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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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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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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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클, 달리기, 수영 번갈아 하는 크로스트레이닝…철인3종의 시작”[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다. 풀코스를 달리다 보면 사이클이나 수영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마라톤만 계속하거나 50km, 100km 울트라마라톤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 종목만 하다 보면 다른 종목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그렇게 하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으로 빠지게 된다.철인3종 종목인 마라톤과 사이클, 수영을 번갈아 하는 것을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종목을 섞어서 하는 것도 크로스트레이닝이다. 크로스트레이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 위만 계속 달리면 같은 근육만 반복해서 쓰기 때문에 피로감도 더하고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원래 크로스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 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2021년 3월 6일 쓴 ‘한 가지 종목 지겨워? 운동에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의 주인공 김수녕 경기도 성남 분당제일부동산 대표(53)는 마라톤과 수영, 사이클을 번갈아 즐긴다. 그는 기본적으로 새벽에 달리기와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엔 사이클이나 마라톤 장거리 훈련이 이어진다. 그는 “비가 오면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한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도 한다. 날씨가 화창하면 산이나 공원으로 가서 달린다. 춥지 않은 날씨엔 자전거 타러 나가도 된다. 날씨나 기분에 따라 운동을 골라서 하니 아주 좋다. 힘도 덜 든다”고 했다.김 씨는 철인3종계에서 잘 나가는 ‘스타’다.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 국내 및 해외대회에도 자주 출전했다. 철인코스 최고기록은 12시간15분대로 2016년 구례 국제철인3종 대회에서 기록한 것이다. 당시 여자부 연령별 2위에 올랐다. 철인3종 동호인대회는 5살 단위로 끊어서 연령별로 시상을 한다. 마라톤 풀코스를 50회 이상 완주했고, 철인3종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는 수도 없이 완주했다.올 4월 22일 쓴 ‘환갑 앞두고 철인3종 31회 완주…김민선 씨의 건강관리법’의 주인공 김민선 씨(59)도 크로스트레이닝을 즐긴다. 김 씨의 하루도 새벽에 시작된다. 기상한 뒤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오전 6시부터 8∼9시까지 운동을 한다. 수요일엔 수영을 하고 월금, 화목으로 나눠 달리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를 번갈아 한다. 주말에 시간 날 땐 야외에서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을 탄다. “대회 출전을 잡아놓으면 최소 6개월 전이나 1년 전부터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12시간 이상 달리기 위해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는 “이젠 순위보다 즐기는 데 초점을 둬 천천히 달리지만 그래도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레이스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김민선 씨는 철인3종을 시작한 뒤 1년 만인 2009년 7월 처음 도전해 15시간13분16초에 완주했고, 세 달 뒤 12시간33분23초로 약 3시간을 단축했다. 최고기록은 2010년 세운 11시간12분26초. 그는 “달리는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최고기록은 의미 없다. 그냥 즐길 뿐”이라고 했다. 김 씨는 올 6월 독일 로스 챌린지 철인3종 철인코스에도 출전해 12시간 4분으로 에이지그룹에서 9등을 차지했다. 2022년 8월 6일 쓴 “헬스-요가 즐기며 달려”… 그녀가 크로스 트레이닝을 선택한 이유는의 주인공 이소연 씨도 크로스 트레이닝을 즐긴다. 그는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엔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은 가끔 생각 날 때 한다. 크로스트레이닝이 언뜻 보기에 힘들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게 힘들진 않다는 반응이다. 김수녕 대표는 “마라톤, 자전거, 수영, 트레일러닝 등을 교대로 해서인지 피로감도 덜하고 부상도 없다”고 말했다. 운동생리학자들은 이런 이유에 대해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라톤과 자전거, 수영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리기 때문에 피로도도 그만큼 분산된다는 얘기다.꼭 철인3종을 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번갈아 하면 근육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달리기와 요가 혹은 수영, 헬스와 요가 혹은 수영이다. 쓰는 주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크로스트레이닝으로 아주 좋은 조합이다. 특히 요가는 몸을 풀어 주며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모든 운동의 보조 운동으로 좋다. 보디빌딩 선수들도 근육을 만들 때 하체와 상체, 몸통을 눠서 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이든 더 재밌게 즐기려면 크로스트레이닝도 좋은 방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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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고수도 걷기부터 시작… 달리려면 걸어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9월 24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6박 7일간 칠레 아타카마사막 마라톤 250km를 완주한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OSK) 대표(52)는 사막마라톤을 달리기 위해 2001년부터 걷기 시작했다. 평생 달려보지 않던 그는 걷기로 시작해 1km, 5km, 10km 등 천천히 거리를 늘렸다. 그는 “5km를 넘길 때가 가장 힘들었다. 10km를 넘긴 뒤에는 20km, 30km까지 쉽게 거리를 늘렸고 40, 50km 장거리 달리기를 거의 매일 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산을 달렸다”고 했다. 체중이 90kg을 넘었던 그는 사막마라톤 준비와 완주를 하면서 67kg까지 20kg 넘게 빠졌다. 마라톤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서 바로 달리기 시작하면 탈이 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걷는 게 시작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은 걷기다. 특히 지금까지 운동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출발은 당연히 걷기여야 한다. 시작이 쉽고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사실 우리는 걷기를 밥 먹듯이 한다. 자거나 앉아서 쉴 때, 식사할 때, 사무실에서 일할 때 등을 제외하면 우리는 늘 걷는다. 물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있지만 걷기는 우리가 언제나, 항상 하고 또 할 수 있는 아주 친숙한 활동이다.하지만 일상적인 걷기와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걷기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짧은 거리라도 걷기를 생활화하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활기를 느낄 만큼의 스트레스(부하)를 주려면 어느 정도 지속 시간이 필요하다.걷기는 인간이 땅에 직립하는 순간부터 시작된 가장 오래된 운동이다. 아프리카 케냐 북부 나이로비에 사는 마사이족은 하루 평균 3만보를 걷는다. 한국인은 잘해야 하루 평균 5000보 안팎을 걷는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면 약 3500보. 주부는 3000보. 하루 1000보도 걷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잘 뛰어노는 아이들의 경우 2만600보를 걷는다. 보통 1일 권장 걸음 수가 1만보다. 1만보면 보폭에 따라 8km에서 9.5km다. 빠르게 한 번에 걸으면 1시간 20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로 상당한 운동량이다.걷기와 달리기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속도다. 시속 7km 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 발 중 한 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걷기는 하중이 뒤꿈치부터 바닥을 거쳐 발가락 쪽으로 전달되는 식(계란이 굴러가는 모양)인 반면 달리기는 공이 바닥에 튀는 방식으로 이어진다.따라서 걷기보다 달리기가 순간적으로 막중한 체중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걸을 때 발목과 무릎,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과 비슷하지만 달릴 때는 최대 4배까지 충격이 가해진다. 걷기가 달리기에 비해 몸에 스트레스를 적게 주는 이유다.걷기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반반씩 쓰지만 달리기는 지방을 적게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한다. 즉 체지방을 태워 날씬한 몸매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겐 달리기보다는 걷기가 더 좋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개발원(과거 체육과학연구원)의 조사결과 걷기와 달리기를 1회 30분, 주 3회씩, 20주간 실시한 결과 걷기(13.4%)가 달리기(6.0%)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만큼 걷기의 효과는 크다. 하루 10분 이상씩 3회를 걷자. 다만 걸을 땐 산보하듯 하면 안 되고 조금 빨리 걸어야 한다. 10분을 걷고 나면 목이나 등에 땀이 살짝 밸 정도가 돼야 한다. 걷기의 속도 조정은 평소 걸을 때보다 약간만 속도를 내면 된다. 물론 더 많이 걸어도 된다. 단 호흡이 가쁘거나 근육이나 통증이 오면 멈춰야 한다. 운동은 몸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야 하지만 무리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독이 된다. 걷기의 올바른 자세는 목과 팔, 다리를 바르게 하고 편하게 걸으면 된다.오랜 기간 걷기를 했다면 몸이 어느 정도 단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도 줄었을 것이다. 심장과 폐도 좋아졌을 것이다.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건(腱)과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견고하게 하는 인대 등도 예전보다 강해졌을 것이다. 이젠 본격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잘 짜인 유기체인 몸이 운동이란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걷기가 생활화되고 신체에 체중의 현저한 감소 등 변화가 나타났다면 이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 이제부터는 운동의 기본 원칙에 따른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꼬박꼬박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본격 운동의 시작은 달리기다. 미국의 마라토너 제프 갤러웨이는 마라톤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워크 브레이크’(Walk-Break)를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쉽게, 잘 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달리다→걷다’를 체계적으로 반복하는 워크 브레이크주법을 개발했다.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다. 그런데 이제 걷기 시작한 사람이 달리다 걷기로 휴식을 취할 순 없을 터. 역발상으로 걷다가 짧은 시간의 조깅 브레이크를 가져보자. 여기서의 조깅 브레이크는 ‘조깅하며 휴식 취하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깅하는 구간(Break)’으로 생각하면 된다.갤러웨이도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를 권한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2분 걷고 1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 걷기나 수영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처음엔 조깅 브레이크로 달리기를 시작하고 걷고 뛰다를 반복하다 나중에는 계속 뛰는 게 좋다. 본격적으로 달릴 때 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 조절이다. 달리기는 고강도 유산소운동으로 심박수가 아주 빠르게 증가한다. 따라서 계속 해오던 달리기 방식이 쉽게 느껴질 때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시속 7, 8km를 달리기가 전혀 힘들지 않을 때 시속 9km, 10km, 11km 순차적으로 올리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강도를 올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마라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게’ 아니다. 엘리트 선수들과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을 노리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중간중간 쉬면서 달린다. 힘들면 쉬거나 걸으면 된다. 그게 즐거운 운동의 법칙이다.워크 브레이크까지 마스터했다면 이젠 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5km, 10km 등 단축마라톤부터 시작해야 한다. 5km를 완주하기 위해선 최소 33분에서 38분간 계속 뛰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 시속 8~9km로 달린다면 5km를 완주하는데 33분에서 38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시속 10km로 달리면 30분이면 되는데 초보자가 시속 10km로 달리기는 무리다. 시속 8km도 힘들다면 시속 7km로 달리면 되는데 시속 7km는 조금 빨리 걷는 속도와 같다. 따라서 시속 8km가 초보자에겐 적당한 속도다. 시속 8km면 1km를 7분 5초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다. 보통 걷는 것 보다 약간 빠르게 달리면 시속 8km는 된다.10km는 1시간 이상을 뛰어야 하는 초보자에게는 다소 힘든 거리다. 10km를 시속 8km 페이스로 달린다면 1시간 10분이 좀 넘게 거리고, 시속 9km 페이스로 달린다면 1시간 6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5km든 10km든 뛰다가 힘들면 워크브레이크(Walk Break)를 하면 된다. 마라톤은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나는 순간 즐거워진다. 마라톤에 입문하는 초보자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라톤은 절대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을. 이는 5km와 10km 같은 단축마라톤에도 적용된다. 우리 능력에 맞게 달리면 된다. 달리다 힘들면 걸어라.이런 점에서 초보자들에게 워크브레이크는 아주 유용한 마라톤 완주주법이다. 달리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달리기 입문 과정에서 달리다 힘들면 걸었듯이 마라톤을 하는 중에도 힘들면 일정 시간을 걷고 다시 달리면 된다. 하지만 2분 이상 걷는 것은 삼가야 한다. 1분에서 2분 정도 잠시 걷고 다시 달려라. 이렇게 하다보면 10km, 20km, 30km…. 계속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어느 순간 진짜 마라톤을 하고 있을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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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랭크 하나로 코어 근육을 잡는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바닥에 팔꿈치를 댄 뒤 몸을 쭉 펴고 엎드리는 근육 운동인 플랭크(Plank)는 코어 근육을 키워 준다. 복직근과, 복횡근, 척추기립근 등 몸의 중심부를 감싸고 있는 코어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코어 근육이 강해지면 척추와 골반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자세와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코어 근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플랭크를 통해 전반적인 운동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플랭크는 별다른 기구나 도구 필요 없는 운동이다. 바닥에 엎드리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또한 짧은 시간에도 많은 근육을 동원하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 운동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플랭크는 호흡과 순환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플랭크를 하는 동안 깊은 호흡을 하면서 산소 공급량이 증가하고, 혈압과 심박수가 안정화된다. 