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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 성장 중인 박지수(20·193cm·사진)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지명됐다. 13일 열린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링크스는 박지수를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호명했다. 이후 미네소타는 박지수를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로 트레이드했다. 박지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 라스베이거스에 입단하게 된다. 한국 선수가 WNBA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것은 2003년 정선민(현 신한은행 코치)이 시애틀 스톰에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된 후 두 번째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국내 여자프로농구에서 평균 14.2득점, 1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박상관 전 명지대 농구부 감독과 배구 청소년 대표 출신 이수경 씨의 딸이다. 박지수는 드래프트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WNBA 팀의 지명을 받았다. 박지수의 소속 팀인 KB스타즈 관계자는 “미국 국적이 아닌 만 20세 이상 선수는 신청을 하지 않아도 WNBA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선수가 당장 구단과 계약하지 않아도 구단은 향후 선수가 WNBA 진출을 선언할 경우 우선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B스타즈와 5년 계약을 맺은 박지수가 한미 리그에서 뛰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WNBA는 여름(한국 기준)에 시즌이 열려 국내 겨울 리그와 겹치지 않는다. KB스타즈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지명이 이뤄졌다. 선수와 WNBA 진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WNBA는 학창 시절부터 꿈꿔 왔던 무대이기 때문에 뛰어 보고 싶다. 미국은 센터의 체력 안배가 잘 이뤄지기 때문에 한미 리그를 모두 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득점을 성공시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팬들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만화 캐릭터 ‘헐크’ 같은 자세로 탄탄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포효했다. 유니폼 탈의로 경고를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 골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레알·스페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레알은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1-3으로 졌다. 하지만 1차전을 3-0으로 이겼던 레알은 1, 2차전 합계 4-3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은 대회 3연패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유벤투스는 이날 마리오 만주키치(2골)와 블레즈 마튀이디(1골)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 2차전 합계 3-3으로 경기가 끝나면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하지만 레알은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루카스 바스케스가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넘어지면서 반칙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날 그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31)는 8강전에서 무득점에 그쳐 FC 바르셀로나의 탈락을 막지 못했지만 호날두는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는 자신의 UEFA 챔피언스리그 150번째 경기에서 통산 120골을 기록했다. 또 그는 챔피언스리그 11경기 연속 득점으로 대회 15호 골(1위)을 기록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에 따르면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 1∼3위를 독식했다. 이번 시즌 기록은 이 부문 3위(15골·12일 현재)다. 1, 2위는 호날두가 각각 2013∼2014시즌(17골), 2015∼2016시즌(16골)에 세운 기록이다. 라이벌 메시는 2011∼2012시즌에 기록했던 14골로 3위에 올라 있었으나 4위로 밀렸다.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호날두는 3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15골을 넣어 경기당 1.5골을 기록하고 있는 호날두는 자신의 역대 최다 골인 17골을 넘어서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페널티킥 때문에 4강 진출에 실패한 유벤투스는 반발했다. 유벤투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0)은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그는 “심판의 판정은 킬러 같은 행위였다. 심장이 있어야 할 위치에 쓰레기통이 있는 심판이 형편없는 판정을 내렸다”며 격분했다. 안드레아 아녤리 유벤투스 회장은 “UEFA가 심판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가 돕겠다”며 비꼬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1·사진)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믿기지 않는 패배를 당한 FC 바르셀로나(스페인·바르사)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바르사와 AS로마(이탈리아)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린 11일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경기장.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 4-1로 승리했던 바르사는 4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바르사는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이번 시즌 팀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패 1위’(24승 7무)로 이끌고 있는 최정예 공격진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AS로마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 능력을 앞세워 바르사를 무너뜨렸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에딘 제코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AS로마는 후반 13분 주장 다니엘레 데로시가 페널티킥으로 1골을 추가했다. 