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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중등 뇌병변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돌봄시설이 들어선다. 성인 뇌병변장애인들이 교육·돌봄·건강 등 종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전센터도 확대 조성된다. 20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기 뇌병변장애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 5년 간 시행되는 이번 계획은 1기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뇌병변장애인 가족의 돌봄 대책 요구가 반영됐다. 뇌병변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일상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여 주기 위해서다.뇌병변장애인은 뇌성마비, 뇌졸중, 뇌손상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인해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히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 신체의 뒤틀림, 섭식장애 등을 보이며 생활 전반에 걸쳐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양육과 교육, 치료비 등에 대한 가족의 부담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등록된 뇌병변장애인은 올해 기준 3만8822명으로 서울시 전체 등록 장애인 가운데 10%를 차지한다.서울시는 이번 ‘제2기 뇌병변장애인 기본계획’에 따라 뇌병변장애인의 신체변형을 완화하고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자세유지기구센터 설치를 추진한다. 센터에서는 개별 신체특성에 맞는 수제 자세유지기구를 연구·개발하고 제작하는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아울러 중증 뇌병변장애인 전용 24시간 돌봄시설을 확충해 부모 또는 보호자가 걱정 없이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은 누운 자세로 거동 자체가 어려운 와상이 대부분으로, 높은 중증도를 고려해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차질 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특화할 예정이다. 내년 부지를 확보한 후 신축에 들어가 2028년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전국 최초로 설치한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는 현재 3개에서 7개로 확충한다. 비전센터는 학령기 이후 갈 곳이 없는 성인 뇌병변장애인 특화 전용 시설이다. 현재 3개 센터에서 연간 45명이 이용 중인데, 2028년에는 7개 센터에서 연간 105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정상훈 서울시 복지실장은 “서울시는 올해 역대 최대인 1조6364억 원의 장애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최중증 뇌병변장애인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 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이달 31일까지 지역 특화산업인 주얼리 산업의 발전과 홍보를 위해 ‘종로 주얼리거리 홍보시설물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종로구에 따르면 구의 주얼리 기업 및 종사자 수는 2022년 기준 국내의 20%, 서울의 50%에 달할 만큼 산업 집적도가 높다. 구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은 종로3가역 8번 출구 및 돈화문로 일대 주얼리거리를 대표할 만한 독창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보시설물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주얼리의 상징성, 주목성을 가진 디자인’ ‘방문자가 앉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활용도를 고려한 디자인’ ‘야간에도 주목성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지역과 나이 제한 없이 관심 있는 누구나 개인 또는 팀을 구성해 이달 31일까지 구청 누리집이나 담당자 전자우편으로 신청서, 작품설명서, 작품제안서를 제출하면 된다. 구청 누리집에서 내려받은 양식을 사용해야 하고 자필 서명은 필수다.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아이디어는 전문 디자이너의 작업을 거쳐 공공디자인 시설물로 구현된다. 구는 공모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종로 주얼리거리를 방문객에게 인상 깊은 사진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1차 전문가 심사, 2차 산업계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한 최종 대상 1명(팀)에게 상장과 상금 200만 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우수 1명(팀)에게는 상장과 상금 100만 원, 우수 2명(팀)에게는 상장과 상금 50만 원이 주어진다. 당선작은 10월 4일 개별 통보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가까운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메디컬존’이 올해 12곳으로 늘어난다.서울교통공사는 19일부터 지하철 6호선 역촌역과 7호선 사가정역 상가를 대상으로 ‘메디컬존’ 사업 임대차 입찰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메디컬존은 지하철 역사 안에서 병원과 약국을 함께 운영하는 서비스로 현재 종로3가, 역삼, 합정 등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 총 8곳에서 운영 중이다.메디컬존에는 의원·약국이 함께 입점한다. 시민들이 진료와 처방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운영 시간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9시 반~오후 8시로, 365일 연중무휴다.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몸이 불편하거나 병원이 운영시간을 넘긴 퇴근길에도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메디컬존 입찰에는 의료 전문성을 위해 의사 또는 약사 면허 자격을 가진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서 입찰에 참여할 때도 법인 대표가 의사‧약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하철 역사 내에 의원‧약국 입점이 가능해진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2021년 이전에는 용도 확인을 위한 건축물 대장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자치구 보건소에서 개설 수리가 거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 국토교통부, 감사원 등과 협의해 2020년 12월 국토부 고시로 편의시설관리대장을 발급할 수 있게 하면서 입점이 가능해졌다.공사는 이번 입찰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7호선 용마산역과 8호선 장지역의 입찰도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서울 전역에 뻗어있는 1~8호선 곳곳에 촘촘하게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정환 서울교통공사 전략사업본부장은 “지하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시대에 따라 시민들의 필요에 맞추어 상권을 조성해 나가는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메디컬존 사업을 확대해 시민들의 건강 복지와 편의를 증진함과 동시에 공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공직사회가 늙어가고 있다. 최근 10년 새 50세 이상 국가공무원 수가 1만5000명 넘게 늘어났다. 반면 30대 공무원 수는 같은 기간 3000명 넘게 감소했다. 2022년 이후 50세 이상 공무원 수가 30대를 넘어섰는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청년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이 늘면서 공직사회 내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층 떠나는 공직사회 15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행정부 소속 일반직 국가공무원의 연령대별 현원’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수는 2014년 15만3239명에서 지난해 17만5222명으로 2만1983명(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공무원은 3만5385명에서 5만438명으로 1만5053명(42.5%) 늘면서 전체 증가분의 68%를 차지했다. 