이는 심신 건강과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른하르트 랑거(66·독일)도 플랭크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랑거는 2023년 7월 3일 열린 미국 위스콘신주 스티븐스 포인트의 센트리월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시니어 US오픈에서 최고령, 최다승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 치운 ‘살아 있는 전설’이다. 랑거는 당시 65세 10개월 5일로 자신이 갖고 있던 챔피언스투어 최고령 기록을 또 한 번 연장했다. 아울러 통산 46번째 우승으로 헤일 어윈(45승)을 넘어 챔피언스투어 최다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랑거는 또 메이저대회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이 부문 최다 기록도 이어갔다.‘백전노장’ 랑거의 체력 관리가 늘 관심사였고 그 비밀이 풀렸다. 랑거는 군복무 중이던 19세에 척추 골절상을 당한 뒤 디스크로 고생한 이후 50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피트니스 운동을 하고 있다. 근력과 유연성 유지를 위해서다.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플랭크가 랑거가 가장 사랑하는 운동 중 하나다. 다른 운동도 많이 하지만 플랭크 운동으로 코어를 잡아주고 있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랑거는 플랭크를 매일 하고 있으며 변형 동작으로 다리를 하나씩 위로 들어올리기도 하고, 배 옆으로 끌어 올리기도 한다. 랑거는 “중요한 것은 플랭크를 하며 배와 등에 힘을 줘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럼 코어 근육이 탄탄하게 잡힌다”고 말했다. 키 174cm인 랑거는 골프 인생 내내 체중 72kg을 유지하고 있다. 랑거가 “여전히 비거리는 20, 30대 투어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2019년 11월 2일 쓴 “‘다리 놓기 운동’ 플랭크…10분만 투자하면 새로운 세상 펼쳐진다”의 주인공 김영달 씨(86)는 플랭크 하나로 무너진 몸을 다시 되살렸다. 당시 84세였던 그는 한 때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이상 뛰었던 ‘강철 체력’을 자랑했지만 운동을 그만둔 뒤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한 끝에 플랭크를 시작해 하루 10분 플랭크 운동으로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만 69세에 풀코스를 달린 뒤 그만뒀어요. 풀코스만 180회를 뛰었으니 이젠 됐다고 생각했죠. 75세까진 그 체력으로 버텼어요. 당시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나를 보면 ‘어르신 걸음걸이도 좋고 건강하십니다’고 했죠. 그런데 그 이듬해인 76세 때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체력이 급격히 나빠졌어요.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참 혼란스러웠습니다.”할 만큼 했으니 이제 여생을 즐기며 살자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그는 “나이 먹는 것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체력이 어느 순간 떨어지는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떨어졌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불평불만에 짜증도 많았다”고 했다. 동네 뒷산은커녕 계단도 못 오를 정도였다.김 씨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고 좋다는 운동은 다 따라서 했다. 그런데 힘들어 제대로 따라서 하지 못했다.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고 해서 보디빌딩 하는 친구들을 따라 하기도 했다. 일주일도 못 했다. 그러다 한 젊은 친구가 “어르신 운동은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플랭크 한번 해 보세요”라고 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바로 따라서 해봤다.“3개월만 해보자고 시작했죠. 3개월 해보니 근육이 미세하게 생겼고 힘줄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계속하게 됐어요. 벌써 2년이 넘었죠. 이젠 계단도 맘 놓고 오릅니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도 끄떡없어요.”김 씨는 몸으로 다리 놓듯 엎드려 있는 플랭크를 ‘다리 놓기 운동’으로 부른다. 그는 ‘하면 된다 다리 놓기 운동’이라며 나이 지긋한 남녀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10분만 투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며 설득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플랭크 운동을 10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엎드려서 2분, 그리고 옆으로 좌우 1분씩, 하루에 4분씩 운동했다. “몇개월 전에 체력검사를 했는데 상체는 최상급, 하체는 상급, 그리고 중체는 중급으로 나왔어요. 플랭크를 5년 동안 열심히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이렇다 할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저 제 느낌으로 플랭크가 매우 좋은 운동이라고 했었는데, 검사 결과를 보니 플랭크가 정말로 하기 쉽고 동시에 노력한 만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2분 동안 플랭크를 하는 것을 5분으로 늘려서 그리고 복근에 힘을 주며 할 계획입니다. ”김 씨는 플랭크와 함께 걷기에도 집중하고 있다.“얼마 전에 제가 살고 있는 ‘노인 단지(Senior Village)’에서 걷기 대회를 시작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걷기를 장려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60대를 중심으로 경쟁이 벌어졌어요. 거의 1000명이 참가해서 한 달 동안 누가 제일 많이 걷게 되는지 하는 것입니다. 저도 참가해서 천명 중에서 10등 안으로 마치고 싶어서 매일 거의 4만 보를 걷고 있습니다.”노인들에게도 근육 운동의 효과는 크다. 1990년 미국의사협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90세 어르신들의 고강도 근육훈련(부제 골격에 미치는 효과)’가 발표된 이후 노인들도 근육운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JAMA에는 90세를 넘긴 남녀 9명을 대상으로 8주간 강도 높은 근력 훈련시켰다. 보스턴 소재 재활센터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상이었고 몸이 좋지 않지만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해 실시했다. 그 결과 근력이 174%±3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걸이도 4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서는 저 강도보다는 고강도 근력훈련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나이 들수록 근육운동을 하면 몸을 젊어지게 만든다. 근육이 생기면 자세가 좋아진다. 걸음걸이도 똑바르게 된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한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나이 들면서 근육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플랭크 하나로도 충분히 코어 근육을 잡을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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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음을 되찾는 회춘약(回春藥), 근육 운동”[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5년 넘게 쓰면서 늘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이 근육 관련 기사였다. 2019년 6월 6일 ‘75세 나이에 보디빌딩 대회서 2위… “근육 키우면 10년은 젊게 산다”는 기사는 포털에서 하루 83만 명이 봤다. 75세 임종소 씨가 2018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임 씨는 국내 방송은 물론 영국 BBC와 독일 ARD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소개됐다.이 기사를 쓴 뒤 독자들이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는 요청해 2020년 2월 8일 쓴 ‘근육은 젊은 찾아주는 회춘약…가장 쉬운 근력운동 방법은?’이란 기사는 220만 명이 읽었다. 또 2021년 9월 25일 환갑의 보디빌더 “근육 키우면 젊음도 돌아와… 늦은 때는 없어” 기사는 124만 명이 읽었다. 2021년 11월 6일 “우울할 때마다 헬스클럽에 갔죠” 20년 넘게 이어온 근육운동 기사는 117만명이 봤다. 그만큼 근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왜냐하면 근육이 잘 잡힌 사람은 몸매도 좋고 멋있기 때문이다.●30세 이후 근력 및 근육량 서서히 감소다양한 연구 결과 30세 이후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우리 몸에서 근육계(Muscular System)는 신체의 40~60%를 차지하고 신체 세포의 75%가 근육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신체 단백질 합성의 4분의 1이 근육 기관에서 일어난다. 골격근은 우리 맘대로 움직이는 수의적 운동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 몸은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근육량과 근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기관이 약해지고 결국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근육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엄청나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운동생리학 박사)은 “나이 들수록 근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한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80대에도 40, 50대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송 실장은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도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지고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근육은 젊음을 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으로 불린다. 한마디로 근육은 젊음의 표상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노년엔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임종소 씨가 아주 좋은 사례다. 한국 나이 80세인 임 씨는 올 5월 한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비키니 부문에서 우승했다. 80세이지만 그 나이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소 20년은 젊게 본다. 2021년 9월 25일 쓴 환갑의 보디빌더 “근육 키우면 젊음도 돌아와…늦은 때는 없어”의 주인공 조우순 씨(62)도 환갑을 넘겼지만 그렇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탄탄한 몸매를 자랑해 흰 머리만 염색하면 30~40대로 보인다. 항공사와 건설사, 정부기관 등 해외주재원으로만 20년 넘게 일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해 건강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용권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관절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척추 협착 등 디스크도 근육 강화로 통증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 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강화한다. 이 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허리와 목 등을 강화하는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크스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강화로 인한 통증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2021년 4월 24일 쓴 허리 아파 시작했는데… 30년은 젊어 보이게 만든 ‘근육운동’의 주인공이 좋은 예다. 올해 71세인 강현숙 씨(전남 여수)는 허리 통증을 없애려고 10여 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에 인생을 거꾸로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2~3시간씩 해 만들어진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20~30년은 젊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허리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근육량이 많아지면 몸의 파워가 좋아지고 탄력 있는 몸매가 된다. 특히 근육운동은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이후 날씬한 몸매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아무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 있다. 바로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활동 및 대사 작용에 꼭 필요한 열량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살이 잘 안 찌게 만든다. 특히 근육은 기초대사량의 40%를 소모하는 곳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나게 된다. 즉 근육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면 살이 안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어느 순간 2~3일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 변화에 큰 변화가 없다. 지방보다 근육이 많아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올 7월 15일 쓴 ‘아이 둘 낳고 시작한 운동, 몸도 인생도 바꿨다’의 주인공 유경희 제주스포츠클럽 총무팀장(43)은 근육 운동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는 7월 열린 미스터&미즈코리아 여자부 보디피트니스 –168cm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이 둘 엄마인 그는 2016년 마른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해 이젠 국내 여자부 최강의 몸짱을 자랑하고 있다.결국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면 파워와 탄력적인 몸매, 다이어트(체중 유지), 그리고 젊음이라는 일석사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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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발달, 치매 예방 최고의 명약은? 걷고 달리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2007년 3월 26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더 현명하게’ 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를 대서특필하면서다. 존 레이티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쓴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소개하는 기획이었다. 그 전에도 운동을 하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레이티 박사의 저서에는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집대성돼 있었다. 당시 필자도 이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해 직접 읽어봤고 각종 기획 기사에 인용했다. 종합하면 운동을 하면 BDNF가 생긴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 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사실 사람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말이 나온 그리스 시대부터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마치 진리처럼 믿어왔다. 하지만 추측일 뿐 과학적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고 뇌 탐색 도구 등 첨단 기계가 만들어지고 복잡한 생화학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운동능력이 정신력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추정은 진실로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한다면 70세가 돼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그래야 더 길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치매 환자는 102만여 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950만 명이니 노인 인구의 10%가 치매 환자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브레인워킹페스티벌을 열고 있는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는 “바르게 걷기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성기홍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 기억력회복운동센터장은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는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아주대병원 문소영 교수팀과 함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른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치매 예방 다중 영역 프로그램 개발’ 연구 과제를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68세에서 72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 근력 및 균형 운동을 2주당 1회를 기본으로 12주간 시킨 결과 체력이 상승한 것은 물론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 전 10.7에서 8.8로 떨어졌다. 