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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오후 식곤증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졸음을 몰아내고 흐리멍덩해진 머릿속을 맑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30분미만의 짧은 낮잠, 이른바 ‘파워 낮잠’이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낮에 잠깐 동안 눈을 붙이면 뇌를 쉬게 하여 주의력을 더 높여준다. 졸음도 달아나게 한다.“우리는 수면이 주의력, 집중력, 생산성, 창의력, 기분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는 쉽고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백전백승의 패를 쥔 것과 같다”라고 48년간 수면을 연구한 미국 코넬 대학교 제임스 마스 교수는 말한다.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에 따르면 ‘성공을 위해 잠을 자자!’(Sleep for Success!)의 저자인 마스 교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오후에 에너지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이는 24시간 마다 한 번은 밤에, 또 한 번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졸음이 찾아오는 신체의 일주기 리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사람들은 보통 밤에 얕은 수면에서 깊은 수면까지 5단계로 이뤄진 약 90분이 소요되는 수면주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깊은 잠을 자는 비렘수면(non-REM sleep. 눈의 움직임이 거의 없고 꿈을 거의 꾸지 않는 수면. 4단계로 구분하며 3·4단계는 깊은 수면에 해당하는 서파수면) 상태가 지속되다 얕은 잠을 자는 렘수면(REM sleep·급속 안구운동 수면. 깨어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 상태를 잠깐 겪는 게 수면의 한 주기다.낮잠 역시 이와 같은 주기를 따르기 때문에 마스 교수는 한 시간 동안의 낮잠을 추천하지 않는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수면 관성’이라는 현상 때문에 정상 상태로 돌아가는 데 최대 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짧은 낮잠은 각성과 기억력에 특히 도움이 되는 2단계 수면만 포함 된다고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의 수면 연구원 사라 메드닉 박사는 말한다.“낮잠은 잠시 동안 저전력 모드로 전환하여 몸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과 같다”라고 메드닉 박사는 설명했다. 책 ‘낮잠을 자라, 당신의 삶을 바꿔라’(Take a Nap! Change Your Life)를 쓴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낮잠은 카페인이나 위약(플라세보)보다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후에 마시는 커피가 세 가지 중 효과가 가장 떨어진다고 한다.“우리는 실험에서 플라세보(위약·가짜 약)가 카페인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카페인을 섭취했다고 자기 암시를 하면 실제 카페인을 마셨을 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메드닉 박사는 말했다.짧은 낮잠을 효과적으로 즐기려면 조용하고 어둡고 시원한 공간을 찾아 15~20분 후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는 게 좋다. 설령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느낄지라도 낮잠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메드닉 박사는 말한다. 사람들은 3단계의 깊은 수면인 ‘느린 파동(서파) 수면’에 도달할 때까지 잠이 들었다고 느끼지 못 한다. “뇌는 2단계 수면에 있을 때 여전히 주변 세계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면의 이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낮잠을 너무 늦게 자는 게 아니라면 야간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난 지 약 6~7시간 후에 낮잠을 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매일 같은 시각에 자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대한수면연구학회장인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도 올 1월 한 TV 프로그램에서 “짧은 낮잠은 강력한 피로 회복 효과가 있다”며 “20분 정도가 효과적이다. 30분을 넘어가면 오히려 몸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위와 같은 견해를 밝힌 바 있다.다만 밤에 잠들기 어려운 사람은 낮잠을 피해야 한다고 마스 교수는 조언한다. 특히 노인들은 낮에 너무 오래 자는 경향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쓴 맛을 내는 폴리페놀 함유 천연식품은 당뇨병·체중 감량 약물인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마운자로(Mounjaro)와 유사한 호르몬 분비를 촉발하여 체내 혈당 수치와 식욕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폴리페놀은 과일, 채소, 씨앗, 커피, 차와 같은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생리활성 화합물로 체내 흡수율이 낮아 대부분 소화되지 않고 배출된다. 그럼에도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와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 시바우라 공업대학교, 다카사키건강복지대학, 도쿄 대학 그리고 이탈리아 칸타자로 대학 공동 연구진은 동료 검토(피어 리뷰) 저널 ‘식품바이오과학’(Food Bioscience)에 발표한 연구를 위해 폴리페놀의 건강상 이점을 조사했다.“흡수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폴리페놀이 포도당 내성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유익한 효과의 메커니즘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폴리페놀 섭취와 제2형 당뇨병 위험 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시바우라 공대 나오미 오사카베 교수가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연구결과에 따르면 폴리페놀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하면 쓴맛이 입안의 미각 수용체와 소화 시스템 내의 다른 부분에서 인식 돼 소화 호르몬 분비를 시작하라는 신호를 장에 보낸다. 이 소화 호르몬 중 하나가 바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다. 이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가 모방하려는 호르몬이다.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소화 호르몬들과 함께 장 운동성에 영향을 미쳐 음식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춤으로써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하여 덜 먹게 만든다. 연구진은 폴리페놀 함유 식품을 섭취하면 GLP-1 호르몬 분비를 촉발해 이러한 방식으로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오사카베 교수는 “위장(GI) 호르몬은 배분비 호르몬과 신경계를 통해 섭식 행동을 조절하고 포도당 내성(포도당을 대사하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폴리페놀의 쓴맛이 T2R(미각 수용체) 활성화를 통해 당뇨병 및 그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우리 연구는 혈당 수치와 식욕 조절을 통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폴리페놀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폴리페놀은 딸기(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라즈 베리 등의 베리류, 적포도, 석류, 올리브, 콩, 아티초크, 치커리, 시금치, 코코아, 커피, 차, 밤, 헤이즐넛, 피칸, 아마씨, 정향, 강황, 적포도주 등 많은 식물성 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폴리페놀이 풍부한 식품은 대부분 색상이 선명한 게 특징이다.폴리페놀은 항산화제의 일종이다. 이는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로 알려진 손상을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페놀은 항염증 특성도 있어 비만, 관절염, 만성 피로 증후군, 치매 등과 같은 만성 질환 예방이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계란이 노년 여성의 일부 인지 기능 유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겐 해당되지 않았다.계란 섭취가 노인들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 연구진에 따르면 계란 섭취는 여성의 인지 기능, 특히 의미기억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미기억은 일반적인 ‘지식’관련 기억 외에 동물 이름, 숫자 등 단순한 사실이나 개념 등에 대한 기억을 가리킨다.또한 계란은 식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음에도 남녀 모두에 해로운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거주하는 중상층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란쵸 베르나르도 연구’의 자료를 활용해 계란 섭취와 인지 기능 간의 관계를 조사하였으며, 시간에 따른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1988~1991년·1992~1996년 진행한 인지 평가와 계란 섭취량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55세 이하와 뇌졸중을 겪은 참가자 등을 제외한 890명(여성 533명·남성 357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평균 연령은 남성 70.1세, 여성 71.5세다.국제 학술지 ‘영양소’( Nutrients)에 19일(현지시각)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 기능 평가는 ▼기억 등록, 주의력, 시공간 구성, 회상, 언어, 계산 등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 ▼정신적 유연성, 주의력, 시각 운동 추적과 같은 실행 기능을 평가하는 기호 잇기 검사 파트 B(트레일 B), ▼언어적 유창성과 의미기억력 측정과 함께 참가자가 1분 동안 기억 속의 동물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유창성 테스트까지 세 가지로 이뤄졌다.