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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라커룸은 눈물바다가 됐다. 조별리그에서 승승장구한 대표팀이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며 0-1로 패했기 때문.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손흥민(토트넘) 등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선수들은 이렇게 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 당시 신태용 감독의 지도 아래 한국 공격의 선봉에 섰던 와일드카드 손흥민과 권창훈(디종), 황희찬(잘츠부르크)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서 다시 만났다. 리우 올림픽 사령탑이었던 신 감독과 또 한 번의 국제무대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들은 국내 소집 훈련에서 큰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 무난히 최종 엔트리(23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셋 모두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을 통해 2년 전보다 성장했다. 지난 시즌 유럽 무대 한국인 시즌 최다골(21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18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은 역습 위주의 전술을 구상하는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는 스스로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창훈은 올 시즌 11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으로 프랑스 무대에 안착했다. 왼발 킥이 뛰어난 그는 한국의 공격 전개뿐만 아니라 세트피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소속팀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도 활약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신 감독은 14일 ‘멀티 공격수’로 성장한 권창훈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당초 대표팀의 플랜A였던 투 톱을 가동한 4-4-2 대신 다른 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권창훈은 (전술에 따라) 최전방에 설 수도 있고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직한 돌파 능력을 갖춘 황희찬은 한국이 투 톱을 활용할 경우 손흥민의 짝으로 기용될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13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다. 그는 리우 올림픽 때도 손흥민과 룸메이트로 지내며 돈돈한 관계를 유지했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과는 워낙 친한 데다 서로 평소에도 얘기를 많이 나누기 때문에 둘 사이 호흡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태용호’가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닻을 올린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48)은 14일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나선다. 그동안 신 감독은 약체로 평가받는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 선발을 고심해 왔다. 그는 “일부 팬들은 ‘저 선수는 잘하는데 왜 안 뽑나’ ‘감독이 학연이나 의리로 선수를 뽑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내 머릿속에 그런 것은 1%도 없다. 오직 본선에서 맞붙을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세계적 선수들을 이겨낼 경쟁력이 있는 선수인가를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선수 선발을 마친 뒤 대표팀은 국내 소집 훈련에 이어 유럽에 캠프를 차리고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갈 계획이다. ○ 고민 많은 수비진…부상자들의 운명은? 대표팀 명단의 화두는 부상에서 회복 중인 수비수들의 발탁 여부다. 측면 수비수 김진수(전북)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3월 24일)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고,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는 2일 대구와의 K리그1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13일 전북 관계자는 “김민재는 조만간 깁스를 풀 예정이다. 통증은 많이 사라져 다음 주 수중 치료를 할 계획이다. 김진수는 조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대표팀 수비의 주축으로 활약해 온 두 선수를 발탁한다면 14일 발표될 명단은 ‘23명(월드컵 최종 엔트리 인원)+α(부상 선수)’가 될 수 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국내 소집 훈련에서 부상 선수들의 회복 경과를 지켜본 뒤 국제축구연맹(FIFA)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 시한인 다음 달 4일 전에 월드컵 동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비 조직력 강화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명단을 확정한다면 대체 자원들이 발탁될 수 있다. 중앙 수비수에는 윤영선(성남) 정승현(사간 도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윤영선은 공중 볼 경합에 강하다. 정승현은 발 기술과 후방에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능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측면 수비수로는 김민우와 홍철(이상 상주)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홍철과 김민우는 스피드가 좋아 공격 가담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때맞춰 홍철과 김민우는 13일 인천과의 K리그1 경기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차례로 시즌 1호 골을 터뜨렸다. 특히 홍철은 코너킥에서 왼발로 감아 찬 공이 상대 골문으로 향해 득점으로 연결됐다. 공격진에서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권창훈(디종)과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들의 발탁이 확실시된다. 이들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신 감독의 지휘 아래 한솥밥을 먹었다. 권창훈은 13일 프랑스 리그1 릴과의 경기에서 시즌 11호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은 올 시즌 13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다.○ 오스트리아, ‘기회의 땅’ 될까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웨덴전(6월 18일)에 앞서 4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28일 대구에서 ‘가상 멕시코’인 온두라스와 맞붙고, 다음 달 1일에는 전주에서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유럽과 북중미 팀 등을 상대함으로써 본선에서 만날 다양한 스타일의 축구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출국한다. 레오강은 6월 평균 기온이 섭씨 17도다. 본선 경기가 열리는 러시아의 도시들(섭씨 18∼21도)과 비슷한 환경이라 러시아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이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남아공 월드컵 때도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명문 구단들이 비시즌에 캠프를 차리는 곳으로 훈련 환경이 뛰어나다.