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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HATE(혐오를 멈춰 달라).”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키커로 활약 중인 구영회(27)가 인종차별적인 범죄가 늘어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소속팀의 연고지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 시간)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총을 난사한 에런 롱(21)은 경찰에 붙잡힌 뒤 “인종 범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아시아계 혐오 범죄로 보는 평가가 우세하다. 구영회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어제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면서 “아직 이 사건의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모든 인종에 대한 혐오 범죄가 늘어난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남겼다. 그는 계속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 역시 놀림과 조롱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신경을 끄고 내 할 일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런 문제를 애써 무시하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하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난 구영회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떠났으며 애틀랜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조지아서던대를 졸업했다. 구영회는 “이 글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안다. 그러나 이 글이 모든 혐오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 글에 ‘#stophate’(혐오를 멈춰 달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양한 피부색으로 된 ‘불끈 쥔 주먹’ 이모지를 올렸다. 단결, 도전, 저항 등의 상징을 담은 것이다. 구영회는 2017년 LA차저스에서 지명을 받아 한국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NFL에 입성했다. 4경기 만에 방출됐지만 이후에도 계속 NFL의 문을 두드린 끝에 2019년 10월 애틀랜타와 계약했다. 그 뒤로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시즌 프로볼(올스타) 멤버로 선정됐으며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아서 블랭크 애틀랜타 구단주도 구영회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블랭크 구단주는 “아시아계 미국인, 태평양제도계 미국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NFL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주전 쿼터백 카일러 머리(24)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아시아계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혐오를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머리는 “도저히 혐오를 이해할 수 없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기도를 보낸다”고 애도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끝까지 뚜껑을 다 열어봤지만 결국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정규리그에서는 그랬습니다.이다영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에 합류한 뒤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하는 데 열 필요도 없다”면서 자신만만해했습니다. 심지어 당시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팀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 전인데도 그랬습니다.그러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다영은 뚜껑을 다 열어 보지도 못한 채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함께 코드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 탓에 김연경 혼자 남은 뚜껑 여덟 개를 열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승점’이 나온 뚜껑은 두 개밖에 없었고 나머지 여섯 개는 전부 ‘꽝’이었습니다.●공격 효율 0.364 → 0.295일단 뚜껑 여덟 개를 여는 동안 김연경이 그 전만 못했던 건 사실입니다. 김연경은 2월 5일 GS칼텍스전까지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22경기에서 공격 효율 0.364(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8경기에서는 0.295(6위)에 그쳤습니다. 그러니 “김연경이 조금 더 결정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잘못된 지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이렇게 공격 효율이 떨어진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세터 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다영은 김연경이 공격 효율 0.380을 기록할 수 있도록 공을 띄워주는 세터였습니다. 이다영이 공을 예쁘게만 올려주면 김연경이 알아서 예쁘게 요리하는 게 가능했던 것. 반면 김다솔은 김연경으로부터 공격 효율 0.311을 끌어내는 데 그쳤습니다. 기본적인 세팅 능력 자체가 김다솔이 이다영보다 한 수 아래인 데다 김연경과 호흡도 더 잘 맞지 않았습니다. 이다영이 다른 선수에게 공을 띄웠을 때 공격 효율은 0.266이었습니다. 김연경에게 띄우면 이 기록이 42.9% 올랐습니다. 반면 김다솔은 0.245에서 26.9%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단, 공격 효율 0.295 자체가 아주 못한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공격 점유율 15% 이상을 선수 가운데 공격 효율이 0.295 이상인 선수는 △현대건설 양효진(0.366) △흥국생명 김연경(0.349) △GS칼텍스 이소영(0.314) △GS칼텍스 러츠(0.303) 등 네 명밖에 없습니다. 김연경이 ‘그 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성적도 가장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꼽히는 이소영 바로 아래 레벨이었던 겁니다. 그것도 사실상 생애 처음으로 주전 구실을 맡은 데다 자신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세터가 띄운 공을 때려서 남긴 기록입니다.