시는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이 없어 노인, 아동,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저상버스 60대를 올해 추가로 도입할 방침이다. 광주 시내버스는 101개 노선 999대(예비버스 미포함)가 운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광주에 저상버스 394대가 운행됐다. 이 중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은 309대, 전기 차량 53대, 수소 차량 32대다. 대당 가격은 2억∼6억 원대다. 올해 저상버스 60대가 추가 도입되면 저상버스 운행률은 45%가량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노후 차량을 교체하면서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있다”며 “저상버스 대부분은 천연가스 차량”이라고 말했다. 시는 국토교통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맞춰 2026년까지 저상버스 운행률을 60%까지 높일 계획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인 새빛콜도 올해 9대를 구입한다. 당초 올해 본예산에 신규 특별교통수단 도입대수 1대만 반영했으나 교통약자의 안전한 이동권리 보장을 위해 추가 예산으로 8대를 추가했다. 이번 새빛콜이 추가되면 특별교통수단 법정도입대수(128대)를 100% 충족하게 된다. 또 가동률 향상을 위해 9월 운전사 22명을 추가 채용해 차량 1대당 운전사 1.2명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는 연말까지 교통약자를 위해 예산 1억8000만 원을 투입해 무장애 정류소 10곳을 추가 조성한다. 무장애 정류소는 교통약자가 정류소 접근과 승하차할 때 시내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보도와 차도의 높이를 완화하고 휠체어 대기 장소, 점자블록 등을 설치한 정류소다. 올해 무장애 정류소 사업 대상지는 △충장치안센터 △동구청(전남대병원 오거리) △동천마을1단지 △버들마을 △송원대 △광주대입구 △삼정초교 △엔씨백화점 △봉산중 △보훈병원후문 정류장이다.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면 광주지역 전제 정류소 2378곳 중 311곳이 무장애 정류소가 된다. 백은정 광주시 대중교통과장은 “예산이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교통약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이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폭염에 ‘온열 사망’ 벌써 5명장마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는 5명이고, 25일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돼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 48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5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장흥군에선 87세 여성이 밭에서 숨진 상태로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깨밭에서 장마 기간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오전에는 경북 상주시에서 60대 남성이 전날 밭일을 다녀온 뒤 고열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마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졌다. 정부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지난해(32명)를 넘어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48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56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 수는 98명, 사망자는 1명 더 많다. 절차상 아직 반영이 안 된 장흥 사망자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5명이다. 특히 장마철 막바지에 강수량이 줄고 한반도가 두 고기압에 갇혀 ‘습식 사우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번 주 들어 22∼25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0명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41명)의 5.4배나 된다. 온열질환자 중에는 장흥과 상주에서처럼 장맛비에 돌보지 못한 논밭을 살피러 나갔다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79.9%) 비중이 높았고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과 논밭, 비닐하우스가 전체의 과반(57.9%)을 차지했다. 보건당국은 올해 유례없는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2018년엔 온열질환자 4526명, 사망자 48명이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7월 말∼8월 초에 온열질환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 25일부터 2주 동안을 ‘폭염 피해 집중대응기간’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폭염 취약계층 집중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온열질환 사망자 32명 중 25명(78.1%)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주말인 27, 28일에도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질병청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내린 날은 오전 10시∼오후 4시 외출을 자제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5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장흥군에선 87세 여성이 밭에서 숨진 상태로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깨밭에서 장마 때문에 무성하게 자른 잡초를 뽑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오전에는 경북 상주시에서 60대 남성이 전날 밭일을 다녀온 뒤 고열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장마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하루에만 90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졌다. 