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치매 환자에게 유산소운동을 시켜도 인지능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케네스 H 쿠퍼 공군대령이자 의사가 1968년 ‘에어로빅스(Aerobics)’란 책을 쓰며 알려진 유산소운동은 잘 알다시피 심혈관기능을 높여준다. 유산소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운동이 뇌를 계속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치매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를 지속하면 치매 발병률이 떨어진다. 성기홍 센터장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걷기 등 운동을 치매 예방에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선 치료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독일은 1900년대 초부터 치매를 병명으로 확정하고 예방과 치료에 의술은 물론 운동까지 활용하고 있다. 운동이 치매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과학적인 결과는 숱하게 쌓여 있다. 우리나라는 치매국가책임제라며 조호비와 투약비 등에 돈만 지원하고 있다. 수십조 원이나 배정됐다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원이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치료에만 매달리면 돈만 더 들어갈 뿐이다”고 말했다.치매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 된다. 65세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50세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미 걸린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50~58세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듀크대 등 세계 유명 대학교는 걸음걸이로 치매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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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을 빼려면 산으로 가라…자연속 인터벌트레이닝 등산이 다이어트엔 최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 말만 살찌는 계절이 아니다. 사람도 관리 안 하면 확 찐다.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는 최고의 명절이다. 특히 올 추석 연휴는 대체 휴일까지 6일을 쉬는 탓에 푸짐한 차례 음식 등을 먹을 기회가 더 많다. 명절의 특성상 차례를 지내고 친지를 방문하다 보면 먹을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제1원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많이 먹으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추석을 보낸 뒤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은 등산이다.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인터벌트레이닝은 엘리트 운동선수의 지구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는 훈련이다.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경우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90%로 달리고 조깅해 돌아와 다시 달리는 횟수를 20회 정도 한다. 엄청난 강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축구 미니게임으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5대5, 7대7 등 미니 게임을 하며 5~7분 쉬지 않고 플레이를 하게 한 뒤 휴식을 주는 방식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불안전 휴식이 아니었지만 이는 한국 선수들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2021년 8월 7일 ‘母 돌아가신 후 무작정 걷기 시작… 35kg 감량했어요’ 기사의 주인공 정용권 씨(54)는 등산으로 다이어트와 건강을 동시에 잡은 인물이다. 당시를 기준으로 4년 전부터 걷기와 등산으로 몸을 만들어 35kg를 감량했다. 블랙야크 선정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봉했고 백두대간도 종주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10대 섬&산에 도전하고 있다.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 시 소비 칼로리,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이다.요즘 잘 알려져 있는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와 관련하여 소비되는 칼로리다. 한마디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다. 일일 에너지 총 섭취량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 때 지적했듯 근육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써야 한다. 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근육세포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소비 공장이기 때문이다.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근육속에 글리코겐 저장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기초대사량도 올라간다.운동 시 소비 칼로리는 연료(에너지)교차점(crossover)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고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시스템에서 탄수화물을 태우는 무산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 칼로리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근육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서 써야 하기 때문에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과거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저 강도로 오래 운동을 해야 했지만 최근 연구 조사 결과는 일정 강도 이상으로 단 시간 운동해도 운동효과 및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나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 뛰는 것보다 빠르게 뛰고 조깅하는, 즉 인터벌트레이닝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은 운동을 마친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동 후 6시간 이상 안정 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결국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운동 소비 칼로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단위시간당 우리 몸속에 저장된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터벌트레이닝은 강도가 높아 장시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등산은 정당한 강도를 반복하면서 5~8시간 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더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 준다. 스틱 없이 하체만으로 움직이면 하체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몸의 피로도를 높여준다. 스틱을 사용하면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늘려주는 것이다. 최근 노르딕워킹이 최고의 다이어트 운동으로 떠오른 이유다.2021년 7월 24일 “걷기만 했는데 확 빠져”…의사도 놀란 노르딕워킹 효과의 주인공 주연서 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Federation·국제노르딕워킹협회) 코리아 사무국장(51)은 좋은 사례를 들려준다. 그는 노르딕워킹으로 건강을 되찾으면서 전문 강사로 나서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스키를 타듯 폴(스틱)과 함께 걷는 운동이다. 주 국장에 따르면 북한산에서 주 4회 매회 2시간 정도 함께 노르딕워킹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4개월에 14kg을 감향한 경우, 7개월에 25kg을 뺀 경우 등 다이어트 사례가 많다. 주 국장이 밝힌 다이어트 이유는 다음과 같다.“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지 장딴지가 가동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 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일종의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그런데 등산을 5~6시간 하고 있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뿐만 아니라 축구와 농구, 마라톤 등 과격한 운동을 장시간 했는데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운동한 뒤 결국 과식을 했기 때문이다.앞에서 설명했듯 우리 몸은 등산과 마라톤, 축구 등 다소 과격한 운동을 해 에너지 소비가 많으면 운동이 끝난 뒤에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전이 일어난다. EPOC다. EPOC는 운동 후에 발생하는 산소섭취량으로 운동의 기간과 강도에 비례하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일정 시간 동안 휴식시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가 소비된다. 운동 후 회복을 위해 부족한 산소를 채우는 과정이다.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후 후 6시간 이상 안정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 연구에 따르면 EPOC는 최대 48시간까지 유지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강도 운동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 EPOC가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다. 등산도 1~2시간이 아니라 5시간 이상 해줘야 효과가 나타난다.그런데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많이 썼기 때문에 보충하기 위해서 음식을 많이 먹으려 한다. 우리 몸은 언제나 부족하면 보충하는 기전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음식 조절을 잘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기본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적게 먹는 것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음식도 조절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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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지금 시작해야 더 오래 건강하게 산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2018년 8월 4일 처음 시작한 뒤 5년 1개월이 넘는 동안 200명의 인물을 소개했다. 뉴스가 돼 다시 쓴 경우를 제외한 수치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부분 운동을 시작한 지 오래됐다는 점과 운동을 밥 먹듯 한다는 것이다.‘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1호인 2018년 8월 4일 쓴 “아버지가 돌아가신 51세를 넘기는 순간…나는 페달을 밟았다”의 주인공 ’ 김건수 씨(66)는 1987년부터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고 자전거를 탔으니 본격 운동 인생 20년이 넘는다. 지금도 거의 매일 페달을 밟고 있다. 2023년 9월 16일 쓴 “사막에 가면 힘이 넘쳐요” 사막마라톤 5700km 뛴 오지 레이서 유지성 OSK 대표(52)도 2001년부터 달리기 시작했으니 본격 운동에 나선 지 20년이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2019년 이후 4년간 사막 마라톤 출전을 하지 않다 24일(현지 시간) 시작하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마라톤에 출전해 달리고 있다.근육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비슷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8)이다. 2018년 11월23일 “40대 초반 졸도, 겉은 멀쩡 속은 썼어 있었다”로 쓴 인물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역도부에 들어가 보디빌딩을 시작했고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에서 정상에 오른 인물. 그는 협회 행정을 도우면서 잠시 운동을 등한시했지만 1990년대 말 마라톤 붐이 일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해 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물론, 철인3종, 사막마라톤 등을 섭렵했다. 요즘도 사이클을 타며 등산, 달리기를 즐긴다.전문가들은 “‘운동의 맛’을 일찍 알면 알수록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운동을 일찍 시작할 경우 훨씬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운동생리학적으로도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하고 운동을 습관화해야 하는데 나이 어릴 때 습관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에 체력을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은 물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그럼 운동은 아무 때나 시작하면 우리 몸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20대 초반을 지난 뒤에는 개인 ‘최고 체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20대 최고점을 찍을 때 개인적으로 최고의 체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점점 약해지는 체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계속 운동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고 말했다. 10대에 잘 관리해 20대 최고점을 찍어 놓고 계속 관리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든다는 얘기다.물론 30대, 40대, 50대, 60대에 운동을 시작해도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느끼기에 ‘과거엔 이러지 않았는데’에 걸맞는 체력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뒤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꾸준히 관리하면 그 나이 때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게는 살 수 있다. 결국 더 일찍 시작해서 관리해야 더 오래 체력적으로 강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스포츠심리학자들은 어렸을 때 운동을 시작한다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 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달리는 등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란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 심리학)는 “인간의 행동은 방해요인에 좌우된다. 어떤 행동을 할 때 혜택이 많으면 그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손실이 많으면 덜하게 된다. 나이는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었을 때 운동을 해도 힘들지도 않고 즐거움을 느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반면 나이 들어 시작하면 힘들어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운동을 해도 힘들지 않고 힘도 생기고 즐거움도 찾으려면 더 투자를 하게 되는 반면 운동을 해 힘들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가급적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몸의 유의미한 변화는 3개월은 넘어야 나타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운동생리학)은 “달리기의 경우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감소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우리 뇌도 이 시기에 운동에 적응한다. 사람들이 ‘운동 안 하니 몸이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뇌도 운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교수는 “우리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의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뇌는 ‘왜 운동을 하지 않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습관화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어떤 운동이든지 참고 6개월 이상을 꾸준히 하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우리 몸은 나이가 들어 사용하지 않으면 노화에 의한 퇴행으로 잘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근육이 왜소해지고 각종 뼈의 관절이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여기에 운동을 하면 더 아프니 나이 들어 운동을 시작하기 힘든 것이다. 