공무원 심모 씨는 “경력단절 여성, 직장 경력자 등이 입사하는 경우가 주변에 적지 않다”고 했다. 반면 30대 공무원은 4만9616명에서 4만6175명으로 3441명(6.9%) 감소했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현원이 줄어들었다. 인사처가 밝힌 올해 9급 공채 지원자 평균 연령이 30.4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 한창 일해야 할 나이대인 30대 공무원들의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직 기간 5년 미만 공무원 퇴사자 수는 2019년 6663명에서 지난해 1만3321명으로 급증했다.● 5급 사무관도 로스쿨-기업으로 정부 주요 부처에서도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통 관료의 길을 걷던 젊은 공무원이 민간 기업이나 법조계 등으로 행로를 바꾸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올해 초 행정고시 출신의 사무관 3명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위해 공직을 떠났다. 비슷한 시기 금융위원회에서도 20대 사무관 2명과 주무관 1명이 한꺼번에 로스쿨행을 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최근 2년 동안 10명 이상의 과장급 간부가 민간 기업으로 이직한 바 있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정부의 권한과 역할이 약해진 상황에서 과도한 인사 적체, 민간 기업과의 임금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찌감치 공직을 떠나는 경우가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원이 2만1000명에 이르는 국세청에서도 최근 공채 시험의 경쟁률이 크게 떨어지고 젊은 직원의 이탈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일선 세무서 직원의 경우 민감한 세금 문제를 놓고 민원인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부담이 큰 데다 다른 부처에 비해 느린 승진 속도 등으로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공직사회 근본 체질 개선해야” 앞서 정부는 올 3월 MZ세대 공무원들의 이탈을 막겠다며 ‘공무원 업무집중 여건 조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 2000명가량의 직급 상향, 지방직 공무원의 승진 소요 최저 연수 축소 등 처우 개선안이 담겼다.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가 도입한 온라인·원스톱 대환 대출 인프라의 실무를 담당한 5년 차 사무관을 거명하며 통상 10년 차 이상에게 주어지는 ‘해외 유학’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MZ 공무원의 이탈 원인으로 낮은 보수와 경직적 조직 문화, 자아실현이 어려운 환경 등을 꼽으며 단편적인 지원 대책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공직사회 분위기가 젊은층에 매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행정 분야에도 인공지능(AI) 등이 도입되고 있는데 중장년층에 비해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층이 이탈하게 되면 관련 업무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시가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택 밀집 지역에 다가구·다세대·연립·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를 공급하는 ‘휴먼타운’ 사업을 추진한다. 15일 서울시는 노후한 저층 주거지에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접수 기간은 16∼30일이다. 휴먼타운 2.0 사업은 노후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신축·리모델링 등 개별 정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법률적 제약 등으로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역의 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택 정비를 활성화하고 기반·편의시설을 설치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휴먼타운 2.0 사업지는 용적률, 건폐율, 조경 면적 등 각종 건축 기준이 완화된다. 앞서 서울시는 올 3월 종로구 신영동 214번지, 구로구 구로동 85-29번지, 중랑구 망우동 422-1번지 등 3곳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시는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 계획수립에 필요한 예산(대상지별 2억 원)을 자치구에 지원한다. 원주민 건축주의 재정착과 사업성 확보를 위한 금융지원도 제공한다. 자치구가 대상지를 신청하면 서울시는 다음 달 10곳 내외로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면적 2만 ㎡ 이상, 노후·불량 주택 비율 50% 이상, 제2종일반주거지역 이하 용도지역, 건축규제가 있는 용도지구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다음 달 3일 시작하는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선정된 가구 중 절반 이상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사업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실질적인 돌봄 비용 경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수치로 증명됐다. 13일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총 731가정 중 최종 157가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치구별로 선정된 가구를 살펴보면 157가구 중 53곳(34%)이 강남(22곳), 서초(16곳), 송파구(15곳)에 해당하는 강남 3구로 나타났다. 또 마포(6곳)와 용산(14곳), 성동구(15곳)에서 선정된 가구가 총 35곳(22%)으로, 강남 3구와 마용성에서 선정된 가구가 전체의 56%로 집계됐다. 이날 선정 통보를 받은 한 임신부는 “임신한 몸으로 어린아이를 키우기 버거워 신청했는데 선정돼서 기쁘다”며 “아이 목욕과 음식 준비, 아이 방 청소와 젖병 소독 등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가구 선정이 끝나면서 가사관리사의 현장 투입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고용부와 필리핀 이주노동자부가 올해 5월 공동 작성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들의 기본적인 업무 범위는 원칙적으로 아이 돌봄 업무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분유 수유와 젖병 소독, 이유식 조리, 아이 목욕 시키기, 아이 픽업, 낮잠 재우기 등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에는 ‘동거 가족에 대한 부수적이며 가벼운 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업무 범위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고용부는 “정부 간 협상이기 때문에 육아 외 가사 활동과 관련해선 세세한 업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구체적인 부수적 가사 서비스는 고용부와 서울시, 서비스 업체가 협의해 ‘예외적으로 6시간 이상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어른 옷 세탁과 어른 식기 설거지, 단순 물청소 위주의 욕실 청소 등도 가능하게’ 규정했다. 