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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 3년 사이 막걸리 열풍이 거세지면서 와인의 인기는 시들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토종 와인의 사정은 다르다. 아직 프랑스나 이탈리아 유명 와인보다 지명도는 낮지만 조금씩 한국 와인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특히 경기지역에서는 와인을 주제로 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이 추진돼 눈길을 끌고 있다. ○ 최고의 와인 위한 ‘선의의 경쟁’ 경기지역에서는 안산시, 가평군 등지에서 자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곳은 안산시 대부포도로 만든 ‘그랑꼬또’. 큰 언덕이라는 뜻의 대부도 이름에서 딴 브랜드로 1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대부도 일대 포도 생산 농가들이 1996년 그린영농조합을 설립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생산했다. 2009년에는 741m²(약 220평)에 이르는 공장과 전시장을 새로 지었다. 매출액도 2006년 2억6000만 원에서 2009년 4억2000만 원으로 늘었다. 박영화 이사는 “앞으로 3, 4년 내 세계 어떤 와인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와인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군의 ‘아가페 와인’도 눈에 띈다. 남한 최북단의 서늘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이용해 만든다. 2009년 시제품이 생산됐다. 지난해에는 12t의 포도를 수확해 8.5t의 와인을 만들었다. 아가페 와인의 특징은 가시오갈피 등 몸에 좋은 기능을 결합한 이른바 기능성 와인이라는 점. 아직은 제조 초기여서 지역 내 소비가 많지만 전망은 밝다. 지난해 가을 가평에서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행사주로 채택돼 큰 인기를 모았다. 안성에서는 ‘꼼빼 와인’이 생산된다. 안성에 포도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선교사 콩베르 신부의 이름 앞 글자(Com)와 페스티벌의 앞 글자(fe)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 다양한 와인관광상품 개발 각 지역에서는 와인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평군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가평읍 복장리 호명산 자락에 와인밸리를 조성한다. 약 3만5000m²(약 1만 평)의 땅에 포도밭과 양조장, 레스토랑 등을 지어 견학과 체험 등을 동시에 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산시는 4월 완공되는 조력발전소와 함께 대부포도, 시화호 갈대습지 등을 연계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안성시 서운면 방아동마을에 자리한 포도박물관은 이미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단순히 볼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와인 만들기, 포도식초 만들기, 족욕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인기 있다. 특히 포도를 생산하는 서운면영농조합과 함께 꼼빼 와인 등의 마케팅 및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람객 1만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직일라믄 직여라(죽이려면 죽여라). 너거(너희) 맘대로 안 될끼다(안 될 거다).” 38일 만에 완전히 의식을 되찾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은 28일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해적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도 석 선장의 모습은 그때와 다름없이 당당했다. 오히려 카메라 앞에서 “못생겨도(못생겼어도) 잘 찍어 주세요”라며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특히 인터뷰 전날인 27일에는 머리를 염색하고 온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을 만난 뒤 “나도 원장님처럼 염색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만에서부터 그를 살펴온 김지영 간호사가 직접 석 선장의 머리를 염색해 주었다. 유 원장은 이날 “석 선장이 자발적 호흡 기능을 완전히 회복했으며 말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혀 사실상 더는 고비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다음은 석 선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심경은. “국민 모두가 신경을 써준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저도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큰일은 아니지만 지휘관으로서 의무와 도리를 다한 것이다. 지휘관이니까 목숨을 걸고 한 것이고 국가적으로 손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해적 교란작전을 펼쳤는데. “적의 수중(해적 본거지)에 배가 들어갈 때까지는 선장에게 마음대로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총부리를 목에 겨눠도 이불을 뒤집어쓴 채 헌 종이에 ‘배를 고장 내라’고 적어 선원들에게 건넸다.” ―해적에게 얼마나 맞았는지.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겁을 많이 줬다. 하지만 구타당한 적은 별로 없다. 다만 배를 고장 낸 것이 발각돼 젊은 해적 2명에게 주먹으로 등을 맞은 적은 있다.” ―총격 순간을 기억하는지. “작전이 밤에 시작돼 어두워서 기억을 못한다. 누가 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데 바닥을 스치며 (총탄이) 튀어 올랐다. 처음 총상을 입었을 때에는 정신을 잃지 않았고 그 이후 총격이 계속 오갈 때에는 ‘여기서 눈감으면 난 죽는다. 작전 끝날 때까지 정신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 ―총상이 심했는데. “청해부대원을 만난 뒤 왼팔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손을 다쳤습니다. 헬기를 불러 주세요’라고 말했다.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지 병원에서 ‘아주 좋지 않다.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의식을 잃었다.” ―지금 가장 불편한 부분은. “(기관지를 절개한) 목과 손, 팔다리 등 전신이 보시다시피 다 자유롭지 못하다. 대소변도 비정상이다.” ―설날 때 잠시 깨어나 아내에게 말을 건넸다는데. “기억이 안 난다.”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분이 정말 좋다. 국민에게 감사드린다. 아내에게 ‘제2의 생명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같이 잘해 보자고 말했다.”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병원 규칙대로 식사하겠다(석 선장은 현재 미음을 먹고 있다). 그래도 내가 부산사람 아닌가. 머릿속에는 겨울철이니 (생선)회가 생각난다. 산낙지도 먹고 싶다.” ―선원들이 병문안 왔었는데. “선원들이 찾아온 것은 기억이 없다. 다만 7명이 무사히 다녀갔다는 것을 들어서 알았다. 무사하다니 지휘자로서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한마디. “외국(정부)과 현장(청해부대원), 국민 여러분이 일심동체가 돼 모든 것(구출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원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걸 듣고서는 ‘내 작전이 맞았구나’ 생각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전이 아니냐.(웃음)” 석 선장은 20여 분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이었다. 오른팔은 물론 깁스를 한 왼팔도 어느 정도 움직이며 몸 상태도 좋아 보였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이번 주 중 석 선장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다. 이후 양 다리와 왼팔 등 총상으로 골절상을 입은 부위를 본격적으로 치료할 계획이다. 석 선장 주치의인 이국종 교수(외상외과)는 “피랍 과정에서 선장님이 보여준 용기를 생각하면 존경심과 경외감까지 든다”며 “이런 훌륭한 분을 가까이 해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대진대 △입학홍보처장 소성규 △국제교류원장 겸 국제협력대학장 권호 ◇평택대 △교무처장 이경희 △학생처장 지세화 △정보지원실장 김승욱 △평생교육원장 강휘원}
◇아주대 △대학원장 임한조 △자연과학대학장 이형천 △약학대학장 임종석 △교무처장 박영동 △연구처장 유재석 △총무처장 이준섭 △기획처장 김민구 △입학처장 김경래 △대외협력처장 김도영 △법학전문대학원장 겸 법무대학원장 백윤기 △정보통신전문대학원장 겸 정보통신대학원장 박승규 △산업대학원장 이병옥 △공공정책대학원장 김흥식 △ITS대학원장 오영태 ◇협성대 △부총장 임영택 △일반·신학대학원장 황현숙 △사회과학·교육·예술대학원장 김원기 △신학대학장 이후천 △인문사회과학대학장 윤의영 △경영대학장 고재모 △이공대학장 최회균 △예술대학장 김현숙 △교목실장 이호성 △교무처장 정동환 △학생복지처장 서명수 △입학홍보처장 황인태 △기획처장 조영국 △총무처장 정효현 △학술정보관장 박숙희 △전산정보실장 이신남 △평생교육원장 최석준 △국제교류원장 조득창 △산학협력단장 김재열}