연구자들은 질문지를 통해 계란 섭취량을 기록하고, 참가자들의 식단, 생활 습관, 의학적 병력 등을 고려했다. 남녀 간 차이를 감안하여 성별 분석을 수행했다. 선형 회귀 분석을 사용하여 계란 섭취와 인지 능력 변화 간의 관계를 조사했으며, 나이·교육 수준·생활 습관· 영양 섭취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정했다. 그 결과 계란 섭취가 남성과 여성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여성은 평균적으로 4년 동안 언어 유창성 감소폭이 더 작았다. 특히, 계란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크지는 않지만 유창성 점수 저하가 유의미하게 적었다. 예를 들면 동물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는 능력을 더 잘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MMSE나 트레일 B와 같은 다른 인지 평가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성의 인지기능 저하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계란 섭취와 남성의 인지 기능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다른 연구결과와 일치한다.연구진은 4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관찰 기간, 자가 보고 데이터에 대한 의존 등 한계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노년 여성들이 4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의미기억력과 실행 기능이 덜 저하된 것은 계란이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오렌지는 대개 빨간색 그물망에 담겨 팔린다. 비슷한 예로 단호박은 녹색, 레몬은 노랑 그물망에 담겨 있다.왜일까.맞다. 당신의 짐작 대로다. 이것은 생산자와 슈퍼마켓이 소비자의 감각을 속여 더 많은 과일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교묘한 속임수다.빨강이나 주황색 플라스틱 그물망에 담긴 오렌지 껍질이 더 진한 주황색으로 보이게 하여 상품성이 더 높은 과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과일이 덜 익었다면 그물의 색상이 녹색을 덜 보이게 하는 동시에 주황색을 강조함으로써 잘 익고 과즙이 풍부한 맛있는 오렌지 보이게 만든다.만약 오렌지를 녹색 그물에 넣는다면 특유의 색감을 잃어 사람들의 구매력을 뚝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이는 색상 인식이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시각적 현상인 콘페티 착시(confetti illusion)를 응용한 것이다. 이 착시 현상에서는 중간색의 공이 다른 색상의 선으로 된 격자 안에 배치된다. 특정 색상의 선이 앞(前景)에 있으면 공의 색상이 선의 색상과 혼합된 것처럼 보인다.독일 기센대학교의 심리학자 카를 R. 게겐푸르트너는 학술지 ‘i-지각’(i-Perception)에 게재한 새로운 연구에서 슈퍼마켓의 오렌지 그물망이 어떻게 콘페티 착시를 이용하는 지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저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역 시장에서 제가 좋아하는 과일 판매상 헬가에게서 주스용 오렌지를 삽니다. 최근 어느 날, 독일 여름 동안 예상할 수 있듯이 그녀에게는 잘 익은 오렌지가 없었습니다. 그 후 슈퍼마켓에 들렀더니, 잘 익은 오렌지가 풍부해 보였고, 물론 저는 그것들을 많이 샀습니다. 주황색 그물망에 편리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집에 돌아와 그물망에서 오렌지를 꺼내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물망 속에서 아름답게 보였던 오렌지들이 바로 초록색으로 변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뒷받침하기 위해 몇 장의 오렌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그는 이어 “우리는 색상 동화(color assimilation·색이 그 주위의 색의 영향을 받아 그와 비슷하게 변화하는 현상)만으로도 색상 외관에 강한 영향을 미쳐, 약간 초록빛이 도는 오렌지를 아름다운 주황색으로 바꾼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과일 판매상들은 이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습니다. 일반적인 슈퍼마켓을 둘러보면, 레몬, 양파, 애호박 또는 심지어 감자와 같은 과일과 채소들이 완벽한 모범 예의 색상으로 된 그물망에 담겨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과학 전문 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콘페티 착시는 우리의 뇌가 주변 시야(시선의 바로 바깥쪽 범위)와 색상 지각을 처리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는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그는 논문에서 설명한다.즉, 우리의 뇌는 우리가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시각 시스템은 균일하고 부드러운 전환을 지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빨간색 그물이 주황색 오렌지 위에 놓였을 때, 우리의 뇌는 인접한 색상을 합쳐 우리가 보는 것을 단순화한다.이러한 속임수가 실제로 오렌지 판매를 증가시키는지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구자들은 이 작업을 시도해 볼 것을 권장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간헐적 단식은 장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대장암 위험도 함께 키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제한된 시간 동안만 음식물을 섭취하고 나머지 시간은 굶는 간헐적 단식은 지난 몇 년 간 가장 인기 있는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체중 감소 외에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수치, 인슐린 민감성 개선 등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간헐적 단식 열풍을 뒷받침 했다. 반면 최근 들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증가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간헐적 단식이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한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이 장 줄기세포 재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장 줄기세포는 신체에서 가장 활발한 세포 중 하나로, 장의 내벽을 5일에서 10일마다 교체하기 위해 빠르게 분열한다. 세포 재생은 장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빠른 분열로 인해 향후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전암성 세포를 가장 많이 발생하는 원천 중 하나가 장 줄기세포라는 점이다.연구팀은 세 그룹의 쥐를 관찰했다. 첫 번째 그룹은 24시간 동안 금식 후에도 계속 굶겼다. 두 번째 그룹은 24시간 동안 금식 후 그 다음 24시간 동안 제한 없이 먹을 수 있게 했다. 세 번째 대조군은 실험 기간 내내 자유롭게 먹였다.네이처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4시간 단식 후 먹이를 섭취한 쥐들의 세포가 가장 빠르게 증식했다.연구진은 의료전문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장 줄기세포는 정상 생리와 손상 후 장 상피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다. 이번 논문에서 사용한 방사선 조사 모델에서 발견한 바와 같이, (단식 후)재공급은 이러한 세포의 재생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특히 손상된 조직에서 장 조직 재생에 매우 유익하다”라고 설명했다.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활성화하여 쥐의 종양 발생 확률을 높였다. 똑같이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반복한 결과, 단식 후 음식을 섭취한 쥐가 정상적으로 먹거나 단식만 한 쥐보다 장에 전암성 용종 발생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급식 중에 발생한 암 관련 돌연변이는 단식 중에 발생한 돌연변이보다 전암성 용종으로 발전할 위험이 더 컸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아일랜드 ATU 슬리고 대학(Atlantic Technological University Sligo)의 이몬 레어드 교수는 “단식 후 급식을 하면 줄기세포 중심의 재생이 급증하고, 이렇게 재생된 줄기세포가 유전적 변형에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자원이 풍부한 환경에 갑자기 노출되면 갑작스럽고 광범위한 재생으로 이어져 세포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고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말했다.연구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단식 직후 불에 탄 고기 조각과 같은 돌연변이 유발 식품을 섭취하면 암 병변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MIT의 생물학 부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오메르 일마즈 박사는 “이 연구는 모두 쥐를 대상으로 매우 명확하게 정의된 암 돌연변이를 사용하여 진행했다. 인간에게 적용하면 훨씬 더 복잡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다음과 같은 개념으로 이어진다. 단식은 매우 건강하지만, 단식 후 재급식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 예를 들어 잘 구워진 스테이크 등에 노출되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병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라고 영국 데일리 메일에 말했다.암 유발 위험이 있는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초가공식품, 가공육, 튀긴 음식, 과도하게 익힌 음식, 당 함량 높은 식음료, 알코올 등이다.참고로 주요 건강 기관의 권장 식이 지침은 다음과 같다.-매일 5회분의 과일과 채소 섭취.-식사는 쌀, 감자, 파스타 등 전분이 많은 탄수화물(통곡물이 이상적)을 기본으로 한다.-하루 30g의 섬유질(식이섬유) 섭취.-저지방·저당 유제품이나 대체품(두유 등) 섭취.