그러나 쓰레기 배출, 어른 음식 조리, 손걸레질, 수납 정리 등은 할 수 없는 업무로 분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이 끝난 뒤 평가 등을 거쳐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면 내년 본사업을 시작할 때 참여 국가와 다시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가구별 맞춤 희망 서비스 업무를 사전에 협의해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비스 이용 중에 추가 업무 협의가 필요할 경우 직접 지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공 기관 서비스센터를 통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비용 부담(전일제 기준 월 238만 원)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출산을 앞둔 서모 씨(31)는 “집안일을 돕는 것이 주 업무라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시킬 수 없는 것이 많아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달부터 서울 시내 임산부는 임산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증명서를 발급받아 서울시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13일 서울시는 아이를 임신 중인 ‘임부’와 출산한 지 6개월 미만인 ‘산부’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카드를 16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산부 증빙 수단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만드는 건 전국에서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용 대상은 서울시내 출산 전후의 임산부 약 5만 명이다. 임산부는 전자증명서 앱 ‘서울지갑’에서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거주지와 분만예정일 등이 적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카드를 제시하면 서울시 주최 행사에서 ‘임산부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시립 체육시설 이용료를 할인받고 미술관, 박물관 관람료 면제 등의 혜택도 받게 된다. 앱 카드는 임신 중에서부터 분만 예정일로부터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간 임산부가 임신 사실을 증빙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에서 수기로 각기 다른 형식의 임신 증명서를 끊어오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각종 임산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임산부가 스스로를 증명할 방법이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해 증빙 수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앞으로 자녀가 두 명인 가정도 ‘다자녀 가정’으로 자동차를 살 때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인구감소지역의 주택을 매입하거나 비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를 줘도 취득세 절반을 깎아 준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지방세발전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지방세입 관계 법률 개정안’을 발표했다. 먼저 다자녀 양육자가 구매하는 자동차의 취득세 감면 기준을 현행 세 자녀 이상에서 두 자녀 이상으로 낮췄다. 세 자녀 이상 가정의 취득세 100% 감면은 연장하고, 두 자녀 양육자에 대해서는 취득세 50% 감면을 신설했다. 두 자녀 가정이 6인 이하 승용차를 구입하는 경우 최대 70만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다자녀 가구의 자동차 취득세 감면은 2009년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처음 도입돼 그간 18세 미만의 자녀 3명 이상을 키우는 가구에만 적용해 왔다. 행안부는 이번 조치로 세 자녀 가정에 508억 원, 두 자녀 가정에 1286억 원 등 총 1794억 원의 자동차 취득세가 감면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법 개정에 따른 총 예상 감면액(2700억 원)의 66%다. 아울러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내 주택 구입 시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 준다. 전국 총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대구 남구·서구, 부산 동구·서구·영도구, 경기 가평군 등 6곳을 제외한 83곳이 대상이다. 6곳은 인구감소지역에 있더라도 광역시와 수도권에 위치한 점을 고려해 제외했다.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가 취득가액 3억 원 이하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세 감면으로 행안부는 714억 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까지 준공된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도 신축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 준다. 전용면적 85㎡ 이하, 취득가액 3억 원 이하여야 하며 2년 이상 임대를 줘야 한다. 행안부는 감면에 따른 세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몰이 도래한 3조6000억 원의 감면 조치 중 3000억 원가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2009년 처음 시작된 하이브리드 차량 취득세 감면은 시장이 성숙됐다는 판단에 따라 시행 15년 만에 종료된다. 내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살 때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반면 전기차 취득세 감면 혜택은 2026년까지, 수소차는 2027년까지 연장된다. 천연가스 버스에 대한 취득세 지원도 없앤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을 1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10월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무리 없이 통과될 경우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인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옮겨붙고 있다. 상당수 광역자치단체는 청사 지하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폐쇄하거나 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지침은 지자체 건축물 심의기준에 반영돼 민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광주, 대구, 전북, 경북 등 5개 광역자치단체가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청사의 지하 충전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대전시는 청사 지하주차장 17개 충전기에 사용금지 안내문을 붙였다. 충전시설 22개 중 지하에 있는 17개 완속 충전기를 철거하고 지상에 급속 4개와 완속 9개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청사 지하의 5개 충전기를 모두 사용 중단하고 지상 이전을 논의 중이다. 전북도도 이달 안에 청사 지하 19개 충전기 중에 9개를 지상으로 옮기고 나머지도 순차 이전키로 했다. 경북도는 도청 내 전기차 주차시설과 충전소를 지상으로 유도하기로 결정했으며, 대구시는 충전소 전수조사 후 이전할 방침이다. 앞서 울산시와 세종시, 경남도 등은 지상 이전을 완료했다. 서울시도 신축 시설의 전기차 충전소를 원칙적으로 지상에 설치하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건축물 심의기준’ 개정을 10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민간 시설에서도 전기차의 지하 주차 및 충전이 금지되는 추세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처럼 인프라가 산업 발전에 핵심인 산업에선 정부나 지자체의 움직임이 기준이 돼 민간도 따라가는 성격이 크다”며 “2022년 충전기 설치 의무화 시행 이후 정부 정책을 이행해 온 상업시설이나 아파트는 상당한 비용을 쏟았기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13일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제조사가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 기준 맞추려 전기차 충전기 늘렸는데…” 아파트 혼란[전기차 포비아]지자체 지하 충전시설 폐쇄에 촉각내년 1월까지 ‘2%설치’ 의무화… “지하 충전소 공사 중단해야 하나”‘전기차 지상만 주차’ 입주민 갈등… 도심 쇼핑시설-빌딩도 고민 커져대전, 광주, 경북, 대구, 전북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가 청사 내 지하 전기차 충전소를 폐쇄하는 등 전기차 지상화 정책을 확대하자 전국 아파트나 대형 쇼핑몰 등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도심 주요 쇼핑몰은 지하 5, 6층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 사례가 