정부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지난해(32명)를 넘어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48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56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 수는 99명, 사망자는 1명 더 많다. 절차상 아직 반영이 안 된 장흥 사망자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5명이다.특히 장마철 막바지에 강수량이 줄고 한반도가 두 고기압에 갇혀 ‘습식 사우나’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번 주 들어 22~25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0명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41명)의 5.4배나 된다.온열질환자 중에는 장흥과 상주에서처럼 장맛비에 돌보지 못한 논밭을 살피러 나갔다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79.9%) 비중이 높았고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과 논밭, 비닐하우스가 전체의 과반(57.9%)을 차지했다.보건당국은 올해 유례없는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2018년 온열질환자는 4526명, 사망자는 48명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정부는 7월 말~8월 초에 온열질환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 25일부터 2주 동안을 ‘폭염 피해 집중대응기간’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폭염 취약계층 집중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의 경우 온열질환 사망자 32명 중 25명(78.1%)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주말인 27, 28일에도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고 체감온도가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질병청은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내린 날은 오전 10시~오후 4시 외출을 자제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4일 광주 동구 동명동 골목길 끝자락으로 걸어가자 인문학당이라는 작은 간판이 붙어 있었다. 산책로인 푸른 길 인근에 위치한 동구 인문학당(대지면적 867㎡)은 본채, 인문관, 공유 부엌 등 3개 건물과 연못이 있는 마당으로 이뤄졌다. 1954년 지어진 근대 가옥인 본채는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3개 국가 건축양식이 묻어나는 독특한 건물이다. 대문에서 가까운 본채 2층 건물은 이탈리아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옆 본채 1층 건물은 일본식 유리창과 마루가 사용됐고, 한국 기와로 지붕을 덮었다. 본채는 한집이지만 두 개의 집처럼 보이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본채를 비롯한 인문학당은 2022년부터 누군가의 집에서 모두의 집, 인문학 공유 공간으로 거듭났다. ● 인문학 공유 유일 공간 본채(건축면적 132㎡)는 인문학당을 설명하는 전시 공간과 로봇태권브이 등 만화책을 볼 수 있는 휴식 공간, 동아리 방, 다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새로 지어진 공유 부엌(43㎡)에서는 역사 깊은 동구의 요리법은 물론이고 건강한 밥상을 만드는 비법을 배울 수 있다. 이날 공유 부엌에서는 초등학생 5명이 떡 등을 먹으며 공부하고 있었다. 시민책방으로 신축된 인문관(125㎡)에선 다양한 인문 프로그램 강의가 진행된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국어사전을 편찬한 최종규 작가(51)가 ‘손바닥에 피어난 꽃과’를 주제로 문고본(文庫本)에 대해 강의했다. 최 작가는 “문고본은 손바닥만 한 작은 책이라는 말”이라며 “다양한 목적으로 제작된 책은 우리말 꾸러미로 삶을 채우는 보따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수강생 29명 중 28명은 40∼70대였고, 1명은 10대 소녀였다. 김은희 씨(60·광주 동구 운림동·교사)는 “최근 인문학당이 있는 것을 알고 두 차례 강의에 참여했다”며 “한국 문고본을 주제로 한 오늘 강의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인문학당은 9월 29일까지 문고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 문고본 기획전을 연다. 문고본은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값이 싸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만든 작은 책이다. 기획전에서는 국내 각 시대를 대표하는 60여 종의 문고본 3500권이 전시됐다. 조대영 인문학당 프로그램 기획자는 “전국에서 인문학을 중심으로 무료 공간 대여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유일하다”고 말했다.● 젊음의 거리에 피어난 인문학 인문학당이 자리한 동명동은 광주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다. 동명동은 일제강점기 철거된 광주읍성의 동문 밖에 형성된 주거지역으로 한때 역사, 교통, 교육, 행정의 중심으로 역할을 했다. 1990년대까지 고급 주택, 한옥이 많은 부촌(富村)이었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자리에 있던 전남도청이 2005년 전남 무안군으로 이전하면서 동명동은 활력을 잃었다.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면서 카페는 물론 음식점, 주점이 잇따라 들어서며 활력을 되찾았다. 현재 일반음식점 130여 곳, 카페 73곳, 의류·장식구 등 소매업 46곳 등 가게 380여 곳이 영업하고 있다. 하루 평균 동명동을 찾는 사람은 2019년 6900여 명에서 지난해 2만296명으로 늘었다. 임덕심 광주 동구 문화경제국장은 “동명동을 찾는 사람의 44%가 20대 청년”이라고 말했다. 동명동이 활성화되자 2010년대 후반 서울의 한 부동산개발업자는 인문학당 본채를 사들인 뒤 철거하고 상가건물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골목길 끝자락이고 반대편은 교회 주차장인 탓에 상권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신축을 포기했다. 이에 광주 동구청이 인문학당 본채를 매입한 후 건물을 철거하고 공용주차장을 지으려고 했다. 이색적 근대 가옥인 인문학당 본채가 철거될 위기에 놓이자 주민들은 건물을 개보수해 공유 공간으로 만들자고 동구청에 제안했다. 옛것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뜻을 확인한 광주 동구청은 2년 동안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건물을 개보수해 2022년 1월 인문학당 문을 열었다. 70년 역사를 품은 인문학당 본채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인문학당에서 해마다 강의를 하고 있다. 