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도 오스트리아에서 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대표팀은 볼리비아(다음 달 7일), 세네갈(다음 달 11일)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 달 12일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한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벤치에서 경기를 보면 공의 흐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선수들의 움직임 위주로 보게 된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는 양 팀 전체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는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8)은 ‘관중석 예찬론자’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지난해 4월 프로축구 K리그1 전북과의 연습 경기에서는 20분가량 벤치 대신 관중석에 올라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는 2009년 프로축구 성남 감독일 때는 관중석에서 ‘무전기 매직’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인천과의 경기 중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그는 관중석에서 구단 직원들이 사용하는 무전기로 벤치에 있는 코치에게 작전 지시를 내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과연 신 감독이 ‘관중석 관전’의 효험을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벤치에서의 전자장비 사용을 금지해왔던 국제축구연맹(FIFA)이 러시아 월드컵에서부터 헤드셋 장비를 통해 감독이 관중석(기자석)에서 경기를 보는 코칭스태프로부터 실시간으로 경기 분석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감독이 직접 관중석에 올라가지 않아도 ‘제2의 눈’인 코치들을 통해 다양한 경기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우리 팀 전략, 전술도 상대 팀에 노출된다. 한국대표팀 관계자는 “코치 2명과 영상편집분석관 등이 기자석에서 경기를 본다. 이때 FIFA는 태블릿PC를 통해 히트 맵(선수의 활동 반경) 등 선수 관련 데이터와 경기 영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코치들은 이를 토대로 상대 전략을 분석한 뒤 헤드셋 무선 교신 장치를 통해 감독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태블릿PC로 영상을 편집한 뒤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 설치된 모니터로 선수들과 함께 볼 수도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전반전에 나온 우리 팀의 실수와 상대 팀 약점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선수들에게 1∼2분 분량으로 편집된 경기 영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시간 경기 분석이 중요해짐에 따라 대표팀은 3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에서 활동한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코치(64)를 영입하는 등 코칭스태프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심을 잡는 매의 눈’ 비디오 판독도 성인 월드컵 최초로 도입된다. 주심과 부심 외에 ‘비디오 부심’을 경기장에 배치해 주심의 판정을 돕는 것이다. 비디오 부심은 경기 영상을 보면서 무선으로 주심과 대화를 나누고, 주심은 비디오 부심이 제공한 정보를 참고해 최종 판정을 내린다. 한편 FIFA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심의 최종 판정이 내려진 직후 전광판을 통해 비디오 판독 리플레이 영상을 보여주기로 했다. 관중들이 판정 사유를 납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판독 대상은 득점 및 페널티킥, 퇴장 상황, 심판이 놓친 반칙 등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수비수들의 교묘한 반칙 등이 모두 카메라에 포착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미 K리그1에서 비디오 판독을 시행 중이기 때문에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낯선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파를 위해 대표팀 소집 이후 주의 사항을 별도로 교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을 리허설로 삼아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수들이 혈전을 벌이게 될 그라운드의 잔디도 기존 월드컵과는 다르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모든 경기장엔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려 있다. 천연 잔디에 인조 잔디가 3∼5% 섞인 것이 하이브리드 잔디다. 인조 잔디를 땅에 심은 뒤, 그 위에 천연 잔디의 씨앗을 뿌려서 만든다. 그러면 땅속에 박힌 인조 잔디의 단단한 섬유 조직에 천연잔디의 뿌리가 감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뿌리가 단단히 얽혀 내구성이 탁월한 하이브리드 잔디는 경기 중 선수들의 태클로 잔디가 움푹 파이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하이브리드 잔디로 된 경기장이 아직 없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하이브리드 잔디 경기장을 쓰는 팀이 많다. 손흥민의 소속 팀인 토트넘이 올 시즌 안방으로 사용 중인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도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려 있다. 한편 일본 프로축구 빗셀 고베의 경기장도 하이브리드 잔디인데, 협회 관계자는 “정우영 등 빗셀 고베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확인한 결과 천연 잔디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라운드가 딱딱하면 선수들이 회전 동작 등을 할 때 발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사용하는 경기장은 부드러운 흙을 사용해 그라운드가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것을 막는다. 신 감독은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 잔디보다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여서 우리 대표팀 경기력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금까지는 대표팀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뒤에는 수비 조직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8)은 2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의 수비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일부 축구 해설위원 등이 대표팀이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해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말을 듣고서였다.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표팀은 14경기에서 19골을 내줬다. 그동안 대표팀이 A매치(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소집되면 훈련을 할 시간이 3, 4일에 불과했기 때문에 수비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21일부터 월드컵 멤버의 국내 소집 훈련이 시작되면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6월 18일)까지 한 달가량 체계적으로 수비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있기 때문에 수비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전북 수비 라인’이 흔들리면서 신 감독의 구상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3월 유럽 방문 평가전 때 신 감독은 K리그1 선두인 전북의 김민재 홍정호(이상 중앙 수비수), 최철순 김진수 이용(이상 측면 수비수) 등 5명을 뽑았다. 하지만 김진수가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3월 24일)에서 왼쪽 무릎을 다친 데 이어 김민재도 2일 대구와의 K리그1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김민재와 김진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전북은 8일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부리람(태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방문경기(2-3 전북 패)에서 3골을 내주는 등 수비진이 붕괴된 모습을 보였다. 부리람전에는 최철순과 이용이 출전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세계 최강 독일도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을 그대로 대표팀에 중용하기도 한다. 