새 학기부터 경기지역 고등학교는 야간 자율학습을 오후 10시까지 희망자에 한해서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1학년도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 운영 기본계획’을 27일 발표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각 고교는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기 전 학생의 희망원과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 보관해야 한다. 학생 건강권 보호를 위해 오후 10시 이후에는 운영할 수 없다. 오전에도 너무 이른 시간에는 자율학습을 할 수 없다. 자율학습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모아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수립하도록 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기도교육청은 23일 초중등 관리직 및 교육전문직 838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대상자는 초등 487명, 중등 351명으로 본청 교육국장 1명, 교육장 7명, 직속기관장 3명, 본청 및 2청 과장 5명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공모제를 통해 교육장 2명과 장학관 1명, 교장 76명을 임용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기도교육청은 3월 1일자 초중등 관리직 및 교육전문직 838명에 대한 인사를 23일 단행했다. 대상자는 초등 487명, 중등 351명이다.}
시민단체가 선거 기간에 특정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하면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거론하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잇달아 내려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유상재)는 지난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 행사 등을 개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수원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국장(42)에 대해 18일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촛불집회 등에서 ‘악의 무리는 한나라당과 정부다’라고 주장한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또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선거 때 무상급식 정책 홍보활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배옥병 상임운영위원장(53)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 씨가 지난해 4월 5일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하며 당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특정 후보들을 명시적으로 거론한 활동 등 7개 공소 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전국에 퍼져 있는 4200여 곳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유출될 수 있는 침출수가 큰 환경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몰된 가축에 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출수를 통해 지하수로 흘러들어 가면 사람에게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침출수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봤다. Q. ‘침출수’란 무엇인가. A.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린 가축을 묻은 매몰지 안에서 사체가 분해되며 나오는 썩은 물과 핏물 등이 합쳐진 액체 상태의 오염물질이다. 음식 쓰레기가 썩으면서 나오는 물과 비슷하며 역한 냄새를 동반한다. 침출수에는 대장균이나 장바이러스 같은 병원성 미생물과 질산성 질소, 암모니아성 질소 등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침출수에서 패혈증을 유발하는 탄저균이 발견됐다는 해외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가능성이 적다. 강신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탄저병이 발생한 지 10년이 넘는다”며 “그동안 탄저균으로 발병한 사례가 없어 그리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Q. 침출수는 어떻게 생성되나. A. 소 돼지 등 대부분의 동물은 몸무게의 70% 정도가 물로 이뤄져 있다. 물은 몸을 이루는 세포마다 포함됐고 혈액과 체액의 주요 구성성분이다. 가축의 사체가 부패해 세포나 혈관 등이 파괴되면 수분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만약 무게가 600kg인 소 100마리를 매몰했다면 이론적으로는 4만2000L(마리당 420L) 정도의 물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미생물이 살기 좋고 기체가 녹기 쉬운 물은 병원균과 유독가스가 이동하는 매개체가 된다. 정규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봄이 되면 겨울보다 부패가 빨라져 침출수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Q. 침출수에 포함되는 병원성 미생물은 무엇이며 어떻게 유입되나. A. 침출수에는 설사병이나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등 해로운 미생물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소나 돼지의 장(腸)이나 장 속 배설물(분변)에 서식한다. 강 교수는 “분변 1g에는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포함해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매몰된 가축에서는 미생물이 대량 번식하기 쉽다. 사체가 부패하며 발생하는 열과 가스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도 많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소는 내장에서 발생한 가스로 사체가 부풀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배를 갈라 묻었기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이 쉽게 사체 밖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Q. 침출수는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가. A. 침출수에 포함된 대장균 중에는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데 치명적인 종도 있을 수 있다. ‘O-157’ 대장균에 감염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며 가축에게 설사병을 일으키는 ‘K88’ 대장균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흔한 살모넬라균은 복통, 설사,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병원성 미생물과 달리 침출수에 섞인 유독가스는 악취만 날 뿐 직접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유독가스 대부분은 가스유도관을 통해 지면으로 배출되고 침출수에 녹아 들어간 유독가스는 미량이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Q. 침출수는 어떻게 이동하며 식수는 안전한가. A. 사체가 땅에 묻히면 일주일 정도 지난 뒤부터 침출수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한 달가량 지나면 침출수가 축적돼 매몰 공간 밖으로 나올 만한 양이 되지만 매몰 과정에서 구덩이 바닥의 이중 비닐막이 찢어지면 더 이른 시기에 지하수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비가 내려 대량의 물이 매몰지로 유입되면 이 물에 침출수가 섞여 지하수나 인근 하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한강 팔당호 등 상수원으로 침출수가 흘러들어가도 수돗물은 여러 단계의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거의 인체에 해를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지하수를 그대로 사용할 때는 별도의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아 병원성 미생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Q. 구제역 매몰지에서 재배한 작물은 먹어도 안전한가. A. 침출수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작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침출수에 함유된 유기물은 토양의 자정능력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씻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는 지적과 일부 병원성 미생물은 작물에 들어갈 경우 끓여 먹어도 감염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인근 토양에 스며든 침출수는 최대 10년 이상 영향을 미친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매몰 뒤 3년이 지나면 토지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지만 5, 6년 뒤에도 가축 사체가 완전히 썩지 않고 남아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Q. 