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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최초로 단체전 메달을 차지했다. 개인 레이스가 아닌 4명이 팀을 이뤄 나서는 단체전에서 메달을 땄다는 건 그만큼 한국 수영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세계선수권 단체전 첫 메달로 파리 올림픽 전망도 밝게 했다. 경영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한국은 다이빙 종목의 동메달 2개까지 더해 역대 최고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경영도 역대 최고 성적이다. 황선우(21) 김우민 이호준(이상 23) 양재훈(26)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 이 종목 결선에서 7분1초94의 기록으로 2위를 했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중국(7분1초84)에 0.1초가 뒤졌다. 7분2초08을 기록한 미국이 3위로 들어왔다. 이날 한국은 마지막 영자 황선우가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로 입수했다. 당시 1위이던 미국에 5.8m, 2위 중국에 3.5m가량 뒤졌다. 황선우는 거리를 차츰 좁혀 나갔지만 750m 지점까지도 두 나라에 2m가량 뒤져 있었다. 경기 후 황선우는 “750m 지점까지도 중국, 미국 선수가 키 하나 정도 앞에 있어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마지막 50m 구간에서 스퍼트가 잘됐다”고 말했다. 이날 황선우의 200m 구간 기록은 1분43초76으로 결선에 오른 8개 나라 32명의 선수 중 가장 좋았다. 자신의 200m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40)보다 빨랐다. 계영 종목에선 1번 영자만 공식 개인기록으로 인정받는다. 대한수영연맹은 2021년 남자 계영 800m를 ‘전략 육성 종목’으로 정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자유형 200m 국가대표 선발전 1∼4위 선수들을 해마다 수영 강국인 호주로 보내 세계적인 지도자 이언 포프 등으로부터 훈련받게 했다. 수영연맹이 계영 800m를 ‘전략 육성 종목’으로 정하면서 내건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메달이었다. 한국 수영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목표를 달성했다. 이날 결선 레이스에 나선 4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멤버들이다. 황금세대로 불리며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 한국 수영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수확하며 사상 처음 일본을 앞섰다. 이제 남은 건 올림픽이다. 이날 경기 후 황선우는 “중국에 0.1초 차로 뒤져 2위를 한 건 아쉽지만 기록을 더 줄일 수 있는 구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 번째 영자였던 김우민도 “이번엔 중국에 1위를 내줬지만 오늘의 아쉬움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한다.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마린보이’ 박태환(35)이 혼자서 금 1개(자유형 400m) 동메달 1개(자유형 200m)를 땄던 2007년 멜버른 대회를 넘어섰다.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를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우민이 자유형 400m, 황선우가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개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오른 황선우는 세계선수권 통산 메달을 4개(금 1개, 은 2개, 동메달 1개)로 늘리면서 한국 선수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박태환(금 2개, 동메달 1개)과 다이빙의 김수지(동메달 3개)가 나란히 3개의 메달을 땄다. 수영연맹은 지난해 자유형 이외 종목 선수들에게도 호주 전지훈련의 기회를 줬다. 작년 6월 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온 이주호(29)는 이번 대회 남자 배영 200m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결선에 올라 5위를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주장으로서 뛰어난 선수들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게 중요한가?’ 아시안컵이 끝난 뒤 소속 팀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사진)이 구단 채널인 ‘스퍼스 플레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자 “100% 그렇다”라고 답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건 훌륭한 축구선수라는 걸 의미하지만 사람은 다 다르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토트넘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다. 토트넘 구단이 16일 공개한 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를 보냈는데 여러분(토트넘 팬)들이 다시 일으켜 줘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4강에서 탈락한 아시안컵에서의 부진과 대표팀 후배 이강인과의 다툼 등으로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토트넘 복귀 후 팬들의 환대로 다시 힘을 얻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대회를 마친 뒤 카타르 현지에서 바로 영국 런던으로 돌아갔고 11일 브라이턴전을 통해 토트넘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런던에 있는 안방구장에서 열린 경기에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내가 (벤치에 있다) 나와 몸을 풀 때 모두 박수를 보내줬다. 이번 대회(아시안컵)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아픈 상태였고 나를 이렇게 환대해 줄 땐 정말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들의 환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돌아오자마자 큰 포옹을 해줬다. 그런 포옹이 꼭 필요했던 순간이다. 힘든 한 주였지만 동료와 팬들 모두가 나를 잘 일으켜 세워줬고 그래서 다시 긍정적인 소니(손흥민의 애칭)로 돌아왔다”고 했다. 손흥민은 18일 대표팀 후배 황희찬의 소속 팀 울버햄프턴전에서 풀타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황희찬도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울버햄프턴이 2-1로 이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사상 최고 성적을 낸 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다만 저도 모르게 ‘오버페이스’를 한 게 아쉽습니다.”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200m 결선 레이스를 마친 이주호(29)의 목소리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이날 이주호는 결선에 오른 8명 중 1분56초38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이번 도하 대회에서 이주호는 한국 배영 선수로 처음 결선무대에 오른 데 이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준결선 전체 3위를 기록해 결선 3번 레인에 선 이주호는 8명 중 가장 빨리 출발(반응시간 0초54)해 첫 50m 구간에서 26초76, 2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나온 경영(競泳) 메달은 모두 자유형에서 나왔는데, ‘비 자유형’ 부문 첫 메달이 기대됐다. 하지만 100m 구간에서 5위로 처진 이후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3개월 전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인 1분56초05보다도 0.33초 느렸다.이주호가 오버페이스를 언급한 게 첫 50m 구간이다.