같은 프로팀의 선수들로 수비 라인을 구성하면 전술을 이식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부상 선수 등 전북 수비진에 발생한 문제로 인해 불안 요소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부상 선수들로 인해 고민이 많은 신 감독은 14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 등을 포함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 인원(23명) 이상의 선수를 대표팀에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관계자는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을 일단 국내 소집 훈련에 참가시킨 뒤 다음 달 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엔트리를 제출하기 직전 최종 23명의 명단을 확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상 선수들이 21일부터 당장 그라운드에서 훈련할 수는 없지만 재활을 하는 동시에 비디오 미팅 등을 통한 전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후 부상 회복 속도와 그라운드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수비수들과의 조화 가능성 등을 두루 살펴본 뒤 부상자들의 월드컵 합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신 감독은 의무팀을 통해 부상 선수들의 재활 상태를 보고받고 있다. 현재 김진수는 조깅을 시작한 단계다. 정강이뼈에 금이 가 깁스를 한 김민재는 얼마나 빠르게 뼈가 붙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올라선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권창훈(24)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권창훈은 지난해 1월 리그1 디종으로 이적했다. 당시 그는 중동과 중국의 프로 팀으로부터 거액의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돈보다 유럽에서의 경험과 성장을 우선시한 권창훈은 과감히 프랑스행을 택했다. 디종으로 이적할 당시 권창훈의 이적료는 120만 유로로 알려져 있다. 디종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권창훈은 이번 시즌 리그1 10골(32경기)을 터뜨리며 성공적으로 유럽 무대에 안착했다. 리그1에서 꾸준하게 활약한 덕분에 권창훈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 따르면 5월 기준 권창훈의 이적시장 가치(예상 이적료)는 840만 유로(약 108억 원)다. 디종 입단 당시의 7배(유로 기준)로 몸값이 오른 것이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클럽들이 권창훈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은 “손흥민(26·토트넘)의 영입으로 성공을 거둔 EPL 토트넘이 한국 선수인 권창훈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권창훈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토트넘이 스카우트를 파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도 권창훈을 관찰하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왼발 킥이 탁월한 권창훈은 디종에서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 자리뿐만 아니라 최전방까지 소화하고 있다.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섭렵하며 ‘멀티 공격수’로 거듭난 그는 유럽 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올라갔다. 독일 언론 베스트도이체 차이퉁은 “권창훈은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위치에서 뛸 수 있는 좋은 공격 자원이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8일 권창훈을 리그1 36라운드 베스트 11으로 선정했다. 3-4-3 포메이션으로 구성된 베스트 11에서 권창훈은 스리톱 가운데에 위치한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선정됐다. 7일 갱강과의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르피가로는 “권창훈은 디종의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빼어난 골 결정력까지 보여줬다”면서 “갱강과의 경기에서는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도 기록했다. 공격수의 모범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가 한국 남자 싱글의 희망 차준환(17)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바는 8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곁을 떠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투트베리제 코치에게 배운 많은 것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코치 교체가) 유일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의 지도자였던 오서 코치는 현재 차준환과 평창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 등을 지도하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오서 코치와 함께 캐나다에서 훈련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나온 소문처럼 캐나다로 귀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드베데바는 11년간 투트베리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 끈끈했던 둘의 관계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올림픽에서 메드베데바는 투트베리제 코치에게 함께 지도를 받고 있는 알리나 자기토바(16)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투트베리제 코치는 최근 러시아 방송에 출연해 “메드베데바가 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메드베데바는 내게 ‘자기토바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도록 시니어 무대 데뷔를 늦춰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의 코너킥 상황. 페널티 아크에 서 있던 이승우(20·베로나·사진)는 상대팀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빨랫줄처럼 날아가 AC밀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0)의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잔루이지 돈나룸마(19)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이승우는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17∼2018시즌 세리에A 3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40분 이탈리아 무대 첫 골이자, 성인 1군 무대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승우는 과거 페루자에서 활약한 안정환에 이어 세리에A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인 선수다. 세리에A에서 한국 선수가 득점에 성공한 것은 2001∼2002시즌 안정환 이후 약 16년 3개월 만이다. 베로나는 이승우의 추격 골에도 불구하고 1골을 더 내줘 1-4로 졌다. 이승우는 지난해 9월 라치오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지만 주전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이번 시즌 그는 리그 13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뒤 환상적인 골까지 터뜨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승우는 “하루라도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은 생각에 그동안 성급한 플레이가 많았다. 월드컵에도 가고 싶었기 때문에 결과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기 전에 강호를 상대로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로나는 이날 패배로 승점 25(7승 4무 25패)를 기록해 19위에 머물렀다. 베로나는 17위인 스팔(승점 32)과의 승점 차가 7로 벌어지면서 남은 리그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부 리그 강등이 결정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동반 라운드를 펼친 김해림(29·사진)과 이다연(21)의 명암은 17번홀(파4)에서 갈렸다. 16번홀까지 7타를 줄인 이다연은 7언더파로 선두를 질주 중이었고, 4타를 줄인 김해림은 5언더파 공동 2위로 추격 중이었다. 