매몰지 주변에서 침출수 유출에 대응하는 요령은…. A: 주변 30m 안에 매몰지가 있고 그 안에 하천이나 지하수원이 있다면 수질 오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금이라도 냄새가 나거나 꺼림칙할 때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라도 100도 이상에서 끓여 마시면 큰 위험이 없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온도가 높아지면 죽기 때문이다. 가령 구제역 바이러스는 70도에서 15초만 노출돼도 사멸한다. 어패류나 유기농 채소도 익혀 먹는 게 좋다. 오염된 물로 씻은 식기나 음식물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된다. 다만 수돗물은 안전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균은 정수과정에서 걸러지거나 염소 소독에 의해 대부분 사멸되기 때문에 수돗물을 통한 집단 발병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침출수 유입 어떻게 막나” 4가지 방법은 ▼경기도가 팔당호 및 하천 주변 구제역 가축 매몰지 286곳에서 2주에 한 차례씩 침출수를 뽑아 17개 가축분뇨처리시설을 통해 폐수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매몰지에 빨대를 꽂아 빨아내는 식이다. 이들 시설의 하루 처리용량은 2580t이다. 침출수 양이 많을 경우 35개 일반분뇨처리시설과 292개 공공하수처리시설도 활용하기로 했다. 침출수가 지하수나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침출수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커지면서 과학자들도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15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구제역 매몰현장 환경영향대책마련 토론회’에서는 전문가 6, 7명이 모여 침출수로 오염된 지하수를 정화할 방법을 논의했다. 토론회에서는 ‘반응벽 설치’와 ‘양수처리법’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책으로 꼽혔다. 반응벽은 톱밥 크기의 작은 철을 촘촘히 채워 만든 ‘정수 필터’다. 반응벽을 지하수가 흐르는 지하 3∼5m에 설치하면 하천의 모래 같은 역할을 해 물을 깨끗하게 한다. 철은 물과 산소를 만나면 녹슬면서 특정 물질(OH-)을 만든다. 이 물질은 침출수에 있는 해로운 세균의 세포벽을 망가뜨려 멸균작용을 한다. KIST 환경본부 물환경센터 이승학 선임연구원은 “지하수는 보통 하루에 30cm 정도 흐르기 때문에 반응벽을 1m 두께로만 만들어도 3일 동안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수처리법은 침출수로 오염된 지하수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깨끗이 한 다음 다시 지하로 넣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기존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던 자외선과 전자빔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화효과가 뛰어나다. 지하수를 다시 넣는 이유는 지하수를 퍼내 수위가 낮아지면 물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좁은 범위에서 정수효과가 뛰어난 양수처리법이 현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처리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차단벽 설치’와 ‘화학물질 직접 주입법’도 있지만 효과는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이다. 오염된 지하수의 흐름을 막는 차단벽은 보통 지하 3∼5m에서 흐르는 지하수가 스며들지 않는 지하 10∼15m 암반층까지 닿도록 설치해야 효과가 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차단벽 설치는 오염된 지하수의 흐름을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침출수가 고여 있는 곳에 관을 넣어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방법도 침출수를 직접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선임연구원은 “침출수가 고여 있는 곳을 정확히 찾기 어렵고 화학물질이 토양 미생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한강 상류지역 구제역 가축 매몰지 27곳이 침출수 위험으로 인한 ‘2차 환경오염’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제역으로 매몰된 가축 사체가 부패 과정에서 팽창해 매몰지가 ‘융기’(높게 일어나 들뜨는 것)하는 현상도 여기저기서 잇따르고 있다.○ 경기 양평군 위험 매몰지 가장 많아환경부는 17일 ‘구제역 침출수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정부 현장조사단이 한강 상류지역 내 총 2926곳의 가축 매몰지 중 상수원 인근에 있어 오염이 우려되는 99곳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염 가능성이 큰 한강 상류 지역 매몰지는 △경기 양평군 개군면(4곳) 청운면(1곳) 강하면(1곳) 양평읍(2곳) 지평면(1곳) △경기 여주군 점동면(2곳)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3곳) 와부읍(2곳) 화도읍(1곳) △강원 원주시 소초면(3곳) △강원 춘천시 동면(5곳) △충북 괴산군 사리면(2곳)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매몰지 가운데 12곳은 하천에서 3∼30m 떨어진 곳에 있어 수질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식약청, 침출수 의심지역 식당 비상관리… 이천에선 팽창한 돼지사체 땅위로 돌출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지침(환경부)에 따르면 매몰 장소는 지하수위로부터 1m 이상, 하천 수원지 등으로부터 3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배수로 등이 설치되지 않아 우기(雨期)때 붕괴 위험이 있는 매몰지도 11곳이나 됐다. 경사 지형에 매몰지가 조성돼 무너질 소지가 큰 매몰지도 4곳으로 집계됐다.이에 앞서 정부 현장조사단이 지난달 24∼28일 낙동강 상류인 경북지역에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매몰지 89곳을 조사한 결과 61곳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이 문제의 매몰지들을 대상으로 옹벽과 차수벽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보강하기로 했다.○침출수에 이어 융기 피해 속출 우려매몰지 현장에서는 가축 사체가 부패 과정에서 팽창해 매몰지가 융기하고 사체 일부가 돌출되는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돼지 2000여 마리를 묻은 호법면 주미리의 한 매몰지에서 이달 1일 돼지 사체가 드러나 다시 묻었다. 지난달 21일에는 돼지 4300여 마리가 묻힌 모가면 소고리의 한 매몰지에서도 사체가 흙 밖으로 돌출됐다. 이런 현상은 이천 지역 매몰지 6곳에서 발생했다.한편 이달 초부터 이천시 백사면 모전리 시설채소단지에서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이 이천시에 신고했다. 이곳에서 수십 m 떨어진 논에는 돼지 9000여 마리를 묻은 매몰지가 있다. 이천시는 지하수 샘플을 확보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아직 괜찮아” vs “따뜻해지면 위험”환경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최근 한강 유역 팔당댐, 낙동강 유역 물금 등 전국 주요 상수원 수질 측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침출수가 상수원을 오염시킨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침출수가 상수원에 흘러들어도 정수 처리로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임순 광운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영상 10도 미만은 부패가 지연되지만 영상 10도를 넘으면 부패가 잘 진행되고 20도를 넘으면 활발해진다”며 “3월부터 날씨가 풀리면 침출수가 다량으로 상수원에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정수를 거쳐도 병원성 바이러스 등이 수돗물 속에 있을 여지도 있다”고 반박했다.정부합동조사단은 17일부터 전국 매몰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날부터 침출수 오염 의심 지역에 대한 비상관리에 들어갔다. 식약청은 오염 의심 지역 내 지하수를 사용하는 학교, 음식점, 도시락업체에서 위험요소가 발견되면 즉각 지하수 이용 중단,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평택인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가 가장 큰 곳은 남양주로 100억 원대에 달했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경기소방본부)의 2010년 소방서별 화재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 안팎의 대도시 외에도 평택 안산 등지에서 특히 불이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공장지대, 구도심에 화재 많다 지난해 평택 시내 2개 소방서 관할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64건으로 경기 지역에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성남(분당 포함)이 554건이었고 안산과 고양(일산 포함) 지역이 각각 548건과 544건으로 뒤를 이었다. 