-콩류, 생선, 계란 등 단백질 식품 섭취하되 매주 2차례 생선 섭취(그 중 한 번의 기름진 생선).-하루 6~8잔의 물 섭취.-성인은 하루 소금 6g이하, 여성은 포화지방 20g이하·남성은 30g 이하 섭취.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마누카(Manuka) 꿀이 유방암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자연적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의과대학 존슨 종합 암센터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마누카 꿀은 전체 유방암의 약 7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방암 아형인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유방암에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주 국제 학술지 ‘영양소’(the journal Nutrients)에 게재된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마누카 꿀은 정상 유방 세포에 영향을 끼치거나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ER 양성 유방암 세포를 가진 생쥐의 종양 성장을 최대 84%까지 억제했다.-마누카 꿀은 농도가 높을수록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폭이 컸다.-마누카 꿀은 종양 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관여하는 AMPK/AKT/mTOR 및 STAT3와 같은 암에서 상향 조절되는 신호 경로의 수준을 감소시켰다.-마누카꿀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했지만 정상적인 인간 유방 상피 세포의 성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마누카 꿀은 유방암 세포의 세포자멸사 또는 세포사멸을 유도했다.-마누카 꿀은 기존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과 함께 사용했을 때,약물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꿀이 ER-양성 유방암에 대한 자연 보충제 또는 독립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으며, 특히 기존 치료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환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제1저자인 UCLA 의과대학 다이애나 마르케즈-가반 박사는 “이번 발견은 전통적인 화학요법에 대한 자연적이고 덜 독성적인 대안 개발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며 “암 치료에서 자연 화합물의 암 치료 혜택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 분야의 추가 탐구를 위한 강력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항균·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마누카 꿀에는 플라보노이드, 파이토케미컬, 복합 탄수화물, 비타민, 아미노산,미네랄과 같은 화합물도 풍부하게 함유된 것으로밝혀졌다. 이러한 화합물의 항암 잠재력이 이번에 확인 됐다.연구자들은 마누카 꿀의 작용 메커니즘 중 하나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차단하여 호르몬에 민감한 유방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마누카 꿀은 뉴질랜드와 호주 일부 지역의 토착 식물인 마누카 나무의 꽃에서 채밀하는 단일 향 꿀로 항균 작용을 하는 메틸글리옥살(MGO) 성분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권장기준의 두 배에 달하는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마신 어린이는 지능지수(이이큐·IQ)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국립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ational Toxicology Program·NTP)이 기존 연구들을 분석해 작성한 최근 보고서에서 미 연방 기관은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과 어린이의 IQ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중간 수준의 신뢰성’으로 처음 인정했다. AP통신은 “비록 이 보고서가 수돗물에 포함된 불소만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작성된 것은 아니지만, 높은 불소 수치가 신경학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불소는 치아를 코팅하고 있는 법랑질(에나멜)을 강화해 치아를 충치로부터 보호한다.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1940~1950년대 불소화 수돗물을 공급한 지역에서 충치 발생률이 60% 감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불소는 치아를 강화하고 충치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며, 낮은 농도의 불소를 음용수에 첨가하는 것은 지난 세기 최고의 공중보건 성과 중 하나로 여겨진다.국내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불소화 수돗물을 공급하다 유해성 논란으로 인해 5~6년 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수돗물 내 불소 함유량을 물 1ℓ당 0.8㎎으로 제한하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의 안전한 불소 농도를 1.5㎎/ℓ, 충치 예방을 위한 권장 수돗물 불소 농도는 1ℓ당 0.7~1㎎으로 설정했다. 미국 연방 보건 당국은 2015년 이후 1ℓ당 0.7㎎을 권장하고 있다. 이전 50년간 권장 상한선은 1.2㎎/ℓ였다.연구를 수행한 NTP는 캐나다. 중국, 인도, 이란, 파키스탄, 멕시코에서 수행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1.5㎎/ℓ 이상의 불소가 포함된 음용수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어린이의 IQ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보고서는 다양한 불소 노출 수준에서 IQ가 얼마나 저하할 수 있는지 수치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을 받은 어린이는 IQ가 2~5포인트 저하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0.6%인 190만 명 정도가 1.5㎎/ℓ 이상의 불소가 포함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낮은 수준 함유된 불소가 갖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불소가 성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불소는 물과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네랄이다. 약 80년 전, 과학자들은 자연적으로 불소가 더 많이 포함된 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충치가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계기로 치아 건강을 위해 불소 사용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수돗물뿐만 아니라 치약에도 널리 사용됐다.이후 진행한 많은 연구에서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이 뇌 발달과 영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연구에서는 불소가 학습, 기억, 실행 기능 및 행동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신경화학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2019년 캐나다와 미국 공동 연구팀은 불소가 든 수돗물을 임신부가 마시면 특히 아들의 IQ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연구원 애슐리 말린(Ashley Malin)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임신부가 물뿐만 아니라 특정 유형의 차에서 불소 섭취를 줄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음료에 불소 함량 표시를 요구할 지에 대한 정책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슬라이스 햄 두 조각을 매일 먹으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15% 증가한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실명, 신부전, 심장마비, 뇌졸중, 하지 절단의 주요 원인인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4억 명이 넘는다. 선천적으로 인슐린을 잘 생성하지 못 하는 제1형 당뇨병과 달리 제2형 당뇨병은 식생활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더 많이 움직이는 것과 함께 식단을 개선하는 것이다.‘란셋 당뇨 & 내분비학 저널’(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실린 이번 연구를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진은 유럽, 아메리카, 지중해 동부, 동남아시아, 서태평양에 있는 20개국 성인 197만 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을 메타분석 했다. 주 저자인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니타 포루히(Nita Forouhi)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가공육 및 가공하지 않은 붉은 육류 섭취와 제2형 당뇨병의 향후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현재까지 가장 포괄적인 증거를 제공한다”며 “이는 인구의 제2형 당뇨병 발병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과 가공되지 않은 붉은 육류의 섭취를 제한하라는 권장 사항을 뒷받침 한다”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연구진은 다양한 인구집단의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관해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인터커넥트(InterConnect)를 통해 31개 연구 그룹의 데이터를 분석했다.연구팀은 햄 두 조각에 해당하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향후 10년 동안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5%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작은 스테이크 한 조각에 해당하는 비(非)가공 붉은 고기를 하루에 100g씩 꾸준히 섭취하면 당뇨병 위험이 1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00g의 가금류(사육조류)를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8% 더 높아졌다.