많고, 법적으로 내년 1월까지 충전소를 설치해야 할 아파트는 공사를 중단해야 하나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13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관계자는 “지난달에 전기차 충전소를 짓자며 박수 끝에 의결했는데, 이대로 지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 업계 관계자도 “전기차 충전소를 지상에 설치할 수 있는지 묻는 요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 없이 과잉 규제로 확산돼 전기차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 지상으로”…‘포비아’ 확산 서울 성동구의 A아파트는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단지 내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22년 1월 시행된 친환경자동차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에 따라 내년 1월 27일까지 아파트 전체 공간의 100분의 2를 충전 및 주차 공간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기준대로면 6대 규모로만 갖추면 되지만 이보다 더 늘어난 14대 규모로 지상 및 지하 공간에 설치하기로 했다. ‘전기차가 확산되는 트렌드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달 초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분위기는 보름도 안 돼 확 바뀌었다. 주민들은 안전성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기존 결정 안건 철회를 요구했다. 한 주민은 “가뜩이나 전기차 화재로 불안한데 왜 지금 타이밍에 다른 곳보다 더 적극적으로 늘리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소유주들도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각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진입을 막거나 지상 주차장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는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는 ‘많은 아파트에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이용을 두고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소유주는 지상 충전 및 주차를 부탁한다’는 공고문을 붙였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기차 소유주 50대 주민은 “전기차에 대한 선입견으로 지하에 주차를 못 하게 한다면 이는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아파트의 권고가 강제행위로 바뀐다면 행정소송도 고려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인구 밀집 도심엔 지상 주차 어려워” 이미 지하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한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 오피스 빌딩 등도 정부 방침과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지자체 등이 소유·관리하고 있는 시설은 지난해 1월까지, 쇼핑몰 등 공중이용시설은 올해 1월까지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했다. 123층 롯데월드타워 주차장은 지하 4층까지, 더현대서울은 지하 6층까지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비해 놓은 상태다. 국내 한 산업정책 자문기관 관계자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서는 지상 주차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지하 주차 금지는 사실상 전기차를 타지 말라는 말과 같다”고 밝혔다. 법으로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보조금을 늘리던 기존 ‘친환경차 촉진’ 기조에서 지하 주차 금지를 포함한 규제 일변도로 정책이 변화할 경우 침체와 성장의 변곡점에 서 있는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청라 지하 주차장 화재의 원인은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던 측면도 크다”며 “소방 설비를 갖추는 등 안전성 강화를 넘어 과잉 규제로 돌아선다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달부터 서울 시내 임산부는 임산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증명서를 갖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앱) 카드 형태의 이 증명서를 제시하면 임산부 패스트트랙 이용, 시립시설 이용료 감면 등 서울시가 임산부에게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각종 혜택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13일 서울시는 아이를 임신 중인 ‘임부’와 출산한 지 6개월 미만인 ‘산부’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카드를 16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산부 증빙 수단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만드는 건 전국에서 서울시가 처음이다.서울시에 따르면 그간 임산부가 임신 사실을 증빙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에서 수기로 각기 다른 형식의 임신 증명서를 끊어오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특히 아이를 출산한 산부의 경우 출생증명서를 등본처럼 들고 다니지 않는 한 증빙 방법이 모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각종 임산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임산부가 스스로를 증명할 방법이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해 증빙 수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용 대상은 서울시내 출산 전후의 임산부 약 5만 명이다. 임산부는 전자증명서 앱 ‘서울지갑’에서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거주지와 분만예정일 등이 적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의 비대면 자격확인서비스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이용자의 성명과 임산부여부, 다태아여부, 분만 예정일 등을 확인한다.카드를 발급하면 서울시 주최 행사나 운영시설에서 임산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카드 출시일인 16일부터 시 주최·후원 행사와 운영시설에 ‘임산부·유아동반 가족 우선 입장 및 가족 배려석’을 설치하고 25개 자치구 민원실에 임산부 민원처리 우선창구 개설을 추진한다. 앱 카드만 제시하면 ‘임산부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또 시립체육시설 10곳과 시립미술관 8곳, 시립박물관 6곳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2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경 의원 등이 발의한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에 따르면 임산부는 서울시 생활체육교실 프로그램 수강료 50% 할인, 시립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관람료가 면제된다. 서울시는 8월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가 개정되면 임산부 앱 카드를 통해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앱 카드는 임신 중에서부터 분만 예정일로부터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분만 예정일 이후 출산하게 되면 출산일 6개월 뒤 만료된다.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는 기간만료 후 자동 삭제된다. 또 도용을 막기 위해 카드에는 이용 당일의 날짜가 표기되고 캡쳐 방지 기능이 작동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과 임산부의 복지 향상을 위해 건강·의료, 육아·양육, 경제 등 다방면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다태아 안심보험’ 2년째 시행 중인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임산부 14만6000명이 혜택을 누렸다.