●흥국생명은 김연경 전·후위에 따라 다른 팀문제는 김연경을 제외한 나머지 흥국생명 선수들은 병따개 사용법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겁니다. 브루나는 이씨 쌍둥이 자매가 빠진 채 치른 여덟 경기에서 공격 효율 0.141을 남겼습니다. 이 기간 리그에서 공격 효율이 가장 떨어진 선수가 바로 브루나입니다. 이 여덟 경기에서 흥국생명 공격 시도 가운데 14.5%를 책임진 김미연도 공격 효율 0.174가 전부였습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연경이 전위와 후위에 있을 때 흥국생명은 다른 팀이 됩니다.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는 팀 공격 효율 0.260으로 이 기간 리그 평균(0.264) 수준은 됐습니다. 김연경이 후위로 가면 이 기록은 0.183으로 내려갑니다. 리그 평균 기록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입니다. 이러고도 팀이 잘 나간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입니다.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나타나는 또 한 가지 특징은 상대 블로킹에 맞고 돌아오는 공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는 흥국생명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13.4%가 다시 흥국생명 코트로 돌아왔는데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는 이 비율이 6.8%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김연경이 후위에 있으면 이 비율이 거의 두 배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블로킹에 맞고 다시 흥국생명 코트로 넘어 온 공 가운데 44.6%를 김연경이 받아냈습니다. 이렇게 김연경이 공을 걷어 올리고 나면 브루나에게 공을 띄우는 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그러면서 브루나의 공격 시도 횟수도 시나브로 오르게 됩니다.김연경은 전위에 있을 때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60.7%를 책임졌습니다. 브루나가 전위에서 남긴 공격 점유율은 48.8%였습니다. 두 선수가 모두 전위에 있을 때는 김연경이 53.3%였고 브루나는 38.3%였습니다. 그런데도 전체 기록을 놓고 보면 브루나에게 공격 시도 횟수가 뒤진 건 바로 이렇게 수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입니다.그러니까 이다영 체제에서 김연경이 공격 점유율이 뒤졌던 것과 김다솔 체제에서 공격 점유율이 줄어든 건 서로 이유가 다릅니다. 전위에서는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세터를 가르쳐 가면서 선봉장 구실을 맡고, 후위에서는 본인이 걷어 올리지 않았으면 기록지에 ‘블로킹 차단’으로 남았을 공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지원 사령관 구실을 해내느라 공격까지 가담할 여력이 없었던 겁니다.김연경은 이 여덟 경기에서 디그 성공도 100개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팀에서 제일 많은 숫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손꼽히는 선수 성적에 바로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공격 효율을 유지하면서 수비에서도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상대방도 김연경 전·후위에 따라 다른 팀김연경이 코트 앞뒤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에 따라 상대 팀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 상대 팀 공격 효율은 0.271, 후위에 있을 때는 0.399였습니다. 김연경이 후위로 물러나면 상대 팀 공격수가 평균적으로 2010~2011 시즌 인삼공사 몬타뇨(0.400) 수준 공격력을 선보였던 겁니다.이런 일이 생기는 제일 큰 이유는 김연경이 후위로 가면 흥국생명 블로킹 벽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는 상대 공격 시도 가운데 6.9%를 블로킹으로 잡아냈지만 후위에 있을 때는 이 비율이 3.2%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김연경은 이 씨 쌍둥이 자매 없이 치른 2020~2021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8경기에서 블로킹 11개를 잡아냈습니다. 이는 브루나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 기록입니다. 또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는 상대 팀에서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8%가 범실로 끝이 났지만 후위에 있을 때는 4.5%에 그쳤습니다.다시 말씀드리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손꼽히는 선수 성적에 바로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공격 효율을 유지하면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어택 커버와 디그를 기록하고도 부족하다는 듯, 블로킹에서도 이런 기록을 남긴 겁니다.● 군계일학(群鷄一鶴) 고군분투(孤軍奮鬪)김연경이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데도 팀은 2승 6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현실은 영화도 만화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배구는 리베로까지 최소 일곱 명 아니면 여덟 명이 함께 뛰는 단체 종목이니까요. 만약 외국인 선수가 브루나가 아니라 루시아(지난 시즌 공격 효율 0.265) 수준만 되었더라도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물론 이재영만이라도 계속 뛰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재영은 리시브 효율 0.396을 남겨둔 채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되어 코트를 떠났습니다. 이는 리시브 점유율 15% 이상을 기록하고 있던 선수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 이재영은 지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이다영이 팀에 합류하자 서를 받아 ‘택배처럼 보내주겠다’고 말했는데 이 약속을 나름 잘 지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반면 이재영 대신 코트에 들어서게 된 김미연은 시즌 마지막 여덟 경기에서 리시브 효율 0.205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최하위(18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김미연이 공격 효율(0.174)에서만 이재영(0.274·9위)보다 떨어졌던 게 아닙니다.왼쪽 날개 한 쪽이 떨어져 나가면 목적타 서브가 날아오게 마련. 