기세가 오른 AS로마는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헤딩슛으로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안방에서 열린 2차전을 3-0으로 이긴 AS로마는 1, 2차전 합계 4-4로 바르사와 동률을 이뤘고, ‘방문경기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바르사를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바르사는 이날 패배로 3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이스 메시는 부정확한 프리킥 등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메시에게 6.6점(10점 만점)의 낮은 평점을 줬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3위 리버풀의 8강전 2차전에서는 리버풀이 2-1로 이겨 합계 5-1로 4강에 올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SK의 주득점원인 제임스 메이스(32·200.6cm)는 DB 로드 벤슨(34·206.7cm)과 골밑에서 몸싸움을 벌일 때마다 심판을 쳐다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DB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흥분해 9득점에 그친 메이스였다. 이상범 DB 감독은 벤슨을 승리의 키를 쥔 선수로 꼽았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벤슨의 운동 능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영리한 위치 선정 등 노련함으로 메이스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벤슨의 적극적 수비에 고전한 메이스는 10일 원주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2차전에서도 골밑슛을 여러 차례 놓쳤다. 최종적으로 27점을 넣었지만 대부분 미들슛이거나 벤슨이 빠진 4쿼터(8점)에 넣은 득점이다. 리바운드는 6개에 불과했다. 반면 17점을 넣은 벤슨은 양 팀 최다인 15개의 리바운드를 낚아채며 골밑을 지켰다. 또한 그는 힘차게 손을 흔들어 안방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벤슨이 골밑을 장악한 DB는 SK를 94-89로 꺾고 챔프전 2승을 기록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0%에 달한다. 에이스 두경민이 경기 시작 후 14초 만에 오른쪽 무릎을 다쳐 물러났지만 DB는 강한 뒷심을 보였다. 전반을 41-47로 뒤진 DB는 3쿼터 들어 디온테 버튼(39득점)과 서민수의 외곽포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다. 3쿼터에 버튼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몰아넣었다. 1차전 3쿼터에도 20점을 퍼부은 버튼은 ‘3쿼터의 사나이’가 됐다. 서민수는 3개의 3점슛 등 3쿼터에만 11점을 넣었다. 3쿼터까지 75-66으로 앞선 DB는 4쿼터에 김주성을 투입하는 등 높이를 강화해 승리를 지켜냈다. 신인 가드 이우정도 12점(3어시스트)으로 깜짝 활약하며 두경민의 공백을 메웠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인 벤슨은 “원주(DB의 전신 동부 포함)에서는 챔프전 우승이 없다. 다리가 부러져도 뛰겠다는 정신력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벤슨을 비롯해 모든 선수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3차전은 12일 SK 안방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원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8번홀(파4)에서 패트릭 리드(28·미국)의 6m 버디 퍼팅은 홀을 지나쳤다. 우승을 확정지으려면 파 세이브를 해야 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한 상황에서 그는 침착했다. ‘네가 긴장된다면 그것은 우승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는 리드. 그는 90cm 파 퍼팅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길지 않은 골프 인생에서 숱한 역경을 정면 돌파해온 리드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다. 리드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마스터스에서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2위 리키 파울러(14언더파)와 3위 조던 스피스(13언더파·이상 미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그린재킷을 품었다. 2016년 8월 더 바클레이스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리드는 1년 8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승을 기록했다. AP통신은 “‘캡틴 아메리카’ 리드가 가장 값진 타이틀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 별명은 리드가 2016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싱글 매치를 승리하는 등 미국의 우승을 이끌며 얻었다. 전날 2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리드와 동반 플레이를 하며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노렸지만 2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5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메이저 왕좌에 오른 리드지만 동시에 그는 ‘가장 인기 없는 챔피언’으로도 불린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4라운드에서 리드보다 매킬로이를 응원한 갤러리가 많았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데다 그동안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리드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인근에 위치한 오거스타 스테이트대를 졸업했다. 원래 스포츠 명문 조지아대에 입학했던 그는 1년 생활한 뒤 쫓겨나 학교를 옮겨야 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리드가 동료의 물건을 훔치고 연습경기 중 스코어를 속여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드는 ‘음주 적발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해명한다”고 전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그는 오거스타 스테이트대에서도 스코어 표기에 대한 팀 수칙 위반 등으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2010, 2011년에 동료들과 함께 두 차례 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리드는 2011년 대학 졸업 후 부모와 의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결혼식 때 가족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2014년 US오픈에서는 가족들이 대회장을 찾았으나 경찰을 불러 내쫓기도 했다. 그는 아내 저스틴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리드는 지나친 자신감과 돌출 행동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나는 세계 톱5 안에 드는 선수다. 타이거 우즈 이후 이런 성과를 낸 선수는 없다”고 말해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스터스 우승 후 리드는 특유의 당당함을 되찾았다. “오랜만에 우승을 해 더 강한 정신력을 갖게 됐다. 주위의 비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고 골프만 제대로 하면 된다.” 세계 랭킹 24위였던 리드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세계 11위로 뛰어올랐다. 