김병준 교수는 “신은 공평하다. ‘신이 준 선물’ 운동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나이 들면 훨씬 운동에 투자를 많이 해야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우리 몸은 안 쓰면 녹슨다.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는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운동은 어느 순간 즐거움이 된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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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왜? 근육이 사라지기 때문”[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쓰기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이 연재물은 100세 시대를 맞아 100세까지 건강하기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를 고민하다 2018년 8월 4일부터 쓰기 시작했다. 운동으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을 소개해서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초반에는 운동을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소개했다. 운동의 법칙이라는 게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써 왔다. 5주년은 넘기며 다시 한번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8회로 압축해서 전한다.올 4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스터스 대회 도중 처음으로 기권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우즈는 3라운드 7개 홀을 마치고 부상 때문에 기권했다. 우즈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족저근막염이 악화해 기권하게 됐다. 실망스럽게 생각하고, 팬들과 마스터스가 보내준 사랑과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우즈가 마스터스 대회 도중 기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25차례 마스터스에 나와 1996년 컷 탈락한 것을 제외하면 매번 대회를 완주했던 우즈가 왜 그랬을까? 2021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친 후유증이다. 수술한 뒤 재활을 했지만 완전치 않아 왼쪽 발을 많이 쓰다 보니 그 발에 족저근막염이 온 것이다.우리 몸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축구나 농구를 오랫동안 하지 않다가 갑자기 하면 어떤 증상이 있나? 물론 힘들 것이고 끝난 뒤 온몸이 쑤시고 아플 것이다. 그동안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 등을 과하게 썼으니 아픈 게 당연하다. 축구를 해도 안 쑤시게 하는 법은? 계속 축구를 해 몸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用不用說·Theory of Use and Disuse·생물에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있어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 한다)’이 우리 몸엔 딱 들어맞는다. 우리 몸은 자주 써야 모든 기관이 건강해진다. 발이나 팔이 부러져 깁스를 했을 경우 단 몇 주 만에 양쪽 근육의 부피와 크기, 힘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용불용설에 맞는다.우리 몸은 적당한 스트레스를 줘야 제대로 발달한다.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일종의 스트레스다. 걷고 달리는 것, 무엇을 들어 올리는 것, 던지는 것 등 모든 동작은 우리 신체 근육과 관절, 인대 등에 스트레스를 준다. 운동생리학적으론 부하(負荷·Load)라고 한다.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50kg의 무게로 벤치프레스를 한다면 50kg의 스트레스를 팔근육과 흉부 근육, 그리고 각 움직이는 관절에 가하는 것이다. 우리 신체는 움직이면 혈액이 빨리 돌아야 하니 심장도 빨리 뛴다. 산소를 많이 소비하니 폐활량도 올라간다. 움직임은 우리 몸 전체에 스트레스를 주는 셈이다. 그런데 운동 스트레스는 우리 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일찌감치 나왔다.스트레스(Stress)는 사실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Hans Selye) 박사가 처음 명명한 말이다. 해로운 인자나 자극을 ‘스트레서’(Stressor)라 하고, 이때의 긴장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는 스트레서를 가했을 때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단계를 3단계로 나누고 이 증후군을 ‘일반적응증후군’이라고 했다.1단계는 경고반응기로 인체가 스트레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을 나타내는 시기로 1~48시간 안에 나타난다. 처음에는 체온 및 혈압 저하, 저혈당, 혈액농축 등 쇼크가 나타나고 다음에는 그것에 대한 저항이 일어난다. 2단계는 저항기로 경고반응기를 지나고도 계속 스트레서에 노출되면 저항기로 이행된다. 3단계는 피폐기로 스트레서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생체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며 결국 죽게 되는 단계다.하지만 스트레스가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준다. 스트레스는 자극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나 다른 호르몬이 혈중 내로 분비돼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반응, 위험에 대처해 싸우거나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2004년 미국 켄터키대학의 수잰 세이거스톰 박사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그레고리 밀러 박사는 1만9000명이 관련된 300편의 스트레스 관련 의학 논문을 검토한 결과 시험을 치르는 등 짧은 스트레스는 오히려 신체 면역체계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트레스가 인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으나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밀러 박사는 “아주 짧은 시간 잠시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초기 인류가 포식자를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인체를 ‘전투 또는 도주태세’로 전환시켜 일시적으로 저항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체는 사자와 맞닥뜨리는 것 등과 같은 비상사태를 만나면 일시적으로 상처 등으로 인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스트레스란 용어를 처음 쓴 셀리에 박사는 실험을 통해 운동이란 양성 스트레스가 일상적으로 겪게 되는 악성 스트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줬다.셀리에 박사는 10마리 쥐에게 환한 빛과 큰 소음, 전기 충격 등의 스트레스를 한 달 동안 계속 가했는데 놀랍게도 10마리 쥐 모두 불안과 공포에 떨면서 병들어 죽고 말았다. 그런데 또 다른 10마리 쥐들에게 똑같은 악성 스트레스 환경을 가하면서 앞의 쥐들과 달리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게 했다. 한 달 후 쥐들은 한 마리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 실험을 통해 셀리에 박사는 신체 운동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파괴의 완충 역할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달리기는 침울한 기분을 몰아내고 기쁨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달리기(마라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땀에 젖은 몸에서 불현듯 전신에 퍼지는 행복감을 경험한다. 뇌에서 나온 엔도르핀 때문이다. 마라토너들이 체험하는 ‘러너스 하이’(달릴 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힘든 줄 모르고 공중에 붕 뜬 듯한 느낌)도 엔도르핀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던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충만함을 만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달리게 된다. 특정 사람들의 경우 운동에 ‘마약’처럼 빠져드는 이유다. 세계적인 건강 잡지인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체적 균형과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지만 그 중 대부분이 정신적인 건강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 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운동이 양성 스트레스이지만 무작정 하면 안 된다. 몸을 천천히 달군 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평상시 위험에 노출돼 갑자기 10~20m를 빠르게 달려본 기억이 있는가. 숨은 가프고 온 근육에선 피로가 느껴진다. 몸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힘들지 않게 하려면 몸의 각 부위가 속칭 말랑말랑해야 한다. 심장도 적당하게 심박수가 올라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가도 숨이 가쁘지 않게 준비돼야 한다. 우리 몸이 특정 운동 스트레스(100m 달리기, 축구 등)를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게 워밍업이다.우리 몸은 잘 짜여진 유기체다. 뼈와 관절, 근육으로 이뤄진 근골격계와 온몸에 피를 공급하는 심혈관계, 그리고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에 반응해 움직이기 위해 몸 각 부위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신경계…. 운동할 때 몸이란 유기체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선 예열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준비운동, 워밍업을 말한다.인간은 항온 동물로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몸이 이상이 있으면 열이 오른다. 하지만 운동 때는 얘기가 다르다. 열이 올라야 몸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 우리 몸은 평상시엔 굳어있다고 보면 된다. 딱딱한 고체 상태는 아니지만 갑자기 움직이면 가동이 잘 안되는 상태다. 딱딱하게 굳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인대, 건, 관절, 근육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장 이상도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운동을 편하게 하고 스포츠 상해를 방지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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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덕분에 가정주부 탈출… 창업도 하고 건강 전도사 됐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약 25년 전 둘째를 낳고 몸을 추스르고 있을 때 남편이 사업상 바쁘다며 헬스클럽 등록증을 건네줬다. 그때부터 시작한 운동 덕분에 창업해 가정주부를 벗어나 건강 전도사로 변신했고, 매일 근육 운동과 달리기를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9월 17일 열린 동아일보 2023 공주백제마라톤 신설 코스인 32.195km 여자부에서 2시간24분57초로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점옥 대전 커브스 도안클럽 대표(50)는 남편 덕분에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전 그냥 가정주부였어요. 그런데 둘째를 낳고 8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남편이 헬스클럽에 등록해놓고 바쁘다고 못 간다며 저에게 넘겼죠. 그래서 다녔는데 운동이 재밌었죠. 시간도 잘 갔죠. 아이들과 아웅다웅 다투며 쌓인 스트레스도 운동하면 완전히 날아갔어요.”운동을 꾸준히 하자 출산으로 늘어난 체중도 8kg이나 빠졌다. 주위에서 “몸이 정말 탄력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거의 매일 헬스클럽을 찾았다. “혼자 계속 운동을 하고 있었죠. 10년 넘게 지났을 때쯤 연년생인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꾸 대립하게 됐죠. 그래서 집에서 벗어나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집 근처 여성 전용 피트니스클럽인 커브스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게 됐죠. 그런데 커브스 운동이 일반 헬스하고 비슷하면서도 여성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공부한 뒤 코치 생활 1년 하다 결국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2012년의 일이다. 커브스 운동은 유압식 기구를 활용해 상하반신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등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약 30분간 제공하는 순환 피트니스 운동이다. 김 대표는 “커브스 운동은 유압식 저항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체력에 맞게 운동 강도가 조절된다. 관절에 무리 없이 운동할 수 있어 대부분 회원이 30~50대며 80세 이상 고령 회원도 있을 만큼 부담 없이 즐기며 근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몸은 좋아졌지만 보디빌딩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운동하지 않았고 그냥 운동이 좋아서 했기 때문에 굳이 대회 출전을 하진 않았다”고 했다. 사실 주위에서 보디피트니스대회 출전을 권유하기도 해 고민하기도 했지만 “극단적인 식이요법 등 때문에 마음이 내키진 않았다”고 했다.김 대표는 헬스클럽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일 2~3시간 운동을 했다. 커브스 창업을 하면서도 그 루틴이 변하진 않았다. 그러던 중 2017년 커브스 점주들끼리 여성 유방 건강을 추구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핑크런 마라톤에 출전하면서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10km에 출전했는데 의외로 잘 달렸다. 그래서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헬스를 하면서도 러닝머신에서 몸풀기 위해 달렸어요. 그런데 길 위를 달리는 기분은 또 달랐어요. 대회 출전을 위해 주말마다 공원 등을 달리다 보니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주위 환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달리려고 2018년 말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했죠. 그런데 매일 새벽에 달리는 거예요. 저하고 사이클이 맞지 않아 한동안 등한시했는데 2019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명이 21.0975km씩을 릴레이로 완주하는 코스에 신청하는 바람에 매일 동호회에 나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하프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바로 풀코스를 달리고 싶었다. 그해 10월 춘천마라톤에 출전해 42.195km 풀코스를 3시간39분24초에 완주했다. 첫 풀코스 도전으론 아주 좋은 기록이다. 그해 8월 난소난종 수술을 받고 의사의 지시로 한 달간 전혀 운동을 하지 않고 이룬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마라톤에 빠져들고 있을 때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모든 대회가 취소됐다. 김 대표는 “그때 100km 울트라마라톤에도 출전해 우승했다”고 했다. 2020년 첫 대회에 100km를 10시간 조금 넘어 완주해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듬해 다시 출전해선 10시간 안쪽으로 완주했다.“코로나19가 확산된 뒤 실내 스포츠시설 이용이 제한되면서 헬스클럽 운영에도 큰 타격이 왔어요. 그때 많이 달렸어요. 솔직히 달리지 않으면 할 일도 없었고 더 스트레스가 쌓일 때였죠. 그나마 출입 제한에서 자유로운 산에도 많이 갔었죠. 그때 소수 인원들이 출전하는 울트라마라톤이 보였고 출전하게 됐던 것입니다.”당시 월 300km 이상을 달렸다. 매일 근육 운동을 하면서도 주당 70km 넘게 달린 것이다. 김 대표는 “달리기 시작하면서 2시간 운동하면 근육 운동과 달리기를 각각 1시간씩 했는데 마라톤에 빠지면서는 주말엔 긴 거리를 달렸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올 3월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인 3시간 43초를 기록했다. 아깝게 44초 차로 마스터스마라토너들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안쪽 기록)를 달성하지 못했다.김 대표가 9월 17일 공주백제마라톤 32.195km에 출전한 이유가 10월 열리는 대회에서 서브스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풀코스를 잘 달리기 위해선 30km 이상을 천천히 오래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이 필수적이다. 