김연경은 이 와중에도 0.338이었던 리시브 효율을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는 0.373까지 끌어올렸지만 혼자 서브 폭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냉정하게 말하면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IBK기업은행을 물리칠 거라고 장담하기도 힘든 게 사실. 그렇다고 김연경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김연경은 팀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아니라 어떻게든 수습에 나선 주인공에 가까울 겁니다. 그런데도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작 “미안하다”고 무릎을 꿇어야 할 장본인들은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 있는데 말입니다.※아, 이 칼럼은 자양강장제 뚜껑을 여러 번 따면서 썼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전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린샤오쥔·25·사진)이 지난해 6월 이미 중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17일 고시한 관보에 따르면 임효준은 지난해 6월 3일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중국 국적 취득 당시 임효준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대구 서구였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임효준은 진천선수촌에서 후배 선수의 바지를 잡아당겨 둔부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지난해 5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300만 원 벌금형을 받았다. 이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 국적을 선택했다. 임효준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임효준이 강제추행 사건으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뒤로 중국 쪽에서 계속 귀화 요청을 받았다”며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서도 한국 국적 회복을 항상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지난해 11월 27일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를 달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중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준은 현재 중국빙상경기연맹이 아니라 허베이성빙상연맹과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은 상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로 가장 재미를 많이 본 구단은 두산이다. 지난해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외국인 선수들은 420승 289패(승률 0.592)를 합작했다.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외국인 투수가 400승 이상을 거둔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반면 ‘잠실 라이벌’ LG는 외국인 투수가 승리(271승)보다 패배(294패)를 더 많이 기록한 팀이다. 그동안 외국인 투수는 두 팀 라이벌전 구도도 바꿔놓았다. 두 팀이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1997년까지는 두 팀 맞대결에서 LG(옛 MBC 시절 포함)가 119승 9무 93패(승률 0.561)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로는 옛 OB 시절을 포함해 두산이 238승 8무 161패(승률 0.596)로 LG를 앞선다. 그런 점에서 LG와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맞대결에서 LG 수아레즈(29)가 완승을 거둔 건 의미가 남다르다. 수아레즈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두산 타선을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은 3개를 잡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까지 나왔다. 수아레즈는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도 KT 타선을 상대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 무대 데뷔 이후 6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 무대 첫 등판에 나선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로켓(27)은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했지만 LG 타선에는 위협이 되지 못했다. LG 타자들은 이날 로켓을 상대로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얻어내면서 3점을 뽑아냈다. 투구 수 40개를 예정하고 등판에 나선 로켓은 결국 3회부터 마운드를 이교훈(21)에게 넘겨야 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스피드업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수 교대 시 타자는 이전보다 5초 줄어든 1분 55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투수 교체 시에도 이전보다 5초 줄어든 2분 15초 안에 타석에 서야 한다. 새 스피드업 규정은 20일 시작하는 시범경기부터 적용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내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서 개인 기록상을 연속으로 가장 오래 받은 건 프로배구 현대건설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으로 프로배구 여자부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는 주인공이 바뀌었다. KGC인삼공사 한송이(37·사진)가 새로운 ‘블로킹 퀸’이다. 한송이는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 29경기 113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79개를 기록하면서 세트당 블로킹 0.699개로 1위에 올랐다. 30경기 122세트에 출전한 한국도로공사 정대영(40)이 블로킹 수에서는 85개로 최다 기록을 남겼지만 세트당 평균 기록은 0.697개로 한송이에게 0.002개 뒤져 2위로 밀려났다. 원래 국가대표 왼쪽 날개 공격수로 활약하던 한송이가 미들 블로커(센터)로 포지션을 바꾼 데는 정대영이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GS칼텍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정대영이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국도로공사로 떠나자 당시 팀을 이끌고 있던 이선구 감독이 한송이에게 센터 전향을 권했다. 