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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딸의 지도교수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임명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29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 검사 1명과 수사관 4명을 보내 올 6월 노 원장 임명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과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 부산시청은 이틀 전인 27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지만 당시에 시장 집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검찰은 부산의료원 압수수색 때 노 원장의 컴퓨터에서 노 원장이 올 7월 18일 오 시장과의 면담을 준비하며 작성한 문건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노 원장이 ‘양산부산대병원 강대환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가 되는 데 (내가) 깊은 일역을 담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부산의료원은 부산시 산하기관으로 오 시장이 병원장 임명권자였다. 노 원장은 2016∼2018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를 맡아, 유급된 뒤 복학한 조 후보자의 딸에게 6학기 연속으로 총 1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노 원장 임명 과정에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 후보자 측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를 검찰이 가려내겠다는 뜻이다. 유럽을 순방 중인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관한 것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된 일”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과 억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의 전처인 조모 씨(51)가 29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제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공항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 씨는 이날 오전 8시 35분 김해공항에서 중국 선양(瀋陽)으로 출발 예정인 비행기의 탑승 수속을 밟다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의 제지로 출국하지 못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승무원인 조 씨가 비행 업무로 비행기를 타려다 제지를 당하고 나서야 자신이 출국 금지됐다는 것을 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씨는 1991년부터 국내 A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사무장으로 불리는 선임 승무원으로 직급은 차장이다. A항공 관계자는 “조 씨가 출국 금지된 사실을 전혀 몰라 사전에 근무를 바꾸지 못했다”며 “기내 서비스 근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일단 지상 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웅동학원의 채권·채무 및 조 후보자 일가의 재산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위해 조 씨를 출국 금지했다. 최근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씨가 항공사에 근무하면서도 조 후보자 동생과 관련된 여러 회사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을 맡아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항공 관계자는 “겸직 금지 등 사규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규정에 따라 인사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에서 발생한 식당 부부 살해 사건은 피해자와 동서지간인 제부가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부산남부경찰서는 28일 오전 10시 25분경 해운대구의 한 모텔에서 A 씨(5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부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B 씨(63)와 B 씨 아내(57)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의 범행 추정 시간에 식당을 드나든 장면이 식당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포착됐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흉기 손잡이와 마스크 등에서 A 씨의 유전자(DNA)가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B 씨 아내의 제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함구한 채 “다 죽이고 싶었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정황과 진술 등을 토대로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9일 1차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검찰이 27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부산의료원 원장실을 압수수색해 노환중 원장 개인 컴퓨터에서 확보한 문건 제목(부산시장님 면담 2019-07-18)대로 노 원장이 올해 7월 18일 오거돈 부산시장을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겸하고 있는 노 원장은 의료원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 씨(28)의 지도교수였는데 유급당한 뒤 복학한 조 씨에게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줘 논란이 됐다. 2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노 원장은 7월 18일 오전 9시 반경 시청 접견실을 방문했다. 6월 25일 임명장을 받은 뒤 오 시장에게 처음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서였다. 부산시장이 의료원장 임명권자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 재정혁신담당관과 대외협력보좌관이 배석했다. 정임수 재정혁신담당관은 “두 분은 약 15분 동안 지역 공공의료기관 운영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시장이 주로 질문을 했고 노 원장이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정 담당관은 “문건에 나온다고 하는 ‘대통령 주치의’나 ‘봉하마을 건강관리’ 등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이날 노 원장이 문건을 오 시장이나 시 측에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의료원장 공모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를 이미 제출했다. 면담 자리에서 더 전달할 서류는 없었다”고 했다. 검찰이 27일 노 원장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에는 ‘노무현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봉하마을의 건강관리에 10년 동안 헌신했다. 최근 4년간은 권양숙 여사와 가족들의 건강관리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문건에는 ‘양산부산대병원 강대환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가 되는 데 (내가) 깊은 일역을 담당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 때문에 조 씨의 지도교수이던 노 원장이 강 교수의 대통령 주치의 임명을 조 후보자에게 부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6월 초 강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될 당시 조 후보자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논란이 일자 강 교수는 “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입장대로 아무런 관련도, 해명할 것도 없다”며 “노 교수가 (문건에) 왜 그런 글을 썼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딸에게 장학금을 준 노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관여했다는 문건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나왔다. 