성남과 고양은 인구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반면 평택은 인구가 약 42만 명, 안산은 71만 명 안팎이다. 특히 화재 현황을 소방서 기준으로 구분할 경우 안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음은 화성(523건) 파주(507건) 등의 순서로 불이 많이 났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 화재에 취약한 영세 중소공장이 많기 때문이라고 경기소방본부는 분석했다. 안산과 평택은 2009년에도 각각 674건과 673건의 화재가 발생해 나란히 경기지역 1, 2위를 기록했다. 또 성남지역의 경우 분당신도시에서 202건이 발생한 반면 기존 시가지에서 352건이 일어났다.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신도시에 비해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주거여건이 열악해 화재에도 취약한 편”이라며 “이들 지역에 대한 화재예방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로 재산피해가 가장 많은 곳은 남양주로 102억 원이 발생했다. 가구단지 등이 밀집해 있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피해가 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9321건으로 431명이 죽거나 다치고 90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발생건수 1만479건, 사상자 555명보다 줄어든 규모다. 재산피해는 2009년 817억 원에 비해 조금 늘었다.● ‘방화범 계보도’ 제작 추진 방화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방화 및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는 총 583건이었다. 2009년 712건, 2008년 918건과 비교해보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방화로 의심되지만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지 못한 화재는 지난해 459건에 이르는 등 매년 500건 안팎에 이르고 있다. 경기소방본부는 방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경찰의 폭력조직 계보도처럼 ‘방화범 계보도’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방화사건을 분석한 뒤 예상유형 및 지역 등을 파악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방화에 과학적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경찰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재진압대원들에 대한 자격등급제도 시행된다. 화재진압 능력에 따른 자격인증제를 통해 가칭 ‘화재진압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화재진압사는 수준에 따라 1급과 2급으로 나눈다. 가장 뛰어난 대원은 기술사나 명장처럼 ‘전문’ 등급으로 구분된다. 경기소방본부는 이를 위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실시되는 인증제보다 훨씬 까다로운 기준을 마련 중이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현직 경찰관이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을 피신시켜 놓은 뒤 근무를 마치고 찾아가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양주시의 한 여관에서 정모 씨(29·여)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로 모 파출소 소속 김모 순경(32)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순경은 12일 오전 8시 반경 여관에 혼자 있던 정 씨를 찾아가 3시간가량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눈 뒤 만취한 정 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순경은 같은 날 오전 1시 반경 “남자친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정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피신을 원하는 정 씨를 근처 여관으로 안내했다. 이어 파출소로 돌아가 근무를 마친 뒤 다시 여관에 갔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정 씨는 잠에서 깬 뒤 옷이 벗겨져 있어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정 씨는 이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알렸다. 김 순경은 정 씨의 남자친구가 신고해 붙잡혔다. 김 순경은 경찰 조사에서 “정 씨가 반항하지 않아 성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 씨가 김 순경과 합의하고 고소를 취소함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김 순경과 함께 직속상관인 경찰서 생활안전과장과 파출소장을 대기발령했다. 또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순경을 파면할 방침이다. 또 해당 경찰서장 등 다른 고위 간부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고 소속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인성 및 직무교육 강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기 양평군이 4대강 살리기 사업 대상지인 양서면 팔당호 두물머리 일대 유기농가의 하천 점용허가를 취소한 것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에 친환경 친수 공간을 조성하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준상)는 김모 씨 등 두물머리에 살고 있는 농민 13명이 양평군을 상대로 제기한 하천점용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15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하천점용허가를 철회할 사유가 있어도 중대한 공익상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결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하천 상황이 변경됐기 때문에 점용허가 유지가 공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4대강 사업 시행계획이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유가 명백하지 않아 무효라고 할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17일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앞두고 서울 경기지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서울 영등포구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양천구 오목교 아래 안양천 둔치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를 연다. 오후 7시에는 명절 행사의 백미로 꼽히는 불놀이가 열린다. 10m 높이로 짚, 땔감 등을 쌓아 불을 지피는 달집태우기부터 쥐불놀이 등을 주민들과 함께하며 한 해 풍년을 기원한다. 서울 종로구는 ‘지신밟기’ 행사를 연다. 지신밟기는 새해에 동네 농악대가 집집마다 돌며 풍악을 울리는 행사로 땅의 신(地神)을 달래고 집집마다 잡신과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행사다. 16일 오전 11시 평창동 주민센터를 시작으로 17일에는 오후 1시 숭인2동 주민센터에서 각각 열린다. 다리를 밟는 일명 ‘답교(踏橋)’ 행사도 열린다. 서울 송파구는 17일 오후 6시 잠실동 서울놀이마당에서 부모와 자녀가 한 조를 이뤄 석촌호수 주변 1km를 도는 대보름 행사를 갖는다. 서울 중구는 청계천 주변 1km 구간 다리를 밟는 행사를 20일 오후 5시 반에 연다. 다리 밟기 행사가 끝난 후에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대규모 강강술래도 진행된다. 경기지역에서는 구제역 장기화로 상당수 행사가 취소됐다. 이천시는 17일 이천문화원 주관으로 설봉공원에서 열 예정이던 ‘신묘년 정월대보름 민속 축제’ 행사를 구제역 확산 우려 때문에 취소했다. 화성시도 마을 단위에서 열어온 민속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안성시는 매년 사곡동 일대에서 열던 ‘민속놀이 전승기념행사’를 취소했다. 광명시는 정월대보름에 열던 아방리줄다리기 등 주요 행사를 잠정적으로 연기했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서해안 간척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한다.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그린기술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 대상은 경기 안산시 대부동 일대 시화호 간척지 중 대송지구와 화성시 서신면 일대 화성호 간척지 중 화성지구. 각각 4389만 m²(약 1330만 평)과 6204만 m²(약 1880만 평)에 이른다. 주로 농업용지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됐지만 서해안권 개발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바로 이곳에 경기도가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첨단산업벨트 구축을 꿈꾸고 있다.》