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한국기록을 세울 당시 이주호의 첫 50m 기록은 27초37이었다. 세계수영선수권 결선 날 이 첫 50m 기록을 0.61초나 앞당겼다. 오버페이스였다. 초반에 평소보다 많은 힘을 써 피로가 쌓인 여파로 이주호는 다른 선수들이 뒷심을 내는 동안 제대로 힘을 못 냈다. 100m를 지나 150m에 도달할 때 이주호의 구간기록은 30초(30초05)를 넘어갔다.이주호는 “준결선에서 운이 좋아 3위(1분56초40)를 했다. 하지만 결선에 오른 선수들 기록이 대부분 ‘1분56초대’에 몰렸을 만큼 치열했었다. 결선에서 (조바심을 내지 않고) ‘물을 가볍게 타야지…’라고 생각했는데도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선수들마다 훈련할 때 자신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힘을 고르게 분배하기 위해 각 구간마다 목표기록을 정해둔 뒤 이 기록을 내기 위해 수없이 반복 훈련을 한다. 국내대회를 치를 때 지도자들이 제 페이스로 하고 있는지 구령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관중이 붐비는 국제대회에서는 지도자의 구령이 전달되지 않기에 선수 스스로 계산하면서 레이스를 치른다.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아 전 구간에서 고르게 목표치 이상의 기록을 내거나, 온 힘을 쥐어짜야 할 마지막 구간에서 목표 이상의 뒷심을 발할 때 개인 최고기록도 나온다.다만 레이스 초반 목표기록보다 지나치게 빨랐다면 선수 본인이나 관계자 모두 오버페이스라고 표현한다. 오버페이스가 날 경우 결국 레이스 후반 힘이 빠져 평소보다 기록이 처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내 한 지도자는 “오버페이스가 나면 마지막 힘을 내야 할 최종 구간에서 (힘이 빠져) 몸이 말을 안 듣는 나머지 선수가 당황해 하며 순간 심리적으로도 무너진다”고 말한다.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의 황선우(21)도 자신의 첫 국제대회 개인전을 치르던 당시 이 오버페이스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선에서 첫 100m 구간을 세계기록을 깰 것 같은 페이스로 역영한 황선우는 이후 150m구간부터 힘이 빠져 순위가 1위에서 7위로 밀렸다. 이후 황선우는 “150m 지점 즈음부터 주변이 의식되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빨라)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더라. 순간 당황스러웠고 리듬도 깨졌다”고 말한 적이 있다.올해 29세인 이주호는 앞서 올림픽에 1번, 아시안게임에 2번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지금까지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세계수영선수권도 이번이 4번째다. 22살이던 2017년 처음 한국기록을 세운 이주호는 지난해에도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을 깨는 등 ‘20대 중반이 지나고 나면 꺾인다’는 불문율을 깨고 있었다. 불과 3개월 전 세운 자신의 한국기록을 0.07초만 앞당겼어도 세계선수권 메달도 가능했다. 이번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배영 200m 입상자의 기록은 모두 ‘1분55초대’고 3위에 오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피터 쿠체(20)의 기록이 1분55초99다.올림픽이나 세계수영선수권 결선에 오른 적이 없어 이번이 ‘첫 결선’이었던 이주호는 ‘값진 경험’이라고 했다. 이주호는 “(파리 올림픽 준비로) 몇몇 주요 선수들이 빠진 대회라고는 하지만 입상자들의 기록만 보면 이전의 다른 대회와 비교해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대회에서 내가 처음 결선에 올랐고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20대 마지막에 맞을 가장 큰 대회인 파리 올림픽에서 모든 걸 걸고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0) 경질이 16일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 2월 27일 선임된 이후 354일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정몽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전날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경질을 건의한 지 하루 만이다. 정 회장은 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기대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앞으로도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전술적인 준비 부족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려는 의지 부족 △선수단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지도자로서 팀 규율을 세우지 못한 점 △한국 체류 기간이 적었던 근무 태도 등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축구협회에 건의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1년도 되지 않아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국 축구로선 후임 사령탑 선임이 급선무가 됐다. 대표팀은 당장 다음 달 21일, 26일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축구협회는 곧바로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감독 후보군 선정과 면접 등의 역할을 맡는 전력강화위원회부터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전력강화위원장도 새로 뽑는다. 지금의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독일 출신으로 전력강화위원들 중 유일하게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반대한 인물이다. 축구협회는 가능한 한 빨리 새 감독을 뽑겠다는 방침이지만 다음 달 태국전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물러난 뒤 클린스만 감독 선임까지는 83일이 걸렸다. 이 때문에 3월 태국과 2연전을 위한 ‘원포인트’ 사령탑을 먼저 내세운 뒤 좀 더 시간을 갖고 바통을 이어받을 감독을 뽑을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차기 감독 선임과 관련해 국적에 대해선 아직 상의된 게 없다”고 했지만 축구협회 내에선 한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외국인 지도자는 선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데다 ‘클린스만 학습 효과’로 외국인 감독에 대한 축구 팬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요르단과의 준결승 하루 전 멱살을 잡고 싸운 ‘대표팀 내분 사태’까지 감안하면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고 유대감이 좋은 지도자가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적지 않은 축구인들이 ‘한국인 감독 선임’ 필요성을 축구협회 집행부에 전하고 있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과, 프로축구 울산의 홍명보 감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축구협회가 경질을 공식 발표하기 약 2시간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든 선수와 코치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글을 대표팀 사진과 함께 올렸다. 아시안컵 준결승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한 12개월을 두고서는 ‘놀라운 여정(incredible journey)’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경질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전화로 클린스만 감독에게 먼저 알렸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화상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했을 때도 “아시안컵 4강은 나쁜 성적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전술이 없는 감독’이라는 지적을 인정하지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아시안컵 이후 소속 팀으로 돌아간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맞대결을 벌인다.