인문학당 본채를 건축한 김성채 씨(1906∼1987)가 김 교수의 할아버지다. 김 씨는 당시 집터 일부를 학교 운동장 부지로 싸게 내어준 후 인문학당 본채를 지었다. 인문학당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동안 주민 인문 활동 750건을 지원하고, 28개 인문 프로그램을 232차례 운영했다. 해당 기간 동안 1만5000명이 인문학당 공간을 대여했고 4640명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광주 동구는 호남 1번지였던 역사와 문화 정체성 등을 반영한 도시브랜드로 인문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인문학당은 인문도시 핵심 거점 중 한 곳이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소외와 단절이 없는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인문학을 통해 사람이 문화의 중심이 되는 인문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의 배우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남편인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시장직을 잃게 된다.25일 광주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박정훈)는 전현직 목포시장 부인 등 6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박 시장의 부인 A 씨에 대해 1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 등은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11월경 당시 현직이던 전임 시장의 당선 무효를 유도하기 위해 그의 부인 B 씨에게 새우 15상자, 현금 100만 원 등을 일부러 요구해 받아낸 뒤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A 씨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인의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인도 직위를 잃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국회의원(광주 북갑)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광주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서영배)는 24일 정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정 의원의 후보 시절 선거사무소 전화홍보팀장, 소셜미디어 관리 간사 등 2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정 의원 등은 올 2월경 4·10총선을 앞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전화 홍보원 12명에게 1500여 건의 홍보 전화를 돌리게 하고, 홍보원 2명에게는 약 4만 건의 홍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경선 운동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할 수 없는데, 정 의원은 홍보원 10여 명에게 일당 명목으로 총 520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정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선거사무관계자로 신고되지 않은 6명에게 경선 운동 급여로 약 1680만 원을 지급하고, 190만 원의 지급을 약속한 혐의도 받는다. 정 의원에게는 지난해 7월 모 건설업체 대표에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딸을 보좌관으로 채용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받은 것 등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선거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보수 확약서를 받았고, 회계 책임자가 금품을 지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운영비가 부족해 건설업체 대표에게 사무실 계좌로 돈을 빌렸다가 갚았고 자녀 채용을 요구받았으나 거절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아시아 국가 공무원들이 인권도시 광주에서 인권행정 연수를 받는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아시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20일부터 25일까지 5·18민주화운동교육관 등에서 지방정부 인권행정 역량강화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업은 광주시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다국가 글로벌 연수 지방정부 인권행정 역량강화 공모 사업에 선정돼 2026년까지 3년 동안 시행한다. 올해는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행정, 취약계층 담당 공무원들이 참여한다. 참가 국가는 방글라데시(3명), 스리랑카(3명), 파키스탄(3명), 키르기스스탄(2명), 투르크메니스탄(3명) 등 5개 국가 14명이다. 이번 연수는 광주국제교류센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스웨덴 라울발렌베리인권연구소와 함께 진행한다. 교육연수 프로그램은 △인권의 역사와 기본 개념 △인권과 공공행정 △인권이슈 △인권행정 등으로 구성됐다. 또 국립 5·18민주묘지 및 5·18사적지, 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현장학습과 문화체험도 실시한다. 광주시는 앞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케냐 공무원 29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 공동체를 위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연수를 통해 5·18정신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인류 보편적 가치로 전파되길 바란다”며 “광주가 가진 인권 경험과 가치를 아시아에 전파하는 등 인권도시 광주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앗, 그 사람인데…”22일 살인사건을 수사를 시작한 광주 서부경찰서 형사과 A 경위는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살인 용의자가 최근 자신이 다른 범죄 혐의 피의자로 조사를 했던 B 씨(61)이었기 때문이었다.경찰은 22일 낮 “피해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폐업한 모텔에 출동했다. 경찰은 모텔에서 피해자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살인사건 수사로 전환했다. 