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

이설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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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설 기자입니다.

snow@donga.com

취재분야

2024-08-20~2024-09-19
미국/북미42%
국제일반23%
중남미8%
사회일반4%
국제인물4%
국제경제4%
인사일반4%
일본4%
보건4%
유럽/EU3%
  • 윌슨 前대통령 이름 딴 건물 사라지나…인종차별 흔적 지우기 나선 美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공공 건물들의 이름을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워싱턴포스트(WP)와 디시스트 등에 따르면 자문그룹 DCFACES(District of Columbia Facilities and Commemorative Expressions)는 이날 이름을 바꿔야할 건물 목록을 워싱턴시에 제출했다. 토머스 제퍼슨,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 변호사 프랜시스 스콧 키, 정치인 벤자민 프랭클린 등 ‘미국 정신’의 근간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다수 포함됐다. 디시스트에 따르면 DCFACES는 시의 의뢰를 받아 7월부터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인물명을 딴 워싱턴시의 건물 1300여 곳을 추린 뒤 5가지 기준으로 목록을 확정했다. 해당 인물의 노예제 참여, 인종차별, 여성과 소수자 억압, 우월주의 찬성, 인권법 위반 등이다. 2300여 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반영했다. 리차드 레이즈 가빈 DCFACES 공동의장은 “시민들은 우리가 하는 작업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시의 명예를 드높이는 이름이 공공건물을 대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사 및 평가 결과 토머스 제퍼슨, 벤자민 프랭클린, 프랜시스 스콧 키, 우드로 윌슨 등의 이름을 딴 건물 65을 개명 대상으로 확정했다. 유형별로는 21개 공립학교, 주거용 건물 9곳, 공원 12곳, 놀이시설 7곳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건물 70%가 백인 남성의 이름을 따르고 있었다”며 “향후 더 많은 여성과 유색인종의 이름을 건물에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건물이름을 바꾸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고 WP는 전했다. 과도한 역사 지우기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데다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디시스트는 “한 건물의 이름을 교체하는데 보통 5000달러~1만5000달러가 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 이름은 50만~100만 달러 사이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의회 법안 통과와 상하원 위원회의 청문회도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도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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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나는 파우치 따랐다”…美 코로나 확산 책임 떠넘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여러 차례 대립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나는 그를 따랐다”고 언급했다. 31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다시 파우치 소장을 사령탑직에 앉히겠느냐’는 앵커의 질문을 받고 “나는 그의 생각에 자주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는 중국발 입국제한을 반대했다. 그건 아주 큰 실수”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그와 잘 지내지만 가끔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을 한다”며 “나는 그를 따랐다. 그는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였다”고 했다. 미국의 확산세가 좀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파우치 소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파우치 소장은 3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서 올해 말까지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으로 볼 때 11~12월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성과 효능이 완전히 검증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주도하는 파우치 소장은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인물이다. 지난달 24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긴급 승인에 긍정적 입장을 표하자 “안전성과 효능 검증 없이 백신을 긴급 승인해서는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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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수혜주’ 줌 서비스, 2분기 매출 전년比 4배 이상 폭증

    미국의 화상회의 서비스 ‘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를 타고 고속 성장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폭증한 데다 내년 회계연도 실적 전망도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등에 따르면 7월 31일 마감된 줌의 2분기 매출이 1년전 1억4580만 달러(약 1727억 원)에 비해 355% 증가한 6억6350만 달러(약 7861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이 4.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시장 전망치인 5억550만 달러(약 6576억 원)도 훌쩍 넘어섰다. 2021 회계연도 연간 매출액은 23억7000만(약 2조 8082억 원)~23억9000만 달러로, 직전 최대 시장 예상가(18억8000만 달러)보다 30% 상향 조정됐다. 3월 이후 가팔라진 코로나19 확산세가 줌의 성장을 이끌었다. 재택근무 등이 일상화되면서 화상회의에 대한 개인·기업 수요가 폭증한 것. 줌의 고객은 전년 동기대비 458% 증가했고, 이 가운데 직원수 10명 이상의 기관 고객이 37만200명이라고 WSJ는 전했다. 줌의 직원 수는 1년 전보다 53%(5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위기와 별개로 재택근무가 일상 속에 자리잡은 만큼 줌의 미래는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혐오 콘텐츠 노출과 사용자들의 무료 서비스 의존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BBC는 “줌의 제품 개발 인력을 포함해 상당수 직원이 중국에 거주하고 있어 정부 기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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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남 에릭은 멍청이, 이방카는…” 트럼프 큰누나, 녹취파일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큰누나 메리앤 트럼프 베리(83)가 트럼프가(家) 자녀들을 ‘멍청이’, ‘미니 트럼프’ 라고 조롱하는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지난달 삼촌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성 책을 출간한 조카 메리 트럼프(55)는 28일(현지 시간) MSNBC방송에 출연해 고모와 나눈 두 번째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서 메리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39)와 차남인 에릭(36)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아동격리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방카가 보인 부적절한 행동을 지적했다. 메리앤은 “아이들이 가족 품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는데 망할 이방카는 마돈나와 아이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며 “(당시 이방카를 비판한) 사만사의 의견을 나무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방카는 늘 헛소리를 한다. 늘 그렇다”며 “그아이는 ‘미니 도널드’다. 트럼프는 언제나 이방카를 가장 좋아했다”고 했다. 에릭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멍청이가 됐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그는 늘 ‘내가 한 걸 봐, 멋지지 않냐!’고 한다. 꼭 아빠처럼 짜게 군다”고 꼬집었다. 메리는 지난 7월 삼촌인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이미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 우리 집안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냈나’을 펴냈다. 이후 그는 2018~2019년 고모 몰래 녹취한 대화 내용을 폭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1차로 폭로한 파일에는 메리앤이 동생의 대리시험 사실을 밝히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에서 “나에 대해 책을 쓰려면 가능한 많은 나의 오점을 담아야 한다. 메리는 불안정하다. 친절하고 자상한 할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았다”고 맞대응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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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판 유전무죄’ 레드불 손자, 뺑소니 8년만에 체포영장