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결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수행했을 때 가금류 소비와의 연관성은 약해졌지만 가공육 및 가공되지 않은 붉은 고기와 제2형 당뇨병과의 연관성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에 가금류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미국과 영국 보건 당국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하루 섭취량을 70g 이하로 제한 할 것을 권장한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적색육·가공육 섭취량은 하루 평균 79.8g에 이른다.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인과관계가 아닌 연관성만 입증되었지만, 현재의 건강한 식습관 권장 사항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글래스고 대학교의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이 연구는 불가피한 관찰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수행된 중요한 연구”라면서 “이 데이터는 식단에서 붉은 육류와 가공육을 줄이는 것이 심장병과 뇌졸중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애스턴 대학교의 듀안 멜러 박사는 육류 섭취를 적당히 하라는 전반적인 메시지는 채소, 과일, 견과류, 씨앗, 콩, 완두콩, 렌틸콩이 많은 식단을 포함하여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줄이라는 조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멜러 박사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도 최근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육류에 함유된 헴철(hem iron)을 많이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최대 26%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임신 전 하루 담배 한두 개비만 피워도 태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흡연 시기와 강도가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2016~2019년 미국에서 출생한 1210만 명을 분석했다. 산부들은 임신 전 3개월 동안과 임신 삼분기 동안의 흡연 습관을 보고했다.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 일간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임신 중 흡연은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자궁 내 성장 제한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미국에서는 임신부 10명중 1명꼴로 흡연을 하고 있다.많은 여성이 임신 전이나 임신 첫 3개월 동안은 담배를 피워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가벼운 흡연(하루 한두 개배)은 태아에 큰 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연구진은 산모의 흡연 시기와 강도가 신생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여다보기로 했다.조사 대상 산부 중 임신 전과 임신 1기·2기·3기에 흡연한 비율은 각각 9%, 7%, 6%, 6%미만으로 집계됐다. 흡연 강도는 0, 1~2, 3~5, 6~9, 10~19, 20개비 이상으로 분류했다.주요 신생아 건강 문제는 출산 직후 인공호흡기 사용, 6시간 이상 인공호흡기 사용, 지속적인 기계호흡을 위한 신생아 집중치료실 입원, 계면활성제 대체 요법, 패혈증 의심, 발작 또는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 등으로 규정했다.연구 결과 모든 문제의 유병률은 9.5% 미만이었다.임신 전 흡연한 여성의 신생아는 비흡연 어머니를 둔 아이와 비교해 두 가지 이상의 주요 건강 문제를 가질 위험이 27% 더 높았다. 산부가 임신 중 흡연한 경우, 그 위험은 31%~32%까지 올라갔다.흡연 량을 구분하면, 임신 전 하루 한두 개비의 담배를 피운 경우 아이가 이러한 건강 문제를 가질 위험이 16% 증가했으며, 하루 20개비 이상을 피운 여성의 신생아는 그 위험이 31%로 높아졌다. 국제 학술지 ‘역학 및 지역사회보건’(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20일(현지시각) 게재된 연구결과에서 중국 과학자들은 임신 직전이나 임신 중 흡연과 관련해 “안전한 시기나 안전한 양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신경발달 결함의 경우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번 연구는 임신을 희망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이 신생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을 중단해야 한다는 추가 증거를 제시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당당하게 비디오 게임을 즐길 이유가 생겼다. 비디오 게임을 하루에 3시간 이하로만 한다면 웰빙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일본에서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콘솔로 비디오 게임을 하면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게임이용 장애를 국제 질병 분류에 추가했다. 그간 비디오 게임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2021년 연구에서는 “게임 플레이와 정서적 웰빙 사이에 약간의 긍정적인 관계”가 발견됐다. 그러나 2012년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 대학의 연구에서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일부 플레이어의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이와 관련해 대다수 연구가 실험실과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이뤄져 실제 게임을 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었다.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현실 세계에서 비디오 게임이 사람의 웰빙에 미치는 인과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주어졌다. 도쿄 니혼대학 연구자들은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콘솔의 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 문제가 발생했던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일본에서 시행된 추첨 판매에 응모한 사람 9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게임 습관과 심리적 고통 수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 중 10세에서 69세 사이의 게임 애호가 8192명이 플레이스테이션 5 또는 닌텐도 스위치 같은 콘솔을 구매하기 위해 응모했다. 연구를 이끈 에가미 히로유키(경제학) 교수와 동료들은 당첨 돼 게임기를 소유한 사람들이 낙첨한 사람들보다 약간 더 나은 정신 건강 점수를 보였으나, 총 게임 시간이 3시간을 초과하면 이 효과가 정체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 3시간 이상 게임을 한다고 답한 사람은 9명 중 1명꼴이었다. 연구진은 “우리의 자연 실험(연구자의 인위적인 개입 없이 상황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인과관계 추론)은 비디오 게임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3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심리적 이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된 논문에서 밝혔다.기계학습 모델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콘솔과 소유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와 여성에겐 닌텐도 스위치가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으며, PS5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성인 남성이었다. 특히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자녀를 둔 사람들보다 플레이스테이션 5를 통해 더 큰 혜택을 누렸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육류(적색육)에 함유된 헴철을 많이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6% 증가한다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밝혔다. 연구자들은 붉은 육류 및 기타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헴철과 제2형 당뇨병(T2D) 위험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과 그 연관성의 기초가 되는 대사 경로를 밝혀냈다. 비헴철(식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철분)은 T2D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분에는 헴철(hem iron)과 비헴철(non-heme iron) 두 가지가 있다.헴철은 적색육 같은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있고 비헴철은 시금치, 강낭콩, 견과류 같은 식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다. 헴철이 비헴철보다 몸에 잘 흡수된다.이 연구는 붉은 육류의 헴철분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 비중을 높이면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식물성 육류 대체 식품에 헴(heme)을 첨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하버드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에서 주로 발견되는 비헴철과 달리 붉은 육류 및 기타 동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철분 성분인 헴철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헴철과 제2형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은 이전에 보고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연관성을 보다 명확하게 입증하고 설명한다.