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은 18일 0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EPL에서 손흥민은 12골(6도움)로 득점 4위, 황희찬은 10골로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팀에서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맞고 있는 만큼 소속팀 입장에서 오랜 공백이 있었던 둘의 활약이 절실하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이후 복귀 첫 경기인 11일 브라이턴전에 교체 출전해 경기 종료 직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도왔다. 토트넘은 2-1로 승리했고 손흥민은 리그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2도움)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같은 날 브렌트퍼드전 출전명단에서 빠졌다. 손흥민, 황희찬이 나란히 출전하면 이번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다. 지난해 11월 11일 첫 맞대결을 펼쳤는데, 둘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당시 울버햄프턴이 토트넘을 2-1로 꺾었다. 최근 기세만 놓고 보면 토트넘이 좋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 없이 치른 리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리그 11위(승점 32)로 순위 변동은 없지만 상위 도약을 위한 동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손흥민 없는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했던 토트넘은 캡틴의 복귀전에서 승점 3을 추가해 순위를 5위에서 4위(승점 47)로 끌어올렸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18일 오전 5시 낭트와 프랑스 리그1 22라운드 방문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은 15일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결장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선우(21·사진)가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을 남겼다. 황선우는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7초93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전날 준결선 때도 같은 기록을 남기며 3위로 결선행 티켓을 받은 상태였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결선에 오른 한국 선수도 황선우가 처음이었다. 황선우가 자유형 100m에서 47초대 기록을 남긴 건 2021년 도쿄 올림픽 결선(47초82) 이후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 때는 준결선에서 당시 아시아 기록(47초56)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에서는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11위)와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9위) 모두 48초08에 그치며 8명이 올라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우승은 판잔러(20·중국·47초53)에게 돌아갔다. 남자 자유형 100m 세계 기록(46초80) 보유자인 판잔러가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선우(21)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남겼다.황선우는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7초93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전날 준결선에서도 황선우는 47초93으로 전체 3위에 올라 한국수영 최초로 상위 8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부터 자유형 100m 메달 도전에 나섰던 황선우는 2전 3기 만에 결선에 올라 최고 성적을 냈다. 2022년에는 준결선에서 11위(48초08),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준결선에서 9위(48초08)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황선우의 자유형 100m 결선 5위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의 순위와 같다. 도쿄 올림픽 준결선에서 당시 47초56의 아시아기록으로 아시아 선수로 65년 만에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선에 올랐던 황선우는 47초82의 기록으로 최종 5위에 올랐다. 이후 약 2년 반 동안 자유형 100m 기록이 48초대였던 황선우는 이번 도하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연속으로 47초93을 기록하며 한국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황선우가 15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선에서 47초93에 터치 패드를 찍어, 16명 중 3위로 결선(상위 8명)에 진출했다.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결선 진출은 한국 선수 최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에 첫 메달을 안긴 ‘마린보이’ 박태환도 자유형 100m에서는 결선 무대에 서지 못했다. 한국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챔피언에 오른 황선우 자유형 100m에서도 한국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남자 자유형 결선은 16일 오전 1시 21분 열린다.준결선 1조에서 3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친 황선우는 4번 레인에서 47초88을 기록한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미레시(25)에 이어 2위를 했다. 이어 열린 2조에서 황선우보다 좋은 기록을 낸 선수는 중국의 판잔러(19) 뿐이었다. 판잔러는 47초73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100m 결선은 한국선수로 황선우가 처음 오른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준결선 11위,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준결선 9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황선우는 2전 3기만에 결선에 올라 한국수영 첫 자유형 100m 메달에 도전하게 됐다.황선우는 고교 3학년이던 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선수로 65년 만에 결선에 올라 5위에 오르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준결선에서 황선우는 47초56으로 아시아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물을 탈 때마다 기록단축에 성공했던 자유형 200m와 달리 자유형 100m에서는 더 이상 기록을 당기지 못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외에 입상경력이 없다.그 사이 중국의 판잔러가 아시아 자유형 100m 최강자로 등장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기록을 46초97까지 앞당기며 금메달을 목에 건 판잔러는 이번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계영 400m 결선에서 첫 영자로 나와 46초80을 기록하며 세계기록을 다시 썼다. 계영에서 첫 영자의 기록은 개인기록으로도 인정된다.도쿄 올림픽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47초대’ 기록에 진입한 만큼 황선우의 각오도 남다르다. 