운명의 17번홀에서 김해림은 7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6언더파를 기록해 이다연을 압박했다. 이날 17번홀은 버디가 2개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공략이 어려웠다. 쾌조의 샷 감각을 보여주던 이다연이 흔들린 것도 그때였다. 3m짜리 파 퍼트에 실패한 이다연은 1m짜리 보기 퍼트마저 실패했다. 더블 보기를 범한 이다연은 5언더파가 되면서 1위 자리를 김해림에게 내줬다. 1타 차 선두로 18번홀(파3)에 돌입한 김해림은 침착히 파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김해림은 6일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CC(파71)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KLPGA투어 통산 승수는 6승. 2016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김해림은 3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동일 대회를 3연패한 것은 고 구옥희(쾌남오픈, KLPGA선수권대회, 수원오픈), 박세리(서울여자골프선수권), 강수연(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에 이어 역대 4번째로 1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해림은 J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을 포기하고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 참가해 값진 기록을 작성했다. 김해림은 “17번홀에서 퍼트를 할 때 자석이 당기는 것 같은 기운을 느꼈다”면서 “김해림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해준 대회이기 때문에 일본 대회를 포기하고 한국에 왔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고 말했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하루에 달걀(흰자) 30개를 먹으며 체력 훈련을 해와 ‘달걀 골퍼’로 불리는 김해림은 치킨업체가 주최하는 대회와의 뜻깊은 인연을 이어갔다. 김해림은 “집에 황금알(대회 우승 트로피) 3개를 장식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역대 최초의 동일 대회 4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도 2년 연속 우승(2016, 2017년)을 차지했다. 김해림은 “KB금융 스타챔피언십(10월)에서도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림이 출전을 포기한 JLPGA투어 살롱파스컵에서는 신지애가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기록했다. 세계 18위 한국은 5일 덴마크 헤르닝에서 열린 월드챔피언십 B조 1차전 핀란드(세계 4위)와의 경기에서 캐나다 출신 귀화선수인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사진)가 0-4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 13분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스위프트는 역습 상황에서 핀란드 골리 하리 세테리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는 골리 다리 사이 공간을 뚫는 재치 있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이날 값진 골을 성공시켰지만 세계적 강호의 높은 벽을 느끼며 1-8로 완패했다. 특히 ‘쇼트핸디드 골’(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에서의 실점)을 세 차례나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스위프트는 “팀 코리아를 위해 득점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쇼트핸디드 골을 허용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수적 우세 상황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핀란드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세바스티안 아호(2골 2어시스트) 등을 앞세워 한국을 완파했다. 한국은 6일 열린 세계 1위 캐나다와의 B조 2차전에서는 0-10으로 졌다. 한국은 8일 라트비아(세계 13위)와 3차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와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 무함마드 살라(26·리버풀)의 맞대결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펼쳐진다. 살라가 이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은 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의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방문경기에서 2-4로 졌다. 하지만 1차전 안방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살라의 활약을 앞세워 5-2로 대승을 거뒀던 리버풀은 1, 2차전 합계 7-6으로 앞서 11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살라는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 왔던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돼 기쁘다. 이제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1승이 남았다”고 말했다. 호날두의 소속 팀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전날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1, 2차전 합계 4-3으로 앞서 결승에 올랐다. 레알은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레알과 리버풀의 결승전은 득점력이 뛰어난 양 팀 에이스의 대결로 불꽃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리오넬 메시(31·FC바르셀로나)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세계적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호날두는 올 시즌에도 무서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1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총 15골(2도움)을 터뜨려 개인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24골로 메시에 이어 2위다. 올 시즌 기량이 급격히 성장한 살라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골(4도움)을 기록해 팀 동료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EPL에서는 31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그는 잉글랜드축구기자협회(FWA)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호날두는 공격 상황에서 위치 선정 능력이 탁월하며 헤딩에도 능하다. 살라는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데 능하고 유연한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끈 선수는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호날두와 메시가 5번씩 발롱도르를 나눠 가졌지만 올해는 살라의 등장으로 3파전 구도가 된 상태다. 영국 언론 익스프레스는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살라가 발롱도르 경쟁에서 호날두와 메시를 제칠 수 있는 결정적 성과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레알과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동국(39·전북)은 월드컵에 함께 가지 못할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의 발탁 가능성은 50%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14일)를 앞둔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8·사진)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일부 선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 K리그1(1부)에서 5골(9경기)을 넣고 있는 ‘노장’ 이동국은 사실상 뽑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감독은 “이동국도 ‘내가 물러나야 후배들이 성장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우리는 K리그 팀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골을 못 넣는 상황 등이 이동국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최종 엔트리의 80% 정도를 완성했지만 나머지 20%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는 “컨디션이 저하된 선수와 부상 선수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그들이 월드컵에 맞춰 컨디션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이청용은 신 감독이 발탁을 머뭇거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이지만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경기 출전에 그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 신 감독은 “이청용이 최근에는 소속팀 경기에 출전했다. 