과학저널 네이처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지난 13일(현지시각) 게재된 논문의 제1저자인 영양학과 연구원 펑레이 왕(Fenglei Wang) 박사는 “역학 데이터에만 의존했던 이전 연구와 달리, 우리는 역학 데이터, 기존 대사 바이오마커, 최첨단 대사체학 등 여러 계층의 정보를 통합했다”며 “이를 통해 철분 섭취와 T2D 위험 사이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잠재적인 대사 경로에 대해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 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에 따르면 하버드대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ies)와 건강 전문가 후속 연구(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등록된 미국 성인 20만6615명의 36년간의 식이 보고서를 사용하여 철분과 T2D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그 결과 헴철분을 가장 많이 섭취한 무리는 가장 적게 섭취한 무리에 비해 TD2 발병 위험이 26%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연구자들은 헴철분이 가공되지 않은 붉은 고기와 관련된 제2형 당뇨병 위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여러 제2형 당뇨병 관련 식이 패턴의 위험 중 중간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식단이나 보충제를 통한 비헴철분 섭취와 T2D 위험 사이에선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아울러 헴철분 섭취가 높을수록 C-펩타이드, 중성지방, C-반응성 단백질, 렙틴 등의 대사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아지고, HDL 콜레스테롤과 아디포넥틴 같은 유익한 바이오마커 수치는 낮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병 발병률을 줄이기 위한 식이 지침과 공중보건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헴철분을 함유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식물 기반 식단을 채택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크게 낮출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성 육류 대체 식품에 헴을 첨가하여 육류의 풍미와 외관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교신저자인 프랭크 후 영양학·역학과 교수는 “ 붉은 육류에서 헴철분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을 채택하는 것은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텔레비전(TV) 시청 시간이 너무 길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인 4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사람은 1시간 이하 시청한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44%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TV 시청은 치매뿐만 아니라 뇌졸중, 파킨슨병 발병률 상승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 건강에 해가 없는 TV 시청 시간은 하루 평균 약 3시간이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1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프로젝트(주요 질환 연구를 위해 약 50만 명의 유전자 등 의료 데이터를 기록하고 추적 관찰)에 등록된 37세에서 73세 사이의 성인 40만700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최초 등록 시점(2006~2010) 당시 뇌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없었으며, 4만 명이 뇌 영상 촬영 자료를 남겼다.13년의 추적 기간 동안 5227명이 치매에 걸렸고, 6822명이 뇌졸중을 겪었으며, 2308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2.7시간을 TV시청에 썼다.하루 3시간에서 5시간 사이 TV를 시청한 이들은 1시간 이하 시청한 사람들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경우 치매 위험은 44%, 뇌졸중 위험은 12%, 파킨슨병 위험은 28%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컴퓨터 사용시간은 길든 짧든 차이가 없었다. 이는 컴퓨터 사용이 더 ‘정신적으로 도전적인 행동’과 관련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연구를 진행한 중국 톈진의과대학 연구자들은 또한 5시간 이상의 TV 시청이 뇌의 회백질 감소 및 기억 중추 축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가지 모두 뇌 질환과 관련이 있다.그러나 TV 시청이 어떤 작동 원리로 이러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한 가지 이론은 좌식 행동으로 인한 낮은 근육 활동과 에너지 소비가 만성 염증과 뇌로 가는 혈류 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이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의사협회지’(JAMDA)에 실렸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화장실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읽거나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자유 시간’을 즐긴다. 하지만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여러 건강 문제를 불러 올 위험이 있다.가장 먼저 아무도 겪고 싶어 하지 않는 소화기 질환 치질의 원인이 될 수 있다.치질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화장실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많은 전문의들이 지적한다.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소화기 전문의 데이비드 L. 슈바르츠바움 박사는 “치질은 직장과 항문에 있는 충혈된 혈관으로,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혈관이 있지만 그것들이 커지거나 염증이 생길 때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그중 한 가지 흔한 원인은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다. 변기에 앉아 있는 동안, 혈액이 가장 낮은 지점에 고여 항문 내 혈관에 압력을 증가시켜 치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최근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텍사스 주 메모리얼 하먼 병원의 소화기 전문의 프라순 샤 박사는 오래 앉아 있는 동안 중력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나빠진다고 같은 매체를 통해 지적했다. 그는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직장 부위로 가고 오는 혈류가 저하되어 혈액이 정맥에 고여 그것들이 부어오르게 된다”라고 말했다.소화 건강에 관한 책 ‘내장 혁신’(Gut Renovation)의 저자이자 뉴욕대학교 랑곤 메디컬 센터의 소화기 전문의인 로시니 라즈 박사는 변기의 독특한 기능적 설계 또한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치질로 이어질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기는 가운데가 뚫린 구조라 항문직장 부위가 허벅지로 지지대는 부분보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간다. 그 위치 자체로 인해 중력은 모든 것을 조금 더 아래로 끌어당기며, 이는 정맥에 압력을 가한다. 그래서 힘을 주지 않더라도 그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 정맥에는 어느 정도의 압력이 가해진다”라고 2022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라즈 박사는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변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장운동을 통해 대변이 직장으로 이동하는 진행성 수축을 ‘연동운동’이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으면 이 과정이 방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너무 오래 앉아 있고 배변을 하지 않으면 그 과정이 실제로 멈출 수 있다. 몸이 그 신호를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화장실에 오랫동안 앉아 있지만 실제로 배변을 하지 않는다면 변비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변비의 주요 원인보다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화장실에 오래 머물지 말아야 할 명백한 이유 중 하나는 더럽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화장실 물을 내리면 병원균이 에어로졸(미세입자)화 되어 주변으로 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옆에 놓인 싱크대에 휴대폰을 두면 이 병원균이 휴대폰에 묻을 수 있다. 하지만 에어로졸화 된 박테리아 외에도 일반적인 위생 불량으로 인한 위험이 존재한다.라즈 박사는 “저는 화장실에서 위생을 잘 지키지 않아 식중독에 걸리거나 다른 질병에 걸리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만약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마도 기기에 묻은 만지기 싫은 것들을 많이 만지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는 “배변을 하거나 배변을 시도하는 동안 손가락으로 다른 것을 만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치질과 변비 외에 근골격계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위스콘신에서 활동하는 척추 전문가인 그랜트 레이더마허 박사는 장시간 화장실에 머무르는 것이 근육, 뼈, 관절 및 결합조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둔부 또는 골반 뼈에 통증이 올수 있다.그는 “그 중 하나는 좌골 점액낭염이라는 상태로, 이는 좌골을 완충하는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며 “좌골은 앉을 때 체중을 가장 많이 견디는 부위인데, 딱딱한 변기 시트에 앉아 있으면 이 부위에 직접적인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생기고 부어오를 수 있다”고 2022년 폭스 뉴스에 설명했다.