황선우는 14일 자유형 200m 금메달 이후 “자유형 100m를 비롯해 계영 800m 등 출전하는 종목에서 메달을 딸 수 있게 남은 힘을 쥐어짜겠다”고 말했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메달 3개를 목에 건 황선우가 자유형 100m에서도 메달을 추가하면 박태환, 김수지(이상 3개)를 넘어 세계수영선수권 한국 선수 최다 메달리스트로 등극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 이렇게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함께다.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일명 ‘해줘 축구’ ‘무(無)전술 지도자’ 등으로 불리는 클린스만 감독을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앉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이후 자신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정 회장은 한국을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올려 놓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계약이 끝난 뒤 후임 사령탑을 찾을 때 한국인 감독보다는 외국인 지도자를 선호했다. 후임 감독 후보를 추리기 위해 주변에 의견을 구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국내(한국) 감독보다는 외국인 감독이 낫다’ ‘국내 감독을 앉히면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2013년 1월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은 정 회장은 세 번째 임기(4년간)를 보내고 있다.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지난해 2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축구협회의 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은 “벤투 감독을 선임할 때와는 달리 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방통행식이어서 답답했다. 감독 선임 과정 중 소통에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얼짱 궁사’ 기보배(36·사진)가 활시위를 내려놓는다. 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세이던) 1997년 처음 활을 잡은 뒤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계속해 “다시 태어나면 양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아 이들과 다시 경쟁하는 걸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다시 태어나도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현대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72년 뮌헨 대회 이후 기보배보다 올림픽 금메달이 많은 선수는 김수녕(53·4개) 한 명뿐이다. 2017년 결혼한 기보배는 출산 등으로 대표팀을 떠나 있다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종평가전에서 후배들에게 밀려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저력을 증명한 만큼 올해 파리 올림픽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기보배는 “한국 양궁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상상도 못 할 만큼 큰 고충과 부담이 따른다. 과거에 올림픽을 준비할 때처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고 후배들이 잘할 거란 믿음도 있었다”며 “파리 올림픽 때는 TV 해설위원으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선수 생활 기간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장혜진(37·은퇴)에게 패했던 리우 올림픽 개인전 준결승을 꼽았다. 그는 “(올림픽) 2연패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았고 나도 꿈이 컸다.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장혜진이 결국 이 대회 금메달을 땄고 기보배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가족들이 27년 선수 생활을 기념하는 뜻으로 만든 순금 27돈짜리 금메달을 받아 든 기보배는 “양궁이 올림픽 때만 관심을 받는 게 아쉬웠다.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은퇴 후 계획을 소개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선우(21)가 한국 수영 선수 최초로 자유형 200m 세계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황선우는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다나스 랍시스(29·리투아니아)가 1분45초05로 2위, 루크 홉슨(21·미국)이 1분45초26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선우의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은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앞서 쑨양(33·중국)이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2019년 광주 대회에서 이 종목 2연패 기록을 남긴 적이 있다. ‘마린 보이’ 박태환(35)은 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두 개(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땄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2007년 멜버른 대회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황선우는 대회 개막 전부터 이 종목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황선우(1분44초40)보다 개인 최고 기록이 좋은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톰 딘(24·영국·1분44초22),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우승자 다비드 포포비치(20·루마니아·1분42초97),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챔피언 매슈 리처즈(21·영국·1분44초30)가 모두 파리 올림픽(7월) 준비에 전념하겠다며 자유형 200m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우승을 코앞에서 놓친 2021년 도쿄 올림픽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황선우는 당시 150m 지점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마지막 50m에서 처지면서 결국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 때문에 황선우에게 ‘뒷심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5번 레인에서 출발한 황선우는 초반 100m 구간까지 2위와 1m 이상 차이를 벌리며 앞서갔다. 그러다 130m 지점을 앞두고 홉슨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10m를 남겨 놓고 재역전에 성공한 뒤 결국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가 메이저 대회에서 막판 스퍼트로 역전 우승을 일궈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수영계에서는 황선우가 국제대회 경험을 꾸준히 쌓고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레이스 운영 능력 등을 키우려 노력한 게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선우는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한 뒤 ‘테이퍼링’(훈련 강도를 낮추고 컨디셔닝에 집중하는 것) 없이 도하로 건너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때 이 종목에서 은메달,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때 같은 종목 동메달을 땄던 황선우는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3개 대회 연속 입상 기록도 남겼다. 2개 대회 연속 입상 기록도 황선우가 처음이었다. 