○ 그린기술 연구개발(R&D) 기반 구축 정부는 2015년까지 4조8000억 원을 투자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그린카 120만 대 생산, 수출 90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카 4대 기술강국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 각종 세제지원 및 보급정책을 통해 2015년 그린카 누적 보급대수를 139만5500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5년 뒤인 2020년에는 다시 365만2000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 공공 및 상용분야 전기차 충전기를 2만 개가량 구축하고 5년 뒤인 2020년에는 135만여 개로 늘릴 방침이다. 수소충전기도 2015년 4만3000개에서 16만8000개로 확대 설치된다. 그린카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전기차 모터, 공조, 부품경량화, 배터리 외 하이브리드카 동력전달장치 같은 핵심 부품과 시스템 등을 2015년까지 완전 국산화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그린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그린카 연구개발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대상지역은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 내 화성지구 660만 m²(약 200만 평). 주변에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가 있다. 연구개발 거점지구로 발돋움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화성지구에는 308만9000m²(약 94만 평) 규모의 ‘푸드&바이오 R&D단지’도 함께 추진된다. 전통음식을 개량해 다양한 기능성 신메뉴를 만들고 상품화하기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또 의료 및 제약 분야 연구개발 단지도 함께 조성된다. 그린카 연구개발단지와 푸드&바이오 연구개발단지는 바로 옆 화성시 마도면 바이오밸리산업단지와 함께 녹색 신성장산업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화성 바다농장 화옹 간척지 화성지구에는 ‘화성 바다농장’이 조성된다. 화성 바다농장은 농축산업에 생산, 연구, 가공, 유통, 레저 및 관광 등을 결합한 ‘6차산업’의 개념이다. 저탄소 에너지 자족형 농업모델을 지향한다. 785만 m²(약 240만 평)에 축산업 연구개발단지와 승용마 생산 및 경주마 휴양·조련단지, 수출용 유리온실 및 경관농업 단지, 한우 번식우 단지 등이 들어선다. 바다공원에는 아쿠아리움, 시푸드센터, 양식단지, 수산연구단지 등이 건립된다. 체재형 주말농장과 세계농촌마을 등 관광과 체험을 위한 시설도 조성된다. 총사업비 3954억 원을 투입해 2013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화성 바다농장이 조성되면 연간 220만 명의 관광객 유치가 기대된다. 또 8600억 원의 부가가치 및 87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 시화지구 간척종합개발사업을 통해 탄생한 시화호는 당초 담수호(淡水湖)로 만들어져 근처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주변 공장의 하수가 대거 유입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시화호와 인접 바다에 살던 동식물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로 불렸다. 간척사업 실패에 따른 대표적인 환경오염 사례로 꼽혔다. 결국 1998년 11월 정부는 시화호 담수화를 포기했고 2001년 2월 해수호로 결론을 내렸다. 한때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 일대를 녹색복합지구로 탈바꿈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경기도는 시화호 간척지 대송지구 264만 m²(약 80만 평)에 ‘대부·선감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마련했다. 간척지 용도변경을 전제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곳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과 녹색 농생명산업의 생산 및 연구개발단지를 만든다는 것.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업모델이라는 평가 외에 시화호가 ‘생명의 호수’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복합 체험지구 시화호 간척지 대송지구를 중심으로 시화호 일대에는 총 912만3000m²(약 276만 평)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복합 체험지구’가 조성된다.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와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살아난 시화호의 생태계를 연계해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관련 교육과 홍보, 체험의 메카로 만든다는 것이 경기도의 구상이다. 우선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4만2000m²(약 1만3000평) 규모의 ‘환경박물관을 비롯해 20만5000m²(약 6만2000평) 크기의 ‘이-사이언스(E-science) 파크’ 등이 건립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적용된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마을도 조성된다. 약 49만 m²(약 15만 평)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5년까지 대송지구에는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와 ‘에어파크’를 조성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각각 394만 m²(약 120만 평)와 333만 m²(약 100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는 태양광, 연료전지 등 그린에너지 연구단지와 녹색기술 테마파크 등으로 이뤄진다. 에어파크에는 경비행기 전용비행장과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등으로 구성된 ‘에어콤플렉스’가 들어선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농업-비농업 50대50으로 완화··· 생태농업-녹색에너지 산업 함께 키우자”▼경기도, 간척지 용도변경 농림부와 협의중 이번 경기도 서해안개발 종합계획의 운명은 사실상 시화호 간척지(대송지구)와 화성호 간척지(화성지구)의 간척지 용도변경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산시 대부동 일원 시화호 간척지 중 대송지구는 면적이 4389만 m²(약 1330만 평), 화성시 서신면 일원의 화성호 간척지 중 화성지구는 6204만 m²(약 1880만 평)으로 모두 1만593만 m²(약 3210만 평)이다. 경기도는 이 간척지에 친환경 첨단 에너지 및 자동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린카 연구개발단지와 푸드&바이오 연구개발단지, 대부선감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에어파크 등이 그것이다. 경기도는 이곳을 수십조원이 투자되고 막대한 경제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향후 국내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포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간척지는 현행법상 농업용지 용도로 밖에 쓸 수 없다. 현재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지조성 목적으로 매립한 간척지를 농업용도 외에 전용하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경기도와 실무 협의 중이지만 간척지는 당초 목적대로 농업 및 농업관련 분야에 한 해 사용하는 게 맞다는 게 아직까지 공식 입장”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경기도는 이 문제를 풀기위해 김문수 지사가 김황식 국무총리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건의하는 한편 실무자들은 수 차례에 걸쳐 농림부 담당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이 간척지의 용도를 농업용도에서 첨단 산업단지는 물론이고 관광 레저용지가 가능한 복합용도로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김재훈 경기도 비전기획관실 특별과제담당은 “녹색에너지 사업은 그린기술을 토대로 한 친환경 산업인 만큼 생태농업의 목적과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며 “농업과 비농업 비중을 50 대 50으로 완화해 생태농업도 살리고 녹색에너지산업도 함께 키우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 간척지에 생태관광농업단지와 유기농산물 재배단지, 농식품 연구개발(R&D) 단지, 바다농장, 수출원예 및 화훼단지 등 농업관련 산업도 조성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또 2018년까지 수도권 내 추가 산업용지가 4950만 m²(약 1500만 평)이 더 필요한데 마땅히 산업용지를 구할 데가 없다는 점도 경기도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첨단산업벨트와 함께 ‘슈퍼 경기만’을 완성할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글로벌 해양 생태·문화 관광벨트’다. 