장학금 지급이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문건 작성 경위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노 원장은 28일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의료원장으로 임명된 뒤로도 그는 매주 수요일에는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외래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28일에는 휴진을 신청하고 병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의료원에는 29일까지 휴가를 냈다. 부산의료원 관계자는 “아직 이(문건) 문제와 관련해 원장이 입장을 전해온 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노 원장은 조 후보자의 딸에게 준 장학금 때문에 특혜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유급된 학생에게 학업을 계속 이어가라고 격려하기 위해 준 장학금’이라고 해명했었다.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김동혁 기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진 부산 해운대고와 경기 안산동산고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자사고 지위를 일단 유지하게 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는 10곳이다. 이 중 두 학교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28일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다. 부산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최병준)는 2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히 (결정을 내릴) 필요가 인정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김영학)도 같은 이유를 들어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해운대고와 안산동산고는 올해도 자사고로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학교 측은 다음 달 6일까지 자사고 기준에 맞춘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공고한 뒤 12월에 학생을 뽑는다. 부산시교육청은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해운대고가 올해 자사고로 신입생 모집을 진행하면 앞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때 또 다른 혼선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입장을 29일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도 이르면 3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향후에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예나 yena@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진 부산 해운대고와 경기 안산동산고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자사고 지위를 일단 유지하게 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는 10곳이다. 이 중 두 학교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28일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다. 부산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최병준)는 2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히 (결정을 내릴) 필요가 인정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김영학)도 같은 이유를 들어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해운대고와 안산동산고는 올해도 자사고로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학교 측은 다음달 6일까지 자사고 기준에 맞춘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공고한 뒤 12월에 학생을 뽑는다. 부산시교육청은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해운대고가 올해 자사고로 신입생 모집을 진행하면 앞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때 또 다른 혼선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입장을 29일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도 이르면 3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향후에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27일 오전 9시경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과대학 건물 2층은 소란스러웠다. 건물 앞에 차를 세운 검찰 수사관 5명은 단국대 장모 교수의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병원 소아과중환자실에 있던 장 교수는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는 흰색 가운을 입은 채 사무실로 급히 달려왔다. 검찰 수사관은 장 교수에게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뒤 건물 입구를 통제했다. 이 소식을 듣고 주변에 모인 단국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검찰이 이렇게까지 빨리 올 줄 몰랐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장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때인 2008년 조 씨를 대한병리학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한 책임저자다. 특히 단국대 의대에선 오후 5시 20분경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통상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 범죄 혐의 소명을 위한 대상 장소 등을 빠짐없이 써넣는다. 검찰은 장 교수의 사무실과 함께 공동저자인 이 대학 A 교수가 소속된 해부학교실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을 끝내고 나가는 수사관들의 손엔 서류박스가 있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조 씨의 논문 제1저자 등재의 적절성 여부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장관 지명 이후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입시 부정, 장학금 특혜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자 고소 고발 사건을 분석하면서 내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입시 부정과 장학금 특혜 △가족 사모펀드 투자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가족 소유 웅동학원의 채무 면탈 등 크게 3갈래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26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검찰이 발부받은 압수수색 장소는 천안과 용인, 부산, 창원, 고양, 서울 등 30여 곳이었다.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이에 따른 입시와 장학금 문제만 하더라도 천안과 서울, 부산 등 압수수색 장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조 씨는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다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재학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 내에서도 압수수색을 할 장소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27일 새벽 압수수색에 투입될 수사관 등은 압수수색 장소별로 나눠 움직였고, 압수수색할 구체적인 대상 등도 통지됐다. 