살인사건 수사에 투입된 A 경위는 CCTV 영상을 통해 범행현장인 폐업한 모텔에서 빠져나오던 용의자 B 씨의 얼굴을 곧바로 알아봤다. CCTV 영상 등을 감안하면 B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7시경 광주 서구 양동 폐업한 모텔에서 업주인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하고 빠져나왔다. B 씨는 살인 범행 이후 귀가하면서 시내버스를 타고가다 승객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챙겼다. B 씨는 하루 동안 살인, 점유물이탈횡령죄 두개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A 경위는 17일 휴대전화를 챙긴 혐의(점유물이탈횡령죄)로 B 씨를 불러 조사하고 입건했다. 이어 1주일 후에는 B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경찰은 24일 B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씨는 2010년경 살인범죄를 저질러 10년형을 복역하는 등 다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장마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기상청은 31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또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이어서 기상 당국은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까지 수도권 80mm 비 더 내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 지역에는 22, 23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20∼80mm(많은 곳 100mm 이상), 강원 내륙 5∼60mm 등이다. 22일에는 수도권 외에도 중부 및 남부 지방 곳곳에서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5∼40mm, 전라권 5∼20mm 등이다. 비가 내리는 지역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비가 그친 후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시간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체감기온이 더 높아지게 된다. 22일은 24절기 중 가장 더운 날인 대서(大暑)인데 전국 낮 최고기온이 27∼34도로 예상된다. 25, 26일에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한 쪽으로 올라가면서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상청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장마가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27일부터 다시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와 31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주 남부 지방은 강수 확률 40% 안팎이지만 오후에서 밤 사이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최신 기상 정보를 계속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풍 북상,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낮아 이번 장맛비는 끝나기 전인데도 이미 곳곳에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는 17일 하루 강수량이 385.7mm로 관측을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가장 많았다. 8일에는 경북 안동시의 하루 강수량이 211.2mm였는데 이 역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비였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한반도로 유입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아졌고 이것이 강력한 비구름과 기록적 호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낙뢰를 동반한 폭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달 15∼16일 만 하루 동안 낙뢰가 4515번 관측됐던 광주·전남 지역에선 20일 오전 5시부터 21일 오전 5시 반까지 만 하루 동안 낙뢰가 2179번 관측됐다.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대기 불안정으로 낙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는 공연 중 폭우와 강풍으로 무대에 설치된 조명장치가 떨어져 1시간 만에 긴급 중단됐다. 싸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순간적으로 몰아치는 비바람과 낙뢰를 예측할 수도 없었다.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동쪽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이다. 태풍 개미는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23일 대만 동쪽을 지나 26일경 중국 상하이 인근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현재로선 제주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해안과 서해 먼바다에 일부 태풍의 영향이 미칠 수 있지만 한반도 내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아직은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장마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기상청은 31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또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이어서 기상 당국은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까지 수도권 80mm 비 더 내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 지역에는 22, 23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20~80mm(많은 곳 100mm 이상), 강원 내륙 5~60mm 등이다.22일에는 수도권 외에도 중부 및 남부 지방 곳곳에서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5~40mm, 전라권 5~20mm 등이다.