그러나 한송이는 좀처럼 센터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했고 2017∼2018시즌 KGC인삼공사로 팀을 옮겨 다시 레프트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되어서야 결국 센터 전향을 선택했다. 한송이는 지난 시즌 ‘베스트7’으로 뽑힌 데 이어 이번 시즌 블로킹 퀸 타이틀을 따내면서 포지션 전향에 성공했다. 한송이는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노장’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을 바꾼 뒤로 플레이가 더 좋아졌다”면서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면 꼭 참가해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남자부 인천 경기에서는 선두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에 3-0(25-19, 34-32, 25-20) 완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와 내셔널리그 투타겸업의 대명사 마이클 로렌즌(29·신시내티)이 시범경기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오타니의 KO 승이었다. 오타니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MLB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신시내티 선발로 등판한 로렌즌과 마주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3회말에는 초구 커브를 공략해 또 한번 같은 쪽으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이번 시범경기 기간 투수로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50에 그치고 있지만 타석에서는 16타수 9안타(타율 0.563)로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오타니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로렌즌 역시 계속 투타 겸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렌즌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 데뷔 시절부터 투타 겸업을 선택한 오타니와 달리 로렌즌은 원래 투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였다. 투수로 등판했을 때 3할에 육박하는 통산 타율(0.299)을 기록하고, 대타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불방망이를 자랑하자 야수로 출전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2019년 9월 5일 경기였다. 로렌즌은 이날 7회초에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구원 등판한 뒤 8회말에 역전 2점 홈런을 날렸고 9회초에는 중견수로 수비 위치를 바꿨다. 신시내티가 결국 6-5로 이기며 로렌즌은 승리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선수가 홈런을 치고, 야수로 수비도 하고, 승리 투수 타이틀까지 얻은 건 1921년 6월 14일 베이브 루스(1895∼1948) 이후 로렌즌이 처음이었다. 로렌즌은 그해 타자로 100경기, 투수로 73경기에 출전했다. 단, 60경기 단축 일정을 소화한 지난해에는 타자로 딱 1타석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범경기 때도 아직 타석에 들어선 적은 없다. 로렌즌은 “타석에서 방망이 솜씨를 보여줄 기회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막을 올린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I에 속한 350개 남자 농구부 가운데 68개 팀이 이 대회에 참가해 승부를 겨룬다. 2019년 이 대회 광고 수입은 약 13억2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로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광고 수익(9억7000만 달러)보다도 많았다. 한국 대학 농구는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그 시절 영광을 언제나 되찾을 수 있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양현종(33·텍사스·사진)은 초록불,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노란불, 김광현(35·세인트루이스)은 유턴 신호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 합류에 도전하고 있는 왼손 투수 양현종은 14일 밀워키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2이닝 3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 오브 피닉스에서 양 팀이 3-3으로 맞선 5회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공 20개로 아웃카운트 6개를 빼앗았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이 왼손 타자를 상대로 브레이킹 볼(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을 던져 삼진을 잡아낸 게 인상적이었다”면서 “경기 두 번째 선발이 양현종에게 가장 잘 맞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원래 제4, 5선발이 등판해야 하는 날에는 선발급 자원 두 명을 동시에 투입하는 ‘1+1’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양현종 역시 이 전략에 맞는 카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구장에서 차로 25분 정도 떨어진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는 애리조나와 샌디에이고가 맞붙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볼넷 1개를 골라냈지만 나머지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범경기 타율은 0.111(18타수 2안타)로 내려갔다. 더 큰 문제는 이 안타 2개가 내야 안타를 포함해 모두 단타라는 점이다.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3000만 원)에 달하는 계약 조건을 고려하면 김하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에도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구단에서 ‘플랜 B’를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같은 날 등판 예정이던 김광현은 허리 통증 때문에 아예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통증 부위가) 장기적으로 크게 걱정할 건 아니지만 현재 투구에는 지장을 주는 상태”라면서 “정규리그 첫 등판을 건너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제3선발 후보인 김광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대체 선발 자원을 투입해 시즌 초반 일정을 소화할 방침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럭키금성’ 시절부터 GS그룹을 상징하는 표현은 ‘인화단결(人和團結)’이었다. 