레이더마허 박사는 “좌골 점액낭염을 겪는 사람들은 보통 허벅지 상부와 엉덩이 하부의 국소 통증, 고관절을 펴는 데 어려움, 때로는 다리까지 방사되는 통증을 호소한다”며 “보통 얼음찜질,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사용, 그리고 화장실에서의 시간을 제한하는 것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이상적인 화장실 사용시간은 몇 분 정도일까.슈바르츠바움 박사는 “일반적으로 배변 시간을 최대 10~15분으로 제한하는 것이 치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또한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스크롤하거나 오랫동안 책을 읽는 것을 피하라고 조언한다”고 덧붙였다.라즈 박사는 “일반적으로 화장실에서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10분도 긴 시간이라며 그 안쪽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많다.노스캐롤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비뇨기과 전문이 앨리스 포스나이트 박사는 “정기적으로 화장실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은 골반 장기에 과도한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치질, 배뇨 기능 장애, 심지어 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화장실 사용시간을 8~10분으로 제한할 것으로 권장한다”고 2022년 폭스뉴스에 말했다. 그는 그 시간 안에 볼일을 마치지 못한다면 신체 기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료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대장항문외과 의사인 미으클 발렌티 박사는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 5분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방해 없이 방관을 비우고 배변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신문, 책 등을 화장실 밖에 두라고 조언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많은 사람이 40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몸이 예전만큼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쾌한 느낌을 갖는다. 더 자주 다치고 근육도 약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유가 있었다.우리 몸 안팎의 분자와 미생물이 44세와 60세에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밝혀냈다. 신체적 쇠퇴의 원인 될 수 있는 이러한 변화는 심혈관 건강과 면역 기능에 큰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자들은 14일(현지시각)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공개한 연구를 위해 25세∼75세의 자원자 108명으로부터 1∼7년 동안 혈액과 다른 생물학적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13만 5000개 이상의 다양한 분자와 미생물에서 연령 관련 변화를 추적한 결과 대부분의 분자와 미생물의 양은 연령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40대 중반에 급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주로 심혈관 질환이나 카페인·알코올·지방질 대사 능력과 관련된 분자였다. 60대 초반에는 심혈관 질환 관련 분자와 함께 면역 기능 관련 분자 수가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인간의 삶 전체를 통해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두 가지 주요 시기가 있다. 사람이 40대에 들어서면 지질 대사가 크게 변화하고, 60대에는 탄수화물 대사가 크게 변화한다”라고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스탠포드 의학부의 유전학 교수 겸 유전체학 및 개인 맞춤 의학 센터장 마이클 스나이더(Michael Snyder)가 말했다.지질은 LDL(저밀도지단백), HDL(고밀도지단백), 중성지방을 포함하는 지방 물질로, 체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혈액에 축적되면 해로울 수 있다.연구진은 채취한 샘플에서 RNA, 단백질, 대사산물 등의 다양한 분자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장과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도 추적했다.연구자들은 사람들이 40대가 되면 칼로리를 더 천천히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분해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대사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대사 변화는 신체가 알코올이나 카페인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카페인의 경우, 더 높은 민감도로 이어질 수 있다.스나이더 교수는 40대가 된 사람들에게 지질,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제안했다.“만약 지칠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의사의 권고가 있을 경우 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을 복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근육과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들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운동하기 전 더 많은 준비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는 게 좋다”라고 스나이더 교수는 NBC뉴스를 통해 조언했다.60대 초반에는 면역 조절, 탄수화물 대사, 신장 기능에 관련된 분자 변화가 관찰됐다.피부와 근육 노화 관련 분자는 두 시기 모두에서 변화를 보였다.스나이더 교수는 60대 초반에 이토록 많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이는 많은 연령 관련 질병의 위험이 이 시기에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스탠퍼드 의대 소식지에서 설명했다.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이 40대와 60대에 더욱 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즉 심장을 보호하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두 연령대에서 운동량을 늘리거나, 40대에 알코올 대사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과유불급. 뭐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아침에 흐리멍덩한 정신을 깨워주는 커피도 마찬가지다.인도 델리에서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2024년 미국 심장학회 연례회의(ACC Asia 2024 )에서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하루 400㎎이상의 카페인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건강한 사람도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규칙적인 카페인 섭취는 부교감 신경계를 교란시켜 혈압과 심박 수를 상승시킬 수 있다”라고 인도 다호드 소재 지두스 의과 대학·병원의 내과의 넨시 카가타라(Nency Kagathara) 박사가 말했다. “저희 연구는 습관적인 카페인 섭취가 심장 건강, 특히 심박 수와 혈압의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했다”라고 카가타라 박사는 덧붙였다.연구진은 카페인 음료를 일주일에 5일 이상 1년 넘게 꾸준히 섭취하는 것을 만성적 섭취로 정의 했다. 연구는 차, 커피, 콜라 등 탄산음료, 레드불·몬스터 같은 에너지 음료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는 18세에서 45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9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중 19.6%는 만성적 카페인 섭취자로 분류했다. 하루 4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커피 4잔, 탄산음료 10캔, 에너지음료 2캔에 해당하는 양이다.혈압과 심박 수 등을 테스트 한 결과 매일 4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박 수와 혈압이 상승하는 등 자율신경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증세는 하루 6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는 커피 약 6~7잔에 해당한다. 카가타라 박사는 “카페인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규칙적인 카페인 섭취는 건강한 사람도 고혈압 및 기타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은 모두의 심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고혈압은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만성 신장 질환 및 치매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고혈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장을 약화시키며 심장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카페인 섭취 외에도 음주, 흡연, 노화, 가족 병력, 염분 섭취 등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다. 신체 활동을 늘리고, 영양가 있는 식단을 따르고, 기타 생활 습관을 바꾸면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심장 전문의이자 의학교수인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는 카페인으로 인한 것으로 여겨지는 효과가 나이 또는 체력 수준과 같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혈압과 심박 수가 건강의 중요한 결정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 효과를 가장 잘 판단하는 방법은 뇌졸중, 심장마비 그리고 심장 리듬 장애와 같은 실제 심혈관 결과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마커스 박사는 야후 라이프에 설명했다.