대표팀 합류 여부는 50 대 50으로 본다”고 했다. 대표팀 측면 수비수 김진수(26·전북)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다. 신 감독은 “김진수는 이제 걸을 수 있는 단계다.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발(다음 달 3일)할 때까지 회복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신 감독은 일부 부상 선수의 대표팀 합류 불발에 대비해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수비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주축 선수의 부상 등 변수로 인해 21일 시작되는 국내 소집 훈련에는 최종 엔트리 인원인 23명 외에 추가 선수(2, 3명)가 훈련에 합류할 수도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단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 등을 소집해 점검한 뒤 다음 달 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엔트리를 제출하기 직전 최종 23명의 명단을 확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엔트리를 구상하는 동시에 본선 F조 상대국에 대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스페인 출신 토니 그란데 코치 등은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스웨덴, 멕시코 선수들을 분석 중이다. 신 감독은 “3차전 상대인 독일보다는 스웨덴(1차전)과 멕시코(2차전)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전문 외부 업체의 도움도 받아 상대 선수들의 ‘신상’까지 철저히 파악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전지훈련지로 출발할 때 각자의 아이패드에 스웨덴, 멕시코 선수들의 슈팅, 돌파 방향 등 모든 자료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고심을 하고 있다. 신 감독은 “성인 선수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진 않겠지만 월드컵 기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은 못하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 새롭게 도입되는 비디오판독(VAR)에 대해서도 선수들에게 교육을 할 생각이다. 신 감독은 “국내파들은 K리그에서 VAR를 시행 중이어서 익숙하지만 유럽파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에게 VAR 도입에 따른 주의점 등을 교육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속한 F조에 ‘부상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멕시코는 최근 공격수 이르빙 로사노(23)가 부상을 당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번의 공격수인 로사노는 지난달 29일 덴 하그와의 리그 경기에서 어깨를 다쳤다. 발재간이 뛰어난 그는 2017∼2018시즌 소속팀에서 17골을 터뜨리며 맹활약 중이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1일 “로사노는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에인트호번은 월드컵을 향한 로사노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차 군단’ 독일은 간판 중앙 수비수 제롬 보아텡(30)이 쓰러졌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인 보아텡은 지난달 26일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당시 그는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보아텡은 빠르면 시즌 종료 전에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월드컵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월드컵 직전에 부상을 당한 선수들은 실전 감각 회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리한 그라운드 복귀로 부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각국 대표팀은 부상 선수의 회복 상황 등을 철저히 체크한다. 한국은 미드필더 구자철(29)이 소속팀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상태다. 대표팀 관계자는 “현재 구자철은 한국으로 돌아와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구자철은 월드컵을 위해 국내에서의 치료와 휴식을 택했다. (부상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생해서 영광스러운 기록을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프로축구 K리그 역대 최다승 사령탑으로 우뚝 선 ‘봉동 이장’ 최강희 전북 감독(59)은 대기록 작성의 기쁨을 선수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은퇴 기로에 놓인 선수, 기량 저하로 방출된 선수 등을 데려와 리그 정상급 선수로 탈바꿈시키는 놀라운 선수 관리 능력을 보여준 최 감독다운 모습이었다. 전북은 25일 강원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전반 20분 아드리아노와 후반 5분 정혁이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7연승을 달린 전북은 리그 선두(승점 24·8승 1패)를 질주했다. 이날 승리로 통산 211승을 기록한 최 감독은 역대 최연소(만 59세 13일)이자 최단 기간(재임 기간 13년)에 최다승 사령탑이 됐다. 그는 “전북 팬들과 구단이 나를 믿고 나만의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기록을 세웠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행복한 마음을 갖겠지만 내일부터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집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최 감독은 200승 이상 감독 중 승률도 독보적으로 앞서 있다. 그는 25일 현재 211승 107무 98패로, 63.6%의 승률(무승부는 0.5승으로 계산)을 기록 중이다. 역대 다승 2위 김정남 전 감독의 승률은 54.7%(210승 168무 159패), 3위 김호 전 감독의 승률은 52.5%(207승 154무 180패)다. 100승 이상을 거둔 감독들을 봐도 60%대의 높은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64.4%)뿐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는 예측이 불가능한 스포츠다. 특히 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FIFA 랭킹 61위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1위), 멕시코(15위), 스웨덴(23위) 등 강호들과 맞붙지만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이기면 그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기성용은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3K(Kill Pass, Killer, Killing)’의 핵심 선수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국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미드필더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킬 패스’(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패스) 한 방으로 역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유럽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기성용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패스 성공률 89%(1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성용은 롱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와 침투 패스를 이용한 찬스 메이킹 등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템포 조절을 비롯해 수비까지 해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을 앞둔 기성용은 “주장으로 월드컵에 참가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과거 주장이었던 박지성(은퇴) 등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정신력을 배운 만큼 16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할 ‘킬러’로 손흥민(26·토트넘)을 꼽았다. 