리드가 우상으로 꼽는 타이거 우즈(43·미국)는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면서 공동 32위(1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한국 선수 김시우(23)는 공동 24위(1언더파)에 올랐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번 주(마스터스 대회 기간)에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내일(최종 4라운드)은 더 잘 쳐서 이븐파나 언더파로 대회를 마치고 싶다.” 3년 만에 마스터스에 복귀해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타이거 우즈(43·미국)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40위로 컷을 통과한 우즈는 8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중간합계 4오버파(공동 40위)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4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세계 103위)는 올 시즌 기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톱 랭커들과 우승 경쟁을 벌이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티샷이 흔들리면서 3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29%로 전체 평균(67%)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스코어를 줄여야 할 파5 4개 홀에서 오히려 보기 2개를 기록하며 타수를 잃었다. 5번째 그린재킷과는 멀어졌지만 우즈는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우즈가 목표인 이븐파 혹은 언더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타 이상을 줄여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다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성적은 아쉬웠지만 우즈의 인기는 최고였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우즈가 출전한 4라운드 티켓의 온라인 재판매 가격은 지난해보다 19% 오른 2195달러(약 235만 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골프위크는 “1라운드를 중계한 ESPN의 시청률은 2.2%로 (우즈가 참가하지 않은) 지난해에 비해 시청률이 40% 올랐다”고 밝혔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한국의 ‘영건’ 김시우(23)도 골프 명인들과 당당히 맞섰다. 지난해 생애 첫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올해는 우즈와 같은 공동 40위로 컷을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는 4타를 줄여 공동 2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시우는 “1차 목표인 컷 통과를 이뤄내 자신감이 붙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톱10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값진 컷 통과 기록도 나왔다. 미국의 노장 프레드 커플스(59)는 통산 30번째 컷 통과에 성공했다. 커플스는 게리 플레이어(83·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마스터스 최다 컷 통과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37회 컷 통과를 작성한 잭 니클라우스(78·미국)다. 한편 3라운드까지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패트릭 리드(미국)가 단독 선두에 올라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의 희망을 부풀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타 차 2위(11언더파)로 리드를 쫓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남자 컬링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4강 진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세계 16위)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남자컬링선수권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노르웨이(세계 3위)를 7-5로 꺾고 4개 팀이 맞붙는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남자 컬링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표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들로 이뤄졌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김창민(스킵), 성세현(서드), 이기복(리드), 김민찬(세컨드), 오은수(후보)가 출전했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7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강한 집중력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노르웨이전에서 스킵 김창민은 85%의 높은 샷 성공률을 기록했다. 예선 4위였던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예선 1위인 강호 스웨덴(세계 2위)에 연장 접전 끝에 8-9로 패했다. 김창민은 “준결승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편한 마음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스코틀랜드(예선 2위·세계 6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선수권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린재킷을 걸치고 마스터스의 일부로 영원히 남고 싶다.” 메이저 대회 7승 중 4승을 마스터스에서 따낸 ‘오거스타의 사나이’ 아널드 파머(미국)는 2016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재킷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드러낸 것이다. 2018 마스터스에 참가한 선수 87명은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개막한 대회 1라운드부터 그린재킷을 품기 위한 열전에 돌입했다. 마스터스에 참가하는 골퍼들에게 그린재킷은 올림픽 금메달에 비교되는 영광스러운 훈장으로 여겨진다. 전년도 챔피언이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은 1949년에 시작됐다. 재킷은 1967년부터 미국 오하이오주의 해밀턴 양복회사에서 독점 공급한다. 제작 원가는 250달러(약 26만5000원) 정도로 알려졌다. 대회 주최 측은 3라운드 직후 우승권에 들어 있는 선수를 위한 재킷을 사이즈별로 준비한다. 이 재킷을 시상식에서 사용한다. 이후 우승자 체형에 꼭 맞는 재킷을 새로 제작해 우승자에게 보내준다. 우승자는 재킷을 1년간 보관할 수 있으며 다음 해 대회 개막에 앞서 반납하면 챔피언스 라커룸에 영구히 보관된다. 우승자는 그린재킷을 걸치고 가족들과 함께 분홍 철쭉꽃이 만개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13번홀 등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눈다. 코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철쭉꽃은 오거스타의 상징과도 같다. 