커피가 심장에 좋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어, 2023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카페인 커피 섭취는 고혈압, 심부전 및 심방세동(일종의 부정맥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 2021년 다른 연구에서도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심부전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현대인의 가장 큰 두려움인 치매로 인한 사망자 수가 21년 만에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999년 약 15만 명의 미국인이 치매로 사망했나 21년 후인 2020년 그 숫자가 45만 명을 넘어섰다.온라인 저널 ‘CNS(중추신경계) 장애의 주요 치료 동반자’(The Primary Care Companion for CNS Disorders)에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연구를 위해 파키스탄 킹 에드바르트 메디컬 유니버시티(King Edward Medical University)의 의사이자 논문 저자인 모흐산 알리(Mohsan Ali)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숨진 35세에서 85세 사이의 미국 성인들의 자료를 얻어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치매는 ‘사고, 기억, 추론 등 인지 기능과 행동 능력의 상실로, 일상생활과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해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알리 박사는 치매가 사망 원인으로 점점 더 부각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거나 조기에 진단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해당 기간 동안 미국에서 총 660만 1680명이 치매로 사망했다. 모든 인구 집단 중 여성, 흑인 성인, 농촌 지역 거주자의 치매 사망률이 높았다.“여성의 비율이 증가한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기 때문일 수 있지만, 여성에게 치매에 더 취약한 생물학적·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라고 알리 박사는 추정했다. 그는 또한 “농촌 지역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의 부족, 치매 치료 전문가의 부족, 지원 서비스의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치매 관련 사망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인종별로는 흑인 성인이 치매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비히스패닉 백인 성인, 이어 히스패닉 성인 순이었다. 아시안 계와 아메리칸 원주민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치매로 인한 연간 연령 조정 사망률(AAMR)은 1999년 10.86에서 2020년 21.42로 우려스러운 증가세를 보였다.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2022년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치매 인구는 1억5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약 5700만 명)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다. 치매 예방과 치료에 관한 진전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란셋 치매 위원회(Lancet Commission on Dementia)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절반을 차지하는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 14가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잘 다루면 최대 45%의 치매 사례를 예방할 수 있다.치매 진단 위험을 높이는 통제 가능한 생활 습관 요인으로는 낮은 교육 수준, 외상성 뇌 손상, 신체 활동 부족, 흡연, 과도한 음주,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청력 손실, 우울증, 사회적 고립, 시력 손실, 그리고 노년기 대기 오염 노출 등이다.치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인지력 평가, 뇌 영상 촬영, 뇌 척수액 검사, 치매 관련 단백질 수준 확인 등을 통해 진단한다.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뇌척수액 검사만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하지만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 진단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 시일이 꽤 필요하다.또한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적용할 수 있는 약품이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다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현재로서는 이 약물들이 질병의 진행을 약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완전히 멈추지는 못하므로 이 약물들이 질병의 이환율과 사망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미국 뉴욕 ‘마이모니데스 건강’(Maimonides Health)의 신경과 의사인 리아 크롤(Leah Croll) 박사가 15일 ABC 뉴스에 말했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알리 박사 팀은 “치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표를 명확히 하는 의료 정책 계획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러한 조치는 예방, 조기 발견, 그리고 치매 치료에서의 격차 해소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극한의 매운맛·신맛을 추구하는 음식이 세계적으로 인기다. 온라인에는 살인적으로 맵거나 신 음식 먹기에 도전하는 ‘□□ 챌린지’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큰 고통을 수반하는 매운맛이나 신맛은 우리 몸에겐 위험 요소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위험을 좋아한다. ‘저세상 맛’을 경험하는 행위는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뇌에서 투쟁 도피 반응을 유발해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분출케 한다. 이 호르몬들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준다. 뇌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후 위험한 상황을 극복한 것에 대한 성취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청소년·아동 건강 연구소 소장인 엘리사 트루코 박사는 “이러한 도전은 감각 추구, 보상 추구와 같은 심리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할수록 더 짜릿한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각) NBC뉴스에 말했다. 매운맛과 신맛은 모두 고통스러운 반응을 일으키지만, 신체의 다른 신경을 자극한다. 필라델피아 소재 비영리 과학연구기관 모넬 화학 감각 센터의 박사 후 연구원 로버트 펠레그리노 박사는 침이 매운 음식을 분해하면 캡사이신(고추에 들어있는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이 목, 코, 식도로 이동하여 촉각과 관련된 신경을 활성화하며 이로 인해 뜨거운 난로를 만졌을 때 느끼는 것과 유사한 고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반면 신맛은 미각 신경을 활성화한다. 사람들이 신맛이 나는 음식을 먹을 때, 몸은 산성 물질이 해로울 수 있다고 판단해 고통 반응을 일으킨다.두 경우 모두, 뇌는 초기의 통증 반응을 무시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폴 로진 교수는 이를 인간이 심각한 고통과 ‘무해한’ 고통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진 교수에 따르면 적당한 양의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는 이를 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다.“여기에서 쾌감이 온다. 신체의 신호를 무시하고 이 과정을 진행하는 것에서 오는 쾌감이다”라고 로진 교수는 설명했다.극단적인 음식에 대한 도전은 몇몇 비극적인 사고를 낳기도 했다. 작년 매사추세츠 주의 한 10대 소년이 청양고추보다 220배 매운 칠리 페퍼 추출물이 든 토르티야 칩 챌린지에 동참했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올 4월 영국에서는 한 10세 소녀가 틱톡에서 유행하는 극도로 신 사탕을 먹고 목에 화상을 입었다.시카고 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위장병 전문의인 에드윈 맥도날드 박사는 매운 음식과 신 음식은 적당히 먹으면 안전하지만, 극단적인 매운맛은 병원 방문을 의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맥도날드 박사는 “캡사이신이 들어 있는 일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고 암 위험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 챌린지’에서 사람들이 먹는 고추들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컬럼비아 대학교 바젤로스 의대의 내과 의사이자 교수인 샹텔 스트라찬 박사는 고혈압과 천식과 같은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겐 극단적인 음식 도전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참여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고, 사전에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했다.“불행히도 우리는 이러한 물질에 어떻게 반응할지 첫 시도 후에야 알게 된다”라고 스트라찬 박사는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나이가 들수록 술을 멀리해야 한다. 