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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카카오톡 메신저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이버 안보를 점검하기로 했다. 카카오 사태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독과점 이슈로 볼 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까지 간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당국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특화된 심사지침을 만드는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측이 언급한 것은 1월에 행정 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뜻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만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지배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지침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때 적용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정도가 확실하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실에 사이버안보 TF를 구성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생활을 넘어서 안보 문제까지 위협하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큰 틀의 점검을 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까지 카카오 서비스는 완전 복구되지 않았다. 오후 3시 기준 카카오 주요 13개 서비스 중 완전 정상화는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4개에 그쳤고 카카오톡, 다음 포털, 카카오맵 등 9개는 일부 기능을 복구 중이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5.93% 폭락했고, 계열사의 주식도 1∼4%대 하락했다. 세종=서영빈기자 suhcrates@donga.com홍수영기자 gaea@donga.com}
부모, 자식 등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동산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세청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직계존비속 간 부동산 양도가액은 4212억 원으로 전년(3251억 원)보다 961억 원 늘었다. 이는 2015년(2230억 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규모다. 2020년 양도 거래 건수는 총 2309건이었다. 지역별 양도가액은 경기·강원지역이 120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943억 원), 대전·충청·세종(504억 원), 대구·경북(41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직계존비속 간 거래가 늘어난 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넘겨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는 이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양도할 경우 일정한 과세 기준에 따라 증여세가 부과된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정부가 올해 수확기에 쌀 90만 t을 사들이기로 함에 따라 10∼12월 쌀값이 약 10%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쌀 10월호’에서 수확기(10∼12월) 쌀 가격(미곡종합처리장 기준)이 20kg당 평균 4만6000∼4만7500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9월 평균 쌀값(4만2549원)에 비해 8.1∼11.6% 오른 것이다. 통상 7∼9월은 전년도 쌀 비축분이 소진되고 올해 재배된 쌀은 수확 전이어서 1년 중 쌀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기간이다. 연구원은 수확기 쌀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정부의 쌀 수매를 꼽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총 90만 t(공공비축미 45만 t, 신곡 및 구곡 45만 t)의 쌀을 사들이는 내용의 ‘수확기 쌀 수급 안정대책’을 3일 내놓았다. 쌀 공급 과잉으로 지난달 쌀값(15일 기준 20kg당 4만725원)이 1년 전에 비해 24.9% 폭락해 통계를 조사한 1977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연구원은 정부 수매가 없다면 올 수확기 쌀값은 3만85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수확기 쌀값이 연구원이 예상한 수준으로 올라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11.3∼14.1% 낮은 수준이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정부가 올해 수확기에 쌀 90만t을 사들이기로 함에 따라 10~12월 쌀값이 약 10%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쌀 10월호’에서 수확기(10~12월) 쌀 가격(미곡종합처리장 기준)이 20㎏당 평균 4만6000~4만7500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9월 평균 쌀 값(4만2549원)에 비해 8.1~11.6% 오른 것이다. 통상 7~9월은 전년도 쌀 비축분이 소진되고 올해 재배된 쌀은 수확 전이어서 1년 중 쌀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기간이다. 연구원은 수확기 쌀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정부의 쌀 수매를 꼽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총 90만t(공공비축미 45만t, 신곡 및 구곡 45만t)의 쌀을 사들이는 내용의 ‘수확기 쌀 수급 안정대책’을 3일 내놓았다. 쌀 공급 과잉으로 지난달 쌀값(15일 기준 20㎏당 4만725원)이 1년 전에 비해 24.9% 폭락해 통계를 조사한 1977년 이후 가장 낮은 하락 폭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연구원은 정부 수매가 없다면 올 수확기 쌀값은 3만85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수확기 쌀값이 연구원이 예상한 수준으로 올라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11.3~14.1% 낮은 수준이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알보젠이 항암제의 복제약 국내 출시를 막기 위해 담합한 혐의로 약 26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AZ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영국 제약사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AZ는 전립샘암 및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자사(自社) 항암제인 졸라덱스, 아리미덱스, 카소덱스의 복제약을 2016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한국에서 생산,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알보젠에 3개 항암제에 대한 독점 유통권을 보장했다. 복제약 출시에 따른 약값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졸라덱스 등 3개 항암제는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의약품이다. 건보 급여 의약품의 경우 복제약 출시 후 오리지널약 값은 기존의 70%로, 복제약 값은 59.5%로 각각 정해진다. AZ와 알보젠의 담합으로 졸라덱스 등의 복제약 출시가 막히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환자는 약 40%의 가격할인 기회를 잃은 셈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AZ에 11억4600만 원, 알보젠에 14억9900만 원 등 총 26억5000만 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최근 5년간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이 직전 정부 때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며 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안정적 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자원 개발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21년 출자, 융자 등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예산은 총 4369억 원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 때(1조3864억 원)와 비교하면 68.5%(9495억 원) 급감한 규모다. 