세 차례 마스터스를 정복한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같은 코스가 천국에도 있다면 기꺼이 그 골프장 소속 프로가 될 것이다”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4월 첫째 주 대회 개막에 맞춰 활짝 피는 철쭉꽃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 대회 개막 전에 일찌감치 철쭉꽃이 피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대회 주최 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철쭉나무 주위에 얼음을 놓아 개화를 늦춰왔다”고 보도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관계자는 “마스터스는 홀별 조경까지 꼼꼼히 신경을 쓰는 등 대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또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경쟁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대회 5개월 전부터 마스터스 준비에 들어간다. 코스 세팅에 돌입하면 전 세계 300여 명에 불과한 이 골프장 회원들도 라운드를 할 수 없다. 또 그린은 잔디 아래에 설치된 서브 에어 시스템을 통해 습도와 온도 관리를 하며 대회 기간에는 하루 8번씩 잔디를 깎는다. 짧은 잔디로 인해 공이 구르는 속도가 빠른 ‘유리알 그린’을 만들어낸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는 전자기기의 사용도 대회 기간에는 금지된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측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휴대전화의 사용은 금지된다. 일반 카메라를 사용한 촬영도 연습라운드에만 허용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규칙 때문에 골프장에 설치된 공중전화에서 줄을 서서 전화를 하는 갤러리의 모습이 목격된다. 소음 통제 또한 엄격하다. 샷을 할 때 진행요원들이 들어 올리는 ‘조용히!’라고 적힌 손팻말을 마스터스에서는 볼 수 없다. 경기 운영의 디테일한 면까지 신경 쓰는 주최 측은 장내에 반입 가능한 비닐봉지 색도 잔디와 같은 녹색만 허용한다. 영국 일간 더선은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잔디와 색깔이 다른 물체가 포착돼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시청자의 집중력을 깨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스터스는 나를 더 좋은 선수로 성장시킨 곳이다. 하지만 이제 성장은 필요 없다. 오직 우승이 목표다.”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는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그이지만 지난 9년간 그린재킷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4년간 꾸준히 톱10에 진입했다. 배운 것이 많으니 이번엔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조던 스피스(25·미국)와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팅사이트 스카이베트는 매킬로이와 스피스의 우승 배당률을 9로 표시했다. 이는 마스터스 참가자(87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들의 우승에 100원을 걸어 적중하면 900원을 벌 수 있다는 의미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화끈하게 몸을 풀었다. 한껏 부푼 자신감만큼이나 평소 마스터스에서 보여준 슬로스타터 면모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올해처럼 완벽하게 마스터스를 준비한 적이 없다. 샷 감각이 좋은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매킬로이는 장타자지만 마스터스에서는 경기 운영이 미숙했다. 1, 2라운드에 컷 통과를 위해 소극적으로 경기를 했다가 선두권과 격차가 커져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번엔 달라질지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선두 유지)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2연패를 노렸던 다음 해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참사로 인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피스는 “과거의 아픔은 잊었다.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그린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극복하려면 장점인 ‘컴퓨터 퍼팅’이 살아나야 한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피스는 올 시즌 퍼트가 흔들리는 등 자신의 장점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휴스턴 오픈(3위)부터 퍼트 감각이 살아난 만큼 우승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깜짝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버바 왓슨(40·미국)이다. 왓슨의 배당률은 14로 우즈(배당률 12·6위)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잡이 장타자인 그는 2012, 2014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이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대회 코스는 6개 홀이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왼손잡이 골퍼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오거스타의 일부 홀은 왼손잡이 골퍼가 자신이 원하는 구질로 그린을 공략하기 쉬운 레이아웃이다”라고 분석했다. 짝수 해에 마스터스 우승을 엮어낸 왓슨은 “내가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부담이 돼서 싫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다만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40대 양대 산맥으로 주목받는 우즈와 필 미컬슨(48·미국)도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둘은 한 팀을 이뤄 프레드 커플스(미국)-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와 경쟁을 펼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둘의 동반 연습 라운드는 1998년 닛산오픈 이후 20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미컬슨은 역대 최고령 마스터스 우승을 노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시즌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프로축구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북은 4일 일본 가시와의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8 ACL 조별리그 E조 5차전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북은 경기 상황에 따라 수비진에 5명을 배치하는 5-4-1 전형을 내세워 수비를 두껍게 했다. 이 때문에 점유율은 37.1%로 가시와(62.9%)에 밀렸다. 하지만 전북은 스피드가 좋은 로페즈 등을 앞세운 역습으로 골을 노렸다. 전북은 전반 16분 로페즈가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이동국이 쐐기 골을 터뜨리면서 값진 승리를 낚았다. 승점 12(4승 1패)를 기록한 전북은 최종 6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울산은 이날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F조 5차전에서 6-2로 승리해 16강에 합류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타이거 우즈(43·미국·사진)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연습 라운드를 열광적 분위기로 바꿔 놨다.” AP통신은 3일 마스터스 첫 공식 연습이 열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3년 만에 ‘골프 명인의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 복귀해 몸 풀기에 나선 우즈를 보기 위해 10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즈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멋진 샷이 나오면 환호했다. 