    뺑소니 사고를 내고 해외에서 호화 도피생활을 해온 태국 재벌 3세에 대한 체포영장이 8년 만에 발부됐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워낙 커 태국 정부가 뒤늦게 나섰지만 실제 체포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체포를 사실상 가능케 했던 태국의 반정부 시위 또한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방콕 법원은 25일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 워라윳 유위타야(35·사진)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혐의는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과실치사, 피해자 구조 소홀, 코카인 불법 복용 3가지다. 유위타야 가문은 202억 달러(약 24조 원) 재산을 보유한 태국 2위 부호로 레드불 지분 51%를 소유했다. 워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시속 177km로 운전하다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찰관은 페라리에 매달린 채 200m를 끌려가다 사망했다. 현장에서 도주한 워라윳은 자택에서 체포됐다. 당시에도 음주, 과속, 코카인 복용 등 그의 각종 범법 사실이 확인됐지만 경찰은 그를 체포하지 않았다. “사고 전이 아닌 사고 후에 술을 마셨다”는 워라윳의 일방적 진술을 받아들였고 사망자의 동료가 워라윳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보석금 50만 밧(약 1900만 원)을 내고 석방됐고 해외로 도피했다. 워라윳은 검찰 소환에 7차례나 불응했고 전용기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호화 생활을 즐겼다. 지난달 검찰은 워라윳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결정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왕실을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모른 척하던 쁘라윳 총리가 나섰다. 쁘라윳 총리는 4일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재수사 결과 워라윳의 과속 및 혈액 내 코카인 성분 검출이 확인됐다. 태국에서는 7월 중순부터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쁘라윳 정권의 경제 실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 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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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판 유전무죄’…‘레드불’ 창업주 손자, 뺑소니 사고 8년 만에 체포영장

    뺑소니 사고를 내고 8년간 해외에서 호화 도피생활을 해온 태국 재벌3세에 대한 체포영장이 8년 만에 발부됐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워낙 커 태국 정부가 뒤늦게 나섰지만 실제 체포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체포를 사실상 가능케 했던 태국의 반정부 시위 또한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방콕 법원은 25일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아(35)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혐의는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과실치사, 피해자 구조 소홀, 코카인 불법 복용 3가지다. 유위티야 가문은 202억 달러(약 24조원) 재산을 보유한 태국 2위 부호로 레드불 지분 51%를 소유했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시속 177㎞로 운전하다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찰관은 페라리에 매달린 채 200m를 끌려가다 사망했다. 현장에서 도주한 오라윳은 자택에서 체포됐다. 당시에도 음주, 과속, 코카인 복용 등 그의 각종 범법 사실이 확인됐지만 경찰은 그를 체포하지 않았다. “사고 전이 아닌 사고 후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의 일방적 진술을 받아들였고 사망자의 동료가 오라윳에 유리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결국 보석금 50만 밧(약 1900만 원)을 내고 석방됐고 해외로 도피했다. 오라윳은 검찰 소환에 7차례나 불응했고 전용기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호화 생활을 즐겼다. 2017년 4월 그의 행적이 공개되자 검찰이 다시 수사에 나섰지만 번번이 검거에 실패해 “일부러 안 잡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달 검찰은 오라윳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결정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왕실을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모른 척 하던 짠오차 총리가 나섰다. 짠오차 총리는 4일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재수사 결과 오라윳의 과속 및 혈액 내 코카인 성분 검출이 확인됐다. 태국에서는 7월 중순부터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육군 총사령관 출신으로 2014년부터 집권 중인 짠오차 정권의 경제 실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 등을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의 성역으로 여겨지는 군주제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달 16일에는 방콕 ‘민주주의 기념탑’ 앞에서 수만 명이 군부독재 타도 및 왕실 개혁을 외쳤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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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아마존 지역, 일일 사망자 120명→0명…집단면역 형성?

    최근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가팔랐던 아마존 지역이 집단면역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5월 1300명을 기록했던 아마조나스주 입원 환자는 8월 들어 300명 이하로 급감했다. 주도인 마나우스시의 일일 신규 사망자는 120명 안팎에서 0명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통과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특별한 봉쇄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가 급감할 요인은 집단면역밖에 없다는 것. 아마조나스연방대 연구진은 WP에서 “마나우스가 코로나19를 물리친 최초의 도시가 될 것인가”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집단면역의 개념도 흔들리고 있다. 집단면역이란 구성원 다수가 감염돼 지역사회 전체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키우는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인구의 50~60%, 일부 전문가들은 70~80%를 항체보율 인구 비율로 보고 있다. 한데 마나우스시의 감염율은 20%를 넘지 않는다. WP는 마나우스를 비롯해 최근 환자가 급감한 에콰도르 과야킬시, 뉴욕, 런던 등 일부 지역을 거론하며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형성 기준이 더 낮을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질병마다 집단면역 도달 비율이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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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세 아들 눈 앞서 ‘탕’… 美경찰, 또 흑인 총격