그는 “손흥민은 우리 팀의 핵심으로 상대에 위협적인 선수다”라면서 “우리 팀의 공격은 상당 부분 손흥민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최전방과 윙어로 모두 뛸 수 있는 손흥민의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전술을 사용할 계획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처럼 투톱을 내세운 4-4-2 포메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득점 환경 속에서 손흥민이 킬러 본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8골을 터뜨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축구의 승패는 백지 한 장 차이로 갈린다. 우리가 상대보다 백지 한 장이라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집중력 있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힘, 멕시코는 개인기, 독일은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이들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한국 수비진의 안정화가 중요하다. 월드컵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대 공격수를 ‘킬링’(완벽한 수비)하는 데 능한 수비수 김민재(22·전북)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는 올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4실점)인 선두 전북의 수비라인을 이끌고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김민재는 홍명보의 발기술과 최진철의 대인방어 능력을 모두 갖춘 수비수다. 체격이 큰데 발도 빠르고 패스 능력도 좋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월드컵에서 세계적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꿈이다. 스타플레이어들을 막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5일 “선수들과 함께 매일 긴장하면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팬들도 ‘붉은 악마’가 돼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러시아 월드컵 응원 슬로건을 ‘We, the Reds!’로 확정했다. 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가 되자(Be the Reds)’는 슬로건을 활용했다. 이제는 모두 붉은 악마가 된 우리 국민이 당당한 자부심을 갖고 응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F조 조별리그 일정○ 6월 18일: 한국-스웨덴(21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독일-멕시코(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24일: 한국-멕시코(0시 로스토프 아레나), 독일-스웨덴(3시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 27일: 한국-독일(23시 카잔 아레나), 멕시코-스웨덴(23시 예카테린부르크 스타디움)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주위에서 아시아경기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걸 두고 징크스라고 부른다면 이번에 깨버리겠다.” 당당하게 각오를 밝히는 ‘권총 황제’ 진종오(39·KT)의 눈빛은 표적을 노려볼 때처럼 매서웠다.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50m 권총)를 이뤄낸 진종오가 갖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은 4개나 된다. 그러나 아시아경기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3개를 수집했을 뿐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24일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대회가 열린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만난 진종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해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등산을 갔다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져 한 달간 훈련을 못했다. 이 때문에 월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정식 출전권(1∼3위)을 획득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각국 2명에게 주어지는 번외 경기 선수(대회 본선에 나서지만 성적이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 선수로 결선 참가 자격 없음)로 경기에 나섰다. 그래도 그는 본선 정식 출전 선수였다면 2위에 해당하는 585점을 쐈다. 진종오는 “최근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국제대회 감각을 되찾으면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아시아경기에서 10m 공기권총만 출전이 확정됐다. 주 종목 50m 권총은 올림픽에 이어 아시아경기에서도 폐지됐다. 진종오는 이 종목 폐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ISSF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장 자신 있는 50m 권총이 폐지돼 속이 많이 상한다. 50m 권총 종목만 연습해 온 선수들의 (올림픽 등) 출전 기회가 없어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아시아경기에서 신설된 10m 공기권총 혼성은 출전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대한사격연맹에 따르면 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에서 개인전 출전자(2명) 중에 혼성 출전자를 선발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면 개인전 선발전 1위 이대명(경기도청)과 2위 진종오 중 한 명이 혼성에 나선다. 반면 개인전과 별도의 혼성 출전자를 선발한다면 국내 혼성 선발전 1위 김청용(KT)이 출전한다. 진종오는 “혼성 종목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남녀가 같이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창원국제사격장에서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8월 31일∼9월 15일)도 열린다. 한국은 1978년 서울 대회에 이어 40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세계사격선수권을 개최한다. 창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3라운드에 들어간 이소영(21·롯데·사진)은 마지막 그룹보다 40분가량 일찍 경기를 마쳤다. 쾌조의 컨디션 속에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선두(9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이소영은 초조하게 경쟁자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 추격자였던 장하나가 18번홀(파4)에서 샷 이글에 실패하고 나서야 이소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우승이 확정된 그는 동료들로부터 ‘생수 세례’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소영은 22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신인이었던 2016년 7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우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이소영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1승을 더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선두였던 조윤지(최종 공동 12위)와 2위였던 장하나(최종 공동 2위)가 각각 4오버파와 이븐파로 부진한 사이 이소영은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으며 역전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또한 그는 전날 벌에 쏘인 오른쪽 팔에 불편을 느끼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이소영은 “샷을 할 때마다 간지러워서 팔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우승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행운의 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소영은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 가수 핏불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부른 노래 ‘Feel This Moment(이 순간을 느껴라)’가 빙판 위에 울려 퍼지자 ‘피겨스케이팅 요정’ 알리나 자기토바(16)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이상 러시아)는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라이벌로서 뜨거운 승부를 펼쳤던 둘이다. 