이때 수사관들에게는 보안을 위해 압수수색 장소나 수사 대상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30여 곳으로 흩어진 검찰 수사팀 70여 명은 출근시간에 맞춰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고려대 인재발굴처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도 각각 8시간과 3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들 장소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떠나는 수사관들의 손에선 별도의 서류상자 없이 가방만 눈에 띄었다. 고려대 인재발굴처는 “입학 자료 보관 기간을 5년으로 하라는 당시 교육부 지침에 따라 조 씨의 입학 관련 서류는 남아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된 장소에서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조 후보자의 처남이자 회사의 주주인 정모 씨(56)의 경기 고양시 자택과 코링크PE가 투자한 업체들이다. 조 후보자의 아내와 자녀는 2017년 이 회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총 10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 사모펀드의 나머지 자금도 정 씨와 두 자녀 명의다. 검찰은 정 씨와 조 후보자의 아내가 이 같은 투자자 구성을 바탕으로 펀드 운용에 개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수사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펀드가 인수한 웰스씨앤티는 관급공사 수주를 통해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일가가 소유한 웅동학원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조 후보자의 어머니이자 학원 이사장인 박모 씨, 동생인 조모 씨의 자택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천안=황성호 hsh0330@donga.com / 부산=강성명 / 구리=김소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해 조 후보자의 친동생이 초기 투자 과정을 알고 있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조 후보자의 동생 조모 씨(52)와 수년간 동업해 온 A 씨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을 즈음에 조 씨가 펀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있는 조카가 (펀드를) 만들고 가족들이 수십억 원을 투자하는데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조 씨가 조카 얘기를 할 때 나 아닌 동석자도 함께 있었고, 얼마 전 펀드 관련 뉴스를 보고 신기해서 전화해 보니 (동석자도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언급한 ‘조카’는 조 후보자 사촌형의 아들(5촌 조카)인 조모 씨다. 조 씨는 코링크PE의 총괄대표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고, 중국의 한 기업과 6000억 원대 투자 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자리에 대표 자격으로 등장해 코링크PE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됐다. 본보는 조 후보자의 동생 조 씨와 연락하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앞서 조 후보자 측은 “조카 조 씨가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소유주는 아니다”라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세히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코링크PE 설립 당시 최대주주였던 김모 씨(48)는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코링크PE의 실제 소유자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인가”, “조 후보자 가족이 코링크PE 및 사모펀드에 투자한 경위를 아는가” 등의 질문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남겼다. 김 씨는 2016년 코링크PE가 출범할 당시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등기이사였다. 김 씨는 코링크PE에 투자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보통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차익 실현)와 같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일절 거부한 채 황급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이건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5개 학기 연속 외부 장학금을 받았던 지난해 상반기 의전원 고위 관계자가 조 씨의 지도교수를 따로 불러 “장학금 지급에 심사숙고하라”며 경고성 발언을 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의전원 측은 이 발언이 있기 전 ‘장학회는 특정 학생을 지목해 장학금을 주더라도 반드시 학교에 추천 사유를 알리라’며 장학금 지급 절차까지 바꿨다. 부산대 의전원에 따르면 이 학교 장학심사위원회는 2018년 상반기 회의를 열고 외부 장학회가 학생을 지목해 장학금을 지급할 때의 절차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장학회가 학생을 정해 이름과 소속, 지급액을 학교에 알렸다. 그런데 학교는 2018년 2학기부터는 장학회가 학교에 반드시 ‘추천 사유’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런 장학심사위원회의 결정 내용을 전달받은 의전원 고위 관계자 A 씨는 조 씨의 지도교수인 노환중 교수(60·현 부산의료원장)를 사무실로 불렀다. 당시 노 교수가 출연한 ‘소천 장학회’는 조 씨를 지목해 5개 학기 연속해서 장학금을 주고 있었다. A 씨는 이 자리에서 노 교수에게 “앞으로 장학생을 정할 때는 추천 사유를 학교에 내야 한다”며 “잘 생각해서 지급하라”고 말했다. A 씨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내용을 밝히면서 “다른 외부 장학금은 장학회가 학생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학교에서 추천하도록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래서 노 교수를 불러 얘기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노 교수가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이후에는 노 교수가 조 씨의 장학생 추천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2018년 2학기 도중에 ‘소천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임상종합평가 과목에서 유급되면서 올 1학기엔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정황은 학교 측이 조 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이 특혜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급 절차를 바꾸고, 지도교수에게 경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대 의전원은 1년에 두 차례 외부 장학금 수여식을 연다. 이때 조 씨가 6개 학기 연속해서 연단에 올라 장학금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학교 안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고 한다. 부산대 의전원의 B 교수는 “지도 학생들을 면담했을 때 ‘공부 못하는 애가 계속 장학금을 받는다’는 푸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했다. 부산대 의전원의 C 교수도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부 장학금을 주는 건 단순히 용돈을 주는 게 아니라 학장과 부학장, 지역 유력 인사들 앞에서 상을 받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노 교수가 조 씨를 ‘챙겨준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본보는 노 교수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장학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안순철 부산대 의전원 교수는 “외부 장학금 지급 약정서에 추천 사유를 추가로 보강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만 했다.양산=고도예 yea@donga.com / 강성명 기자}