비가 내리는 지역에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비가 그친 후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시간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체감기온이 더 높아지게 된다. 22일은 24절기 중 가장 더운 날인 대서(大暑)인데 전국 낮 최고기온이 27~34도로 예상된다.25, 26일에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한 쪽으로 올라가면서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상청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장마가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27일부터 다시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와 31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번 주 남부지방은 강수 확률 40% 안팎이지만 오후에서 밤 사이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최신 기상 정보를 계속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풍 북상,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낮아이번 장맛비는 끝나기 전인데도 이미 곳곳에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는 17일 하루 강수량이 385.7mm로 관측을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가장 많았다. 8일에는 경북 안동시의 하루 강수량이 211.2mm였는데 이 역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비였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한반도로 유입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아졌고 이것이 강력한 비구름과 기록적 호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호남권을 중심으로 낙뢰를 동반한 폭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달 15, 16일 만 하루 동안 낙뢰가4515번 관측됐던 광주·전남 지역에선 20일 오전 5시부터 21일 오전 5시 반까지 만 하루 동안 낙뢰가 2179번 관측됐다.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대기 불안정으로 낙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21일 오전 4시경에는 전남 영암군의 한 도로에서 차량 2대에 물이 차 119구조대가 운전자와 탑승자 등 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인근 다른 도로에서도 비슷한 시간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탑승자 등 5명이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대피했다.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동쪽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이다. 태풍 개미는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23일 대만 동쪽을 지나 26일경 중국 상하이 인근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현재로선 제주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해안과 서해 먼바다에 일부 태풍의 영향이 미칠 수 있지만 한반도 내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아직은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해 12월부터 형에게 ‘법률상담’이 아니라 ‘심리상담’을 했다.”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의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친척인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에게 ‘박 의원께서 휴대전화를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해야하는가)’라고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임 전 사단장과 연락한 검사로 지목된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과 나는 외사촌 관계”라며 이렇게 말했다.박 검사는 이날 임 전 사단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박 검사는 임 전 사단장에게 “연락처 목록 정도만. 카톡, 문자는 안 되구요.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세요. 새 휴대폰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 하시면 됩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새 휴대전화를 공개할 생각이 있냐고 질의한 것과 관련해 법적인 조언을 했다는 것이다.박 검사는 또 임 전 사단장과 그간 연락한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히말라야 트레킹을 갔다. 지난해 7월 26일 형(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40여초 동안 통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형이 ‘지금 어디냐’고 물어 ‘히말라야다. 참 좋다’고 말했고, 그러자 형이 ‘나중에 통화하자’고 전화를 끊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형이 해병대 수사단에서 조사를 받았던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검사는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8월 1일 경기도 용인에 온 것이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를 만나러 온 게 아니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1일 히말라야에서 귀국하고, 형이 포항에서 출발해 1일 오후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 관사 옆으로 와 만났다”며 “형에게 고검장 출신 변호인을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 고교 후배이자 검찰 후배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5년전 군 법무관을 할 때 고 변호사가 옆 부대 참모여서 얼굴은 알고 있지만 휴대전화, 연락처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그는 “형은 두 번 사직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만류했다. 나도, 형도 만류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모른다고 한다. 나는 지난해 12월부터 형에게 법률상담이 아니라 심리상담을 했다”고 말했다.박 검사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임 전 사단장이 연평도에서 같이 근무하며 친하게 지냈다고 들었다”며 “임 전 사단장이 박 대령에게 내 이야기를 해 존재를 알고 있었던 같다. (하지만) 서울에서 근무하는 검사가 무슨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