하지만 승패와 관계없는 무대에서 이들은 항상 붙어 다니며 친분을 과시했고, 셀카를 찍으며 한국에서의 추억 만들기에 나섰다.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와 3년 정도 함께 훈련해 사이가 좋다”면서 “열광적이면서도 매너가 좋은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딴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행사는 한국 남자 싱글의 희망 차준환(17)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가 주최한다. 19일 리허설을 마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둘은 올림픽에서 좋은 기억을 남긴 한국을 다시 방문해 설렌다고 했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와 나는 한국 화장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스크바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지만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쉽다”며 웃었다. 메드베데바는 한국 가수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케이팝을 들으면서 긴장을 푼다. 메드베데바는 “이번 아이스쇼에서 사용되는 모든 케이팝의 가사를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둘이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메드베데바는 발 부상 치료를 위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자기토바는 세계선수권에서 장기인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며 5위에 그쳤다. 자기토바는 “올림픽 기간부터 최근까지 키가 5cm나 자라면서 점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등록된 자기토바의 키는 156cm다. 메드베데바는 “부상에서 많이 회복했다. 다음 달 8일부터는 점프 연습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겨계에서는 2018∼2019시즌에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가 유지해 온 ‘양강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 선수의 강점은 고득점에 유리한 난도 높은 트리플(3회전) 점프를 한 프로그램에서 여러 개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만 ISU는 새 시즌부터 점프의 난도보다 완성도를 중시하는 채점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장착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4·러시아) 등 신예들의 성장도 무섭다. 메드베데바는 “채점 규정의 변화는 편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후배들의 성장에 대해서는 “선배를 뛰어넘는 후배의 등장은 모든 종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도 4회전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기 종료 4.3초 전. 79-77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DB의 파울 작전으로 자유투를 얻은 SK 김선형(30)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첫 번째 자유투를 던졌지만 실패했다. 팬들은 물론 문경은 SK 감독(47)도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김선형은 크게 숨을 내쉬고 림을 노려본 뒤 두 번째 슛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공이 림을 깨끗하게 통과했고, 문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3점 차 SK의 리드. DB 디온테 버튼이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벗어났다. SK가 18년 만에 프로농구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이다. 안정적 경기 운영과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준 SK 주장 김선형(7득점 2블록슛 1어시스트)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그는 “압박감 속에서 슛을 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왔다. 첫 번째 슛을 놓쳤기 때문에 두 번째는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스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80-77로 이겼다. 4승 2패를 기록한 SK는 1999∼2000시즌 이후 팀 통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뤄냈다. 이날 양 팀 최다인 22득점을 몰아 넣은 SK 테리코 화이트는 기자단 투표 95표 중 64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외국인 선수가 챔프전 MVP가 된 것은 15년 만. 화이트는 “챔프전에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리더인 김선형이 고개 숙이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했다. 챔프전 초반 2연패로 사기가 떨어졌던 SK의 분위기를 바꾼 선수가 김선형이다. 그는 연장 접전이 펼쳐진 3차전에서 결정적 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연장전에서 그가 하프라인부터 15m를 드리블한 뒤 상대 수비 너머로 던진 볼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다 림에 들어갔다. 경기 종료 3초 전에 나온 기막힌 득점으로 SK는 101-99로 이겼다. 김선형의 ‘한 방’으로 기사회생한 SK는 이후 한 번도 지지 않고 왕좌에 올랐다. 역대 챔프전에서 먼저 2패를 한 팀이 4연승으로 우승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김선형은 “6차전을 앞두고 ‘1승이면 우승이다’라는 생각보다 ‘이번에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글귀를 동료들에게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차 주장인 그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2연패 후 그는 동료들과 함께 숙소 인근 커피숍에 모여 패인을 분석하고 전술 토의를 했다. 문 감독은 “선형이에게 ‘네 실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최고다. 동료들까지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부탁했다. 그가 PO에서 내 지시를 성실히 수행한 덕분에 정상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한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늦게 합류한 만큼 PO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모비스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정규리그 45경기를 빠진 그는 2월 28일 KGC와의 경기를 통해 134일 만에 코트를 밟았다. 고된 재활을 이겨낸 그는 부상 전과 같은 돌파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었다. SK 관계자는 “PO 기간에도 김선형은 숙소에서 홀로 발목 관절 운동을 하며 수술 부위를 관리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재활 기간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면서 “우승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아시아경기 금메달보다 기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손)흥민이가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눈물이 아닌 환희의 순간을 함께해야죠.”