부산지역 학부모 대다수가 학교의 청렴도가 향상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2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초중고교 학부모 7081명이 참가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학교 현장이 청렴해졌는가’를 묻는 질문에 96.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답변은 94.9%였다. 이번 조사는 6월 10∼17일 유레카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부산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청렴 정책과 관련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한 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조사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의 청렴 활동이 청렴 부산교육 실현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학부모 96.7%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청렴도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학교장 등 기관장의 실천 의지(29.2%) △주요 정책·사업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24.3%) △부패 행위자에 대한 엄중 처벌(18.9%) 등을 들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항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운송 시스템이 구축된다. 부산항만공사는 20일 부두 간 이동하는 환적화물의 비효율적인 운송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육상 운송사, 선사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환적화물 운송 정보 공유 시스템을 연내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항 신항에서 처리하는 연간 750여만 개 환적 컨테이너 가운데 240여만 개는 다른 터미널로 옮겨 배에 싣고 있다. 선사, 운송사, 터미널운영사 간 환적화물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트레일러 기사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적절한 시간대에 운송하지 못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많았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컨테이너 화물 목록, 화물의 운송 현황 등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면 트레일러들이 부두에 컨테이너를 가져다준 뒤 빈 차로 돌아오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 또 선사, 터미널 운영사, 운송사 간 복잡한 서류 작업이 사라져 시간과 비용도 절감된다. 부산항 신항 6개 터미널, 10여 개 육상 운송사와 선사가 시스템에 참여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는 12월 현장 테스트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지역 대학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부경대는 19일 중소기업의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동남권 중소기업 특별기술지원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부경대 산학협력단 산하 지원단에는 첨단소재, 소재가공, 해양 분야 전담 교원 400여 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주요 산업 분야 1194개 품목 가운데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이 큰 159개 소재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원천기술 개발을 돕는다. 기술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해당 분야 전담 교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기업의 비용 부담은 없다. 부경대 관계자는 “교원들이 상시 배치되는 건 아니나 신청이 접수되면 전담이 정해진다. 캠퍼스 하나를 통째로 기업에 개방해 현재 동남권에서 가장 활발한 산학협력 중심지로 떠오른 부경대의 드래곤밸리(용당캠퍼스)의 역량이 총동원된다”고 말했다. 드래곤밸리에는 341개 기업이 상주하면서 부경대 교수 및 학생들과 협력해 연구 중이다. 정전기 제거장치를 개발해 일본 제품을 제압한 ㈜선재하이테크(대표 이동훈·부경대 안전공학과 교수)도 드래곤밸리에서 직원 5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창업 18년 만에 종업원 110명, 연 매출액 300억 원대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술자문단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 H기업은 원심분리기 디캔터(폐수탈수기) 소음부 저감장치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자문단은 이 분야 권위자인 김찬중 기계설계공학과 교수와 기업을 연결했다. 내용을 검토한 김 교수는 적절한 마운트 설계나 별도 댐퍼 장착으로 소음 저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서용철 부경대 산학협력단장은 “그동안 기관별로 진행되던 기술지원 관리를 ‘동남권 중소기업 기술지원단’으로 모아 기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돕겠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산학협력 공동 연구과제로 추진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도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업 긴급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과대 부속 산업현장기술지원단 산하에 공과대 교수 80여 명이 참여하는 기술국산화지원부를 신설했다. 산업현장기술지원단은 대구 경북 소재 기업의 기술 자문 및 기업 애로사항을 연결하는 핫라인센터와 산학협력 연구개발 과제의 관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로 구성돼 있다. 박일석 산업현장기술지원단장은 “18년간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의 애로 기술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기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대 교수들도 일본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남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지원 교수 자문단’을 추진 중이다. 교수회는 대학본부가 링크(LINK)플러스 사업단 내에 추진 중인 산학협력 자문단과 연계한 ‘상설 기업지원 교수 자문기구’로 운영하기 위해 대학본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 참가하는 한국 청소년야구대표팀이 출정식을 가졌다. 16일 오후 4시 부산 기장군청 9층 대회실에서 열린 출정식에는 오규석 기장군수와 이성열 대표팀 감독 및 코치진,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세계 정상 탈환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이날 이번 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1981년 미국에서 개최된 제1회 대회(한국 우승)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12개국 선수단과 임원 등 600여 명이 참가하는 올해 대회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부산 기장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열린다.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한국 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 네덜란드와 첫 대결을 펼친다. 