서울시 관계자는 “올 4월 서울시의 월별 혼인율과 출산율이 모두 전년대비 반등한 상황에서 임산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긍정적 변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다음 달 3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10가구 중 4가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사와 돌봄을 부담할 시간은 없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가구가 상대적으로 시범사업을 신청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751가구 가운데 318곳(43%)이 강남3구에 거주하는 가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용을 희망하는 12세 이하 아동이나 출산 예정 임신부가 있는 서울 소재 가정을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대리주부’ 또는 ‘돌봄플러스’를 통해 신청 접수를 했다. 서울시는 서비스를 신청한 751가구 중에서 맞벌이, 다자녀, 한부모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서비스 이용 가구로 151곳을 최종 선정했다. 이에 따라 경쟁률은 5 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가구로 선정된 151가구 중 144곳은 맞벌이 가정이었다. 이 중 다자녀가 87가구, 한 자녀가 44가구, 임산부는 13가구로 파악됐다. 나머지 7곳은 한부모 가정이었다. 최종 선정 가구 중 강남3구 가정은 52곳(34%)으로 나타났다. 신청 가구에서 차지한 비율(43%)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며 ‘돌봄 비용 부담 경감’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영어 교육 등 다른 수요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6일 입국한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월급은 8시간 전일제 기준 238만 원으로 서비스 수요가 높은 30대 가구의 지난해 중위소득(509만 원)의 46.7%에 해당한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1월 법무부에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월급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공식 건의한 바 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 100만 원 정도는 돼야 일반 가정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앞으로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3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또 홈네트워크 해킹으로 입주자의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도록 관리사무소장이나 직원을 안전관리자로 지정해야 한다. 12일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18차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시행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시행되는 이번 준칙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으로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서 입주민 자체 기구인 층간소음관리위원회 구성이 의무화됨에 따라 마련됐다. 서울시는 위원의 자격·임기와 교육, 분쟁조정 절차 및 경비 지출 등 위원회 운영에 관한 내용을 준칙에 담았다. 준칙에 따르면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3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위원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기타 구성 절차와 방법 등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또는 규정으로 정한다. 또 월패드 같은 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해킹 당하지 않도록 관리사무소장이나 직원을 ‘지능형 홈네트워크 안전관리자’로 지정해 설비 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홈네트워크 공사의 감독을 맡고, 안전진단도 수행한다. 이를 위해 홈네트워크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장을 신규 배치하거나 변경할 때 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주택관리업자가 내정한 소장이 최근 1년간 ‘자격정지 이상’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입주자 등에게 배치 예정일 5일 전까지 알리도록 한 것이다. 또 공동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화재 확산을 막는 방화문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반기별로 실시하는 소방 점검 결과에 따른 이행계획서를 통합정보마당에 게시하고, 특히 방화문 관련 지적 사항이 있는 경우 관리 주체의 방화문 점검 기록을 게시하도록 했다. 새 준칙은 서울 시내 2300여 개 공동주택 단지가 관리규약을 새로 제정하거나 기존 관리규약을 개정할 때 길잡이가 된다. 각 단지는 제정 및 개정한 규약을 30일 내 자치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개정된 준칙은 서울시 누리집(seoul.go.kr)과 서울시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openapt.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마약이 담겼던 것으로 보이는 비닐팩이나 주사기 등은 없는지 꼼꼼히 봐주세요.” 9일 오후 10시 서울 서초구의 한 유흥주점 앞. 남색 조끼를 입은 서울시 식품정책과 직원이 이렇게 말하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경찰, 보건소 직원 등으로 이뤄진 합동단속반이 재빠르게 주점으로 진입했다. 불시 점검에 당황한 주점 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이들은 단속 취지를 설명한 후 업주의 허가를 받고 일사불란하게 주방, 화장실, 객실 등으로 흩어졌다.● 마약 불시 점검 나선 서울시 금요일 밤 늦은 시각 합동단속반이 모인 이유는 서울시의 유흥시설 대상 마약류 일제 단속을 위해서다. 최근 대학가까지 대규모 마약 투약, 유통 범죄가 적발되는 등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시는 8월 한 달간 클럽형 주점 등 서울시내 4000여 개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마약류 일제 단속에 나섰다. 이날 합동단속반이 강남역의 한 클럽형 주점에 들어가자 음악이 크게 울리고 안쪽에서는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실내는 발밑이 어두워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지 않으면 걸음을 내딛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합동단속반 관계자는 “클럽과 같이 어두운 실내에서는 일명 ‘물뽕’이라 불리는 GHB 같은 마약을 몰래 술잔에 타는 등 오남용 범죄가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손전등을 들고 화장실 쓰레기통 안과 객실의 소파 주변을 면밀히 살펴보던 단속반이 “마약류 사용 의심 정황이 없다”고 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마약에 대한 호기심은 곧 죽음’ ‘단골 손님은 친절응대, 마약 손님은 경찰응대’라고 적힌 포스터와 스티커를 업주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유흥시설에서 마약 사건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만 마약류관리법으로 처벌됐지만 이젠 업소도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며 “손님뿐만 아니라 종업원들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는지도 잘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7일 식품위생법이 개정·시행되면서 유흥시설 영업자가 마약 관련 위법 행위를 하면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 개정 이전에는 ‘마약류관리법’으로 형사처벌만 받고 유흥시설 영업은 지속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위법 행위가 적발된 유흥시설에 대해 행정처분은 물론이고 업소명, 소재지, 위반 내용 등을 공개해 영업자와 손님 모두에게 경각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단속을 받은 한 업주는 “법이 개정된 사실을 몰랐다”며 “원래도 이상한 낌새가 있는 손님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지만, 앞으론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음주운전도 당사자뿐만 아니라 방조자도 처벌받는 것처럼, 마약류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이니 우리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라며 “서울시에서 받은 물뽕 검사 간이용 키트를 카운터에 구비해두고 의심 상황이 발생하면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마약류 익명 검사도 증가세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유흥시설 관련 마약류 사범은 2020년 193명에서 지난해 686명으로 최근 4년 새 3.6배로 급증했다. 