기존 국내 문화관광 인프라와는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총 12건의 사업이 추진된다. 3조661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0년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다. 서해안을 아우르는 프로젝트인 만큼 인천 충남 등 다른 시도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있다. 남북이 함께 벌이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상당수 사업이 이미 확정돼 궤도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초대형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산 아시아컬처빌리지, 화성 요트허브 등은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들이다.》○ 세계 초일류 테마파크가 온다. 전 세계에 다양한 유형의 테마파크가 있지만 전문가들이 꼽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테마파크는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다. 경제적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세계 각국이 두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다. 그래서 글로벌 테마파크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랜도에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사카와 싱가포르에 있다. 바로 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가 경기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에 들어선다. 6917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돼 435만2000m²(약 131만 평)의 넓은 땅에 2014년까지 체류형 복합테마리조트와 테마파크, 워터파크,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건립된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USKR가 개장하면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글로벌 테마파크를 보유하게 된다. 서해안 관광벨트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공 후 운영인력까지 포함하면 고용창출 효과가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USKR 사업 추진을 가속화할 정부의 광역교통 개선대책도 이미 확정돼 추진 중이다. 신안산선 원시역∼USKR역 구간을 2014년까지 완공한다. USKR 주 진입로인 국도 77호선을 4∼6차로로 건설하고 송산그린시티부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까지 15.6km 구간도 2013년까지 건설한다.○ 신(新) 레저시대 연다. 레저문화가 다양화 고급화하면서 특히 주목받는 것이 해양레저다. 세계 해양레저산업 시장 규모는 약 900억 달러. 한국에서도 해양레저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첫 마리나시설이 들어선 곳이 바로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전곡항이다. 경기도는 이곳에서 매년 국제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를 열고 있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2015년까지 이 일대를 이른바 ‘요트허브’로 조성한다. 공유수면지구인 고렴지구를 매립한 94만8000m²(약 29만 평)의 땅에 리조트 호텔 등 숙박시설과 컨벤션 및 비즈니스센터를 짓는다. 인공해변과 테마파크 등도 건립한다. 7356억 원이 투입되는 요트허브가 제 모습을 드러내면 주변 전곡항 마리나시설, 해양산업단지 생산시설과 연결돼 한국 해양레저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는 대부도와 이어진 서해안의 작은 섬이다. 면적 3.72km²(약 113만 평)의 섬은 높은 산 위에 있는 바위에서 신선이 목욕을 했다고 해서 선감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로 이 선감도에 2020년까지 대규모 바다레저타운이 조성된다. 2929억 원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31만1000m²(약 9만4000평)의 땅에 호텔과 전문쇼핑몰, 해수 스파, 카페, 야외공연장 등을 건립한다. 제2도립수목원인 일명 바다향기수목원도 조성된다. 수목원은 암석원, 도서식물원, 겨울정원, 야생화원, 상록활엽수원 등 20여 개 테마공간으로 구성된다. 경기도는 바다레저타운과 바다향기수목원을 연계해 해양레저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지역 기반형 관광지를 만들 계획이다. 바다와 호수를 함께 갖춘 평택호관광단지 조성사업도 2015년까지 추진된다. 274만3000m²(약 83만 평)의 땅에 호반 테마파크와 수변 카페테리아, 윈드서핑 및 요트 클럽하우스 등 수상레저시설이 설치된다. 약 44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역사와 문화를 아우른다. 경기 역사 및 문화 특성을 테마로 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국내 최대의 다문화도시인 안산에 들어설 ‘아시아컬처빌리지’가 대표적이다. 아시아를 주제로 하는 세계 유일의 테마파크로 다양한 에듀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구성된다. 지역은 시화호 북측간석지 내 공유수면 매립지 33만 m²(약 10만 평). 아시아 역사와 문명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시아 역사문명관’, 아시아 출신의 주요 인물을 밀랍인형으로 만날 수 있는 ‘아시아 인물관’, 주요 문화유적을 모형으로 꾸며놓은 ‘아시아 문화유산 전시거리’ 등이 조성된다. 아시아 각국의 전통음식과 민속품을 먹고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도 들어선다. 약 34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3년 완공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아시아컬처빌리지가 문을 열면 총인원 500만 명이 관람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연간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인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사격장은 평화생태공원으로 거듭난다. 이곳은 과거 ‘쿠니사격장’으로 불리며 수십 년간 미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다. 2007년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 이전된 뒤 오랜 기간 논의를 거친 끝에 평화생태공원 조성 방침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97만3000m²(약 29만 평)의 땅에 역사관과 기념관, 생태공원 등이 들어선다. 갯벌 등 다양한 해양체험시설이 들어서고 문화의 거리와 야외공연장 등이 건립된다. 전체 설계는 국제공모를 통해 이뤄진다. 총사업비 2018억 원이 투입된다. 토양오염 제거 등 환경정화 작업이 먼저 진행된다. 시화호 공룡알 유적지를 활용한 ‘선사박물관’은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일대에 건립된다. 공룡생태박물관, 야외 공룡공원, 공룡연구소, 자연사학습장 등으로 구성된다. 319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선보일 예정이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주민센터 행패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숙정 경기 성남시의원(36·여·무소속)에 대해 성남시의회가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성남시의회는 14일 열린 제176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의원 21명이 발의한 ‘성남시의회 의원 윤강령 위반 심사요구의 건’을 상정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아일보는 14일자 A2면에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 주치의인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지면 관계상 실지 못한 내용을 추가해 동아닷컴용으로 인터뷰 전문을 다시 올립니다. 이 교수가 석 선장을 치료하면서 느꼈던 문제점과 인간적 고뇌 등을 가감 없이 소개합니다.》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은 내부 장기 및 외상이 모두 완치된다 해도 일부 장애가 있을 것이라는 의료진 판단이 나왔다. 석 선장 치료를 맡고 있는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42·사진)는 13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총알을 맞은 석 선장의 왼쪽 손목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그나마 오만 의료진이 응급수술을 잘해서 이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면 자칫 왼팔 일부를 절단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완치가 되더라도 석 선장의 왼손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며 "총알을 맞은 양 다리 역시 일부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후 5시 반경 시작했다. 당초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반 이상 늦어졌다. 