특히 2번홀(파5)에서 우즈가 환상적인 ‘칩 인 이글’을 성공시키자 함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갤러리들은 “고 타이거!” “(대회 최종일인) 일요일에도 이런 샷 부탁해요”라며 우즈를 응원했다. 이날 우즈는 저스틴 토머스,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소화했다. 토머스는 “연습 라운드부터 이렇게 큰 함성을 들을 수 있는 대회는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우즈는 마스터스와 인연이 깊다.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로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마스터스만 네 번(1997, 2001, 2002, 2005년) 정복했던 우즈는 5일 개막하는 2018 마스터스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 시 PGA투어 통산 80승을 달성한다.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이며, 마지막 PGA투어 우승은 2013년이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평생 출전권을 보유한 우즈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허리 부상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조금씩 기량을 되찾고 있다. 우즈는 올 시즌 6개 대회에 출전했다. 톱10 진입은 준우승을 차지한 발스파 챔피언십을 포함해 3번이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커플스는 “오늘 우즈의 플레이를 보니 허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공을 멀리 쳤고 궤적은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베팅 업체들은 우즈(세계 103위)의 우승 확률을 조던 스피스(미국·세계 4위)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보고 있다. 오거스타를 정복하기 위해선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으로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베팅 업체들이 꼽고 있는 우승 1순위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세계 7위), 2순위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세계 2위), 3순위 더스틴 존슨(미국·세계 1위) 등이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영건’ 김시우(23)가 유일하게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처음으로 경험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컷 통과를 넘어 상위권 입성을 노린다. 세계 랭킹 51위 김시우는 “한국 선수 중에 홀로 출전하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하다. 부담감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황선홍 OUT!’ ‘K리그2(2부 리그)로 가는 빠른 리빌딩?’ 1일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FC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걸렸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과 서울의 수장인 황선홍 감독(사진)에 대한 팬들의 날선 비판이었다. K리그1 인기 구단인 서울은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가 없다. 1일 인천과의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후반 45분에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2016년 서울 사령탑 부임 첫해 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던 황 감독. 하지만 2년 차였던 지난해 5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1부 리그 12개 구단 중 10위에 머무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황 감독은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빠른 경기 템포와 역동적 공격 전개를 강조하는 자신의 축구 색깔을 이식하기 위해 리빌딩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등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떠났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영입한 안델손, 에반드로 등은 올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서울은 꾸준하게 득점 등을 책임질 리그 정상급 선수가 부족하다. 또한 리빌딩 과정에서 팀의 안정성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황 감독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과의 ‘슈퍼 매치’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라이벌 수원에도 진다면 팬들의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슈퍼매치에서는 수원이 32승 21무 30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황 감독은 “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며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믿고 기다려주시면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예른 아네르센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55·노르웨이·사진)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아네르센 감독은 계약 만료일인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머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16년 5월에 부임한 그는 1991년 팔 체르나이(헝가리) 이후 북한의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었다. 그의 부임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감독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논란이 일었다. 아네르센 감독의 연봉은 1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고 부인과 평양 고려호텔 스위트룸에 머물며 차량과 운전사를 지원받았다. 당초 북한의 요청에 따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북한 팀을 이끌고 싶다던 그였지만 이날은 “머물고 싶지 않다”며 재계약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가 이끈 북한은 지난해 동아시안컵 본선(4위)에 올랐지만 유엔 제재 때문에 4위까지 주어지는 상금을 못 받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유엔 제재가 스포츠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해 말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머물면서 가장 힘든 일은 외롭다는 것과 사고방식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의 측면 공격수 권창훈(24·사진)이 물오른 골 감각을 이어갔다. 