평소 훈련을 하면서도 주기적으로 LSD를 해야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3~4주 전에 꼭 해야 풀코스를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김 대표는 “동호회에서도 LSD를 할 수 있지만 공주백제마라톤에서 LSD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서 출전했다”고 했다.“사실 달리면서 특별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만 집중하며 달리는 게 좋았는데 달리다 보니 주변에서 서브스리도 할 수 있다고 부추겼고, 저도 목표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서브스리에 도전하게 됐어요. 사실 달리면서 늘 저의 한계와 싸우다 보니 목표가 상향된 측면도 있습니다. 전 오늘 몇 km를 몇 시간에 달리자고 마음먹으면 꼭 해내야 직성이 풀립니다.”근육 운동과 마라톤을 병행하면서 몸도 달라졌다.“저도 느끼지만 근육 운동할 때보다 몸매의 선이 더 부드러워졌어요.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더라도 무게를 가볍게 해 잔근육을 키우는 스타일인데 그럼에도 몸매가 탄탄하면서도 약간 거칠고 투박하게 보였죠. 그런데 마라톤을 하면서 근육이 더 선명해지고 부드러워진 겁니다. 다들 몸매가 더 예뻐졌다고 해요.”김 대표는 마라톤 풀코스와 울트라마라톤까지 완주했지만 특별한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오랫동안 근육 운동을 해 관절 부위 근육이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주변에서 다들 얘기를 한다. 내가 기본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잘 만들어 부상이 없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마라톤하는 사람은 꼭 근육 운동을 해서 관절 주위 근육을 키워야 부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요가로 몸을 부드럽게 만드는 등 부상 방지에도 노력하고 있다.“사실 제가 이만큼 하고 있다는 것에 저 스스로 놀라고 있어요. 그래서 늘 저 스스로를 칭찬해요. 남편과 아이들도 응원해줍니다. 이렇게 근육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마라톤으로 저의 한계에 도전하며 사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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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에 가면 힘이 넘쳐요” 사막마라톤 5700km 뛴 ‘오지 레이서’[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2년 모로코 사하라사막마라톤 250km를 6박7일간 달린 뒤 2019년까지 사막을 달렸다. 50km, 100km, 160km 울트라마라톤은 물론 9박10일간 560km를 달리는 호주 아웃백 레이스 등 전 세계의 극지 마라톤은 거의 다 참가했다. 그래서 ‘오지 레이서’란 별명도 붙었다.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OSK) 대표(52)가 4년 만에 250km를 달리는 사막마라톤에 도전한다. 24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6박 7일간 칠레 아타카마사막을 질주한다. 이번이 250km 사막마라톤만 24번째 도전이다. 2020년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없었다면 몇 차례는 더 사막을 찾았을 터다.“1990년대 말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건축 설계사로 일할 때 방송으로 사막을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이해가 가지 않았으면서도 ‘나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달리기보다는 단지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로망을 가지고 있었죠. 건축 일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2001년부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사하라사막으로 떠났죠. 낙타 대신 두 발로 사막의 모래 위에 선 것입니다.”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지만 대자연의 품 안에서 포근함을 느꼈다. 유 대표는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 상상할 수 없는 자연과의 조화를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난 불편하면 잠도 못 자는데 모래바람이 불고 발바닥이 물집으로 다 떨어져 나가도 이상하게 사막에만 가면 힘이 넘친다”고 했다.“첫 도전 땐 정보를 몰라 양말을 잘못 신어 고생을 했죠. 얇은 속건 양말을 신어야 하는데 양말을 구할 수 없어 다소 두꺼운 것을 신었죠. 신발도 좀 커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안에서 발이 놀면서 모래와 섞이다 보니 5일 차엔 발바닥 전체가 물집이 잡혔고 피부가 다 떨어져 나갔죠. 그래도 붕대로 감고 완주했습니다.”체중이 90kg을 넘었던 그는 사막마라톤 준비와 완주를 하면서 67kg까지 빠졌다. 평생 달려보지 않던 그는 걷기로 시작해 1km, 5km, 10km 등 천천히 거리를 늘렸다. 그는 “5km를 넘길 때가 가장 힘들었다. 10km를 넘긴 뒤에는 20km, 30km까지 쉽게 거리를 늘렸고 40, 50km 장거리 달리기를 거의 매일 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산을 달렸다”고 했다. 사막마라톤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다. 사하라는 섭씨 50도가 넘는 모래 위를 달린다. 모래바람도 이겨야 한다. 첫 사하라마라톤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모래 속일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실상 모래 밥을 먹으며 버텨야 했다. 고비사막은 계곡과 산, 사막을 건넌다. 아타카마는 해발 4000m를 넘는 고지를 달려 ‘고산증’을 극복해야 한다. 남극마라톤은 추위와의 싸움이다. 한마디로 극한을 모두 모아 놓은 대회다. 유 대표는 “극한과 싸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연에 순응하는 과정이다.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대자연에 적응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매일 달릴 거리를 무사히 완주하면 ‘오늘도 자연과 하나가 됐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이 밀려온다”고 했다.첫 대회는 준비가 부족했지만 2003년 다시 사하라사막을 찾을 때부턴 장비를 제대로 갖췄다. 유 대표는 사하라와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완주하는 세계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2007년에 처음 달성했고, 2013년 그랜드슬램 2회째를 완성했다. 그랜드슬램 2회는 그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70km도 2014년부터 3년 연속 출전해 달렸다.“호주의 아웃백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죽을 뻔하기도 했죠. 대회 막바지 길을 달리다 대형 트레일러에 치일 뻔했어요. 말 그대로 차가 나를 스쳐 지나갔죠. 가방의 끈이라도 걸렸다면 저는 이 세상에 남아 있지 못했을 겁니다. 나미비아에서는 길을 잘못 들어 절벽을 기어 올라간 적도 있죠.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2013년부터는 사막마라톤에 참가하면서도 국내에서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 대회를 기획해 만들었다. 2014년에 코리아 50K 프리레이스를 개최했고, 2015년엔 경기 동두천에서 코리아 50K를 만들었다. 영남 알프스 트레일러닝(현 울주 트레일 나인 피크)도 그의 작품이다. 11월 열리는 울릉도 트레일러닝 대회도 3회째다. 화이트트레일 인제, 산성 투어 등 다양한 트레일러닝 대회를 만들어 보급했다.“사실 트레일러닝이란 말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막마라톤, 산악마라톤, 오지 마라톤, 엔드리스런 등으로 쓰이다 2012년쯤 트레일러닝 국제협회가 생기면서 트레일러닝으로 통합한 것입니다. 로드를 달리는 게 마라톤, 나머지는 트레일러닝으로 부릅니다. 트레일러닝은 산과 들, 사막 등 자연을 달리는 것입니다. 사막에 가면 사막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산과 계곡, 개울 등 다 있어요. 제가 해외에 나가면서 ‘왜 이런 것을 모르고 살았지? 이렇게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자유와 새로운 세상이 있는데…’라고 말하고 다니니 국내에서도 이렇게 자연 속을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처음엔 그런 사람들과 사막마라톤에 함께 출전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과 함께 되는 순간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대회를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일부 마니아들만 참여하는 수준이지만 자연을 달리며 기뻐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유 대표는 코로나19로 대회 개최를 못하게 되면서 트레일러닝 용품 유통을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하니 대회 개최는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산을 찾아 운동을 계속하고 있고 그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시장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린 유럽에서 인정받은 제품들을 직접 현지에 가서 써보고 수입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급했다”고 했다.유 대표는 트레일러닝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제가 경험했던 레이스는 사실 극단적인 대회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됩니다. 집 근처의 공원을 뛰어도 트레일러닝입니다. 골목길을 뛰면 씨티 트레일러닝이죠. 걷다 뛰다 쉬고 먹어도 됩니다. 걷기보다는 조금 빠르고, 등산보다는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걷고 달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혹 산을 달린다면 트레일러닝화가 있으면 다 됐다고 보면 됩니다. 트레일러닝화가 따로 있습니다. 트레킹화를 러닝화로 바꿨다고 보면 되죠. 가볍지만 접지력이 좋고, 쿠션이 있는 러닝화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의류. 장거리를 달린다면 배낭도 필요하죠. 의류는 사실상 개인 취향입니다. 일반적인 운동 티셔츠나 바지를 입어도 되고, 트레일러닝에 특화된 기능성 의류를 입어도 됩니다.”국내에서 달리기 좋은 트레일러닝 코스는 어디일까?“한국에 둘레길이 많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둘레길이 산 주변을 돌아 부담스럽지 않게 갈 수 있어요. 동네에 있는 공원도 좋습니다.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곳이면 다 좋아요. 서울의 경우 서울 둘레길이 좋죠. 남산 둘레길도 잘 정비돼 있어요. 굳이 산을 올라가지 않아도,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아래쪽 길들도 있습니다.”4년간 대회 개최 등 사업에 집중하느라 다시 체중이 조금 불었다. 하지만 꾸준히 달리고 있었고 최근 집중 훈련으로 몸을 4년 전의 80%로 만들었다.“사막에 가면 모두가 존중받죠. 도전 그 자체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승 등 순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4년 만의 도전,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비즈니스 및 대회 출전을 위해 호주 시드니마라톤에 간 유 대표는 17일 열리는 대회 10km에 출전한 뒤 18일 칠레로 떠날 예정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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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km 사막마라톤 20번 넘게 완주… 왜? 재밌으니까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OSK) 대표(52)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250km를 달리는 사막마라톤에 도전한다. 24일(현지 시간)부터 30일까지 6박 7일간 칠레 아타카마사막을 질주한다. 이번이 250km 사막마라톤 24번째 도전이다. 2020년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없었다면 몇 차례는 더 사막을 찾았을 터다. “1990년대 말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건축 설계사로 일할 때 방송으로 사막을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건축 일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2001년부터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02년 사하라사막으로 떠났죠.”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지만 대자연의 품 안에서 포근함을 느꼈다. 유 대표는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 상상할 수 없는 자연과의 조화를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잠도 못 자는데 모래바람이 불고 발바닥이 물집으로 다 떨어져 나가도 이상하게 사막에만 가면 힘이 넘친다”고 했다. “첫 도전 땐 정보를 몰라 양말을 잘못 신어 고생을 했죠. 얇은 속건 양말을 신어야 하는데 양말을 구할 수 없어 다소 두꺼운 것을 신었죠. 신발도 좀 커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안에서 발이 놀면서 모래와 섞이다 보니 5일 차엔 발바닥 전체가 물집이 잡혔고 피부가 다 떨어져 나갔죠. 그래도 붕대로 감고 완주했습니다.” 체중이 90kg을 넘었던 그는 사막마라톤 준비와 완주를 하면서 67kg까지 빠졌다. 평생 달려보지 않던 그는 걷기로 시작해 1km, 5km, 10km 등 천천히 거리를 늘렸다. 그는 “5km를 넘길 때가 가장 힘들었다. 10km를 넘긴 뒤에는 20km, 30km까지 쉽게 거리를 늘렸고 40km, 50km 장거리 달리기를 거의 매일 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산도 달렸다”고 했다. 사막마라톤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다. 사하라는 섭씨 50도가 넘는 모래 위를 달린다. 모래바람도 이겨야 한다. 사하라마라톤 첫 출전 때는 자고 일어나면 모래 속일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고비사막은 계곡과 산, 사막을 건넌다. 아타카마는 해발 4000m를 넘는 고지를 달려 고산증을 극복해야 한다. 남극마라톤은 추위와의 싸움이다. 한마디로 극한을 모두 모아 놓은 대회다. 유 대표는 “극한과 싸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연에 순응하는 과정이다.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대자연에 적응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매일 달릴 거리를 무사히 완주하면 ‘오늘도 자연과 하나가 됐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이 밀려온다”고 했다. 첫 대회는 준비가 부족했지만 2003년 다시 사하라사막을 찾을 때부턴 장비를 제대로 갖췄다. 유 대표는 사하라와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완주하는 세계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2007년에 처음 달성했고, 2013년 두 번째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그랜드슬램 2회는 세계에서 그가 유일하다. 50km, 100km, 160km 울트라마라톤은 물론이고 9박 10일간 560km를 달리는 호주 아웃백 레이스 등 세계의 극지 마라톤은 거의 다 참가했다. 그래서 ‘오지 레이서’란 별명도 얻었다. 2013년부터는 사막마라톤에 참가하면서도 국내에서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 대회를 기획해 만들었다. 2014년에 코리아 50K 프리레이스를 개최했고, 2015년엔 경기 동두천에서 코리아 50K를 만들었다. 영남 알프스 트레일러닝(현 울주 트레일 나인 피크)도 그의 작품이다. 11월 열리는 울릉도 트레일러닝 대회도 3회째다. “트레일러닝은 사막, 산악 등을 달리는 것입니다. 제가 해외에 나가면서 보니 국내에도 자연 속을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처음엔 일부 사람들과 사막마라톤에 함께 출전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과 함께하는 순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아직은 일부 마니아들이 참여하는 수준이지만 자연을 달리며 기뻐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4년간 대회 개최 등 사업에 집중하느라 다시 체중이 조금 늘었다. 하지만 꾸준히 달리고 있었고 최근 집중 훈련으로 몸을 4년 전의 80% 상태로 만들었다. 그는 “사막에 가면 모두가 존중받는다. 도전 그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 우승 등 순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4년 만의 도전, 벌써 가슴이 설렌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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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공단,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 기념주간’ 운영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을 맞아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 기념주간‘을 운영한다. 서울올림픽 기념주간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대회로 손꼽히는 1988 서울올림픽의 성과를 되짚고 미래 세대에게 올림픽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17일 스포츠문화 행사 ‘88하게 그린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18일엔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18일부터 22일(금)까지는 국회에서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 특별전’이 개최된다. 23일(토)에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청소년 캠프 ‘올림픽 라이크 가치교육’이 진행된다.