    미국에서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등 뒤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사고 상황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빠르게 퍼지면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4일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전날 오후 5시경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29)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길 건너편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주차된 차량 쪽으로 걸어가는 블레이크 씨의 뒤를 경찰관 2명이 총을 겨눈 채 따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블레이크 씨가 차량 문을 열자 경찰관은 그의 옷을 잡아당기다가 등 뒤에서 총을 발사한다. 총성은 7발이 울렸다. 이 동영상은 6시간 만에 1만9000회 이상 공유됐다. 블레이크 씨의 변호사는 “블레이크 씨가 총을 맞을 당시 차에는 그의 어린 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며 “경찰들이 그들의 의무를 위반하도록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 온라인 매체 글로벌디스커스는 목격자를 인용해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블레이크 씨는 한 주점에서 다른 손님에게 권총을 겨눈 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떠났다고 전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를 뒤쫓았다. 분노한 시민들은 23일 밤부터 사고 장소로 모여 거세게 항의했다. CBS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화염병 등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맞섰다. 지역방송 WDJT-TV의 킴 샤인 기자는 트위터에 “최루탄이 최소 2발 살포됐으며 수많은 차량이 불탔다. 최루탄 살포 이후 시위가 다소 진정됐다”고 전했다. 커노샤 경찰은 24일 오전 7시까지 도시 전체에 통금을 선포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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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부정입학’ 정보 제공자는 대통령의 큰누나…WP, 녹음파일 입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이 스무 살 때 대리시험을 통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부정입학했다는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큰누나 메리앤 트럼프 베리(83)가 처음 확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 시간) 지난달 삼촌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성 책을 출간한 친조카 메리 트럼프(55)가 메리앤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2018~2019년 15시간에 걸쳐 녹음된 파일에는 메리앤이 동생의 부정입학 사실을 밝히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의 대화는 2018년 11월 1일에 등장했다. 매리엔은 “삼촌은 무엇을 읽었어요”라는 조카 메리의 질문에 “그는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대신 (도널드의) 숙제를 해줬다. 대학에 입학시키려고 뉴욕 시내를 차로 돌아다녔다”며 “도널드는 포드햄대에 1년 간 다녔고, 이후 누군가에게 시험을 치르게 해서 펜실베이니아대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메리가 “말도 안 된다. 대리 입학시험을 치르게 했다고?”라고 묻자 메리앤은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이든 뭐든…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름까지 기억한다. 그 사람은 조 셔피로다”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64년 뉴욕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포드햄대에 입학했다. 이후 SAT를 다시 치러 1966년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 와튼스쿨에 편입했다. 녹음파일은 메리가 고모 몰래 녹음했으며, 뉴욕주 법에 따르면 대화 참여자가 상대방 몰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임상심리학 박사인 메리는 지난달 출간한 저서 ‘이미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 우리 집안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냈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인 와튼 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이에게 돈을 주고 SAT를 보게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백악관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으며, 메리는 정보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대화록에는 메리앤이 남동생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메리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난민 아이들을 국경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자 동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메리앤은 “(도널드는) 지지자들만 신경 쓴다. 그는 원칙이 없다. 악의에 찬 트위터와 거짓말 모두 정말 기가 찬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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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쓰러진 푸틴의 정적… 차 마시고 의식불명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평가받는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4)가 차(茶)를 마신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나발니 전 대표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20일 트위터에 “나발니가 비행기를 타고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중 기내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이날 오전에 마신 것은 (공항 카페에서 마신) 차가 유일하다”며 “의사들이 말하길 뜨거운 액체에 섞인 독극물은 흡수가 더 빠르다고 한다”고 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옴스크 제1구급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나발니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했다. 야르미시 대변인은 두 번째 트위터에서 “병원이 독성 성분 검사를 미루고 있다.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변호사인 나발니는 2008년 블로그를 통해 러시아 국영기업의 부정을 고발하며 이름을 알렸다. 여러 차례 반정부 시위를 이끌며 투옥을 반복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2036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게 되자 “국민투표는 가짜”, “위헌”이라고 강력히 비판해 왔다. 지난해 7월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켰을 때 주치의는 화학물질 중독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동안 의문사한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 적지 않다.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2006년 인공방사능 물질 폴로늄이 든 차를 마시고 영국에서 사망했다. 유력 야권 지도자였던 보리스 넴초프는 2015년 2월 모스크바의 다리 위에서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는 2018년 3월 영국 남부 솔즈베리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노출됐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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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불안·우울증 등 전세계에 ‘초대형 악재’ 된 정신건강 문제”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전례없는 정신보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의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18일(현지 시간) “세계가 불안증·우울증 등 전례 없는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각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PAHO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티엔 국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는 세계 모든 나라의 ‘초대형 악재’가 됐다”며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들은 불면증, 섬망(환각 등 의식장애), 우울증을 경험한다”며 “사랑하는 이들이 감염됐을 때의 슬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PAHO에 따르면 실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환자의 3분의 1 이상은 지속적인 불안과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테엔 국장은 특히 의료진의 정신건강 문제를 우려했다. 그는 “방역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다보면 탈진, 불안, 우울증을 겪게 된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 침체로 급증한 가정폭력에 대해선 자택 격리로 인해 폭력의 실상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티엔 국장은 “정신보건과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사업은 사회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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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호전에… 바이든과 격차 좁힌 트럼프