가벼운 음주조차도 노년층의 암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0세 이상의 영국인 13만 5000명을 12년 간 추적 관찰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적당하게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오랜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12일(현지시각) 논문을 게재한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 대학교(Universidad Autónoma de Madrid) 연구자들은 건강이나 사회 경제적 지위에 관계없이 가벼운 또는 중간 정도의 음주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제1저자인 로사리오 오르톨라(Rosario Ortolá) 마드리드 자치 대학 예방의학·공중보건 교수는 낮은 수준의 음주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전체 사망률과 긍정적인 관련이 있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첫 한 방울부터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구진은 하루 음주량에 따라 조사 대상자들을 최저위험군(일 알코올 소비량 2.86g 이하), 저위험군(남성 2.86g~20g, 여성 2.86g~10g), 중간위험군(남성 20g~40g, 여성 10g~20g), 고위험군(남성 40g 이상, 여성 20g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가끔 술을 마시는 최저위험군의 일 알코올 소비량은 16도짜리 희석식 소주 0.4잔(50㎖잔 기준)에 해당한다. 고위험군 여성의 일 알코올 소비량 20g은 소주 3.12잔, 고위험군 남성 일 알코올 소비량 40g은 소주 6.25잔에 해당한다. 알코올 양은 ‘술의 양(㎖)×알코올 도수(%)×0.8(알코올 비중)’로 구할 수 있다.고위험 음주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최저위험군과 비교해 연구기간 동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3% 더 높았다. 중간위험군은 최저위험군 대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0%,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5% 더 높았다. 저위험군 조차도 최저위험군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1% 더 높았다.이번 연구는 매일 맥주 한 잔(355㎖)만 마셔도 수명이 약 2개월 반 단축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이번 연구에서 식사 때 반주로 와인을 주로 마시면 사망 위험,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음식과 함께 섭취함으로써 알코올 흡수 속도가 느려져 그로 인한 손상이 줄거나 식사 시간에 술을 마셔 음주 간격을 더 잘 조절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정크 푸드를 멀리하는 것 같은 다른 건강한 생활 방식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마시는 술의 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발암 물질로 분류한다. 아울러 알코올 섭취가 유방암, 간암, 두경부암, 식도암,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면서 적은 양의 알코올도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알코올 관련 피해는 일시적 또는 지속적인 과음에서 비롯된다고 경고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3대 필수 영양소인 지방을 주로 식물에서 얻어 섭취한 사람들이 동물성 지방 섭취자 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지방 섭취자는 특히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았다. 4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을 최장 24년간 추적 관찰해 얻은 결과다.이 연구를 이끈 미 국립 암연구소의 드미트리우스 알바네스 박사는 “우유와 달걀을 포함한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단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증거를 이번 연구가 제공한다”라고 말했다.미국의사협회지(JAMA) 산하 ‘내과학’에 12일(현지시각) 논문을 게재한 연구진은 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의 조성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식물성 지방은 단일불포화지방산(MUFA)과 다가불포화지방산(PUFA)의 비율이 높은 반면,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산(SFA)의 비율이 높은 게 특징”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건강 관련 식이 지침은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권장한다.알바네스 박사와 동료들은 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995년부터 2019년까지 수집된 음식·건강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시작 당시 조사 대상자는 40만 7531명, 평균 나이는 61세 이었다. 연구진은 하루에 섭취하는 식물성 지방의 양을 기준으로 조사 대상자들을 총 5분위로 분류했다. 식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한 상위 20%(5분위)와 비교해 하위 20%(1분위)는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더 많았다.연구기간 동안 18만 5000여명이 숨졌다. 그중 약 5만 8000명의 사인이 심장병이었다. 식물성 지방 섭취량이 가장 적은 이들에 비해 식물성 지방 섭취량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9% 낮았고, 특히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확률은 1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식물성 지방의 구체적인 공급원을 살펴보면, 식물성 기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지방을 섭취한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12%,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15% 낮았다. 곡물 유래 지방을 섭취한 이들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반면에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가장 높은 5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은 연구 기간 동안 사망 확률이 더 높았다. 매일 동물성 지방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16%,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14% 더 높았다.매일 동물성 지방을 가장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이 16%,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14% 더 높았다.이러한 경향은 육류의 지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유제품이나 달걀을 통해 매일 동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사람들의 사망률도 식물성 지방 섭취자와 비교해 더 높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연구진은 육류, 유제품 및 계란에서 채소, 곡물 및 식물성 대체유로 전환할 경우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예측했다.“동물성 지방에서 얻는 5% 에너지(섭취)를 식물성 지방, 특히 곡물이나 식물성 지방의 5% 에너지로 대체하면 전체 사망률은 4%에서 24% 감소하고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5%에서 30% 감소하는 등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알바네스 박사 연구팀은 추산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남성의 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2050년까지 급증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022년에서 2050년 사이 남성의 암 발병률과 사망률은 각각 84%와 9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과학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 관측소(Global Cancer Observatory)의 자료를 활용해 2022년 기준 185개 국가 및 지역의 30가지 이상의 암 유형과 사망 자료를 분석, 인구통계학적으로 2050년 예상치를 추산해 12일(현지시각) 미국 암 저널에 발표했다.CNN,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남성의 전체 암 발생 건수는 2022년 1030만 건에서 2050년 1900만 건으로 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2022년 540만 명에서 2050년 1050만 명으로 93%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65세 이상 남성의 수가 117% 증가할 것으로 예상 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또한 소득과 기대수명이 낮은 국가의 남성일수록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위험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남성은 현재도 여성보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 2020년 한 연구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43% 더 높다. 발병률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19% 더 높았다.남성은 흡연과 음주를 할 가능성이 더 크며, 암 발병을 유발하는 다양한 활동 외에 직장에서 발암 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다. 반면 검진 프로그램을 이용할 가능성은 더 낮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2022년과 마찬가지로 2050년에도 폐암이 남성의 암 발생 및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남성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 예상되는 암은 중피종과 전립선암이다. 올해 초 미국 암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증가와 고령화가 전 세계 암 부담 규모의 주요 동인으로, 2022년 약 80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97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암 협회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윌리엄 다후트 박사는 이전에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암 발병 건수와 관련하여 “고령화 인구의 증가로 인해 2050년에는 3500만 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국제 암 연구소는 인구 증가 및 고령화 심화, 비만, 흡연과 음주를 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