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88하게 그린 페스티벌’은 시민들과 함께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스포츠 문화 행사로 1988 서울올림픽 공식 후원업체인 롯데백화점과 함께하는 쓰담걷기(플로깅의 순우리말), 동아연필과 서울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호돌이를 디자인한 김현 작가가 함께하는 호돌이 그리기 대회, 플리마켓, 레트로 전시, 무료 포토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 기념식에서는 국내 스포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 생태계 조성을 위해 70여 개 기관이 모여 ‘스포츠 ESG 얼라이언스’을 구축해 의미를 더 할 예정이다.조현재 공단 이사장은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올림픽 유산을 바탕으로 스포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공단의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이번 서울올림픽 기념주간에는 ESG 실천과 올림픽의 가치를 전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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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 고수가 된 이소룡 키즈… “30년 수련으로 50대지만 20대 발놀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무술 영화배우’ 이소룡의 영향으로 무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 때 물리학도였던 그는 무예에 심취해 결국 전공을 바꿨고 지금은 한국 전통무예를 수련하며 연구하고 지도하는 무예인(武藝人)으로 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한국무예연구소와 네덜란드십팔기협회를 이끌고 있는 최복규 박사(54) 얘기다. 그는 십팔기 7단의 고수로 매일 2~3시간 수련하고 지도하며 한국 전통무예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제 나이 또래 무예인들의 공통점은 이소룡의 세례(洗禮)를 받았다는 겁니다. 제가 네덜란드에서 와서 무술 사범들을 만나서 ‘왜 무예를 하게 됐느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 이소룡이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소룡, 성룡, 이연걸로 이어지는 무협 영화의 주인공에 매료되어 어릴 때부터 태권도와 유도, 쿵후를 배웠습니다.”무협 영화의 주인공을 꿈꾸다 포기하는 대부분의 ‘이소룡 키즈’와 달리 최박사는 실행에 옮겼다. 그는 서강대 물리학과에 들어간 뒤 본격적으로 무예에 입문했다. 서울 신촌로터리에 있던 한국무예원에서 해범(海帆) 김광석 선생의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십팔기(十八技)를 익히기 시작했다.십팔기는 조선 영조 25년(1749년), 사도세자가 정리해 ‘무예신보(武藝新譜)’에 수록한 18가지 보병무예의 총칭이다. 현재 무예신보는 전해지지 않으나, 정조 14년, 박제가, 이덕무, 백동수 등이 왕명에 의해 이를 계승하고 보완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普通志)’에 기록이 남아 있다. 십팔기는 무예 육기인 장창, 당파, 낭선, 쌍수도, 등패, 곤방에 죽장창, 기창, 예도, 왜검, 교전, 월도, 협도, 쌍검, 제독검, 본국검, 권법, 편곤의 열두 가지 무예를 더한 것이다. 고인인 김광석 선생이 국내에서 십팔기의 전통을 이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 박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련했다. 수련이 목적이었지만 몸도 탄탄해졌다. 최 박사는 도장에서 개인 수련에만 전념하다가 십팔기 전국대학생 연합이 1988년 말에 결성되자, 이듬해 서강대에 한국무예연구회라는 동아리를 직접 만들었다. 사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는 학생운동으로 대학가는 늘 혼란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창칼을 들고 수련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보였을지를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데모의 선봉대로 앞장서 달라’거나 ‘백골단에 맞설 학생들을 가르쳐 달라’는 총학생회의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절했다. 무예는 단순히 창칼을 휘두르는 기술이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무예가 신체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되기는 하지만, 그건 껍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무예를 통해 구현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아무리 높이 뛰어올라 발차기를 잘한다고 해도 공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예의 이면에 담긴 인문학적인 영역을 어떻게 하면 구체화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깊어지면서 졸업할 무렵을 전공을 바꾸게 되었습니다.”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무예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영산대학교 동양무예학과 교수를 지냈다. 하지만 무예를 학문화하겠다는 그의 꿈을 실현하기엔 한계가 많았다. “2004년 경입니다. 한국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유럽에 나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에서 무예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현지 무예인들을 만났습니다. 무예가 유아 체육으로 전락한 한국 상황과 달리 유럽에서는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동양의 무예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다들 배우려는 열의가 강했습니다.”하지만 동아시아 무예에 대한 열정을 제대로 충족시켜줄 만한 정보가 제한됐고, 여전히 소림사, 화랑, 닌자의 신화가 어우러져 왜곡된 정보가 만연해 있었다. 무예의 이론과 실기를 모두 익힌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7년 네덜란드로 옮겼다. 곧바로 한국무예연구소를 설립해 레이덴대 한국학 센터와 함께 공동으로 한국 무예사 특강을 진행했다. 무예도보통지 사이클이라는 일련의 특강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울러 네덜란드의 한국 무예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 과정도 개설해 무예 이론과 실기를 가르쳤다. 십팔기협회도 만들어 무예 보급도 병행했다.최 박사는 왜곡된 전통무예를 바로잡기 위해 책도 많이 썼다. 최근엔 ‘일본 검술의 한국화’에 대한 책을 썼다. 그는 “일본 검술은 크게 세 단계로 한국에 유입됐다. 중국화한 일본 검술인 장도, 김체건에 의해 도입된 왜검, 그리고 구한말 근대화된 일본 검술인 격검. 하지만 일본 검술은 이 땅에 들어와서 변화하며, 적응했고, 진화했다”고 말했다.“중국과 일본 무술이 주류인 서구 사회에 무예의 후발 주자로 출발한 한국 무예가 그간 이룬 성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무예의 성취를 포장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무예계에 만연한 무예 민족주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는 무예를 고전 무예와 근대 무예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태권도, 합기도, 검도는 근대 무예이다. 근대 무예는 동아시아가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서구의 군사주의와 체육문화가 동아시아 무예 전통과 결합하면서 새로이 만들어졌다. 이전 전쟁터에서 사용되던 고전 무예와는 격을 달리하는 새로운 무예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무예는 생사를 넘나들던 고전 무예와는 결을 달리한다. 건강, 수양, 스포츠를 위한 무예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근대 무예가 고전 무예에서 갈라져 나온 것은 맞지만 사실 양자는 서로 다른 무예로 봐야 합니다. 시대가 바뀌었고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당연히 무예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근대의 전환기에 근대적인 목적과 필요에 맞게 적응하며 발전한 무예가 바로 근대 무예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유도, 검도, 태권도, 합기도가 다 이 과정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무예들입니다.”무협 영화 키즈로 무예에 눈을 떴지만 피상적인 인식은 김광석 선생에게서 무예를 사사하면서 바뀌었다. 김 선생은 무예가 단순히 몸놀림이 아니라 전통적인 지식 체계(그는 이를 몸학이라고 했다) 위에 축적된 지식 체계라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김광석 선생에게서 전통적인 몸 움직임의 원리, 호흡법, 한약을 다루는 법 등 광범위한 지식을 전수받았다.“지금 제가 수련하고 있는 무예의 골간은 모두 해범 선생님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입니다. 제가 물리학에서 체육학으로 전공을 바꾼 이유도 사실 전통적인 몸학을 어떻게 근대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대학원 체육교육과로 진로를 바꿔 무예를 본격적으로 연구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체육교육과는 주변 학문에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포츠 철학, 역사 뿐 아니라 생리학, 역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배울 수 있었고, 미학과와 철학과, 중어중문학과의 수업을 들으면서 인문학에 대한 안목을 더욱 넓힐 수 있었습니다.” 최 박사는 몸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여기서 몸학은 말 그대로 몸에 관한 배움, 학문을 가리킵니다.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에서는 기(氣) 개념을 통해 인간과 우주를 이해했습니다. 기는 인간과 우주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무예뿐 아니라 기공, 한의학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됐습니다. 몸학은 바로 이러한 기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거기에서 나온 지식 체계를 가리킵니다. 무예는 맨몸, 혹은 병장기를 사용한 공격과 방어의 기술 체계로 크게 투로(품새), 공법, 격투의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투로는 공격과 방어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결해서 수련하는 수련법을, 공법은 인체의 내외를 단련하는 방법으로 오늘날의 웨이트트레이닝, 인터벌트레이닝, 서킷트레이닝, 스트레칭과 같은 다양한 방법이 포함됩니다. 격투는 기술을 실제로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법으로 흔히 대련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수련은 기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형태의 수련이 되었든 양기(기를 기르는 방법)와 연기(기를 단련하는 방법)의 방법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몸에 관련된 기공과 한의학과 같은 전통적인 지식 체계를 포괄해서 ‘몸학’이라고 표현했습니다.”최 박사는 십팔기에 입문한 이래 무예는 그의 삶의 일부분이 됐다. 일상이 무예와 구분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이를 ‘생활 무예’라고 했다. 밥 먹듯 매일 2~3시간 수련한다. 그는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매일 밥 먹는 걸 거르지 않듯이 운동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고.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기 힘들면 일하는 틈틈이 일어나서 스트레칭이라도 하라고, 낮은 자세의 스쾃이라도 해서 하체의 힘이라도 키우고, 가볍게 발차기라도 하면서 몸을 움직이라고. 좁은 거실이라도 충분히 무예 수련을 할 수 있으며, 자그마한 막대기를 봉, 칼 삼아 움직이라고 조언한다.“그는 어떤 무술이든 배워서 수련하면 몸은 단련됩니다. 무술의 발치기, 주먹 지르기 등은 좋은 유산소 운동이자 근육운동이죠. 우리 몸은 움직이는 수련이 없으면 퇴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걷고, 앉고, 눕고, 일어서는 일거수일투족이 무예화 되어야 한다는 제 주장이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로 보면 됩니다.”30년 넘게 수련한 그는 아직 20대에 버금가는 체력을 과시하며 날렵한 손 발놀림으로 네덜란드 거구들을 무너뜨리고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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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넘게 생활 속 무예 실천… 50대 중반에도 20대 체력”[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물리학을 공부하다 체육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무술 영화배우’ 이소룡(리샤오룽)의 영향으로 무예에 관심을 가졌고, 전통무예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네덜란드에서 한국무예연구소와 네덜란드십팔기협회를 이끌고 있는 최복규 박사(54)는 십팔기 7단의 고수로 매일 수련하는 ‘무예인(武藝人)’이다. “제 나이 또래 무예인들의 공통점은 이소룡의 세례(洗禮)를 받았다는 겁니다. 제가 네덜란드에 와서 무술 사범들을 만나 ‘왜 무예를 하게 됐느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 이소룡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저 역시 예외가 아니었죠. 이소룡, 성룡(청룽), 이연걸(리롄제)로 이어지는 무협 영화의 주인공에게 매료돼 어릴 때부터 태권도와 유도, 쿵후를 익혔죠.” 무협 영화의 주인공을 꿈꾸다 포기하는 대부분의 ‘이소룡 키즈’와 달리 최 박사는 실행에 옮겼다. 그는 서강대 물리학과에 들어간 뒤 서울 신촌로터리에 있던 한국무예원에서 해범(海帆) 김광석 선생의 문하생으로 본격적으로 십팔기(十八技)를 익히기 시작했다. 십팔기는 조선 영조 25년(1749년), 사도세자가 정리해 ‘무예신보(武藝新譜)’에 수록한 18가지 보병무예의 총칭이다. 현재 무예신보는 전해지지 않으나, ‘무예도보통지(武藝圖普通志)’에 기록이 남아 있다. 지금은 고인인 김광석 선생이 십팔기의 전통을 이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 박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련했다. 수련이 목적이었지만 몸도 탄탄해졌다. 최 박사는 1989년 서강대에 한국무예연구회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십팔기 보급에 나섰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학생운동으로 늘 혼란스러웠던 대학가에서 ‘데모의 선봉대로 앞장서 달라’거나 ‘백골단에 맞설 학생들을 가르쳐 달라’는 총학생회의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예는 단순히 창칼을 휘두르는 기술이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무예가 신체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되기는 하지만 그건 껍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무예를 통해 구현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아무리 높이 뛰어올라 발차기를 잘한다고 해도 공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예의 이면에 담긴 인문학적인 영역을 어떻게 하면 구체화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깊어지면서 졸업할 무렵 전공을 바꿨습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무예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영산대 동양무예학과 교수를 지냈다. 하지만 무예를 학문화하겠다는 그의 꿈을 실현하기엔 한계가 많았다. “2004년쯤 유럽에 나올 기회가 있었죠. 네덜란드와 스페인에서 무예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현지 무예인들을 만났어요. 무예가 유아 체육으로 전락한 한국 상황과 달리 유럽에서는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동양의 무예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죠. 다들 배우려는 열의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왜곡된 정보가 많았다. 그는 “무예의 이론과 실기를 모두 익힌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2007년 네덜란드로 떠났다. 곧바로 한국무예연구소를 설립해 레이던대 한국학센터와 함께 공동으로 한국 무예사 특강과 지도자 교육을 진행했다. 십팔기협회도 만들어 무예를 보급했다. 최 박사는 그동안 왜곡된 전통무예를 바로잡기 위해 책도 많이 썼다. 최근엔 ‘일본 검술의 한국화’란 책을 썼다. 그는 “일본 검술은 중국화한 장도, 김체건에 의해 도입된 왜검, 그리고 구한말 근대화된 일본 검술인 격검 등 크게 세 단계로 국내에 유입됐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 무술이 주류인 서구 사회에서 후발 주자로 출발한 한국 무예가 그간 이룬 성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한국 무예의 성취를 포장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 박사에게 무예는 삶의 일부분이다. 일상이 무예와 구분되지 않는다. 그는 이를 ‘생활 무예’라고 했다. 밥 먹듯 매일 2∼3시간 수련한다. 그는 “어떤 무술이든 배워서 수련하면 몸은 단련된다. 무술의 발차기, 주먹 지르기 등은 좋은 유산소 운동이자 근육 운동이다. 