만약 이 네 글자가 사람으로 변해 배구를 한다면 그 팀 이름은 ‘GS칼텍스 서울 KIXX’일 게 틀림없다.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까지 끈끈함으로 똘똘 뭉친 GS칼텍스가 결국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GS칼텍스는 시즌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13일 현재 승점 58(20승 9패)을 기록하고 있었다. 2위 흥국생명(승점 56)이 이날 대전 방문경기에서 승점 3을 따낸다면 시즌 최종전까지 치러야 정규리그 순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흥국생명이 KGC인삼공사에 0-3(18-25, 15-25, 16-25)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GS칼텍스의 우승이 그대로 확정됐다. GS칼텍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2008∼2009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만약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에서도 승리를 거두게 되면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챔프전 통합우승을 경험하게 된다. GS칼텍스는 2007∼2008시즌, 2013∼2014시즌 챔프전 승리팀이지만 당시에는 정규리그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2016∼2017시즌 5위에서 시작해 매 시즌마다 순위를 한 계단씩 끌어올린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주장 이소영(27)과 베테랑 한수지(32), 김유리(30)가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면서 웜업존 선수들이 시즌 중에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걸 느꼈다”면서 “어떤 선수가 코트에 들어와도 자기 몫은 하고 나갔다. 그 덕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팀워크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여자부는 개막 전부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이상 25) 자매가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데다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던 ‘배구 여제’ 김연경(33)까지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다영은 시즌 개막 전 “사람들이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하는데 열기는 뭘 열어요”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에서 GS칼텍스에 무릎을 꿇은 데 이어 V리그 페넌트레이스에서도 GS칼텍스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다영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 이재영과 함께 코트를 떠나야 했다. 김연경 혼자 고군분투했지만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2승 6패에 그치면서 결국 정상을 내주고 말았다. 물론 ‘어우흥’이 아주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IBK기업은행과 맞붙는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하면 다시 GS칼텍스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을 수 있다. PO 1차전은 20일 오후 2시 30분 흥국생명의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한편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은 14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에 3-0(25-17, 25-17, 25-21)의 완승을 거뒀다. 여자부 수원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안방팀 현대건설에 3-2(15-25, 17-25, 25-19, 25-20, 15-13)로 역전승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송승준 씨(41·롯데)가 금지 약물 구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송 씨는 11일 구단을 통해 “2017년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씨(37)로부터 ‘줄기세포 영양제’라고 주장하는 제품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개인 트레이너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제품이 금지 약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직접 되돌려주며 크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해 “도핑 테스트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롯데에서 송 씨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 씨는 자신이 서울에서 운영하던 야구교실 학생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주사 및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금지약물을 거래하거나 소지한 경우에도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해명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송 씨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라 시즌 절반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송 씨와 같은 혐의를 받은 은퇴 선수 A 씨 역시 반발하고 있다. KADA는 이미 KBO와 A 씨 본인에게 제재위원회 통지문을 보낸 상태다. KBO 관계자는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해 KADA에 항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사진)이 ‘추추 트레인’ 추신수(39·SSG)의 한국행에 대해 “일단 아쉽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1일 스프링캠프 안방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청백전 일정을 소화한 뒤 “몇 년 더 여기서 같이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기서만 20년 동안 (야구를) 했는데 적응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면서 “아무리 제일 선배라고 해도 빨리 한국 야구에 적응해야 할 부분도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부러워하더라”면서 “내게 ‘잘하라’고 했다. 