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과 목표를 달성한 뒤 홀가분하게 감격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것은 신태용 감독(48)이 꿈꾸는 순간 중 하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실패했다. 당시 손흥민은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수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고 한국은 0-1로 졌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때처럼 굵은 눈물을 쏟아냈고 신 감독은 하이파이브 대신 위로를 건넸다.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애제자인 손흥민이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17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만난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는 스스로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공격 축구’를 좋아하는 사령탑이다. 2골을 내줘도 3골을 넣어 이기면 된다는 철학이다. 하지만 그는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 달성을 위해 생각을 바꿨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 한국은 독일(1위), 멕시코(15위), 스웨덴(23위) 등 강호와 본선 F조에 속했다. 신 감독은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많은 골을 넣는 것보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경기 운영이 더 쉽고 실리적이다.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을 해야 하는데 이때 골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 등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8골을 터뜨렸다. 신 감독은 “월드클래스가 되려면 팀의 중심으로 꾸준히 활약하고 대표팀을 세계무대에서 이끌어줘야 한다. 기량이 무르익은 손흥민에게는 러시아 월드컵이 기회다”고 말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소속팀에 비해 대표팀에서는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최근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3경기 무득점이다. 신 감독은 1월 영국 런던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46)과 만나 최전방과 측면 등 손흥민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신 감독은 “토트넘식 4-4-2 전술 등 손흥민이 슈팅 능력 등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골을 터뜨리는 것은 선수의 몫이기 때문에 손흥민이 해결사 본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 멕시코와의 본선 1, 2차전에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강 독일과의 3차전에서 승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챙긴 뒤 독일과 만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스웨덴과 멕시코 전력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신 감독은 “스웨덴은 ‘바이킹의 후예’라는 말처럼 힘이 강하고 체격 조건이 좋다. 빠른 스피드로 스웨덴 선수들의 둔탁한 움직임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스웨덴은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넣은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의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한동안 대표팀에 빠져 있던 선수의 합류로 스웨덴의 조직력이 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를 상대로는 리우 올림픽 때의 좋은 경험을 살려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멕시코를 1-0으로 꺾었다. 신 감독은 “멕시코처럼 개인기가 뛰어난 팀에 주도권을 내주면 그들은 실력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고를 받지 않는 수준에서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일 선수가 필요하다. 상대의 신경을 긁어줄수록 승산이 생긴다”고 말했다. 독일은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가 강점이다. 2006년부터 요아힘 뢰프 감독(58)의 오랜 지도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뢰프 감독과 비슷한 검은색 양복바지에 꽉 끼는 흰색 와이셔츠를 즐겨 입는 신 감독의 복장은 독일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 감독은 “뢰프 감독과는 조 추첨식 때도 얘기를 나눴다. 한 조에 속한 뒤에 서로 쓴웃음을 지으며 ‘둘 다 좋은 성적을 내보자’고 말했다”면서 “독일은 ‘거대한 벽’이지만 1, 2차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뒤 편하게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다음 달 14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그는 “현재 엔트리의 80% 정도는 완성했다. 나머지 20%는 내가 지휘하는 대표팀을 거쳐 간 선수 가운데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 번도 실험해 보지 않은 선수 중 ‘깜짝 발탁’은 없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신 감독에게 러시아 월드컵은 뜻깊은 무대다. 최근 한쪽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까지 생긴 그이지만 최상의 결과를 위해 참아내고 있다. 그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23명이지만 감독은 1명뿐이다. 더 어려운 기회를 잡은 만큼 ‘공은 둥글다’는 생각으로 이변을 만들어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내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경기를 뛸 가능성은 아주 크다.” 스웨덴의 레전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사진)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스웨덴 국가대표팀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가 글과 함께 남긴 해시태그는 ‘#FifaWorldCup2018’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16년 스웨덴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그는 무릎 부상을 당하는 등 부진에 빠져 현역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올해 3월 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로 이적한 뒤 리그 3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한 그는 대표팀 복귀까지 희망하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터뜨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그립다. 아직 내가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몸싸움이 뛰어나면서도 유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동작으로 골을 터뜨려 왔다. 특히 태권도를 배운 그는 태권도 발차기를 연상시키는 슈팅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브라히모비치는 17세 때 고향인 스웨덴 남부 항구 도시 말뫼에서 태권도를 배웠다. 현재 그는 태권도 유단자로 2010년에는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팀으로부터 명예 검은 띠를 받기도 했다. 기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에 복귀하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브라히모비치는 예측 불가능한 골을 터뜨리는 공격수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스웨덴 대표팀에 이브라히모비치가 합류하면 공격의 다양성이 증가해 우리 수비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