황선우는 세계선수권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수집하면서 박태환(금 2개, 동 1개), 다이빙에서 동메달을 3개 딴 김수지(26)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공동 1위가 됐다. 황선우는 “세계선수권에서 은, 동메달만 따서 금메달을 꼭 얻고 싶었는데 목표를 달성해서 기쁘다”며 “예선 때까지는 몸이 덜 풀렸었는데 준결선 때는 결선에서 쓸 에너지를 남겨둘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졌다. 이번 금메달이 파리 올림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는 1분43초대 기록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황선우보다 먼저 김우민(23)이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양재훈(26), 이호준(23)과 함께 16일부터 시작하는 계영 8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을 합작했던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계영 800m 정상을 차지하면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2관왕이 동시에 두 명 탄생하게 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와 ‘최다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맨시티는 14일 방문경기로 열린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코펜하겐(덴마크)에 3-1 완승을 거뒀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맨시티는 다음 달 7일 안방에서 열릴 2차전에서 1점 차 이내로 패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맨시티는 이날까지 챔피언스리그 9연승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맨시티에서는 케빈 더브라위너와 필 포든이 각각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더브라위너는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포든의 쐐기골을 도왔고, 포든은 1-1로 맞서던 전반 추가시간 베르나르두 실바의 결승골을 도운 뒤 득점까지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 14회 우승 기록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골키퍼 안드리 루닌의 선방 쇼에 힘입어 역시 적진에서 라이프치히(독일)에 1-0 신승을 거뒀다. 라이프치히는 이날 레알 마드리드(3개)보다 세 배 많은 9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루닌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분 브라힘 디아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들을 제치며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골망을 가르며 승리를 가져갔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다음 달 7일 라이프치히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차전을 치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김우민(23)이 ‘마린보이’ 박태환(35)에 이어 한국 선수 두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우민은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71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수영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11년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이후 13년 만이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 같은 종목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이날 김우민은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썼지만 박태환이 보유한 한국 기록(3분41초53)에는 못 미쳤다. 김우민은 300m까지 세계 기록 수준의 레이스를 펼쳤는데 마지막 100m 구간에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이 3분42초86으로 2위, 루카스 메르텐스(독일)가 3분42초96으로 3위를 했다. 이날 우승으로 김우민은 자유형 중장거리 아시아 최강자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김우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자유형 400m, 자유형 800m, 계영 800m)을 차지했다. 이 역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의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나온 한국 수영 선수 3관왕이었다.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킹우민’이란 별명도 얻었다. 김우민은 200m, 400m, 800m, 1500m 등 자유형 단거리부터 중장거리까지 고루 잘해 성장 가능성을 놓고 보면 자유형 100m, 200m가 주 종목인 황선우(21)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우민은 그동안 메이저 대회 성적에서 황선우에 못 미쳐 ‘2인자’로 불렸다.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자유형 200m 2위, 2023년 후쿠오카 대회 자유형 200m 3위를 하며 박태환도 못 해본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을 한국 선수 최초로 이뤘다. 김우민은 지난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5위를 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우민은 이날 금빛 물살을 가른 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어서 우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세계선수권 개인 첫 메달을 금메달로 시작해 뿌듯하다”며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과정으로 출전한 대회였는데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그동안 모든 걸 파리 올림픽에 맞춰 준비해 왔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달려가겠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 계영 800m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은 대한수영연맹은 그동안 자유형 200m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 안에 든 선수들을 호주로 전지훈련을 보내 집중 육성해 왔다. 김우민은 황선우와 함께 3년 연속으로 호주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호주에서 이들을 지도했던 지도자들은 김우민을 두고 “체력을 타고났다. 기본기도 탄탄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민은 13일 남자 자유형 800m, 16일 단체전인 계영 800m 예선을 시작으로 메달 추가에 나선다. 이번 대회 12일까지 한국 수영은 경영 종목 김우민의 금메달과 앞서 다이빙에서 나온 동메달 2개를 더해 일찌감치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한국 수영의 세계선수권 종전 최고 성적은 2007년 멜버른 대회로 당시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백인철(24)은 12일 접영 50m 준결선에서 16명 중 8위를 해 한국 수영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접영 결선 무대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선수가 접영 결선에 오르는 건 드문 일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다이빙의 김수지(26)가 ‘마린보이’ 박태환(35)과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숫자를 같이하며 한국 수영의 간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수지는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어 열린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선 이재경(25)과 짝을 이뤄 역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다이빙이 2명이 호흡을 맞추는 싱크로 종목에서 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이로써 김수지는 세계선수권 메달을 3개로 늘리면서 이 부문에서 박태환(금메달 2개, 동메달 1개)과 나란히 최다 메달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김수지는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스프링보드 1m에서 3위를 했다. 