특히 유전 개발사업 출자는 최근 5년간 1062억 원으로 이전 정부(3070억 원)보다 65.4%(2008억 원) 줄었다. 정부 지원예산이 급감하면서 민간부문의 투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현재 석유·가스 분야에서 생산, 개발, 탐사 등이 진행 중인 사업 수는 110개였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말보다 31개(22%) 줄었다. 최근 5년간 신규 사업 수가 10개에 그친 탓이 컸다. 광물자원 사업도 지난해 말 291개로 5년 전보다 48개(14.2%) 감소했다. 해당 기간 신규 사업 수는 14개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광물자원 탐사 투자비는 112억415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5%(29억1350만 달러) 늘었다. 전기자동차 확산으로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이 뛰고 있는 리튬의 탐사 투자비는 2억4880만 달러로 1년 새 25%(4970만 달러) 늘었다. 구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예산과 지원을 줄이는 바람에 국제 에너지 공급가격 급등에 국내 경제가 그대로 노출됐다”며 “미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해 더 많은 민간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은 지난해 t당 1만8488달러로 1년 전보다 34.1% 급등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직접 개발한 해외자원은 가격 변화 없이 공급되고 있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며 “그동안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과를 누리고 있는 만큼 정부가 금융 등의 지원을 확대해 해외자원 개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내년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2.5%)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상반기(1∼6월)가 특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내년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대로 2.0%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현재 정부 전망치인 2.5%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위기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7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리고, 내년은 2.0%로 0.1%포인트 내렸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선진국 및 중국 경제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추 부총리는 악화된 무역수지와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유가를 언급했다. 산유국 협의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등으로 유가가 오르면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물가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추 부총리는 “물가가 잡히고 나면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IMF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2.6%에서 (내년) 2.0%로 가는 힘든 과정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장 단기간에 외환위기처럼 외화 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지는 아니다. 우리 금융기관이 자본 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에 위기의식이 없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 발생하는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을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노동시장과 대학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은 아직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은 1, 2%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과거 가계부채 급증 원인이 됐던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2.5%)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상반기(1~6월)가 특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내년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대로 2.0%로 갈지는 두고 봐야하지만 현재 정부 전망치인 2.5%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위기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7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리고, 내년은 2.0%로 0.1%포인트 내렸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선진국 및 중국 경제둔화, 우크라이나 전쟁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추 부총리는 악화된 무역수지와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유가를 언급했다.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감산 등으로 유가가 오르면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물가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추 부총리는 “물가가 잡히고 나면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화 될 수 있다”며 “IMF 전망대로라면 (올해) 2.6%에서 (내년) 2.0%로 가는 힘든 과정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장 단기간에 외환위기처럼 외화 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지는 아니다. 우리 금융기관이 자본 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에 위기의식이 없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 발생하는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을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진행해야한다”며 “특히 노동시장과 대학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은 아직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은 1, 2%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과거 가계부채 급증 원인이 됐던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현재의 복합위기는 한국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는 전환점이다. 중국의 역할이 사라지면 한국의 수출 주도 성장은 멈춰서고 구조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들어설 것이다.”(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에너지 위기로 인해 전 세계로 인플레이션이 확산됐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이 현실화됐다. 실물경제 충격이 훨씬 커질 수 있는 단계다.”