특히 전체 마약사범 중 20, 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에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마약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서울형 검사·치료·재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1년째 ‘마약류 익명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134건이었던 검사 실적은 올해 상반기(1∼6월) 375건으로 증가했다. 1년간의 익명 검사 결과 총 7건의 양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마약류 중독 환자를 위해 ‘서울시 마약관리센터’(가칭)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는 공공과 민간 자원을 연계해 상담과 치료·재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며 내년 6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할 상대가 없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1일 서울시 여성가족정책리뷰 ‘서울시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 현황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가사 및 돌봄 문제로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할 대상이 없다고 응답한 1인가구 비율이 56.6%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가 올해 3∼4월 서울에 거주하는 19∼69세 1인가구 183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경우 연락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은 53.2%였다. 누군가에게 잠시 집안일이나 가사 문제를 부탁하고 싶어도 막상 연락할 상대가 없다고 느끼는 이들이 절반이 넘는 셈이다.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연락할 이가 없다는 비율은 34.1%, 사고 등 긴급상황이나 재해가 발생한 경우는 38.9%였다.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의 경우 연락할 상대가 없다고 느끼는 경향이 더욱 두드려졌다. 대인관계 만족도 역시 중장년 남성 집단이 가장 낮았다. 전체 응답자의 대인관계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23점이었으나 중장년 남성은 3.0점이었다. 청년 남성이 3.54점으로 가장 높았고 청년 여성 3.49 점, 중장년 여성 3.25 점이었다.반면 절반 이상의 1인가구가 앞으로도 계속 혼자 살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7.1%가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고, 결혼해서 배우자와 살고 싶다는 비율은 22.1%였다. 보고서는 “1인가구의 고립·고독을 완화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장년층은 계속 1인가구로 거주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돼 선제적인 정책 개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다음 달부터 서울 시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90% 넘게 충전된 전기차는 출입이 제한된다. 최근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 시민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한 조치다. 9일 서울시는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충전율이 제한된 전기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전국적으로 전기차 화재 건수는 187건에 이르며, 서울에서만 1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우선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준칙을 개정해 아파트나 주상복합의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권고를 받은 공동주택은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해당 준칙을 참고해 자기 단지에 알맞도록 관리규약을 정하게 된다. 참여 아파트 등에는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줘 참여율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과충전은 전기차의 주요 화재 원인이다. 과충전 시 배터리 내부 분리막이 찢어져 화재로 이어진다. 완속 충전기로 80∼90%까지만 충전하는 경우 전기차 화재를 95% 이상 방지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율 90%’ 출고때 조정하거나 소유주가 설정서울시, 전기차 충전율 제한강제할 근거없어 보조금 등 검토서울시는 전기차 제조사가 차량의 배터리 안전 마진을 설정하거나, 전기차 소유주가 목표 충전율을 설정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 ‘충전율 90%’를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기차의 안전 마진은 배터리 내구 성능 증가를 위해 제조사가 차량을 출고할 때부터 충전 용량 일부를 사용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을 뜻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조사는 자체 안전 검증을 통해 안전 마진을 3∼5%로 두고 있다. 서울시는 전기차 소유주가 원하는 경우 안전 마진을 10%로 조정하고, 제조사가 이에 대한 ‘충전제한 인증서’(가칭)를 발급해주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안전 마진을 10%로 설정하면 실제 배터리 용량의 90%만 사용 가능하고, 해당 용량이 차량 계기판에 100% 용량으로 표시된다. 전기차 소유주가 직접 목표 충전율을 설정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소유주가 차량 내부의 배터리 설정 메뉴에서 90%, 80% 등 최대 충전율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언제든 소유주가 목표 충전율을 변경할 수 있어 90% 충전 제한이 적용됐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 및 관리가 어렵다. 다만 서울시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개정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동주택에 강제하거나 제재할 근거는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제재를 해 달라는 민원이 많은 만큼 자발적으로 개정안을 따르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공영주차장 등 공공시설에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급속충전기의 충전율을 80%로 제한할 계획이다. 