대표팀은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 이후 11년 만에 정상 탈환을 목표로 프로야구팀과의 연습 경기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혀 전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양해영 부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겠지만 하나로 뭉쳐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성열 감독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서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대구 대형 놀이공원인 이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청년이 근무 중 롤러코스터에 다리가 끼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긴급 이송해 접합수술을 받았지만 상처가 심해 실패했다. 18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성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22)는 16일 오후 6시 50분경 대구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의 인기 롤러코스터 ‘허리케인’에서 일하던 중 오른쪽 다리가 레일과 바퀴에 끼어 절단됐다. A 씨는 허리케인이 출발하기 전 탑승객들이 안전바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열차가 레일을 한 바퀴 다 돌고 난 뒤 현장 직원들이 A 씨가 출발 지점에서 10여 m 떨어진 곳의 아래 레일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A 씨를 구조했을 땐 이미 오른쪽 무릎 아래 정강이 부분이 절단된 상태였다. A 씨는 구조 직후 달서구의 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분야 전문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하지만 절단된 다리를 봉합하는 수술은 성공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리 신경이 많이 손상됐고 오염 상태도 심해 의료진이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열차 마지막 칸과 뒷바퀴 사이 공간에 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 씨가 출발하기 전 놀이기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장 직원과 이월드 측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놀이공원 직원들이 서서히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출구 근처까지 이동해 뛰어내리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월드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그런 위험한 행위를 시킨 적이 없고, 알았다면 금지시켰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이 필요하다. A 씨가 열차에 서 있는 것을 보고도 출발시킨 운행 직원에 대해선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하고 A 씨를 상대로도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군 복무를 마친 A 씨는 올해 3월부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 산업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어 산재처리는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지난해 11월 3일 오후 6시경 울릉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333km 떨어진 해역. 홍게를 잡던 한 통발어선에 북한군 고무보트가 다가왔다. 어선은 전날 오후 3시경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출항했다. 북한군 7, 8명은 배에 오른 뒤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느냐”며 위협했고 어선을 끌고 2시간가량 북한 해역으로 넘어갔다. 이후 다른 북한 경비정이 다가와 북한군 1명이 승선하더니 “남북이 화해 관계이니 돌아가라”고 전한 뒤 어선을 풀어줬다. 조사 결과 어선은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었지만 북한 해역과 가까워 한국 해역에 불법 침입한 북한군에게 나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어 더 잡으려다가…” 북한 해역까지 통발어선이 홍게를 잡던 곳은 한일 공동규제수역과 일본의 EEZ에 걸쳐 있는 대화퇴(大和堆) 어장이다. 오징어와 홍게, 복어 등 연간 최대 2만5000t의 물고기가 잡혀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넓이는 106만 km² 정도다. 통발어선은 북한군이 쉽게 다가올 정도로 북한 해역과 가까웠지만 만선을 기대한 선장이 어장을 쉽사리 벗어날 수는 없었다. 대화퇴 어장은 독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340km, 일본 이시카와(石川)현에서 서쪽으로 약 300∼400km 떨어져 있다. 속초 삼척 포항 등 동해 주요 항구에서 거리는 500∼650km 정도다. 어선을 타면 족히 20시간 이상 걸린다. 어선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기름값만 10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한다. 하지만 어획량이 많아 대화퇴 조업은 유류비와 인건비, 식비 등 각종 출어 경비를 빼고도 선주는 상당한 목돈을 쥘 수 있는 ‘남는 장사’였다. 한 번 조업을 나가면 오징어 2만 마리 이상을 잡기도 했다. 일본 어선들도 6∼10월 오징어와 게를 잡기 위해 이곳에 집중적으로 들어왔다. 대화퇴 어장은 북한, 러시아 해역과도 가까워 지나친 어획 욕심으로 EEZ를 침범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올 2월 17일 대화퇴에서 조업 중이던 후포항 선적 동진호가 EEZ 침범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나포됐다. 동진호는 대화퇴에서 조업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에는 경주 감포 선적의 흥진호가 조업 중 북한에 나포됐다. 흥진호가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해역을 침범한 이유는 바로 복어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복어가 1마리밖에 잡히지 않자 어군이 많은 북한 해역에 들어가 조업을 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것. 흥진호는 일주일 만에 풀려났다.○ ‘황금어장’에서 목숨 건 조업 대화퇴는 최근 큰 변화를 맞았다. 어장을 가득 메웠던 한일 어선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북한과 중국 어선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한때 성어기면 수백 척이 출어에 나섰던 한국 어선들은 현재 소형 어선이나 러시아 수역을 오가는 어선들이 들렀다 가는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과 중국 어선들이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하면서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에서 오징어채낚기 어선을 운영하는 한 선주는 “과거 대화퇴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최고의 상품성을 갖춰 어민들이 많이 가는 바다였다. 하지만 현재 대화퇴를 포함한 동해는 중국 어선들이 저인망으로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효율을 따졌을 때 지금은 갈 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북한과 중국 어선들에 대화퇴는 아직도 매력적인 어장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가을철에는 북한과 중국 어선 1000∼2000척이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들은 수산물 증산 정책에 따라 먼바다까지 나가 조업해야 하고 중국 어선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업권을 구매해 쌍끌이 저인망으로 물고기를 쓸어 담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동해상에서 북-러 수역으로 조업차 이동하는 중국 어선은 2016년 1268척에서 2017년 1711척, 지난해 2161척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4일까지 1346척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해경이 나포하기도 했다. 동해안에서 해경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들 어선에는 오징어 45t이 실려 있었다. 중국 어선과 달리 북한 어선은 대부분이 길이 10m 안팎의 목선인 데다 엔진 등 장비도 노후해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중국 어선들의 남획으로 연근해 수산자원이 고갈되자 낡은 배로도 먼바다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먼 일본 수역의 대화퇴 어장까지 진출하며 일본과의 충돌도 빈번하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EEZ 내 대화퇴에서 조업하다가 적발돼 퇴거 경고를 받은 북한 어선이 1624척, 이 중 퇴거 경고를 따르지 않은 513척에 일본 순시선은 물대포를 쐈다. ○ 씨 마른 오징어 “아, 옛날이여” 최근 수년 동안 중국과 북한 어선들이 어린 물고기까지 씨를 말리면서 대화퇴뿐 아니라 동해의 어획량이 감소했다. 한때 전국 생산량의 60%를 대화퇴에서 차지했던 오징어의 사정은 특히 심각하다. 