지난달 25일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1-2 한국 패)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권창훈은 소속팀 디종에 복귀한 뒤 치러진 리그 경기에서도 골맛을 봤다. 권창훈은 1일 프랑스 디종에서 열린 리그1(1부 리그)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안방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창훈은 후반 27분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그는 교체 투입 1분 만에 팀 동료가 상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디종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권창훈이 아름다운 발리슛으로 팬들을 기쁘게 했다. 경기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권창훈은 2월 11일 니스와의 경기(1골) 이후 49일 만에 리그 7호 골을 기록했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권창훈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3점을 줬다. 디종은 권창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수비진이 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지면서 2골을 더 내줘 1-3으로 패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회를 앞두고 동료들에게 메달 색은 상관없으니 제발 (메달을) 따서 내가 은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니 다시 도전해야죠.”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최고령이었던 휠체어컬링 대표팀 서드 정승원(60).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정승원은 19일 “나이가 많기 때문에 메달을 획득했다면 은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2022년 베이징 겨울패럴림픽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예선을 1위(9승 2패)로 통과했지만 준결승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해 4위에 그쳤다. 정승원은 “그동안 해외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얻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는 것(은퇴)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후배 장애인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정승원은 과거 패럴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세 번이나 탈락했다. 하지만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한 덕분에 평창 패럴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그는 “후배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나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패럴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새 인생을 준비하는 선수도 있다.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한민수(48)다.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의족을 찬 채 줄을 잡고 슬로프를 오르는 성화 봉송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대표팀이 승리한 후 빙판에 동료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누구? 챔피언!”이라고 외치며 용기를 북돋아주던 그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 한민수는 “사실 메달을 못 따도 은퇴하려고 했는데…. 후배들이 은퇴 선물로 메달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18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한민수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각오다. 그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다”면서 “장애인 선수 출신의 첫 국내 장애인아이스하키 지도자가 돼 후배들에게 내가 가진 기술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은 캡틴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정승환(32)은 “한민수는 우리의 ‘레전드’다.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그가 이제는 지도자로서 좋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회를 앞두고 동료들에게 메달 색은 상관없으니 제발 (메달을) 따서 내가 은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니 다시 도전해야죠.”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최고령이었던 휠체어컬링 대표팀 서드 정승원(60).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정승원은 19일 “나이가 많기 때문에 메달을 획득했다면 은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2022년 베이징 겨울패럴림픽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예선을 1위(9승 2패)로 통과했지만 준결승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해 4위에 그쳤다. 정승원은 “그동안 해외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얻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는 것(은퇴)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후배 장애인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정승원은 과거 패럴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세 번이나 탈락했다. 하지만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한 덕분에 평창 패럴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수 있었다. 그는 “후배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나처럼 포기 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패럴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새 인생을 준비하는 선수도 있다.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한민수(48)다.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의족을 찬 채 줄을 잡고 슬로프를 오르는 성화 봉송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대표팀이 승리한 후 빙판에 동료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누구? 챔피언!”이라고 외치며 용기를 북돋아주던 그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 한민수는 “사실 메달을 못 따도 은퇴하려고 했는데…. 후배들이 은퇴 선물로 메달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18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친 한민수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각오다. 그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다”면서 “장애인 선수 출신의 첫 국내 장애인아이스하키 지도자가 돼 후배들에게 내가 가진 기술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은 캡틴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정승환(32)은 “한민수는 우리의 ‘레전드’다. 오랜 시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그가 이제는 지도자로서 좋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