한국 다이빙이 세계선수권에서 따낸 첫 메달이었다. 김수지는 2019년 광주 대회 동메달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크고 작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도 무릎 부상으로 메달 전망이 밝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11일 귀국한 김수지는 “이 정도 실력으로 메달을 따도 괜찮나 싶을 만큼 운이 많이 따른 대회였지만 그래도 감격스럽다”며 “이번 메달로 깨달은 건 기회는 언제든 다시 찾아오는데 그럴 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거다. 파리 올림픽에서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보완할 부분을 찾는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7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어쨌든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도 치러야 한다. 우리 앞에 쌓인 과제가 많다”고 했다. ‘목표로 삼았던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물러날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사퇴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가 맺은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더 많은 경기들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대표팀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후 5경기(3무 2패) 연속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당장은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아시안컵이 우리의 시험대다. 아시안컵 성적이 안 좋으면 그때는 정말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패한 뒤 상대 팀 감독과 인사하면서 웃음을 보인 것에 대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한 팀은 당연히 축하해 줘야 한다. 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런 의미로 악수를 하고 인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 초반 경기 소감을 말하면서 “오늘 요르단은 승리할 자격이 충분히 있는 팀이었다”고 했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축구가 요르단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아시안컵 우승 꿈이 좌절됐다. ‘판타스틱 4’로 불리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를 비롯해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64년 만의 정상 등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토너먼트 라운드 들어 후반전 막판에 터진 드라마 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전세를 뒤집고 ‘꾸역꾸역’ 다음 라운드에 올랐지만 4강전까지였다. 한국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완패했다. 볼 점유율에선 69.6% 대 30.4%로 많이 앞섰지만 슈팅 수에서는 8개로 요르단(17개)의 반도 안 됐다.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요르단은 7개의 슈팅이 골문 안쪽 방향으로 향했고 이 중 2개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한 건 외신들도 ‘충격패’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 팀이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2-2로 비기긴 했지만 대부분의 축구 통계 매체와 베팅 사이트들은 한국의 승리를 예상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3승 3무로 앞서 있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요르단은 이보다 64계단 아래인 87위다. 이번 대회 전까지 요르단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이 8강이었다. 미국 스포츠 매체 ‘애슬레틱’은 “한국이 요르단에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렇다 할 전술을 보여 주지 못한 한국은 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아주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의 수비는 이번 대회 내내 모래성 같았다. 후세인 아무타 요르단 감독은 4강전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이 8강전까지 5경기에서 8골이나 허용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한국으로선 4강전을 치르기도 전에 약점을 잡힌 것이다. 한국은 4강전까지 6경기에서 ‘클린시트’를 한 번도 남기지 못하고 모두 10골을 내줬다. 2015년과 2019년 두 대회를 합쳐 11경기에서 허용한 4골의 2배가 넘는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무실점 경기를 한 번도 남기지 못한 건 8강에서 탈락한 1996년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 대표팀엔 ‘월드클래스’ 센터백 김민재가 있지만 이번 대회 들어 수비라인은 모래성 같았다. 김민재의 개인 방어력은 돋보였지만 커버 플레이나 라인 조절 같은 협력 수비는 허술했다. 특히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4강전에서 한국 수비는 허둥대며 헤맸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졌을 경기다. 한국은 경계 대상 1, 2호로 꼽혔던 무사 알타마리와 야잔 알나이마트를 모두 놓쳤다. 조별리그 경기에서 둘의 위력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알타마리는 1골 1도움, 알나이마트는 1골을 기록하며 4강전 완승을 이끌었다. 알나이마트는 조별리그에서도 한국 골문을 뚫었던 선수다. 한국은 창끝도 무디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모두 11골을 넣었지만 필드골은 5골에 그쳤다. 페널티킥으로 3골, 프리킥으로 2골을 넣었고 나머지 한 골은 상대 자책골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이 머릿속으로 그린 전술에서 나왔다고 볼 만한 득점은 하나도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 개막 이전부터 일명 ‘해줘 축구’를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하겠다는 것인지 색깔이 분명치 않고 이렇다 할 전술도 없이 선수 개인의 기량을 믿고 맡기는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시안컵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이 네 번째 아시안컵 출전이었던 주장 손흥민은 요르단전 패배 후 침울한 표정으로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그라운드 인터뷰를 했는데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렵게 말문을 연 손흥민은 “(국민들께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손흥민은 1분 30초가량의 인터뷰에서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5번이나 했다. 