(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한국경제를 책임졌던 전직 경제 수장들과 주요 경제 관련 학회장들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복합 경제위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제2의 외환위기’에 대해선 “가능성이 적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경제 둔화가 경기침체 요인”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동안 한국 경제성장의 주요 축이던 중국경제 둔화가 큰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박 전 총재는 “그동안 크게 늘었던 대(對)중국 수출이 올 들어 감소했다”며 “20∼30년간 성장과 물가 안정을 위한 엔진이었던 중국경제가 앞으로는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대중 수출이 줄면서 국내 경제성장의 내수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과거와 같은 저물가 혜택을 누리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김홍기 한국국제경제학회장(한남대 경제학과 교수)은 “미중 갈등 등 세계 경제질서가 완전히 바뀌고 있기 때문에 중국 의존도를 어떻게 충격 없이 줄여 나갈 것인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조언도 이어졌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와 성장, 국제수지는 ‘트레이드 오프(상충관계)’로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데 정부는 이 세 가지를 다 잡는 정책조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 만큼 환율 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8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4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김연성 차기 한국경영학회장(인하대 경영학과 교수)은 “정부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관리가 되지 않는 변수에 신속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국내 대기업이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비상장기업) 등의 의견을 듣고 움직임을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위기 충격,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달려”전문가들은 모두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황윤재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너무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과거 위기들을 겪으며 경제체질이 바뀌어 외환보유액 등 기초체력은 당시보다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168억 달러로 1997년 말(204억 달러)의 20배 이상이다. 올 2분기(4∼6월) 말 대외 순자산도 7441억 달러로 1997년(―645억 달러)과는 많이 달라졌다. 김홍기 국제경제학회장은 “환율이 급등하는 것이 외환위기는 아니다”라며 “환율 급상승 요인이 미국의 금리 상승이기 때문에 현재 복합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은 미국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외환보유액이 적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한 달 새 0.7%포인트 감소했다.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예치금이 37억1000만 달러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외환보유액 중 국채 등 유가증권도 8월 말보다 155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전 전 위원장은 “한국만 통화스와프를 맺는 건 현실성이 없고 ‘그럴 정도로 심각한가’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연성 차기 경영학회장은 “결제의 가장 기본적인 통화가 달러인 만큼 위기에 일종의 완충장치로서 통화스와프를 할 수 있다면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사전에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중앙은행 간 계약이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영업적자와 전기요금 인상이 도마에 올랐다.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살 때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이날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산자위 국감에서 의원들이 올해 약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 적자를 지적하자 “공감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은 연료비 상승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라며 “오늘 SMP가 kWh(킬로와트시)당 약 270원으로 통상의 4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연료비와 연동됐다면 한전 적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올 6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10번 요청했지만 한 번 승인받았다. 전기요금을 선제적으로 인상했으면 적자폭이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한전 적자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한전이 올해 30조 원 적자를 바라볼 만큼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난 정부 5년간 원전 이용률이 연평균 71.5%로 직전 5년 대비 10%포인트 낮아졌고 부족한 전력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하는 데 11조5001억 원이 더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전의 방만 경영이 적자의 주된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한전은 적자 원인에 대해) 공공요금 통제, 에너지 연료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는 전혀 없다”며 “최근 혁신안으로 정원·복지 축소 등을 내세웠는데 정부가 하라니까 하는 단편적인 대안이지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영업적자와 전기요금 인상이 도마에 올랐다.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살 때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이날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산자위 국감에서 올해 약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 적자를 지적하는 의원들 지적에 “공감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은 연료비 상승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라며 “오늘 SMP가 kWh(킬로와트시)당 약 270원으로 통상의 4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연료비와 연동됐다면 한전 적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올 6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10번 요청했지만 한 번 승인받았다. 전기요금을 선제적으로 인상했으면 적자폭이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한전 적자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한전이 올해 30조 원 적자를 바라볼 만큼 위기에 처해있다”며 “지난 정부 5년간 원전 이용률이 연평균 71.5%로 직전 5년 대비 10%포인트 낮아졌고 부족한 전력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으로 대체하는 데 11조5001억 원이 더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전의 방만 경영이 적자의 주된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한전은 적자 원인에 대해) 공공요금 통제, 에너지 연료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경영개선에 대한 의지는 전혀 없다”며 “최근 혁신안으로 정원·복지 축소 등을 내세웠는데 정부가 하라니까 하는 단편적인 대안이지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69)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69),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 교수(67) 등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미국 경제학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전례 없는 유동성 시대를 거쳐 올 들어 연준을 비롯한 각국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 속에 세계 경제의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 이들의 수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 시간) “세 사람은 금융위기 동안 거시경제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은행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줬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의 연구는 2008∼2009년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 버냉키, 美연준 의장때 3조달러 풀어 금융위기 