대화퇴만의 어획량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지만 전체 어획량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뚜렷하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강원도내 어선들의 오징어 어획 실적은 약 40년 만에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1970년 4만3066t에서 계속 줄다가 2005년 3만15t으로 반등한 뒤 매년 내리막길이다. 급기야 2014년 9461t으로 처음으로 1만 t 이하로 떨어졌고 2017년 4191t, 지난해 2688t에 머물렀다. 이러다 보니 예전 대화퇴까지 조업에 나섰던 강원과 경북 어선들은 이제 러시아 수역으로 몰리고 있다. 러시아 조업의 인기를 반영하듯 한-러 어업위원회에서 결정하는 한국 원양어선들이 러시아 EEZ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 할당량은 매년 늘고 있다. 올해 확정된 어획 할당량은 전년보다 2420t 늘어난 4만2470t으로 이 가운데 오징어가 지난해 3500t에서 5000t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대화퇴를 둘러싼 한일 갈등 대화퇴 어장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종종 마찰을 빚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어선의 조업을 놓고 양국 해경이 대치하기도 했다. 한국 해경 경비함이 대화퇴 어장 근처에서 조업하는 일본 어선에 “다른 수역으로 가라”고 요구하자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일본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해역이라 이동하라는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 뒤이어 일본 순시선 2척이 한국 경비함과 일본 어선 사이로 이동하면서 양국 배는 약 740m 거리를 두고 2시간가량 대치했다. 한일 대화퇴 갈등의 대표적 사건은 2005년 5월 31일 발생한 통발어선 502신풍호 대치 사건이다. 신풍호가 한국 수역 대화퇴를 넘어 일본 EEZ 내 3마일(약 4.8km)까지 진입하자 일본 순시선이 나포를 시도했고 선원 1명을 다치게 했다. 신풍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국 해경 경비정이 신풍호 좌측에 계류하자 일본 순시선도 신풍호 우측에 계류하면서 신풍호를 사이에 두고 33시간 대치했다. 대화퇴에서 조업하던 양국의 배가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15일 통영 선적 문창호(48t)와 일본 국적 세이토쿠마루호(164t)가 충돌해 문창호의 기관실이 침수됐고 승선원 13명은 인근에 있던 한국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 ‘바닷속 언덕’ 불리던 대화퇴, 일부는 공동수역으로 ▼1926년 日 측량조사때 발견… 방어-돌돔-문어 등 풍부대화퇴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인근 해역의 어류 서식지다. 동해의 평균 수심은 1400m 정도인데 대화퇴 어장은 평균 수심이 300∼500m로 얕다. 남하하는 리만 한류와 북상하는 구로시오 난류가 만나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다. 난류와 한류가 뒤섞이면서 심층수와 표층수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다른 해역보다 활발해 플랑크톤이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오징어 꽁치 방어 연어 송어 돌돔 벵에돔 개볼락 전복 소라 해삼 문어 등이 두루 잡힌다. 특히 오징어는 한때 국내 어선 전체 어획량의 60%를 넘긴 적도 있다. 대서양 북서부 어장, 대서양 북동부 어장과 함께 세계 3대 어장으로 꼽히는 태평양 북서부 어장의 핵심 수역이다. 대화퇴 어장에 많이 다녀온 한 어민은 “깊은 바다와 산등성이가 어우러져 다양한 어류들이 잡혔던 곳이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어선들의 경쟁이 치열했다”고 회고했다. 1926년 일본이 1500t급 해군 초계함 야마토(大和)함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대해 대대적인 측량 조사를 하면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일본은 선박 이름 뒤에 ‘심해에 솟은 언덕’이라는 뜻을 더해 ‘야마토타이(大和堆·야마토 언덕)’로 이름 붙였고 한국은 한자어대로 대화퇴라고 부르고 있다. 대화퇴의 중앙부는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깊이 2000m에 이르는 계곡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다. 일본에 가까운 쪽을 ‘대화퇴’, 반대쪽은 ‘북대화퇴’라고 부른다. 이 중 대화퇴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지만 전체 면적의 약 45%에 해당하는 북대화퇴는 1998년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따라 한일 양국이 함께 조업할 수 있는 공동수역이 됐다. 당시 중간 수역의 동쪽 한계선을 놓고 한국은 동경 136도, 일본은 134도를 주장하며 막판까지 충돌하다 결국 동쪽 한계선을 135도 30분으로 하자는 데 합의했다. 대화퇴는 한때 ‘통곡의 바다’로 불린 적이 있다. 1976년 10월 28일 오후 3시경부터 약 46시간 동안 불어닥친 폭풍우는 한국 어민 317명을 한꺼번에 집어삼켰다. 당시 대화퇴 어장에선 오징어잡이에 나선 어선 448척이 조업 중이었다. 초속 14∼17m의 강풍과 높이 10m가 넘는 삼각파도에 20t 미만의 소형 어선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안타깝게도 가장 가까운 대피처인 울릉도에선 30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국내 최악의 해난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속초=이인모 imlee@donga.com / 포항=장영훈 기자 /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지난해 11월 3일 오후 6시경 울릉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333㎞ 떨어진 해역. 홍게를 잡던 한 통발어선에 북한군 고무보트가 다가왔다. 어선은 전날 오후 3시경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출항했다. 북한군 7, 8명은 배에 오른 뒤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느냐”며 위협했고 어선을 끌고 2시간가량 북한 해역으로 넘어갔다. 이후 다른 북한 경비정이 다가와 북한군 1명이 승선하더니 “남북이 화해 관계이니 돌아가라”고 전한 뒤 어선을 풀어줬다. 조사 결과 어선은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었지만 북한 해역과 가까워 한국 해역에 불법 침입한 북한군에게 나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 “복어 더 잡으려다가…” 북한 해역까지 통발어선이 홍게를 잡던 곳은 한일 공동규제수역과 일본의 EEZ에 걸쳐 있는 대화퇴(大和堆) 어장이다. 오징어와 홍게, 복어 등 연간 최대 2만5000t의 물고기가 잡혀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넓이는 106만 ㎢ 정도다. 통발어선은 북한군이 쉽게 다가올 정도로 북한 해역과 가까웠지만 만선을 기대한 선장이 어장을 쉽사리 벗어날 수는 없었다. 대화퇴 어장은 독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340㎞, 일본 이시카와(石川)현에서 서쪽으로 약 300~400㎞ 떨어져 있다. 속초 삼척 포항 등 동해 주요 항구에서 거리는 500~650㎞ 정도다. 어선을 타면 족히 20시간 이상 걸린다. 어선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기름값만 10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한다. 하지만 어획량이 많아 대화퇴 조업은 유류비와 인건비, 식비 등 각종 출어 경비를 빼고도 선주는 상당한 목돈을 쥘 수 있는 ‘남는 장사’였다. 한 번 조업을 나가면 오징어 2만 마리 이상을 잡기도 했다. 일본 어선들도 6~10월 오징어와 게를 잡기 위해 이곳에 집중적으로 들어왔다. 대화퇴 어장은 북한, 러시아 해역과도 가까워 지나친 어획 욕심으로 EEZ를 침범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올 2월 17일 대화퇴에서 조업 중이던 후포항 선적 동진호가 EEZ 침범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나포됐다. 동진호는 대화퇴에서 조업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에는 경주 감포 선적의 흥진호가 조업 중 북한에 나포됐다. 흥진호가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해역을 침범한 이유는 바로 복어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복어가 1마리밖에 잡히지 않자 어군이 많은 북한 해역에 들어가 조업을 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것. 흥진호는 일주일 만에 풀려났다. ● ‘황금어장’에서 목숨 건 조업 대회퇴는 최근 큰 변화를 맞았다. 