인터뷰 직전 외상환자가 들어와 예정에 없던 응급수술을 했기 때문이었다. 수술을 마친 이 교수를 만난 곳은 아주대병원 별관 4층 중증외상특성화센터 행정실. 한 손에는 먹다 만 샌드위치가 들려있었다. 늦은 점심이었다. 수술실에서 입었던 파란 수술용 가운과 모자를 그대로 입고 있었다. 가슴 부위에 붉은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잠시 후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이 교수가 다른 의료진과 함께 공식 브리핑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혼자 인터뷰에 나선 것은 석 선장 이송 후 처음이다. 그는 석 선장 치료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나타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또 열악한 국내 외상환자 치료 시스템을 설명할 때에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오만 현지에서 있었던 총알 분실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석 선장을 오만에서 처음 봤을 때 상태가 어땠나. "오만 현지에서 본 그의 상태는 너무 안 좋았다. 총알을 맞은 부위마다 괴사성근막염(근육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괴사를 동반)으로 몸이 온통 벽돌처럼 검붉었다. 그것을 본 순간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가자마자 고름을 제거하고 총알을 뺐더니 환자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석 선장 상태가 그 정도로 나빴나. "한마디로 만신창이였다. 오만으로 출국할 때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잘못되면 함께 간 의료진 모두 돌아오지 않을 각오였다.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처음에 왜 경상으로 발표됐는지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석 선장이 병원에 도착한 지 1시간 만에 오만 의료진이 수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형외과 의사가 뼈 맞춰 놓은 것 보니까 환상적이었다. 팔 뼈 전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는데 '예술작품'처럼 해놓았다. 이건 외국 의학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그 정도로 잘했다." ―현재 상태는 어떤가. 괜찮은 것으로 봐도 되나. "암 환자는 수술실에서 90% 결정된다. 대장암 수술을 받으면 5일 만에도 퇴원한다. 그러나 석 선장 같은 환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약물로 생명을 끌어가고 있는 상태라 간수치도 확 올라갔고 이거 낮추려고 약제를 또 썼다. 한때는 소변량 때문에 걱정했고…. 걱정할 일이 '이벤트'처럼 시시각각 일어나기 때문에 눈을 떼지 않고 모니터해야 한다. 확인해야 할 수치가 150가지가 넘는다. 이건 '우주왕복선'을 띄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완치 이후 우려되는 것이 있나. "석 선장 가족에게 솔직히 말했다. '앞으로 아버지 배 못 탈 것'이라고. 석 선장이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도 물었다. 오른손잡이라고 하기에 다행이라고 말해줬다. 글을 쓰고 화장실 가는 등의 일상생활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왼손은 못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총알에 맞은 다리도 불편하게 될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언론도 관심갖지 않을 것이고. 가족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다." ―총알 분실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삼호해운 직원들이 현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 따라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원했다. 심지어 모기약 1개까지 구해다 줄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쪽의 도움은 거의 받지 못했다.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자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누가 나서지도 않고….그런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서 총알 개수에 집착하니까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교수는 오만 현지에서 확보한 총알 2개 중 1개를 다른 소지품과 함께 잃어버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지 상황이 매우 급박했던 것 같다. "오만 의료진도 관심이 높아지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사실 한국으로 치면 내륙 중소도시의 작은 종합병원에 총알 여러 발을 맞아 중상을 입은 외국인 근로자 1명이 온 것이다. 그것도 완전 쇼크 상태로. 과연 한국에서 그 환자가 살았을까?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처리했다. 에스컬레이터도 없고 대리석 장식도 없는 병원에서 말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취재진이 몰리면서 오만 쪽도 (석 선장을) 데리고 있기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우리가 어디까지 해야하나?' 혼란스워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현지의 혈액이나 약제 수급 여건도 나빴다. 인구도 적고 회교 국가라 헌혈도 잘 안하고…. 의료진 3명이 모여 의논을 했는데 더 놔두면 '죽는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바로 이송을 결정했다." ―이 교수 때문에 외상외과와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이번에 오만에 가는 것 자체가 우리 팀과의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가서 잘못 되면 아예 돌아오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가려고 했다. 나도 (한국에서) 많이 지쳤고 김지영 선생(간호사)도 뻑 하면 캐나다 간다고 '협박'했다. 정경원 선생(임상강사)도 갈 데 있고…. 잘되더라도 한국에서 외상센터를 더 할 마음이 없었다. 하루하루가 미치는 것 같았다. 지금의 관심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외상외과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반짝 유행에 그쳤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국내 외상 치료 체계의 실태는…. "석 선장은 내가 치료하는 환자 중 제일 중한 환자는 결코 아니다. 굳이 따지면 상위 30% 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포함되는 환자들도 거의 살려낸다. 석 선장 같은 분들 살려내는 경우는 80% 넘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한 해 외상으로 죽는 환자가 4만 명이 넘는다. 군대로 치면 1개 사단급이다. 이건 전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40세 이전 환자의 사망원인 1위가 외상이다. 가슴이 아픈 건 대부분 어려운 사람들이 다친다는 것이다. 수술 들어가보면 손가락 없는 사람, 콩팥이 없는 사람도 많다. 살아나면 장애를 갖고서 다시 산업현장에 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당사자들의 사연을 옆에서 보면 정말 비참하고 눈물이 난다. 사실 그동안 언론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석 선장 치료를 시작한 이후 집에는 가 봤나. "한 번도 못 갔다.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가나. 아마 석 선장에게서 인공호흡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야 가능할 것 같다." 이 교수는 1995년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0년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대학병원과 영국 로열런던병원에 외상외과 연수를 다녀왔다. 현재는 아주대 의대 외상외과 부교수 겸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을 맡고 있다.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은 내부 장기 및 외상이 모두 완치된다 해도 일부 장애가 있을 것이라는 의료진 판단이 나왔다. 석 선장 치료를 맡고 있는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42)는 13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 이 교수는 "총알을 맞은 석 선장의 왼쪽 손목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그나마 오만 의료진이 응급수술을 잘해서 이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면 자칫 왼팔 일부를 절단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완치가 되더라도 석 선장의 왼손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며 "총알을 맞은 양 다리 역시 일부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후 5시 반경 시작했다. 