현진이는 내가 미국에 없어도 잘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추신수가 한국 무대로 건너오면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긴 현역 한국 선수가 됐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중·고 후배인 최지만(30·탬파베이)에 대해서도 “지만이도 한국으로 건너간다면 신수 형의 길을 밟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일단 여기에서 생각해야 한다. (한국 진출은) 그 이후에 생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지만은 “신수 형의 길이 내 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주전급 팀 동료를 상대로 2이닝 동안 공 30개를 던지면서 홈런 하나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연습경기를 끝낸 뒤에는 불펜에서 공을 15개 더 던졌다. 같은 날 토론토는 류현진이 올해 처음 시범경기에 나섰던 볼티모어를 상대로 두 번째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 대신 청백전에 나선 데 대해 류현진은 “같은 지구 팀에 많은 걸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캠프에서 투구 수를 100개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전·현직 선수 두 명이 금지 약물 구입 의혹에 휩싸였다. 2017년 총 1600만 원을 주고 팀 동료였던 이여상 씨에게서 대표적인 경기력 향상 물질인 인간성장호르몬(HGH)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자신이 서울에서 운영하던 야구 교실 학생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주사 및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금지약물을 거래하거나 소지한 경우에도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KADA는 최근 제재위원회 통지문을 KBO와 은퇴 선수 A 씨에게 보냈다. KBO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항소 기간이라 정확한 절차나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A씨가 변호사를 선임에 KADA에 항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선수 B 씨도 A 씨와 함께 금지 약물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B 씨는 “줄기세포가 들어간 영양제라고 듣고 구매했는데 금지약물인 것을 알고 다음 날 돌려줬다”면서 “당시 이 씨에게 ‘선배에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생각을 하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B 씨는 KBO 규정에 따라 시즌 절반인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B손해보험 박진우(31)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주간 멈췄던 프로배구 남자부 일정이 재개된다. 남자부 7개 팀은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총 20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행 티켓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현재 대한항공이 승점 58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 우리카드(승점 53), 3위 KB손해보험(승점 52), 4위 OK금융그룹(승점 50), 5위 한국전력(승점 49) 등이 순위표를 촘촘하게 채우며 ‘봄 배구’행 티켓을 다투고 있다. 리그 중단으로 가장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팀은 역시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리그 중단 전까지 4연승을 기록하면서 대한항공을 맹추격하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 알렉스(30·포르투갈)가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상 복귀 이후 고전하던 나경복(27)도 5라운드 들어서는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리그 중단으로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0·쿠바)와 합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무릎이 좋지 않았던 주전 세터 한선수(36) 역시 휴식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었고,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당한 진지위(28)를 대체할 센터진 조합도 맞춰볼 수 있었다.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은 자가 격리 때문에 팀 연습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KB손해보험에서는 확진자가 나왔고 OK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과 마지막으로 경기를 진행한 팀이었다. ‘볼 감각’을 우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KB손해보험은 이상열 감독이 박철우 폭력 사건과 관련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한국전력이 현재 순위는 가장 낮아도 3위가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중국 국적을 취득한 전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5) 관련 소식을 확인하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관련 페이지에 들어가자 휠체어 컬링 관련 기사가 눈에 띄었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특별 페이지도 아니었다. 그냥 대회 준비 상황을 알리는 페이지(籌備進展)였다. 우리는 흔히 ‘○○○ 올림픽 조직위원회’라는 표현을 쓰지만 2018 평창 대회 때도 조직위 공식 명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였다. 그러니 조직위 차원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구분하는 건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9일은 평창 패럴림픽이 막을 올린 지 꼭 3년째 되는 날이다. 평창은 패럴림픽 유산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지 궁금해 ‘2018 평창 기념재단’에서 운영 중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기념관’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았다. 