우리 몸은 움직이는 수련이 없으면 퇴화한다”고 강조했다. 30년 넘게 수련한 그는 아직 20대에 버금가는 체력을 과시하며 날렵한 손·발놀림으로 네덜란드 거구들을 무너뜨리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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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즐기며 마라톤은 서브스리…이런 재미 모르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중고교시절 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비전이 보이지 않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했다. 삶의 활력소이기 때문에 축구는 계속 즐겼다. 최근엔 마라톤에 입문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하나 씨(37)는 축구와 마라톤을 동시에 즐기며 즐거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워킹맘’이다.“축구를 하다 2018년 5월 마라톤 10km에 출전할 기회가 있었어요. 훈련도 하지 않았는데 48분에 완주했죠. 그랬더니 주위에서 ‘좀만 열심히 하면 시상대에 오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죠.”그는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마라톤 출전 두 번째 대회(15km)에서 3위로 입상했고 2019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 때 하프마라톤에 처음 도전했는데 당시 축구를 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채로 달리고도 6위를 하기도 했다. 축구와 병행하다 보니 처음엔 10km와 하프코스에 집중했다. 2020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려고 준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대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2년여간 풀코스 완주 준비만 했다. 그의 10km 최고기록은 37분 11초, 하프는 1시간22분33초다.“대회가 없어 풀코스를 뛸 수가 없었죠. 2년간 축구하면서 장거리주로 몸만 만들었죠. 그런데 축구하는 게 마라톤에 큰 도움이 됐어요. 축구가 일종의 인터벌 트레이닝이었죠.”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그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으로 주로 엘리트 선수들의 심폐지구력을 강화할 때 쓰인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기록의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전문가들은 1시간 동안 10km를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20회 하는 게 심폐지구력 향상과 에너지 소비엔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김 씨의 경우 축구를 일종의 인터벌 트레이닝 기회로 삼은 것이다. 축구는 공격과 수비 때 상대를 뚫거나 막기 위해 짧고 굵게 달리고, 그 상황이 끝나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반복한다. 아마추어의 경우 전후반 20분 혹은 25분씩 경기를 하기 때문에 축구 한 경기를 모두 뛴다면 40분에서 50분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는 효과를 보는 셈이다.김 씨의 이런 축구도 즐기고 장거리달리기도 하는 훈련은 바로 효과를 봤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년 경주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2시간59분59초, 딱 1초 차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열망하는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한 것이다. 물론 여자부 우승도 차지했다.김 씨는 올 3월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50분 11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고 5위에 올랐다. 해외 마스터스 참가자들을 빼면 국내 마스터스 여자부 1위였다. 지금까지 출전한 풀코스 5번 중 한번 빼고 다 서브스리 기록을 냈다. 8월 27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홋카이도마라톤 2023에서만 3시간11분43초로 서브스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섭씨 29.2도에 습도 78%의 무더위만 아니었다면 서브스리는 충분했다. 그는 “이런 더위는 처음이었다. 초반 10km까지 서브스리 페이스로 가다 늦췄다. 자칫 완주도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가까스로 3시간 11분대에 완주했다”고 말했다.마라톤 입문 6년 차인 그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달리고 있다. 내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49(2시간 50분 이내 기록)’를 달성하는 게 1차 목표. 그리고 홋카이도 마라톤에서 해외 첫 마라톤 완주를 경험한 것을 계기로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베를린, 런던, 도쿄)에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다.김 씨는 축구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천안여성축구단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 대회 우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천안여성축구단은 지난해에만 충남축구협회장배, 대한축구협회 전국대회, 전주시 한옥마을배 전국대회를 석권했고, 천안시장배에선 3연패를 달성했다. 고등학교까진 수비수였던 김 씨는 수비형미드필더로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으로 이어지는 플레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김 씨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한다. 새벽에 일어나 10km를 가볍게 달리고 출근한다. 주 2회 축구를 한다. 수요일 저녁과 주말(토요일 혹인 일요일). 축구를 하지 않는 주말엔 장거리주인 LSD(Long Slow Distance)를 한다. LSD는 풀코스를 완주를 위해 긴 거리를 달리는 훈련으로 보통 25~30km를 달린다. 그는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32km, 35km, 38km로 끌어 올린다”고 했다. 동아마라톤 등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는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까지 병행한다. 김 씨는 “메이저 대회를 앞둔 다른 대회는 훈련 삼아 달리고 메이저 대회에서 총력전을 펼친다”고 했다.축구와 마라톤 어떻게 다를까?“아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죠. 축구는 함께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서로 맞춰주고, 맞춰가면서 나오는 플레이가 효과를 봤을 때 희열을 느껴요. 마라톤은 혼자 달리지만 옆에서 달리는 주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맛이 있죠. 달리고 난 뒤의 그 개운함, 그리고 고된 시간을 이겨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개인적으로 마라톤은 기록 단축도 좋지만 달리면서 온전히 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요. 그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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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쳤더니 4언더파도… 골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정신수양 스포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농구코트에서 슈팅가드로, 녹색 그라운드에서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리다 갑자기 필드의 고수가 됐다.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 겸 산학협력단장(58)은 골프 ‘핸디 3(평균 3오버파)’의 아마추어 골프강자로 거듭났다. 그는 한때 농구와 축구광으로 학계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어릴 때부터 축구 농구 야구를 즐겼고 농구 명문 홍익대 부중·고를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농구에 천착했다. 캐나다 유학 때도 농구 축구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귀국해서도 코트와 녹색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런 그가 10여 년 전부터는 골프에 빠져들었다. “농구와 축구를 즐기다 보니 어느 순간 무릎에 이상이 오더군요. 여기저기 잔 부상도 생기고…. 그런데 승부의 세계를 떠나긴 싫었죠. 그때 다가온 게 골프입니다. 산과 들, 자연 속에서 라운드한 뒤 오는 상쾌함, 그리고 샷에 집중해 목표로 한 타수를 칠 때의 성취감은 농구와 축구를 하며 얻는 즐거움과는 좀 달랐어요.”골프의 운동량은 농구 축구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 부총장은 “골프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고 하면서도 “자연과 함께 하며 신중하게 샷 하나하나에 집중해 플레이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했다. 그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특히 골프는 심신이 조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농구 등 단체 스포츠와 달리 내 신체와 정신이 동시에 반응하며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을 위해 훈련하고 결과에 만족하는 게 골프의 매력”이라고 했다.“영국에서 대학 때까지 골프 선수를 하다 금융계에 몸담은 분과 골프를 자주 치는데 그분의 플레이에선 삶의 태도를 느낄 수 있어요. 골프장에 와서 준비하고 샷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에서 철저함이 묻어났죠. 주위에 보면 대충 치는 사람들도 있어요. 골프는 예절을 지키며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정신수양 스포츠입니다.”사실 최 부총장은 1990년대 중후반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유학할 때부터 골프를 쳤다. 그즈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등장해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등 잘 나갈 때였다. 골프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친구들과 필드에 나갔다. 하지만 농구와 축구가 있어 골프 ‘진심’은 아니었다. 귀국해서도 농구와 축구를 하느라 골프는 꼭 나가야 하는 자리에만 나갔다.“10여 년 전 고등학교 동기들하고 저녁 먹고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 농구코트에서 농구를 하는 객기를 부리다 친구 한 명의 다리가 부러졌죠. 그때부터 ‘우리도 이젠 조심할 나이’라고 생각해 거칠지 않은 운동을 찾았죠. 처음엔 트레킹이나 산책을 했는데 골프가 산과 들을 걸으면서 하는 스포츠잖아요. 이거다 싶었죠.”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하면서 다시 승부욕이 발동했다. 그는 “난 골프에 진심인 자칭 고수들과 자주 친다. 내기도 하지 않는다. 골프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멀리건, 퍼트 OK 등 전혀 없이 속칭 ‘PGA 룰’로 친다. 최 부총장은 지인들과 ‘승죽회(승리에 죽고 사는 모임)’를 만들었다. 지나친 승리 지상주의를 감추기 위해 한자로는 ‘승죽(承竹)회’로 쓰면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1년간 성적표로 연말에 우승 트로피와 배지도 준다. 최 부총장은 벌써 우승 배지 2개를 모았다.“골프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 치는 사람도 있죠. 그래도 늘 잘 치지는 못합니다. 변수가 너무 많아요. 남자 테니스는 3~4명이 우승을 번갈아 하지만 골프는 아닙니다. 타이거 우즈도 매번 우승은 못 했죠. 저도 10년 가까이 꾸준히 치면서 최근에야 골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최 부총장은 지난해부터 골프의 참맛을 알았고, 올 5월 13일 경기 용인 해솔리아골프장에서 생애 최저타인 4언더파 68타를 쳤다. 그는 “스포츠는 승부의 세계다. 내가 지금 농구 축구로 어떻게 30대와 경쟁하겠나. 골프로는 언제든 경쟁할 수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제자들도 축구 농구는 다친다며 말리지만 골프에서는 나를 이기는 게 목표라며 열심히 도전한다. 내가 아직 젊고 생생하다는 자신감을 골프에서만큼은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트레킹과 장거리 걷기로 체력을 키우는 그는 “보직을 맡으며 연구도 하다 보니 쉽지 않다”면서도 주 1~2회 짬을 내 연습하고 주말엔 필드에 나가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최 부총장은 고등학교 때 반 대표하면서 농구 축구팀을 이끌었고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에 다닐 때도 공과대학 체육대회 때 팀을 만들어 출전했다. 최 부총장은 “가장 열심히 했던 게 농구였다. 축구도 즐기고, 매년 여름엔 지리산 종주도 했다. 교양과목 수업으로 야구를 듣기도 했다. 대학 생활을 거의 운동으로 다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회상했다. 캐나다에서도 그의 농구 축구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아리랑 훕스’란 농구팀, ‘아리랑 슈터스’란 축구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학교 리그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스포츠를 좋아하다 보니 교포 학생들이 ‘체육과생인줄 알았다’고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골프는 레슨을 받은 적이 없어요. 어울려 친 뒤 맥주 한잔하며 뭐가 잘못됐는지를 서로 얘기하는 게 ‘레슨’이었죠. 연구실에서 골프로 토론을 하기도 했죠. 한국에 와서도 레슨은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혼자 연구했고 치는 사람들끼리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저만의 스윙을 만들었습니다.”최 부총장은 스포츠를 즐기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도 쌓았다. 캐나다에 사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농구팀 축구팀을 꾸렸는데 현지인들도 참여했다. 그는 “내가 10살 정도 많았는데도 축구 농구를 하며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한 친구는 지금까지 내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농구 축구팀을 이끌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생겼고 캐나다에서도 끼를 한껏 발휘한 것이다.“그때 만난 친구들이 제 인생의 큰 자산이 됐죠. 사실 저도 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IT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때 IT가 붐을 이뤘죠. 기계공학을 공부하면서 컴퓨터 코딩과 웹 등 IT와 친숙해졌어요. 그렇다 보니 IT 관련 책도 썼고 자연스럽게 융합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죠. IT와 융합된 미래 사회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민했고, 지금은 제가 모 신문에 디지털 관련 칼럼도 주기적으로 게재하는 전문가가 됐습니다.”최 부총장은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평생 스포츠를 즐기다 보니 체력이 좋아 며칠씩 밤새며 책을 쓰거나 하루 10시간씩 강의해도 거뜬했죠. 병원 신세 한번 진 적이 없고, 코로나도 비껴갔죠. 체력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가져다준 제 가장 큰 자산이라 자부합니다. 지금도 제자들에게 공부만 하지 말고 어떤 스포츠든 꼭 열정적으로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체력이 곧 경쟁력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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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갑 앞두고도 2030에게 밀리지 않는 스포츠가 골프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한때 농구와 축구광으로 학계에 소문이 자자했다. 어릴 때부터 축구 농구 야구를 즐겼고 농구 명문 홍익대사범대부속중고등학교를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농구에 천착했다. 캐나다 유학 때도 농구 축구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귀국해서도 코트와 녹색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런 그가 10여 년 전부터는 골프에 빠져들었다.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 겸 산학협력단장(58)은 골프 ‘핸디 3’(평균 3오버파)의 아마추어 골프 강자다. “농구와 축구를 즐기다 보니 어느 순간 무릎에 이상이 오더군요. 여기저기 잔부상도 생기고…. 그런데 승부의 세계를 떠나긴 싫었죠. 그때 다가온 게 골프입니다. 산과 들, 자연 속에서 라운드한 뒤 오는 상쾌함, 그리고 샷에 집중해 목표로 한 타수를 칠 때의 성취감은 농구와 축구를 하며 얻는 즐거움과는 좀 달랐어요.” 골프의 운동량은 농구 축구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 부총장은 “골프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고 하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며 신중하게 샷 하나하나에 집중해 플레이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했다. 그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특히 골프는 심신이 조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농구 등 단체 스포츠와 달리 내 신체와 정신이 동시에 반응하며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을 위해 훈련하고 결과에 만족하는 게 골프의 매력”이라고 했다. “영국에서 대학 때까지 골프 선수를 하다 금융계에 몸담은 분과 골프를 자주 치는데 그분의 플레이에선 삶의 태도를 느낄 수 있어요. 