어장을 가득 메웠던 한일 어선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북한과 중국 어선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한때 성어기면 수백 척이 출어에 나섰던 한국 어선들은 현재 소형 어선이나 러시아 수역을 오가는 어선들이 들렀다 가는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과 중국 어선들이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하면서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에서 오징어채낚기 어선을 운영하는 한 선주는 “과거 대화퇴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최고의 상품성을 갖춰 어민들이 많이 가는 바다였다. 하지만 현재 대화퇴를 포함한 동해는 중국 어선들이 저인망으로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효율을 따졌을 때 지금은 갈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북한과 중국 어선들에 대화퇴는 아직도 매력적인 어장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가을철에는 북한과 중국 어선 1000~2000척이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들은 수산물 증산 정책에 따라 먼바다까지 나가 조업해야 하고 중국 어선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업권을 구매해 쌍끌이 저인망으로 물고기를 쓸어 담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동해상에서 북-러 수역으로 조업차 이동하는 중국 어선은 2016년 1268척에서 2017년 1711척, 지난해 2161척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4일까지 1346척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해경이 나포하기도 했다. 동해안에서 해경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들 어선에는 오징어 45t이 실려 있었다. 중국 어선과 달리 북한 어선은 대부분이 길이 10m 안팎의 목선인 데다 엔진 등 장비도 노후해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중국 어선들의 남획으로 연근해 수산자원이 고갈되자 낡은 배로도 먼바다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먼 일본 수역의 대화퇴 어장까지 진출하며 일본과의 충돌도 빈번하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EEZ 내 대화퇴에서 조업하다가 적발돼 퇴거 경고를 받은 북한 어선이 1624척, 이중 퇴거 경고를 따르지 않은 513척에게 일본 순시선은 물대포를 쐈다. ● 씨 마른 오징어 “아, 옛날이여” 최근 수년 동안 중국과 북한 어선들이 어린 물고기까지 씨를 말리면서 대화퇴뿐 아니라 동해의 어획량이 감소했다. 한때 전국 생산량의 60%를 대화퇴에서 차지했던 오징어의 사정은 특히 심각하다. 대화퇴만의 어획량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지만 전체 어획량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뚜렷하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강원도내 어선들의 오징어 어획 실적은 약 40년 만에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1970년 4만3066t에서 계속 줄다가 2005년 3만15t으로 반등한 뒤 매년 내리막길이다. 급기야 2014년 9461t으로 처음으로 1만 t 이하로 떨어졌고 2017년 4191t, 지난해 2688t에 머물렀다. 이러다 보니 예전 대화퇴까지 조업에 나섰던 강원과 경북 어선들은 이제 러시아 수역으로 몰리고 있다. 러시아 조업의 인기를 반영하듯 한-러 어업위원회에서 결정하는 한국 원양어선들이 러시아 EEZ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 할당량은 매년 늘고 있다. 올해 확정된 어획 할당량은 전년보다 2420t 늘어난 4만2470t으로 이 가운데 오징어가 지난해 3500t에서 5000t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대화퇴어장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종종 마찰을 빚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어선의 조업을 놓고 양국 해경이 대치하기도 했다. 한국 해경 경비함이 대화퇴 어장 근처에서 조업하는 일본 어선에 “다른 수역으로 가라”고 요구하자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일본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해역이라 이동하라는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 뒤이어 일본 순시선 2척이 한국 경비함과 일본 어선 사이로 이동하면서 양국 배는 약 740m 거리를 두고 2시간가량 대치했다. 한일 대화퇴 갈등의 대표적 사건은 2005년 5월 31일 발생한 통발어선 502신풍호 대치 사건이다. 신풍호가 한국 수역 대화퇴를 넘어 일본 EEZ 내 3마일(약 4.8km)까지 진입하자 일본 순시선이 나포를 시도했고 선원 1명을 다치게 했다. 신풍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국 해경 경비정이 신풍호 좌측에 계류하자 일본 순시선도 신풍호 우측에 계류하면서 신풍호를 사이에 두고 33시간 대치했다. 대화퇴에서 조업하던 양국의 배가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15일 통영 선적 문창호(48t)와 일본 국적 세이토쿠마루호(164t)가 충돌해 문창호의 기관실이 침수됐고 승선원 13명은 인근에 있던 한국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황금어장’ 대하퇴 어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대화퇴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인근 해역의 어류 서식지다. 동해의 평균 수심은 1400m 정도인데 대화퇴 어장은 평균 수심이 300~500m로 얕다. 남하하는 리만 한류와 북상하는 구로시오 난류가 만나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다. 난류와 한류가 뒤섞이면서 심층수와 표층수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다른 해역보다 활발해 플랑크톤이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오징어 꽁치 방어 연어 송어 돌돔 벵에돔 개볼락 전복 소라 해삼 문어 등이 두루 잡힌다. 특히 오징어는 한때 국내 어선 전체 어획량의 60%를 넘긴 적도 있다. 대서양 북서부 어장, 대서양 북동부 어장과 함께 세계 3대 어장으로 꼽히는 태평양 북서부 어장의 핵심 수역이다. 대화퇴 어장에 많이 다녀온 한 어민은 “깊은 바다와 산등성이가 어우러져 다양한 어류들이 잡혔던 곳이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어선들의 경쟁이 치열했다”고 회고했다. 1926년 일본이 1500t급 해군 초계함 야마토(大和)함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대해 대대적인 측량 조사를 하면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일본은 선박 이름 뒤에 ‘심해에 솟은 언덕’이라는 뜻을 더해 ‘야마토타이(大和堆·야마토 언덕)’로 이름 붙였고 한국은 한자어대로 대화퇴라고 부르고 있다. 대화퇴의 중앙부는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깊이 2000m에 이르는 계곡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다. 일본에 가까운 쪽을 ‘대화퇴’, 반대쪽은 ‘북대화퇴’라고 부른다. 이 중 대화퇴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지만 전체 면적의 약 45%에 해당하는 북대화퇴는 1998년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따라 한일 양국이 함께 조업할 수 있는 공동수역이 됐다. 당시 중간 수역의 동쪽 한계선을 놓고 한국은 동경 136도, 일본은 134도를 주장하며 막판까지 충돌하다 결국 동쪽 한계선을 135도 30분으로 하자는 데 합의했다. 대화퇴는 한때 ‘통곡의 바다’로 불린 적이 있다. 1976년 10월 28일 오후 3시경부터 약 46시간 동안 불어 닥친 폭풍우는 한국 어민 317명을 한꺼번에 집어삼켰다. 당시 대화퇴 어장에선 오징어잡이에 나선 어선 448척이 조업 중이었다. 