    미국 대선(11월 3일)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어 접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2016년 대선처럼 역전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층 결집, 경제지표 개선, 민주당의 전략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2주간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16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50.2%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2.5%)을 7.7%포인트 앞섰다.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지만 6월 23일 10.2%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달 폭스뉴스,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6월보다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줄었다. 16일 발표된 CNN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4%포인트에 불과했고, 특히 경합주 15곳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불과 1%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세의 배경으로는 경제지표 개선이 꼽힌다. 미 노동부는 13일 기준 지난주(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96만 건으로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7월 미국의 실업률은 10.2%로 3개월 연속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시민들이 이 문제에 둔감해진 점도 트럼프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바이든 후보의 ‘강력한 한 방’의 부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사이익을 안겼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부통령 후보 지명 등으로 활기를 불어넣으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反)트럼프’ 정서에만 기댄 선거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젊은층의 지지가 부족하다는 점도 바이든의 약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35세 미만 지지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트럼프 지지자는 장밋빛 미래를 점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속마음을) 숨기고 있다”며 “바이든은 50% 이상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서 트럼프의 상승세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14일 보도된 NPR-PBS의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53%, 트럼프 42%로 11%포인트 차로 나타나 6월 말(8%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이설 snow@donga.com·김예윤 기자}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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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행정부, 알래스카 북극곰 서식지서 석유 개발 허용…환경계 반발