또 올해 10월까지 ‘서울특별시 건축물 심의기준’을 개정해 향후 신축 시설에 전기차로 인한 대형 화재 위험성을 고려한 안전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시가 법무부에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월급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공식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달 3일 시작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최저임금이 적용돼 비용 경감 측면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탓이다. 9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1월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가구 내 고용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별도 비자를 신설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법무부에 보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돌봄 자격증 등이 있는 경우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해달라는 취지”라며 “이렇게 되는 경우 ‘가사사용인’으로 개별 가구가 플랫폼이나 현지 인력소개소 등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가사사용인은 가정과 개인이 계약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법무부와 논의해 예외적으로 돌봄 교육을 이수하고 한국어 능력 등을 갖춘 국내 외국인 유학생 등을 가사사용인으로 허가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해당 공문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으로 저소득층의 이용이 어렵고 육아 비용 가중 등으로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실효성이 우려된다”며 “최저임금 이하가 적용될 수 있도록 건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정부가 선발한 뒤 인력파견 업체에 고용돼 E-9(비전문취업 비자)으로 체류 허가를 받았다. 이 경우 고용·직업상 차별을 금지한 국제노동기구(ILO) 111호 협약에 따라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시범사업으로 들어온 가사관리사의 월급은 8시간 전일제 기준 238만 원으로 올해 국내 4인 가구 중위소득(572만 원)의 41.6%에 달한다. 반면 개별 가구와 사적 계약을 허용하는 홍콩은 월 80만 원 안팎에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서울시의 요청에 7개월 가까이 답변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가 생길 경우 입국 후 다른 일자리를 찾는 등 불법 체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차별 적용하기보다는 지역·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밤새 너무 더워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오전 늦게 가게에 갔는데, 열어둔 창문 사이로 비가 쏟아졌는지 가게 집기가 모두 물에 젖었습니다. 복구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어요.” 6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자영업자 김모 씨(41)는 결국 평소보다 늦게 가게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중원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시간당 47.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낮 최고기온은 32.2도에 달했다. 전국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났다. 전국 183개 구역 중 182곳(99%)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 성남, 강원 철원, 충남 서산, 경북 봉화 등에는 호우주의보도 함께 발령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mm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11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과 함께 찾아온 극한호우 6일 기상청에 따르면 5, 6일 하루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AWS 관측 기준 전남 무안 102mm, 경북 칠곡 98mm, 경기 양평 86mm, 대구 달성 77.5mm, 경기 여주 62mm, 전남 장성 60.5mm, 경북 의성 56.1mm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는 극한호우로 분류되는데, 비가 내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알아보기 어렵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5일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여주시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경 낙뢰로 일부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양평군 양근천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한 것은 폭염으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표가 뜨겁게 달궈지면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때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때가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곳곳에서 소나기 구름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온열질환 폭염과 폭우는 최소 8일까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7, 8일 전국 곳곳에 최대 60mm의 소나기를 예보했다. 소나기가 극한호우 양상으로 내리면서 16일째 이어지던 대구의 열대야가 잠시 그쳤다. 광주의 최저기온도 24도까지 내려가면서 15일 연속 이어지던 열대야 기록이 마감됐다. 다만 전국적인 폭염 기세는 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16일째, 강원 강릉은 18일째, 제주는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6일 폭염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고 사상 처음으로 폭염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16일까지 최고 3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이나 새벽에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 등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0시∼오전 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2011년(30명)의 10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명에서 1788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환자 수만 비교하면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더 많지만 환자 증가율은 0시∼오전 10시에 더 가팔랐다. 질병청 관계자는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오는 분도 있다”며 “열대야가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810명,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7명으로 집계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인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주민들의 피난 생활이 최소 1주일 이상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와 수도 공급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건물 안전진단, 집 내부 청소까지 필요한 상황이다.6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인천시 안전자문단과 서구 관계자, 시공사 관계자 등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 대한 구조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철근 훼손 등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계 기관이 안전진단에 나선 것이다.서구 관계자는 “안전진단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라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주민들이 복귀하더라도 결과는 충분히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화재 발생 엿새째인 이날까지도 전기와 수도 공급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여전히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는 전체 1581가구의 수도 공급이 끊겼고, 이중 490여 가구에는 전기까지 끊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 420여 명이 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마련된 임시 거주시설에 머무르고 있다.