손흥민을 포함해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날 카타르에서 바로 유럽으로 이동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국내 리그 선수들은 8일 귀국한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끌어내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성적을 내겠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1·사진)는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 뒤 이렇게 말했다. 현지 시간으로 7일 오전 5시 20분 하마드 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황선우는 피곤한 표정으로 “몸이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선전을 다짐할 때의 눈빛은 예선 전체 1위에게 주어지는 ‘결선 4번 레인’에 서 있는 것처럼 빛났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메달 획득 기록을 남긴 한국 수영 선수도 황선우뿐이다.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지금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최대한 끌어내서 (금메달까지도)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 종목 1위 매슈 리처즈와 2위 톰 딘(이상 영국) 모두 올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자유형 200m(12일)를 시작으로 자유형 100m(14일), 계영 800m(16일), 혼계영 400m(18일·이상 예선 기준) 등에 출전하는 황선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과 호주 골드코스트로 4주간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황선우는 “이전에는 훈련 도중 아픈 일이 생겨 훈련을 전부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어 모든 훈련 프로그램을 다 소화했다. 덕분에 기량을 많이 끌어올린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황선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 등과 팀을 이뤄 출전한 계영 800m에서 아시아 기록(7분1초73)을 새로 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이들과 함께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 획득에도 도전한다. 황선우는 “한국 기록만 깬다면 계영 800m 메달도 가능하다고 본다. 호주에서 4주 동안 ‘테이퍼링’(훈련 강도 낮추기) 없이 정말 훈련만 열심히 했다. 하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한국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졌다. 아시안컵 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이전까지 한번도 진 적이 없는 요르단에게 첫 패배를 당하며 64년 만의 우승 도전도 좌절됐다. 요르단전 상대전적은 3승 3무 1패가 됐다. 요르단은 아시안컵 사상 첫 결승에 진출했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23위)보다 아래로 평가받는 요르단(87위)을 맞아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스리톱을 세우는 공격적인 포메이션(4-3-3)을 꺼내들었다. 경고누적으로 빠진 김민재의 자리에는 정승현이 섰다.경기 초반 한국은 요르단의 공세에 고전했다. 킥오프를 한 뒤 20분 가까이 요르단은 볼 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하며 한국을 몰아붙였다. 페널티지역 먼 곳에서도 찬스가 난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중거리 슛을 때렸다.초반을 잘 버틴 한국은 역공에 나섰다. 전반 19분 손흥민이 골망을 갈랐는데 심판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5분 뒤인 전반 24분 이강인의 왼발에서 한국의 첫 슈팅이 나왔다. 전반 28분에는 설영우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다 요르단 수비수 야잔 알아랍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 심판은 비디오판독 후 페널티킥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이후 4분 뒤인 전반 32분 이재성이 황인범의 크로스를 받아 골문 앞 먼 쪽에서 헤더 슛을 했는데 이 공은 골대 오른쪽 기둥을 맞고 튀어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설영우가 보낸 낮은 크로스에 황인범이 왼발을 갖다댔는데 높이 떴다.하지만 요르단도 만만찮았다. 선수들의 개인돌파나 역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한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찬스가 난다 싶으면 먼 지점에서 한 박자 빠른 슈팅을 때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골키퍼 조현우의 결정적인 선방 3개가 없었다면 또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전반 42분 요르단 공격수 야잔 알나이마트가 수비수 2명을 순간적으로 제치고 때린 슛을 조현우가 얼굴로 막아내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16강전, 8강전에서 모두 모두 상대팀에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고 연장전을 치르는 등 힘든 경기를 했다.한국은 결국 후반 8분 선제골을 내줬다. 요르단의 기습적인 역습 상황에서 무사 타마리의 패스를 받은 알나이마트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후반 11분 미드필더 박용우를 빼고 공격수 조규성을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지만 후반 21분 타마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36분 황희찬, 이재성을 빼고 정우영, 양현준을 투입했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이 주어졌지만 4경기 연속으로 터졌던 후반 추가시간 골도 나오지 않았다.요르단은 8일 치러지는 카타르와 이란의 준결승전 승자와 11일 0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카타르 도하 일대에서는 지금 두 가지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진행 중이다. 카타르 아시안컵, 그리고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다. 아시안컵이 ‘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할 만큼 큰 행사라면, 세계수영선수권은 각 종목 세계선수권급 대회 중 육상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대회로 꼽힌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아시안컵은 11일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하고, 2일부터 시작된 세계수영선수권은 19일까지 이어진다. 약 열흘 동안 두 대회가 겹친다. 시기적으로 먼저 세계수영선수권이 열리기로 예정된 카타르에 지난해 중국이 포기했던 아시안컵 유치까지 결정되며 두 큰 대회가 비슷한 시기에 치러지게 된 것이다. 국토 면적이 약 1만1581㎢로, 한국의 경기도만한 카타르에 아시안컵과 세계수영선수권이 함께 열리다보니 시너지 효과도 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5경기와 16강전 1경기가 치러졌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치러지는 아스파이어 돔, 하마드 아쿠아틱 센터는 가까이 붙어 있다. 그러다보니 적어도 축구경기를 보러 온 사람 중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빌라지오몰(Villagio mall)도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본 떠 만든 카타르 주요 쇼핑몰로, 이곳의 유동인구도 상당하다.