분명 기념관 공식 명칭에는 패럴림픽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었지만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패럴림픽 관련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 경기장 자리에 위치한 실제 기념관에서는 그나마 ‘흔적’은 찾아볼 수 있다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패럴림픽을 올림픽과 함께 개최하게 된 건 1988 서울 대회가 전 세계 스포츠에 남긴 유산이다. 당시 서울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에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올림픽에 연이어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했다. 이렇게 올림픽과 ‘나란히(para)’ 대회를 연다고 해서 장애인올림픽을 패럴림픽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 패럴림픽 최우수선수(MVP)가 받는 상 이름은 ‘황연대 성취상’이다. 한국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의사가 된 황연대 박사(83)가 서울 대회 때 “좋은 곳에 써 달라”며 ‘오늘의 여성상’ 상금 200만 원을 기부한 게 이 상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요컨대 패럴림픽 역사와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그런데도 평창 기념관이 패럴림픽을 이렇게 외면하고 있다. 평창 조직위는 대회를 앞두고 마련한 ‘패럴림픽 데이’ 때도 올림픽 엠블럼만 내걸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다. 우리가 만든 전통이 되레 안방에서 무시당해서야 되겠나.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중국 국적을 선택한 임효준(린샤오쥔·25·사진)이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 제41조 2항에 따르면 국적을 바꾼 선수가 다른 나라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마지막 국제대회를 뛴 날로부터 3년이 지나야 한다. 임효준은 2019년 3월 10일 한국 대표로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베이징 올림픽은 내년 2월 4일에 막을 올려 20일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한다면 한 달 차이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 조항은 두 나라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동의한다면 3년이 지나기 전이라도 해당 선수가 다른 나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한체육회가 국가올림픽위원회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9일 “아직 중국 대표 선발전이 열리기 전이라 공식 의견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정서를 고려하면 이를 허락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IOC에서 올림픽 개막 직전에 국적 변경을 승인한 전례가 없지는 않았던 만큼 임효준에게 모든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시즌을 시작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매체 MLB.com은 자체적으로 예상한 각 팀 개막 예상 엔트리를 8일 소개했다. 이 매체에서 각 팀을 담당하는 기자들이 저마다 시나리오를 쓰는 방식이었다. 샌디에이고 담당인 AJ 카사벨 기자는 “올해 샌디에이고는 월드시리즈 정상을 노리는 팀”이라며 “다른 팀이라면 김하성을 한 포지션에 붙박이로 썼을 거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라인업에 유연성을 더하는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성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매치업에 따라 적재적소에 김하성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사벨 기자는 “LA 다저스가 꾸준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강팀으로 군림한 이유는 두꺼운 선수층 덕분이었다.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을 통해 같은 효과를 누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 2피안타(1홈런) 1실점 1탈삼진을 기록한 양현종(33·텍사스)도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 이 팀 담당인 케네디 랜드리 기자는 양현종을 불펜 자원으로 분류했다. 양현종은 8회까지 진행한 이날 경기에서도 8회초에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앞으로 3주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등판 때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더 몬스터’ 류현진(34)은 토론토의 제1선발, ‘KK’ 김광현(33)은 세인트루이스의 제3선발로 예상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최지만(30)이 몸담고 있는 탬파베이 예상 엔트리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역사상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8일자 랭킹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5번에 걸쳐 총 311주 동안 1위 기록을 남겼다. 310주로 이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로저 페더러(40·스위스·6위)는 “조코비치 덕에 나는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라이벌 덕분에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어디 운동선수뿐이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주향(22·IBK기업은행·사진)의 날이었다. 이번 시즌 개인 최다 득점(25점)을 올린 김주향이 팀을 3년 만의 ‘봄 배구’로 이끌었다. IBK기업은행은 7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안방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3-2(26-24, 25-27, 21-25, 25-23, 15-8)로 이겼다. 외국인 선수 라자레바(32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한 김주향은 서브 득점(3개)과 디그(상대 득점을 막아내는 수비·22개)에서 이번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새로 쓰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승점 42(14승 15패)를 확보했다. IBK기업은행과 3위 경쟁을 벌이던 한국도로공사는 전날 흥국생명에 1-3(25-22, 23-25, 23-25, 15-25)으로 패하면서 승점 39(12승 17패)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도로공사는 14일 최하위 현대건설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점 3을 보태도 승수(IBK기업은행 14승, 도로공사 13승)에서 뒤져 순위를 뒤바꾸지 못한다.