서구는 7일까지는 수도와 전기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약해진 수도 배관이 계속해서 터지는 등 현장 여건이 좋지 않아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집집마다 매연재와 연기 등이 들어차면서 내부 청소까지 해야 해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빨라야 다음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피해가 커지자 인천시는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지만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주거비, 구호비 등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국세와 지방세, 건강보험료·연금보험료, 통신요금·전기요금 등의 경감이나 납부유예 등의 혜택도 볼 수 있다.자연재난의 경우 피해액을 산출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지만, 사회재난은 과거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사례와의 형평성 및 지자체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는 등 ‘정성평가’를 거쳐야 한다. 이에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방화, 세월호 침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태원 참사 등 12건뿐이다.행안부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자체 재정 능력으로 수습이 어려운 경우, 인명피해가 크거나 피해 주민의 생계가 어려운 경우 등에 보통 선포되는데 이번 화재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인천시 재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에서 일어난 자동차 화재인 만큼 보험 등으로 보상 처리를 하고, 지자체 등 정부는 구호 쪽을 맡아야 할 것”이라며 “행안부에서도 이미 구호 관련 직원이 나가 있고, 긴급구호비 2000만 원도 곧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한편 인천 서부경찰서는 조만간 불이 시작된 전기차량의 차주와 아파트 관계자 등을 불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차량이 지난달 29일 주차된 이후 불이 난 1일까지 운행하지 않았던 만큼 차량 정비이력 등 특이사항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시가 내달 서울과 베이징, 도쿄의 관계를 복원할 방안을 찾고, 10월경 베이징과 도쿄에 관련 실무 논의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베세토(BESETO)’ 협력 30주년을 맞아 세 도시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재설정한다는 방침이다.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인융 베이징시장과 만나 한중일 3국 수도 간 협력 복원을 제안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튿날 출장 동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세토 복원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과 베이징, 도쿄는 1995년부터 각 도시의 시장이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에 서명하면서 각 도시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베세토’라는 약칭으로 불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국제 정세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관계가 위축돼 왔다.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10년 전에 시장직을 수행할 때는 ‘베세토’라는 말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라며 “서울과 북경과 동경이 번갈아가면서 만나기도 하고 셔틀 외교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었는데 지금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관계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후 많이 어려워졌고 한·일 관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굉장히 적대적이었다”라며 “정치가 시민들의 생각과 상당히 괴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세토의 협력이 3국 정부 간 관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는 늘 부침이 있지만 지자체장으로서 꾸준히 튼튼한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서울시는 내달 전문가 자문을 거쳐 10월에는 베이징과 도쿄에 관련 실무논의를 제안할 계획이다. 베세토 협력 30주년을 맞는 내년 하반기에는 세 도시가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고 협력할 수 있는 관계까지 만든다는 구상이다. 다만 도시 외교 관련 사안인만큼 각 일정에는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의 모든 일정은 상대 도시들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오 시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당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독대한 점을 언급하며 “어느 정당이든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이 되면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게 사실은 대통령과 대표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정의 관계는 이인삼각 관계”라며 “어떤 첫걸음이 이번 독대로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쪼록 당정 관계가 계속해서 순항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베이징=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지난해 폭염, 호우 등 자연재난으로 인한 심리 상담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행정안전부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재난경험자 심리상담 실적’에 따르면 2023년 자연재난이 원인이 된 상담 건수는 439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1988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로, 상담이 시작된 2007년(94건), 2012년(1661건) 등 기후변화와 맞물려 증가하는 추세다. 상담 항목별로는 혹서·혹한이 2956건으로 가장 많았고, 풍수해가 1225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진과 기타 자연재난 관련 상담 건수는 각각 8건, 206건이었다. 자연재난 경험자는 물질적 피해뿐만이 아니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위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혹서·혹한과 풍수해 상담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지난해가 무덥고, 비 또한 많이 왔다는 의미”라며 “재난 심리상담은 재난을 겪은 대상자나 가족, 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한국이 기상기록 기준 시점으로 삼는 1973년 이후 51년 사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이상기후 여파로 53명이 호우·태풍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되기도 했다. 지난해 사회재난으로 인한 상담 건수는 7010건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감염병 상담 건수가 3030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재난을 경험한 국민이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재난을 경험하기 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전화 등을 통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