    에너지 개발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알래스카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ANWR)에서 석유·가스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더힐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번하트 미 내무장관은 이날 “올해 말까지 (ANWR의) 공유지를 (에너지 기업을 상대로) 경매에 부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수천 개의 일자리와 수백억 달러의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석유가 발견되면 8년 뒤 생산을 시작해 50년 간 시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ANWR(7만7000㎢)에서 석유·가스를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 1차적으로 약 6070㎢의 해안 평야에 대해 시추를 허용한 뒤 향후 수년 간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최소 1618㎢씩 임대 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알래스카 지역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여러 차례 유야무야됐던 개발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생산 확대 정책에 따라 빠른 속도로 추진됐다. 2017년 공화당이 해당 지역의 개발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미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공화당 인사들과 기업 측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리사 머코프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알래스카)은 “알래스카 지역의 발전으로 위해 수십 년간 추진해온 중요한 순간이다. 자원 개발을 위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 구역에 43억¤118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환경계와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아담 콜튼 알래스카야생동물보호단체(AWL) 이사는 성명에서 “보호구역에서 석유 시추를 시도하는 회사는 법적 재정적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론자인 제니퍼 록칼라 씨는 “석유 개발로 인해 순록과 북극곰 등 야생동물을 해칠 수 있으며, 기후 변화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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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수능대신 과거 학업 성취도로 등급 산출… 성난 고교생들 “열공 노력 물거품” 집단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국의 수학능력시험 격인 ‘A레벨 시험’을 치르지 못한 영국 10대들이 1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거리에서 집단 시위를 벌였다. 교육 당국이 과거 시험 성적과 과제 제출 능력 등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등급을 매기자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발이 확산됐다. BBC 등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가 이 알고리즘 성적을 공개하자 학생 교사 학부모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불만을 표했다. 전체 학생의 39%가 교사 예상치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알고리즘 성적의 하향 평준화가 두드러졌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통계학자 데이브 톰슨이 2017∼2019년 3년간 실제 ‘A레벨 시험’과 올해 알고리즘 성적에서 최고 및 최저 등급을 받은 학생을 비교한 결과 올해 최고 등급 학생은 기존(2017∼2019년)보다 5.7% 감소했고 최저 등급 학생은 2.3% 늘었다. 특히 소수인종 및 공립학교 학생일수록 성적 하향 폭이 큰 것으로 드러나 인종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시위에 나선 일부 학생은 알고리즘이 산출한 자신의 A레벨 성적표를 불태웠다. 화형식에 참가한 18세 올리비아 스타일 양은 “지난 2년간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동갑내기 테드 멜로 군 역시 “최고 등급을 원해서 시위에 나선 것이 아니라 공정한 점수를 위해 싸운다”고 가세했다. 영국에서는 보통 매년 5∼6월 A레벨 시험을 치른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 등급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대학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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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美 제재 파렴치… 심각한 내정간섭”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관여한 홍콩 및 중국의 전·현직 고위관리 11명을 제재하자 홍콩이 “비열하고 파렴치하다”며 강력히 반발해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8일 성명에서 “미국의 조치는 비열하고 파렴치하다. 심각한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이번 제재 과정에서 관리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우리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섰다. 하루 전 미 재무부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 경찰국장 격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 테리사 청 법무장관 등 홍콩의 전·현직 고위 관료, 샤바오룽(夏寶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뤄후이닝(駱惠寧) 홍콩 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주임 등 중국 현직 관료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과의 금융 거래를 금지했다. 하지만 람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나의 미국비자 유효기간은 2026년까지지만 미국에 가고 싶지 않다. 자발적으로 미 비자를 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정부가 개인 자료를 재무부에 넘겨 입국 제재 이외 용도로 썼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의 인권 보장 위반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뤄 주임은 “나는 미 자산이 없으므로 미국의 제재는 헛수고”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100달러(약 12만 원)를 부쳐줄 순 있다”고 비꼬았다. 의도적으로 동결 자산은 만들 수 있다고 조롱한 셈이다. 제재 대상이 아닌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 역시 “이런 식이면 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홍콩 내 미 기업에 대한 보복을 시사했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대만에 도착했다. 그는 1979년 미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지 41년 만에 대만 땅을 밟은 미 최고위 관료다. 에이자 장관은 11일까지 대만에 머물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및 보건 관료를 만나 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협력을 논의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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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재민 5000만명 넘었는데… 시진핑 두 달째 현장 안 찾아[글로벌 포커스]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6월 초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중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적어도 158명이 숨졌고, 5481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경제 피해 규모는 1444억 위안(약 24조6000억 원)에 달한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창장강(長江·양쯔강) 일대의 수량을 조절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의 수위도 크게 올라가면서 ‘붕괴설’이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력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장기 집권 및 권위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와중에 홍수까지 겹치자 민심이 흉흉하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향방이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태평성대의 조건 ‘창장강 치수’중국에는 북부 황허(黃河)강, 남부 창장강이란 양대 강이 있다. 창장강 남쪽에 자리한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성 등은 살기 좋은 땅의 상징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인이 창장강을 ‘익하(益河·이로운 강)’, 황허강을 ‘해하(害河·해로운 강)’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장강 일대에는 잦은 범람으로 퇴적물이 풍부하게 쌓인다. 이로 인해 토지가 비옥해지고 식량 생산이 늘어나 이로운 강이란 이름이 붙었다”며 “상당 부분 3모작이 가능한 창장강 일대에서 중국 전체 식량의 40%가 생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남다른 의미를 지닌 창장강의 치수(治水)는 예로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혔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중국 고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창장강은 20세기 이후 줄곧 대홍수와 대형 인명 피해에 시달렸다. 