그 영향 덕분인지 4일부터 매일 하루 종일 수구 예선경기가 열리는 도하 아스파이어 돔에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수중 핸드볼’이라 불리는 수구는 과열될 때는 ‘수중 격투’라고도 불리는데,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도중 선수들의 신체가 노출될 위험이 있어 TV 생중계가 잘 안 돼 직관을 해야 경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수구는 유럽에서 인기스포츠다.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해 철수한 줄만 알았던 중국 취재진들은 대부분 다이빙장에 모여 있다. 다이빙은 각 세부종목마다 중국 선수들이 출전하면 어느 대회에서든 자국 선수들끼리 메달을 다투는 중국의 ‘강세’ 종목이다. 이번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중국은 7월 있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과 관련되는 세부종목에 선수들을 출전시켜 금메달을 수집하고 있다.‘수영의 꽃’으로 불리는 경영이 현지 시간 기준으로 아시안컵 결승전 하루 뒤부터 시작돼 아시안컵의 열기가 수영선수권대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기자가 아시안컵, 그리고 세계수영선수권 AD카드 2개를 목에 걸고 축구장과 수영장을 오가면 “내가 아시안컵 티켓을 못 구했는데 도와줄 수 없냐”는 질문과 함께 “안 되면 수영이라도 보러 가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심심찮다.세계수영선수권만 열렸던 2019년 광주에서는 대회 초반만 해도 비교적 한산했던 도시가 경영이 시작된 뒤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 등 수영스타들의 역영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도시가 북적였다.한국수영은 이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200m에서 메달을 노린다. 입상만 한다면 한국 수영선수 최초로 3회 연속으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된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으로 구성된 남자 계영 800m도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첫 단체전 메달을 노리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김우민도 이 종목에서 박태환 이후 13년 만의 입상에 도전한다. 한국의 세계수영선수권 역대 최고성적은 박태환 혼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1개,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던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다.최근 계영 대표팀 선수들이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4주 간의 훈련을 마치고 3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다이빙 선수단 등을 지원하기 위해 카타르 현지에 가있는 대한수영연맹 직원들은 웨스트베이 쪽에 있는 지원단의 숙소를 7일 경영 선수단의 도하 입국에 맞춰 대회장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옮기기로 하는 등 ‘계획’을 수정했다. 연맹 관계자는 “전지훈련 성과가 상당히 좋았고, 기록 측면에서도 속단하기 이르지만 남자 계영 800 m에서 ‘6분대’ 진입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한다. 최대한 대회장과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의 편의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계영 800m는 7분1초73의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수영 단체전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6일에는 역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다이빙 경기장을 찾아 이날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 출전한 우하람, 이재경을 격려하고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참가선수 70명 중 이재경은 14위, 우하람은 15위로 상위 18명이 진출하는 준결선에 올랐다. 준결선은 7일, 결선은 8일 열린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정상까지 두 걸음만 남겨 놓고 있다. 한국은 7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015년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를 밟는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은 안방에서 열린 1960년 대회가 마지막이다. 한국 대표팀이라면 누구나 아시안컵 정상 등극을 바라고 있지만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우승 열망은 특히 남다르다. 손흥민에겐 이번이 네 번째 아시안컵이다. 19세에 처음 출전한 2011년 대회 때 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이제 주장 완장을 찬 팀의 리더가 됐다. 올해 32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A매치 데뷔 골을 아시안컵에서 넣었다. 2011년 대회 조별리그 인도전에서였다. 이번 대회 호주와의 8강전에 나서면서 한국 선수 아시안컵 최다(17경기) 출전 기록도 새로 썼다. 이번 대회 3골로 득점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은 아시안컵 통산 득점을 7골로 늘려놨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 아시안컵 우승 경험이 없다. 첫 출전이던 2011년 3위, 2015년엔 준우승을 했다. 세 번째 도전이던 2019년엔 8강에서 멈췄다. 세계 최고 레벨의 클럽 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월드 클래스’이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위너 커리어’와는 거리가 있다. 16세 이하 대표팀으로 출전한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을 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때는 8강에서 탈락했다. 소속 팀 토트넘에선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에서 각각 준우승을 했다. 손흥민은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종합대회여서 FIFA나 AFC가 주관하는 주요 대회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을 두고 “아무리 유명한 선수라도 진정한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으려면 우승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손흥민이 ‘3전 4기’의 챔피언 세리머니에 도전한다면 ‘슛돌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일명 ‘로열 로드(Royal road)’를 노린다. 이강인은 2019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지만 역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이강인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땄다. 이강인 역시 이번 대회 3골로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다. 클린스만호 태극전사 중 이번 아시안컵 경기 출전 시간 1위가 손흥민이고 2위가 이강인이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세 경기와 연장전을 치른 16강, 8강전까지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고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추가 시간을 제외하고 모두 510분을 뛰었다. 역시 5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한 이강인은 손흥민보다 1분이 적은 509분을 뛰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 마지막 걸음은 정상에 남기겠다는 각오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