초속 14~17m의 강풍과 높이 10m가 넘는 삼각파도에 20t 미만의 소형 어선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안타깝게도 가장 가까운 대피처인 울릉도에선 30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국내 최악의 해난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무면허 상태로 이틀 연속 음주운전을 한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2일 A 씨(21)를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7월 20일 오전 7시20분 경 술에 취한 상태로 부산 해운대구 광안대교 요금소 부근에서 기장군까지 약 20km 가량 승용차를 몰고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면서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후 역주행, 보도 침범, 급진로 변경 등을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추격 끝에 A 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 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2%인 만취 상태였다. 그런데 A 씨는 다음날 오전 3시40분 경 부산 수영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또 적발됐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5월 30일부터 7월 21일까지 총 3차례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단속 뒤 귀가 조치했는데 출석 다음날 또 적발됐는데도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무면허에 다수 음주운전 전력이 있어 구속했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히로시마(廣島)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여성이 생전에 사용했던 피아노를 활용한 연주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일본 국제교류단체 ‘피스보트’는 10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기항해 여객선 안에서 ‘히로시마 피폭 피아노’ 콘서트를 연다. 이날 오후 5시 열리는 콘서트에는 부산과 경남 합천에 살고 있는 한국 원폭 피해자들과 일반 시민 100여 명이 초대됐다. 이 콘서트 연주는 히로시마 원폭으로 19세에 세상을 떠난 가와모토 아키코 씨가 아끼던 피아노로 이뤄진다. 원폭 당시 손상됐던 이 피아노는 2005년 복원돼 평화 교육을 위해 연주되고 있다. 피스보트는 이 피아노를 배에 싣고 일본 각지와 부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돌며 연주회를 여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콘서트에서는 한국 원폭 피해자들이 나와 증언하고 재일동포 2세 피아니스트 최선애 씨와 일본 배우 사이토 도모코 씨가 출연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끌려와 피폭을 당한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피아노 연주와 시 낭송을 한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국내외에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서대 디자인대학 학생 21명은 최근 경기 파주시 진동면 비무장지대(DMZ) 해마루촌에서 ‘디자인 예술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동서대 ‘퍼블릭디자인 앤 라이팅 연구소’(소장 안병진 교수)가 2010년부터 매년 시행 중인 프로젝트다. 실향민 1세대를 위한 정착촌인 해마루촌에는 60가구 15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봉사단은 올해 DMZ 주변이 생태박물관 보호지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를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 주제를 ‘생태 박물관, 숲’으로 정했다. 다양한 조형물을 통해 식당, 카페, 갤러리 등 마을 전체가 주제를 드러낼 수 있도록 꾸몄다. 또 지난해 봉사활동 때 꾸민 평화갤러리의 ‘2018 DMZ 평화포스터전’을 ‘2019 DMZ 생태 포스터전’으로 재구성해 작품 21점을 설치했다.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갤러리 바닥의 스크린 프린팅 작업을 실시했다. 안병진 교수는 “주민과 학생들이 다 같이 10년간 만들어 온 여러 결과물은 마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마을과 외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대 해외 봉사단 30명은 6월 29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캄보디아의 캄퐁참, 시엠리아프의 마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학, 체육, 음악, 과학, 미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또 체육대회, 문화공연, 학교 페인트 도색 작업, 벽화 작업 등도 벌인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용품과 장학금도 전달한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허형우 씨(인제대 산업경영공학과 4년)는 “이번 활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베푸는 것보다 오히려 마음으로 받은 게 더 많은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 봉사단 34명도 지난달 1일부터 11일간 캄보디아 시엠리아프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 이들은 현지 봉사 활동 전문 단체인 캄보프렌드와 손을 잡고 낡은 주거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주택 2개를 직접 지었다. 학교 울타리를 설치하고 초등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영어, 한국어, 체육활동, 미술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부산대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제3기 해외창의직무봉사단’ 활동을 실시했다. 16명의 봉사단은 현지에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출국 전 100시간 동안 집중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현지 대학생 75명을 대상으로 3차원(3D) 프린팅, 드론, 영상 편집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또 드론과 3D 프린터 등 각종 교육자재를 기부했다. 최영준 부산대 해외창의직무봉사단장은 “해외창의직무봉사는 봉사에 나선 학생들의 역량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교류 차원의 해외 봉사와는 차별화된다. 이처럼 학생들이 타인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더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교육청은 6일 고교 3학년 학생들의 무상교육을 위한 예산 158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는 올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가능해졌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수업료 등 무상교육 혜택을 받는 부산지역 학생은 총 2만6986명이다. 학생 한 명당 한 학기 84만 원 상당의 학비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은 시교육청이 전액 부담한다. 무상교육이 시행되더라도 교육급여, 저소득층 교육비, 한부모 가정 지원비, 농어업인 자녀 학자금, 특성화고 장학금 등 이미 시행 중인 68억 원 규모의 고교 학비 지원 사업은 유지된다. 다만 ‘부산광역시 학교 수업료, 입학금 및 학교운영지원비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입학금과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자율형사립고와 사립 특수목적고에 재학 중인 학생은 이번 무상교육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교 무상교육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공약이다. 당초 2020년에 시작해 2022년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교육부가 일정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올해 2학기부터 3학년에 한해 시행한 뒤 2021년부터 전 학년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6, 7월 교육비특별회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부산시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무상교육 시행을 위한 재원과 지원 근거를 확보했다. 김 교육감은 “가정환경, 지역, 계층에 관계없이 학생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교 무상교육 시대를 연다. 학생들의 동등한 출발은 물론이고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