당초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반 이상 늦어졌다. 인터뷰 직전 외상환자가 들어와 예정에 없던 응급수술을 했기 때문이었다. 수술을 마친 이 교수를 만난 곳은 아주대병원 별관 4층 중증외상특성화센터 행정실. 한 손에는 먹다 만 샌드위치가 들려있었다. 늦은 점심이었다. 수술실에서 입었던 파란 수술용 가운과 모자를 그대로 입고 있었다. 가슴 부위에 붉은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잠시 후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이 교수가 다른 의료진과 함께 공식 브리핑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혼자 인터뷰에 나선 것은 석 선장 이송 후 처음이다. 그는 석 선장 치료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나타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또 열악한 국내 외상환자 치료 시스템을 설명할 때에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오만 현지에서 있었던 총알 분실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석 선장을 오만에서 처음 봤을 때 상태가 어땠나. "오만 현지에서 본 그의 상태는 너무 안 좋았다. 총알을 맞은 부위마다 괴사성근막염(근육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괴사를 동반)으로 몸이 온통 벽돌처럼 검붉었다. 그것을 본 순간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가자마자 고름을 제거하고 총알을 뺐더니 환자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석 선장 상태가 그 정도로 나빴나. "한마디로 만신창이였다. 오만으로 출국할 때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잘못되면 함께 간 의료진 모두 돌아오지 않을 각오였다.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처음에 왜 경상으로 발표됐는지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석 선장이 병원에 도착한 지 1시간 만에 오만 의료진이 수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형외과 의사가 뼈 맞춰 놓은 것 보니까 환상적이었다. 팔 뼈 전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는데 '예술작품'처럼 해놓았다. 이건 외국 의학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그 정도로 잘했다." ―현재 상태는 어떤가. 괜찮은 것으로 봐도 되나. "암 환자는 수술실에서 90% 결정된다. 대장암 수술을 받으면 5일 만에도 퇴원한다. 그러나 석 선장 같은 환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약물로 생명을 끌어가고 있는 상태라 간수치도 확 올라갔고 이거 낮추려고 약제를 또 썼다. 한때는 소변량 때문에 걱정했고…. 걱정할 일이 '이벤트'처럼 시시각각 일어나기 때문에 눈을 떼지 않고 모니터해야 한다. 확인해야 할 수치가 150가지가 넘는다. 이건 '우주왕복선'을 띄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완치 이후 우려되는 것이 있나. "석 선장 가족에게 솔직히 말했다. '앞으로 아버지 배 못 탈 것'이라고. 석 선장이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도 물었다. 오른손잡이라고 하기에 다행이라고 말해줬다. 글을 쓰고 화장실 가는 등의 일상생활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왼손은 못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총알에 맞은 다리도 불편하게 될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언론도 관심갖지 않을 것이고. 가족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다." ―총알 분실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삼호해운 직원들이 현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 따라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원했다. 심지어 모기약 1개까지 구해다 줄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쪽의 도움은 거의 받지 못했다.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자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누가 나서지도 않고….그런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서 총알 개수에 집착하니까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교수는 오만 현지에서 확보한 총알 2개 중 1개를 다른 소지품과 함께 잃어버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지 상황이 매우 급박했던 것 같다. "오만 의료진도 관심이 높아지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사실 한국으로 치면 내륙 중소도시의 작은 종합병원에 총알 여러 발을 맞아 중상을 입은 외국인 근로자 1명이 온 것이다. 그것도 완전 쇼크 상태로. 과연 한국에서 그 환자가 살았을까?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처리했다. 에스컬레이터도 없고 대리석 장식도 없는 병원에서 말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취재진이 몰리면서 오만 쪽도 (석 선장을) 데리고 있기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우리가 어디까지 해야하나?' 혼란스워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현지의 혈액이나 약제 수급 여건도 나빴다. 인구도 적고 회교 국가라 헌혈도 잘 안하고…. 의료진 3명이 모여 의논을 했는데 더 놔두면 '죽는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바로 이송을 결정했다." ―이 교수 때문에 외상외과와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이번에 오만에 가는 것 자체가 우리 팀과의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가서 잘못 되면 아예 돌아오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가려고 했다. 나도 (한국에서) 많이 지쳤고 김지영 선생(간호사)도 뻑 하면 캐나다 간다고 '협박'했다. 정경원 선생(임상강사)도 갈 데 있고…. 잘되더라도 한국에서 외상센터를 더 할 마음이 없었다. 하루하루가 미치는 것 같았다. 지금의 관심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외상외과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반짝 유행에 그쳤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국내 외상 치료 체계의 실태는…. "석 선장은 내가 치료하는 환자 중 제일 중한 환자는 결코 아니다. 굳이 따지면 상위 30% 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포함되는 환자들도 거의 살려낸다. 석 선장 같은 분들 살려내는 경우는 80% 넘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한 해 외상으로 죽는 환자가 4만 명이 넘는다. 군대로 치면 1개 사단급이다. 이건 전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40세 이전 환자의 사망원인 1위가 외상이다. 가슴이 아픈 건 대부분 어려운 사람들이 다친다는 것이다. 수술 들어가보면 손가락 없는 사람, 콩팥이 없는 사람도 많다. 살아나면 장애를 갖고서 다시 산업현장에 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당사자들의 사연을 옆에서 보면 정말 비참하고 눈물이 난다. 사실 그동안 언론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석 선장 치료를 시작한 이후 집에는 가 봤나. "한 번도 못 갔다.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가나. 아마 석 선장에게서 인공호흡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야 가능할 것 같다." 이 교수는 1995년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0년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대학병원과 영국 로열런던병원에 외상외과 연수를 다녀왔다. 현재는 아주대 의대 외상외과 부교수 겸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을 맡고 있다.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한일 양국의 전직 법무장관이 13일 경기 광주시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을 찾아 피해 실상을살펴보고 아픔을 함께 나눴다. 스기우라 세이켄(杉浦正健) 전 일본 법무장관과 김성호 전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군위안부 피해할머니 8명이 생활하는 나눔의 집을 찾아 추모공원에 헌화하고 군위안부 교육관과 역사관을 차례로 둘러보고 나서 피해 할머니들을위로했다. 스기우라 전 장관은 개인 자격으로 방문했다고 전제한 뒤 “군위안부 역사관을 보고 할머니들을 만나 피해를 확인하고싶었다”며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한일 과거사 청산의지를 보이지 않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받기 전까지절대로 죽지 않겠다”고 말했다.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