경기에서 승리한 후 빙판 위에 태극기를 놓고 애국가를 불렀다. 감격스러운 승리에 선수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계신 아버지! 제가 해냈어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관중들도 선수들도 다 함께 눈시울을 붉힌 그때,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리는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에이스 정승환(32·포워드·사진)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2014 소치 패럴림픽을 앞두고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반드시 패럴림픽 메달을 따겠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에 내가 운동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던 아버지가 그때는 응원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치에서 대표팀은 7위에 그쳤고 정승환은 메달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정승환은 “4년 만에 평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늦었지만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켜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승환이 맹활약한 대표팀은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었다.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사상 패럴림픽 첫 메달(동메달)이다. 정승환은 경기 종료 3분 18초 전에 상대 골대 뒤편으로 파고든 뒤 강력한 패스를 연결해 장동신(42)의 결승골을 도왔다. 정승환은 “내가 아니라 누구든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과거에 아픔을 안긴 이탈리아를 꺾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소치 대회에서 정승환과 대표팀에 아픔을 안긴 팀이다. 당시 대표팀은 예선 1승 1패를 기록한 상태에서 이탈리아에 1-2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정승환은 “아버지를 목포에 있는 봉안당에 모셨다. 대회가 끝났으니 동메달을 들고 당당히 아버지께 가겠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애국가를 부른 정승환은 “내 인생 최고의 애국가였다”고 말했다. 정승환은 다섯 살 때 공사장에 쌓아 놓은 파이프 더미에 깔리면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체격(167cm, 53kg)은 왜소하지만 스피드가 탁월하다. 상대팀은 그를 막기 위해 몸과 썰매를 부딪쳐 온다. 이날도 그는 진통제를 맞고 경기를 뛰었다. 정승환은 “경기 전날에는 진통제 주사를 맞았고, 경기 중에는 진통제 알약을 먹었다”고 말했다. 정승환은 체코와의 2차전 연장 결승골을 비롯해 팀 최다인 3골, 3도움을 기록했다.강릉=정윤철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그의 눈이 정말 여기까지(눈앞으로 손을 빼며) 튀어 나와 있었다.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첫 바퀴를 돌 때부터 다른 나라 코치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캐나다에서 온 한국대표팀 캐스퍼 위즈 코치는 신의현(38·창성건설)의 눈빛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신의현이 17일 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7.5km에 나섰을 때였다. 앞서 출전한 5개 종목에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지고 싶지 않다”며 눈까지 부라리면서 레이스에 나섰다. 경기 후반부 한때 2위 대니얼 크노슨(38·미국)에게 2.6초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5.3초 차로 그토록 원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쟁터에 나와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했습니다. 주행 당시에 5초 차가 난다고 하기에 제가 5초를 뒤지고 있는 줄 알았어요. 따라 잡으려고 열심히 했습니다. 피니시 직전까지도 2위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전광판을 보니 태극기가 있더라고요.” 신의현은 거듭된 좌절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던 원동력을 묻자 “제가 한 말이 있잖아요. 애국가 들려드린다고 말을 뱉었는데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 될까 봐 잠이 안 왔어요. 제가 신용은 정말 좋은 사람인데”라며 웃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천안시 장애인종합체육관에서 크고 작은 단체들의 일을 돕던 행정 직원이었다. 당시만 해도 겨울 패럴림픽은 상상도 하기 힘든 무대였다. 그랬던 신의현의 운명이 바뀌게 된 건 우연하게 이어진 인연의 연속 때문이다. 2015년 창성건설 배동현 대표(현 평창 겨울패럴림픽 선수단장)는 장애인 노르딕스키연맹을 맡겠다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 체육과장이었던 현 정진완 평창 패럴림픽 총감독을 찾아갔다. 정 총감독은 대뜸 자신을 찾아온 배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정 감독은 “장애인을 이용해 사업 좀 해보려는 양아치인 줄 알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뭐 열심히 해보시면 인정단체 정도는 해 드리겠다며 돌려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장애인노르딕스키에 배 대표가 애정을 쏟는 모습에 마음을 돌렸다. 선수 모집에 애를 먹자 정 감독은 충남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던 시절 봤던 신의현을 떠올렸다. 힘 하나는 장사였던 그에게 노르딕스키(북유럽에서 발달한 종목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등이 있음)가 제격일 것 같았다. “노르딕스키를 권했더니 운동에만 전념하려면 먹고사는 게 문제라고 얘기를 하더라. ‘그럼 실업팀을 추진할 테니 해보겠느냐’고 했더니 ‘그러면 한번 해봐야지요’ 하더라. 그래서 바로 배 대표에게 전화를 해 ‘이런 선수가 있는데 실업팀 하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 기왕 지원하실 거면 하나 해주시죠’ 했다. 배 대표는 ‘해야 돼요? 그럼 할게요!’라고 단번에 OK 했다.” 정 총감독에게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던 ‘힘’의 비결로 신의현은 농사일을 꼽았다. 신의현은 “집에서 밤 농사를 했는데 밤이 한 포대에 40kg씩 나간다. 창고에 많이 쌓을 때는 몇백 짝씩 쌓았는데 그러면서 허리 힘이 길러진 것 같다. 