원래 범람이 잦고 고온다습한 지역이었는데 온난화 등이 겹치자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홍수를 막을 시설은 변변치 않아 1931년과 1954년 대홍수 때는 각각 15만 명, 3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다. 쑨원(孫文), 장제스(蔣介石), 마오쩌둥(毛澤東) 등 중국 근현대 지도자가 창장강 치수를 위해 댐을 지으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동의 역사로 다른 현안이 더 급했던 이들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92년에야 당시 리펑(李鵬) 총리 주도로 홍수 방지, 수력발전, 항만 물류 등의 이점을 내세워 싼샤댐 건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환경 파괴, 문화재 수몰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장화 신고 달려간 장쩌민 vs 안 보이는 시진핑이번 홍수로 흉흉해진 민심을 더 자극하는 것은 아직까지 피해 현장을 찾지 않은 시진핑 주석의 태도다. 창장강 대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여름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장 주석은 후베이성 징저우(荊州) 등을 시찰하며 주민들을 격려했다. 그해 9월로 예정됐던 일본 방문 일정도 연기한 채 수해 복구에 매달렸다. 2007년 창장강에서 또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역시 피해가 극심했던 충칭(重慶) 등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들 대부분은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에 나타났다. 직접 메가폰을 잡고 복구 작업을 독려했으며 피해를 입은 허름한 농가를 찾아 이재민을 껴안고 위로했다. 이를 단순한 사진 찍기용 행사로만 보기는 어렵다. 대형 자연재해 때는 치자(治者)에게 모든 비난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장화 착용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 두 달간 홍수에 관한 지시를 불과 두 번 내렸다. 그는 6월 28일과 지난달 12일 “방재에 힘쓰라”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샤밍(夏明) 미 뉴욕시립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에 “시 주석이 현장을 찾지 않는 것은 그가 코로나19, 미중 갈등, 홍콩 문제로 혼란스러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지난달 6일에야 구이저우성 장커우(江口)현을 찾았다. 당국은 리 총리의 굽 있는 신발에 진흙이 묻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홍수 직후 현장을 찾았던 전임 지도자에 비해 현장 방문 시기가 늦었으며, 신발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24일 피해 지역과 정반대 지점인 동북부 지린(吉林)성을 찾았다. 그는 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와 농기계 회사 등을 방문해 증산을 독려했다. ‘샤오캉(小康) 사회’(전반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위한 민생 챙기기 일환이라지만 초유의 홍수 피해를 입은 남부를 외면하고 동북부부터 찾았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옥수수 생산기지 방문을 세계 패권 및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불만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준영 센터장은 “서구에 ‘중국이 얼마든지 홍수 피해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겠지만 피해 주민 입장에서는 ‘물난리로 다 죽게 생겼는데 저게 뭐냐’고 반발할 수 있다”며 “자연재해를 지도자발 인재(人災)로 치부하는 동양 정서를 간과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도 후베이성 우한(武漢) 방문을 미루다 3월 10일에야 우한을 찾았다. 우한의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1월 말 우한을 방문한 사람 역시 그가 아닌 리 총리였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이 대형 재해 와중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리 총리가 시찰 중 빗길에 미끄러지는 동영상이 등장했다가 곧 삭제됐다. 얼핏 보면 이번 홍수 현장인 듯 보이나 그가 2014년 8월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을 찾았을 때의 모습이다. 남부를 외면한 듯한 수뇌부 전체에 대한 불만을 일종의 가짜 동영상을 통해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싼샤댐 붕괴설로 더 흉흉한 민심이 와중에 싼샤댐의 붕괴설이 끊이지 않아 민심이 더 동요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싼샤댐이 대규모 방류를 계속하면서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창장강 하류 대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한국어로 ‘삼협’(Three Gorges)인 이 댐은 말 그대로 취탕샤(瞿塘峽), 우샤(巫峽), 시링샤(西陵峽)란 3개 협곡 사이에 위치해 있다. 1994년 착공해 14년간 1800억 위안(약 30조70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만들었다. 최대 저수량은 393억 t으로 미국 후버댐(320억 t)보다 73억 t이 많다. 중국은 매년 6∼8월 장마철에 대비해 5월부터 싼샤댐 방류를 시작했다. 홍수 때 댐이 넘칠 것을 대비해 미리 댐을 적절히 비워 두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싼샤댐의 상류와 하류에서 모두 홍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일종의 진퇴양난에 처했다. 방수량을 늘리면 인구 밀집지역인 하류 지역의 피해가 늘고, 방수량을 줄이면 상류의 피해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싼샤댐의 존립 근거인 홍수 방지 기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창장강 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댐 수위는 162.45m를 기록했다. 홍수 수위인 145m는 오래전 돌파했고 최고 수위인 175m도 약 12m 남겨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댐 설계에 심각한 착오가 있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유명 댐 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의 경고, 댐이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구글어스 사진 등이 겹치자 주민들의 공포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까지 등장했다. 영상에는 댐이 무너진 뒤 넘쳐난 물이 시속 100km의 속도로 인근 도시를 휩쓰는 장면이 담겼다. 댐에서 50km 떨어진 후베이성 이창(宜昌)시는 불과 30분 만에 10m 높이의 물에 잠겼다. 300km 거리인 우한도 순식간에 5m 높이의 물에 침수됐다.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 영상을 속속 삭제하고 있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붕괴하면 재앙… 지도력 타격 불가피중국 당국은 줄곧 싼샤댐 붕괴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무너지면 피해가 너무 크다. 절대 붕괴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싼샤댐 건설 후 이 일대의 지진이 빈번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연구팀은 2018년 미 지구물리학회(AGU)에 “댐 수위가 150m 이상이면 인근 지역의 월평균 지진 횟수가 댐 완공 전보다 7, 8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철근 덩어리인 댐, 댐 안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지반에 무지막지한 압력으로 작용해 암석층을 깨뜨리고, 이 깨진 지층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표면에 스며들어 단층 활동을 일으켰다는 의미다. 2017년 6월과 같은 해 8월 쓰촨성에서 산사태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댐의 수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싼샤댐의 수위는 156m였고 이 단층선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대형 댐인 쯔핑푸(紫坪浦)가 있다. 만에 하나 싼샤댐이 무너진다면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우선 최대 4억∼6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명 피해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강 하류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지면 한국 일본 등도 방사능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엄청난 양의 강물이 우리나라 해역으로 유입되면 국내 수산 양식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창장강의 유출량은 평년(초당 4만4000t)보다 배 가까이 많은 초당 8만2000t이다. 2003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바닷물에 민물이 섞이면 염도가 떨어져 양식 어류 등 어패류가 폐사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현대화의 상징인 싼샤댐이 붕괴설에 시달리고, 홍수에 관한 국민 불만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산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1분기(1∼3월)에 중국 경제는 분기 성장률을 집계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6.8%에서 2분기(4∼6월)에 3.2%로 반등하긴 했지만 홍수 피해가 본격화할 3분기(7∼9월)에 다시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정남 교수는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홍수라는 악재를 만나 시 주석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번 사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여야 장기 집권의 틀을 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설 snow@donga.com·조유라 기자}