진화 노벨경제학상 3人공격적 돈풀기 ‘헬리콥터 벤’ 별명… 정책 실무자로선 이례적 수상“양극화-자산 거품 불러” 지적도 공동 수상 다이아몬드-딥비그 교수… 뱅크런 막을 유동성 공급 등 연구 수상자 3명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는 버냉키 전 의장이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뒤를 이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린 데 이어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사들여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는 것처럼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무려 3조 달러가 넘는 돈을 풀어 위기를 진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순수 경제학자나 기술 혁신, 기후변화, 빈곤 등 비경제 이슈를 경제학과 접목한 학자인 반면에 이번에 연준 의장 출신의 정책 실무자가 이례적으로 상을 받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1930년대 대공황을 깊이 연구한 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1953년 미 조지아주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버냉키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를 거쳐 프린스턴대 교수를 지내면서 1930년대 대공황과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 과정에서 은행의 연쇄 도산이 경제 위기에 미친 영향을 집중 연구했다. ‘버냉키 프랭크 경제학’ 원서를 번역한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버냉키는 대공황 당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썼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내용의 실증적 연구를 많이 했다”며 “이런 연구를 기반으로 연준에서 양적완화를 과감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위기 소방수’로 활약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미국 자산시장 등 선진국에만 집중돼 양극화를 부추겼고 당시 형성된 자산시장 거품이 지금도 미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버냉키 전 의장은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석좌연구원으로 있다. 올해 5월에는 저서 ‘21세기 통화정책’ 출간을 앞두고 진행한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후임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뒤늦게 대응한 것은 실수였다”며 “그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선 “내년이나 후년에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언급했다. 다이아몬드와 딥비그 교수는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경제학적으로 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뱅크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예금보험을 보장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날 수상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융위기는 사람들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며 “통화정책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상자 3명은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2억6360만 원)를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분야의 수상은 모두 마무리됐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지난해 국민 1인당 세금 부담액이 1199만 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이후 4년 만에 300만 원이 늘었다. 10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조세 및 국민부담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와 사회보장 기여금을 합산한 국민부담액은 총 619조4000억 원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465조5000억 원)보다 153조9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국민 부담액을 해당 연도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국민 부담액은 지난해 1199만 원이었다. 2017년 899만 원에서 300만 원이 늘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국민부담액은 지난해 1689만 원으로 더 높아진다. 이는 2017년 1237만 원보다 452만 원 늘어난 액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조세 비중을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지난해 22.1%로 3.3%포인트 상승했다. 김 의원은 “청년세대가 엄청난 세금폭탄을 떠안게 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새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 대책이 실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지난해 국민 1인당 세금부담액이 1199만 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이후 4년 만에 300만 원이 늘었다. 10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조세 및 국민부담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와 사회보장 기여금을 합산한 국민부담액은 총 619조4000억 원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465조5000억 원)보다 153조9000억 원 늘어났다. 국민 부담액을 해당 연도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국민 부담액은 지난해 1199만 원이었다. 2017년 899만 원에서 300만 원이 늘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국민부담액은 지난해 1689만 원으로 더 높아졌다. 이는 2017년 1237만 원보다 452만 원 늘어난 액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조세 비중을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지난해 22.1%로 3.3%포인트 상승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다”며 “청년세대가 엄청난 세금폭탄을 떠안게 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새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대책이 실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8월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8월 경상수지는 적자가 나올 것 같다. 그때 무역수지 적자 폭이 매우 컸다”며 “9월에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어서 9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경상수지는 외국과 오간 상품, 서비스 거래의 총체적 결과다. 8월 무역수지 적자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인 94억7000만 달러였는데, 외국과 오간 상품수지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추 부총리는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고 (경제) 위기의 단초가 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많지만, 올해와 내년에 (각각)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300억 달러를 훨씬 넘을 것”이라며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왔다.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친 올해 4월 적자를 보였지만, 5∼7월은 다시 흑자를 기록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9월 물가 상승률이 5% 후반대를 이어가며 고물가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승 폭은 두 달째 둔화됐지만 계절적 요인 등이 작용하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더 올라갔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1년 전보다 5.6% 높아졌다. 