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2017∼2018시즌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주니어 시절 ‘제2의 안현수’라고 평가받았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임효준(25)이 안현수(36)의 길을 따라가게 됐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빅토르 안이 됐던 안현수처럼 임효준 역시 2022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중국 선수 린샤오쥔(林孝俊)이 됐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시니어 첫 시즌이던 2018 평창 대회 때 1500m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500m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빙상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6일 “임효준이 중국빙상경기연맹의 제안을 받아 지난해 연말 특별 귀화 절차를 마쳤다”며 “특별 귀화를 통해 중국 국적을 얻었기 때문에 중국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대회에 나서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 대회 때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선태 감독(45)이 지휘하고 있다. 빅토르 안도 코치로 합류한 상태다. 임효준이 중국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강제추행 혐의로 태극마크를 달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2019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암벽 등반 훈련을 하던 도중 앞서 가던 후배 선수 A의 반바지를 벗겨 둔부를 노출시켰다. 이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임효준에게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고 A가 임효준을 형사 고발하면서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1심 재판부는 임효준에게 벌금 300만 원과 성폭력 치료 40시간을 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7일 2심 재판부에서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임효준은 소속 실업팀에서 나온 뒤 대회는 물론이고 연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잃었다. 2019∼2020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2020∼2021시즌 대표팀 선발전 출전 자격도 사라졌다. 두 시즌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게다가 언제 나올지 모를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도 나설 수 없다. 임효준의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는 브리온컴퍼니는 “재판과 빙상연맹의 징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효준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을 접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지도자의 권유로 중국으로 건너가 훈련을 하기도 했다. 빙상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중국은 이런 행실을 한 선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한국의 뛰어난 쇼트트랙 스킬은 본받을 만하다. 임효준을 영입해 중국 쇼트트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의 인물 백과사전 댓글에는 “임효준은 이제 중국 사람이다. ‘한국인’으로 나와 있는 인물 정보를 수정해 달라”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중국스케이트협회(CSA)는 7일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 개최국이 전력 강화를 위해 다른 나라 선수를 귀화시켜 자국 선수로 내보내는 건 낯선 일이 아니다. 겨울스포츠 강국 러시아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표선수 213명 중 14명(6.6%)을 영입 선수로 꾸렸다. 평창올림픽 한국 대표 144명 중 19명(13.2%)도 귀화 선수였다. 특히 한국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 24개, 은 13개, 동 11개 등을 따낸 최다 메달 국가라 한국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러시아(빅토르 안), 카자흐스탄(김영아), 싱가포르(전이경 감독), 프랑스(조항민 전 감독), 미국(장권옥 전 감독) 등에서 한국 지도자 또는 선수를 영입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워싱턴이 “다음 시즌부터 치어리더를 두지 않기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NFL 역사상 처음으로 치어리더를 도입한 팀이 바로 워싱턴이었다. 1962년부터 경기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워싱턴의 치어리더는 워싱턴이 미국 수도라는 특징 때문에 ‘미식축구의 영부인들’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이후 각 팀이 앞다퉈 비슷한 응원단을 꾸리면서 치어리더는 NFL 문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NFL 팀 치어리더가 되려면 200 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통과해야 할 정도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치어리더를 앞세우는 응원 문화가 성(性) 상품화를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워싱턴은 2018년 치어리더 화보 촬영 현장에 후원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치어리더가 접대부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워싱턴은 치어리더가 떠난 자리를 혼성 응원단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워싱턴 치어리더 팀은 원래 이 팀 명칭이던 ‘레드스킨스’에서 따와 ‘레드스키네츠(Redskinettes)’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레드스킨스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차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87년 만인 지난해 팀 이름을 ‘워싱턴 미식축구 팀’(WFT)으로 바꿨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