    • 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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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샤댐 붕괴설로 민심 흉흉한데…시진핑, 피해현장 대신 동부로 달려간 이유는?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6월 초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중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적어도 158명이 숨졌고, 5481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경제 피해 규모는 1444억 위안(약 24조6000억원)에 달한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창장(長江·양쯔강)강 일대의 수량을 조절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의 수위도 크게 올라가면서 ‘붕괴설’이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력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장기 집권 및 권위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와중에 홍수까지 겹치자 민심이 흉흉하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향방이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태평성대의 조건 ‘장강 치수’중국에는 북부 황허(黃河)강, 남부 창장강이란 양대 강이 있다. 창장강 남쪽에 자리한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성 등은 살기 좋은 땅의 상징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한국 속담에 등장하는 강남이 바로 이 창장강 이남을 뜻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인이 창장강을 ‘익하’(益河·이로운 강), 황허를 ‘해하’(害河·해로운 강)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장강 일대에는 잦은 범람으로 퇴적물이 풍부하게 쌓인다. 이로 인해 토지가 비옥해지고 식량 생산이 늘어나 이로운 강이란 이름이 붙었다”며 “상당 부분 삼모작이 가능한 창장강 일대에서 중국 전체 식량의 40%가 생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과 물자가 몰려드는 곡창지대의 특성 상 창장강 그 자체가 중국 전체의 물류 플랫폼 역할도 담당한다. 이렇듯 남다른 의미를 지닌 창장강의 치수(治水)는 예로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혔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중국 고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창장강은 20세기 이후 줄곧 대홍수와 대형 인명피해에 시달렸다. 원래도 범람이 잦고 고온다습한 지역이었는데 온난화 등이 겹치자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홍수를 막을 시설은 변변치 않아 1931년과 1954년 대홍수 때는 각각 15만 명, 3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다. 쑨원(孫文), 장제스(蔣介石), 마오쩌둥(毛澤東) 등 중국 근현대 지도자가 창장강 치수를 위해 댐을 지으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동의 역사로 다른 현안이 더 급했던 이들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92년에야 당시 리펑(李鵬) 총리 주도로 홍수 방지, 수력 발전, 항만 물류 등의 이점을 내세워 싼샤댐 건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환경 파괴, 문화재 수몰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장화 신고 달려간 장쩌민 vs 안 보이는 시진핑이번 홍수로 흉흉해진 민심을 더 자극하는 것은 아직까지 피해 현장을 찾지 않은 시진핑 주석의 태도다. 장강 대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여름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장 주석은 후베이성 징저우(荊州) 등을 시찰하며 주민을 격려했다. 그해 9월로 예정됐던 일본 방문 일정도 연기한 채 복구에 매달렸다. 2007년 장강에서 또 홍수가 발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역시 피해가 극심했던 충칭(重慶) 등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들 대부분은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에 나타났다. 직접 메가폰을 잡고 복구 작업을 독려했으며 피해를 입은 허름한 농가를 찾아 이재민을 껴안고 위로했다. 이를 단순한 사진찍기용 행사로만 보기는 어렵다. 대형 자연재해 때는 치자(治者)에게 모든 비난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장화 착용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 두 달 간 홍수에 관한 지시를 불과 두 번 내렸다. 그는 6월 28일과 지난달 12일 “방재에 힘쓰라”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지난달 6일에야 구이저우성 장커우(江口)현을 찾았다. 당국은 리 총리의 굽 있는 신발에 진흙이 묻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홍수 직후 현장을 찾았던 전임 지도자에 비해 현장 방문 시기가 늦었으며, 굽 있는 신발 착용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24일 피해 지역과 정반대 지점인 동북부 지린(吉林)성을 찾았다. 그는 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와 농기계 회사 등을 방문해 증산을 독려했다. ‘샤오캉(小康·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위한 민생 챙기기 일환이라지만 초유의 홍수 피해를 입은 남부를 외면하고 동북부부터 찾았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옥수수 생산기지 방문을 세계 패권 및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불만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준영 교수는 “서구에는 ‘중국이 얼마든지 홍수 피해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겠지만 피해 주민 입장에서는 ‘물난리로 다 죽게 생겼는데 저게 뭐냐’고 반발할 수 있다”며 “자연재해를 지도자발 인재(人災)로 치부하는 동양 정서를 간과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도 후베이성 우한(武漢) 방문을 미루다 3월 10일에야 우한을 찾았다. 우한의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1월 말 우한을 방문한 사람 역시 그가 아닌 리 총리였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이 대형 재해 와중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리 총리가 시찰 중 빗길에 미끄러지는 동영상이 등장했다가 곧 삭제됐다. 얼핏 보면 이번 홍수 현장인 듯 보이나 그가 2014년 8월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을 찾았을 때의 모습이다. 남부를 외면한 듯한 수뇌부 전체에 대한 불만을 일종의 가짜 동영상을 통해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싼샤 붕괴설로 더 흉흉한 민심이 와중에 싼샤댐의 붕괴설이 끊이지 않아 민심이 더 동요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싼샤댐이 대규모 방류를 계속하면서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장강 하류 대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한국어로 ‘삼협’(Three Gorges)인 이 댐은 말 그대로 취탕(瞿塘), 우(巫), 시링(西陵)이란 3개 협곡 사이에 위치해 있다. 1994년 착공돼 14년 간 1800억 위안(약 30조70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만들어졌다. 최대 저수량은 393억t으로 미국 후버댐(320억t)보다 73억t이 많다. 중국은 매년 6~8월 장마철에 대비해 5월부터 싼샤댐 방류를 시작했다. 홍수 때 댐이 넘칠 것을 대비해 미리 댐을 적절히 비워 두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싼샤댐의 상류와 하류에서 모두 홍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일종의 진퇴양난에 처했다. 방수량을 늘리면 인구 밀집지역인 하류 지역의 피해가 늘고, 방수량을 줄이면 상류의 피해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싼샤댐의 존립 근거인 홍수방지 기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장강 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댐 수위는 162.45m를 기록했다. 홍수 수위인 145m는 오래 전 돌파했고 최고 수위인 175m도 불과 12m 남겨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댐 설계에 심각한 착오가 있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유명 댐 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의 경고, 댐이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구글어스 사진 등이 겹치자 주민 공포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까지 등장했다. 영상에는 댐이 무너진 뒤 넘쳐난 물이 시속 100㎞의 속도로 인근 도시를 휩쓰는 장면이 담겼다. 댐에서 50km 떨어진 후베이성 이창(宜昌)시는 불과 30분 만에 10m 높이의 물에 잠겼다. 300km 거리인 우한도 순식간에 5m 높이의 물에 침수됐다.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 영상을 속속 삭제하고 있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붕괴하면 재앙…지도력 타격 불가피중국 당국은 줄곧 싼샤 붕괴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무너지면 피해가 너무 크다. 절대 붕괴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싼샤댐 건설 후 이 일대의 지진이 빈번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연구팀은 2018년 미 지구물리학회(AGU)에 “댐 수위가 150m 이상이면 인근 지역의 월 평균 지진 횟수가 댐 완공 전보다 7,8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철근 덩어리인 댐, 댐 안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지반에 무지막지한 압력으로 작용해 암석층을 깨트리고, 이 깨진 지층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표면에 스며들어 단층 활동을 일으켰다는 의미다. 2017년 6월과 같은 해 8월 쓰촨성에서 산사태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댐의 수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싼샤댐의 수위는 156m였고 이 단층선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대형 댐인 쯔핑푸(紫坪浦)가 위치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미 2005년 “최대 400t에 이르는 싼샤댐 저수량의 엄청난 무게가 지구 자전축에도 영향을 미쳐 자전축이 약 2㎝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만에 하나 싼샤댐이 무너진다면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우선 최대 4억~6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명 피해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강 하류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지면 한국 일본 등도 방사능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엄청난 양의 강물이 우리나라 해역으로 유입되면 국내 수산 양식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장강 유출량은 과거 연 평균(4만4000t)보다 배에 가까운 초당 8만2000t이다. 2003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바닷물에 민물이 섞이면 염도가 떨어져 어패류와 양식어류가 폐사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현대화의 상징인 싼샤댐이 붕괴설에 시달리고, 홍수에 관한 국민 불만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시진핑 리더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산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1분기에 중국 경제는 분기 성장률을 집계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6.8%에서 2분기에 3.2%로 반등하긴 했지만 홍수 피해가 본격화할 3분기에 다시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정남 교수는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홍수라는 악재를 만나 시진핑 주석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번 사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여야 장기 집권의 틀을 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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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낭’서 14명 확진… 관광객 8만명 대피