물가 상승률은 올 7월 24년 만에 가장 높은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 5.7%, 9월 5.6%로 두 달째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이 16.6%에 그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석유류 상승률은 6월 39.6%까지 오른 후 7월 35.1%, 8월 19.7%로 떨어졌다. 그러나 근원물가지수는 106.88로 지난해보다 4.5% 올랐다. 전달(4.4%)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외식, 식품, 개인서비스 등의 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9.0%로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앞으로 상당 기간 5,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긴축 기조, 산유국 감산 확대가 물가 상승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되는 것도 고환율과 더불어 물가에 부담 요소다. 통계청은 “월별 상승률이 둔화되더라도 연간 물가 상승률은 5%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각국의 금융 긴축에도 불구하고 올 1∼9월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들어 9월까지 FDI 신고액이 21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8.2%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1∼3분기 누적 신고액으로는 최대로, 2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FDI 건수도 신고 기준 2498건, 도착 기준 1745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2.7% 늘었다.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2차전지를 포함한 제조업 FDI가 7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52.0% 급증했다. 제조업에서는 섬유·직물·의류(4949.1%), 식품(572.7%), 금속·금속가공제품(528.8%), 전기·전자(232.1%), 기계장비·의료정밀(136.4%) 업종에서 외국인 투자가 특히 많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FDI에서 제조업 비중은 36.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투자 신고액이 7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15.9% 늘었고, 일본은 10억4000만 달러로 42.9% 늘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중화권(중국·홍콩·싱가포르)은 각각 33억 달러, 43억3000만 달러로 55.0%, 14.9% 감소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을 보이고 제조업 기반을 탄탄히 가꿔 해외 FDI 유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사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걸린 기간이 평균 1년 7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공정위는 조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사건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575일이었다. 조사 단계에서는 378일이, 심의 단계에서는 197일이 각각 소요됐다. 공정위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322일, 2018년 355일, 2019년 427일, 2020년 497일이 각각 걸렸다. 5년간 평균 처리 기간은 423일(조사 단계 291일, 심의 단계 132일)이었다. 윤 의원은 “공정위가 먼지 털기식 조사 방식을 버리고 정해진 기간에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사건 처리가 너무 오래 걸려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한다는 비판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자 공정위는 올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형 사건은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위원장 집무실에 실시간 사건 현황판을 설치해 지연되는 사건을 한눈에 파악하기로 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특허청이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특허 신청에 대해 ‘AI는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내에서 AI를 발명자로 특허 신청을 한 것은 이 사례가 처음이다. 3일 특허청은 미국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 씨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인 ‘다부스(DABUS)’를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특허 출원을 9월 28일 무효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 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테일러 씨는 다부스에 일반적인 발명 지식을 학습시킨 뒤 스스로 발명품을 창작하도록 해 식품 용기 등 2가지 품목을 2019년 특허청에 특허 출원 신청을 했다. 특허청은 2월 테일러 씨에게 ‘AI를 발명자로 한 것을 자연인으로 수정하라’는 보정 요구서를 보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결국 특허 출원을 최종 무효 처분했다. 특허청은 “한국 특허법과 관련 판례는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고, 다른 나라 특허법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출원인은 2019년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에 동일한 특허를 출원했지만 미국과 영국, 독일 등 대다수 나라가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특허청은 2020년 “발명자는 자연인에 한정한다”며 거절 결정을 내렸다. 영국에서도 “AI가 발명자가 될 수 없고, AI에서 출원인으로 권리 양도도 불가능하다”고 판정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7월 연방 1심 법원에서 AI를 발명자로 인정했다가, 올해 4월 연방 2심 법원에서 만장일치로 1심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언젠가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 관련 쟁점들에 대해 학계·산업계 및 외국 특허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지난해 주택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액이 법정 한계치에 이른 사람이 약 3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의 72배 규모였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 중 세 부담 상한을 적용받은 인원이 30만9053명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1주택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전년의 150%, 다주택자는 전년도의 300%까지만 부담하는 세 부담 상한을 적용받는다. 세 부담 상한 적용 대상은 2017년 4301명에 그쳤지만 2019년 6만2358명, 2020년 12만8553명, 2021년 30만9053명으로 급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2021년 적용 대상은 71.9배로 폭증했다. 적용 대상이 늘어난 것은 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한 데다 종부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덩달아 올라 종부세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당초 2021년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이 기존 200%에서 300%로 높아져 상한 적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오히려 적용자가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세 부담 상한 적용 대상 중 1주택자 등 기본세율 대상자는 16만1831명으로, 다주택자 등 중과세율 대상자 14만7222명보다 많았다. 종부세 상한 적용 대상자는 올해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도 공시가격이 17% 이상 뛰었고, 종부세 특별공제 3억 원 등 종부세 완화 정책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라며 “올해까지 세 부담 상한 적용자가 늘어나고, 내년에는 주택가격이 떨어진 영향이 반영되면서 그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