골프장에 와서 준비하고 샷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에서 철저함이 묻어났죠. 주위에 보면 대충 치는 사람들도 있어요. 골프는 예절을 지키며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정신 수양 스포츠입니다.” 사실 최 부총장은 1990년대 중후반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유학할 때부터 골프를 쳤다. 그즈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등장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를 우승하는 등 잘나갈 때였다. 골프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친구들과 필드에 나갔다. 하지만 농구와 축구가 있어 골프에 ‘진심’은 아니었다. 귀국해서도 농구와 축구를 하느라 골프는 꼭 나가야 하는 자리에만 나갔다. “10여 년 전 고등학교 동기들하고 저녁 먹고 농구를 하는 객기를 부리다 친구 한 명의 다리가 부러졌죠. 그때부터 ‘우리도 이젠 조심할 나이’라고 생각해 거칠지 않은 운동을 찾았죠. 처음엔 트레킹이나 산책을 했는데 골프가 산과 들을 걸으면서 하는 스포츠잖아요. 이거다 싶었죠.”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하면서 다시 승부욕이 발동했다. 그는 “난 골프에 진심인 자칭 고수들과 자주 친다. 내기도 하지 않는다. 골프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멀리건, 퍼트OK 없이 속칭 ‘PGA 룰’로 친다. 최 부총장은 지인들과 ‘승죽회’(승리에 죽고 사는 모임)를 만들었다. 지나친 승리 지상주의를 감추기 위해 한자로는 ‘승죽(承竹)회’로 쓰면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1년간 성적표로 연말에 우승 트로피와 배지도 준다. 최 부총장은 벌써 우승 배지 2개를 모았다. “골프는 축적된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 치는 사람도 있죠. 그래도 늘 잘 치지는 못합니다. 변수가 너무 많아요. 남자 테니스는 3, 4명이 우승을 번갈아 하지만 골프는 아닙니다. 우즈도 매번 우승은 못 했죠. 저도 10년 가까이 꾸준히 치면서 최근에야 골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최 부총장은 지난해부터 골프의 참맛을 알았고, 올 5월 13일 경기 용인 해솔리아 골프장에서 생애 최저타인 4언더파 68타를 쳤다. 그는 “스포츠는 승부의 세계다. 내가 지금 농구 축구로 어떻게 30대와 경쟁하겠나. 골프로는 언제든 경쟁할 수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제자들도 농구 축구는 다친다며 말리지만, 아직 젊고 생생하다는 자신감을 골프에서 느끼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트레킹과 장거리 걷기로 체력을 키우는 그는 “보직을 맡으며 연구도 하다 보니 쉽지 않다”면서도 주 1, 2회 짬을 내 연습하고 주말엔 필드에 나가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평생 스포츠를 즐기다 보니 체력이 좋아 며칠씩 밤새우며 책을 쓰거나 하루 10시간씩 강의해도 거뜬했죠. 체력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가져다준 가장 큰 자산이라 자부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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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대 교수도 인정한 근육운동 효과… “늦더라도 지금 시작하세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체육대학 교수로 재직했지만 운동에 진심인 적이 없었다. 가끔 산책이나 등산을 하고, 간단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지만 꾸준하진 못했다. 2017년 미국으로 연구교수로 가면서 본격적으로 운동에 빠져들었고 지금은 운동 없이는 못 사는 마니아가 됐다. 한의사 출신 오재근 한국체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62) 얘기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오 교수가 몸을 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통풍이 재발한 것이다. 연구를 해보니 통풍 해결 방법도 운동에 있었다.“연구교수로 떠난다는 말에 지인들이 환송회를 해 준다고 해 거의 매일 저녁 식사 자리에 간 게 화근이었나 봅니다. 체중이 늘어 운동하는데 발목이 시큰거렸죠. 2006년 미국 갔을 때도 통풍이 와 고생했었는데 재발한 겁니다.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는데 잘 안 낫는 겁니다. 그래서 논문을 보며 해결 방법을 찾았죠. 복부 체지방을 줄여야 했죠.”오 교수는 “그런데 너무 심하게 근육 운동한 게 오히려 통풍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주기적은 아니었지만 비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체지방이 그리 많진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걷기, 달리기를 본격 시작해 체지방을 지나치게 낮추다 보니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몸은 지방이 적당히 있어야 하는데 너무 빼도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보디빌더의 경우 지나친 지방 감소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한다. 오 교수는 “미국엔 거의 모든 피트니스센터에 사우나가 있다. 운동하고 사우나까지 하다 보니 혈액 농도가 짙어진 것도 통풍을 악화시켰다”고 했다.“그때부터 저에게 적당한 운동법을 찾기 시작했죠. 저는 식스팩 복근 등 근육질보다는 어느 정도 지방이 있는 상태 때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맞는 3단계 운동법을 개발했습니다. 약, 중, 강으로 나눠 그날 제 몸 컨디션에 따라 운동을 했습니다. 저의 운동 목표는 혈액 수치, 근육량, 체지방 수치에서 정상 범위 내에 있게 하는 겁니다. 그 이상은 필요 없습니다.”유산소 운동의 경우 시속 5km로 걷는 게 약, 시속 7km 달리기가 중, 시속 10km 달리기가 강이다. 웨이트트레이닝 레그익스텐션의 경우 체중의 절반(오 교수의 경우 약 35kg)이 중, 여기서 5, 10kg을 올리면 강, 5, 10kg 내리면 약이다. 근육 운동 모든 종목에 오 교수만의 계량법이 있다.“제가 이런 3단계 운동법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 보건복지부 암 환자 운동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암 환자들의 경우 항암 치료를 받고 오면 체력이 완전히 떨어집니다. 그럼 처음부터 천천히 체력을 끌어 올려줘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그 원리를 적용한 겁니다.” 그는 미국 연구교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주 6회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주 2회, 유산소 운동을 3, 4회 하는 식이다. 근육 운동을 할 땐 유산소를 20~30분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하고, 유산소 운동을 할 땐 1시간 정도 걷거나 달린 뒤 가볍게 기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제가 아시아배구연맹 의무위원입니다. 또 국제 학술행사가 있어 해외 출장이 많아요. 현지에서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못 할 때도 있어요. 그렇게 귀국하면 체력이 떨어져 있고 몸 컨디션도 좋지 않아요. 그럼 약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해 중, 강으로 올립니다.”오 교수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아파트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1시간 30분 이상 운동한 뒤 출근하는 게 루틴이다.“한때 체중이 65kg 이하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67kg에 맞추고 있어요. 원래 체중에서 5kg 정도 뺀 겁니다. 더 빼면 몸이 안 좋아요. 저는 체지방을 2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보디빌더들은 체지방이 5~10%인데 전 15% 이하로 내려가면 체내 균형이 깨져요.”운동을 꾸준히 한 뒤 아직 통풍이 재발하진 않았다. 몸도 날렵해졌다. 무엇보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이제 아침 운동을 안 하면 하루를 살아갈 원동력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운동 한 날과 안 한 날 컨디션이 천양지차다. 잠도 잘 잔다. 저녁 9시, 10시면 잠이 쏟아진다”고 했다. 그는 ““몸이 건강하니 연구, 강의 등 일 처리 능력도 좋아진다. 쓰레기 분리배출, 청소 등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 뭘 하더라도 지치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뭐 이런 게 있잖아요. 걸어 다니다 자전거 타고, 자전거 타다 차 타고. 차 타다 비행기 타면 이동거리가 달라지면서 삶의 폭도 넓어지잖아요.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삶의 활동 영역이 많아지고 넓어집니다.”오 교수는 경희대 한의대 다닐 때 친구인 국가대표 축구선수 최진한 전 경남 감독에게 침과 뜸을 놔주면서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진한이와 중학교 때까지 함께 공을 찼다. 다친 진한이를 치료하다 한의학을 스포츠의학에 접목하고 싶어 석사 박사를 스포츠로 전공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한방 치료로 침을 놓거나 약을 썼을 때 근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심이 많았지만 근육 세포를 떼어 분석하는 게 의학적으로 문제가 돼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스포츠 드링크를 연구했다.오 교수는 최근엔 근육형성에 도움이 되는 해조류 추출 드링크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해조류에서 추출하는 폴리페놀은 녹차에 든 카테킨 등 육지 식품에서 나오는 폴리페놀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 물질 중 하나다. 과학적으로 바다의 갈조류에서 추출된 타닌인 플로로타닌(Phlorotannins)을 바다(Sea)에서 온 폴리페놀(Polyphenol)이란 의미로 ‘시놀(Seanol)’로 부른다.오 교수는 “이 시놀을 노인들에게 복용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근골격량 및 골밀도가 증가했고, 제지방량(체중에서 체지방량을 뺀 수치) 지수도 좋아졌다. 시놀이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놀을 섭취할 경우 근육이 더 잘 생긴다는 얘기다. 오 교수는 시놀을 이용한 단백질 드링크를 만들 계획이다.오 교수는 근육운동을 하면서 근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그는 “나이 들수록 근육이 중요하다.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자세도 잡아준다. 잘 넘어지지 않고, 넘어져도 덜 다친다. 나이 들어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진다”고 했다. 그는 “평생 건강하려면 운동을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한다”며 “특히 근육을 적당히 키워야 더 건강하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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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준한 근육 운동과 걷고 달리기로 통풍도 날려버렸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한의사인 오재근 한국체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62)는 미국 오리건주립대에 연구교수로 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체육대학에 몸담고 있었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진 않았다. 미국에서 몸을 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통풍 탓에 고생했다. 연구를 해보니 통풍 해결 방법도 운동에 있었다. “연구교수로 떠난다는 말에 지인들이 환송회를 해 준다고 해 거의 매일 저녁식사 자리에 간 게 화근이었나 봅니다. 체중이 늘어 운동하는데 발목이 시큰거렸죠. 2006년 미국 갔을 때도 통풍이 와 고생했었는데….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는데 잘 안 낫는 겁니다. 그래서 논문을 보며 해결 방법을 찾았죠. 복부 체지방을 줄여야 했죠.” 오 교수는 “그런데 너무 심하게 근육 운동을 한 게 오히려 통풍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주기적인 건 아니었지만 비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체지방이 그리 많진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걷기,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체지방을 지나치게 낮추다 보니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몸은 지방이 적당히 있어야 하는데 너무 빼 혼났다”고 했다. 실제로 보디빌더의 경우 지나친 지방 감소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한다. 오 교수는 “미국엔 거의 모든 피트니스센터에 사우나가 있다. 운동하고 사우나까지 하다 보니 혈액 농도가 짙어진 것도 통풍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그때부터 저에게 적당한 운동법을 찾기 시작했죠. 저는 식스팩 복근 등 근육질보다는 어느 정도 지방이 있을 때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맞는 3단계 운동법을 개발했습니다. 약, 중, 강으로 나눠 그날 제 몸 컨디션에 따라 운동했습니다.” 유산소 운동의 경우 시속 5km로 걷는 게 약, 시속 7km 달리기가 중, 시속 10km 달리기가 강이다. 웨이트트레이닝 레그익스텐션의 경우 체중의 절반(오 교수의 경우 약 35kg)이 중, 여기서 5, 10kg을 올리면 강, 5, 10kg 내리면 약이다. 근육 운동 모든 종목에 오 교수만의 계량법이 있다. 그는 미국 연구교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주 6회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주 2회, 유산소 운동을 3, 4회 하는 식이다. 근육 운동을 할 땐 유산소를 20∼30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하고, 유산소 운동을 할 땐 1시간 정도 걷거나 달린 뒤 가볍게 기본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오 교수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아파트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1시간 30분 이상 운동한 뒤 출근한다. “한때 체중이 65kg 이하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67kg에 맞추고 있어요. 원래 체중에서 5kg 정도 뺀 겁니다. 더 빼면 몸이 안 좋아요. 저는 체지방을 2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보디빌더들은 체지방이 5∼10%인데 전 15% 이하로 내려가면 체내 균형이 깨져요.” 운동을 꾸준히 한 뒤 아직 통풍이 재발하진 않았다. 몸도 날렵해졌다. 무엇보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이제 아침 운동을 안 하면 하루를 살아갈 원동력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운동한 날과 안 한 날 컨디션이 천양지차다. 잠도 잘 잔다. 오후 9시, 10시면 잠이 쏟아진다”고 했다. 그는 “몸이 건강하니 연구, 강의 등 일 처리 능력도 좋아진다. 쓰레기 분리배출, 청소 등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 뭘 하더라도 지치지 않는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오 교수는 경희대 한의대 다닐 때 친구인 국가대표 축구 선수 최진한 전 경남 감독에게 침과 뜸을 놔주면서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진한이와 중학교 때까지 함께 공을 찼다. 다친 진한이를 치료하다 한의학을 스포츠의학에 접목하고 싶어 석사 박사를 스포츠로 전공하게 됐다”고 했다. 오 교수는 근육 운동을 하면서 근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그는 “나이 들수록 근육이 중요하다.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세도 잡아준다. 잘 넘어지지 않고, 넘어져도 덜 다친다. 나이 들어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진다”고 했다. 오 교수는 최근엔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는 해조류의 성분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평생 건강하려면 운동을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한다”며 “특히 근육을 적당히 키워야 더 건강하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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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기정 일장기 지운 이길용 기자… “광복절 맞아 재조명” 유품 공개

    2026년 국립스포츠박물관 개관을 준비 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일장기 말소 사건’의 주역 이길용 기자(1899∼?) 유품 33점을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고 16일 알리면서 관련 사진 2점을 공개했다. 1933년 5월 30일자 동아일보(왼쪽 사진) 지면과 날짜를 알 수 없는 압록강 빙상 경기 대회 취재 현장 사진이다. 한국 최초의 체육기자로 인정받는 파하(波荷) 이길용 기자는 1936년 8월 25일 ‘일장기 말소 사건’ 이후 옥고를 치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생(1912∼2002)의 가슴팍에 있던 일장기를 지워버린 사건이다. 이길용 기자는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는 등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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