    최근 100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방역 우수국’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지 다낭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했다. 25일부터 다낭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속속 등장하자 당국은 관광객을 대피시키고 봉쇄를 강화했다. 베트남 영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5∼27일 사흘간 다낭에서 코로나19 환자 14명이 확인됐다. 25일 다낭의 57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에는 61세 남성과 71세 여성이 연이어 감염됐다. 27일에는 다낭의 의료진 4명을 포함한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고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다낭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꽝응아이성에 사는 17세 남성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트남은 3월 22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들은 여전히 다낭, 냐짱 등 유명 휴양지로 활발히 여행을 떠나고 있다. 당국은 최근 베트남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밀입국 브로커 1명을 체포해 조사에 나섰다. 밀입국 단속팀도 꾸려 추가 확산을 막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당국이 국내선 항공기 100여 대를 동원해 다낭에 체류 중인 관광객 8만 명을 인근 11개 도시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낭시는 25일부터 14일간 관광객 방문을 제한했고 3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도 금지했다. 베트남은 2월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27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31명이며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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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우수국’ 평가 받았던 베트남도 비상…다낭 감염자 등장에 ‘긴장’

    최근 100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방역 우수국’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지 다낭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했다. 25일부터 다낭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속속 등장하자 당국은 관광객을 대피시키고 봉쇄를 강화했다. 베트남 영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5~27일 사흘간 다낭에서 코로나19 환자 14명이 확인됐다. 25일 다낭의 57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에는 61세 남성과 71세 여성이 연이어 감염됐다. 27일에는 다낭의 의료진 4명을 포함한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고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다낭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꽝응아이성에 사는 17세 남성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트남은 3월 22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들은 여전히 다낭, 냐짱 등 유명 휴양지로 활발히 여행을 떠나고 있다. 당국은 최근 베트남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밀입국 브로커 1명을 체포해 조사에 나섰다. 밀입국 단속팀도 꾸려 추가 확산을 막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당국이 국내선 항공기 100여 대를 동원해 다낭에 체류 중인 관광객 8만 명을 인근 11개 도시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낭시는 25일부터 14일간 관광객 방문을 제한했고 3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도 금지했다. 베트남은 2월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27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31명이며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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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원주민들 ‘코로나 비극’… 숲 밀어 거대한 묘지로

    “들것 대신 해먹을, 구급차 대신 보트를 사용해 환자를 도시로 이송해도 소용이 없다.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의 아마존 인근 도시가 초기 미국 뉴욕처럼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가장 확산세가 가파른 6개 도시는 모두 아마존 근처에 위치해 있다. 아마존의 ‘코로나 비극’은 아마조나스주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시작됐다. 인구 220만 명이 사는 대도시이자 외국 기업이 많은 이곳에서 3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확인됐고, 이후 인근 도시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마나우스는 숲을 밀고 임시 묘지를 만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교통편이 확산세를 부채질했다. 마나우스를 제외한 대부분 시는 어업과 농업을 주로 한다. 치료를 받으려면 마나우스로 가야 하는데, 교통편은 사실상 보트가 유일하다. 한데 좁고 밀폐된 보트에서는 집단 감염을 피할 수 없다. 라우라 크리벨라리 박사는 “3일 동안 한 배에 환자를 포함한 150명이 부대끼며 마나우스로 향했고, 모두가 감염되고 말았다”고 했다. 원주민 사회는 ‘절멸론’이 나올 정도로 위태롭다. 가디언은 “절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 사회를 보호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5만여 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원주민협회에 따르면 3월 이후 원주민 감염자는 1만8000여 명, 사망자는 570여 명에 달하며 최근 부족 지도자급 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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