또 어머니가 칡즙 장사도 하셨는데 칡을 캐오면 kg당 500원씩 쳐주셨다. 친구들이랑 경운기 끌고 와서 3, 4시간씩 캐서 용돈을 많이 벌었다. 칡뿌리 캐느라 괭이질, 삽질 하면서 당기는 힘이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사고 후 인생의 낭떠러지에 떨어진 줄만 알았다던 신의현은 예전의 자신처럼 힘들어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장애가 있으신 분들도, 사고로 병원에 계신 분들도 있을 텐데 제가 선수 생활 하는 동안 최대한 열심히 하면 그분들도 좋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일단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잖아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신의현은 4년 뒤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은 물론이고 2년 뒤 도쿄 여름패럴림픽의 핸드사이클 도전도 선언했다. 평창에서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에 도전장을 냈던 ‘엄마 선수’ 이도연(46)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그 종목이다. 신의현은 “사이클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 나간 대회에서 도연 누나한테도 졌다. 그때도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열심히 해서 외국 선수들을 이겨보고 싶다. 지금 생각해도 또 열 받는다. 그래서 도전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평창=임보미 bom@donga.com·정윤철 기자}
경기에서 패한 뒤 승자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넬 때만 해도 담담한 표정을 짓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괜찮아!”라고 외치는 관중들을 뒤로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온 뒤에는 차오르는 슬픔을 숨길 수 없었다. 패배의 아쉬움과 힘겹게 대회를 준비했던 기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휠체어컬링 대표팀 스킵(주장) 서순석(47)은 “(경기 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그때는 꼭 메달을 따겠다고 빌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표팀은 17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평창 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3-5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풀리그 예선을 1위(9승 2패)로 통과한 대표팀이지만 준결승부터 토너먼트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고비 때마다 샷 실수가 나오며 무너졌다. 백종철 대표팀 감독은 “노르웨이와의 준결승(6-8 한국 패)부터 승기를 잡아야 할 때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앞으로 심리 컨트롤 등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사실 오늘 아침부터 눈물이 났다. 선수들은 정말 힘든 훈련을 참아가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반신 마비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의 체력 훈련은 고통과의 싸움이었다. 체력 훈련은 경기 이천훈련원에서 10개월 동안 하루 2시간 30분씩 실시됐다. 서드 정승원(60)의 휠체어 손잡이에는 ‘죽지 않을 만큼 엎드려라’라고 적혀 있다. 이는 투구 시 최대한 허리를 숙이라는 뜻이다. 딜리버리 스틱으로 스톤을 밀 때 자세가 높으면 스톤이 흔들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백 감독은 “하반신 마비 선수들은 허리 아래쪽으로는 힘을 못 쓰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렸다가 다시 펴는 데 고통이 따른다”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허리 근육의 가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 선택한 것은 ‘복싱’과 ‘탁자에서 공굴리기’다. 대표팀 관계자는 “상반신만 이용해 복싱을 하면 허리 주변 근육과 복근이 강화된다. 선수들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숙소에서도 긴 탁자 앞에 모여 틈틈이 허리 운동을 했다. 탁자 앞에 앉아 공을 앞으로 굴리면서 허리를 최대한 숙이는 훈련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 훈련을 하고 나면 선수들의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고 말했다. 그는 “체력 훈련 중에는 벤치 프레스와 턱걸이도 있었다. 상반신만 사용하는 힘든 운동이었지만 선수들은 메달에 대한 간절함으로 모든 과정을 버텨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어느새 4년 뒤 베이징 패럴림픽을 향해 다시 뛰겠다는 각오다. 백 감독은 “세계선수권이든, 베이징 패럴림픽이든 지금보다 더 독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살면서 여러 가지 고통을 겪기 마련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고생했고 지금은 치매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고통을 겪을 때마다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의지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황연대 성취상’의 시상자로 나서는 황연대 대한장애인체육회 고문(80·사진)이 1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황 고문은 “어떤 역경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이번에도 이겨내리라 생각한다. 패럴림픽 선수들도 후배 장애인들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연대 성취상은 소아마비 여성으로 의사가 된 뒤 장애인 권익운동을 펼쳐온 그가 1988 서울 패럴림픽 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기부한 기금으로 만들어졌다. 장애 극복과 도전정신을 훌륭하게 발휘한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수여된다. 시상식은 18일 폐회식에서 진행된다. 역대 황연대 성취상 수상자 중 6명이 황 고문에게 감사패와 메달을 전달한다. 황 고문은 “제가 어릴 때 지나가는 사람이 ‘저러고 살아서 무엇 하나’라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때도 (소아마비라는 이유로) 떨어진 아픔이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장애인이라고 입학 때 불이익을 당한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미개한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가 당사자로서 가슴이 아프다. 죽기 전에 이런 일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창 패럴림픽 수상자로는 애덤 홀(뉴질랜드)과 시니 퓌(핀란드)가 선정됐다. 척추 장애를 가진 홀은 알파인스키 선수로 뉴질랜드에서 장애인 어린이 지도에 앞장섰다. 이번 대회 슈퍼복합 남자 입식 스키 동메달을 땄다. 좌식 크로스컨트리스키에 참가한 퓌는 스키 선수로 활동하다 17세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참가했고 패럴림픽 운동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한국의 신의현과 양재림을 포함해 9개국 13명이 후보로 올랐었다.평창=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